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재 (1612)
건빵이랑 놀자
3.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 제고 1. 고교 학생부 기재 개선 1) 과도한 경쟁 및 사교육 유발 요소ㆍ항목 등 정비 -(인적ㆍ학적사항) 부모 정보를 삭제하고 인적ㆍ학적사항 통합 -(수상경력) 현행대로 기재하되, 대입 제공 수항 경력 개수 제한(학기 당 1개 이내, 총6개까지 제공 가능) -(자율동아리) 기재 동아리 개수를 학년 당 1개로 제한하고,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 사항만 기재(동아리명 및 간단한 동아리 설명만 한글 30자 이내로 기재) → 정규동아리(470자) 활동 활성화해야 하고 자율동아리(30자)보다 더 중시해야 함 -(소논문 활동) 소논문(R&E)은 학생부 모든 항목에 미기재 -(자격증 및 인증취득 상황) 현행대로 기재하되 대입 활용자료로 미제공 2) 학교 내 정규교육과정 교육활동 중심 기록 -..
목차 1. 과학 공부는 필요한가? 첫 만남, 그리고 방식 과학 공부는 정말 필요할까? 공부의 원의 2. 과학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원래의 의미에 가까운 공부란? 과학은 세상을 보고 궁금해 하는 데서 시작된다 과학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과학은 어떤 경우에 악이 되는가? 3. 과학은 선택이다 과학은 선택이다 1 – 납에 대한 과학적 신념 과학은 선택이다 2 – 자연을 위한 과학? 인간을 위한 과학? 과학은 선택이며, 맹신보다는 통찰이 필요하다 첫 과학사 특강을 듣고 난 후 인용 강의
3. 과학은 선택이다 과학이 하나의 체계이자 틀일뿐이라면, 어떤 기준에서 과학이 선이 되고, 악이 되는지 판단해보는 일도 중요하다. ▲ 종횡무진 학문과 학문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모르겠지만, 그게 이 특강의 핵심이다. 과학은 어떤 경우에 악이 되는가? 그래서 교수님은 바로 질문을 던지셨다. Q: “과학은 선일까요? 악일까요?” A: (긍정카드를 든 경우) 이혜린: “과학을 통해 혜택을 받으니, 과학에는 긍정적이다.” 이건호: “과학은 약이다. 현실에 도움을 많이 준다.” A: (부정카드를 든 경우) 박근호: “과학이 자본과 결탁하면서 진정으로 사회 발전을 견인하기보다 현실의 이득만을 탐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몇 십 년이 지나면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다.” 오승환..
2. 과학을 통해 세상 보기 ‘工’이나 ‘夫’나 어느 것 할 것 없이, 앎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과 소통해야 함을 의미하고 있다. 그건 곧 학문에 대한 관점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져야 함을 말하고 있으며, 과학공부라는 것도 그런 마음가짐에서 출발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강의가 아닌 활발하게 카드로 의사를 관철하며 이야기 나누느 강의이기에 활기가 솟는다. 원래의 의미에 가까운 공부란? 지금의 공부는 ‘남보다 선두에 서기 위한 수단’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 때문에 앎의 범주가 협소해지니 삶 또한 비루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진정한 공부는 세상과의 합일을 추구하여 앎의 촉수가 내면의 그윽한 곳에 머물기보다 외부와 사물로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고향을 아름답다고 ..
1. 과학 공부가 필요한 이유 학교에선 학생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특강을 듣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을 폭넓은 지식의 장으로 안내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덧붙여 한 강사의 특강을 여러 번에 걸쳐 심도 깊게 듣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2~3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듣기엔 ‘수박 겉핥기’나 ‘후추 통째로 삼키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지 ‘한 번 들어보긴 했지’하는 정도의 위안은 오히려 특강의 의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말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가 알고 있는데’하는 말일 것이다. 제대로 알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닌 몇 번의 경험만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그건 알고자..
아이들이 놀아야 나라가 산다 우연하지만 강렬하게 번개를 맞은 사람은, 그 자신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한다. 뭐 사후적으로 여러 이유(죄가 많다느니, 예정됐다느니)를 끌어댄다 해도 번개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번개와의 만남은 우연적이지만, 그래서 짧지만 존재를 뒤집어 엎을만한 강렬한 충격을 남기고 간다. 이게 어디 번개뿐이겠는가. 사람과의 만남도 이와 같은 것을. 우연히 다가와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첫 사랑이나 아무런 의미도 없는 줄 알았던 존재가 떠난 뒤 그 자리가 몹시도 컸음을 느꼈던 사람은 번개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우연한 스침이 빚어낸 놀라운 변화, 그게 바로 만남이 축복이 되는 지점인 것이다. 윤구병 선생님과의 만남을 생각할 때, 번개가 떠오르는 이유가 거기에 ..
목차 1. 청춘 윤구병 나이 어린 늙은이, 나이 많은 청춘 청춘되기의 힘겨움 윤구병의 외줄타기 2. 변산에 모여든 호모루덴스들 삶터ㆍ일터ㆍ배움터가 하나인 ‘변산공동체학교’ 호모 루덴스를 키우는 변산 공동체 학교 3. 청춘을 길러내는 변산공동체학교이길 바라다 아쉬운 점에 대해 청춘이 청춘을 기르는 교육 공동체를 꿈꾸며 인용 작품
3. 청춘을 길러내는 변산공동체학교이길 바라다 그런데 아무리 ‘변산공동체학교’가 남다른 학교라고해도 완벽한 곳은 아니다.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삐걱거리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해주지 못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에 대해 과연 ‘변산공동체학교’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학교 교육 체제 속에서 자라면서 겪는 가장 큰 손실은 어려서부터 스스로 시간을 통제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유치원 교육에서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제도 교육 기관은 아이들이 제힘으로 자기 적성과 취미, 그리고 삶의 리듬에 맞추어 시간을 통제하고 조절할 기회를 조직적으로 빼앗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그리고 싶어 하지만 끝나는 종이 울리면 ..
2. 변산에 모여든 호모루덴스들 윤구병 선생님은 남들이 모두 선망하는 대학교수직을 내려놓고, 자신이 지금껏 철학과 교수로 펼쳐왔던 철학적인 이념을 현실에서 펼칠 수 있는 곳을 모색하게 된다. 삶터ㆍ일터ㆍ배움터가 하나인 ‘변산공동체학교’ 그러던 그때 정착지를 변산으로 정했고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긴 산살림, 들살림, 갯살림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변산에 내려와 몸에 익지 않은 농사를 지으며, 공동체를 이루어 간다. 공동체엔 당연히 어린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변산공동체학교’는 바로 이런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곳이다. 과연 제도권 학교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 학교의 교육 목표는 단순하다. ‘스스로 제 앞가림 할 힘’과 ‘함께 살 힘’을 기르겠다는 것이다. 그..
1. 청춘 윤구병 대학교 도서관을 둘러본다. 방학인데도 도서관 자리는 꽉 차있다.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걸까? 이들에게 방학이란 무슨 의미일까? ▲ 공부한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왜 공부하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나이 어린 늙은이, 나이 많은 청춘 예전엔 농활을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친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는 일은 꿈도 못 꾸며, 기득권 체제에 빨리 합류하기 위해 스펙을 쌓고 시험공부에 열중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들의 표정은 굳어있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걷고 말엔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이들은 ‘애늙은이’다. 예술회관을 둘러본다. 여기저기 흩어져 농악을 배우고 있는 노인분들이 보인다. 장구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
홍세화씨는 어렸을 때 할아버지에게 ‘개똥 세 개’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걸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고 한다. 조금 먹기 위해 ‘개똥 세 개’라는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에 서당선생이 삼 형제를 가르쳤겠다. 어느 날 서당선생이 삼 형제에게 차례대로 장래희망을 말해보라고 했겠다. 맏형이 말하기를 “저는 커서 정승이 되고 싶습니다”고 하니 선생이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그럼 그렇지”하고 칭찬했겠다. 둘째 형이 말하기를 “저는 커서 장군이 되고 싶습니다”고 했겠다. 이 말에 서당선생은 역시 흡족한 표정을 짓고 “그럼 그렇지, 사내대장부는 포부가 커야지” 했겠다. 막내에게 물으니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장래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했겠다. 표정이 언짢아진 서당선생이 “그건 왜?”하고 당..
목차 1. 309일을 차디찬 철골조물에서 버티다 만나고 싶었다 고정관념 너머에 그 사람이 있다 고통스런 혁명은 혁명이 아니다 동지에 대한 마음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해고는 살인이다 2. 309일을 크레인에서 버티게 만든 힘 죽음을 각오한 투쟁, 웃음을 간직한 투쟁 적은 내부에 있다 웃으며 끝까지 함께 승리의 체험, 그것이야말로 민중된 기쁨 몇 가지 질문과 대답 인용 만남
한진중공업은 사상 최고의 영업 이익을 내고 있었다. 영업이익이 1700억이나 났지만 경영진은 174억원을 주식배당금으로 숨겼단다. ▲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죽음을 각오한 투쟁, 웃음을 간직한 투쟁 그리고 노동자와 함께 축하파티를 열긴 커녕 오히려 노동자를 구조조정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회사가 어려워져 십시일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잘 나가는 회사가 노동자를 잘라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구조조정 발표가 나오던 날, 김진숙 위원장은 주위의 남자 노동자를 쭉 바라봤다고 한다. ‘설마 이 중에 한 명은 크레인에 올라가겠지’하는 기대어린 시선으로 말이다. 그런데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이 그곳에 올라가야만 했노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라갈 때, 밧줄, 칼, 시너만..
