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재/작품을 감상하다 (95)
건빵이랑 놀자
『대학ㆍ학기 한글역주』의 정리를 마치며 1. 어렵지만 재밌는 책 쉽게 도전할 수는 없는 책, 그런데 늘 읽고 싶은 책 읽고 기록하는 방식의 변화 2. 주희가 사대부 통치국가를 꿈꾸며 변형시킨 『대학』 주희의 문화변혁 운동 대학은 통일제국을 눈앞에 눈 시점에 쓰여진 책 3. 사대부를 위한 책과 통치자를 위한 책 사대부들을 위한 책, 『大學章句』 통치자들을 위한 책, 『禮記大學』 4. 주희가 왜곡한 『대학』을 바로잡다 주희가 해석한 삼강령 원본 대학에 담긴 삼강령의 의미 대학을 마친다는 것, 새롭게 볼 수 있다는 것 인용 목차
4. 주희가 왜곡한 『대학』을 바로잡다 말을 전해줄 대상이 명확해지고 나면 지금껏 고수해왔던 해석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러니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정설로 받아들였던 주희의 해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 대학의 큰 줄기다. 하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주희가 해석한 삼강령 주희는 ‘명명덕明明德ㆍ신민新民ㆍ지어지선止於至善’이란 대학의 삼강령을 제시했다. 그는 ‘친민親民’이라 쓰여 있는 원문의 내용을 정이천의 주장을 수용하여 ‘親⇒新’으로 바꾸자고 한 것이다(程子曰親當作新). 우리도 1900년대 초반엔 ‘브나로드 운동’과 같은 농촌계몽운동이 있었듯이 ‘明明德’을 통해 선한 본성을 획득한 사대부들이 아직도 구습에 쪄든 백성들에게 가서 계몽해줘야 한다는 의식을 담고 있었다(新..
3. 사대부를 위한 책과 통치자를 위한 책 도올 선생은 『예기』 속의 「대학」이 전국시대 말기에 쓰인 책이라고 여러 고전을 인용하며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집필시기를 상정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며, 『대학』이란 책의 내용이 그로 인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일까? ▲ 책들에 쌓여 살 수 있다는 축복이다. 공부의 맛, 아는 재미. 사대부들을 위한 책, 『大學章句』 시기를 상정할 수 있다는 건, 저자를 상정할 수 있다는 건 그 책에 무슨 내용이 담기려 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당연하지만 어느 책이든 그 시대가 지닌 문제의식이나 사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건 지금의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돈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매한가지다. 그리고 이런 생각..
2. 주희가 사대부 통치국가를 꿈꾸며 변형시킨 『대학』 도올 선생은 주희가 편집한 『대학집주』는 문제가 많다며, 원래 『예기』 속에 들어있던 「대학」의 원래의 모습을 찾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이 책은 『예기』 속에 들어있는 대학판본을 기준으로 번역을 하고 있다.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앞에서 쭉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 EBS에서 중용 강의를 하고 있는 도올 선생님. 주희의 문화변혁 운동 그렇다면 주희가 편집하여 자기의 사상체계에 따라 수정을 가한 『대학집주』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걸 알기 위해선 주희가 왜 四子書라는 걸 만들었으며, 그 속에 자신의 어떤 생각을 투영하려 했느냐 하는 것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 四子書 주요 저자 서명 孔子 論語 曾子 大學 ..
1. 어렵지만 재밌는 책 최근에 김용옥 선생이 2009년에 쓴 『대학ㆍ학기한글역주』를 읽었다. 이 책을 읽은 건 지금까지 4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때마다 느껴지는 게 매번 달라 읽을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줬었고 이번에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 보고는 싶어서 펴볼 때가 많지만 완독을 하는 건 쉽지가 않다. 쉽게 도전할 수는 없는 책, 그런데 늘 읽고 싶은 책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방식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읽었다. 그동안은 책에 나온 내용들을 받아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너무도 방대한 내용들이 종횡무진으로 쓰여 있고 先秦古經을 아우르는 방대한 책들이 인용되어 있다. 그러니 그 내용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찰 수밖에 없었으며 그러다 보니 ‘주희가 편집한 『大學集註』를 비판하는 건 알겠는데 어느..
목차 1. 어렵지만 기피할 수 없는 코딩 ICT 교육, 꼭 해야 하나요? 지배당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2. 코딩 어렵지 않아요 코딩을 다룬 책이라고 책이 어렵다는 생각은 버려 만화와 적절한 예시로 코딩이 쉬워졌어요 짧지만 강렬하다, 강렬한 만큼 흥미롭게 익혀진다 인용 지도 작품
2. 코딩 어렵지 않아요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코딩이란 낯선 용어로 우리를 멘붕에 빠지게 하는 높디높은 허들을 박차고 넘을 수 있는 긴 장대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이다. 다행히 길벗 어린이 출판사에서 이런 장대역할을 해줄 수 있는 ‘헬로 !ct 시리즈’의 책을 내놨다. 오늘 독후감을 쓰고자 하는 책은 그 중 한 권인 『시크릿 코더』 1권에 대한 것이다. ▲ 코딩이 대세가 됐지만 접근하긴 쉽지가 않다. 바로 이 책은 그런 접근을 쉽게 한다. 코딩을 다룬 책이라고 책이 어렵다는 생각은 버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된 책을 한국판으로 내놓은 책으로 전체가 만화로 되어 있다. 그러니 한문을 배우기 위해 처음 책을 펼칠 때에 느껴지는 거부감, 혼란스러움, 아찔함 따위는 없이, 편안함, 재밌을 거라는 기대감,..
1. 어렵지만 기피할 수 없는 코딩 한문을 처음에 배웠던 때가 생각난다. 익숙한 책의 모양을 하고 있었기에 아무렇지 않게 펼쳐들었는데, 이건 뭐 검은 건 글씨고 하얀 건 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그것도 도무지 가 닿을 수 없던 미지의 세계, 또는 절대 알 수 없는 외계의 언어였기에 겁부터 났고, ‘이걸 꼭 해야만 하는 거야’라는 알량한 반감부터 들었다. 그런데 『사자소학』부터 시작하여 한 권씩 떼어가다 보니 어느새 한문의 세계가 조금씩 가까워졌고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고 싶은 언어가 되어 있었다. 알지 못하는 것일수록 사람은 경계를 하지만, 그게 익숙해져서 어느 순간 그런 사고패턴에 익숙해지면 그때부턴 누군가 굳이 압력을 가하고, 좀 더 쉬운 방법으로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자신..
문화 수다 목차영화와 책과 전시회와 만나 나눈 정담(情談) 1. 영화ㄱ굿 윌 헌팅 ㄴ나의 살던 고향은 ㄷ돌베개와 탐욕의 제국, 다이빙벨 ㄹ ㅁ밀양매트릭스ㅂ본 아이덴티티뷰티풀 마인드ㅅ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색 & 계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쇼생크 탈출순수의 시대슈렉시간을 달리는 소녀 ㅇ알라딘아바타인간의 두 얼굴원령공주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형제ㅈ죽은 시인의 사회지브리 25주년 콘서트ㅊ ㅋ ㅌ타인의 삶 ㅍ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ㅎ 2.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기타12.05.10 환경영화제12.05.29 LGBT영화제12.08.2..
목차 1. 사랑의 달인을 만나다 생활의 달인들 사랑의 달인이 되기 위해선 배워야 한다 2. 나 자신의 문제로부터 연애의 문제는 시작된다 연애 매뉴얼이 아니다 사랑은 대상의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 3. 호모 에로스가 되는 법 사람의 인연은 시절인연에 따라 단단하게 자신을 다진 이들의 사랑법 인용 목차 밑줄긋기
3. 호모 에로스가 되는 법 저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시절인연’으로 보고 있다. 봄이 오면 겨울은 가듯 시절인연이 오면 당연히 그 사람과의 만남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시절인연이 가면 둘은 당연히 헤어질 수밖에 없는 거란다. 사람의 인연은 시절인연에 따라 ‘실연은 아무 것도 아니다.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실패란 없으며, 사랑이 끝난 다음엔 실패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따져 봐도, 사랑과 실패라는 개념은 공존불가능하다. 사랑은 대상이 나를 선택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열어 가는 시공간적 인연의 장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연은 없다! 생명이 그 자체로 기쁨인 것처럼. -127쪽 죽고 난 뒤엔 내 존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도 없듯(가장 두..
