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시놀이터/조선 (1056)
건빵이랑 놀자
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百花飛盡春事畢 天氣淸和鶯語滑 乳雉窟穴澤中蒲 野人活計山上蕨 眠蠶滿箔燒鷄心 十畝陰陰桑柘密 田龜半圻萍黏塊 往覘泉脈牽龍骨 蠶欲久晴農欲雨 主宰茫茫竟何寓 右四月 節中南訛萬彙盛 楡柳村墟日初永 北里榴花映短籬 南隣稚竹蔭歸徑 平丘綠浪着暗黃 杵臼紛紛芳餌餠 鞦韆門巷過端午 苧葉飜飜散還聚 萬畝秧針翠撥雲 鳩婦喚雨聲正苦 右五月 日輪當午萬珠融 鋤禾百畝愁老翁 田頭放歌田尾和 西耘已了復徂東 饁罷支甎臥草隴 陰陰樹榭多薰風 薰風吹作山頭雨 白浪粼粼不見土 歸來箬笠牛倒騎 蘆管一聲天欲暮 右六月 해석 百花飛盡春事畢 백화비진춘사필 온 꽃이 날려 다하고 봄의 일이 다하니 天氣淸和鶯語滑 천기청화앵어활 천기는 맑고도 온화하며【청화(淸和) : 천기(天氣)가 청명하고 화창한 때를 말하는 것으로, 전하여 음력 ..
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靑陽縱靶翔寥廓 塘水溶溶氷拍拍 和風吹柳萬條黃 彩杖驅牛啓見作 溫陽滋養紅蓼芽 雪後薺葉敷晴坡 四隣杯盤聚元夕 東山見月相經過 輪魄無心自來照 老叟年年占豐兆 右正月 苜蓿逬地蔞蒿短 蟄戶欲開天氣暖 邑中高廩省春糶 萬口疏糲無處悹 今春來牟當及時 欲種無種耕無資 雲間朝日射芳甸 土鱗閃閃翻金犁 東君次第傳消息 阿槐花發黃金色 右二月 杜宇哀吟新燕舞 百尺遊絲罥高樹 二十四番楝花風 一陣兩陣楡莢雨 風日美時農正忙 無人載酒尋春塢 里胥雜遝呼荒村 杏花菖葉今彌繁 村務紛紛人四出 萬指畚鍤如雲屯 右三月 해석 靑陽縱靶翔寥廓 청양종파상요확 봄【청양(淸陽):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한 때라는 뜻으로, ‘봄’을 이르는 말】이 고삐를 놓아 아득하고 텅빈 데【료확(寥廓): 텅 비고 끝없이 넓다】에 나니, 塘水溶溶氷拍拍 ..
밤에 앉아야좌(夜坐) 김상헌(金尙憲) 高樹涼風動 危巢露鵲寒고수량풍동 위소로작한月華穿戶碎 山氣入懷寬월화천호쇄 산기입회관落落生平志 依依死別顏락락생평지 의의사별안一身兼百慮 孤坐到宵殘 일신겸백려 고좌도소잔 『淸陰先生集』 卷之四 해석高樹涼風動 危巢露鵲寒높은 나무에 찬바람 부니 위태롭던 둥지의 드러난 까치 춥다네. 月華穿戶碎 山氣入懷寬달빛 빛나 창 뚫고 부셔지고 산기운은 품에 들어와 넉넉해지네. 落落生平志 依依死別顏평생의 뜻은 지고도 졌으며 사별했던 얼굴 어렴풋하네. 一身兼百慮 孤坐到宵殘한 몸에 백가지 사려 더했으니 외로이 앉으면 남은 밤 오리.『淸陰先生集』 卷之四 해설천사만려(千思萬慮)로 지새우는 가을밤의 상념(想念)이다. 잎도 이미 져버린 높은 나뭇가지에 서느러운 바람이 설레는 밤, 나목(裸木) 꼭대기에 위태로..
좌의정 상진(尙震)이 기러기를 그린 그림축에 쓰다제상좌상화안축(題尙左相畫雁軸) 소세양(蘇世讓) 蕭蕭孤影暮江潯 紅蓼花殘兩岸陰謾向西風呼舊侶 不知雲水萬重深 楓落蘋香蘆荻花 疏翎隨意泛晴波塞天昨夜風霜厲 却愛江南有歲華 『陽谷先生集』 卷之七 해석蕭蕭孤影暮江潯소소고영모강심저물녘 물가의 쓸쓸한 외로운 기러기 그림자紅蓼花殘兩岸陰홍료화잔량안음붉은 여뀌꽃이 양 언덕 그늘에 스러지네. 謾向西風呼舊侶만향서풍호구려부질없이 가을바람 향해 옛 친구 부르지만不知雲水萬重深부지운수만중심구름과 물 만 겹 깊어 알지 못하지. 楓落蘋香蘆荻花풍락빈향로적화단풍 떨어지고 마름 향기롭고 갈대꽃 피었는데 疏翎隨意泛晴波소령수의범청파엉성한 깃이 뜻에 따라 갠 물결에 떠있네. 塞天昨夜風霜厲새천작야풍상려어젯밤 변방 하늘의 바람과 서리가 매서워却愛江南有歲華각애강남..
주청사로 명나라에 가서 삼월 삼짇날 요양성 망경루에 올라삼월삼일 등망경루 요양성(三月三日 登望京樓 遼陽城) 최립(崔岦) 城上高樓勢若騫 危梯一踏一驚魂遙空自盡無山地 淡靄多生有樹村北極長安知客路 東風上已憶鄕園閑愁萬緖那禁得 料理斜陽酒一樽 『簡易文集』 卷之六 해석城上高樓勢若騫성상고루세약건성 위의 높은 누각의 기세가 날아갈 듯하고危梯一踏一驚魂위제일답일경혼위태로운 사다리 한 번 밟으니 일제히 넋 놀라네. 遙空自盡無山地요공자진무산지아득한 허공은 산과 땅 없는 곳에 스스로 다하고淡靄多生有樹村담애다생유수촌맑은 아지랑이는 나무 있는 마을에서 많이 나네. 北極長安知客路북극장안지객로북극성 쪽 장안은 나그네 길 알려주고東風上已憶鄕園동풍상이억향원봄바람 부는 삼짇날이라 고향의 동산 기억나네. 閑愁萬緖那禁得한수만서나금득근심의 만 실마리..
백마 탄 임과 젊은 계집 白馬靑娥 欲去長嘶郞馬白 떠나려 하니 길게 우는 임의 흰 말, 挽衫惜別小娥靑 적삼 당기며 이별하는 어린 계집애. 夕陽冉冉銜西嶺 석양 하늘하늘 서쪽 고개를 덮었는데 去路長亭復短亭 갈 길 멀어도 다시 짧게 머문다네. 인용 전문 11년 1차 30번
신선계에서 노닐며 유선사(遊仙詞) 허난설헌(許蘭雪軒) 千載瑤池別穆王 1000년 요지에서 목천자와 이별하고 暫敎靑鳥訪劉郞 잠시 푸른 새에게 유랑을 방문케 했네. 平明上界笙簫返 아침 해 뜰 때 천상계에서 피리소리 들려오고 侍女皆騎白鳳凰 시녀들 모두 흰 봉황 탔구나. 瓊洞珠潭貯九龍 彩雲寒濕碧芙蓉 乘鸞使者西歸路 立在花前禮赤松 露濕瑤空桂月明 九天花落紫簫聲 朝元使者騎金虎 赤羽麾憧上玉淸 瑞風吹破翠霞裙 상서로운 바람이 불어와 푸른 노을 치마 휘날릴 때 手把鸞簫倚五雲 손엔 난새 새겨진 퉁소 잡고 오색구름에 기댔네. 花外玉童鞭白虎 꽃 밖의 옥 같은 아이가 백호를 채찍질하여 碧城邀取小茅君 벽성에서 작은 모군을 취하여 맞이하네.『蘭雪軒詩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국한시사 11년 1차 29번
신선계에서 노닐며 유선사(遊仙詞) 이언진(李彦瑱) 玄圃宮中讌穆王 玉杯親獻紫霞香 夜深黃竹謌聲發 八馬無踪月杳茫 瓊樓落月白如霜 獨宿姮娥錦簟凉 泣向窓前吹玉笛 紫彎飛去桂花香 瑤海樓臺壓巨鰲 紫簫淸轉月輪高 花間逢着東方朔 滿袖偸來碧玉桃 夢起綺窓落月橫 太淸何處曉鍾聲 閒呼玉女褰珠箔 雲滿高松鶴不驚 五色斑麟駕五雲 赤城壇上拜元君 袖中取進黃金帖 八海眞圖九嶽文 『松穆舘燼餘稿』 해석 玄圃宮中讌穆王 현포궁중연목왕 玉杯親獻紫霞香 옥배친헌자하향 夜深黃竹謌聲發 야심황죽가성발 八馬無踪月杳茫 팔마무종월묘망 瓊樓落月白如霜 경루락월백여상 獨宿姮娥錦簟凉 독숙항아금점량 泣向窓前吹玉笛 읍향창전취옥적 紫彎飛去桂花香 자만비거계화향 瑤海樓臺壓巨鰲 요해루대압거오 紫簫淸轉月輪高 자소청전월륜고 花間逢着東方朔 화간봉착동방삭 滿袖偸來碧玉桃 만수투래벽옥도 夢起綺窓落月..