난 순탄한 삶을 산 사람보다 맘껏 좌충우돌한 삶을 산 사람에게 끌린다. 그리고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산 사람보다 남과 어우러지는 삶을 산 사람에게 끌린다. 그런 삶에 끌린다는 건, 내가 그렇게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 여전히 정해진 길만 가려하고 내 문제에만 천착해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한 평생 맘껏 노닐다 가면 그 뿐’이라 외칠지라도 그렇게 할 만한 배짱이 없으며 ‘다함께’라는 구호를 들먹거릴지라도 공허한 울림에 그친다. 그런 나이기에 실제로 신념대로 산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다. 김진숙 위원장은 나에게 ‘자신의 삶을 산 사람’이며 ‘타인을 위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 아이콘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꼭 김진숙 위원장을 만나고 싶었다. ▲ 꼭 만나고 싶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만나게 되니..
실패하며 배운다 강동에서 부천 송내역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는 멀고도 긴 여정이다. 처음에 아이들에게 설명회에 같이 가자고 말했을 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왜 그곳에 가야 하는지 의미도 몰라 했고 먼 곳까지 가야한다는 데에 불만이 가득했다. 당연하다, 누군가가 이끌려서 하는 일엔 반가운 마음보다 거부감이 먼저 드는 게. 그럼에도 ‘무언가 건질 만한 게 없을까?’하는 기대와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과연 이 여행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2시에 시작한다고 했지만, 꼭 우리들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 2시 반이 되어서야 시작됐다. 우리가 들어갔을 땐, 많은 사람들이 어수선하게 다과를 먹으며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줬고, 아..
양평 슈타이니 학교 목차 1. 대안학교란 무엇인가? ‘대안학교’라는 큰 틀에 묶기엔 수많은 스펙트럼을 지닌 대안학교 어떤 의문 2.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의 모습이 숨어 있다 나에겐 너가, 너에겐 나가 시선의 변화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한다 교사의 힘이란 무엇인가? 3. 방문 후기와 옥천냉면 후기 학교의 성장은 교사진의 자리지킴으로부터 여행의 기쁨은 맛집 탐방 인용 지도 만남
3. 방문 후기와 옥천냉면 후기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니 해는 서서히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깊은 산골에 위치한 양평 슈타이너 학교는 단재학교보다 6개월 정도 일찍 출범했다. 그렇기에 학교가 시작된 지 3년째가 된 것이다. ▲ 다양한 공간들이 눈에 띈다. 학교의 성장은 교사진의 자리지킴으로부터 그 시간동안 학교의 규모가 어느 정도 갖춰졌고 선생님들의 진영도 어느 정도 갖춰졌다.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아직도 어려운 편이지만, 선생님들 얼굴에선 자부심과 여유가 느껴졌다. 이건 현실에만 치우치지 않고 내면 깊숙한 곳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힘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캠프힐’이란 마을공동체를 조직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단다. 처음은 미약하나 끝은..
2.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의 모습이 숨어 있다 깊은 산골로 굽이굽이 들어간다. 양평의 깊고 깊은 산골엔 이미 수많은 전원주택이 지어져 있었다. 도시 사람들은 귀농의 꿈을 펼치기 위해 저와 같은 흉물스런 광경을 연출했을 것이다. 도시근교에 살면서 도시적 혜택도 맛보며 시골의 한적한 기운도 느끼고픈 욕망의 극치를 보는 듯했다. 슈타이너 학교는 그와 같이 이미 지어진 전원주택을 빌려 학교 건물로 사용하고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환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학교건물이면서 삶의 터전인 학교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아이들이 손수 만들었다는 놀이터는 학교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부지 한 켠엔 그들이 강당으로 사용하는 비닐하우스도 설치되어 있다. 그곳에는 입학식을 한 흔적이..
1. 대안학교란 무엇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해도 진정 학생 개개인을 위한 교육을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일반학교의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들만 모인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강압적으로 국가‧사회 이념에 의해 짜인 촘촘하지만 삶과 괴리된 죽은 앎뿐인 커리큘럼을 넘어서 진정 한 개인의 성장에 맞추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곳이라 생각한다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건 대안교육이 제도교육의 한계에서 탄생한 것이기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 만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런 선입견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선입견은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선입견이 문제는 없는지, 사실과 다른 ..
2. 수능 체제 개편 1. 수능 과목구조 및 출제범위 1) 기본원칙 - 학생의 선택권 강화 및 부담 완화 - 2015 교육과정의 문ㆍ이과 구분 폐지 및 융합 취지 반영 - 대학의 수능위주전형 운영 가능 2) 세부 내용 - 국어ㆍ수학ㆍ직업탐구를 공통+선택형 구조로 개편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면서 학생 부담 완화 유도(국어ㆍ수학의 선택과목간 유불리 문제를 완화하려 선택과목 배점 합리적 조정 검토: 공통과목 75점, 선택과목 25점) - 사회/과학 탐구의 문ㆍ이과 구분을 폐지하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2과목까지 선택 가능 - 학생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기하, 과학Ⅱ 과목 출제 과목(영역) 2021 수능 2022 수능 국어 독서, 문학, 화법과 작문, 언어..
1. 대입전형 구조 개편 1. 정시 수능위주전형 비율 확대 1) 학생들의 재도전 기회를 위해 대학의 정시 수능위주전형 비율이 30% 이상(실제 시행 시 1~2% 올라감)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권고 -다만, 산업대학, 전문대학, 원격대학 등은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의 부대의견을 고려하여 제외 2) 재정지원과 연계, 기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재설계하여 수능위주전형 비율 확대 유도 ※ 수능위주전형 비율 30% 이상 대학에 사업 참여 자격조건 부여, 다만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30% 이상 대학은 자율 → 서울 소재 대학은 이미 30% 가깝게 뽑기에 소폭 늘어날 것임 2.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1)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 자율로 하되, 선발방법의 취지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과 연..
1. 대입 3년 예고제 1.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 다음 연도 3월 말까지 구분 대입정책 대입전형 대입전형 수시모집 정시모집 기본사항 시행계획 (전형계획) 모집요강 모집요강 발표주체 교육부 대교협 대학 대학 대학 발표시기 중3, 11월말까지 (3년 3개월 전) 고1, 8월 말까지 (2년 6개월 전) 고2, 4월 말까지 (1년 10개월 전) 고3, 4월 말까지 (10개월 전) 고3, 8월 말까지 (6개월 전) → 중3 때 ‘대입정책’을 대부분 11월말이 아닌 8월말에 발표하는 경우가 많음 → 고2 때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기본틀이 들어있기 때문에 ‘전형유형, 모집요강’이 들어 있기에 잘 살펴야함. → 고2 때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없는 정보: 전형일정, 원서접수 일정, 1단계 합격자&최종 합격..
목차 1. 교보문고의 5만 년된 나무 테이블 알아? 알아, 교보문고의 탁자? 숨겨진 이야기는 사물을 달리 보이게 만든다 나무가 던진 메시지, ‘너 혼자 잘났니?’ 2. ‘눈물 시리즈’는 준규식 호곡장론 책! 책! 책! 사람 책을 읽읍시다! 울어재낄 수 있는, 그 마음 3.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그 글에 대한 평가를 듣는다는 것 서마가 강림하사, 눈물 시리즈를 쓰게 하셨네~ 할렐루야! 1부의 흡입력, 2부의 가슴뭉클함 내 글에 대한 평가를 듣다 조회수, 좋아요가 뭐길래 완벽한 글이 아닌, 나의 글을 쓸 수 있나? 남자에게 관대한 풍토, 그걸 잊지 마 4. 교사는 학생에게 빌미를 주는 존재다 한 학생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 쇼를 하는 아이들 행동을 바꿀 만한 빌미를 주는 교사여야 한다 『박준규』..
준규쌤은 2009년에 단재학교를 열어 4년 동안 중고생들과 생활하다가 2013년에 단재학교를 떠나 지지학교를 개교하면서 초등생들과 생활하고 있다. 공교육 교사로 19년을 근무하고 대안학교 교사로 6년을 근무한 것이다. ▲ 지지학교는 1월 24일에 발표회를 마치고 3주 간에 방학에 들어갔다. 그 덕에 이 날엔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한 학생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 여기서 만나는 아이들은 공교육에서 나온 아이들이기에 획일성을 거부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아이들이라 할 만하다. 그 아이들 중 몇 명은 발작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단다. 화가 나서 격렬하게 화를 내며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어떤 것을 하기 싫으면 눈이 뒤집어져 생떼를 쓰거나 학교에 나오지 않고 버틴다거나 한다는 것이다. 공교육에..
준규쌤의 눈물 시리즈를 읽고 나서 그에 대해 말했다. “이번에 쓴 글은 저번에 썼던 ‘야매 이야기’에 버금가는 흡입력이 엄청난 글이던데요. 그리고 1부와 2부로 나누어 쓴 것은 오히려 신의 한 수였어요” 그러자 준규쌤은 한달음에 완성하고 싶었지만, 그때 하필 약속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두 편으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 2차로 인사동의 여자만을 찾았으나, 1년 전에 문을 닫았단다. 이곳에서도 꼬막을 먹었는데, 금요일 밤임에도 우리 밖에 없었다. 서마가 강림하사, 눈물 시리즈를 쓰게 하셨네~ 할렐루야! 물론 쓰는 사람 입장에선 글이 써질 때 마무리 짓는 게 좋다. 글이란 게 내 맘대로 써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무언가 내 안에 웅성거림이 있을 때 쓰면 1시간 만에도 몇 페이지를 쓸 수도 있지만, 그..
본격적으로 교보문고에서 자리를 옮겨 이야기 한마당이 펼쳐졌다. 대화는 두서없이 진행되었지만, 동섭쌤과 초등학교 교사 3명이 던져준 숙제로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던 나에게 어떤 실마리를 제공해줬다. ▲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역사와 함께 온다. 그러니 만나고 얘기 나누자. 책! 책! 책! 사람 책을 읽읍시다! 내가 단재학교로 들어오기 이전에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라는 프로그램을 2회에 걸쳐 진행했다고 한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 본 적이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몇 명을 섭외하여 도서관에 온 사람은 책을 빌리는 대신, 섭외된 사람을 빌린다. 그리고 그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얼핏 보면 ‘그건 그냥 수다 떠는 거 아냐?’라고 의아해할 법 하지만,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그..