2. 나 자신의 문제로부터 연애의 문제는 시작된다 이 책은 연애개론서나, 지침서가 아니다. 매뉴얼처럼 어느 하나하나의 행동을 통제하고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연애 매뉴얼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선 그런 류의 책들을 아주 극렬히 비판한다. 어떻게 타인을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오늘은 손을 잡고 1주일 뒤엔 입맞춤을 하는 등등으로 정형화할 수 있겠는가~ 그건 사랑이라기보다 형식화된 인간의 한 단면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요긴한 어떤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첫 번째 독후감에서 말했다시피, 주류적 척도(국가, 화폐, 외모지상주의, 성적지상주의 등)에서 벗어나 어떤 인연들을 만들고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을 다룬 책..
1. 사랑의 달인을 만나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 이 영화는 나온 지 한참 된 영화이지만, 최근에서야 보게 되었다. 유치할 것 같아서 보지 않았는데, 보고나서는 나름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의 달인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여러 달인들의 모습이 나온다. 머리에 한 가득 짐을 이고 가는 아주머니, 리어카 가득 짐을 싣고도 힘들이지 않고 가는 아저씨 등이 스쳐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달인이란 그런 사람이지 않은가? 공부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일만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 이런 편견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예는 뭐니 뭐니 해도 개그콘서트의 ‘달인을 만나다’라는 꼭지일 것이다. 김병만은 여러 달인 행세를 하며 나온다. 그가 진정한 달인이 아님이 곧 폭로되긴 하지만, 여기에 그..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목차 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회한에 가득 차게 된 이유 독자독식주의의 근원적 감정은 두려움 2. 혁명은 지금부터 이렇게 천천히 상상력의 빈곤, 그것이 문제로다 사이퍼를 넘어서 지금의 행복을 위해 공부하고 행동하자 인용 목차
2. 혁명은 지금부터 이렇게 천천히 이런 음울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서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내면에 갇혀 있는 20대가 너무도 많다. 물론 나 또한 그런 20대 중의 한 명이긴 하지만. 상상력의 빈곤, 그것이 문제로다 이런 우리들에게 우석훈 씨는 말한다.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잃을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 ‘사회적 지탄’ 세력이 되는 것, 그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142p)’ 내 친구는 우리처럼 사회에 발붙이지 못한 존재를 ‘먼지 같은 존재’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의 끝에 붙어 있는 학생들의 기록문에선 ‘잉여존재’라고 표현했다. 이건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의 다양한 변주이리라. 그런 잃을 것이 전혀 없..
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뭐든 다 잘 될 거야?’라는 낙관주의, 그것도 아니라면 ‘참고 고생했으니까 이제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보상주의. 물론 일 년간 교사가 되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왔다. 지금의 이 회한도 그런 노력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아서 이지 않은가? 그래서 교사가 되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 생각하는 걸 테고. 회한에 가득 차게 된 이유 하지만 과연 지금의 이런 회한이 그렇게 꿈꾸던 교사가 되었다고 사라지긴 할지 의심스럽다. 꿈을 이루는 순간 성취감에 들뜰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이런 마음이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경쟁 중심의 교육 체제(일제고사), 획일화된 교육방식, 교사와 학생의 자율을 침해하는 관료 ..
목차 1. 문화적 문법에 따라 사는 사람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을 계보학적으로 밝히다 사람은 기계인가? 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문화적 문법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기계들 捨筏登岸의 맘가짐으로 맞서라 인용 목차
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문화적 문법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기계들 불행히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반성하는 기준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잣대, 그리고 우리가 되고 싶은 이미지, 가장 갖고 싶은 것,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 등은 우리 자신이 만든 게 아니다. 그것들은 어느샌가 우리 머릿속에 프로그램화된 것들이다. 우리는 그것들에 비추어 다른 모든 것들을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 프로그램이 입력되는 과정은 우리가 하나의 정체성을 획득하고 실존하는 방식 그 자체이므로 완전히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다. -『이것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문학과 경계, 이진경, 2002년 이 글은 고병권씨가 쓴 ‘공각기동대’의 감상평이다. 나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일방적인 프로그래밍의 과정일 뿐이다. 국가관, 화폐..
1. 문화적 문법에 따라 사는 사람들 이 책을 집어 들면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한국 사람이라면, 아니 한국사람 뿐 아니라 한국 사람에 대하여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내가 이렇게 호언장담하는 것이 모두에게 통용되지 않을 것이란 건 알지만, 한번 읽는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으니깐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과 그 해법’에 대해 열띤 토론이 펼쳐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을 계보학적으로 밝히다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앉아서 유목하기’, ‘당연한 것 전복하기’ 이기 때문에 그런 기분이 들었던 걸 거다. 이미 진중권씨가 쓴 『호모 쿠레아니쿠스』를 보면서 우리가 당연하게 느끼던 것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거짓인지 느낄 수 ..
멋져버린 맞장 얼굴에 상처가 나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나 어제 팔십 대 일로 싸웠잖아.” 뭐 이 말에 XX:1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님은 모두 다 아니까. 그냥 우스갯소리로 흘려듣는다. 맞장 뜨는 만용? 용기? 그런데 만약 이 말이 정말이라면 우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린 그런 사람을 용감무쌍하다고 해야 하나,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예전의 나였으면 그런 사람을 ‘의협심 강한 바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함부로 그렇게 단언하진 못할 거 같다. 이 책을 보고서 어찌 그렇게 함부로 깎아내릴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서울시 교육청이 공인한 보수우파 학자들의 무분별한 역사 강의를 듣고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박차고 나와 그들에게 맞장을 신청한 책이다. 이건 만용이 아닌 진정한 용..
추방과 탈주 독후감 목차 1. 국가가 국민을 추방하다 상쾌한 기분이 들던 책 경험이 버무려진 인문학서 추방, 그건 우리의 현실이다 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추방과 법질서 강화 추방당한 우리의 힘, 탈주 3. 탈주하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다 탈주는 생각함으로부터 나만의 탈주법 추방된 그대여 탈주를 꿈꾸라 인용 목차 밑줄긋기
3. 탈주하여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다 과연 이런 탈주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자신만의 척도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탈주는 생각함으로부터 그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장인문학에 실려 있다. 내가 참 상쾌하다고 느낀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교육이 학교라는 체계 속에서만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거나 인문학은 삶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정신적 여유를 누리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는 부분이다. 바로 그런 고정관념 때문에 난 나 자신을 배반하며 나를 늘 궁지에 몰아넣기만 하는 척도를 신봉하는 게 아닌가. 잘 살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게 삶을 파괴하는 것이 되기도 했다. 바로 그 ‘생각 없음’이 문제였던 것이다. 습관적으로 살아갈 때, 편견이나 통..
