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Ⅰ>
[Ⅰ이해⑶] 한문 산문의 문체와 특징을 이해한다.
이 학습 내용은 한문 산문의 문체(文體)와 특징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설정하였다. 한문의 문체(文體)는 언어의 형식적 특징에 따라 크게 산문(散文), 운문(韻文), 변문(騈文)으로 나눌 수 있다.
산문은 자수(字數)나 운율(韻律) 등의 외형적(外形的)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문체를 말한다.
운문은 특정한 구(句)의 끝자리를 운(韻)이 같은 글자로 맞추어 압운(押韻)을 한 문체를 말한다.
변문은 운문처럼 압운을 하지는 않지만 산문과 달리 성률(聲律)과 대우(對偶)를 강구하는 문체를 말한다. 단, 고등학교 한문 선택 과목 교육과정에서는 한시(漢詩)에 포함시켜 다루기 곤란한 일부 운문이나 변문 또한 한문 산문의 문체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한문 산문의 문체는 글의 내용과 형식에 따라 크게 설리문(說理文), 사전문(史傳文), 잡기문(雜記文), 실용문(實用文)으로 나눌 수 있다. 단, 이들 문체에 속하는 작품들 중에는 그 일부 또는 전체가 운문 또는 변문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특히, 실용문 가운데는 그 전체가 운문 또는 변문으로 이루어진 작품이 적지 않다.
설리문(說理文)은 사리(事理)를 밝히거나 시비(是非)를 가리는 문체를 말한다. 설리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유가(儒家)의 경전(經典)이나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철학적 저술 등과 같이 장편의 저서(著書)를 통하여 자신의 철학이나 사상을 천명하는 각종 사상류(思想類) 산문을 비롯하여 논(論), 변(辨), 설(說), 원(原) 등이 있다.
• ‘논(論)’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논증하고 의론하는 문체를 말한다.
• ‘변(辨)’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시비를 가리고 진위(眞僞)를 밝히는 문체를 말한다.
• ‘설(說)’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고 해석하는 문체를 말한다. ‘원(原)’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그 근원을 근본적으로 탐색하고 고찰하는 문체를 말한다.
• 이외에도 설리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또한 해(解), 의(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단, 설리문에 속하는 이들 여러 문체들은 대개 저술의 상황 및 작품의 제목으로 서로 구별될 뿐 그 내용의 제시 방식이나 의론의 방식 등이 서로 중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설리문의 문체와 특징은 그 공통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유의하도록 하며, 하위 문체들의 경우에는 작품의 이해와 감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체의 명칭을 개략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문체의 종류를 지나치게 따지지 않도록 한다.
사전문(史傳文)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행적을 서술하는 문체를 말한다. 사전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사건을 서술하는 편년체(編年體) 역사서,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 역사서 등 각종 역사류(歷史類) 산문을 비롯하여 전(傳), 행장(行狀) 등이 있다.
• ‘전(傳)’은 대개 제왕(帝王)의 사적을 기록하는 본기(本紀), 제후(諸侯)의 사적을 기록하는 세가(世家), 제왕과 제후를 제외한 개별적인 역사 인물의 행적을 기록하는 열전(列傳) 등으로 구성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의 열전(列傳)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사관(史官)이 지은 열전뿐만 아니라 사관이 아닌 일반 문인이 지은 개별적인 전을 아울러 가리키는 것이다. 일반 문인이 지은 개별적인 전 중에는 사관이 지은 열전과 달리 죽은 사람이 아닌 당대에 살아 있는 사람,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 하층의 보통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들도 있다. 또, 전(傳)의 형식을 빌린 자전(自傳), 탁전(托傳), 가전(假傳) 등도 이 ‘전(傳)’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 ‘행장(行狀)’은 죽은 이의 세계(世系), 관향(貫鄕), 성명, 자호 (字號), 생졸 연월, 관적이나 행적 등을 기록하여 예관(禮官)이 고인(故人)의 시호(諡號)를 제정하거나 사관이 사서(史書)를 편찬하는 데, 또는 기타 신도비(神道碑)나 묘지명(墓誌銘) 등과 같은 고인을 위한 글을 짓는 데 참고하도록 자료로 제공되는 글인데, 그 자체가 독립된 하나의 문체로서 통행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사전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또한 연보(年譜), 실기(實記) 등 여러 가 지가 있다.