목차 1. 수업의 재건을 말하는 교사들 니가 번개팅의 묘미를 알아? 제대로 된 교육은 교사의 열정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잘 돌아가는 시스템에 의지한다 너를 만나 나는 사라졌다 2. 수업의 해체라는 말이 던진 고민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수업의 재건이냐, 수업의 해체냐? 오해가 관계를 더 돈독히 한다 인용 눈덩이 프로젝트 만남
열띤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흐르고 있다. 민쌤이 이야기를 주도하고, 그에 따라 섬쌤이 자기의 견해를 덧붙이며 이쌤이 궁금한 것들을 물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섬쌤은 지금 교원대에서 교육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제 논문을 써야 한단다. 학자적인 기풍이 강하게 느껴졌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쌤이 “연구하고 싶은 게 있어서 교원대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 아니면 어떤 이유 때문에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라고 물었다. 저번 8월 모임 때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는데, 그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하느라 하지 못했던 질문이다. 이에 섬쌤은 “처음엔 교직에서 꿈틀거리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긴 했는데, 그러면 더 시간만 지..
땡볕이 작렬하던 한 여름에 눈덩이를 굴리겠다는 발칙한 제안으로 시작된 ‘눈덩이 프로젝트’는 8월에 갑자기 시작되었고, 그 달 26일에 밑도 끝도 없는 모임제안으로 8명(초등교사 5명, 대안학교교사 2명, 학부모 1명)이 모이게 되었다. 이 모든 게 새로운 이야기장을 만들고 싶던 섬쌤의 주도로 일어난 우연한 사건이었다. ▲ 작은 눈덩이는 목적의식 없이 그냥 구른다. 그러나 그 작은 움직임이 커진다. 니가 번개팅의 묘미를 알아? 그러고 나서 어느덧 5개월이 지나며 2016년의 새해가 밝았고 흥에 겨워 있던 그때 모이자는 제안이 온 것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저번에는 여름방학의 끝 무렵이었고, 이번에는 겨울방학의 끝 무렵이다. 이렇게 두 번의 경우가 어떤 일정한 패턴을 가질 경우, 호사가들은 ‘섬쌤은 방학 끝 ..
준규쌤은 단재학교를 2013년에 떠나 지지학교를 열었다. 단재학교에 있을 때 영향을 많이 주었던 분이고, 여전히 여러 생각을 한 아름 안겨주는 분이기에 한 번씩 만나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젠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기에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올해가 시작되며 맘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 준규쌤의 말을 듣고 어떤 단서라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최근에 준규쌤은 지지학교 연말 발표회를 함으로 7명의 학생들을 떠나보내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도 듣고도 싶었다. ▲ 지지학교 발표회의 하이라이트, 난타공연. 지민이는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했다. 알아, 교보문고의 탁자? 5시에 교보문고에서 만나니, “여기에 5만 년이 된 나무 탁자가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봤는데, ..
목차 1. 민들레란 타임머신에 올라타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비되어 가다 마비되지 않는 방법 다시 한 번 민들레란 타임머신에 올라타다 2. 시우 같은 사람들을 만나다 언제 만나도 좋은 이들 비빔국수, 모임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다 우리 주변엔 수많은 원더우먼들이 산다 3. 하나의 책엔 수많은 해석이 있다 말하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모여라 책의 세계, 신비하고 놀라워 책을 읽고 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 4. 책 제목부터 곤란하다 곤란해 『곤란한 결혼』을 이야기하며 한발 떼어보기 곤란하다, 곤란해 우리를 뜨겁게 만든 바로 그 책 5. 곤란한 결혼 NO! 선물인 결혼 YES! 결혼과 ‘설국열차’ 길리엄과의 공통점 결혼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 결혼이 선물이 되는 조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
아홉 번째 후기에서 인용한 영화 『터널』의 대사는 건설사 관계자의 발언이다. 그 발언을 듣고 있던 구조 책임자는 울분을 토하듯 다음의 대사를 뱉는다. ▲ 묘하게 세월호의 단상이 떠오르는 영화다. 나 외의 존재들을 짐으로 여기다 “저기요. 이정수씨는 도롱뇽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지금 저기 터널에 계신 분은 파충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사람! 그런데 자꾸 까먹는 것 같아서. 지금 저기 사람이 갇혀 있습니다. 사람이~” ▲ 우리는 자꾸 잊어버린다. 나만 생각하느라 내 주위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들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그렇다 우린 지금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살아가고 있다. 결코 나 혼자만은 살 수가 없고 살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자꾸 함께 살아가는 뭇 사람들을 까먹는다. 혼자..
어린아이는 티 없이 맑고 밝다. 별 것 아닌 것에도 까르르 웃고 자그마한 일에도 눈물을 터뜨린다. 그래서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에서 인간을 낙타와 사자, 그리고 어린아이 세 유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며 어린아이를 칭송한 것이다. ▲ 낙타는 묵묵히 순응하는 존재, 사자는 맞서는 존재, 하지만 어린아이는 인생을 즐기는 존재다. 돈이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다 그런데 점차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지닌 삶에 대해 무한히 긍정하는 마음을 망각하게 하고,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고정관념으로 덮어가게 한다. 더 이상 웃을 일도, 더 이상 울 일도 없이 표정은 사라지고, 감정은 가문 땅처럼 굳어지다 못해 쫙쫙 갈라진다. 살아 있기에 따뜻한 피는 흐르지만, 감정은 메말라 다른 존재에 대..
우치다 타츠루가 쓴 여러 책들을 읽다 보면 소통의 철학자인 ‘장자莊子’가 떠오른다. 우리는 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에 은둔하여 살던 ‘피세주의 철학자’로 장자를 떠올린다. ▲ 명대 화가 육치의 호접지몽 묘사도. 장자하면 이런 식의 은둔지사가 떠오른다. 우치다는 장자다 어느 임금이 장자를 (총리로) 초빙하려 하자, 이에 장자가 말했다. 자네는 제사에 쓰이는 소를 보았겠지. 비단옷을 입고 풀과 콩을 먹지만 끌려가 태묘에 들어갈 때에 이르러 비록 외로운 송아지(희생제물)가 된다한들 (그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或聘於莊子. 莊子應其使曰子見夫犧牛乎? 衣以文繡, 食以芻菽, 及其牽而入於大廟, 雖欲爲孤犢, 其可得乎! -『莊子』「列禦寇」 11 이 구절을 읽을 때면 권력을 싫어하고 체제에 포섭되는 것을 극도로 혐..
이런 역자의 우여곡절과 출판사 내부의 치열한 논쟁을 뚫고 마침내 『곤란한 결혼』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곤란한 결혼』의 불편한 부분 이 책은 누군가가 던진 질문에 우치다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책으로 옮겨놓은 구성이라 보면 된다. 그런 구성이다 보니 즉문즉설에서 느껴지는 한계가 이 책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여 ‘모든 게 다 네 탓’이라 느껴지게 한달지, ‘~해야 한다’는 투의 대답으로 어른이면 으레 할 법한 얘기를 한달지, 그가 싱글파파가 되어 딸을 양육할 수 있었던 여건과 지금 한국 사회의 싱글맘이 자식을 키우는 여건이 현격히 다름에도 자신의 이야길 보편화시켜 얘기한달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은 결혼..
세 번째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진 저자와 역자, 편집자의 생각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나오고 난 후엔 독자들의 생각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둘러싼 여러 요인들이 부딪히고 합력하며 한 권의 책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독자들끼리 읽은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책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모임엔 역자와 편집자가 함께 참석했으니, 책에 대한 주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 생활 자체가 철학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충분히 공감한다. 『곤란한 결혼』의 곤란한 출간 과정 역자인 박솔바로로 말할 것 같으면, 지금 지지학교를 운영하고 계신 준규쌤의 아들이다. 준규쌤과는 함께 일을 했던 적이 있어 역자와도 자..
『곤란한 결혼』이란 책이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저번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책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아 눈길을 잡아끌지만, 그것 이상으로 막상 책을 받아보면 사이즈가 작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까지 갖추고 있다. 책은 사륙판으로 만들어져 한 손에 쏙 하니 들어오는데다가 245쪽 밖에 되지 않아 모처럼 ‘스마트폰에 치여 흔적조차 사라진 독서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우치다쌤은 전문적인 용어를 섞어 쓰며 어렵게 글을 쓰는 타입이 아닌, 옆에서 얘기해주듯 편안하게 풀어쓰는 타입이니 읽는 부담까지 적다. 그러니 책을 받고 어찌 가만히 있을쏘냐. ▲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 그리고 두껍지 않은 볼륨. 아주 좋다. 결혼과 ‘설국열차’ 길리엄과의 공통점 결혼에 대한 관념은 청소년 시기엔 ‘백마 탄 왕..
최근에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불쌈꾼 백기완’이란 다큐를 봤다. 백기완, 그는 한국전쟁에서 학도병으로 참전을 했었고 늘 반정부세력으로 낙인찍혀 모진 고문과 오해를 당해왔다.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라 할 만하다. ▲ 80세가 넘으셨지만, 어느 자리에 가도 가장 전면에 앉아 계시던 백기완 선생님. 『곤란한 결혼』을 이야기하며 한발 떼어보기 이 영상에서 버럭 눈물이 났던 부분은 마지막 「묏비나리」라는 시를 읊조리던 장면에서였다. 이 시는 훗날 광주 민주항쟁의 주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만들어져 불리기도 했다. 맨 첫발 딱 한발 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도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 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 띠기에 언 땅을 들어 올리고..
