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시놀이터/조선 (1056)
건빵이랑 놀자
강진의 농사 노래 탐진농가(耽津農歌) 정약용(丁若鏞) 陂澤漫漫不養魚 兒童愼莫種芙蕖 豈惟蓮子輸官裏 兼怕官人暇日漁 해석 陂澤漫漫不養魚 피택만만불양어 연못이 넓디 넓지만 물고기 기르지 않고 兒童愼莫種芙蕖 아동신막종부거 아이에게 삼가 연꽃[芙蕖]을 심지 말라 하네. 豈惟蓮子輸官裏 기유연자수관리 연밥을 관청 속에 수송하게 될 뿐 아니라 兼怕官人暇日漁 겸파관인가일어 벼슬아치가 한가한 날 물고기 잡을까 두려워서지? 해설 8수(首)는 1802년 강진 농민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지은 것으로, 농민들의 원망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다산은 「발탐진농가(跋耽津農歌)」에서, “이 「탐진농가첩」은 내가 유배생활 하면서 지은 것이다. …… 내가 이 지방의 사람들의 농사짓는 것을 살펴보니, 북쪽에 비해서 사뭇 쉽게 한다...
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初年抱被直春堂 因病休閑在曲房 強就小娥來對食 手開箱篋乞羅裳 對食二字 出班史飛燕傳 今宮中亦有之 해석 初年抱被直春堂 초년포피직춘당 초년에 이불 안고 춘당에서 숙직했지만 因病休閑在曲房 인병휴한재곡방 병으로 인해 휴가하며 한가롭게 깊은 방에 있네. 強就小娥來對食 강취소아래대식 억지로 어린 궁녀 데려다 와 사귀며【대식(對食): 『한서(漢書)』 조후전(趙后傳) 주에 “궁인(宮人)들이 서로 뜻이 맞는 상대끼리 부부가 되는 것을 대식이라 한다.”는 말을 빗대어 인용하였다.】 대식(對食) 두 글자는 반고의 『한사』 「비연전」에서 나왔으니 지금 궁궐에서도 또한 그렇다[對食二字 出班史飛燕傳 今宮中亦] 手開箱篋乞羅裳 수개상협걸라상 손수 상자 열어 비단치마 주네. 해설 이 시는 궁녀(宮女)..
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中元佳節設蘭盆 蔓菓紛披百種繁 東序罷朝宮監去 上林深處祭亡魂 해석 中元佳節設蘭盆 중원가절설란분 중원의 아름다운 계절에 우란분 설치해 蔓菓紛披百種繁 만과분피백종번 덩굴 과일을 어지럽게 널리고 온갖 씨앗이 번성하네. 東序罷朝宮監去 동서파조궁감거 동서【동서(東序): 정침(正寢)의 동쪽에 있는 서(序)를 말한다】에서 조회 마치자 궁감【궁감(宮監): 세금(稅金)을 걷으려고 각 궁에서 보내던 사람.】은 떠나 上林深處祭亡魂 상림심처제망혼 상림원 깊은 곳에서 죽은 넋을 제사하네. 해설 이 시는 중원절 우란분재를 형상화한 시이다. 7월 15일은 중원절(中元節)이라고 하는데, 도가에서는 천상(天上) 선관(仙官)이 1년에 3번 인간의 선악(善惡)을 살피는 때를 상원(上元)이라 하여, 1월..
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糝蘆泥肉製饅頭 瓜果爭陳乞巧樓 入夜內人爭指點 佭河西畔拜牽牛 해석 糝蘆泥肉製饅頭 삼로니육제만두 갈대 빻고 고기 치대 만두 만들고 瓜果爭陳乞巧樓 과과쟁진걸교루 참외와 과일을 걸교루【걸교루(乞巧樓): 중국에서는 칠석날 궁중(宮中)에서 채색 비단으로 높게 치장한 누각인 걸교루를 만들고 과일과 술과 안주를 진설해서 견우성과 직녀성에 제사를 올리는데, 비빈(妃嬪)들은 각각 달을 향하여 구멍이 아홉 개인 구공침(九孔針)에 오색실을 꿰고, 그 실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바느질 솜씨가 늘 조짐으로 여겼으며, 또 이때 걸교루에서 「청상곡(淸商曲)」을 연주하여 밤새도록 연락(宴樂)을 즐겼다고 한다.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 참조.】에 진열해뒀네. 入夜內人爭指點 입야내인쟁지점 밤이 들..
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禁中佳節値三三 諸殿宮娥試薄衫 爭向上林來鬪草 就中先取翠宜男 해석 禁中佳節値三三 금중가절치삼삼 궁궐의 아름다운 계절 삼짇날을 만나 諸殿宮娥試薄衫 제전궁아시박삼 여러 궁궐의 궁녀들이 얇은 적삼 입어보네. 爭向上林來鬪草 쟁향상림래투초 상림원【상림원: 진(秦)나라 때 세워진 궁궐의 정원인데, 진나라가 패망한 뒤 한나라 무제(武帝)가 증축하였다. 후대에는 궁궐의 동산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을 향해 와서 풀싸움하니 就中先取翠宜男 취중선취취의남 그중에 먼저 푸른 의남초【의남초(宜男草): 풀의 이름으로, 훤초(萱草)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임신한 부인이 허리에 차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차고 다녔다고 한다.】를 취하네. 해설 이 시는 삼월 삼짇날 풀싸움 놀이를 형상화한 것이..
궁사체로 쓰다 궁사(宮詞) 허균(許筠) 朝暾晃朗矞雲端 人日淸明兩殿懽 拂曉伴宮方校士 黃封宣賜遣中官 해석 朝暾晃朗矞雲端 조돈황랑율운단 아침해가 휘황찬란해 구름 끝에 상서로운 빛 내니 人日淸明兩殿懽 인일청명양전환 인일이 맑고 밝아 두 궁궐이 즐겁네. 拂曉伴宮方校士 불효반궁방교사 새벽에 성균관[伴宮]을 떨치며 지금 선비를 헤아려 뽑고 黃封宣賜遣中官 황봉선사견중관 내시[中官]을 보내 술【황봉(黃封): 황봉주(黃封酒)의 준말로, 관청에서 빚어 황색 비단이나 종이로 봉한 술이다.】을 하사하네. 해설 이 시는 7일 날 인일제(人日製) 과거시험을 보는 것을 노래한 것이다. 정월 1일은 닭날(酉日), 2일은 개날(戊日), 3일은 양날(未日), 4일은 돼지날(亥日), 5일은 소날(丑日), 6일은 사람날(人日), 8일은 곡식..
세밑에 읊조리며 세모음(歲暮吟)① 유득공(柳得恭) 歲暮山中客 孤褱托桂枝 세모산중객 고회탁계지 峯靑雨黑際 漁白樵紅時 봉청우흑제 어백초홍시 痛飮田間酒 微吟馬上詩 통음전간주 미음마상시 獨行荒野外 端的我爲誰 독행황야외 단적아위수 東峰碧未已 閒日燕居情 동봉벽미이 한일연거정 烟屋淡詩意 雨樓沈讀聲 연옥담시의 우루침독성 暗泉吹壤出 微磴冒苔橫 암천취양출 미등모태횡 前路徘徊罷 難逢一友生 전로배회파 난봉일우생 해석 歲暮山中客 孤褱托桂枝 세밑 산 속의 나그네의 외로운 회포를 계수나무 가지에 의탁하네. 峯靑雨黑際 漁白樵紅時 봉우리 푸르고 비 검게 내릴 즈음이고 물고기 희고 땔나무 붉을 때라네. 痛飮田間酒 微吟馬上詩 시골의 술을 취하도록 마셔 나직이 말 타고 시를 읊조리네. 獨行荒野外 端的我爲誰 홀로 황야의 바깥을 가고 있으니 ..
물고기를 보며 관어(觀魚)① 유득공(柳得恭) 池中何所種 魚子多於蓮 지중하소종 어자다어연 瘁矣鞠躳鱔 強哉縮項鯿 췌의국궁선 강재축항편 泛時和影狹 翻處混身偏 범시화영협 번처혼신편 未便投香餌 磯頭一黯然 미변투향이 기두일암연 潭上看魚處 時時不敢跫 담상간어처 시시불감공 忽來兒一一 何去婢雙雙 홀래아일일 하거비쌍쌍 偶觸如相恠 方嬉却自𢥠 우촉여상괴 방희각자송 濠梁差可樂 張翰謾秋江 호량차가락 장한만추강 해석 池中何所種 魚子多於蓮 연못 속엔 무엇이 자라나? 물고기 새끼들이 연꽃에 많다네. 瘁矣鞠躳鱔 強哉縮項鯿 여윈 놈은 허리 굽혀 있고【】 강한 놈은 목이 오그라든 방어【축항편(縮項鯿): 머리가 편평(扁平)하고 목이 오그라든 형상의 물고기로 방어(魴魚) 종류이다.】라지. 泛時和影狹 翻處混身偏 뜬 때엔 그림자 작아지지만 헤엄치..