잡기문(雜記文)은 앞에서 거론한 설리문・사전문이나 뒤에서 언급할 실용문에 속하지 않는 기타 문체들 중 사실이나 사물을 기술하는 문체를 말한다. 잡기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각종 기문(記文)을 비롯하여 기사(記事), 필기(筆記) 등이 있다.
• ‘기문(記文)’은 보통 제목이 「~기(記)」로 표기되는 문체로서, 경물의 묘사로부터 인사(人事)의 서술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무척 복잡하고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산수 자연을 유람하고 여행의 견문을 기록하거나 산천의 경물을 묘사하는 산수유기(山水遊記), 누각이나 정자 따위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해당 건축물을 묘사하거나 유관 사실을 기록하는 누정기(樓亭記), 서화(書畫)・기물(器物)이나 화훼(花卉)・식물(植物) 등을 대상으로 그 내용이나 형상 및 유관 사실을 기록하는 서화잡물기(書畫雜物記), 사회의 인정(人情)과 인사(人事)를 기록하는 인사잡기(人事雜記) 등이 있다.
• ‘기사(記事)’는 어떤 사건의 시말을 기록하는 문체로서, 보통 제목이 「기(記)~사(事)」, 「기(紀)~사(事)」, 「서(書)~사(事)」 등으로 표기된다.
• ‘필기(筆記)’는 특정 문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기술하는 문체이다. 필기는 보통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각편(各篇)들이 대량으로 집적된 저술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필기를 구성하는 이개별적인 각편들은 자기완결적이며 독립적인 하나의 문체로서의 단편(單篇)을 이루지는 못한다.
실용문(實用文)은 전근대 사회 전장 제도(典章制度) 및 일상생활의 필요에 부응하여 만들어진 문체이다. 실용문에 속하는 문체는 다시 조령류(詔令類), 주의류(奏議類), 비지류(碑誌類), 애제류(哀祭類), 잠명류(箴銘類), 송찬류(頌讚類), 서발류(序跋類), 증서류(贈序類), 서독류(書牘類) 등으로 나눌 수 있다.
• ‘조령류(詔令類)’는 제왕이 신하나 백성에게 내리는 서신이나 명령 등의 문체로서, ‘조(詔)’, ‘령(令)’ 등이 있다.
• ‘주의류(奏議類)’는 신하나 백성이 제왕에게 올리는 서신이나 보고 등의 문체로서, ‘주(奏)’, ‘의(議)’, ‘서(書)’, ‘표(表)’ 등이 있다.
• ‘비지류(碑誌類)’는 어떤 사적이나 인물의 행적을 돌에 새겨서 기념하고자 하는 문체로서, ‘비(碑)’, ‘묘비(墓碑)’, ‘묘갈(墓碣)’, ‘묘표(墓表)’, ‘묘지(墓誌)’ 등이 있다. 비지류 중에서 운문으로 된 명(銘)이 달려 있는 것을 특히 ‘비명(碑銘)’, ‘묘비명(墓碑銘)’, ‘묘갈명(墓碣銘)’, ‘묘지명(墓誌銘)’이라고도 부른다.
• ‘애제류(哀祭類)’는 죽은 이를 애도(哀悼)하는 문체로서, ‘애사(哀辭)’, ‘제문(祭文)’, ‘조문(弔文)’ 등이 있다.