비빔국수를 정말 맛있게 먹고 잠시 별나들이님과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제비꽃님과 장희숙님이 오시더라. 이로써 오늘 모이기로 한 멤버들이 다 모였고, 우리들의 얘기꽃은 본격적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 거실에 앉아 밖을 내다 봤다. 한 여름이지만, 구름이 껴서 선선해 보이는 날씨다. 말하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모여라 지금까지 1박 2일 모임에서 격월간지 『민들레』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호모쿵푸스』와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와 같은 단행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만 말하면 누군가는 ‘전 공부라면 치를 떨 정도로 싫어해서 아는 게 없어요. 그래서 별로 할 얘기가 없거든요’라고 생각하여 참여하는 걸 꺼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건 다른 누군가의 ..
올해 8월은 예년 8월과는 사뭇 달랐다. 비가 제법 내려 더위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했기 때문이다. 장마가 끝나 불볕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더위를 식혀줄 비가 내린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더욱이 지독한 가뭄으로 식수난까지 겪고 있던 때였으니, 축복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비를 중국 고전에선 ‘시우時雨’라 표현하고 그걸 우리말론 ‘단비’라 해석한다. 가물대로 가물어 땅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쫙쫙 갈라져 있을 때 내리는 비, 산불이 심하게 번져 미처 손 쓸 수 없을 때 내리는 비, 태양이 작열하여 사대강에 녹조가 창궐할 때 내리는 비가 바로 ‘시우’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화둥님 집엔 ‘春陽時雨(봄볕같이, 단비같이)’라는 글귀가 벽에 걸려 있다. 2년 전에 그 글귀를 보고 출처까지..
가슴 뛰게 하는 순간들이 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의 긴장과 설렘이, 날 가로막던 금기의 벽을 넘어설 때의 걱정과 불안이, 생판 모르던 사람들과 만날 때의 두근거림과 어색함이 가슴을 뛰게 한다. 그럴 땐 마치 ‘쇼생크 탈출’의 앤디가 비를 흠뻑 맞아가며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희를 온 몸으로 표현하듯 온갖 감정들을 맘껏 표현하고 싶어지며, ‘김씨표류기’의 김씨가 직접 밀을 재배하여 짜장을 만든 후 한 입 베어 물며 환희를 맛보듯 작은 행복이라도 흠뻑 맛들이고 싶어진다. ▲ 그 어떤 장면보다 뭉클한 두 장면. 가슴 뛴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시간이 흐를수록 마비되어 가다 그 얘기는 곧 너무도 익숙하여 어떤 고민도 안겨주지 않는 사람들만 만나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척척 진행되는 일만 반복할 때, 더..
19. 위기에서 빛난 리더십과 한계 ▲ 10월 6일(화) 상주시 → 문경새재 / 62.04KM 밥을 먹고 나서 못 찾았다고 속였던 캠코더를 갑자기 들이밀며, 한바탕 깜짝쇼를 했다. 자전거도 잘 고쳐졌겠다, 캠코더도 고장 난 데 없겠다 산뜻한 기분이 절로 든다. 이제 겨우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지 이틀이 지나 삼일 째가 되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시즌 2를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그건 아무래도 어제 저녁을 계기로 맘도 한결 여유로워졌기 때문이리라. ▲ 둘째날 리더로 우리팀을 이끈 민석이 리더 김민석이의 리더십, 긍정론 어제의 리더는 김민석이었다. 영화팀 막내로 시작하여 조금씩 리더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자전거 여행 중엔 처음으로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
목차 1. 선과 선은 마주쳐야 한다 어긋남은 축복이다 넘어진 그 자리에서만 일어설 수 있다 2. 미니멀하지 않은 거대한 마음을 선물 받다 엇나감이 만든 고마운 인연 5월은 행복이었네 3. 건빵이란 선과 앵두란 선의 마주침 남과 북이란 선이 마주치다 굳어버린 신념이 아닌, 탱탱볼 같은 열린 귀가 필요하다 궁금하던 앵두님을 알게 되다 4. 앵두 그늘 아래에선 민들레 피고 앵두나무 밑엔 민들레가 피어오른다 이야기란 만병통치약? 소통이란 설렘? 인용 만남
종로 한복판에서 정말 오랜만에 만났을 땐 약간 다른 것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크루즈 선원이나 다른 게 아닌,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앵두나무 밑엔 민들레가 피어오른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는 것과 코이카에 지원하여 해외자원봉사를 2년 정도 하는 것, 여러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하더라. 대학원 3년에, 코이카 2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5년이란 시간이 후딱 흐르게 된다. 함부로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사람이야말로 자기 좋아하는 것을 따라 잘도 다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 순간 왠지 모를 한파 때문인지, 인생의 서글픔 때문인지, 막막함 때문인지 비애감에 젖어 있던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하는 약간은 신선..
지금 한반도엔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다음 주면 북미정상회담을 할 것이고, 그 다음 날엔 지방선거도 할 것이다. 어쩌면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역동적이며 모든 희망을 한 아름 품고 있는 가능성의 시기이기도 하다. 남과 북이란 선이 마주치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이런 분위기가 되기까지 무수한 과정들을 지나왔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12월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남북의 대결모드는 계속 진행 중이었고, 머지않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름하야 일촉즉발의 상황, 북한은 핵실험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보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켓맨’이란 비하발언과 함께 격앙된 반응을 여지없이 보이고 있었..
발표준비를 위해 자료를 찾다 보니 원문파일이 없는 게 무척이나 아쉽더라. 공부 자료를 만들려면 어떻게든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고 종횡무진 누비며 이해해야만 좀 더 원 자료가 쉽게 이해가 됐으니 말이다. 엇나감이 만든 고마운 인연 그런데 이때 생각난 사람이 바로 고전번역원에 있는 후배였다. 나야 2010년 이후로 한문은 놨지만, 그 녀석은 그 후로도 더욱 발분하여 여러 번역작업에도 참여했고 꾸준히 공부를 해왔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 기간 동안 이미 나와는 넘사벽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주 간절하면서도, 아주 간곡한 목소리로 SOS를 외쳤던 것이다. 이럴 때 연락할 수 있는,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나 왜 이리 인복이 좋은 거냐^^). 바로 이 녀석과의 인..
리쌍의 오래된 노래 중에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가 나왔을 때 처절한 내용임에 비해 흥겨워 엄청 자주 들었고, 오죽했으면 2010년에 마지막 임용을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집의 이름에 이 노래 제목으로 쓸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노래에 푹 빠져 있던 때에 난 ‘사람은 선線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선은 어떤 것도 아니다. 그저 점과 점을 연결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어떤 지향점도, 어떤 사건도, 어떤 변화도 있지 않다. 하지만 선과 선이 마주치면 접점이 생기고, 거기에 또 다른 선까지 마주치면 삼각형이 되어 완전히 형질이 변화하게 된다. 그걸 도약이라 할 수 있고, 나라는 인간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계기로 들어서는 가능성이라 할 수 ..
목차 1. 공부를 벗어나 공부를 하게 되다 배우면 배울수록, 알면 알수록 내 생각에 고립되다 깨져야만, 무너져야만, 앎의 무가치를 알아야만 생각이 확장된다 기독교가 나에게 반공부의 깨달음을 주다 2. 도올과 건빵 한문이 재밌었어요 꼭 꼭 숨기보다 당당히 외치라 3. 인디스페이스와의 추억, 그리고 ‘나의 살던 고향은’ 『귀향』을 보러 인디스페이스에 갔으나, 인디스페이스는 없었다 인디스페이스를 다시 찾아 왔수다 『나의 살던 고향은』 첫 장면이 핵심이다 4. 고구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다 주몽은 흘승골성에 도읍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살던 고향은’에 자막이 거의 없는 이유? 5. 상상력으로 역사를 대하라 유적지가 뭣이 중헌디 상상력으로 유적지를 여행하라 길은 사람을 통해, 역사는 상상을 통해 태어난..
12. ‘나의 살던 고향은’ 질의응답Ⅱ 북한 얘기하기 전에 남한부터 바뀌어야 한다 Q 민족의 앞날에 가장 큰 숙제는 ‘남과 북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 인데요. 제가 학교 다닐 때 배우기로는 삼부자가 주민들에게 강압적으로 통치를 해서 주민들에게 끽소리 못하고 복종하게 만들었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듣기로는 북한 체제도 그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구조가 어느 때까지 유지가 될 건지, 그리고 통일이 언제쯤 가능할지 선생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A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시지 말고, 남한 정권이 바뀌어야 돼요. 북한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남한이 북한보다 더 개판이라고. 거긴 최순실이 장난을 하진 않아요. 우리가 북한 ..
11. ‘나의 살던 고향은’ 질의응답Ⅰ 우리는 역사를 잘못 알고 있다 Q 영화를 보니 그간에 상상으로만 알게 있던 것들이 구체화, 실체화되어 좋았습니다. 이 기회에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역사적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조선에 대해서도 지금과 같은 열정으로 한 번 전체적으로 조명해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A 김부식이가 『삼국사기三國史記』를 썼다는 것은 그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신라ㆍ백제ㆍ고구려의 건국을 시조설화를 빌려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엉터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 전에 아무 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문화도 없던 곳에 나라가 어찌 갑자기 건국이 됩니까? 삼국의 시작 자체를 순 엉터리로 기술한 것이죠. 지금의 우리의 감각..
10. 고구려는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며 새 패러다임을 만들다 그래도 풀리지 않던 건 고구려는 왜 중원을 향해 나아가지 않았냐는 점이다. 이 문제가 풀리질 않으니, 고구려가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수도를 옮긴 것이 자꾸 후퇴처럼 보인다. ▲ 미천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파헤쳐져 누가 보면 그냥 돌이 난자하게 엉클어진 곳인 줄 알겠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구려 패러다임을 완성하다 이에 대해 도올 선생은 고구려가 중원중심주의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가 바로 15대 왕인 미천왕美川王 무덤의 도굴 사건이었다고 얘기해준다. 미천왕 때 고구려는 옆 나라인 모용선비와 치열하게 다툼을 벌인다. 두 나라의 영토가 확장되는 만큼 서로의 전쟁은 불가피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미천왕은 죽었고, 고국원왕이 왕위를 잇게 된다..