김경원과 헤어지며별김경원(別金慶元) 황진이(黃眞伊) 三世金緣成燕尾 此中生死兩心知 楊州芳約吾無負 恐子還如杜牧之 해석三世金緣成燕尾 삼세금연성연미 삼세【삼세(三世):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좋은 인연이 제비꼬리처럼 떨어지게 되니 此中生死兩心知 차중생사량심지 이 중에 살고 죽는 건 그대와 나만 알리.楊州芳約吾無負 양주방약오무부 양주의 꽃다운 약속 나는 저버리지 않았지만恐子還如杜牧之공자환여두목지그대가 도리어 두목지【두목지(杜牧之): 당시 양주에서 두목의 생활은 ‘醉過楊州橘滿車’라는 일화로 표현된다. 당시 미남으로 유명했던 두목이 술에 취해 양주 거리를 지날 때면 그를 연모하던 기생들이 잘 보이려고 귤을 던졌는데, 그렇게 던져진 귤이 수레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중국사를 움직인 100인』】 같을까 두렵소. 해설이 시..
그대 그리워도망(悼亡) 최대립(崔大立) 睡鴨香消夜已闌 夢回虛閣枕屛寒 梅梢殘月娟娟在 猶作當年破鏡看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해석睡鴨香消夜已闌수압향소야이란오리 자고 향초 사라져 밤 이미 깊고夢回虛閣枕屛寒 몽회허각침병한 꿈에서 빈 누각 도니 침병은 서늘하구나【침병(枕屛): 외풍을 막기 위해 머리맡에 치는 작은 병풍】.梅梢殘月娟娟在매초잔월연연재매화가지의 기운 달 아름답고 환하기만 한데猶作當年破鏡看유작당년파경간오히려 그해에 깨어진 거울 본다네.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해설어느 미궁(迷宮)에서 돌아나오듯 희미하게 정신이 돋아난다. 꿈이었다. 오랜만에 만났던 아내의 모습 홀연 간 곳 없고, 덩그런 빈집에 썰렁하게 혼자 누워 있는 자신을 확인한다. 향로에 불 꺼진 지도 오래인 듯, 머리맡의 병풍마저 허허로이 느껴지는 이..
그대 없음을 애도하며 悼亡 樂令風流墮杳冥 악령의 풍류가 깊숙하고 컴컴한 데 떨어져 中郞一女閟儀形 중랑의 한 여인이 모습을 숨겼다네. 毫端尙有靑藍得 털끝에 아직도 푸른 남색이 있어 얻고서 金字玄棺忍淚銘 금빛 글자로 검은 관에 눈물 참고 새기네. 我自支離且小留 나는 절로 지루하여 또한 잠시 머무는데 夫人厭世百無憂 부인은 세상 싫어해 온갖 근심할 게 없겠구려. 癡情白髮轎前婢 치정의 백발 교전비는 上食移時哭未休 상식하러 옮겨 온 때에 곡 그치지 않는다오. 縱復榮觀日日新 만약에 다시 영광스러움이 날마다 새롭다 하더라도 思量判作踽凉身 생각해보면 판연히 쓸쓸한 신세라오. 非無眷屬堪娛老 가족으로 늙음을 즐길 수 없는 건 아니지만 不見當年結髮人 올해 혼인했던 그대 보질 못하니. 新婦初來恰十三 從衰得老老鸞驂 歸程莫以參差恨..
봄날의 시냇가계상춘일(溪上春日) 성혼(成渾) 五十年來臥碧山 是非何事至人間小堂無限春風地 花笑柳眠閑又閑 『牛溪先生集』 卷之一 해석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50년 만에 푸른 산에 누우니是非何事至人間시비하사지인간시비 따위가 어떤 일로 나에게 이르리오.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작은 당엔 봄바람 땅이 무한해花笑柳眠閑又閑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 잠자니 한가롭고도 또 한가롭다네. 『牛溪先生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봄날 시냇가에서 본 것을 노래한 것으로, 성정(性情)의 바름을 획득한 시이다. 오십 년간 세상에서 벗어나 푸른 산에 누웠으니,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비(是非) 많은 세상에 무엇 하러 나가겠는가? ‘와벽산(臥碧山)’의 삶을 서술해 보자면, 작은 집에 봄바람 끝없이 불어오고 꽃은 웃고 버들은 자서 한가로운 ..
워이워이질우(叱牛) 홍양호(洪良浩) 叱牛上山去 山高逕仄牛喘息把犂將墢土 土硬人汗犂不入牛兮努力莫退㥘 爾喘我汗亦奈何今也不畊時不及 『耳溪集』 卷二 해석叱牛上山去질우상산거워이워이 소 몰아 산에 올라가니山高逕仄牛喘息산고경측우천식산 높고 길 좁아 소 헐떡이네.把犂將墢土파리장발토소 잡고 땅 갈려고 하니土硬人汗犂不入토경인한리불입땅이 단단해 사람이 애써도 소 들어가질 않네.牛兮努力莫退㥘우혜노력막퇴겁소야! 노력해서 겁내 물러서지 말렴.爾喘我汗亦奈何이천아한역내하너의 헐떡임과 나의 땀으로 또한 어찌 할 거나?今也不畊時不及금야불경시불급지금 밭 갈지 않으면 추수할 때가 오지 않는 걸.『耳溪集』 卷二 해설시는 북관(北關)의 산촌에서 힘겹게 밭갈이하는 모습을 마치 노래 부르는 것처럼 형상화하여 그린 것이다. 이 시는 「북새잡요(北塞雜..
개성의 노래 송경사(松京詞) 최성대(崔成大) 開城少婦貌如花 高䯻紅粧半面遮 向晩宮墟闘草去 葉間蝴蝶上銀釵 麗王舊跡秪荒臺 荊棘叢中野卉開 何處元妃洗粧閣 月如春鏡苑東來 荒城驅馬意悠悠 携酒來登百尺樓 文物繁華問無處 暮雲西北自生愁 玉燭亭空山月曉 銀盂井廢夕陽斜 平原古塚無人處 半是前朝卿相家 崧陽女兒哭如歌 千古興亡奈爾何 曾上臯蘭吊百濟 義慈遺業亦空波 『杜機詩集』 卷之三○補上 해설 開城少婦貌如花 개성소부모여화 개성의 어린 아낙 모습이 꽃 같은데 高䯻紅粧半面遮 고고홍장반면차 높은 다리와 붉은 화장으로 얼굴이 반쯤 가려졌네. 向晩宮墟闘草去 향만궁허투초거 느지막이 궁궐의 텅빈 곳을 향해 투초【투초(鬪草): 풀싸움. 풀의 우열(優劣)을 다투는 놀이로서 음력 5월 5일 단오절(端午節)에 이 놀이를 하였다.】하고 떠나니 葉間蝴蝶上銀釵 엽..
성 쌓기 노래축성사(築城詞) 이수광(李晬光) 五日運一石 十日運一木오일운일석 십일운일목驅石鞭見血 伐木山盡禿구석편견혈 벌목산진독主將但務速 役卒敢言勞주장단무속 역졸감언로樓櫓一何壯 雉堞一何高루로일하장 치첩일하고看看匪石築 一一民脂膏간간비석축 일일민지고築已旋復壞 何時築得成축이선부괴 하시축득성吾聞以城城 不如以賢城오문이성성 불여이현성城城止百年 賢城可萬里성성지백년 현성가만리萬里與百年 終亦有時毀만리여백년 종역유시훼曷若民爲城 本固邦乃寧갈약민위성 본고방내녕此城雖無形 萬世保太平차성수무형 만세보태평是知城非城 至險藏小民시지성비성 지험장소민願畫無形城 持以謁楓宸원화무형성 지이알풍신 『芝峯先生集』 卷之十六 해석五日運一石 十日運一木5일에 바위 하나 옮기고 10일에 나무 하나 옮기니驅石鞭見血 伐木山盡禿바위 몰며 채찍질 해 피가 보이고【구석..
아이가 이미 태어나면아기생(兒旣生) 홍양호(洪良浩) 兒旣生矣當洗 盆中貯來淸水水雖冷兮兒莫啼 百病消除堅骨理北方苦寒又多風 耐寒耐風從今試 『耳溪集』 卷二 해석兒旣生矣當洗아기생의당세아이가 이미 태어나면 마땅히 씻겨야 하니盆中貯來淸水분중저래청수대야 안에 맑은 물 받아 온다네.水雖冷兮兒莫啼수수랭혜아막제물이 비록 차갑더라도 아이가 울질 않는다면百病消除堅骨理백병소제견골리온갖 병은 사라지고 굳센 뼈는 제자리를 잡지.北方苦寒又多風북방고한우다풍북방엔 괴로운 추위와 또한 바람이 잦으니耐寒耐風從今試내한내풍종금시추위와 바람 견디는 걸 이때부터 시험하는 거라네.『耳溪集』 卷二 해설이 시 역시 「북새잡요(北塞雜徭)」의 한 편으로, 북관민(北關民)들의 특유한 향토 생활을 노래하고 있다. 홍양호(洪良浩)는 「북새기략(北塞記略)」에서, “..