송우인(送友人) 최전(崔澱) 客行何太忙 不畏溪橋暮 靑山一片雲 散作江天雨 해석 客行何太忙 不畏溪橋暮 객행하태망 불외계교모 靑山一片雲 散作江天雨 청산일편운 산작강천우 『楊浦遺藁』 인용 소화시평
유거만흥(幽居漫興) 권필(權韠) 老去扶吾有短筇 林居無日不從容 淸晨步到澗邊石 落日坐看波底峯 池岸纔容人往還 兩池分蘸一邊山 靑荷葉小不掩水 時見魚兒蒲葦間 引水作潭聊自娛 平地波濤遽如許 飛湍落石風雨喧 隔岸人家不聞語 當日溪流深尺餘 兩岸狹窄纔容車 今朝化作滄浪水 已有水禽來捕魚 해석 老去扶吾有短筇 노거부오유단공 林居無日不從容 임거무일부종용 淸晨步到澗邊石 청신보도간변석 落日坐看波底峯 낙일좌간파저봉 池岸纔容人往還 지안재용인왕환 兩池分蘸一邊山 양지분잠일변산 靑荷葉小不掩水 청하엽소불엄수 時見魚兒蒲葦間 시견어아포위간 引水作潭聊自娛 인수작담료자오 平地波濤遽如許 평지파도거여허 飛湍落石風雨喧 비단낙석풍우훤 隔岸人家不聞語 격안인가불문어 當日溪流深尺餘 당일계류심척여 兩岸狹窄纔容車 양안협착재용거 今朝化作滄浪水 금조화작창랑수 已有水禽來捕魚 이..
궁녀의 삶 궁사(宮詞) 허초희(許楚姬) 淸齋秋殿夜初長 不放宮人近御床 時把翦刀裁越錦 燭前閑繡紫鴛鴦 해석 淸齋秋殿夜初長 청재추전야초장 깨끗이 재계한 가을 궁전의 밤이 막 깊어졌지만 不放宮人近御床 불방궁인근어상 궁녀는 임금께 가까이 이르지 못하게 하네. 時把翦刀裁越錦 시파전도재월금 이따금 가위 잡고 월나라 비단을 재단하며 燭前閑繡紫鴛鴦 촉전한수자원앙 촛불 앞에서 한가롭게 자주빛 원앙을 수놓는다네. 『蘭雪軒詩集』 인용 소화시평
길 가는 중에 한식을 맞이하여 한식도중(寒食途中) 최기남(崔奇男) 東風小雨過長堤 草色和烟望欲迷 寒食北邙山下路 野烏飛上白楊啼 해석 東風小雨過長堤 동풍소우과장제 봄바람에 부슬비가 긴 둑을 지나니 草色和烟望欲迷 초색화연망욕미 풀빛에 안개가 섞여 바라보더라도 흐릿하네. 寒食北邙山下路 한식북망산하로 한식날 북망산 아래 길은 野烏飛上白楊啼 야오비상백양제 들판의 까마귀 백양목에 날아 올라서 울어대네. 『龜谷詩稿』 卷之三下 인용 소화시평
세상을 깨우치며 경세(警世) 석나옹(釋懶翁) 昨是新春今是秋 年年日月似溪流 貪名愛利區區者 未滿心懷空白頭 終朝役役走紅塵 頭白焉知老此身 名利禍門爲猛火 古今燒殺幾千人 해석 昨是新春今是秋 작시신춘금시추 어제는 새봄이었는데 오늘은 가을이니 年年日月似溪流 년년일월사계류 해마다 날마다 달마다 흐르는 물 같구만. 貪名愛利區區者 탐명애리구구자 명예를 탐하고 이익을 아끼는 자질구레한 이여 未滿心懷空白頭 미만심회공백두 마음과 회포로 채우지도 않았는데 부질없이 머리만 희어졌구나. 終朝役役走紅塵 종조역역주홍진 아침 내내 수고롭게도 세상살이에 애쓰다 頭白焉知老此身 두백언지로차신 머리가 희어졌으니 어찌 이 몸 늙었다는 걸 알리오? 名利禍門爲猛火 명리화문위맹화 명예와 이익은 재앙의 문이라서 맹렬한 불꽃이 되어 古今燒殺幾千人 고금소살기..
비 속에서 졸다 일어나서 우중수기(雨中睡起) 석원감(釋圓鑑) 禪房閴寂似無僧 雨浥低簷薜荔層 午睡驚來日已夕 山童吹火上龕燈 해석 禪房閴寂似無僧 선방격적사무승 선방은 고요하고 적막해 스님 없는 듯 雨浥低簷薜荔層 우읍저첨벽려층 비가 처마 밑 층계 덩굴을 적셨네. 午睡驚來日已夕 오수경래일이석 오후에 자다가 일어나니 해는 이미 저물어 山童吹火上龕燈 산동취화상감등 산 아이가 불을 때면서 감등(龕燈)을 올리네.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 소화시평
냉천정에서 냉천정(冷泉亭) 비래봉(飛來峯) 아래에 있다. 당 자사 원려(元藇)가 세웠다. 『대명일통지』 권38, 절강포정사. 백거이는 동남 산수 중에서는 여항군(餘杭郡)이, 항주부에서는 영은사(靈隱寺)가, 사관(寺觀) 중에서는 냉천정이 최고라고 기록하고 있다. -문화원형 용어사전 석천인(釋天因) 鑿破雲根構小亭 蒼崖一綫洒泠泠 何人解到淸凉界 坐遣人間熱惱惺 해석 鑿破雲根構小亭 착파운근구소정 바위 뿌리[雲根]을 뚫어 부셔서 작은 정자 얽으니 蒼崖一綫洒泠泠 창애일선쇄령령 푸른 벼랑 한 줄이 물 뿌려진 듯 차디 차네. 何人解到淸凉界 하인해도청량계 어떤 사람이 청량한 세계에 이르러 坐遣人間熱惱惺 좌견인간열뇌성 앉아서 인간에게 뜨거운 번뇌를 깨닫게할 줄 알려나?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 소화시평
금강산을 바라보며 망금강(望金剛) 이춘원(李春元) 下臨無極上呑空 爭揷芙蓉玉鏡中 氣像秋冬春夏異 精神一萬二千同 群仙鶴駕靑天月 大佛鍾船碧海風 待我他時九節杖 毗盧絶頂會當窮 해석 下臨無極上呑空 하림무극상탄공 아래론 끝 없는 데 닿았고 위는 공중을 삼켜 爭揷芙蓉玉鏡中 쟁삽부용옥경중 부용꽃을 밝은 달[玉鏡] 속에 다투며 꽂으려 하네. 氣像秋冬春夏異 기상추동춘하리 기상은 사계절마다 다르지만 精神一萬二千同 정신일만이천동 정신만은 1만 2천봉마다 같지. 群仙鶴駕靑天月 군선학가청천월 뭇 신선의 학들은 푸른 하늘의 달을 타고 大佛鍾船碧海風 대불종선벽해풍 큰 사찰의 종은 푸른 바다의 바람에 실려 나르네. 待我他時九節杖 대아타시구절장 다른 때 아홉 마디 지팡이로 나를 기다려준다면 毗盧絶頂會當窮 비로절정회당궁 비로봉의 절정은 마침..
떠돌이 신세 실제(失題) 정희량(鄭希良) 水澤魚龍國 山林鳥獸家 孤舟明月客 何處是生涯 해석 水澤魚龍國 山林鳥獸家 수택어룡국 산림조수가 물과 연못은 물고기와 용의 나라이고 산과 숲은 새와 짐승의 집이지만 孤舟明月客 何處是生涯 고주명월객 하처시생애 외로운 배와 밝은 달의 나그네는 생애를 어디서 살아야 하나? 『虛庵先生續集』 卷之一 인용 소화시평
중양절에 느꺼움이 있어 구일유회(九日有懷) 조한영(曺漢英) 故里重陽會 相携醉幾遭 老翁難策杖 佳節負登高 沙白仍淸渚 花黃復濁醪 狂歌落帽興 無復少年豪 『晦谷先生集』 卷之六 해석 故里重陽會 相携醉幾遭 고리중양회 상휴취기조 고향의 중양절에 모여 서로 이끌고 취하여 몇 번이나 만났던가? 老翁難策杖 佳節負登高 노옹난책장 가절부등고 늙어 지팡이 짚기[策杖] 어려워 좋은 계절에 등고하길 저버렸네. 沙白仍淸渚 花黃復濁醪 사백잉청저 화황부탁료 모래 희고 맑은 물가에 꽃은 노랗게 되었고 다시 탁주 있는데 狂歌落帽興 無復少年豪 광가락모흥 무부소년호 미친 듯 노래하며 갓 떨구던 흥, 소년의 호기로움을 다시 하진 못한다네. 『晦谷先生集』 卷之六 인용 소화시평
벼슬을 제수했단 명령을 듣고 입에 나오는 대로 지으며 문제명구점(聞除命口占) 황호(黃㦿) 上下神祇鑑此誠 東西南北任吾生 童男女昔求仙地 大丈夫今杖節行 未報君恩十三載 敢論鯨浪五千程 爲言海若休相戲 半世乘危不足驚 해석 上下神祇鑑此誠 상하신기감차성 천신(天神)과 지기(地祇)가 이 정성 살피셔서 東西南北任吾生 동서남북임오생 동서남북에 내 생애 맡기네. 童男女昔求仙地 동남녀석구선지 어린 사내와 계집이 예전에 신선을 찾으려던 곳, 大丈夫今杖節行 대장부금장절행 대장부가 오늘은 사절단의 행렬이라네. 未報君恩十三載 미보군은십삼재 임금의 은혜 13년간 갚질 못했는데 敢論鯨浪五千程 감론경랑오천정 감히 고래 같은 파도 5천 길임을 논하랴? 爲言海若休相戲 위언해약휴상희 ‘해약이여 서로 장난치지 말라’라고 말하노니 半世乘危不足驚 반세..