• ‘잠명류(箴銘類)’는 경계(警戒)를 드러내거나 공덕을 기록하는 문체로서, ‘잠(箴)’, ‘명(銘)’ 등이 있다. ‘송찬류(頌讚類)’는 공덕을 칭송하거나 찬양하는 문체로서, ‘송(頌)’, ‘찬(讚)’ 등이 있다. 잠명류와 송찬류는 사자구(四字句)의 운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산문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 ‘서발류(序跋類)’는 책이나 글의 앞이나 뒤에 붙여서 그 책이나 글의 내용 또는 작가에 대해 소개하거나 비평하는 문체로서, ‘서(序)’, ‘발(跋)’ 등이 있다.
• ‘증서류(贈序類)’는 이별에 임하여 떠나는 사람을 전송하거나 나이 든 이의 생일에 장수를 축하하여 지어 주는 문체이다. 보통 서발류의 ‘서(序)’와 구별하기 위하여 제목이 「송(送)~서(序)」, 「증(贈)~서(序)」, 「~수서(壽序)」 등으로 표기된다.
• ‘서독류(書牘類)’는 신변 소식이나 안부, 용무, 의견 따위를 글로 적어서 남에게 보내는 문체로서, ‘서(書)’, ‘서독(書牘)’, ‘간독(簡牘)’, ‘척독(尺牘)’ 등이 있다.
이상의 한문 산문의 문체들 이외에 주목해야 할 한문의 문체로 또한 사부(辭賦)와 소설(小說)이 있다. 사부는 기본적으로는 운문에 속하지만, 그 문체적 특성이 한시와 산문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다.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산문에 속하지만, 전근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정통적인 한문 산문의 문체 중 하나로 간주되지 않았다. 물론 넓은 의미의 소설, 곧 필기(筆記)는 정통적인 한문 산문의 문체에 당당하게 포함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역시 한문 산문의 일종으로 어느 정도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소설, 곧 개인의 허구적 창작으로서의 소설은, 극히 일부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전근대 사회에서 한문 산문의 일종으로도 취급되지 못했었다. 고등학교 한문 선택 과목 교육과정에 서는 이들 사부와 소설 또한 한문 산문의 문체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Ⅰ이해⑷]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이해한다.
이 학습 내용은 중학교 한문 [1이해⑶], [2이해⑶], [3이해⑶]과 연계된다. ‘한문 Ⅰ’에서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 범위의 한자가 활용된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내용은 [Ⅰ이해⑴]을 참고하되, 한문 산문의 특징에 유의하도록 한다.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 속에서 사용된 단어나 문장 또는 문단의 의미, 글의 구조와 내용의 전개 방식 등 글의 내용을 그 글이 나타내고자 하는 중심적인 의미, 곧 주제와 관련지어 바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한문 산문은 글에 따라 주제가 글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도 있고 잘 드러나 있지 않거나 숨겨져 있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교훈적인 내용이나 도리(道理)를 설파하는 글, 사회의 풍속(風俗)이나 인정(人情)을 기술하는 글 등은 주제가 글의 표면에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글의 주제가 글의 표면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는 경우에는 글의 내용 중에서 주제를 드러내는 중심 내용을 합리적으로 추측하여 파악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생동하는 인물 형상을 빌려서 모종의 도리를 나타내는 우언(寓言)이나 특징적인 인물의 언행 묘사를 통해 그 인물의 풍모를 드러내는 일화(逸話)와 같은 글들은 주제가 잘 드러나 있지 않거나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글의 주제가 글의 표면에 잘 드러나 있지 않거나 숨겨져 있는 경우에는 글의 내용으로부터 그 이면에 함축되어 있는 주제를 합리적으로 추측하여 파악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Ⅰ이해⑸] 한문 산문의 특수한 표현 방식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
이 학습 내용은 중학교 한문 [1이해⑷], [2이해⑷], [3이해⑷]와 연계된다. ‘한문 Ⅰ’에서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 범위의 한자가 활용된 한문 산문에서 사용된 표현 방식을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내용은 [Ⅰ이해⑵]를 참고하되, 한문 산문의 특징에 유의하도록 한다.