사군 정항령이 연강에 부임하는 걸 전송하며送鄭使君之任淵康 漢治最近古 用人先循吏 一縣如不治 其奈天下事 血肉所成軀 誰不畏痛苦 我則病忌針 杖人輒增數 甞見君養子 旣飽猶憂飢 일찍이 그대가 자식 기르는 걸 보니 이미 배부른데도 오히려 주릴까 걱정하더군. 苟能推是心 淵康自然治 진실로 이 마음을 확충할 수 있다면 연강은 자연히 다스려질 것이네. 吾王擧此臣 寄以百里命 一夫如不獲 恐傷知人聖 邑在海西陬 近午始見陽 君來瘴霧消 爲有御史霜 閭閻銖兩奸 察之非爲奇 我先去機關 民自不忍欺 蜻蜓立荳莢 螃蠏擁稻穗 使君徐驅馬 且賞田間事 災荒雖過實 君子所不尤 無以黃薺野 幻作黃雲秋 『𢾡𢿜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08년 3번
강남의 노래南江謠 東龍西馬對南牛 兩水交流兩水頭 千里木商通貊國 五江鹽引溯驪州 南北江合流處名兩水頭 東有龍津 西有馬峴 南有牛川 苔磯幾處柳陰疎 雲水生涯古峽漁 翁挾鉛丸擒曝鼈 兒持鬃套引癡魚 硤人以鳥槍斃鼈 又以石刮水中之巖 魚皆坌集 用竿頭鬃套絡而捕之 細草茸茸十里汀 春風畵角咽紅亭 滿江贏得鷗回避 舴艋船頭一傘靑 月溪谿畔雨空濛 월계의 언덕은 비 내려 뿌옇기에 畵卷茶爐靜掩篷 그림과 책, 차와 난로 고요히 거룻배 닫았다네. 去日長愁寒意緊 갈 땐 하늬바람 차가울까 길이 근심스러웠는데 歸帆叵耐綠莎風 돌아오는 돛단배에서 높새바람 견디지 못하려나 걱정되네. 西風曰寒意, 東風曰綠莎, 盖船人語. 서풍을 하늬라 하고 동풍을 높새라 하니 대개 뱃사람의 말이다. 多少幽褱此蹔開 滄洲雲物首重回 杜鵑酒榼桃花鱖 小小官船另載來 釀杜鵑花爲酒故名 江産錦鱗魚..
다섯 명의 그대들을 노래하다 五君詠 石洲奇禍理堪疑 석주의 기이한 재앙, 이치는 의심해볼 만하고 石洲奇才人共知 석주의 기이한 재주는 사람들이 함께 알았지. 正宗千載獨歸子 역사 이래 천년 동안에 홀로 돌아간 그대여 榮落一生皆係時 영락한 한 생애가 모두 시기에 얽매여 있구나. 烏歌楊惲氣豪宕 까마귀 노래하던 양운처럼 기가 호탕하였고 鳳質嵇康光陸離 봉황의 자질을 지닌 혜강처럼 광채가 눈부셨지. 如何旣解戒饒舌 어째서 이미 경계를 풀고 멋대로 지껄여 更賦靑靑宮柳詩 다시 푸르디 푸른 궁류시를 지었는가? 右權石洲 末路人情隔九疑 岳洲交道世皆知 春花東郭傷魂日 秋草西江掩淚時 雙鳥齊鳴難可得 九原相會幾何離 後來作者雖無數 那敢低昂兩集詩 右李東岳 早從羲易用稽疑 取象名堂樂可知 杜老繼蹤先祖後 燕公擅譽中興時 竹林曾見同酬唱 兵火仍經幾亂離 ..
유지사柳枝詞 玲瓏紅日上重簾 金鴨沈檀次第添 遙聽笙歌歸別院 緩拈羅扇理粧奩 帳暖流蘇懶畫眉 喚來雙小步前池 忽看竝蔕菱花發 却入宮中報上知 三月輕衫裁綠紵 新調蛾黛步伶俜 相逐女郞拖小艇 穿花却過木蘭汀 搖蕩春風楊柳枝 봄바람에 버들개지 흔들리고 畫橋西畔夕陽時 화교 서쪽 언덕에 석양질 때 飛花撩亂春如夢 날리던 꽃 어지러워 봄이 꿈 같지만 惆悵芳洲人未歸 슬프게도 향기로운 물가로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 樓上佳人颭酒旗 東風不動柳絲垂 離愁寂寞重簾閉 百囀鶯聲渾不知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가을날에추일(秋日) & 가을바람 불 적에추풍(秋風) 서거정(徐居正) 茅齋連竹逕 秋日艶晴暉 모재연죽경 추일염청휘 果熟擎枝重 瓜寒著蔓稀 과숙경지중 과한저만희 遊蜂飛不定 閒鴨睡相依 유봉비부정 한압수상의 頗識身心靜 棲遲願不違 파식신심정 서지원불위 해석茅齋連竹逕 秋日艶晴暉 초가집 대나무 길에 이어져 가을볕 곱고도 밝다네.果熟擎枝重 瓜寒著蔓稀 과일 익어 가지에 달려 있기엔 무겁고 참외 차가워 덩굴에 달린 게 드무네.遊蜂飛不定 閒鴨睡相依 놀던 벌 정처없이 날고 한가로운 오리는 서로 기대 잔다네.頗識身心靜 棲遲願不違 매우 몸과 맘의 고요함을 아노니 하릴없는 삶【서지(棲遲): 하는 일 없이 느긋하게 돌아다니며 놂】의 바람이 어긋나지 않았구나. 해설이 시는 가을바람을 노래한 것이다. 대나무 길에 띠풀로 지붕을 이은 서재가..
사물을 보며관물(觀物) 이황(李滉) 芸芸庶物從何有 漠漠源頭不是虛欲識前賢興感處 請看庭草與盆魚 『退溪先生文集』 卷之三 해석芸芸庶物從何有운운서물종하유많디 많은【운운(芸芸): 많은 모양[衆多貌]】 물건들이 어디서부터 왔나?漠漠源頭不是虛막막원두불시허아득한 근원은 헛되지 않다네.欲識前賢興感處욕식전현흥감처전대 현인의 흥이 일어난 곳 알고자 한다면請看庭草與盆魚청간정초여분어청컨대 뜰의 풀과 동이의 물고기를 보시라. 『退溪先生文集』 卷之三 해설이 시는 사물을 보고 느낀 정회(情懷)를 노래한 것으로, 퇴계가 자연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보여 주는 시이다. 세상의 수많은 사물들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아득한 근원이 있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다. 앞서간 현인들의 흥감처(興感處)를 알고 싶다면, 뜰에 난 무성한 풀과 연못에서 활발하..
금강산에서금강산(金剛山) 송시열(宋時烈) 山與雲俱白 雲山不辨容 산여운구백 운산불변용 雲歸山獨立 一萬二千峰운귀산독립 일만이천봉 해석山與雲俱白 雲山不辨容 산과 구름 함께 하얘 구름과 산 분별하질 못했는데雲歸山獨立 一萬二千峰구름 걷히자 산 홀로 서있는 1만 2천 봉우리 해설금강산 같은 첩첩 장관이야 천만어(千萬語)론들 설진(說盡)할 수 없거늘, 하물며 20자의 절구, 고 표주박 만한 용기로 몇 건더기나 담아 낼 수 있으랴? 이미 수많은 고래의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이 시도(試圖)해 본 면면기관(面面奇觀)의 나열은, 기껏 2ㆍ3을 건지고 7ㆍ8을 빠뜨리는, 그리하여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그 낡은 수법은 이제 그만…… 차라리 입은 다물어 두자. 중요한 건 눈!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 그렇다, 우선 흰구름을 장..
戲作四禽語 鼎小 鼎小 飯多炊不了 今年米貴苦艱食 不患鼎小患無粟 但令盎中有餘粮 乘熱再炊猶可足 我死也何爲者 聲聲悽斷叫復止 問是怕死還欲死 幽林深樹好棲遲 雌雄飮啄飛相隨 籠中翡翠應羨爾 爾生可樂何死爲 稷粥 稷粥 米少水多粥難熟 前年大水往年旱 官租未輸農夫哭 喫粥不飽猶免饑 勸君莫厭稷粥稀 各各和同 將相諸公 主恩至重私怨輕 底事睢盱長忿爭 君不見張公得意李公啼 廉藺高風誰得齊 『谿谷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네 종류의 새 울음소리 四禽言 姑惡 姑惡 姑不惡婦還惡 摻摻之手可縫裳 桑葉滿筐蠶滿箔 但修婦道致姑樂 何須向人說姑惡 右姑惡 鼎小也 鼎小也 秋禾如雲滿原野 今年鼠壤有餘蔬 買羊釃酒讌同社 主婦炊黍客滿座 鼎小也釜亦可 右鼎小也 我欲死我欲死 四月千山萬山裏 食有果兮巢有枝 生無所苦死奚爲 爾不見去歲東郡避甲兵 苦辛到骨猶願生 右我欲死 布穀 布穀 布穀聲中春意足 健兒南征村巷空 落日唯聞寡妻哭 布穀啼 誰布穀 田園茫茫烟草綠 右布穀『石洲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관보 임전에 대한 만사任寬甫挽詞 我國於爲詩 好尙唯蘇黃 中間崔白輩 稍稍歸盛唐 雖然喜淸麗 古氣頗凋傷 君侯大雅姿 錦繡爲心腸 平生三百篇 逸韻何鏗鏘 不入陶謝室 要升蘇李堂 才名四十年 與世終乖張 文窮自古然 貧病乃其常 嚴霜一夜下 蘭蕙委微芳 傷心懸磬室 門逕已荒涼 弱齡蒙許與 藝苑參翶翔 將老失知己 我涕流滂滂 淸談與雅量 已矣今則亡 唯應擬古作 萬古江河長 『石洲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채련곡, 대동강 누선의 운에 차운하다채련곡 차대동누선운(採蓮曲 次大同樓船韻) 이달(李達) 蓮葉參差蓮子多 蓮花相間女郞歌歸時約伴橫塘口 辛苦移舟逆上波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蓮葉參差蓮子多연엽참치연자다연잎 들쭉날쭉하고 연밥이 많아蓮花相間女郞歌연화상간녀낭가연꽃의 서로 사이에서 낭자 노래 부르네.歸時約伴橫塘口귀시약반횡당구돌아가던 때에 횡당의 입구에서 만나자 약속했으니,辛苦移舟逆上波신고이주역상파힘들게 배를 저어 물길을 거슬러 가네. 『蓀谷詩集』 卷之六 해설이 시는 대동강 누선의 시(詩)인 정지상(鄭知常)의 「송인(送人)」 시에 차운한 연밥을 따는 사랑 노래이다. 크고 작은 연잎이 늘어선 가운데 연밥이 많이도 달려 있다. 그 연꽃들 사이로 연밥을 따는 아가씨들이 연밥을 따면서 사랑노래를 부르고 있다【채련곡(採蓮曲)의 ..