망해정에서 망해정(望海亭) 망해정은 중국 요동에 있는 누정으로 조선시대 사신들이 연행(燕行)길에 거치는 명소이다. 윤순지는 1657년 동지겸사은부사(冬至兼謝恩副使)로 연행하였는데 다음 해 귀국 중에 올라가 시를 지었다. 윤순지(尹順之) 版築神功接杳冥 快看關鍵截層溟 龍王辟易輸疆界 水帝奔忙入戶庭 二曜世間雙轉轂 九州波際一浮萍 平生未少凌雲氣 今日飛登望海亭 鴻荒開闢坎離門 碣石崑崙左右蹲 垂手恰堪扶日轂 側身今已躡天根 挾山超海非難事 暴虎憑河不足論 落晩長風吹萬里 眼邊吳楚浪中翻 해석 版築神功接杳冥 판축신공접묘명 판이 쌓아짐이 신이하고 기교로워 아득한 곳에 닿아서 快看關鍵截層溟 쾌간관건절층명 상쾌하게 깎아지른 층계의 어두운 관건을 보네. 龍王辟易輸疆界 용왕벽이수강계 용왕은 뒷걸음 쳐서 경계로 보내고 水帝奔忙入戶庭 수제분망입..
시구를 찾다가 장난스레 지으며 멱구희점(覓句戲占) 윤순지(尹順之) 結習多生未忘癡 尙從文字鬪新奇 但令美玉連城在 不厭良金鼓橐遲 活意有時騰驥足 苦心終夜引蛛絲 尋花問柳閒閒處 笑爾沈吟復索詩 해석 結習多生未忘癡 결습다생미망치 여러 생에 걸친 습벽(習癖)이라 어리석음을 잊질 못하고 尙從文字鬪新奇 상종문자투신기 여전히 문자를 쫓으며 신이하고 기이함을 다투네. 但令美玉連城在 단령미옥련성재 다만 아름다운 구절[美玉]이 문집[連城]에 있으니 不厭良金鼓橐遲 불염량금고탁지 좋은 금을 풀무로 바람내는 것을 느리게 해도 싫지 않네. 活意有時騰驥足 활의유시등기족 이따금 살아있는 뜻은 준마가 발을 달리는 듯하고 苦心終夜引蛛絲 고심종야인주사 밤새도록 하는 고심은 거미가 실을 뽑아내는 듯하네. 尋花問柳閒閒處 심화문류한한처 꽃을 찾고 버들..
비 속에서 배 타고 당산을 지나며 모우승주과당산(冒雨乘舟過棠山) 이민구(李敏求) 選日乘舟發 浮遊極海門 風塵扶白髮 江漢對淸尊 絶景消炎暑 高懷洗鬱煩 應須轉鳴櫓 煙雨過西村 해석 選日乘舟發 浮遊極海門 선일승주발 부유극해문 날 골라 배 타고 출발해 끝 바다 어귀에 떠다니며 유람하네. 風塵扶白髮 江漢對淸尊 풍진부백발 강한대청존 바람과 먼지에서 흰 머리 난 몸 부축하여 한강에서 맑은 술 잔을 대하네. 絶景消炎暑 高懷洗鬱煩 절경소염서 고회세울번 뛰어난 경치에 더위는 사라지고 고상한 회포에 답답함과 번뇌를 씻어내네. 應須轉鳴櫓 煙雨過西村 응수전명로 연우과서촌 응답 반드시 노를 휘저어 안개 비 내리는 서촌 지나려네. 『東州先生詩集』 卷之十三 인용 소화시평
전창군(全昌君) 유정량(柳廷亮)의 집에서 마시며 음전창제(飮全昌第) 유정량(柳廷亮, 1591~1663)으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자룡(子龍), 호는 소한당(素閒堂), 시호는 효정(孝貞)이다. 선조(宣祖)의 딸 정휘옹주(貞徽翁主)와 혼인하여 전창위에 봉해졌다. 1612년(광해군4) 할아버지 유영경(柳永慶)의 사건으로 일가가 멸족될 때 전라도 고부에 유배되었다가 1623년 인조반정 이후에 풀려나와 1625년 2월 4일에 군(君)에 봉해졌다. 『東州集』 文集 卷10 「全昌君柳公墓碣銘 幷序」 이민구(李敏求) 秦樓煙霧細香濃 牽率華筵起病慵 十月風威欺瘦骨 三杯酒力借衰容 棲鴉上苑天寒樹 歸騎東城日暮鍾 自笑泥塗餘骯髒 幾年流落復登龍 해석 秦樓煙霧細香濃 진루연무세향농 부마 집【진루(秦樓): 왕의 부마가 사는 화려한 저..
각산사에서 각산사(角山寺) 김육(金堉) 再入中原路 今年辨壯遊 居僧指海外 微露泰山頭 해석 再入中原路 今年辨壯遊 재입중원로 금년변장유 두 번째로 중국 가는 길에 들어서 올해도 장쾌한 유람을 힘쓴다네[辦]. 居僧指海外 微露泰山頭 거승지해외 미로태산두 주지스님이 바다 밖을 가리키니 태산의 정상 희미하게 드러났네. 『潛谷先生遺稿』 卷之二 인용 소화시평
백로주(白鷺洲)의 도일(道一) 양만고(楊萬古)가 새로 지은 집에 부치며 기제백로주양도일신거(寄題白鷺洲楊道一新居) 이명한(李明漢) 身如白鷺洲邊鷺 心似白雲山上雲 孤吟盡日不知返 雲去鷺飛誰與群 해석 身如白鷺洲邊鷺 신여백로주변로 몸은 백로주 곁의 해오라기 같고 心似白雲山上雲 심사백운산상운 마음은 백운산 위의 구름 같아라. 孤吟盡日不知返 고음진일부지반 외로이 진종일 읊조리느라 돌아가길 잊어버려 雲去鷺飛誰與群 운거로비수여군 구름 가고 해오라기 나니 누구와 짝할까나? 『白洲集』 卷之四 인용 소화시평
송운(松雲) 유정(惟政) 스님이 일본에 사신 가는 걸 전송하며 송송운승장사일본(送松雲僧將使日本) 이식(李植) 制敵無長算 雲林起老師 行裝沖海遠 肝膽許天知 試掉三禪舌 何煩六出奇 歸來報明主 依舊一筇枝 해석 制敵無長算 雲林起老師 제적무장산 운림기로사 적 제압하는 데 장구한 계책이 없어 구름 숲에서 늙은 스님 일으켰네. 行裝沖海遠 肝膽許天知 행장충해원 간담허천지 행장이 바다의 아득함을 높이 날고 간담은 하늘의 알아줌을 허용한다네. 試掉三禪舌 何煩六出奇 시도삼선설 하번륙출기 시험삼아 삼선【삼선(三禪)은 이른바 운문선사(雲門禪師)가 대중을 교화한 삼자선(三字禪)으로, 고(顧 나를 돌아봄), 감(鑑 남을 비춰 봄), 이(咦 일체를 초월하여 자적(自適)함)를 말한다.】의 혀를 떨칠 뿐 어찌 번거롭게 여섯 가지 기계(奇計..
별도로 다른 운자를 써서 학관 이달(李達)에게 주다 별용타운 증이학관(別用他韻 贈李學官) 조희일(趙希逸) 李所眄人, 乃箕城梨園, 聞其値杖而殞, 故慰之. 生離死別兩茫然 恨入嬋娟洞裏綿 飛步無蹤仙佩冷 殘花不語曉風顚 美人冤血成春草 神女朝雲鎖峽天 九曲柔腸元自斷 驛名何事又龍泉 해석 李所眄人, 乃箕城梨園, 聞其値杖而殞, 故慰之. 이달이 좋아하던 기녀[所眄]가 평양의 이원【이원(梨園)의 궁정에다 예능인(藝能人)들을 모아 놓고 가무(歌舞) 등을 연습시켰다고 한다】에서 매질을 당해 죽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그를 위로했다【1606년 주지번과 양유년(梁有年)이 황태손(皇太孫) 탄생을 반포하기 위해 조선에 왔을 때 원접사 대제학 유근(柳根)의 종사관으로 접대하러 갔다. 그때 손곡이 관서에 머물렀는데 사랑하던 평양기생이 곤장..
판서(判書) 남이공(南以恭)의 만사 남판서만(南判書挽) 이식(李植) 江漢秋風動七哀 遙聞飛旐故山回 一炊爛熳邯鄲枕 萬斛撑過灎澦堆 利器早知恢肯䋜 高懷更覺掃氛埃 文昌黯淡台垣曠 其奈佳城閉不開 해석 江漢秋風動七哀 강한추풍동칠애 한강의 가을바람이 칠애(七哀)【칠애(七哀)는 위진(魏晉) 시대 악부(樂府)의 시제(詩題)로, 후한(後漢) 말의 왕찬(王粲)과 삼국 시대 위(魏) 나라 조식(曹植)과 진(晉) 나라 장재(張載)의 ‘칠애시(七哀詩)’가 전하는데, 일곱 가지의 슬픈 감정을 담아 내었다는 해제(解題)가 붙어 있다.】를 동하게 하니, 遙聞飛旐故山回 요문비조고산회 멀리서 휘날리는 운구의 깃발이 고향에서 돌았다고 들었네. 一炊爛熳邯鄲枕 일취난만감단침 한 번 밥 불의 현란한 한단의 꿈 같았고 萬斛撑過灎澦堆 만곡탱과염여퇴 만..