2. 추방당한 이들이여 탈주하라 문제는 이렇게 추방당한 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볼만 하다. 추방당한 이들이 많다면 이들이 하나로 뭉쳐 그 절망감을 표현하고 당당히 ‘주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추방과 법질서 강화 하지만 이런 생각은 현실에서 한계를 갖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척도(자본우월주의, 국가지상주의 등)를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면화한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으니까. 오히려 날카롭게 항의하고 대항하려 하기보다 국가에서 내려주는 떡고물이라도 없는지 처절하게 매달린다. 이들은 ‘돈’이 없어 이와 같은 어려움을 당한다고만 생각하기에 ‘돈’만 있으면 남들처럼 살 수 있으리라 착각한다. 그런데 지배층은 이렇게 추방당한 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1. 국가가 국민을 추방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이다. 책 한 권을 읽고 느껴보는 기분 중 상쾌함이라니. 선뜻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은 힘들게 산에 올라가 정상에 이르렀을 때의 상쾌함이나 도심의 답답함을 벗어나 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때의 기분을 떠올리면 된다. 상쾌한 기분이 들던 책 의식의 상쾌함과 육체의 상쾌함은 하나다. 의식이 상쾌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폐쇄되어 있고 감정이 억눌려 있다면, 아무리 산에 올라간 들, 언덕의 바람을 몸소 맞이한 들 상쾌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을 테니까. 내가 아는 사람은 오히려 바람이 ‘몸을 사정없이 흔든다’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즉, 상쾌함은 육체적 상쾌함이 들기 이전에 정신적인 상쾌함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말씀. 상쾌함을 그렇게 정의할 수 있다면, 이 책..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독후감 목차 1. 우연처럼 찾아온 책 도발적이기에 의미 있는 제목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2. 장애란 저 멀리 있지 않다 지블로그가 촉발한 서연 장애에 대한 탐구서, 깊이 있는 문제 제기서 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교육권 그렇기에 우린 하나 되어 투쟁해야 한다 인용 목차
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2장에선 본격적인 장애인들의 투쟁이야기를 다룬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저 두 발로 걷고, 두 눈으로 본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리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들의 투쟁 방식은 고병권님의 '추방과 탈주'에서 나와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교육권 있다시피 ‘비폭력 저항운동’이었다. 아예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서 경찰에 맞서는가 하면, 기어서 서울대교를 건너기도 했다. 또한 지하철을 탔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저항운동을 펴기도 했다. 작년 6월 촛불집회 때 경찰버스 투어를 각오하며 저항운동을 폈던 시민들처럼 그들 또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선 것이다. 그런 그들을 보고 시민들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2. 장애란 저 멀리 있지 않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와 같은 서연 때문이었다. 그린비에서 온 Gblog(그린비 출판사에서 만드는 작은 잡지)를 재밌게 읽고 있었다. 지블로그가 촉발한 서연 그 잡지엔 많은 책들이 소개 되어 있었다. 그 중에 눈길을 끈 책들이 몇 권 있었다. ‘섹스란 무엇인가?’와 ‘파블로 네루다의 자서전,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와 같은 책들. 거기에 물론 이 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 지블로그를 잠시만 보게 된다면, 나와 같이 여러 책으로 서연이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고추장(고병권 추장님)님이 대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하고 권해주신 4권의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게 웬 걸? 고추장님이 권해주신 4권의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허걱! 창피할 것까진 없지만..
1. 우연처럼 찾아온 책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참 도발적인 질문이란 생각이 든다. 이를 테면 전혀 관심도 없는 상대가 “너 나 알아?”라고 묻는 것처럼 말이다. 도발적이기에 의미 있는 제목 장애에 대해 얼핏 생각하면 아는 것도 같다. 그러나 쉽게 “당연히 알지~”라고 대답하기엔 왠지 꺼림칙하다. 이 뭔가 빠진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래서 ‘정말 제대로 아는 게 맞나?’라고 ‘깊이 있게’ 생각해본 결과. 두둥~~~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착각했을 뿐이지, ‘언제나 나와는 상관 없는 것’쯤으로 신경도 쓰지 않고 여태껏 살았던 것이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내 주위에 장애를 가진 사람도 없었고 나 또한 별 장애 없이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생각없음! 생각조차..
3. 힘내라 키팅들이여! 키팅의 이런 지도법은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이런 변화가 좀 급작스런 감이 없지 않다. 누군가가 내 생각에 같이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아는 까닭이다. 더욱이 자신의 모든 기반을 바꾸는 그런 일에 있어선 더욱 힘들다. ▲ 재작년에 도보여행을 갔었다. 아이들이 계획을 열심히 짜고 있다. 이렇게 나름의 여유로 바라볼 수 있었던 데엔 키팅의 가르침이 있다. 카르페디엠의 수업은, 학생들의 억압된 열망을 끓어오르게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빨리 그들이 변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렇다, 그들도 이미 자신의 삶이 심하게 꼬여 있음을 눈치 채고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든 조금씩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불씨는 있었던 셈이니, 거기에 바람을 더해주거나 기름..
2. 사회의 욕망을 대변하는 교육과 키팅의 교육 학생은 학교의 명예를 위해, 부모의 희망을 위해 복종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일류대학교에 가서 사 짜 돌림의 직책을 갖게 되면 떵떵거리며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라는 세상이 유포한 거짓말을 누구나 믿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으니 거짓말은 아닌 셈이다. ▲ 뻔히 안다. 하지만 그만 둘 수가 없다. 죄수의 딜레마처럼 '나만 안 해봐야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욕망을 위해 자식을 옥죄다 하지만 그 안에 자신은 없다. 오로지 명예욕과 권력욕의 화신이 된 자신이란 껍질만 있을 뿐이다. 1%의 영광을 위해 99%는 암울한 현실을 묵인하며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현실을 대하며 부모들은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나도..
1. 참을 수 없는 울분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란 책은 정말 우연하게 보게 된 책이다. 『알라딘』이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거기에 ‘지니’가 나오는데 그 익살맞은 목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 [알라딘]의 지니는 천연덕스럽고,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데, 그걸 아주 잘 연기했다. 우연처럼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접하다 그래서 누가 그 목소리를 내는지 찾아봤다. 그랬더니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1951~2014)라지 않은가~ 그래서 그가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굿 윌 헌팅』이란 영화가 전면에 떴다. 이름을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영화다. 그 중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는 이미 예전에 친구가 DVD를 빌려줘서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다 보진 못했다. 그 때 ..
목차 1. 참을 수 없는 울분으로 우연처럼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접하다 일제고사를 거부한 키팅 같은 선생님들 2. 사회의 욕망을 대변하는 교육과 키팅의 교육 부모의 욕망을 위해 자식을 옥죄다 카르페디엠의 교육관이란 무엇인가? 3. 힘내라 키팅들이여! 카르페디엠의 수업은, 학생들의 억압된 열망을 끓어오르게 한다 배후를 찾는 사회에선 진정성이란 없어진다 힘내라, 이 시대의 키팅이여 인용 목차 밑줄긋기 영화 후기
목차 1. YES를 외치기로 맘먹다 관심조차 갖지 않던 이 책을 보게 된 이유 한 마디 말에 행동이 송두리째 바뀌다 2.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그래’ 정신으로 살라 늘 ‘그래’라고 말한다는 게 가능한 거야? ‘그래’라 외치되 결과엔 연연하지 마라 국토종단과 ‘그래’ 정신 인용 목차
2.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그래’ 정신으로 살라 그는 친구 한 명에게 버스에서 전해들은 그 한 마디 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오로지 ‘Yes’만 말하기로 했다는 결심을 털어놓는다. 늘 ‘그래’라고 말한다는 게 가능한 거야? 이런 결심 앞에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세상엔 좋은 제안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그는 초반에 사기를 당할 뻔도 했고 자신에게 지금 당장 필요 없는 자동차와 건강식품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뭐랬는가? 예스도 분별이 있어야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건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어제 진규와 나눈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진규: 초등학생 때 쓰레기를 줍는 게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해서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 길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갔거든. 그게 너무 많아 도무지 다 ..
1. YES를 외치기로 맘 먹다 오늘 ‘예스맨’을 다 읽었다. 처음엔 소설인 줄 알고 있었을 땐 별 느낌이 없었다. 의식에서 구성해낸 픽션이라면 보지 않아도 뻔했으니까. 내가 결혼 생활을 해보지 않고 연애하던 그 마음을 확대하여 결혼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 어처구니없겠는가. 관심조차 갖지 않던 이 책을 보게 된 이유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니 이건 소설이 아니었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일을 쓴 수필이었다. 그때부터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정말 누구도 감히 못 해볼 엄청난 일을 하고서 그 소감문을 쓴 거니까. 이 책이 좀 더 와 닿았던 이유는 나도 남들이 감히 해보려 하지 않는 일을 해보려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런 게 동병상련이다. 남다른 무언가를 했던 사람의 자취를 쫓아가며 거기서 메시지를 얻는 것..