나는 어디서 묵을까절구(絶句) 두보(杜甫) 江動月移石 谿虛雲傍花강동월이석 계허운방화鳥棲知故道 帆過宿誰家조서지고도 범과숙수가 해석江動月移石 谿虛雲傍花강 흐르자 달은 바위로 옮겨가 계곡은 비자 구름은 꽃 곁에서 피어나네.鳥棲知故道 帆過宿誰家새는 옛 길을 알아 깃들고 돛단배 지나는데 누구 집에서 묵을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
아가야 울지 말으렴아막제(兒莫啼) 이양연(李亮淵) 抱兒兒莫啼 杏花開籬側 포아아막제 행화개리측 花落應結子 吾與爾共食 화락응결자 오여이공식 해석抱兒兒莫啼 杏花開籬側 아기 안았지만 아이야 울지 말으렴. 살구꽃 울타리 곁에서 폈으니花落應結子 吾與爾共食 꽃 지고 응당 열매 맺히면 나와 네가 함께 먹자꾸나. 해설우는 아기 달래는 노래다. 동요요, 동시요, 자장가다. 아기 울음은 몸이 불편해서가 아닌 한, 약간의 호기심 충동으로도, 언제 울었더냐는 듯이 이내 방긋, 뒤끝이 깨끗하다. 아기를 달래는 방법에는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몇가지 유형이 있다. 눈짓, 손짓, 몸짓으로 코미디를 연출하는 까꿍형이 있고, “뚝 그치면 착하지, …큰애지, …양반이지” 등 구슬림형이 있고, “우는 소리 듣고 ○○가 온다”는 식으로, 호..
한식일에한식(寒食) 권필(權韠) 祭罷原頭日已斜 紙錢翻處有鳴鴉山蹊寂寂人歸去 雨打棠梨一樹花 『石洲集』 卷之七 해석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제사 마치니 언덕머리에선 해가 이미 저물어紙錢翻處有鳴鴉지전번처유명아지전 사른 곳에선 까마귀 우네. 山蹊寂寂人歸去산혜적적인귀거적적한 산길엔 사람이 돌아가고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비는 팥배나무 때리니 한 나무에 꽃 폈네.『石洲集』 卷之七 해설이 시는 한식날 지은 것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고 있다. 한식날 제사를 마친 들판에 해는 이미 기울고, 지전을 불태워 흩날리는 곳에 갈까마귀만이 제사 음식을 먹으려고 주변에 서성거리며 운다. 곧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고 적적한 무덤과 산길만 남았는데, 봄비가 팥배나무 한 그루 꽃잎 위로 빗발친다. 봄비에 떨어지는 꽃잎처럼 인생이란 ..
우연히 노래하다 우영(偶詠) 서헌순(徐憲淳) 山窓盡日抱書眠 石鼎猶留煮茗烟 簾外忽聽微雨響 滿塘荷葉碧田田 해석 山窓盡日抱書眠 산창진일포서면 산창에서 진종일 책을 끼고 자는데 石鼎猶留煮茗烟 석정유류자명연 돌솥엔 아직도 달이던 차의 연기가 남아 있네. 簾外忽聽微雨響 렴외홀청미우향 발 밖에서 갑자기 가랑비 울림이 들리고 나니 滿塘荷葉碧田田 만당하엽벽전전 연못엔 꽉 연잎들이 푸르게 가득 가득 찼구나【전전(田田): ① 담장 따위가 무너질 때 나는 거대한 소리 ② 연잎 따위가 수면을 뒤덮고 있는 모양】. 해설 주제는 은서한정(隱棲閒情)이다. ‘포서면(抱書眠)’은, 누워서 보던 책을 가슴에 지붕 씌워 잠들어 버린 것으로, 한적(閒適)한 은거 생활의 일면상이다. 차를 달여낸 돌솥에 아직도 서려 있는 향긋한 차향기며 매콤한..
나그네유객(有客) 김시습(金時習) 有客淸平寺 春山任意遊 유객청평사 춘산임의유鳥啼孤塔靜 花落小溪流 조제고탑정 화낙소계류 佳菜知時秀 香菌過雨柔 가채지시수 향균과우유 行吟入仙洞 消我百年憂행음입선동 소아백년우 『梅月堂詩集』 卷之十三 해석有客淸平寺 春山任意遊 나그네 청평사에 있어 봄산에 뜻 맡겨 나들이하네. 鳥啼孤塔靜 花落小溪流 새 울지만 외로운 탑은 고요하고 꽃은 져서 작은 시내에 흐르네. 佳菜知時秀 香菌過雨柔 아름다운 채소는 때를 알아 빼어나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 지나 부드럽네.行吟入仙洞 消我百年憂읊조리고 다니며 신선의 골짝에 들어가니 나의 백 년 근심 사라지네.『梅月堂詩集』 卷之十三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
산유화 곡조산유화곡(山有花曲) 이안중(李安中) 山花如面葉如眉 花下妝樓七寶帷無數樓前楊柳樹 陸郎何不繫斑騅 郎如裊裊開花樹 花落明年復滿枝妾如灼灼著枝葉 一落曾無更著時 洛東春水鏡不如 金烏山色看新掃娘魂不作烏山石 應化江南蘼蕪草 江南江北寶襪兒 一曲春歌鬪草歸無限東風江上岸 至今花發似娘時 해석山花如面葉如眉산화여면엽여미산꽃은 얼굴인 듯 잎사귀 눈썹인 듯한데花下妝樓七寶帷화하장루칠보유꽃은 단장한 누각 칠보【七寶: 일곱 종류의 寶玉인 金ㆍ銀ㆍ琉璃ㆍ玻瓈ㆍ硨磲ㆍ赤珠ㆍ瑪瑙.】의 덮개에 떨어졌네.無數樓前楊柳樹무수루전양류수무수한 누각 앞의 버드나무에陸郎何不繫斑騅륙낭하불계반추낭군은 어째서 얼룩빛 말 매지 않나요? 郎如裊裊開花樹낭여뇨뇨개화수낭군은 간들간들 꽃 핀 나무 같아花落明年復滿枝화락명년부만지꽃 지고 내년이 되면 다시 가지에 만발하겠죠. 妾..
한 마리 백로일로(一鷺) 도중에 갑자기 개어[一作道中乍晴] 박지원(朴趾源) 一鷺踏柳根 一鷺立水中 山腹深靑天黑色 無數白鷺飛翻空 頑童騎牛亂溪水 隔溪飛上美人虹 『燕巖集』 卷之四 해석一鷺踏柳根일로답류근한 마리 백로는 버드나무 뿌리 밟고 一鷺立水中 일로립수중 한 마리 백로는 물에 서있네,山腹深靑天黑色 산복심청천흑색 산 속 매우 푸르고 하늘은 어두워지자無數白鷺飛翻空 무수백로비번공 무수한 백로가 공중으로 나부끼듯 나네.頑童騎牛亂溪水 완동기우란계수 장난기 있는 아이가 소타고 시냇물 어지럽히자隔溪飛上美人虹 격계비상미인홍 시내 건너편 미인 무지개 날 듯 솟아오르네.『燕巖集』 卷之四 해설이 시는 해오라기를 노래한 것으로, 제목 아래에 ‘일작도중사청(一作道中乍晴)’이라는 주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길을 가다가 내리던 비가 잠시..
윤서중의 시에 차운하다차윤서중운(次尹恕中韻) 이달(李達) 京洛旅遊客 雲山何處家 경락려유객 운산하처가 疏煙生竹逕 細雨落藤花소연생죽경 세우락등화 『蓀谷詩集』 卷之五 해석京洛旅遊客 雲山何處家 한양의 떠돌이 나그네야 구름 산 어느 곳이 집이냐?疏煙生竹逕 細雨落藤花 성긴 안개가 대나무 길에서 나고 가랑비가 등나무꽃에 떨어지는 곳이요. 『蓀谷詩集』 卷之五 해설이 시는 윤서중의 시에 차운한 것으로, 자문자답(自問自答)의 형식을 통해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슬퍼하며 지은 것이다. 서울에 와서 나그네가 되어 떠도는 나, 구름이 껴 있는 산중에 어느 곳이 내 집인가? 성근 연기가 대나무 숲속으로 난 길에서 피어 오르고, 가랑비가 내려 등나무꽃이 지는 곳이 내 집이다. 허균(許筠)의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의 「답이생서(答..
김양송의 서첩에 쓰다제김양송서첩(題金養松畫帖) 이달(李達) 一行兩行雁 萬點千點山 일행량행안 만점천점산 三江七澤外 洞庭瀟湘間삼강칠택외 동정소상간 『蓀谷詩集』 卷之五 해석一行兩行雁 萬點千點山 한 줄인지 두 줄인지 기러기 날고 만 점인지 천 점인지 산 많다네.三江七澤外 洞庭瀟湘間 여긴 삼강과 칠택 밖인가? 동정호와 소상강 사이인가? 『蓀谷詩集』 卷之五 해설이 시는 김양공의 화첩에 쓴 제화시(題畵詩)로, 확신이 아닌 의문의 수사를 활용하여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시이다. 기러기 떼가 날아가는 데 한 줄인 듯도 하고 두 줄인 듯도 하다. 그 아래 산이 있는데 천 점인지 만 점인지 명확하지 않다. 산 밑에 흐르는 강과 못은 사조(謝眺)가 동쪽으로 가서 배를 띄워 놓고 놀고 싶다던 삼강(三江)인지, 사조가 서..