금계군(錦溪君) 자룡(子龍) 박동량(朴東亮)의 만사 금계군박자룡만(錦溪君朴子龍挽) 홍서봉(洪瑞鳳) 時丁板蕩見忱臣 許國平生七尺身 漢代威儀歸照耀 奉天勳伐列麒麟 摶鵬忽失扶搖勢 病樹虛經爛熳春 何限人間榮辱事 九原多是會心親 해석 時丁板蕩見忱臣 시정판탕견침신 때가 정령 어지러울 때 참된 신하 보이니 許國平生七尺身 허국평생칠척신 나라에 허락한 건 평생토록 7척의 몸이였지. 漢代威儀歸照耀 한대위의귀조요 한나라 시대의 위엄은 밝게 빛나는 데로 돌아갔지만 奉天勳伐列麒麟 봉천훈벌렬기린 봉천전(奉天殿)의 공훈은 기린에 나열되었네. 摶鵬忽失扶搖勢 단붕홀실부요세 모인 붕새가 문득 회오리바람[扶搖] 같은 기세를 잃었고 病樹虛經爛熳春 병수허경란만춘 병든 나무는 헛되이 화려하게 꽃핀[爛熳] 봄을 지내는 구나. 何限人間榮辱事 하한인간영욕..
용천(龍泉)의 늙은 역마의 사무를 맡은[馬頭] 백만진(白萬進)에게 드리며 증룡천로마두백만진(贈龍泉老馬頭白萬進) 홍서봉(洪瑞鳳) 當時從事未生鬚 醉騁驊騮爾輒扶 三十年來相見地 吾豪爾健一分無 해석 當時從事未生鬚 당시종사미생수 당시 종사할 적엔 수염 나지 않았지만 醉騁驊騮爾輒扶 취빙화류이첩부 취해 준마[驊騮]를 탈 적마다 너는 갑자기 부축해줬지. 三十年來相見地 삼십년래상견지 30년 만에 서로 처지를 보니 吾豪爾健一分無 오호이건일분무 나의 호쾌함과 너의 강건함이 한 푼도 없구나. 『鶴谷集』 卷之二 인용 소화시평
지산(芝山) 조호익(曺好益)의 운에 차운하여 송천장(松泉丈)에게 드리며 함께 지산에게 보여주다 차지산운 정송천장 겸시지산(次芝山韻 呈松泉丈 兼示芝山) 허적(許𥛚) 莫愁何日入盧家 鸞鏡春濃瀨畫蛾 祇恐狂風吹落去 徘徊空嘆昔年花 古槐深巷是儂家 阿閣重重鎖翠蛾 珠箔玲瓏望秋月 悲歌一曲落梅花 新詩飛入美人家 暗記幽情幾歛蛾 詠罷蘭窓無限恨 一宵春雨濕梨花 擬將今日死君家 魂化春閨箔上蛾 長在玉人纖手下 不辭軀殼似蟬花 해석 莫愁何日入盧家 막수하일입로가 어느 날 부유한 집【노가(盧家): 부유한 집을 뜻한다. 낙양(洛陽)의 여인 막수(莫愁)가 부자인 노씨 집에 시집갔다는 내용의 고악부(古樂府)에서 유래한 것이다.】에 들어갈까 걱정 마시라. 鸞鏡春濃瀨畫蛾 난경춘농뢰화아 부인【난경(鸞鏡): 남조(南朝) 송(宋)나라 범태(范泰)의 「난조시 서..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가 술을 가지고 방문했다가 연회가 끝날 때 노래하던 기녀에게 주며 지었다 병사휴주래방 림파 제증가기(兵使携酒來訪 臨罷 題贈歌妓) 이안눌(李安訥) 白紵新袍貯古函 北來寒重未開緘 殘年試着終無日 故贈歌人作舞衫 莫怪樽前贈素衿 老翁寧有少時心 秋空月滿思歸夜 一曲姸歌直萬金 해석 白紵新袍貯古函 백저신포저고함 모시 저고리와 새로운 도포를 오랜 상자에 넣어뒀지만 北來寒重未開緘 북래한중미개함 북쪽으로 와 추위가 더한 데도 봉해둔 걸 열질 못하네. 殘年試着終無日 잔년시착종무일 남은 해 동안 시험삼아 입어보려 해도 끝내 날이 없기 때문에 故贈歌人作舞衫 고증가인작무삼 기녀에게 주노니 춤추는 적삼 만드시게. 莫怪樽前贈素衿 막괴준전증소금 술 잔 앞에서 흰 비단 준 걸 괴이히 여기지 마시라. 老翁寧有少時心 노옹녕유..
동양도위(東陽都尉) 신익성이 받아온 상림부도(上林賦圖)의 시축에 쓴 소서(小序) 제동양도위상림부도축소서(題東陽都尉上林賦圖軸小序) 김류(金瑬) 駙馬都尉東陽申公, 文章筆翰皆古也, 故所好亦古也. 偶得上林圖一軸于瀋中, 屬余以款識. 長卿尙矣亡論, 太史筆十洲畫, 固已殊絶矣, 而又是元美之藏, 則益可貴重矣 噫! 通達之國, 裨海之外, 區以別者凡幾許? 而由上國到瀋陽, 入我東終歸於公, 物之歸, 其亦擇所歸而歸歟? 紫閣昆明一掌中 武皇車馬若雷風 六丁有力拋天外 三絶無端落海東 去趙尙爲和氏璧 輸韓亦是楚人弓 獨憐上苑猶秦地 誰繼襄公賦小戎 해석 駙馬都尉東陽申公, 文章筆翰皆古也, 故所好亦古也. 부마도위(駙馬都尉) 동양(東陽) 신익성(申翊聖)의 문장과 문자는 모두 예스러웠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또한 고문이었다. 偶得上林圖一軸于瀋中, 屬余以款識..
정월 초사흘부터 초 닷새에 이르도록 바람이 매섭게 불고 눈이 내렸다. 이때에 경원교생(慶源校生) 박상신(朴尙信)과 단천교생(端川校生) 이지원(李之遠)과 북청(北靑)의 스님 혜웅(惠雄), 간성(杆城)의 스님 상전(尙全)이 마주 대하고 앉아 시를 지으며 자정월초삼일지초오일, 대풍차설. 시여경원교생박상신, 단천교생이지원, 북청산인혜웅, 간성산인상전, 대좌유작.(自正月初三日至初五日, 大風且雪. 時與慶源校生朴尙信, 端川校生李之遠, 北靑山人惠雄, 杆城山人尙全, 對坐有作.) 이안눌(李安訥) 壬申之歲月壬寅 獨在咸山思漢津 雲霧䨪天自昏曉 颶風震地無冬春 新年五日雪三日 遠客四人僧二人 試問今朝鐵關外 苦吟誰似老夫身 해석 壬申之歲月壬寅 임신지세월임인 임신(1632)년 임인 날에 獨在咸山思漢津 독재함산사한진 홀로 불함산(不咸山)【불..
대암에서 입에 나오는 대로 지으며 대암구점(臺巖口占) 유몽인(柳夢寅) 尋眞方丈遠何勞 雲路登登逐步高 躑躅背巖多白蘂 鼪鼯食柏或靑毛 蘓仙一嘯千林震 莊老長風萬竅號 聞道嘉魚潛丙穴 且看飛雪落銀刀 『於于集』 卷之二 해석 尋眞方丈遠何勞 심진방장원하로 진짜 방장산(方丈山) 찾노라니 멀어도 무에 수고로우랴? 雲路登登逐步高 운로등등축보고 구름 낀 길 오르고 오르니 걸음 따라 높아지기만 해. 躑躅背巖多白蘂 척촉배암다백예 철쭉은 바위 등져 흰 이파리들이 많고 鼪鼯食柏或靑毛 생오식백혹청모 다람쥐가 잣을 먹어 푸른 털 간혹 있지. 蘓仙一嘯千林震 소선일소천림진 소선의 한 휘파람에 온 숲 진동하고 莊老長風萬竅號 장로장풍만규호 장자의 긴 바람에 온 구멍 소리내네. 聞道嘉魚潛丙穴 문도가어잠병혈 듣기로 가어가 병혈에 잠겨 있다던데【좌사(左..
동래부사 조수초(趙遂初)를 전송하는 시의 서문 송동래부사조수초시서(送東萊府使趙遂初詩序) 유몽인(柳夢寅) 天下之濁而黃而凝者, 盡於我國, 而我國之蹄踵所曁者, 又盡於東萊. 東萊之外, 卽曠然蒼然無涯畔, 天下萬壑所歸之墟. 其間點點乎蜒烟蜃雲之中者, 多東夷諸國, 而獨日本當東萊之左角最邇. 天之氣自東南而西北, 則日本之氣, 猶射者之指於侯, 而東萊爲之侯, 天之氣自西北而東南, 則我國之氣驀於海, 而日本之寇, 猶颿船之當石尤, 逆之則反受淪溺. 近者我氣之得其盛久矣, 東萊之人, 享魚蟹風景之娛, 而太守專其享焉. 於是漢川公子鬢崑山之玉, 帶楚猩之紅, 衣天孫碧霞之錦, 冠於菟白雪之鬚, 旗捎雲而皷殷雷, 與賓校僚屬, 日高會于海雲㙜沒雲㙜之上, 夫何虞焉? 當其臨滄溟膾長鯨, 倘使洛中舊交, 飽若魚之腊乎? 鯨瀑東溟十二年 馬洲蕭瑟隱重烟 城頭畫角催紅旭 㙜上華..