목차 1. 선택적인 기억과 왜곡된 진보 기억은 선택적이다 ‘진보’라는 말의 함정 2. 호모루덴스를 지향하는 예술을 위해 이교도 사제의 동상이 바티칸에 있는 이유? 절대적인 해석 따윈 없다 예술을 통해 호모루덴스를 되찾아라 어렵지만 여러 예술품이 더욱 가까워지던 책 인용 목차
2. 호모루덴스를 지향하는 예술을 위해 위에 보이는 것은 ‘라오콘 군상’이다. 라오콘은 트로이 신관이다. 그렇기에 천주교에서 보면 이교도의 사제일 뿐이다. 이교도 사제의 동상이 바티칸에 있는 이유? 그런데 이 군상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바티칸 박물관에 있다. 이단이라 할 수 있는 조형물이 정통을 자부하는 종교기관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거다. 이것이야말로 형용모순이지 않나? 좀 더 쉽게 말하면 교회 강단 앞에 불상이 올려 있는 거와 같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는가? 그것이야말로 해석의 자유가 낳은 정치적 역학 관계의 소산이었던 셈이다. 라오콘은 신들이 합의를 하여 트로이를 없애려 하는 것에 온 몸으로 맞서 거부하다가 저와 같은 고난을 당하게 된 것이다. 바..
1. 선택적인 기억과 왜곡된 진보 기억은 선택적이다 기억은 항상 선택적이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실제 내 삶에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 가운데 내게 유리한 것들로만 구성되는 기억의 게슈탈트다. (중략) 이러한 기억의 선택적 구성을 통해 자기 아이덴티티가 성립된다. 자기를 서술하는 방식이 자기 자신이 된다는 이야기다. ‘내가 이야기하는 나’가 ‘나’다. -『일본열광』, 105쪽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겪고 그걸 이야기 한다고 해보자. 과연 그 이야기가 얼마나 객관적일까? 얼마나 사실 그대로에 근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솔직히 이런 질문은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외부의 사건을 우리의 시신경을 통해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느낌이 오는 건 아니다. 그걸 걸러내는 기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독후감 목차 1.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기 미래의 행복을 현재로 찾아오는 방법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난 이들 2. 써바이를 외치던 사람들 행복의 척도 그저 이 순간 살아감이 행복이여라 자신의 상황을 긍정할 수 있는 힘 인용 목차 밑줄긋기
2. 써바이를 외치던 사람들 과연 미래의 어느 때에 있을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지금의 행복을 찾아 떠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 지금부턴 그들의 말을 통해 무엇이 다른지 여실히 보도록 하자. 행복의 척도 우리는 깨끗한 물 아니면 안 되고, 더울 때 에어컨 없으면 안 되고, 오래 살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흔까지 사는 게 쉰까지 사는 것보다 행복할까요? 깨끗한 물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내가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어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까요? -80쪽 백지윤씨의 말인데, 이 말을 통해 그녀가 생각하는 행복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누구는 ‘깐깐한 물(?)’을 마시려 오늘도 열심히 일 한다. 그래야만 건강하고 오래 살 것 같으니까. 바로 그게 행복이라 생각하니 가..
1.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기 무엇이 그리도 조급하고 두려웠던 것일까? 남들에 비해 뒤처진다는 사실 때문에 그랬나? 그러고 보면 언제나 나의 생각은 어떤 하나의 틀에 갇혀 꽉 막혀 있었다. 우리나라엔 일반룰이 있다. 어느 나이 때엔 취직을 해야 하고, 어느 나이 때까진 결혼을 하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어딘가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바로 그런 일반적인 것들에 눌려 살아왔기 때문에 내 삶의 행복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엔 있을 수 없는 것이 되고야 말았다. 미래의 행복을 현재로 찾아오는 방법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런 일반룰을 충실히 따르며 살아갔던 사람조차도 행복과는 요원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교사가 되고 싶어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직면하자, 그만 합리화하고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질 싸움인 줄 뻔히 알고서, 자존심 때문에 싸움을 붙었다. 역시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고 흠씬 두들겨 맞았다. 그런데 그 녀석 막상 일어나고 하는 말이 가관이다. “내가 얼마나 평화주의자인데... 그래서 억지로 맞아준 거야.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데....”라고 옷에 묻은 흙을 털면서 말하는 거다.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시험이라고 해서 공부를 할 리 없다. 막상 시험을 본 결과가 나왔는데, 역시나 거의 바닥을 기고 있다. 그런데 그때 “난 학교에서 정답 맞추기 위한 기계가 되기 싫어서 공부 안 하는 거야. 너희들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공부하기 시작하면 금방 선두권에 들어갈 거라고...”라며 비웃듯 얘기하는..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목차 1. 전형적인 삶이란 없다 전형화된 공주의 틀을 깨다 무수한 변수 속에 살아가려는 사람에게 2. ‘철’ 들지 마란 말야 관습대로 살아가던 공주 결혼을 통해 사람이란 존재를 알게 되다 길을 떠나보니 그 길 위에 내가 있더라 인용 목차
2. ‘철’ 들지 마란 말야 공주도 처음엔 평범한 공주였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 속 공주’였다. 하지만 약간 다른 게 있었다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왕자만 기다리지는 않았다는 것. 품위 있는 공주가 되기 위해 자신의 욕망(함부로 울어선 안 되며, 왕성한 호기심이 있어도 안 된다. 그건 천박한 짓이니까)들을 거세해 나가야 했고 왕실규범에 따라 행동을 정형화해야 했다. 군대에 들어가기 전엔 모두 자유분방하고 행동이 제각각이지만 훈련을 받고나선 하나의 기계처럼 정형화되듯 말이다. 관습대로 살아가던 공주 처음부터 공주는 이중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비키’라고 불리는 어리고 감정적인 자아는 공주 안에 억압된 욕망들이 표현된 것이다. 이런 이중적인 자아를 인정하고 늘 같이 이야기하..
1. 전형적인 삶이란 없다 왠지 섬뜩한 노래 가사가 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이 노래는 가사 뿐 아니라 노래 자체도 굉장히 우울하다. 이 노래를 들을 때 생각났던 장면은 「에반게리온」에서 수많은 레이가 일제히 얼굴을 들던 장면이었다. 내 안에 있던 수많은 내가 고개를 들고서 또 다른 나에게 아우성을 치는 것만 같았으니까.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전형화된 공주의 틀을 깨다 사람은 누구나 다중적이다. 여러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그렇게 여러 명의 자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내 안엔 너무도 나약한 어린 자아도 있고 누군가에게 잘난 체 하려는 거만한 자아도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자아들이 들쭉날쭉하며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다중성을 ..
목차 1. 응원단이란 게임과 장자 ‘~되기’를 통해 응원단에 익숙해지다 익숙히 알던 장자를 다르게 묘사하다 2. 노장사상을 벗어난 장자를 만나 소통을 꿈꾸다 노자와 결별한 장자를 만나다 나라고 규정된 한계를 잊고 소통하라 인용 목차 밑줄긋기
2. 노장사상을 벗어난 장자를 만나 소통을 꿈꾸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주장하는 것은 바로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묶어져 있던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사실이었다. ‘당연히 노장 사상 아니야?’라고 반문하며 책을 펼쳐봤던 나이기 때문이다. 노자가 만든 無의 사상을 장자가 완성했다고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 노장사상은 사마천이 쓴 사기의 '노장신한열전'을 통해 한 카테고리로 묶이게 됐다. 노자와 결별한 장자를 만나다 하지만 그 당연하다는 것에 매몰되는 순간, 우리의 사유의 범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장자를 장자 자체로 이해하기보다 노자의 사상을 토대로 장자의 사상을 구분 지으려 하기 때문이다. 난 저자의 노장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그리고 더 급진..