월계로 가는 중에월계도중(月溪途中) 유희경(劉希慶) 山含雨氣水生煙 靑草湖邊白鷺眠路入海棠花下轉 滿枝香雪落揮鞭 『村隱集』 卷之一 해석山含雨氣水生煙산함우기수생연산은 빗기운 머금어 물에선 안개 피어나靑草湖邊白鷺眠청초호변백로면호수가 푸른 풀에서 백로가 자네.路入海棠花下轉로입해당화하전길은 해당화 밑에 진입하여 꺾이니滿枝香雪落揮鞭만지향설락휘편가지 가득 향기로운 눈이 휘두르는 채찍에서 떨어진다네. 『村隱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강원도 양양 유람길에서 얻은 것이라 자주(自注)해 있다. 주제는 만춘(晩春)의 여정(旅情)으로, 전반은 사실이요, 후반은 낭만이다. 바람 한 올 없는 구름 낀 날씨, 산은 어둑어둑 우기로 그물어 있고, 물연기 그윽히 서린 호숫가 풀섶에는 흰 해오라기가 느직이 졸고 있는, 이상 정적의 한낮이다. ..
개현리 김석의 옛 집을 지나며 느꺼움이 있어과개현김공석구거 유감(過介峴金公碩舊居 有感) 신광한(申光漢) 同時逐客幾人存 立馬東風獨斷魂煙雨介山寒食路 不堪聞笛夕陽村 『十淸先生集』 卷之四 해석同時逐客幾人存동시축객기인존함께 쫓겨났던 빈객 몇 사람이나 남았나?立馬東風獨斷魂립마동풍독단혼동풍에 말 세우니 홀로 넋 끊기네.煙雨介山寒食路연우개산한식로안개 낀 비 속 개산【개산(介山): 춘추시대(春秋時代) 진(晉) 나라 개지추(介之推)가 숨어살다가 죽은 산의 이름이다. 진 문공(晉文公)이 19년 동안의 망명생활 끝에 본국에 돌아와 그동안 자기를 따라다니며 고생한 사람들을 논상하였는데, 개지추만이 누락되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면산(綿山) 속에 은거하고 있었는데, 한식일(寒食日)에 문공이 그를 산에서 나오게 하기 위하여 산에..
꼿가치 저문 향랑의 이야기향랑시 병서(香娘詩 幷序) 이덕무(李德懋) 1. 이 시를 지은 이유 香娘善山村女也. 性端潔有女儀, 然後母不慈. 嫁而夫女痴悍, 無故而毆罵之, 舅姑不襟其子, 迺勸再嫁. 娘泣歸家, 母拒不納, 歸叔父不受. 又泣歸舅姑, 舅曰: “爾盍嫁? 無用歸我?” 娘哽咽曰: “願借門外地, 建屋以終身.” 舅姑執不聽, 始有死意, 潛往哭於砥柱碑下.見采薪童女, 同里也. 歷擧平生, 寄之曰: “吾夫怒我, 吾母與叔不容我, 吾舅姑忍我以更嫁也. 我安歸, 歸見我慈母也, 寄汝以雙屨, 持歸告吾家曰: ‘香娘悲無歸而投于彼江中也.’” 又歌山花曲一闋, 遂赴水死. 采薪女傳其事, 鄕人號曰: “貞女.” 朝廷旌于閭. 余恨其母叔曁其舅姑無思義, 以詩之頗詳. 2. 잘 살고 싶었지만 죽어야만 했던 향랑의 삶 善山百姓家 有女曰香娘 性情和且柔 顔貌..
4. 산유화(山有花) 곡을 남기고 강물에 투신하여 죽다 敎汝山花曲 曲中多悲憂너에게 「산유화(山有花)」를 가르쳐 줄 텐데 이 곡엔 슬픔과 근심이 많단다. 天乎一何高 地乎一何博‘하늘이여 한결같이 어찌도 높은가, 땅이여 한결같이 어찌도 너른가. 如此大天地 一身無依托이 같은 크나큰 천지에 한 몸 의탁할 곳 없어라. 寧赴江水中 葬骨於魚腹차라리 강가로 달려가 물고기 배속에 뼈를 장사지내련다.’幸汝傳此曲 我魂招他日바라건대 너는 이 곡을 전해 나의 혼을 다른 날에 불러주렴. 雙屨贈汝去 憑玆言一一두 짚신을 너에게 주니 이 말을 일일이 증거 삼고努力看我爲 死後多謝爾 노력하여 내가 하는 걸 봐다오 사후에 많이 너에게 사례할게.”脫衫蒙頭面 擧身赴淸水적삼을 벗어 얼굴과 머리를 덮고 몸을 일으켜 청수로 달려갔다. 兒來傳其語 死時..
3. 부모와 남편, 시부모, 외삼촌 모두 나를 거절하네. 吾父朴自新 吾夫林氏子“나의 아버지는 박자신이고 나의 남편은 임씨의 자식으로七鳳吾夫名 十七嫁林氏남편 이름은 칠봉인데 17살에 임씨에게 시집갔으니,夫年時十四 稟性如火烈남편의 나이는 14살이었고 품성은 타오르는 불 같았지.自發無時怒 年年復日月자발적으로 아무 때나 화를 내 해마다 날마다 달마다 계속했어.意謂尙童心 惟待年壯盛그래서 ‘아직 어리니 오직 장성하길 기다려 보자.’라고 생각했는데壯盛猶不悛 父母莫能警장성해서도 오히려 고치질 못하나 시부모는 경고할 수조차 없었지.憐我惟翁姑 送我父母家나를 가련히 여기는 건 오직 시아버지로 나를 친정으로 돌아가게 해줬어.歸家母氏怒 爾來欲如何집에 돌아오니 계모는 화내며 “너는 무엇 하러 왔느냐?”라고 하니無語只忉怛 反自歸叔..
2. 잘 살고 싶었지만 죽어야만 했던 향랑의 삶 善山百姓家 有女曰香娘선산의 백성집에 딸이 있으니 이름은 향랑으로性情和且柔 顔貌潔且方성정이 온화하고 유하며 외모는 깔끔하고 반듯했다. 嬉戱三四歲 不與男子遊3~4살 때 놀 적에 남자 아이와 함께 놀지 않았는데弱年哭慈母 後母多愆尤어릴 때 친 엄마를 잃었고 계모는 성깔이 사나워, 罵之如奴婢 毆之如馬牛노비처럼 욕하고 마소처럼 두드려 팼다. 爲女當如何 低頭隨所爲딸이라면 마땅히 어찌해야 하나 고개를 숙이고 하는 대로 따를 뿐이다.及長嫁林氏 慼慼憂不弛장성하여 임씨네 집에 시집갔으니 걱정 근심【慼慼: 슬퍼하고 근심하는 모습】이 풀어지지 않아翁姑雖憐娘 夫心不如斯시아버지는 비록 향랑을 애달파하나 남편의 마음은 이렇진 않아서炊飯謂有沙 縫衣謂不愜밥을 지으면 “모래 섞였다”고 말하..
1. 이 시를 지은 이유 香娘善山村女也. 性端潔有女儀, 然後母不慈. 嫁而夫女痴悍, 無故而毆罵之, 舅姑不襟其子, 迺勸再嫁. 娘泣歸家, 母拒不納, 歸叔父不受. 又泣歸舅姑, 舅曰: “爾盍嫁? 無用歸我?” 娘哽咽曰: “願借門外地, 建屋以終身.” 舅姑執不聽, 始有死意, 潛往哭於砥柱碑下.見采薪童女, 同里也. 歷擧平生, 寄之曰: “吾夫怒我, 吾母與叔不容我, 吾舅姑忍我以更嫁也. 我安歸, 歸見我慈母也, 寄汝以雙屨, 持歸告吾家曰: ‘香娘悲無歸而投于彼江中也.’” 又歌山花曲一闋, 遂赴水死. 采薪女傳其事, 鄕人號曰: “貞女.” 朝廷旌于閭. 余恨其母叔曁其舅姑無思義, 以詩之頗詳. 해석香娘善山村女也. 향랑은 선산의 시골뜨기 소녀다. 性端潔有女儀, 然後母不慈. 성품은 단아하고 정결했으며 여자의 위의가 있었지만 계모는 사랑하질 않았다...
少年行 新豐美酒斗十千 咸陽遊俠多少年 相逢意氣爲君飮 繫馬高樓垂柳邊
망자를 추도함도망(悼亡)제주에 유배된 지 2년째인 1842년에 11월 18일에 김정희는 아픈 아내에게 안부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린다. 김정희(金正喜) 那將月姥訟冥司 來世夫妻易地爲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我此心悲 해석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노송명사 어찌 장차 월하노인에게 저승에서 말을 하여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다음 생에서 나와 당신의 처지를 바꿔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내가 죽고 그대 천리 밖에 살아서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그대에게 나의 이런 슬픈 마음 알게 하려나? 해설이 시는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하며 지은 시로, 절구(絶句)라는 짧은 형식 속에 애도(哀悼)의 마음이 합축(含蓄)되어 있는 만시(輓詩)이다. 김정희는 1840년 제주도로 유배를 갔고 그의 나이 57세인 1842년 11월 13일..