상강(湘江)에서 거문고 타며 부르는 노래 상현요(湘絃謠) 허초희(許楚姬) 蕉花泣露湘江曲 九點秋煙天外綠 水府涼波龍夜吟 蠻娘輕戛玲瓏玉 離鸞別鳳隔蒼梧 雨氣侵江迷曉珠 閑撥神絃石壁上 花鬟月鬢啼江姝 瑤空星漢高超忽 羽蓋金支五雲沒 門外漁郞唱竹枝 銀潭半掛相思月 『蘭雪軒詩集』 해석 蕉花泣露湘江曲 초화읍로상강곡 상강의 물굽이에 이슬 맺힌 진 꽃송이 九點秋煙天外綠 구점추연천외록 아홉 점의 가을 연기 하늘 밖에 푸르네. 水府涼波龍夜吟 수부량파룡야음 용궁엔 서늘한 파도 일고 용은 밤에 노래하니 蠻娘輕戛玲瓏玉 만낭경알령롱옥 만이의 낭자는 가벼이 영롱한 옥을 흔드네. 離鸞別鳳隔蒼梧 리란별봉격창오 난새와 이별하고 봉황과 헤어졌지만 창오산이 막아섰고 雨氣侵江迷曉珠 우기침강미효주 빗기운이 강에 스며 새벽의 해를 흐릿하게 하네. 閑撥神絃石..
은거하며 질펀이 이는 흥에 유거만흥(幽居漫興) 권필(權韠) 老去扶吾有短筇 林居無日不從容 淸晨步到澗邊石 落日坐看波底峯 『石洲集』 卷之七 해석 老去扶吾有短筇 노거부오유단공 늙어지니 나를 부축할 짧은 지팡이가 있지만 林居無日不從容 임거무일부종용 은거함에 조용하지 않을 날 없어라. 淸晨步到澗邊石 청신보도간변석 맑은 새벽에 걸어서 시냇가 바위에 이르렀다가 落日坐看波底峯 낙일좌간파저봉 석양에 파도 밑 봉우리를 보면서 앉았지. 『石洲集』 卷之七 인용 작가 소화시평
自我罹窮阨 生趣若枯木 賴爾得開口 聊以慰心曲 嗟汝今已矣 令我日幽獨 入室如有聞 出門如有矚 觸物每抽思 如繭絲在腹 哀彼一抔土 魂骨寄山足 平生不我遠 今夜與誰宿 空留絶筆書 婉孌當面目 開箱不忍視 但有淚相續 冥漠九原下 爾豈聞我哭
再哭黔陽春 終疑若人去 一往苟不返 三年便千古 纍纍母將子 春草生同土 暝息依松栢 微月一何苦 嬋媛存營魄 眄睞忽無覩 每歸若相棄 胡寧不延佇 上馬淚如綆 黔山正飛雨
稷山見日出 水原見日沒 悠悠百里間 盡日行不息 雲陰天欲雨 晩後風益急 黃埃亂撲面 薄綿寒徹骨 停轡問宿處 躊躇衢路側 官童見我拜 奔走借隣屋 柴門拒不啓 勃磎饒婦舌 童遂目主人 申申謂語曰 此客君莫嗔 權侯是其叔 侯恩詎可忘 我生伊誰力 主人始解顔 趍來謝僕僕 擁篲掃其室 慇懃請我入 入此且少休 藉背宜溫突 呼兒喂馬飽 喚孃烹鷄熟 持盤勸我餐 發瓮要我酌 飢腸好醉飫 大寢頗穩適 深情荷主人 頓忘行李惡
丙戌端陽節 嘉陵郡府前 闢塲初爽塏 傾巷早喧闐 始事圍高柳 頻摩似昨年 緣柯推勇敢 擲索縛牢堅 取蕩承旁蔓 貪高壓上巓 雙攀堪自擧 一縱若無緣 裊弱先登㥘 飄颻仰望懸 始催村少試 俄嬲里娘牽 慣此風流戱 看他結束便 穿裁衫不扡 短作袖仍褰 (中略) 踏板纔軒舃 鳴繩乍響拳 莫言人挽送 終見自騰騫 急引腰微擺 中張手政弦 忙奔劈風箭 勇退急流船 蹴處如相賤 蹲時學屢躚 飜來疑自墮 却上若難旋 (中略) 極態低昂裏 生姿引却邊 兼飛抱成㝈 末勢坐猶翩 逞手頻挼葉 傾巾或抓烟 屢驚非揷羽 還道暫登仙 自得應如此 傍人倍悵然 送眸咸寂默 匝立漸團圓 欲落愁平地 回看渺舊躔 (後略)
石垣仍板屋 照里雜鞦韆 土堀寒無堗 茅茨亂不編 黃柑常抵鵲 朱橘不論錢 負桶民風是 踏田土性然 富無如雍伯 壽或近彭籛 擣臼杵歌苦 迎郞棹曲傳 黃童皆佩劍 華髮尙彎弦 重女輕生子 無科貴備貟
新春雲雪半陰晴 山欲開顔澗有聲 杖屧平臯舒局促 圖書小閣納昭明 扶衰實荷陽和力 處靜猶慚妙道行 筆硯未焚花鳥逼 恐因吟哢杜權輕
長夏林亭興不違 苔深一尺客來稀 薄雲漏日纔成映 細雨隨風忽作霏 鬪巧蜘蛛空裡颺 試輕蝴蝶草間飛 閑中物理看親切 已向頭頭括妙機
長閒只是睡眠爲 今日頗欣事適宜 半醉桃花三盞酒 爛評楓嶽百篇詩 簾前落蘂高吟散 檻外濃陰久坐移 忽有飛來雙燕子 似探人意硯床窺
蛙朝鳴 蛙暮明 或有喧喧起白晝 蛙一鳴 蛙二鳴 忽復千萬如相鬪 低仰往復中律呂 靜聽其音疑節奏 方其作也誰爲勸 霎然而止被誰肘 寂乎方息如雷收 嫋嫋孤吟猶殿後 前潭後潭山月白 草遠沙明六七畝 幽人高枕松簷下 自然之樂蛙兩部
農家養牛堗 木落已可愛 主人留我宿 囑婦時向內 燈前送大梨 一擘淸火肺 俄怪盤中珍 捕魚仍摘菜 自從峽中行 往往看眞態 鞍馬一宵稳 邂逅情可佩 拂曙還相辭 依依嶺月在
강진의 고기잡이 노래 탐진어가(耽津漁歌) 정약용(丁若鏞) 桂浪春水足鰻鱺 橕取弓船漾碧漪 船上張罾者 方言謂之弓船 高鳥風高齊出港 鳥者乙也 乙者東方 東北風曰高鳥風 馬兒風緊足歸時 馬者午也 南風曰馬兒風 三汛纔廻四汛來 假令甲日弦 丙日曰第一水 戊日曰第三水 鵲漊波沒舊漁臺 漊者大波也 波白如䧿起曰鵲漊 漁家只道江豚好 盡放鱸魚博酒杯 食江豚 頻有死者 松燈照水似朝霞 鱗次筒兒植淺沙 莫遣波心人影墮 怕他句引赤胡鯊 沙魚大者曰新赤胡 見人影躍而啗之 楸洲船到獺洲淹 楸子古獺皆島名 滿載耽羅竹帽簷 縱道錢多能善賈 鯨波無處得安恬 兒女脘脘簇水頭 阿孃今日試新泅 就中那箇花鳧沒 南浦新郞納綵紬 瓜皮革履滿回汀 船帖今年受惠廳 均役以來 雖小艓皆受標帖於宣惠廳 莫道魚蠻生理好 桑公不赦小笭箵 䑸船初發鼓鼕鼕 字書無䑸字 舟橋司取戚氏之制 有䑸船之名 今漕船皆舟橋之船 故曰䑸船 歌曲..
