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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부록 1.4. 한역대장경과 티벹장경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부록 1.4. 한역대장경과 티벹장경

건방진방랑자 2022. 3. 1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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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1.4. 한역대장경과 티벹장경

 

 

팔리삼장, 한역대장경, 티벹장경은 제각기 특색이 있다. 팔리삼장의 오리지날 한 가치는 아무리 부언하여도 그 위대성을 다 드러내기에 부족하다. 이 팔리삼장의 간결성과 오리지날리티에 비한다면 중국의 한역대장경은 초기불교를 넘어서서 대승경, 대승률, 대승론 등 그 외로도 잡다한 형식을 다 포괄했을 뿐 아니라 인도인의 저작뿐이 아닌 중국인, 한국인의 저작까지 포함하여 매우 잡다하고 번쇄하고 방대하다. 전기, 목록, 여행기 등의 장르까지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2세기로부터 1천여 년에 걸친 번역이 중복되는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므로 그 역사적 전개를 파악하는 데는 매우 중요하다.

 

대장경의 편찬자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삼장(三藏)의 체계를 고수할 수 없기 때문에 삼장이라는 말을 못 쓰고 대장경’(大藏經), 혹은 일체경’(一切經)이라는 말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장경은 중국의 독자적 불교를 이해하는 데 불가결의 자료일 뿐 아니라 잡동사니가 모조리 들어가 있는 쓰레기 바구니 같은 것이라서 들쑤셔 내면 낼수록 무궁한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그 번쇄함과 장황설은 때로 선종이 왜 불립문자를 외쳐야만 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한역장경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신빙성이 높고 체계가 짜임새 있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고려판 대장경이다. 일본의 大正新修大藏經은 이 고려판을 저본으로 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티벹장경은 우선 삼장의 체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칸규르(Kanjur, 甘殊爾)와 텐규르(Tanjur, 丹殊爾)라는 2大部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를 불설부(佛說部), 후자를 논소부(論疏部)라 보통 명하는데, 불부(佛部)ㆍ조사부(祖師部)라 역하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칸규르는 경장(經藏)에 텐규르는 논장(論藏)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러한 개념규정에 정확히 대응되지는 않는다. 율장(律藏)은 칸규르와 텐규르에 분속되어 있다. 칸규르에는 율()의 기본 전적이 들어가 있고, 텐규르에는 그것에 관한 주석류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티벹장경은 내용성립시기 자체가 팔리삼장이나 한역대장경에 비해 매우 늦으며 따라서 후대의 사라진 인도인의 논서들이 상당수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그것은 대부분 산스크리트어로부터 번역된 것인데, 7세기경부터 시작하여 9세기에는 대부분이 번역되었으며, 13세기에 칸규르ㆍ텐규르 2의 체계로 처음 목판인쇄되었다(나르탕古版, Snarthaṅ). 한역과 공통된 경론(經論)551에 지나지 않으며 그 나머지 부분 중 3,000이상이 밀교(密敎) 관계이다. 이것은 인도불교의 후대변천양상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한역이 의역이라면 티벹역은 산스크리트어에 대응하는 축어적 직역의 성격을 지닌다. 티벹고전문자 자체가 불전번역을 위하여 산스크리트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또한 티벹은 중국과는 달리 자기자신의 고전문화전통을 가지고 있질 않았다. 그래서 티벹어역으로부터 산스크리트원전을 복원하는 작업은 상당한 정확성을 과시한다. 따라서 산스크리트원전이 유실된 경론의 연구에 티벹장경은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티벹장경에는 원칙적으로 티벹인들의 저작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텐규르에는 티벹인의 저작이 약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붓다의 전기자료로서 가장 신빙성이 높은 것은 역시 팔리어삼장 중에서 경장과 율장에 수록되어 있는 파편들일 것이다. 그런데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으나 대체적으로 율장계열의 전기파편(biographic fragments)이 경장계열의 전기 파편보다 더 오리지날하다고 간주되고 있다. 왜냐하면 경장에 나타나는 전기 파편은 특정한 교설을 설명하기 위하여 자유롭게 전기적 사실을 날조하거나 그 맥락에서 변조시키는 욕구가 강하게 노출되어 있는 반면, 율장에 나타나는 전기파편은 계율을 가르치기 위하여 관련된 붓다의 삶의 체험이 설하여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상한 교사로서, 초전법륜으로부터의 붓다의 목회의 초기체험과 그 속에 반영되어 있는 대각과 관련된 사건들이 담담하게 설하여 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장의 전기파편은 붓다의 전생애(前生愛)의 이야기인 본생담, 자타카(jātaka)에 많은 강조점이 놓여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팔리삼장 중 율장 속에 붓다전기자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경전이, 바로 건도부(犍度部, Khandhaka) 속에 편집되어 있는 마하박가(Mahāvagga), 대품(大品)이다. 마하박가는 붓다의 전기자료로서 비록 완정한 것은 아니지만, 붓다의 입에서 나온 말을 추정하는데 있어서 최고(最古)층대의 자료를 제공하는 문헌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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