1. 응원단이란 게임과 장자 ‘응원단’이란 게임을 아는가? 이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펌프’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요즘 내가 흠뻑 빠져서 즐기고 있는 게임인데, 모든 음악 게임이 그렇듯이 이 게임도 박자 감각을 요구한다. 그래서 처음에 해보고선 도무지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이런 식의 음악 게임에선 도무지 박자를 따라잡지 못해서다. 그래서인지 비트박스도 몇 번하다가 관두곤 했었다. ▲ 응원단이란 게임을 하며 흐름에 맡기는 법을 알게 됐다. ‘~되기’를 통해 응원단에 익숙해지다 하지만 그때 읽게 된 책은 이진경씨가 쓴 『노마디즘』이란 책이었다. 그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은 여러 가지이지만, 나의 신체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게 그 중 하나였다. 이를 테면 손이 필기도구와 만나면 ‘필기도구-되기’를 ..
합정동프로젝트 목차(12년) 06.01 백남준 아트센터 06.19 루브르 박물관전 06.22 박노해 & 최민식전 08.31 내셔널지오그래픽전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사진에 담긴 예술혼 09.07 대림미술관 & 윤동주 기념관 09.14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의 만남 무위당 장일순 삶과 수묵전 금호미술관: 각 작가의 작품전 09.21 인생사용법 10.19 덕수궁 프로젝트 11.30 강은일 해금 플러스 인용 목차
어둠 속의 대화 목차 1. 활동 내용 북촌 탐방 정독도서관과 교육박물관 떡볶이로 점심을 먹다 어둠 속의 대화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로드마스터를 따라 떠나는 100분의 여행 미술이란 무엇일까 인용 작품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어둠 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는 시각 중심의 세상에 의문을 던지며 지금껏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다른 감각들을 깨워준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전시장은 완벽한 암흑 세상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고 마주했던 모든 것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 말만 듣고 보면, ‘뭔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테지만 실제로 그렇다. 우린 지금까지 무의식중에 ‘시각만이 가장 우수한 감각이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받으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후각, 청각으로 느껴지더라도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으려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할 때, 끊임없이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 아무리 냄..
1. 활동 내용 2014년 단재학교 커리큘럼엔 작은 변화가 있습니다. 1학기부터 시작된 미술 수업과 2학기부터 시작된 음악 수업이 그것입니다. 둘은 선택 교과 활동으로 목요일 오후에 있으며,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입니다. 미술수업은 학교식의 수업 방식이 아닌 직접 만들고 그리며 움직이는 활동이 주를 이루며, 음악 수업은 아카펠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화음을 맞추는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각자 활동이 개성이 뚜렷한 만큼 단재 학생들이 재밌어 하며 즐거워하는 활동입니다. ▲ 미술팀이 카자흐스탄 문화교류 캠프 때 진도에 내려가 그린 벽화. ▲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츠'의 공연 장면. 오른쪽에서 세 번째 계신 분이 단재학생들과 만나고 계신다. 북촌 탐방 어젠 미술활동이 밖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로버트 카파전과 정서영전 목차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예술은 거창한 게 아냐, 그저 자신의 재주를 표현한 것 뿐 안락이 아닌 몸으로 만들어낸 예술 2. 정서영전을 보다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시간을 염두에 두고 예술품을 바라봐야 한다 인용 작품
2. 정서영전을 보다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정서영 전에 찾아갔다. 2층에 올라가서 구석구석에 설치된 예술작품을 보니, 한 번 돌아보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예술작품이 적었고 도무지 설명을 보지 않으면, ‘왜 이런 것들이 예술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작품이 많았다. ▲ 예술품을 찾아 다니고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고.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이런 황당함은 뒤샹Marcel Duchamp(1887~1968)의 ‘샘’을 봤을 때도 똑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물건에 기호를 적었다고 예술품이 된다면, 나는 오늘부터 뒤샹을 능가하는 예술가가 된다’는 농담조의 이야기들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럴 거면 내 핸드폰에 ‘건빵’이라는 글자를 써놓고 예술품이..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금요일에 영화팀은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버트 카파전Endre Friedman(1913~1957)에서는 사진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고 정서영전은 조각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는 거였다. 활동안내 1. 일시: 9월 25일(금) 2. 참여인원: 박주원, 이건호,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3. 일정 09:00 단재학교 정상 등교 및 오전 일과 진행 12:00 점심 13:00 지하철로 이동 14:00 로버트 카파 100주년 기념사진展 관람 “전쟁의 마지막 날에도 병사들은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빨리 그 모든 것을 잊는다.” 카파의 이 한 마디를 기억하며 그가 남긴 작품의 세계로 떠나고자 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도 더 자세히 보았기에, 그 진실을 우리에게 ..
내셔널지오그래픽전 후기 목차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사진은 일상의 모방품일 뿐? 의식이 담긴 예술품으로써의 사진 예술은 남다름이 아닌 일상에 묻힌 특별함을 찾는 것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예술이란 일상, 그 속에서 나온다 지겨움을 맛들 때,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인용 작품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말하면 왠지 예술가의 천재적인 자질을 요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 말이 쉬워서 그렇지 특별한 안목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인가? 그런 특별한 안목을 가질 수만 있다면, 나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 일상을 특별한 안목으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일반인들이 사는 세상과 분명히 차원이 다른 세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같은 지구에 살지만, 전혀 다른 세상을 보며 산다.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자질은 결코 타고나는 게 아니었다. 예술가들은 그 한 순간을 위해 몇 날 며칠 날을 새기도 했으며 아예 근거지를 옮겨 외딴섬에 들어가 혼자 살며 외로이 작업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내셔널지오..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이 우릴 부른다 의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 세상은 경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그 모든 것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의 경이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에서 삶의 진리를 깨달은 부타나 씨 뿌리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생각한 예수나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보고 “上善若水(최상의 선함은 물과 같다)”라는 앎을 얻은 노자는 세상의 경이를 볼 줄 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합정동 친구들도 스쳐지나가는 순간 속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합정동 프로젝트는 ‘삶의 경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열정’을 느껴보려 합니다. 세상의 경이를 찾아 자신이 누려도 될 쾌락을 포기한 사람들의 열..
행복을 찾아 지리산에 온 사람들 겉멋 들지 않고 허황되지 않으며 허영심 없는 담백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유는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남의 이목에만 신경 쓰느라 내 안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는 무뎌지고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느라 내 욕망을 억압한다. 온갖 것들로 치장하고 있지만 난 나라고 할 수 없는 빈껍데기일 뿐이다. 그런 삶을 지속한들 남는 것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하는 신세 한탄뿐이며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일 뿐이다. 거적때기에 불과한 나는 ‘바람도 아닌 것’들에 쉽게 흔들리며 더욱 나 자신을 위장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 표정은 사라지고 활기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 그렇기에 행복한 ..
새 방향, 새 길, 새 희망으로 ‘불안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위’에서 자신을 선택해주길 고대하며 선택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하게 되죠. -조국&오연호, 오마이북, 『진보집권플랜』, 2010년, 90쪽. 애써 생각하지도, 고민하지도 않으면 주어진 환경에 나를 맞춰가며 살 수밖에 없다. 그게 편안한 삶이어서, 그 길밖에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누구든 그렇게 살기 때문에, 그도 아니면 상상할 수 없기에, 그도 아니면 남에게 뒤처지기 싫기에 그런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내가 발 딛고 선 사회가 한 치도 의심할 게 없는 현실이고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짜인 틀에 맞춰 스펙을 올려 매력적(?)인 구매가치가 있는 인간 상품이 되어야 한다. 이 밑도 끝도 없는 ‘불안사회’를 우린 의심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무..