9. 지도를 뒤집어본다는 것의 의미 그런데 도올 선생이 제시한 지도를 뒤집어보라는 방법, 어디선가 본 듯한 방법이다. 그러고 보니 이미 2014년에 반영된 『미생』이란 드라마에서도 나왔던 장면이다. ▲ 지도를 똑바로 본다는 것은 계림에서 시작되어 한양으로 수렴되는 역사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미생에 나온 지도를 뒤집어 본다는 것의 의미 12화에선 요르단 중고자동차 수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실제로 이 사업은 자원2팀 과장이었던 박과장이 추진했던 사업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게 걸려 사업은 흐지부지 됐다. 이렇게 안 좋게 끝난 사업의 경우엔 회사의 불문율처럼 아무리 사업성이 있다 해도 치부라 생각하여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장그래는 그게 못내 아쉬운지 다시 시작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
8. 당연함을 전복시켜라 지금껏 우린 역사를 배워오면서 중원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중원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사회가 안정이 되고 문명국이 된다고 배워왔다. 그런 시각은 한반도를 한없이 변방국가로 인식하도록 만들었고, 임진왜란 이후엔 청나라에 의해 무너진 중화주의가 한반도로 왔다는 ‘소중화小中華’로까지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이런 시각으로 고구려를 보니 그렇게 광대한 영토를 점령하여 승승하다가 장수왕 때에 이르러 동북지역에 있던 수도를 평양으로 천도했다는 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아시아의 나라들이 원나라나 청나라처럼 중원을 차지한 경우엔 역사책에 기록되며 역사를 이어간데 반해, 그렇지 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되었기에, 고구려 수도를 중원이 아닌 한반도로 천도했다는 게 상식..
7. 신라 패러다임과 국정화 교과서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삼국에 대한 상식은 김부식金富軾(1075~1151)이 쓴 『삼국사기』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된 내용이다. 김부식은 그 당시 내려오던 『구삼국사』를 저본으로 삼아 새로운 삼국의 역사서를 편찬했다. 하지만 『구삼국사』라는 책이 현재는 전해지지 않기에 어떤 내용을 첨가했으며, 어떤 내용을 뺐는지는 알 수가 없다. ▲ 지금 남아 있는 삼국에 대한 가장 오랜 된 기록물이 [삼국사기]다. 그러다 보니 우린 이 기록에 갇힐 수밖에 없다. 역사서에 기록되기 이전에도 나라는 있었다 그런데 『삼국사기』엔 삼국 이전의 역사는 누락되어 있고, 삼국의 시조를 모두 난생卵生으로 처리했다. 난생이란 알에서 태어났다는 뜻으로 부계혈통 및 과거를 지워내는 방식이다. 그러니까..
6. 신라 패러다임에서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나의 살던 고향은』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구려 패러다임’에 알아야한다. 지금껏 우린 알게 모르게 자학사관이나 신라중심사관에 빠져 우리의 역사를 비하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밖으론 늘 강대국의 침략에 꼼짝없이 당하는 나라로, 안으론 권력과 돈에 눈이 먼 권력자들의 아귀다툼에 시름하는 나라로 인식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역사수업을 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는 늘 당하기만 하는 역사잖아요. 그래서 공부하기가 싫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런 식의 자학사관이나 ‘신라 패러다임(신라중심사관)’으로 우리 역사의 무대는 한없이 좁아졌고 부정적인 시각만이 판을 쳤다. 이때에 도올 선생이 제시하는 방법이 바로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자’는 ..
5. 상상력으로 역사를 대하라 또한 이 영화는 소제목을 간간히 넣어서 다음에 펼쳐질 내용을 상상하게 만든다. ‘삼배가 아니라 오배다’, ‘걸어가는데 그냥 눈물이 나온다’, ‘역사는 감이다’와 같은 소제목은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다. ▲ 장군총엔 바람과 중력에 무너지지 말라고 각 면마다 거대한 세 개의 돌을 대어놨다. 이런 큰 돌을 운용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는 얘기다. 유적지가 뭣이 중헌디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소제목만큼 그 장면 하나하나를 제대로 전달해주는 제목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영화가 다 끝난 다음엔 소제목만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그 당시에 어떤 장면들을 봤는지 머릿속에서 저절로 떠올라서 내용을 곱씹기에 좋다. 이 영화에..
4. 고구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다 『나의 살던 고향은』의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도올 선생이 거닐었던 길을 따라 우리도 함께 거닐며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백두산 정상에서 “홍익인간!”이라 힘주어 외치는 도올선생의 결기 어린 목소리를 듣게 되며 스텝룰을 보게 된다. 그만큼 적당하고도 간명한, 그러면서도 여운이 남는 상영시간이라 할 수 있다. ▲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고 있다. 첫 개봉일이니만치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 주몽은 흘승골성에 도읍할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는 각 유적지마다 도올 선생이 직접 발로 걸으며 그때 느꼈던 감회를 들려주고, 거기서 미처 말하지 못한 역사적인 사실은 연변대학 숙소에서 보충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니 이 영화는 한 편의 ‘도올..
3. 인디스페이스와의 추억, 그리고 ‘나의 살던 고향은’ 8시부터 시작되는 『나의 살던 고향은』을 보기 위해서는 인디스페이스에 가야 한다. 2014년엔 돌베개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책씨(책+Cine, 영화도 보고 영화 내용과 관련된 돌베개 책도 읽는 행사)’라는 프로그램에 동참하여 『탐욕의 제국』과 『다이빙벨』을 인디스페이스에서 볼 수 있었다. 무언가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사회 문제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처럼 느껴질 때 책씨에 참여했던 것 같다. 그 당시만 해도 인디스페이스는 서울역사박물관 옆 건물에 있었다. ▲ 2014년엔 책씨에 두 번이나 참여했다. 그 덕에 좋은 영화도 보고 책도 읽었다. 『귀향』을 보러 인디스페이스에 갔으나, 인디스페이스는 없었다 2014년엔 두 번이..
2. 도올과 건빵 그런 깨달음의 근저엔 도올 선생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그 전에 티비를 통해 도올 선생의 강의를 어렴풋이 들은 기억만이 있을 뿐이다. 그땐 단순히 ‘강의할 때 소리를 지르는 사람’ 정도로 받아들였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서 너무도 거대한 산이며,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는 강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 예전에 몰랐을 때만 해도 도올 선생은 그저 소리만 지르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한문이 재밌었어요 더욱이 나의 전공이 ‘한문 교육’이다보니, 도올 선생의 책들이 어렵긴 해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한문공부의 재미도 느끼게 됐으며,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갖게 됐고, 공부의 의미도 알게 됐다. 우선 한문은 그저 어려서부터 해왔기에 해야만 하고, 막상..
1. 공부를 벗어나 공부를 하게 되다 2016년 11월의 한국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토요일이면 데이트도 해야 하고, 푹 쉬기도 해야 하고, 놀러도 가야 함에도 벌써 5주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20만명으로 시작된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는 5주차에 이르러 날씨는 훨씬 추워졌고, 첫눈까지 내리는 굳은 날씨였음에도 150만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분명 우린 한국에 살면서 매번 ‘무언가 잘못됐다’, ‘살기에 너무 팍팍하다’, ‘하시고 편할 날이 없다’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게 선뜻 무엇이 잘못인지,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말하진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잘못된 한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고, 그에 격분한 시민들..
목차 1. 여는 글: 당신이 지금껏 본 옛이야기는 엉터리다 같은 뿌리, 다른 이야기 원전을 알아야 옛이야기가 보인다 2. 전공과 생활 사이, 이상과 현실 사이 수많은 뿌리는 하나의 줄기로 자란다 예술인은 경계인이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사람에 의한, 평범한 사람을 위한 민담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 결핍을 채워주고 보편의 가치를 담은 옛이야기의 힘 결핍을 채워주는 예술의 가치 예술이 지닌 가치를 보여준 명작, 『수호의 하얀말』 넓이는 깊이를 포괄한다 세계 문학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옛이야기 4. 같은 내용의 옛 이야기가 여러 나라에 있는 이유 유럽에도 있는 ‘쥐의 혼인’ 설화 세계에 두루 퍼져 있는 동일한 이야기의 비밀 5.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로 본 흐름의 중요성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건호와 『옛이야기와 어린이책』을 공부하려 할 때만 해도, 이렇게 일이 커질 거라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이미 여는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동화책’이란 관점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공부하며 그러한 관점이 ‘옛이야기’란 관점으로 바뀌어, 그 가치를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이야기를 전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지도 알게 되었다. 이래저래 모르지만 걸어갔던 길이 나에겐 엄청난 의미로 다가온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안 해도 될 이유는 지천에 널렸다 공길: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 / 장생: “아니, 싫다!” / 공길: “그럼 왕으로 나면 좋으련?” / 장생: “그것도 싫다! 난 광대로 다시 태어날란다.” / 공길: “이 놈아. 광대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 / 장생: “그러는 니년은..
‘놀부가 박을 여니, 도깨비들이 나와 놀부를 벌준다.’ 『흥부놀부』에 이와 같은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을 보고 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걸 눈치 챘는가? 아마 한 명도 이상한 점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나오는 책에도 이런 내용은 들어있기 때문이다. 『흥부놀부』를 통해본 도깨비의 원래 모습 이런 내용을 읽는 사람들은 도깨비는 ‘징벌자(벌주는 존재)’라고만 생각하게 되고 우리의 의식 속에 있는 도깨비라는 이미지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도깨비는 잘한 사람에겐 상을 주고 못한 사람에겐 벌을 주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도깨비를 징벌자로만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일본의 귀신인 ‘오니おに’의 영향이 컸다. 그건 곧 일제시대 당시 일본이 우리의 민족정기를 ..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해석하면서 이야기한 것처럼 옛이야기의 흐름은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아무리 현대적인 의미로 보아 좋은 장면이 있다고 할지라도 함부로 삽입할 수 없으며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건 이상적인 눈, 코, 입, 얼굴 골격을 합친다 해서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사람의 인상이란 조화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부분적인 요소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옛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은 이야기의 유기적인 속성을 먼저 파악한 후에 흐름을 깨지 않는 선상에서 고쳐야 하는 것이다. 또한 옛이야기를 보는 사람들도 그 유기적인 흐름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그럴 때에야 옛이야기의 깊은 맛이 살아난다.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두 가지 흐름 『..