微雪山齋禽語譁 巷西人到巷南家 身閒擬和潘安賦 喉渴堪評陸羽茶 菊意留盆一叢卧 梅香粘袖數枝斜 饕風未必欺衰骨 有興休嫌蹋月華
民之有役自古然 東面之民何偏苦 朝朝夜夜犬吠咽 春夏秋冬不按堵 官牌渡江走如鼠 竄伏林間甘倚虎 松明乾炭兩等納 四色之茸應結戶 非再非三進上外 日朔之共歸地主 使客軍馬嶺南䭾 不時策應無定數 夥然名目豈堪耐 八面皆同寧寃愬 他村所無峽山資 徵督唯須官用裕 生稚訥魚不拘節 (中略) 松脂杻骨杻皮令 白蠟五味山葡賦 生鮮日次白土掘 種種難酬別分付 輪差里正日奔走 五貫靑銅三朔斁 (中略) 書員監官踏驗苛 及唱使令別差屢 軍官何事劇咆哱 約正風憲亦可怖 家家酒饌恣醉飽 剪髮何敢言貧窶 纔去卽來彼主人 以村爲家勸農互 殫心供接少佛意 誣揑終爲獄中庾 哀哀東面民何生 疾痛呼天又呼父 我來凌江洞裏行 耳聆愁悶慘目睹 嗚嗚一嗚作歌詩 願誦淸風深邃府 (後略)
浩蕩風濤滿眼前 古臺千尺立蒼然 不周山折分三島 銀漢波傾落九天 採鰒漁瓠遙泛泛 倚松雲盖坐翩翩 梅花一曲江城笛 愁殺天涯李謫仙
橫飆乍捲衆香峰 片片輕霞西復東 半露半遮遙隱映 紫紗如罩玉芙蓉 두 번째(其二) 漫道芙蓉與白玉 松江題品亦疎麤 香城萬古嬋娟色 微雪山陰一夜鋪 세 번째(其三) 如翔如舞幾重重 變態奇姿未可窮 不必丹楓兼躑躅 紅霞百朶作玲瓏 네 번째(其四) 能爲巨嶽與洪洋 鄭子毫端萬丈長 腕力今來還頓㥘 毘盧峰下漫彷徨 [元伯方盤礴未下筆] 다섯 번째(其五) 不必新詩別有篇 泠泠歌曲洞中天 松翁死後無豪士 海嶽蕭條幾百年 [聽弼文誦關東別曲] 「비 갠 뒤 천일대에 올라[雨後登天一臺]」, 李秉成, 『順菴集』 권2
둘째(其二) 二淵懸瓢似 瀑流喧吐呑 誰知呀然小 逈洞摶桑根 다섯째(其五) 五淵急回軋 南岸側成釜 馳波迭後先 赴隘徘徊舞 여섯째(其六) 六淵美如璧 淸涵石紋粹 竦髮注眸深 高雲正泛翠 여덟째(其八) 八淵淺堪漱 潛龍易出身 日靜玩澹瀩 眞爲遭睡人 「구룡연(九龍淵)」, 金昌翕, 『三淵集』 권2
두 번째 수(其二) 睡起吾閒步 山深誰復過 峰陰渾欲霧 林雪自開花 石怪盤松老 菴憐畵佛多 鐘鳴齋飯熟 啼啄有寒鴉 「관음사에서(觀音寺)」, 朴泰觀, 『凝齋遺稿』卷上
첫 번째 黃葉森森靜不飛 獨隨流水出禪扉 公然瀑布生風雨 無數峯巒盡夕暉 龍卧九淵何日起 鶴辭西嶺別天歸 徘徊上下情何極 漠漠三淸碧樹圍 두 번째 欲從何處問源頭 深淺相通上下求 擾擾側峯爭隙地 蒼蒼橫嶺界高秋 洞開洞裏不窮路 潭落潭中無靜流 薄暮如聞雲外磬 中林漠漠忽生愁 「만폭동에서(萬瀑洞)」, 李秉淵, 『槎川詩抄』卷上
遙夜宿崖寺 白雲生我衾 晨興讀遺碑 因以訪息菴 遠望曖垂藤 稍入驚棲禽 數椽出林杪 苔逕無人尋 昔聞眞樂公 於此遯世深 至今面壁處 千尺石嶔岑 流水無時已 盥盆宛溪潯 神飈颯然至 落葉滿廢龕
衆壑遍淸絶 玆谷信靈邃 秀巒似留雪 喬栝如揷翠 泠泠巖溜滴 淺淺石瀨駛 荒塗屢迷惑 灌木恒森緻 振策躡先登 蔭樾企後至 魚貫緣絶壁 猿掛窺無地 遊陟旣告勞 探眺彌恣意 遙畛辨綺錯 遠村俯棊置 雲日翳崦嵫 霜木耀崖寺 沈吟悄欲下 揮管發幽思
萬二千巖各滴淙 合爲轟瀑觸爐峰 雷霆㙜怖雙靑鶴 雪雹潭噴五色龍 金地無蹊唯鐵鎖 玉山何水不珠舂 飛流濺沫從他怒 只恐蓬萊字滅蹤
洞闢數千里 中成百千瀑 瀑流被磐石 大抵白玉白 殷殷起晴雷 颯颯洒飛雪 楓林蕩倒光 丹綺燦相射 看看蘊奇秀 應接不暇目 瑩凈豈堪唾 懔慄自生粟 洗盡俗慮醒 稍覺淸明得 將此擴充去 可入聖賢域 不必神仙子 飄然蛻眞骨
水落毘盧峰 鍧鍧萬仞壑 東兼九井峰下溪 流向海門石壁隘 西來五十有三佛 夜半驅龍以金策 龍失宅 叫其子 雲亦片片與龍徙 淪洞百丈龍實都 環以揷天雲錦壁 九淵上下白石素 明鏡爲底水銀滴 鼓鬐磨鬣石痕古 龍之爲變見佛力 初淵觀者慄未逼 及至終淵髮皆肅 髮森森 步躩躩 松林倚身足底瀑 冥游諸僧歌霽日 爾忘風雷閃不測 滄瀛苦闊巖竇小 淵雲爲雨沛東國 誰知淵龍非海龍 誰知九淵非一宅
有何嗤嗤叟 蒸薪卽山谷 綢繆爲一束 拉雜松與栢 來歸川上息 沈吟聊濯足 濯足且徐徐 下見川魚躍 捉鯉大如手 筐盛何濯濯 有薪供釜鬵 歸共兒女食 行路之好者 謝爾山澤樂
半日松間路 淸流在眼前 層巖度馬峴 列岫俯狼川 鴈去隨陽氣 牛歸趁夕煙 天機見羣動 未敢駐征鞭 「마현(馬峴)에서의 감흥[馬峴感興]」, 金時保, 『茅洲集』 권5
서하에 부임하는 홍광국에게 보내다 送洪光國, 令公之任西河 人與人相等 官何居民上 사람과 사람은 서로 평등한데 관아는 어찌 백성들 위에 있으려 하나? 爲其仁且明 能副衆所望 인자하고도 명백히 하려는 건 백성들이 바라는 것이라네. 一粒民之血 一絲民之筋 於此常存心 方不負吾君 太守有善政 民曰翁所敎 其身不敢私 是子可謂孝 海民噉鱁鮧 口福誇食珍 勿以官廚薄 對案或生嗔 近世且無論 薄漢循吏傳 明府所慕效 言游宓子賤 『𢾡𢿜集』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강남의 노래강남곡(江南曲) 허난설헌(許蘭雪軒) 江南風日好 綺羅金翠翹강남풍일호 기라금취교相將採菱去 齊盪木蘭橈상장채릉거 제탕목란요 人言江南樂 我見江南愁인언강남락 아견강남수年年沙浦口 腸斷望歸舟년년사포구 장단망귀주 湖裏月初明 采蓮中夜歸호리월초명 채연중야귀輕橈莫近岸 恐驚鴛鴦飛경요막근안 공경원앙비 生長江南村 少年無別離생장강남촌 소년무별리那知年十五 嫁與弄潮兒나지년십오 가여롱조아 紅藕作裙衩 白蘋爲雜佩홍우작군차 백빈위잡패停舟下渚邊 共待寒潮退 정주하저변 공대한조퇴 『蘭雪軒詩集』 해석江南風日好 綺羅金翠翹강남의 풍경과 해 좋아서 비단과 금색 비취 머리꾸미개 같다네. 相將採菱去 齊盪木蘭橈서로 장차 마름 캐러 가서 아울러 목란 노를 흔들어댔었지. 人言江南樂 我見江南愁남들은 강남의 즐거움 말하나 나는 강남의 시름을 보네.年年沙浦口..
봄날에 내 님 그리며춘사(春思) 이매창(李梅窓) 東風三月時 處處落花飛동풍삼월시 처처락화비綠綺相思曲 江南人未歸록기상사곡 강남인미귀 해석東風三月時 處處落花飛봄바람 부는 3월에 곳곳마다 낙엽 날리네.綠綺相思曲 江南人未歸거문고로 「상사곡(相思曲)」 연주하지만 강남 간 님 돌아오잖네. 해설이 시는 봄날 떠난 임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삼월 늦봄이라, 여기저기에서 떨어지는 꽃잎들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다. 봄이면 떠난 임도 오는 시절이라(봄은 이별의 시점이며 동시에 만남의 계절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고운 비단 옷을 입고 상사곡을 불러보는데, 강남으로 가신 우리 임은 돌아오시지 않는다.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65쪽 인용목차교과서
155. 붕새처럼 세상을 돌다가 돌아와 김창흡(金昌翕) 風鞭電屐略靑丘 北走南翔鵬路周 收得衰軀歸掩戶 不知何物在心頭 『三淵集』 卷之十四 해석 風鞭電屐略靑丘 풍편전극략청구 바람 채찍에 우레 신발로 조선 곳곳 돌아다녀, 北走南翔鵬路周 북주남상붕로주 북쪽으로 달리고 남쪽으로 날아 붕새처럼 돌아다녔지. 收得衰軀歸掩戶 수득쇠구귀엄호 쇠한 몸을 거두어 돌아와 문 걸어 닫으니. 不知何物在心頭 부지하물재심두 알지 못하겠네, 어느 물건이 내 맘 속에 있는지. 『三淵集』 해설 바람을 채찍으로 삼고 우레를 신발로 삼아 조선을 돌아다녀, 북쪽으로 달리고 남쪽으로 날아 이 구만 리를 날아오르듯 천지를 두루 유람하였다. 이제 쇠잔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대문을 닫아거니, 마음에 남은 미련이 하나도 없다. 정조(正祖)는 『홍재전..