기존 욕망에 따를 때 세상은 썩는다 『허수아비 춤』을 읽으며 기상천외한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대기업, 그것도 총수 중심의 썩을 대로 썩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건 영화 같이 허무한 이야기이면서도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진실이기도 했다. 『강남몽』을 읽으며 구조의 한계를 직감하다 『강남몽』은 그와 같은 의미에서 더욱 깊이 와 닿았던 소설이다. 오히려 정직하려고 하면, 원칙을 지키려고 하면 더 낙오하고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우울해졌다. 바르게 살면 낙오자가 되고 사회에서 매장당하게 된다.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기회에 편승하고 온갖 끈들을 끌어대기 위해 분주하며 남을 등쳐먹을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게 정말 행복인 걸..
자신의 체질을 알고 그에 맞게 살라 오늘까지 해서 『애노희락의 심리학』을 다 읽었다. 이를 통해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에서 느끼는 게 완결편일 순 없다. 역시나 잘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가끔 한 두 개만 건진 것일 뿐이니까. 태음인의 속성인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특이성을 망각하다 각 체질별 특성이 있다. 서로가 타고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할 수 없다는 거다. 지금껏 나의 관점으로만 타인을 평가해왔던 모습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 스스로도 나의 특이성을 인정해주라고 했듯이, 나 또한 다른 체절의 특이성을 이해해야 했으리라. 태음인은 각 사람들의 특이성을 존중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걸 망각했던 것이다. 나를 정립해야 한다 자신이..
삶, 그 무한의 궤도에 서서 목차 1. 삶은 다분법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삶과 죽음만으로 삶을 봐선 안 된다 아빠의 부성애를 위해 비극적인 삶을 응축시켜놓았다 2. 더해지는 비극에 숨겨진 의미 찾기 불행한 그들에게 선물과 같던 여진희 아버지에게 간암이란 절대적인 비극을 부여하다 다움이의 희망을 위한 아빠의 죽음 인용 작품
2. 더해지는 비극에 숨겨진 의미 찾기 불행한 그들에게 선물과 같던 여진희 둘째, 여진희란 조연의 무조건적인 희생이다. 호연이와 같은 일을 하는 후배인 그녀는 호연이에게 좋은 감정을 느껴 자신의 것을 무조건 주려 한다. 이런 인물의 출연은 비극에 빠진 그들 부자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의 빛을 선사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만약 이런 조연 없이 소설이 전개되었다면, 모르긴 몰라도 소설 전체가 우울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그건 비극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는 이분법적 전개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조연을 통해 희망을 암시함으로, 삶의 무한궤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절망과 희망 사이를 줄다리기 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조성해 준다. 아버지에게 간암이란 절대적인 비극을 부여하다 셋째, 반전 요소의 삽..
1. 삶은 다분법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 세계, 이 나라에 태어났다. 그리고 '삶'이라 명명되어진 욕망의 충족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만으로 삶을 봐선 안 된다 어떤 학자들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이분법적 관점으로 보기도 한다. 즉, 우리의 삶이 생과 사로 양분화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저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 우리 삶의 전부라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삶을 산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이분법적 관점에서 우리가 산다는 것은 단순히 죽음을 위한 일보 전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왜곡된 관점의 수용은 삶을 허무하게 ..
사이비와 신앙심의 차이 목차 1. 두 가지 종류의 순교관 무비판이 만든 종교심, 그리고 순교관 두 가지 순교관 2. 비판적인 신앙인이 되라 비판적으로 볼 때 실제가 보인다 맹목적이지 말라, 비판하고 궁금해 하라 인용 작품
2. 비판적인 신앙인이 되라 일반적 순교관은 무비판적으로 학습되어 있는 우리이기에, 신의 계시는 무조건 진리라 믿는 우리이기에 그저 수용한 종교관의 한 부분이다. 그러하기에 그저 신의 일 가운데 핍박받아 죽게 됨을 최고의 종교심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렇게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맹목적인 존경심을 보인다. 비판적으로 볼 때 실제가 보인다 기독교에서 절대자로 귀결되어지는 예수의 경우, 자기 죄로 인한 죽음이 아닌, 사람들의 죄로 인해 대신 죽었기에 모든 기독교 신자들은 아무 비판 없이 그를 최고의 신으로 받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12명 목사도 하나님의 일 가운데 핍박 받아 죽음에 이르렀기에 그저 순교자로 인정해 버리는 것이고 그 반면 혼자만 덩그러니 살아서 돌아온 신목사(한목사의 경우 미쳤기 때문에 ..
1. 두 가지 종류의 순교관 인간은 타율적으로 세상에 던져짐과 동시에 ‘무비판적으로 절대 수용만을 해야 되는 생활’을 강요당하고 억압 받는다. 태어나자마자 그저 엄마, 아빠라는 강요적 음성으로 다른 말보다 엄마, 아빠라는 말이 먼저 나오게 하려는 억압과 젖병을 입에 갖다 대어주는 강요적 행동으로 먹고, 안 먹고를 선택할 수 없는 그저 먹어야만 하는 억압 속에서 자라게 된다. 무비판이 만든 종교심, 그리고 순교관 하지만 그런 순응과 순종만을 강요하는 억압은 그 당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뒤로도 계속 이어지기에 문제가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의 나이이면 사고의 범위는 협소할지언정, 적어도 옳은 것과 그른 것 정도는 분별할 수 있다. 그런 분별 능력, 즉 사고 능력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선 아..
잔부스러기를 꿈꾸며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을 읽고 성공한 삶이 있으면, 그와 반대되는 실패한 삶도 있다. 그걸 판가름하는 건 누굴까? 며칠 전에 선배랑 이야기를 나눴다. 잘함과 못함 선배는 자신이 살림을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두 명의 자식을 키우고 학원까지 운영하는 커리어우먼이던 선배의 뜻밖의 말이었기에 의문이 들었다. “살림을 잘한다는 것과 못한다는 것의 기준은 뭐예요?”라고 되물었던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그러자 선배는 정말 좋은 질문이라며 감탄을 했다. 누구나 그건 느끼기 나름이고 정의하기 나름이니까. 아마도 주위에서 살림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자신도 살림에는 별관심이 없다 보니 자연히 그런 식으로 자기 규정을 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가정을 건사하면서도..
목차 1.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낼 때 사실이 된다 『김대중 자서전』이 건빵을 읽다 2. 첫 번째 문턱을 넘으며 정치를 하게 되다 김대중, 그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신화나 영웅전이 아닌, 인간 김대중에 포커스를 맞추다 첫 번째 문턱, 전쟁에 휩쓸리다 첫 번째 문턱은 시야를 넓혔다 3. 그를 제거하기 위해 권력이 작동하다 두 번째 문턱의 맛보기, 교통사고 두 번째 문턱, 죽음의 순간 찾아온 삶에 대한 갈망 4.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 두 번째 문턱은 연대감을 안겨줬다 세 번째 문턱, 사형선고를 받다 세 번째 문턱엔 어떤 가르침이 있을까? 5.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동자 김대중 세 번째 문턱, 작지만 큰 대학 감옥에서 만든 희망 감옥과 인간 ..
8. 김대중이 알려주는 혼란을 극복하는 방법 그는 권력의 달콤함이나 일생의 안위만을 원하지 않았다. 최고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릴 때마다 그에겐 너무도 달콤한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았다면, 일평생 고초를 당하지 않고 편하게 살았을 지도 모른다. ▲ 무수한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그걸 그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정의를 품어라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자신을 다잡고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는 그것을 ‘정의필승’이라 명명했다. ‘정의필승’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저의 확신이 크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모든 나라의 모든 시대에 국민과 세상을 위해 정의롭게 살고 헌신한 사람은 비록 당대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더라도 역사 속에서..