단재학교에서 카자흐스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준규쌤은 “‘쥐의 혼인 설화’는 카자흐스탄에도 똑같이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비슷한 민담이 있다는 것은 어떤 공통의 정서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고, 그건 좀 더 비약을 하면 민족의 뿌리가 같다는 말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환희 선생님에게 ‘쥐의 혼인’이란 민담이 카자흐스탄에도 있는 걸 알고 계시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카자흐스탄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유럽 쪽에도 그와 유사한 민담이 있다고 대답해주시더라. 유럽에도 있는 ‘쥐의 혼인’ 설화 ‘쥐의 혼인 설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 테니, 그 이야기를 잠시 읽어보도록 하자. 두더지가 새끼를 위해 좋은 혼처를 구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오직 하늘이라 가장 높다고 여겨서 하늘에 청혼을 하였다. ..
욕망이나 욕심을 버리면서까지 예술에 빠져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게 궁금했는데 선생님은 “예술은 우리 삶에서 결핍된 부분을 채워준다.”라는 말로 그런 물음에 대답해주셨다. 결핍을 채워주는 예술의 가치 결핍, 그건 어느 순간이고 내면의 깊은 곳에서 고개를 내밀려 하는 원초적인 두려움이다. 내면 깊은 곳에 감춰져 있을 때는 모든 사람이 크게 문제될 것 없이 살지만, 조금이라도 머리를 내밀라치면 누구든 괴로워하며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결핍은 박노해 시인이 말했듯 ‘건너뛴 삶’의 한 단면이어서 ‘건너뛴 시간만큼 장성하여 돌아와 어느 날 내 앞에 무서운 얼굴로 서서 성공한 자에겐 성공의 복수로, 패배한 자에겐 붉은 빛 회한을 남겨주는 것’일 수도 있고, 심리학자들이 말하듯 ‘유아기의 트라우마’일 수..
춘천교대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가볍고도 무거웠다. 이런 식으로 저자를 찾아간다는 것이 김환희 선생님에게든 우리에게든 신나면서도 그 반면에 어색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춘천교대 홍익관 305호의 문을 노크하자마자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김환희 선생님의 첫 인상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아주머니 같은 편안한 인상이었다. ▲ 김환희 선생님을 만나러, 춘천교대에 왔다. 수많은 뿌리는 하나의 줄기로 자란다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을 자주 그리곤 했지만 그 그림이 그렇게 맘에 들진 않았단다. 그런 사정 때문에 미술은 관두고 문학 작품을 정신없이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학교에 가서는 불어를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선 ‘비교문학’으로 전공을 ..
『옛이야기와 어린이책』을 공부 교재로 선정할 때만 해도, 이 책을 통한 작은 만남이 큰 인연으로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 때만 해도 옛 이야기책은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었고, 문자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 그림과 글을 유기적으로 배치하여 읽기 편하도록 만든 ‘유아용 교재’라는 일반적인 생각만 있었다. 그랬기에 건호와 함께 이 책을 공부하기로 하면서 정한 목표는 ‘문자에 익숙해지고 그림을 통해 책이란 사물에 친숙해진다’였을 정도로, 옛 이야기책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런 목표와는 상관없이 충격적인 것이었다. “지금까지 당신이 본 동화책은 동화책이 아니무니다.”라는 갸루상의 말과도 같은 것이었으니 말이다. 동화책을 보고서 동화책을 봤다고 말..
목차 1. 여는 글: 평범한 삶을 꿈꾸며,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다 평범한 삶이란 목표 궁하면 통한다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세상을 열린 눈으로, 생각으로 보자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는 자 2. 용산참사: 용산개발이 부추긴 용산참사 용산개발 사업 어민을 거지로, 세입자를 때쟁이로 누굴 위한 국가기관인가? 신속한 출동 명령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제목에 감춰진 진실 용산사태를 묻기 위한 조처들 욕심이 화를 낳다 준비되지 않은 작전 화재를 막을 수도 있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4. 쌍용차 사태: 평택에 몰아친 자본의 습격 회사가 어려워졌으니 당연히 구조조정을 해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 1년 사이에 회사의 유형자산이 1/2로 뚝 떨어지다 이유도 모른 채 일자리에서 잘리다 5. 쌍용차 사태: 강경진압과 베스트 처리..
6. 닫는 글: 자본이 쳐둔 그물망을 전태일 정신으로 넘기 용산참사에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쌍용차 사태로 22명의 희생자가 났다. 도합 28명의 목숨이 자본의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 사라지고 만 것이다. ▲ 두 사태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론이 모든 것을 덮어씌웠다. 박근혜의 목숨〈 28명의 목숨 2006년에 박근혜 대표가 ‘5세훈이’의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를 때, 칼날테러를 당했다. 상처가 깊지도 않았는데, 테러범(?)은 연일 언론에 신상을 털렸고 징역 10년형을 구형 받았다. ▲ '살인적 테러리즘이 발붙지 못하도록 엄정수사하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한 사람이 단지 살짝 상처 입었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면, 28명이 목숨을 잃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더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어야 맞다. 하..
5. 쌍용차 사태: 강경진압과 베스트 처리사건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노동자들은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77일간의 투쟁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들이 그곳에 들어갈 땐, 비장한 각오보다는 단지 살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을 것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 시름을 앓던 여름날 사측은 단전단수를 한다. 철판으로 둘러싸인 공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건 상관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쪄 죽고, 갈증 나 죽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부의 자원봉사자들은 생수를 공장 안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했지만 사측은 정문을 컨테이너로 막고 ‘공장 안에 생수가 차고 넘친다’며 거부했다. ▲ 정문앞에 생수는 차고 넘쳤으나, 공장 안엔 마실 물이 없었다. 점거농성에 돌입한 사람들을 말라죽이다 ..
4. 쌍용차 사태: 평택에 몰아친 자본의 습격 2008년 12월말 대주주인 상하이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 인수 이후 기술 투자는 하지 않고 기술만 빼먹고 튀겠다(먹튀)는 것이었다. 국가의 기간산업을 다른 나라가 기술만 빼먹고 내빼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대한민국 정부는 어떤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회계법인을 통해 회생계획서를 제출한 것이다. 그 내용이 바로 2,646명을 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파산법원은 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때문에 2,646명과 3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 순간에 직장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었고 원통함을 세상에 알리려 평택 공장에서 77일간 점거 농성을 하였으나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끝나고 말았다. ▲ 도장2공장 옥상에서 진압 작..
3. 용산참사: 두 개의 문 영화프로젝트팀은 『두 개의 문』이란 다큐를 보며, 용산참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다큐는 진압에 참여했던 경찰의 육성을 들려주며, 용산참사가 얼마나 우발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얼마나 사건 은폐를 위해 분주했는지 보여준다. ▲ 이 다큐를 보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됐다. 이 포스터의 배우는 [송곳]의 작가인 최규석씨다. 제목에 감춰진 진실 왜 하필 다큐의 이름을 『두 개의 문』이라고 했을까? 그냥 단순히 두 개의 문은 진압작전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4층에서 바라보면 옥상으로 올라가는 문은 두 개가 있다. 그 중 한 문은 망루로 올라갈 수 있는 반면, 한 문은 창고로 이어지는 문이었다. 그런데 특공대는 어느 문이 망루로 이어지는 문인지 몰..
2. 용산참사: 용산개발이 부추긴 용산참사 문제: 수도권에 미군기지가 있는 나라는? ▲ 남산타워에서 보는 용산 쪽 풍경. 미군기지와 중앙박물관이 보인다. 용산개발 사업 답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이다. 그것도 금싸라기 땅인 용산에 미군기지가 있다. 6.25 당시 이승만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일체를 유엔군 사령관에 이양했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유엔군 사령관의 작전 명령을 하달 받으며, 한국전쟁을 수행하게 됐다. 독립국가가 되려면 작전지휘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애석하게도 6.25때 최고 통수권자가 알아서 다른 나라에 자국의 지휘권을 헌납하고 말았다. 과연 한국은 독립국가인가? 용산에 미군기지가 들어설 수 있었던 데엔,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에 ..
1. 여는 글: 평범한 삶을 꿈꾸며, 부속품이 되길 희망하다 최근까지 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다. 편모슬하 가정에서 어머니는 가족을 책임질 수밖에 없었고 형은 가장 역할을 대신하며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다. 넉넉하진 못했지만, 어머니와 형이 열심히 일해서 그나마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삶이란 목표 하지만 돈이 없어 쩔쩔 맬 때도 있었다. 고등학생 때 교복을 사려면 14만원이 필요했는데, 그 돈이 없어 여기저기 아쉬운 소리를 하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학비를 낼 수 없어서 ‘근로 장학생’이 되어야 했다. 등교하자마자 소각장에 가서 각 학급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분류해서 태우는 게 내 임무였다. 아이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에 와서 0교시 자습을 할 시간..