봄날 집에서 하릴없이 도연명의 ‘木欣向榮泉涓始流’라는 구절을 써서 차운하여 시를 짓다 춘일재거 만용도사목흔향영천연시류 분운위시(春日齋居 漫用陶辭木欣向榮泉涓始流 分韻爲詩)④ 김창협(金昌協) 田家聞布穀 耒耜日就治 전가문포곡 뢰사일취치 相呼種春麥 東作自玆始 상호종춘맥 동작자자시 而余長京洛 生不識田事 이여장경낙 생불식전사 明農古有言 素食詩人恥 명농고유언 소식시인치 今我不努力 歲暮將何俟 금아불노력 세모장하사 屋下淸川水 深處可方舟 옥하청천수 심처가방주 磷磷涵白礫 素鱗中沈浮 린린함백력 소린중침부 徐行拂春服 坐石俯長流 서행불춘복 좌석부장류 從容濠上觀 徜徉沂雩游 종용호상관 상양기우유 古人雖已遠 此樂今可求 고인수이원 차락금가구 『農巖集』 卷之一 해석 田家聞布穀 耒耜日就治 시골에 뻐꾹새 소리 들려 쟁기와 보습으로 날마다 나..
염곡의 칠수 노래 염곡칠가(鹽谷七歌)① 홍세태(洪世泰) 有客有客字道長 自謂平生志慨忼 讀書萬卷何所用 遲暮雄圖落草莽 誰敎騏驥伏鹽車 太行山高不可上 嗚呼一歌兮歌欲發 白日浮雲忽陰結 해석 有客有客字道長 유객유객자도장 나그네여! 나그네여! 자는 도장으로 自謂平生志慨忼 자위평생지개강 스스로 평생의 뜻이 강개하다 생각하네. 讀書萬卷何所用 독서만권하소용 독서 만 권인들 어디에 쓰겠는가? 遲暮雄圖落草莽 지모웅도락초망 나이 들어 웅장한 꾀는 풀에 떨어진 것을. 誰敎騏驥伏鹽車 수교기기복염거 누가 천리마를 소금수레에 엎어지게 해서 太行山高不可上 태행산고불가상 태항산은 높아 오를 수 없게 했는가? 嗚呼一歌兮歌欲發 오호일가혜가욕발 아! 첫 번째 노래여 노래 부르려 했더니 白日浮雲忽陰結 백일부운홀음결 흰 해에 구름 껴 갑자기 어둠이 ..
금성에 유배하며 남계에서 읊조리다 남계잡흥(南溪雜興)① 김만중(金萬重) 春半金城草未生 蕭條驛路少人行 陰雲接地天常曀 積雪渾山夜亦明 複峽難通千里夢 四時長作九秋情 唯憐一曲南溪水 萬古淸如楚水淸 해석 春半金城草未生 춘반금성초미생 봄이 반절 지났는데 금성【금성(金城): 강원도 고성】에 풀 나지 않아 蕭條驛路少人行 소조역로소인행 쓸쓸한 역 길엔 다니는 사람 적네. 陰雲接地天常曀 음운접지천상에 어두운 구름이 땅에 닿아 하늘엔 늘 흐릿하고 積雪渾山夜亦明 적설혼산야역명 쌓인 눈이 산을 덮으니 밤임에도 또한 밝구나. 複峽難通千里夢 복협난통천리몽 겹겹의 골짜기는 통하기 어려우니 천리 밖 꿈꾸고 四時長作九秋情 사시장작구추정 사계절 지어짐 길어 9월의 가을 정취라네. 唯憐一曲南溪水 유련일곡남계수 오직 한 굽이 남계의 물이 사랑스..
‘藍田日暖玉生煙’ 일곱 글자를 운으로 삼아 무산 장옥랑에게 주다 남전일난옥생연 칠자위운 류증무산장옥랑(藍田日暖玉生煙 七字爲韻 留贈巫山張玉娘)④ 허균(許筠) 香濃綉被元央暖 寶釵落枕玄雲亂 絳燭搖紅風捲幔 瓊樓西畔低銀漢 鳥啼月落夜將半 十二巫山春夢短 해석 香濃綉被元央暖 향농수피원앙난 향기 무르익은 수놓은 이불에 원앙 따뜻하고 寶釵落枕玄雲亂 보채락침현운란 보배로운 비녀가 베개에 떨어지고 검은 구름 어지럽네. 絳燭搖紅風捲幔 강촉요홍풍권만 빨간 촛불이 붉게 흔들리며 바람이 휘장을 걷으니 瓊樓西畔低銀漢 경루서반저은한 화려한 누각의 서쪽 언덕에 은하수 지는 구나. 鳥啼月落夜將半 조제월락야장반 새 지저귀고 달이 져서 밤이 정각에 이르니 十二巫山春夢短 십이무산춘몽단 열두 봉우리 무산의 봄꿈은 짧아라. 해설 이 시는 ‘남전일난..
강원도 간성군의 삼일포에서 삼일포(三日浦)② 최립(崔岦) 浦南厓, 有丹書述郞徒南石行六字, 鄭西川認南石爲四仙之一, 恐謬. 三入岳陽人不識 世暄巖客坐詩成 四仙豈覺留丹字 應恨當時南石行 『簡易文集』 卷之八 해석 浦南厓, 有丹書述郞徒南石行六字, 포구의 남쪽 벼랑에 ‘述郞徒南石行’ 6글자가 붉게 쓰여 있는데 鄭西川認南石爲四仙之一, 恐謬. 서천 정곤수(鄭崑壽)는 남석(南石)이 네 명의 신선 중 한 명이라 인식했는데 아마도 잘못된 것이리라. 三入岳陽人不識 삼입악양인불식 악양에 세 번 들어간 건 사람들이 모르지만 世暄巖客坐詩成 세훤암객좌시성 바위의 나그네가 앉아 시를 쓴 것만이 세상 시끄럽네【악양은 진주목(晉州牧)에 속한 하나의 현(縣)으로, 관곡(官穀)을 출납하는 창(倉)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간이가 진주 목사로 부임한..
강원도 간성군의 삼일포에서 삼일포(三日浦)① 최립(崔岦) 晴峯六六歛螺蛾 白鳥雙雙弄鏡波 三日仙遊猶不再 十洲佳處始知多 해석 晴峯六六歛螺蛾 청봉육육감라아 36개 갠 봉우리는 고동과 나방을 거두고 白鳥雙雙弄鏡波 백조쌍쌍롱경파 백조는 쌍쌍이 거울 같은 물결에 장난치네. 三日仙遊猶不再 삼일선유유부재 사흘 놀던 신선이 오히려 두 번 오지 않으니 十洲佳處始知多 십주가처시지다 십주의 좋은 곳이 비로소 많다는 걸 알았네. 해설 이 시는 간성군수로 부임하여 유람하던 도중 삼일포에 들러 지은 시이다. 삼일포는 밖에는 중첩한 봉우리가 둘러싸여 있고 안에는 서른여섯 좋은 경관의 봉우리가 있으며, 쌍쌍의 흰 새인 갈매기는 맑은 물결 위에 놀고 있다. 사선(四仙)이 삼 일 동안 놀다 아직도 다시 찾지 않은 것은 십주에 멋진 곳 많다..
근심을 풀러 붓을 놀리며 석민종필(釋悶縱筆)③ 정사룡(鄭士龍) 隨意攤書坐 孤吟對晩暉 수의탄서좌 고음대만휘 岸風帆腹飽 沙雨荻芽肥 안풍범복포 사우적아비 籬缺通江色 簾垂礙蝶飛 리결통강색 렴수애접비 誰知浴沂節 和病試春衣 수지욕기절 화병시춘의 해석 隨意攤書坐 孤吟對晩暉 뜻대로 책을 펴고 앉아 나직이 읊조리며 석양빛을 대하네. 岸風帆腹飽 沙雨荻芽肥 언덕 바람에 돛은 다시 팽팽해지고 모래톱 비에 억새 오동통하네. 籬缺通江色 簾垂礙蝶飛 울타리 무너져 강빛이 통하고 발 드리워 나비의 날아감을 방해하네. 誰知浴沂節 和病試春衣 누가 알랴? 기수에서 목욕하는 계절에 병든 채 봄 옷 입는 것을. 해설 이 시는 번민을 풀며 붓 가는 대로 쓴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책을 펴 둔 채 앉아서 책을 읽다가 홀로 외로이 시를 읊조리며..
산 살이 산거(山居) 서경덕(徐敬德) 기이(其二) 「명시종」엔 여러 글자들이 다르게 실려 있다[明詩綜 簇作色 面作近 絃咽作聲到 朝作晨 好作閒] 花潭一草廬 瀟洒類僊居 화담일초려 소쇄류선거 山簇開軒面 泉絃咽枕虛 산족개헌면 천현열침허 洞幽風淡蕩 境僻樹扶疏 동유풍담탕 경벽수부소 中有逍遙子 淸朝好讀書 중유소요자 청조호독서 『花潭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花潭一草廬 瀟洒類僊居 화담의 한 초가집이 맑고 깨끗해 신선의 거처와 유사하네. 山簇開軒面 泉絃咽枕虛 산들 모여 향한 집에 열려 있고 샘을 실 같아 허공을 베고 울리네. 洞幽風淡蕩 境僻樹扶疏 골짜기 그윽해서 바람이 맑고도 넓으며 땅이 외진 곳이라 나무가 무성하네. 中有逍遙子 淸朝好讀書 그 속에 소요하는 사람이 있어 맑은 아침에 글 읽기 좋아하네. 『花潭先生文集』 卷之一..