7. 김대중을 추억하다 나를 만나다 문턱을 넘으며 우린 전혀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 김대중 선생은 네 번의 문턱을 넘으며 대통령이란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었다. 그처럼 나에게도 나만의 문턱들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세 번의 문턱이 있었던 것 같다. ▲ 네 번의 문턱을 넘으며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건빵을 있게 한 세 개의 문턱 첫 번째 문턱은 2007년에 친구와 몇날 며칠을 기독교에 관한 논쟁을 펼 때였다. 모태신앙으로 받아들인 기독교는 20대 후반까지도 나의 기반이자, 내 삶의 이유였다. 그래서 일요일엔 거의 하루 종일 교회에서 살다시피 했으며, 수요예배나, 토요모임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이다. 그런 나를 보고 한 때는 교회에도 잘 따라다니며 이해하려 노력했던 여자친..
6. 기회란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마지막 문턱은 정계복귀의 순간이다. 정계복귀, 그건 은퇴선언을 번복하여 자신의 신용을 무너뜨리는 일이기에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 92.12.19 정계 은퇴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자신이 스스로 만든 마지막 문턱 더욱이 대선에서 다시 낙선하기라도 한다면, 그는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세간에서 떠도는 ‘대통령병 환자’로 낙인찍힐 위험까지 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 그런데도 그는 2차 망명 때 ‘폭풍의 귀국’을 감행했던 것처럼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원래 문턱이란 그런 것이다. 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넘으려 하는 순간 실패하여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지, 그런 것들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5.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동자 김대중 그는 두 번의 문턱을 넘으며 자신의 신념을 갈고 닦았고 권모술수만이 판을 치는 정치판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최고 권력자의 심기를 건드리게 됐고,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던 박정희 정권은 79년에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다. 10월 26일에 있었던 사건은 ‘유신의 심장’을 날카롭게 꿰뚫은 것이다. 하지만 실상 그 총알이 아니더라도 18년의 장기집권과 공포정치에 시민들의 원성은 높아져만 갔기에,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났을 것이다. ▲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 이 사건으로 한국은 다시 권력투쟁의 장으로 들어선다. 세 번째 문턱, 작지만 큰 대학 감옥에서 만든..
4.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 이 문턱을 통해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맘 속 깊이 느끼게 됐다. 그건 곧 연대감이었다. 자신의 목숨이 자기 혼자만의 것이었다면, 권력에 의해 은밀하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 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넘도록 한일 사이에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나 보다. 진실규명이란 이처럼 어렵나 보다. 두 번째 문턱은 연대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그의 목숨은 더 이상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고, 그와 함께 뜻을 모으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래서 그가 납치당했을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백방으로 움직여 그 사실을 알렸고, 그 결과 망망대해에 비행기가 뜰 수 있었던 것이다. 연대감이란 나의 삶이 누군가의 삶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이고, 함께 살아갈 힘을 전..
3. 그를 제거하기 위해 권력이 작동하다 김대중은 첫 번째 문턱인 한국전쟁과 부산정치파동을 겪으며 욕망에 따라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현실적인 모습에서 정치를 통해 썩어빠진 현장을 바꾸겠다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난을 헤쳐 나가며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할지라도, 냉혹한 현실 속에서 그런 이상적인 생각을 고집하기는 힘들다. 여차하면 ‘삶이란 원래 그런 거야’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이상적인 생각을 회의하며, 일제강점기에 ‘이 나라가 독립이 될 것 같냐?’며 친일 행위를 서슴지 않고 하던 사람처럼 지독히 현실의 욕망만을 따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도구란 무수한 담금질을 거쳐야 하듯, 사람도 여러 문턱을 넘으며 자신의 생각을 갈무리할 계기들이 필요한 것이다. ▲ 무수한..
2. 첫 번째 문턱을 넘으며 정치를 하게 되다 김대중이란 인물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건, 고등학생 때인 1997년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선(15대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었고, 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란 책을 읽으며 관심을 가졌었다. 물론 정치의 ‘정’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저 어렴풋이 아는 정도에 불과했으니, 이성적인 판단보단 한 인간에 대한 관심이 앞섰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 시각으로 그의 책을 읽다 보니, ‘절망 극복’, ‘정의는 꼭 승리한다’와 같은 메시지로 읽혔던 것이다. ▲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복귀하여 마지막 대선 도전을 하던 때다. 김대중, 그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그렇게 어렴풋이 알던 사람이, 그 후에 대통령이 되었고 IMF 조기졸업의 명암을 동시에 걸머쥔 사람이 되었다..
1.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한 사람을 추억하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왜곡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사람이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면 그럴 위험성은 더 커지게 된다.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왜 추억하는 일 자체가 왜곡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기억을 통해 재구성하는 걸 ‘추억’이라 한다. 그런데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과정 속에 ‘생각이란 필터’로 걸러지고 ‘이상화된 관념’으로 치장되기 때문에 추억은 사실과 달라진다. 그래서 『얼렁뚱땅 흥신소』라는 드라마에서는 아빠에 대해 좋은 추억을 지니고 있던 은재가 기억을 되찾으며 그 추억이 미화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기억은 추억을 배반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추억이란 때때로 이처럼 무서운 것일 수도 있는 거다. ▲ 이 드라마에서 ..
매체가 아닌 주체로 살아가는 방법 저자는 개체들한테서 국가와 자본을 대신할 수 있는 연대를 구성할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타자와 마주칠 수 있는 힘과 계기가 있다고 긍정하고 싶다. 만일 개체들에게 이런 역량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개체들이 주체일 수 있다는 것이 부정된다면, 우리는 국가와 자본을 문제 삼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개체들에게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역사와 변화라는 것이 증발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타자와 마주쳐서 연대를 구성할 힘이 부여된 개체, 따라서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개체인 ‘주체’의 구성은 분명코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주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왜냐 하면 주체가 연대를 구성하는 능동적인 힘을 놓고 국가 및..
목차 1. 교육자라면서 오히려 반교육자가 되다 교사가 되어 예전 교사들의 나쁜 모습을 흉내내지 않으려면 교육의 정의와 현실교육의 한계 2. 교사의 기대가 학생을 바꾼다 학생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학생에겐 힘이 된다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교사 3. 사랑할 줄 아는 교사가 된다는 것 교사들이여 사랑하라, 맘껏 말로만 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라 4. 교육의 이상론, 그러나 교사들이 생각해볼 문제 지당한 말이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말 이상적인 교사론, 그러나 읽어보며 생각을 갈무리해야 한다 인용 작품
4. 교육의 이상론, 그러나 교사들이 생각해볼 문제 지금까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교육’ ‘만남’ ‘사랑’이 어떤 것을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 개념들 하나하나를 정리해가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면서 아주 일리 있고 타당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당한 말이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말 진정한 전인적인 교육이 되기 위해선 당연히 대화가 우선 되어야 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예와 함께 인간됨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지극히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성경에서 나오는 십계명처럼 너무 이상적이며 비현실적인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분명 전인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가 권위적인 의식을 벗어버리고 학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모난 부분까지도 감싸 ..
3. 사랑할 줄 아는 교사가 된다는 것 사랑이라 하면 누구나 가슴 뭉클한 첫사랑, 그것도 아니면 연인끼리의 애틋한 사랑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연인끼리의 사랑처럼 서로 상호간에 나눌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랑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줘야 하는 그런 사랑까지 포함하고 있다. 교사들이여 사랑하라, 맘껏 뭐 굳이 기독교식으로 얘기하자면 “내 원수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이런 식의 일방적 사랑 말이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일방적 사랑, 다시 말하면 상대방이 내가 사랑을 준 것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사랑을 줄 수 있으며 상대방의 모나고 각진 부분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랑 말이다. 자폐증에 걸려서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 대해 어..
2. 교사의 기대가 학생을 바꾼다 이와 같은 대등한 관계로서의 관심과 이해가 밑바탕이 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바로 ‘만남’과 ‘사랑’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늘 학교에서 예비 교사로서 배우는 교수 방법, 교육 과정 따위의 표면적인 이야기보다 어떻게 하면 만남과 사랑이라는 기본 인간관계의 틀을 통해 전인적인 교육이 가능한지를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학생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학생에겐 힘이 된다 만남이라고 하니깐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는 노래가사가 은근히 생각난다. 우리는 만남이라 하면 이런 노래가사처럼 만남이란 어떤 우연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필연에 의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에 촉각을 세운다. 하지만 여기에선 만남이 우연적인 것이냐, 필연적인 것이냐에..