목차 1. 여는 글: 인연론 인연에 대한 오해 인연이란 단어의 원의 2. 돌베개 출판사와의 인연 한문이란 전공이 만들어준 인연 출판사 이름을 멋대로 해석하다 3. 돌베개 출판사와의 마주침 출판사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되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 4. 다이빙벨: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기억 4월 16일 골든타임을 허비하다 하는 척만 하는 구조기관 두 눈 뜨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다 5. 다이빙벨: 세월호 사건 속 다이빙벨의 의미 세월호에서 다이빙벨의 의미 화제의 『다이빙벨』, 그 前과 後 ‘다이빙벨’의 의미 변질 6. 다이빙벨: 다이빙벨은 실패해야만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다이빙벨』과 문화로서의 출판을 하는 돌베개의 만남 투입을 못하도록 막고 또 막고 7. 다이빙벨: 언론 속 다이빙벨과 이종인 ..
13. 닫는 글: 이제는 취할 시간이다 인의 존재가 되어 총기 가득한 눈망울과 드넓은 포부로 삶의 우연을 긍정하게 되었다면, 이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 된다. 내가 ‘돌베개 출판사’와 『탐욕의 제국』, 『다이빙벨』과 마주쳐 공명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인의 존재가 된 그대 또한 새로운 관계들과 마주쳐 인연을 만들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인이 된 그대들, 취하라 홍리경 감독처럼 ‘다수의 목소리에 묻힐 수밖에 없는 소수의 처절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려는 공감능력을 지니든, 이상호 감독처럼 ‘77분의 고급화된 욕’을 통해 ‘문화적 짱돌’을 던지려는 삶의 적극성을 지니든, 자신이 인의 존재로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면서 살면 된다. 취하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
12. 닫는 글: 인의 존재가 되어 인연을 향해 지금까지 우연한 마주침이 일으킨 변주로 인해 ‘돌베개 출판사’와 마주쳤고, 출판사와의 마주침이 빚어낸 연쇄작용으로 『다이빙벨』, 『탐욕의 제국』이란 영화와 마주친 이야기를 했다. ▲ 돌베개출판사, 이러한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준 이상호, 홍리경 감독님께 감사를. 우연 속에 인연이 싹튼다 이러한 마주침을 통해 ‘인연因緣’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인연은 내가 계획한 상황 속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우연한 상황 속에서, 그것도 그 당시엔 어떠한 의미인지도 모르던 상황 속에서 일어난다고 말이다. 왜 우연한 상황에서 인연이 만들어지는지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의도한 상황이란 건, 그 밑바탕에 계산에 따른 정신의 과잉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그..
11. 탐욕의 제국: 고전으로 살펴보는 윤리적 기업이란? 그렇다면 기업의 윤리성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자본 중심의 기업 구조’를 ‘사람 중심의 기업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깨달음은 이미 선조들의 지혜 속에 들어있었고 당연히 우리에게도 전수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로 급격하게 변해가면서 가장 먼저 제거하려 했던 게 이러한 지혜였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끝없는 욕망을 인간의 본성으로 받아들이게 하며, 그 욕망을 극단으로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하는 구조인데, 선조들의 지혜는 이에 반하기 때문이다. ▲ 질문에 답변을 해주고 있는 홍리경 감독. 『대학』과 ‘경주 최부자의 가훈’으로 보는 기업윤리 잃어버린 선조들의 지혜는..
10. 탐욕의 제국: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치는 삼성의 민낯 ‘책씨’란 기획으로 홍리경 감독의 『탐욕의 제국』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탐욕의 제국』은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백혈병에 걸렸지만 삼성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잘못을 덮어씌웠다. 이에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기업에 바치는 영화다. 핵가족화를 부추기는 기업, 하지만 ‘또 하나의 가족’이길 바라는 삼성 삼성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며 일면식도 없는 고객들을 가족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우치다 타츠루內田 樹(1950~ )는 ‘기업은 이윤달성을 위해 대가족을 핵가족으로 쪼개고, 그것도 모자라 핵가족을 일인가족으로 만들..
9. 탐욕의 제국: 영화와의 마주침 우연한 마주침이 일으킨 작은 변주가 ‘책씨’로까지 이어지는 과정도 다이내믹하다. 그래서 ‘삶은 알 수 없다’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페이스북을 통해 돌베개 출판사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출판사가 파주에 있기에 대부분의 행사는 그곳에서 진행되지만 서울에서도 적지 않은 행사를 하고 있었다. 마주침은 거리의 문제가 아닌 마음의 문제 전주에서 살았을 때만해도 대도시에서 하는 행사들을 보면, ‘그림의 떡’으로 생각하며 참석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럴 땐 지방에 산다는 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어서 ‘서울에서 살게 된다면 모든 행사에 다 참여할 거야’라고 외치곤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막상 서울에 올라오고 난 후엔 그러한 포..
8. 다이빙벨: 이 영화는 문화적 짱돌이다 인디스페이스 영화관이 거의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내내 누구 하나 소리 내지 않고 봤다. 77분짜리 영화를 보며 그렇게 거대한 벽에 좌절하며, 그러면서도 가슴 아프게 본 영화가 얼마나 될까. 그 울분은 ‘위험할 때 정부가 달려와 구조해줄 거라 철석같이 믿었던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 극에 달했다. 세월호 구조현장에 ‘사람의 목숨을 살리려 하는 정부’는 없었고, ‘조직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해경과 해수부’만 있었던 것이다. ▲ [다이빙벨]은 77분의 고급화된 욕이자, 문화적 짱돌이다. 다이빙벨의 진실을 알고 싶으면, 『다이빙벨』을 보라 영화의 짜임새에 대해서는 솔직히 영화를 보기 전엔 걱정이 되었다. 이 영화는 영화를 위해 제작된 것..
7. 다이빙벨: 언론 속 다이빙벨과 이종인 우여곡절 끝에 다이빙벨이 투입되었다. “기존작업에 방해되고 기 설치된 바지선과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투입할 수 없다고 하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런 문제없이 5분 만에 투입은 완료되었다. 언론의 반응을 통해 본 다이빙벨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이빙벨을 내렸을 때, 벨 안에 에어포켓이 형성되지 않고 계속 물이 차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투입한지 20분 만에 다시 꺼내야만 했다. 문제를 확인해 보니, 공기케이블이 훼손되어 있었다. 고의적으로 누가 훼손한 것인지, 투입 도중에 훼손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투입된 지 20분 만에 문제가 발생하자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실패했다는 기사(다이빙벨, 실효성 논란? “투입 20분 만에 고장” ‘절망’..
6. 다이빙벨: 다이빙벨은 실패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이빙벨’이 투입된다는 기사와 보도가 대대적으로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당연히 투입하기로 결정된 다음날(26일)에 투입되어, 확연한 구조성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 돌베개출판사의 '돌베개 책과 독립영화의 만남'은 도발적이다. 그래서 맘에 든다. 논란의 중심에 선 『다이빙벨』과 문화로서의 출판을 하는 돌베개의 만남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여전히 구조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이에 주요언론들은 ‘이종인 다이빙벨 실패 “죄송하다”..“유가족들 상처는 어쩌고?” (조선일보, 5월 2일)’, ‘“다이빙벨 만능” 혹세무민한 방송, 지금은 왜 말이 없나 (동아일보, 5월 3일)’, ‘수중 23m 내려갔지만 .. 실패로 끝난 다이빙벨 (중앙일보, 5월 2일..
5. 다이빙벨: 세월호 사건 속 다이빙벨의 의미 대통령과 총리, 관계부처 장관들이 현장을 찾아 구조작업을 격려했고, 실의에 빠져 있는 유가족을 위로했다. 매일 밤 메인뉴스로 세월호 관련보도가 흘러나와, 금방이라도 뒤집힌 배를 건져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그림. 세월호에서도 언론왜곡은 그대로 드러났다. 세월호에서 다이빙벨의 의미 하지만 설레발이었을 뿐이었다. 사고발생 210일 만인 2014년 11월 11일에 실종자 9명을 끝내 찾지 못한 채 수색이 종료되기에 이른 것이다. 세월호의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기 위해서는 ‘다이빙벨’이란 키워드를 관통해야 한다. 다이빙벨은 ‘JTBC 뉴스 9’에 해난구조 전문..
4. 다이빙벨: 2014년 4월 16일 그 날의 기억 4월 16일 인천항에서 출발하여 제주도로 가던 세월호라는 여객선이 진도 부근 맹골수도에서 급변침急變針을 하며 침몰했다. 그 여객선의 승객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객이 대부분이었기에 단재 아이들도 술렁이기 시작했지만,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새벽에 벌어진 일이라면 모를까, 환한 대낮에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기에 당국이 온 역량을 결집하여 보란 듯이 구조작업을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시의 술렁임을 멈추게 하고 계속 수업을 진행하였던 것이다. 오후 3시 30분에 체육을 하러 헬스장에 가서야 화면을 통해 침몰하는 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터넷..
3. 돌베개 출판사와의 마주침 ‘출판사 이름의 연유가 그럴 것이다’고 짐작하며 시간을 지내왔다. 임용공부를 하던 시기를 지나 대안학교 교사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 페이스북으로 출판사의 소식을 간간이 들으며 인연을 계속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돌베개 책과 독립영화의 만남’을 보러 인디스페이스에 갔다가 『돌베개 2014 도서목록』이라는 책을 보고 나서야 출판사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 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그 순간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웅대한, 그러면서도 절실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돌배개란 이름은 바로 장준하 선생님과 관련이 있었다. 출판사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되다 장준하 선생이 유신 시대로 접어드는 암울한 시기에 항일 운동을 했던 기억을 되살펴 펴낸 수필집의 이름이 바로 『돌베개』..
2. 돌베개 출판사와의 인연 실상 대학생 때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책은 거의 읽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 공부 풍토 상 책읽기와 공부는 별개였고, 나 또한 그런 고정관념을 그대로 받아들여 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임용에 합격하겠다’는 만용과도 같던 꿈이 좌절된 후가 되어서야 드디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현실의 고통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나의 역량을 키워야만 했고,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나보다 앞서서 산 선배들의 조언과 응원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던 시기에도,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시기에도 나와 자주 마주쳐 공명하던 출판사가 있었던 것이다. 그 출판사가 바로 ‘돌베개 출판사’다. 그 인연론을 한 번 들어보자. ▲ 파주에 있는..