석이(石耳) 범조우(范祖禹) 廬山五老峯 下臨大江水 려산오로봉 하림대강수 絶壁千餘仞 靑冥洞無底 절벽천여인 청명동무저 烝雲自太古 流雨灑千里 증운자태고 류우쇄천리 白日照層巔 陽崖生石耳 백일조층전 양애생석이 採之懸繩梯 磴蘚滑屐齒 채지현승제 등선활극치 朱門登華筵 味敵蓴絲美 주문등화연 미적순사미 小人勇趨利 所得僅刀匕 소인용추리 소득근도비 鴻毛輕軀命 一墜即已矣 홍모경구명 일추즉이의 吾思窒羣欲 豈獨艮其趾 오사질군욕 기독간기지 髙深有前戒 來者愼所履 고심유전계 래자신소리 해석廬山五老峯 下臨大江水 여산의 오노봉은 아래로 큰 강물 굽어보니絶壁千餘仞 靑冥洞無底 절벽이 천 길이 넘고 시커먼 골짜기는 끝이 없구나. 烝雲自太古 流雨灑千里 태고적부터 있던 찐 구름 빗줄기 흘려 천리를 씻어냈고,白日照層巔 陽崖生石耳 흰 해는 층층의 암벽..
산 사람이 저녁놀에 향담과 석이를 주다 산인모하이향심석이(山人暮霞貽香蕈石耳) 이민구(李敏求) 芝筐包贈自山人 영지 광주리 싸서 주니 절로 산 사람이구나. 軟飯香羹氣味均 부드런 밥과 향기런 국의 향과 맛이 일품이라네. 遙想洞門秋雨過 생각해보면 동문엔 가을비 지났는지 萬峯寒葉摘來新 만 봉우리의 차가운 잎사귀 따서 오니 신선하구나. 千年石骨蘊靈奇 천년의 돌뼈엔 이끼의 신령함이 기이하고. 結作雲衣蘚色滋 기워 만든 구름옷엔 이끼의 색 짙어졌네. 每愧山僧相贈意 매번 산 스님이 주는 뜻 부끄럽게 여기지만 何緣得化鬢邊絲 무슨 수로 귀밑의 백발 변하게 할꼬.『東州先生詩集』 권3 ○ 醫方謂石耳能令白髮返黑 의방에선 말했다. “석이는 백발을 흑발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인용 석이(石耳) 이야기 김시습 이병연 범조우 석이(石..
석이(石耳) 김시습(金時習) 蒼崖萬丈仰難企 만 길의 푸른 벼랑 올라갈 엄두 못 내는데, 雷雨長此石上耳 우레와 비가 이 바위 위에 버섯을 길렀구나. 內面髼鬆外面滑 안쪽은 거칠거칠, 바깥은 번지르르. 摘來煩撋淸似紙 따 와서 비비면 깨끗하기가 종이와 같다네. 煎以鹽油甜且香 소금과 기름으로 볶으면 달고도 향기로와 悅口芻豢那擅美 입에 맞는 고기라도 어찌 그 맛을 양보하겠는가. 啖餘不覺肝膽涼 먹고 나니 나도 모르게 간담이 시원해지는 건 知爾胚胎松石裏 니가 소나무와 바위 속에서 자라서지. 以此撑腸棲碧峯 이 때문에 뱃속가득 푸른 봉우리들이 자리 잡았으니 居養已移氣與體 석이가 사는 곳이 이미 나의 기와 몸으로 옮겨졌구나. 已忘十載雲泥蹤 이미 10년간의 현격히 달라진 자취 잊었으니, 不須臟腑時出洗 오장육부 때로 꺼내 씻을..
봄날에 우연히 지으며 춘일우제(春日偶題) 이덕무(李德懋) 一年春光花萬樹 空山流水凈照面 芳草如剪蜨遺粉 靜士心朗無所罥 煙坨烏㹀牟然吼 自任其眞蹄自遣 『靑莊館全書』 卷之十 해석 一年春光花萬樹 일년춘광화만수 일년의 봄빛에 꽃과 뭇나무들이 空山流水凈照面 공산류수정조면 빈 산에 흐르는 물은 맑게 얼굴 비추네. 芳草如剪蜨遺粉 방초여전접유분 향긋한 풀은 잘리 것 같고 나비는 가루를 남기며 靜士心朗無所罥 정사심랑무소견 고요한 선비는 마음이 밝아 얽매인 것 없어라. 煙坨烏㹀牟然吼 연타오자모연후 연기 낀 언덕에 검은 암소가 소리 내는데 自任其眞蹄自遣 자임기진제자견 스스로 그 천진함에 맡겨 발길질을 스스로 보내네. 『靑莊館全書』 卷之十 해설 이 작품은 봄날 우연히 지은 것이다. 봄이 와서 모든 나무에 꽃이 가득 피었고 텅 빈 ..
春日記事 茅屋鷄聲日午多 倦携陶集想無何 出門里叟春遊數 到處逢人說杏花 『靑莊館全書』
홍류동에서홍류동(紅流洞) 김종직(金宗直) 九曲飛流激怒䨓 落紅無數逐波來半生不識桃源路 今日應遭物色猜 『佔畢齋集』 卷之十四 해석九曲飛流激怒䨓구곡비류격노뢰아홉 굽이 날 듯 흐르니 세찬 소리 성난 우레인 듯落紅無數逐波來락홍무수축파래많은 낙엽 물결따라 왔네.半生不識桃源路반생불식도원로반평생 무릉도원의 길 알지 못했으니今日應遭物色猜금일응조물색시오늘 응당 물색의 시기함을 만나리라. 『佔畢齋集』 卷之十四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
압록강을 건너 용만성을 고개 돌려 바라보며 도압록강회망용만성(渡鴨綠江回望龍灣城) 박지원(朴趾源) 孤城如掌雨紛紛 蘆荻茫茫塞日曛 征馬嘶連雙吹角 鄕山渲入萬重雲 龍灣軍吏沙頭返 鴨綠禽魚水際分 家國音書從此斷 不堪回首入無垠 『燕巖集』 卷之四 해석 孤城如掌雨紛紛 고성여장우분분 외로운 성은 손 같아 비 어지럽게 흩날리고 蘆荻茫茫塞日曛 로적망망새일훈 갈대와 억새 아득해 변방의 해 흐릿하네. 征馬嘶連雙吹角 정마시련쌍취각 나가던 말 울자 쌍쌍이 뿔나팔 부는 것에 연이어지네. 鄕山渲入萬重雲 향산선입만중운 고향 산 바람 불자 만겹 구름으로 들어가네. 龍灣軍吏沙頭返 룡만군리사두반 용만의 병사와 관리는 모래 어귀에서 돌아오고 鴨綠禽魚水際分 압록금어수제분 압록강의 새와 물고기는 물 근처에서 갈라지네. 家國音書從此斷 가국음서종차단 집과..
요동벌을 새벽에 가며요야효행(遼野曉行) 박지원(朴趾源) 遼野何時盡 一旬不見山요야하시진 일순불견산曉星飛馬首 朝日出田間효성비마수 조일출전간 『燕巖集』 卷之四 해석遼野何時盡 一旬不見山요동벌 어느 때 끝날꼬? 열흘 동안 산조차 보이질 않네. 曉星飛馬首 朝日出田間새벽 별 말 머리에서 날아가고 아침 해 밭 사이에서 솟누나.『燕巖集』 卷之四 해설이 시는 요동 벌판을 새벽에 지나며 지은 시로, 사물의 전형적인 특성을 잘 포착하고 있다. 요동 벌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어느 때나 끝이 날는지? 열흘 내내 가도 가도 산이라곤 보지 못했다(광활한 요동을 단번에 포착해내고 있다). 일정이 촉박한 사신 행렬이 밤길을 재촉하다 보니, 새벽 별은 말 머리 위로 날아오르고, 아침 해가 논밭에서 솟아난다.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東臺 東臺月出對丁生 雪後空江更覺明 正憶去年今夜客 黃昏獨上海州城 明月空江雪後臺 水晶宮殿上元開 寒多白㙮三更出 霽盡靑山兩岸來 異代文章還寂寞 幾人天地此徘徊 何當皷枻桃花水 與爾垂竿石上苔 『石北集』
聞雁 春日江南鴈 連行復北飛 來時見吾弟 何事不同歸 『柳下集』
曉吟 晨起坐茅亭 微月當窓白 河漢影淸淺 村鷄聲斷續 四顧閴無人 蠨蛸掛虛壁 白露夜來濕 秋山似膏沐 端居不可道 景物日蕭索 蹝履獨彷徨 幽懷更寂寞 『三淵集』
驪江 擊汰梨湖山四低 黃驪遠勢草萋萋 婆娑城影淸樓北 神勒鐘聲白塔西 積石波侵神馬迹 二陵春入子規啼 翠翁牧老空文藻 如此風光不共携 『三淵集』
또 다시 읊조리며 우부(又賦) 김창협(金昌協) 蒹葭岸岸露華盈 篷屋秋風一夜生 臥溯淸江三十里 月明柔櫓夢中聲 一年一度中秋月 無雨無雲此夜晴 好放扁舟江闊處 柁樓看到打三更 『農巖集』 卷之三 해석 蒹葭岸岸露華盈 겸가안안로화영 갈대 언덕마다 이슬 빛남이 가득해 篷屋秋風一夜生 봉옥추풍일야생 거룻배 지붕에 가을바람이 밤 내내 부네. 臥溯淸江三十里 와소청강삼십리 누워 맑은 강 30리를 거슬러 月明柔櫓夢中聲 월명유로몽중성 밝은 달에 부드러운 노젓는 소리 꿈 속 소리인 듯하여라. 一年一度中秋月 일년일도중추월 1년에 한 번 있는 한가위 달 뜬 밤에 無雨無雲此夜晴 무우무운차야청 비도 없고 구름도 없어 오늘 밤 개었어라. 好放扁舟江闊處 호방편주강활처 조각배가 강 트인 곳에 멋대로 띄워 柁樓看到打三更 타루간도타삼경 타루에서 삼경에 북..