1. 교육자라면서 오히려 반교육자가 되다 나는 언제 선생님이 되려고 맘먹었을까?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중학교 2학년 때쯤이지 않나 싶다. 그땐 막연한 생각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도 괜찮겠거니 하는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서서히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시기가 되어서도 난 여전히 선생님이란 직업을 염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중학생 시절 어렴풋이 교사란 직업을 생각했던 이후로 돌아설 수 없는 외딴길에 들어선 것 마냥 교사라는 직업만을 바라보고 한 해, 한 해 지나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도 무언가 확실한 교육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선생님이란 권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좋아보였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막상 교사가 되려고 ..
목차 1. 교사와 학교를 의심하라 가르침에 묶인 자 가르침에서 놓인 자, 그 사람이 교사다! 2. 현 교육이 유포한 거짓말 넘어서기 귀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진실 선생이라는 존재를 의심하라 흐릿함을 바라는 사회에 분명함으로 인용 작품
2. 현 교육이 유포한 거짓말 넘어서기 교육에 대해 고민하기로 했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고민해야 하는지, 또는 어디서부터 고민해야 하는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받아왔던 교육을 전면 부정한다고 새로운 대안이 떠오를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현실 부정은 비관주의로 흐를 뿐이어서, 오히려 비극만 더 커지게 된다. 그렇기에 이럴 때일수록 선배들이 남긴 발자취를 잘 따라갈 필요가 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갈 때 새로운 상상도 하게 될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우리나라=민주주의 사회’라는 공식을 교육받으며 자라왔고 능력에 따라 자본의 양이 다르며 사는 모습도 제각각인 귀족주의(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 그와 같은 공식을 암기하고 현실을 대하며 민..
1. 교사와 학교를 의심하라 거의 24년 동안 교육의 굴레에서 살아가고 있다. 감히 교육과 인간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를 통해 배우고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통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배운다. 그런 배움의 절정은 학교라는 기관에서, 누구나 ‘학생’이란 신분으로 배우게 되는 시기일 것이다. 이때 사람들은 육체의 성장뿐 아니라 정신의 성숙(가치 정립)까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교육을 받았느냐?’라는 것이 한 개인에게 있어, 또는 그 개인이 소속된 사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나의 경우 17년이란 시간동안 학교 교육을 받아오면서 지식을 넓혀간다는 생각으로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대단히 순종적이었다. 애국가를 외우라고하면 당연히 외웠고, 무언가 교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목차 1. 너와 나의 스파이란 연결고리 스파이들이 판을 친다 오늘의 스파이는 나야 나! 2. 나는 흘러가는 존재 나라는 인식의 가생이 누군가에게 규정되어온 나라는 인식을 벗어나는 단초 3. 스파이들이여, 은둔자가 되라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의 힘 은둔자가 되어 진공상태에서 계속 살아가라 인용 작품
3. 스파이들이여, 은둔자가 되라 그런데 이렇게 자기의 상을 다시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희망이 생기는 걸까? ‘나 하나 이런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고 나 혼자만 죽게 될 뿐이다’라는 B의 생각처럼 나만 나섰다가 괜히 ‘이상주의자’라는 소리만 듣거나 ‘배신자’라고 매장되는 건 아닐까? 내부 고발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혁명을 꿈꾼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 내부고발자가 된다는 건 많은 것을 포기할, 기꺼이 싸움 한복판에 들어갈 용기가 필요하다. 박창진 사무장의 사진(출처 - 시사저널e)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의 힘 이와 같은 고민을 대변하는 인물이 바로 소설가 Z다. 그는 한때 편집자와 함께 좋은 책을 만들어간다고 느끼던 영향력 있..
2. 나는 흘러가는 존재 그런데 이쯤에서 매우 재밌는 주제 하나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X는 어떤 사고로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깨어나는 순간 현재 35살임에도 20살 이후의 기억은 통째로 사라졌다. 그래서 기억을 되찾기 위해선 사람과 사건을 쫓아가며 기억을 재구성해야만 한다. 마치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의 제이슨이 된 것만 같은 기분으로 ‘X의 과거 찾기’를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이 그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그의 과거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의 기억과 기록으로 현재의 그가 새롭게 형성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위에서도 ‘기억을 되찾는다’고 표현하지 않고 ‘기억을 재구성해 나간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건 마치 ‘어린아이가 태어..
1. 너와 나의 스파이란 연결고리 요즘 ‘라이브’란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다. 취업도 만만치 않고 희망마저 등을 돌려버린 우울한 청춘들이 경찰공무원이 되어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2부에 나온 장면이 나의 두 눈을 번쩍 뜨이게 했고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중앙경찰학교에서 실습을 받던 그들의 마지막 테스트는 분쟁의 현장에 투입되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진압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 그들은 대학 총장의 비리에 분개한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여 총장사퇴를 외치는 현장에 투입되었다. 지금은 진압을 해야 하는 경찰 신분이지만, 실상 그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앞날이 불투명한 채 하루하루 버티어가던 소시민이었을 뿐이다. 그러니 진압해야 함에도 발이 수..
목차 1. 청춘 윤구병 나이 어린 늙은이, 나이 많은 청춘 청춘되기의 힘겨움 윤구병의 외줄타기 2. 변산에 모여든 호모루덴스들 삶터ㆍ일터ㆍ배움터가 하나인 ‘변산공동체학교’ 호모 루덴스를 키우는 변산 공동체 학교 3. 청춘을 길러내는 변산공동체학교이길 바라다 아쉬운 점에 대해 청춘이 청춘을 기르는 교육 공동체를 꿈꾸며 인용 작품
3. 청춘을 길러내는 변산공동체학교이길 바라다 그런데 아무리 ‘변산공동체학교’가 남다른 학교라고해도 완벽한 곳은 아니다.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삐걱거리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해주지 못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에 대해 과연 ‘변산공동체학교’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학교 교육 체제 속에서 자라면서 겪는 가장 큰 손실은 어려서부터 스스로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유치원 교육에서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제도 교육 기관은 아이들이 제힘으로 자기 적성과 취미, 그리고 삶의 리듬에 맞추어 시간을 통제하고 조절할 기회를 조직적으로 빼앗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그리고 싶어 하지만 끝나는 종이 울리면 ..
2. 변산에 모여든 호모루덴스들 윤구병 선생님은 남들이 모두 선망하는 대학교수직을 내려놓고, 자신이 지금껏 철학과 교수로 펼쳐왔던 철학적인 이념을 현실에서 펼칠 수 있는 곳을 모색하게 된다. 삶터ㆍ일터ㆍ배움터가 하나인 ‘변산공동체학교’ 그러던 그때 정착지를 변산으로 정했고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긴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변산에 내려와 몸에 익지 않은 농사를 지으며,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 공동체엔 당연히 어린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변산공동체학교’는 바로 이런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곳이다. 과연 제도권 학교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 학교의 교육 목표는 단순하다. ‘스스로 제 앞가림 할 힘’과 ‘함께 살 힘’을 기르겠다는 것이다. 그..
1. 청춘 윤구병 대학교 도서관을 둘러본다. 방학인데도 도서관 자리는 꽉 차있다.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걸까? 이들에게 방학이란 무슨 의미일까? ▲ 공부한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왜 공부하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나이 어린 늙은이, 나이 많은 청춘 예전엔 농활을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친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는 일은 꿈도 못 꾸며, 기득권 체제에 빨리 합류하기 위해 스펙을 쌓고 시험공부에 열중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의 표정은 굳어있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걷고 말엔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이들은 ‘애늙은이’다. 예술회관을 둘러본다. 여기저기 흩어져 농악을 배우고 있는 노인분들이 보인다. 장구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