산 살이 산거(山居) 서경덕(徐敬德) 기일(其一) 雲巖我卜居 端爲性慵疏 운암아복거 단위성용소 林坐朋幽鳥 溪行伴戲魚 림좌붕유조 계행반희어 閒揮花塢帚 時荷藥畦鋤 한휘화오추 시하약휴서 自外渾無事 茶餘閱古書 자외혼무사 다여열고서 해석 雲巖我卜居 端爲性慵疏 운암에 내가 자리 정해 살게 된 것은 오로지 성품이 게으르고 거칠어서지. 林坐朋幽鳥 溪行伴戲魚 숲에 앉아 조용한 새와 벗하고 시냇물로 가서 노는 물고기와 짝하네. 閒揮花塢帚 時荷藥畦鋤 한가롭게 꽃 언덕을 빗자루로 쓸고 이따금 약 밭을 호미로 멘다네. 自外渾無事 茶餘閱古書 스스로 외인으로 여겨【자외(自外): 스스로 외인(外人)으로 여겨 간여하지 않는 것이다.】 혼연히 일조차 없어 차 마시고 여유롭게 고서를 본다네. 해설 이 시는 산에 살면서 누리는 한가로운 정서..
9일 마포에서 재선과 함께 외사촌 박치천의 집에서 묵었는데 때에 유의 장간이 오다 九日麻浦 同在先 宿內弟朴穉川舍 時張幼毅來 場土乾如瓦 橫長馬槽腹 拍拍生羽音 頭邊飛禾束 聯翩江馬背 二石延安鹽 나부끼듯 이어진 강 말의 등엔 2섬의 연안 소금이 나르니 渚田豊萊葍 今冬葅眞廉 바닷가 밭의 무밭 풍년 들어 올 겨울 배추 참으로 저렴하리. 誰家雨壞垣 穉楓姸膩膩 眼醒蔥蒨中 爲似紅蠟紙 菊移根不覺 朝蕾午敷英 點綴重陽飮 黃輝沁胃馨 大江橫似月 中央滑扁舟 靑樗開復合 瞥見六棱樓 波穿赭石岸 蒼蒼隱舟尾 夕江閴人聲 魚立鬐鱗偉 矗矗古滄浪 浮浮中栗島 茜雲烘落暉 紅明徹底倒 天上星的的 水中魚種種 濯魄空明夕 楚亭涉江誦 墨香赴花馥 鼻觀俱寂然 晨燈寫笠影 笑拈佛光圓 『靑莊館全書』 卷之九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10년 2차 3번
시골집전가(田家) 박지원(朴趾源) 翁老守雀坐南陂 粟拖狗尾黃雀垂長男中男皆出田 田家盡日晝掩扉鳶蹴鷄兒攫不得 群鷄亂啼匏花籬小婦戴棬疑渡溪 赤子黃犬相追隨 『燕巖集』 卷之四 해석翁老守雀坐南陂옹로수작좌남피노인네 참새 지키러 남쪽 언덕에 와粟拖狗尾黃雀垂속타구미황작수개꼬리 끌어들인 조에 노란 참새 올라탔네.長男中男皆出田장남중남개출전장남과 중남은 모두 밭에 나가田家盡日晝掩扉전가진일주엄비시골집 해가 지니 낮엔 사립문 닫혀 있네.鳶蹴鷄兒攫不得연축계아확부득솔개는 병아리 낚아채지만 잡질 못해群鷄亂啼匏花籬군계란제포화리여러 닭 어지러이 박꽃 울타리서 울어대지.小婦戴棬疑渡溪소부대권의도계어린 며느리 나무 그릇 이고 의심하며 시내 건너니赤子黃犬相追隨적자황견상추수아이와 누런 개는 서로 좇아 따라오네.『燕巖集』 卷之四 해설이 시는 농촌의 풍경..
대유 김굉필이 필재 김종직 선생에게 올린 시를 차운하다 차김대유상필재선생운(次金大猷上畢齋先生韻)④ 김일손(金馹孫) 空山花落月如氷 蜀魄聲中哭未能 自是無心人世事 帝鄕何處白雲乘 해석 空山花落月如氷 공산화락월여빙 빈 산에 꽃 지고 달은 얼음 같지만 蜀魄聲中哭未能 촉백성중곡미능 소쩍새 소리 속엔 통곡할 수 없네. 自是無心人世事 자시무심인세사 이로부터 인간사에 무심해져 帝鄕何處白雲乘 제향하처백운승 상제가 사는 곳 어딘가? 흰 구름 타고 가리. 해설 이 시는 김굉필이 필재 선생에게 올린 시에 차운한 시이다. 텅 빈 산에 꽃이 지고 달도 얼음처럼 차가운데, 두견새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두견새 울음은 원통하게 죽은 端宗의 울음이요, 이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는 것은 당시의 허탈한 상실감을 의미함)..
임지로 가는 김종직을 송별하며 송김선산지임(送金善山之任)① 강희맹(姜希孟) 萱堂雲闕隔微茫 仕宦寧親兩未忘 乞郡章成誰會得 事親猶短事君長 해석 萱堂雲闕隔微茫 훤당운궐격미망 훤당【훤당(萱堂): 어머니가 계신 곳. 『詩經』 「衞風 「伯兮」의 “어디서 훤초를 얻어다가 뒤곁에 심을까”라고 한 데서 유래된 것임. 곧 훤초가 사시사철 피어 있듯 어머니가 오래도록 사시기를 바란다는 것임.】과 궁궐이 멀어 어슴푸레하니[微茫], 仕宦寧親兩未忘 사환녕친량미망 벼슬살이와 어버이를 편안히 하는 것 둘다 잊지 못하네. 乞郡章成誰會得 걸군장성수회득 지방 수령 자청하는 글【걸군장(乞郡章): 문과(文科) 출신의 관원으로서 늙은 부모가 계실 때 봉양(奉養)을 위하여 그 지방의 수령(守令)이 될 것을 주청(奏請)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이 이..
안동 화산의 열 가지 노래 화산십가(花山十歌)⑨ 유호인(兪好仁) 荒政第一策 麥麰兼麻籸 황정제일책 맥모겸마신 幺麽莫輕擲 可免溝壑身 요마막경척 가면구학신 寄言同社子 且勿憂艱辛 기언동사자 차물우간신 山中十八公 解衣活吾人 산중십팔공 해의활오인 해석 荒政第一策 麥麰兼麻籸 흉년 구제 정치【황정(荒政): 흉년을 구제하는 정책.】의 제일책은 보리와 누룩과 마와 깻묵에다가 幺麽莫輕擲 可免溝壑身 자잘한 것도 경솔히 던지지 말아야 몸이 도랑과 골짜기에 버려지는 것 면할 수 있지. 寄言同社子 且勿憂艱辛 같은 지역[同社]의 사람들에게 말을 부치니, 또한 간난신고를 걱정치 마시라. 山中十八公 解衣活吾人 산 속 소나무【십팔공(十八公): 솔[松]을 십팔공(十八公)이라 하는데, 송(松) 자를 파자(破字)한 것이다.】가 옷을 벗어 우리..
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良月就盈天地肅 萬稼登場高似屋 夜寒碓杵隱晴雷 香秔浮浮炊白玉 富者少稅豐囷倉 貧者輸租反不足 貧家富家愁與歡 只在區區一寸腸 黽勉餬口生理忙 又披雪絮粧衣裳 右十月 日短南至星正昴 萬竅剛飆夜相攪 臘前瑞雪已三白 滲漉連旬滋宿麥 融融土榻榾柮溫 山下夕陽戲群翟 釜中煮豆軟如酥 寒林屋角煙光孤 驅牛登櫪莝菽荳 門外使者來索租 右十一月 朔雲擁野陰凌兢 南山北山皆明氷 人寒聚隩縮如鱉 林深雪逕愁薪蒸 翁閱契券婦謀績 紙窓翳翳篝明燈 磔禽搏兔逢嘉臘 蜡祭壇中牲酒合 迎新却恐踵前途 仰訴句龍待休答 右十二月 『虛白堂詩集』 卷之一 해석 良月就盈天地肅 량월취영천지숙 양월이라 꽉 차고【『춘추좌씨전』 장공(莊公) 16년 조에 “공보정숙이 위나라로 도망갔는데, 3년 뒤에 그를 불러들이게 하며 말하기를 ‘정나라에 공숙..
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積雨初收失炎暑 鳴蜩又作涼秋語 東籬碧玉割甘瓜 小甕淸香釀新黍 比隣樽酒通前蹊 醉歌嗚嗚爭扶携 旣辦農家一半事 洗盡鋤頭三寸泥 相逢不識山氣昏 露華欲上秋禾痕 右七月 白露無聲悴芳草 園巷人人剝丹棗 社燕辭巢雁傳信 凄涼萬物秋容老 稻華䆉稏交靑黃 野色漸變彤雲光 槎頭銀鯽始振鬐 葦底紫蟹初輸芒 身閒有食食兼味 太平耋艾歌虞唐 右八月 蕪菁嫩葉芋魁肥 霜重田家初受衣 黃雀翩翩啄晚地 農欲刈時天少暉 腰鎌扶轂上荒阪 東皐載稻西家歸 紫菊開花繞茆舍 歌鼓紛紛喧四野 一斗白酒一隻鷄 共向神林賽秋社 右九月 해석 積雨初收失炎暑 적우초수실염서 장마가 막 개어 폭염이 사라지니 鳴蜩又作涼秋語 명조우작량추어 매미 울면서 또한 서늘한 가을 소리 낸다네. 東籬碧玉割甘瓜 동리벽옥할감과 동쪽 울타리의 푸른 옥 같은 단 참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