詠柳下綠陰示有源 山間地濕多楊柳 六月繁陰正可人 早識閒時隨意綠 不須梅雨與爭春 『宋子大全』
登凌漢山城 二首 獨上危樓氣自豪 眼空沙磧朔雲高 漠南萬里無胡馬 海上三山有巨鼇 作客聊成王粲賦 防身却憶呂虔刀 乘槎漢使音書斷 落日宣沙急暮濤 凌漢城高烏欲棲 接雲臺迥鳥飛低 胡兒消怠傳烽火 戍客生涯送鼓鼙 兵氣卽今衝薊北 地形從古抱關西 書生未勒燕然石 空把淸樽醉似泥 『東溟集』
水鍾寺 暮倚高樓第一層 石壇秋葉露華凝 群山衮衮蟠三縣 大水滔滔謁二陵 煙際喚船沽酒客 月邊飛錫渡江僧 酣來暫借蒲團睡 古壁蓮花照佛燈 『白洲集』
圓通夜月 高秋一笛坐瑤壇 風露凄凄鶴氅寒 十二瀑前三五月 世間能有幾人看 『白洲集』
白馬江 示李仲深 日出前江曉色分 宿雲沙際有餘痕 荻花叢裏孤檣立 不是漁村是酒村 何處高臺何處樓 暮山疊疊水西流 龍亡花落他時事 漫有浮生不盡愁 九秋爲客滯江潭 弊盡征南幕裏衫 千里歸來佳節過 晩楓飄盡落花巖 『白洲集』
東岡屋成喜題 早年爲客落塵煙 弄盡人間萬劫緣 頭白歸來江上臥 一天風月浩無邊 『白沙集』
灤河 孤竹城頭月欲生 灤河西畔聽鍾聲 扁舟未渡尋沙岸 烟藹蒼蒼古北平 『荷谷集』
井浦城樓 獨坐戍樓晩 棲鴉無數喧 海山籠霧暗 沙浦帶潮渾 作客空愁思 還家只夢魂 塹城壇上望 應見國西門 『荷谷集』
意馬 某麤豪人耳 早歲失學 頗事俠遊 娼樓酒肆 浪迹將遍 年垂二十 始志于學 而其所學亦不過雕章繪句 務爲程文 眩有司之目 而圖當世之名矣 其後屢屈科場 無適俗之調 忽起遠遊之志 在庚午秋 爲千里之魚 而得一拜於床下 從容函丈 便有不忍舍去之意 而勢難久住 悵然而辭 辛未喪母 持服南歸 癸酉冬 又一歷拜 雖爲人事所拘 奔走風埃 而向慕之心 豈嘗一日離於床下乎 今法寺於鐘谷 只隔數重山 雖未能朝夕執弟子之禮 而屢次承顔 頑質幾化 昔公明宣遊曾子之門 三年不讀書 而亦未嘗不學焉 何也 其言動接物之際 自有做出人處 據此言之則文字 外也 義旣如此 身得依歸 情欲結茅於山中 買數頃石田 陪杖屨以送百年 而有累之身 何可必也 拜辭在邇 不勝愴恨 永嘆之餘 偶成一賦 賦六十七句 凡七百二十餘言 命之曰意馬 猶禪家者曰心猿 詞曰 爰有一物參天地者 主宰方寸 乃神明舍 動而無形 假像曰馬 不毛不鬣 何..
浿江泛碧 汀洲楊柳樹 搖蕩東風前 佳人蘭渚上 自惜芳華年 輕舟向極浦 淼淼滄浪水 采采欲有贈 蘋香襲羅綺 天涯春色君不知 珠箔靑樓千萬里 箕城兒女石榴裙 一曲菱歌春蕩瀁 綠江無際夜多風 欲試蘭橈空悵望 『林白湖集』
鳥嶺聞杜鵑 / 過鳥嶺 聞杜鵑有感 隴坂漫漫隴水悲 旅人南去馬行遲 辭家正欲懷吾土 入峽那堪聽子規 千嶂不分雲起處 數聲猶苦月沈時 杜陵無限傷心事 直到涪州別有詩 『蓀谷詩集』
허물어진 사찰을 지나며經廢寺 此寺何年廢 門前松逕深 嵐蒸碑毀字 雨漏佛渝金 古井塡秋葉 陰庭下夕禽 不須興慨感 人世幾消沈 『蓀谷詩集』
田家行 田家少婦無野食 雨中刈麥草間歸 生薪帶濕烟不起 入門女兒啼牽衣
伽倻山 中天笙鶴下秋宵 千載孤雲己寂廖 明月洞門流水去 不知何處武陵橋
江陵書事 三月江陵花滿枝 折花還有去年悲 傷心莫問東流水 日夜悠悠無歇時 『蓀谷詩集』
불일암에서(인운 스님에게 주다) 佛日庵(贈因雲釋) 寺在白雲中 白雲僧不掃 절이 흰 구름 속에 있지만 흰 구름을 스님을 쓸질 않다가 客來門始開 萬壑松花老 손님이 와 문을 처음 여니 온 골짜기 松花 늙어가네.『惺所覆瓿藁』 인용 한시미학산책
廢寺 有佛絶香火 無僧自暮朝 古寮垂破祴 枯井棄殘瓢 逕積今秋葉 廚餘去歲樵 只應遊客到 歸後更寥寥 『孤竹遺稿』
기자의 성에서 평사 백광홍의 「관서별곡」을 듣고 기성 문백평사별곡(箕城 聞白評事別曲) 최경창(崔慶昌) 錦繡煙花依舊色 綾羅芳草至今春 仙郞去後無消息 一曲關西淚滿巾 『孤竹遺稿』 해석 錦繡煙花依舊色 금수연화의구색 금수산 안개 속 꽃은 옛 빛깔 같지만 綾羅芳草至今春 능라방초지금춘 능라도의 향기론 풀은 지금까지도 봄이네. 仙郞去後無消息 선랑거후무소식 신선 떠난 후로 소식이 없어 一曲關西淚滿巾 일곡관서루만건 한 곡조의 「관서별곡」, 눈물이 수건에 가득하네. 『孤竹遺稿』 해설 이는, 작고한 백광홍의 애기(愛妓)가 고인의 작인 ‘관서별곡’을 창하다가 눈물에 목이 메여 다 끝맺지 못하고 음(飮)하는 것을 보고, 그를 추모하며 그녀를 위로하여 지어 준 즉흥시라 전한다. 백광홍은 그의 아우 백광훈과 함께 시문에 뛰어났으나, ..
높은 봉우리의 산 서재에서 고봉산재(高峯山齋) 최경창(崔慶昌) 古郡無城郭 山齋有樹林 고군무성곽 산재유수림 蕭條人吏散 隔水搗寒砧 소조인리산 격수도한침 『孤竹遺稿』 해석 古郡無城郭 山齋有樹林 옛 고을이라 성곽은 없고 산 속 서재라 숲에 있네. 蕭條人吏散 隔水搗寒砧 고요하고 쓸쓸한[蕭條] 사람이 관리와 산회(散會)하고 물 건너편에선 겨울에 다듬잇돌에 다듬이질 하네. 『孤竹遺稿』 해설 이 시는 고봉의 산속 집에서 지은 것으로 최경창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늦가을 오래된 마을이라 성곽은 보이지 않고, 다만 산속에 있는 집이기에 나무숲만 주변에 펼쳐져 있다. 이 집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거리는 사람들이 흩어진 뒤에 쓸쓸한데 물 건너에는 어느 여인이 겨울옷을 다듬이질하는 다듬잇돌 소리가 들려온다. 이 외에도..
送沈公直赴任春川 厭劇仍淸疾 移官愜素情 行廚山吏供 春纜野花迎 隱几看雲起 停琴待月明 應憐樓下水 日夜向秦城 『玉峯集』
龍門春望 日日軒窓似有期 捲簾時早下簾遲 春光正在峯頭寺 花外歸僧不自知 『玉峯集』
음력 섣달 첫 6일 밤에 앉아서납월초육일야좌(臘月初六日夜坐) 계사(1833)년 겨울에 제주도에 유배왔을 때 이 시를 짓고선 절필했다[癸巳冬, 寓居江都時作此, 絶筆也.] 정철(鄭澈) 旅遊孤島歲崢嶸 南徼兵塵賊未平 千里音書何日到 五更燈火爲誰明 交情似水流難定 愁緖如絲亂更縈 賴有使君眞一酒 雪深窮巷擁爐傾 『松江原集』 卷之一 해석旅遊孤島歲崢嶸여유고도세쟁영외로운 섬 제주에 유배와서 세월만 흘러가는데南徼兵塵賊未平남요병진적미평남쪽에 전쟁으로 인한 티끌을 맞이했지만 적은 평정되질 않았네. 千里音書何日到천리음서하일도천 리의 윤음(綸音)을 담은 편지는 어느 날에 도착할 것이며五更燈火爲誰明오경등화위수명오경의 등불은 누굴 위해 밝힐꼬?交情似水流難定교정사수류난정사귐의 정은 물 같아 흘러 정체되기 어렵지만愁緖如絲亂更縈수서여사란갱영근심..