1. 여는 글: 인연론 살아가면서 가장 큰 자산은 돈도 명예도 아닌 인연이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쳐, 일으키는 수많은 변곡점變曲點이 인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 풍부함이란 게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일 수도, 부정적인 방향의 변화일 수도 있다. 그게 설혹 부정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할지라도 악연惡緣이라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 어떤 책에서 나온 글처럼, 그 당시의 나에게 있어서는 악연이었다 할지라도 다른 상황, 다른 순간에 만나면 전혀 다른 인연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하기에 ‘어떠할 것이다’라고 미리 선을 긋고 앞뒤 재며 우유부단하게 멈춰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와 마주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힐 수 있도록 부단히 나아가야만 한다. ▲ 인연과 어떻게 마주치느냐에 따라 ..
목차 1. 민들레 읽기 모임엔 따뜻함이 있다 말을 잘 못해도, 아는 게 없어도 그대 그대로 오시오 민들레 읽기모임에 오면 제삼자가 말하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따스한 사람들이 나눈 수다 속으로 2. 노인들은 어린이들을 품어주고 안아주는 존재이지 않나요? 민들레 모임에서 대화만큼 중요한 건, 바로 먹는 것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가? 방과 후 학교가 혐오시설이 되다 교육은 모두를 위한 것, 하지만 현실의 교육은 일부를 위한 것 3. 아이여서 서글퍼요 아이여서 행복하니? 아이여서 불행하지 어른 아이가 되라고 해서 미안하다 니가 서글프면 나도 서글프단다 4. 아이들을 병자로 만드는 세상에서 외치다 우리는 ‘아이를 약자로 만드는 세상’을 모르는 새에 지탱하고 있다 사람이 어떤 식으로 성장할지..
‘별이 되어 빛나는 널 기억해’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 작품을 보다가 눈을 돌리니 ‘春陽時雨(봄볕과 단비)’라는 초서체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쇠귀’ 선생님께서 낙관을 써주셨단다. 쇠귀 선생님의 글은 유명하여 충분히 자랑할 만하기에 어화둥님은 ‘족보’로 남길 생각이라고 하신다(민들레 여름 모임은 15년 8월 21일~22일에 있었는데, 신영복쌤은 16년 1월 15일에 돌아가셨다). ▲ 모임할 땐 살아계셨지만,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만 지금은 계시지 않다. 봄볕 같은, 단비 같은 사람이 되길 꿈꾸다 ‘춘양시우’라는 글을 봤을 때, ‘춘양’에선 『논어』의 구절 중 ‘늦은 봄을 만끽하는 유유자적함(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 -「선진」25)’이 떠올랐고 ‘시우’에..
자본주의 사회에선 태어나자마자 어쩔 수 없이 ‘소비주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어딜 가든 돈만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대우를 받으며, 돈을 지불함과 동시에 물건을 받는 ‘무시간 모델’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교육과 멀어지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태어난 사회가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 소비주체로 산다는 건, 언제든 교체가능한 대상으로 산다는 말이기도 하다. 교육은 소비주체를 노동주체로 만드는 것이다 교육은 이미 ‘소비주체’로 자신의 정체성을 완성하여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즉각적인 필요에 의해서만 공부를 하고(그렇지 않은 것엔 “저걸 왜 공부해야 해요?”라고 묻는다), 당장 이익이 될 사람만 사귀려는 아이들을 ..
장자는 흔히 노자와 묶어져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불리며 자연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노자는 국가를 중시하여 국가의 운용방침이나 군주의 처세를 이야기한 반면, 장자는 공동체에 포섭되지 않은 개인을 중시하여 개인과 개인 간의 소통을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장자』라는 책을 읽다 보면, 소통의 원리와 함께 타자성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된다. 저번 후기에서 살펴본 장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린 타자성을 지켜주는 게 얼마나 힘들고도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됐다. 자식은 부모와 가장 친밀한 관계고, 많은 것을 공유하다보니 전혀 타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자식이 자라면 자랄수록 서로의 생각이 달라져 의견 대립이 일어나고 갈등이 빚어져, 그제야 비로소 타자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그..
사람은 신기하게도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그게 혹 잘못된 것이라 할지라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 단순히 생각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세상이 원래 그러니, 이걸 문제라 할 수는 없어’라고 합리화까지 하게 된다. ▲ 교육을 할 때 고민해봐야 하는 건 나의 교육이 폭력이진 않나 하는 점이다. 일상에서 ㄹ을 뺄 수 있는 용기와 생각할 수 있는 저력 사회의 온갖 부조리한 일들엔 이와 같은 사고패턴이 작용하고 있다. ‘부조리하다→그런데도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사회 자체가 원래 그렇다→그러니 누군가 ‘부조리하다’고 말할 경우라도 그걸 말한 사람만 이상한 사람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패턴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생각없음’이란 말로, 강풀은 『26년』에서 전두환을 경호하는 마상열이란 실장의..
난독증이었던 사람이 글자로 작품을 만들고 책의 표지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어화둥님의 이야기는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교육이란 이름으로 섣불리 상황을 규정짓고 개인을 한계지어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기 전에 얼마만큼 지켜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 우리의 이야기는 한참이나 깊이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해답이 아닌 문제에 머물 수 있는 용기 이걸 동섭쌤은 ‘지적 폐활량’이라 표현한 적이 있다. ‘폐활량’은 흔히 산에 오르거나, 수영을 하거나 할 때 필요한 것이다. 그때 얼마나 숨을 참아야 하는 상황을 버텨낼 수 있느냐, 그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느냐를 통해 바로 폐활량이 얼마나 되느냐를 판가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쓰는 폐활량이 아닌, 지적 폐..
놀이터가 안전을 중시하며 만들어지고, 키즈카페에서 노는 아이들이 늘어나며, 방과 후 돌봄교실이 8시까지 확대되는 세상은 ‘아이를 위한 세상’이 아니라, ‘아이를 약자로 만드는 세상’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이를 위한 교육업체는 늘어만 가고, ‘아이의 건강은 태아 때 결정된다’느니, ‘평생 영어실력 초등학교 때 결정된다’느니 말들이 많지만, 그런 세상에 내 아이를 맡기기엔 ‘어쩔 수 없다’는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김규항씨는 『B급 좌파』란 책에서 ‘보수적인 부모는 당당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으로 내몰고 진보적인 부모는 불편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에 몰아넣는다. 보수적인 부모는 아이가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하고, 진보적인 부모는 아이가 진보적인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한..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학교를 열려다, 주민들이 ‘방과후학교 입주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걸고 막아서는 바람에 설립이 지연됐다는 얘기는 엄청 충격적인 얘기였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극도로 부족한 현실이기에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 공간을 마련하려 한 것임에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출산율이 저조하다, 고령화 사회로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등등의 암울한 이야기만 판을 치는데, 여기에 어른들이 아이들을 기피하는 세상일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 많이 낳아라’라고 백날 말한 들, 과연 누가 낳고 싶을까. 그렇기에 지금은 ‘아이여서 행복해요’라는 말보다 ‘아이여서 서글퍼요’라는 말이 더 맞다고 할 수 있다. ▲ 행복지수가..
민들레 1박2일 모임은 편안한 대화의 장이며, 먹을거리가 풍성한 파티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모임이 시작되기 전엔 함께 저녁을 먹으며 사람들을 기다리고, 웬만큼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싶으면 드디어 모임이 시작된다. 애초에 정형화된 틀이 없다 보니 상황에 맞춰 함께 모이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말을 하면 시작되는 것이다. ▲ 겨울모임 때도 밥을 먹고 시작했고, 여름모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진은 겨울모임 때 사진. 민들레 모임에서 대화만큼 중요한 건, 바로 먹는 것 바로 이때 우리는 가운데를 비우고 삥 둘러앉는다. 바로 이 가운데 자리가 모임의 하이라이트이자, 중요한 것들이 놓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엔 집안 곳곳에 숨어 있던 주전부리들이 놓이기 시작하고 맥주까지 놓이면, 모든 세팅이 완료된다. 어찌..
겨울에 했던 1박2일 모임은 무려 3년 만에 찾아간 것임에도, 늘 연락하며 지내오던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포근했고, 정겨웠다.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한바탕 이어진 수다 삼매경은 흘러가는 시간을 아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흘러가는 시간이 이토록 아깝게 느껴진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아마도 겨울 모임에 이어 자연스럽게 여름 모임까지 참여하게 된 데엔 겨울모임의 여운이 길게 남아서 였으리라. 말과 말이 섞이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며 시간을 메워간다. 그렇지만 여기엔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한다’거나,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부담 같은 것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어떤 말들이 흘러 다니며 그게 어떤 감상을 자아내는지, 그리고 그 말엔 어떤 정감이 담겨 있는지 느끼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마음을 편..
목차 1.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 다시 만나도 반가운 사람들 『민들레』를 만나, 인연이 되다 이론이 아닌, 현실로 현실을 보라 변화의 순간에 다시 민들레를 만나다 ‘아이들은 가라’에서 ‘아이들은 오라’로 2. 안 하던 짓을 하라 변화를 꿈꾸되 현실이란 벽에 절망하다 변하고 싶거든 틀부터 바꾸라 안 하던 짓을 해야 하는 이유 3. 청소년을 중2병에 가두다 안 하던 짓을 해야 삶의 지도가 바뀐다 어린이 여러분, 죽음은 나쁜 것이니 멀리하세요? 지혜가 살아 있는 옛 이야기를 맘껏 읽자 ‘중2병’이란 단어가 그리는 청소년의 자화상 단어는 이해를 돕지만, 대상을 가두기도 한다 4. 민들레 읽기모임은 호빵이다 한계 짓는 게 무에 문제요 ‘선을 긋는 자’라고 자신을 인정하기 호빵과 민들레 읽기 모임 삶이 지랄 맞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