淸源棘裏 居世不知世 戴天難見天 知心惟白髮 隨我又經年 『松江集』
求退有感 行藏由命豈有人 素志會非在潔身 瓁闔三章辭聖主 江湖一葦載孤身 疎才只合耕南畝 淸夢從然繞北辰 茅屋石田還舊業 半生心事不憂貧 『栗谷全書』
총석정에서 일출을 보며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 박지원(朴趾源) 行旅夜半相叫譍 遠鷄其鳴鳴未應遠鷄先鳴是何處 只在意中微如蠅邨裏一犬吠仍靜 靜極寒生心兢兢是時有聲若耳鳴 纔欲審聽簷鷄仍此去叢石只十里 正臨滄溟觀日昇天水澒洞無兆眹 洪濤打岸霹靂興常疑黑風倒海來 連根拔山萬石崩無怪鯨鯤鬪出陸 不虞海運値摶鵬但愁此夜久未曙 從今混沌誰復徵無乃玄冥劇用武 九幽早閉虞淵氷恐是乾軸旋斡久 遂傾西北隳環絙三足之烏太迅飛 誰呪一足繫之繩海若衣帶玄滴滴 水妃鬢鬟寒凌凌巨魚放蕩行如馬 紅鬢翠鬣何鬅鬙天造草昧誰參看 大叫發狂欲點燈欃槍擁彗火垂角 禿樹啼鶹尤可憎斯須水面若小癤 誤觸龍爪毒可疼其色漸大通萬里 波上邃暈如雉膺天地茫茫始有界 以朱劃一爲二層梅澁新惺大染局 千純濕色縠與綾作炭誰伐珊瑚樹 繼以扶桑益熾蒸炎帝呵噓口應喎 祝融揮扇疲右肱鰕鬚最長最易爇 蠣房逾固逾自𦚦寸雲片霧盡東輳 呈祥獻瑞各效能紫宸..
中秋月 寄牛溪 爲雲爲雨任紛紛 富貴繁華換主頻 獨有中秋天上月 年年依舊屬閑人 『龜峯集』
봄 낮에 홀로 앉아 춘주독좌(春晝獨坐) 송익필(宋翼弼) 晝永鳥無聲 雨餘山更靑 주영조무성 우여산갱청 事稀知道泰 居靜覺心明 사희지도태 거정각심명 日午千花正 池淸萬象形 일오천화정 지청만상형 從來言語淺 默識此間情 종래언어천 묵지차간정 『龜峯先生集』 卷之二 해석 晝永鳥無聲 雨餘山更靑 낮 길어 새는 소리 없고 비온 후라 산 더욱 푸르네. 事稀知道泰 居靜覺心明 일이 드물어 도가 태평함을 알겠고 거처가 고요해 마음의 분명함을 깨닫네. 日午千花正 池淸萬象形 해가 한낮이라 온 꽃 바르게 하고 못은 맑아서 온 형상 드러내네. 從來言語淺 默識此間情 지난날 말은 천박했기에 묵묵히 이 사이의 정을 알겠네. 『龜峯先生集』 卷之二 해설 이 시는 봄날 낮에 홀로 앉아 있다가 느낀 소회(所懷)를 노래한 것이다. 낮이 길어 새는 울지 않..
산을 거닐며 산행(山行) 송익필(宋翼弼) 山行忘坐坐忘行 歇馬松陰聽水聲 後我幾人先我去 各歸基止又何爭 해석 山行忘坐坐忘行 산행망좌좌망행 산을 걷노라면 앉을 것 잊고 앉노라면 걸을 것 잊어 歇馬松陰聽水聲 헐마송음청수성 말을 솔그늘에서 쉬게 하며 물소리 듣네. 後我幾人先我去 후아기인선아거 내 뒤의 몇 사람이 나를 앞서 가는가? 各歸基止又何爭 각귀기지우하쟁 각각 그칠 곳으로 돌아가니 또한 무에 다투랴? 해설 이 시는 산길을 가다 지은 것으로, 당시 성행한 당쟁(黨爭)으로 인해 파쟁(派爭)을 일삼음을 경계한 시이다. 산길을 가다 쉬는 것을 잊고 앉아 있다 걷기를 잊으며 아무런 목적이 없이 그냥 가다가, 쉬기 좋은 소나무 그늘 아래에 이르러 말을 세우고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듣는다. 내가 지금 쉬고 있으니, 내..
題砥柱臺 混沌初分積氣浮 何來鉅石峙中流 雷風摶擊猶難動 嶽海驚翻只獨留 萬古卽今誰閱視 一身千里幸來遊 聞君欲辦新亭子 八九胸呑在極眸 『芝川集』
送沈公直忠謙赴春川 二首 淸平山色表關中 下有昭陽江漢通 馳出東門一匹馬 泝洄春水半帆風 送人作郡鬼爭笑 問舍求田囊久空 爲語當時勾漏令 衰顔須借點砂紅 縹緲春城水一隈 江山樓觀直文魁 玉堂步履星辰遠 碧落神仙笙鶴來 摸寫風煙翻幾句 鍊成丹藥化三胎 少年睡足今頭白 坐數交期歲六回 『芝川集』 인용 間嘗閱本朝諸公詩, 僭爲五言絶, 當以李蓀谷“桐花夜烟落 「別李禮長」”, 爲第一. 七言絶, 鄭東溟“章華高出白雲間 「楚宮詞」”, 爲第一. 五言律, “世廟崇西竺 「宿奉恩寺」”, 第一. 七言律, 傑作頗多, 尤難取捨. 當於黃芝川 “淸平山色表關東”, 權石洲“江山嗚嗚聞角聲 「早渡碧瀾」”, 李東岳“崔顥題詩黃鶴樓 「次崔天使百祥樓韻」”, 數詩中求之. -『西浦漫筆』
題鶴林守遊金剛軸 金禔畫山 鵝溪題詩 昔上毗盧覽衆山 今從摩詰認孱巒 屯雲古檜陰陰洞 落日危橋淺淺灣 跨鶴風流窮左海 籠鵝文彩擅東韓 可憐嶺外稀年客 贏得城中滿袖澘 『穌齋集』
16일 밤에 신선 부르는 정자에서 지은 시를 차운하며 십육야 환선정이수 차운(十六夜 喚仙亭二首 次韻) 노수신(盧守愼) 二八初秋夜 三千弱水前 이팔초추야 삼천약수전 昇平好樓閣 宇宙幾神仙 승평호루각 우주기신선 曲檻淸風度 長空素月懸 곡함청풍도 장공소월현 愀然發大嘯 孤鶴過蹁躚 초연발대소 고학과편선 高桂長橫漢 圓蟾不沒河 고계장횡한 원섬불몰하 半空初下露 萬里摠無波 반공초하로 만리총무파 白髮當樓滿 丹心此夜多 백발당루만 단심차야다 忘言不須辨 自樂豈由他 망언불수변 자락기유타 『穌齋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二八初秋夜 三千弱水前 16일 초가을 밤에 3천리 약한 물【약수는 본디 서해(西海) 가운데 위치한 선경(仙境), 즉 봉린주(鳳麟洲)를 둘러싸고 있다는 강(江) 이름인데, 이 강은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고 하여 이렇게 이름 지..
十三日 到碧亭待人 曉月空將一影行 黃花赤葉政含情 雲沙目斷無人問 倚遍津樓八九楹 『穌齋集』
自龍山歸漢江舟中口號 琴書顚倒下龍山 一棹飄然倚木蘭 霞帶夕暉紅片片 雨增秋浪碧漫漫 江蘺葉悴騷人怨 水蓼花殘宿鷺寒 頭白又爲江漢客 滿衣霜露泝危灘 『思菴集』
호당【호당(湖堂): 독서당(讀書堂)의 별칭. 조선 시대에 문신(文臣)들에게 휴가를 주어 글을 읽게 하던 곳으로 세종 8년(1426)에 시작되었고, 그후 중종 10년(1515)에 동호(東湖) 북쪽 기슭, 즉 지금의 두모포(豆毛浦)에 창설하였는데, 이때부터 ‘호당’이라 일컬었다.】에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호당구호(湖堂口號) 박순(朴淳) 亂流經野入江沱 滴瀝猶存檻外柯 籬掛簑衣簷曬網 望中漁屋夕陽多 『思菴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亂流經野入江沱 란류경야입강타 어지럽게 흘러 들판을 지나 강물로 들어가 滴瀝猶存檻外柯 적력유존함외가 물방울이 아직도 난간 밖 가지에 있네. 籬掛簑衣簷曬網 리괘사의첨쇄망 울타리에 도롱이와 옷을 걸어두고 처마에 그물을 말리니 望中漁屋夕陽多 망중어옥석양다 바라보는 중에 어부집엔 석양빛 많다네. 『思..
訪曺處士山居 / 訪曹雲伯 醉睡仙家覺後疑 白雲平壑月沈時 翛然獨出脩林外 石逕笻音宿鳥知 靑山獨訪考槃來 袖拂秋霞坐石苔 共醉濁醪眠月下 鶴翻松露滴空盃 『思菴集』
自適 虛簷殘滴雨纖纖 枕簟輕寒曉覺添 花落後庭春睡美 叱喃燕子要開簾
閨怨 離恨悄悄掩中門 羅袖無香滴淚痕 獨處深閨人寂寂 一庭微雨鎖黃昏 相思都在不言裡 一夜心懷鬢半絲 欲知是妾相思苦 須試金環減舊圓
愁思 雨後冷風玉簟秋 一輪明月掛樓頭 洞房終夜寒蛩響 搗盡中腸萬斛愁 平生不學食東家 只愛梅窓月影斜 時人未識幽閉意 指吳行雲枉自多
自傷 京洛三年夢 湖南又一春 黃金移古意 中夜獨傷神 落下風流客 淸談交契長 今日飜成別 離盃暗斷腸 一片彩雲夢 覺來萬金差 陽臺何處是 日暮暗愁多 夢罷愁風雨 沈吟行路難 慇懃樑上燕 何日喚人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