한문 산문은 글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서술 방식과 표현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 가령, 사물의 이치를 따지거나 자신의 사상을 천명함으로써 남을 설득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들은 주로 의론적(議論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 산천(山川)의 경물(景物)이나 지리(地理) 또는 사회의 풍속(風俗)이나 인정(人情)을 기술하는 글들은 주로 묘사적(描寫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 인물의 언행이나 사건의 경과를 서술하는 글들은 주로 서사적(敍事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 사람이나 사물, 사건에 대해 느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글들은 주로 서정적(抒情的)인 서술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한문 산문에서 사용된 특수한 표현 방식을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하기 위해서는 글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서술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서술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등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단, 의론・묘사・서사・서정 등의 서술 방식은 한 편의 글 속에서도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의 엄격한 구별을 강조하기보다 이에 대한 이해가 작품의 이해와 감상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가 하는 실용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한문 Ⅱ>
[Ⅱ이해⑶] 한문 산문의 문체와 특징을 이해한다.
이 학습 내용은 [Ⅰ이해⑶]과 연계된다. ‘한문 Ⅱ’에서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의 학습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확장된 한자가 활용된 한문 산문의 문체와 특징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한문의 문체(文體)는 언어의 형식적 특징에 따라 크게 산문(散文), 운문(韻文), 변문(騈文)으로 나눌 수 있다.
산문은 자수(字數)나 운율(韻律) 등의 외형적(外形的)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문체를 말한다.
운문은 특정한 구(句)의 끝자리를 운(韻)이 같은 글자로 맞추어 압운(押韻)을 한 문체를 말한다.
변문은 운문처럼 압운을 하지는 않지만 산문과 달리 성률(聲律)과 대우(對偶)를 강구하는 문체를 말한다.
단, 고등학교 한문 선택 과목 교육과정에서는 한시(漢詩)에 포함시켜 다루기 곤란한 일부 운문이나 변문 또한 한문 산문의 문체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한문 산문의 문체는 글의 내용과 형식에 따라 크게 설리문(說理文), 사전문(史傳文), 잡기문(雜記文), 실용문(實用文)으로 나눌 수 있다. 단, 이들 문체에 속하는 작품들 중에는 그 일부 또는 전체가 운문 또는 변문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특히, 실용문 가운데는 그 전체가 운문 또는 변문으로 이루어진 작품이 적지 않다.
(1) 설리문
설리문(說理文)은 사리(事理)를 밝히거나 시비(是非)를 가리는 문체를 말한다. 설리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각종 사상류(思想類) 산문을 비롯하여 논(論), 변(辨), 설(說), 원(原) 등이 있다.
‘사상류 산문’은 유가(儒家)의 경전(經典)이나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철학적 저술 등과 같이 장편의 저서를 통하여 자신의 철학이나 사상을 천명하는 글을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논어(論語)』, 『맹자(孟子)』, 『장자(莊子)』, 『순자(荀子)』 등이 있다.
이 사상류 산문을 제외한 여타 설리문들은 단편(單篇) 작품으로서, 대개 제목에 달려 있는 논(論), 변(辨), 설(說), 원(原) 등의 용어로 그 문체를 구별한다.
‘논(論)’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논증하고 의론하는 문체를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가의(賈誼)의 「과진론(過秦論)」, 허균(許筠)의 「호민론(豪民論)」 등이 있다.
‘변(辨)’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시비(是非)를 가리고 진위(眞僞)를 밝히는 문체를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韓愈)의 「휘변(諱辨)」, 이규보(李奎報)의 「광변(狂辨)」등이 있다.
‘설(說)’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고 해석하는 문체를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韓愈)의 「사설(師說)」, 이규보(李奎報)의 「경설(鏡說)」 등이 있다.
‘원(原)’은 어떤 주제에 대하여 그 근원을 근본적으로 탐색하고 고찰하는 문체를 말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韓愈)의 「원도(原道)」, 이곡(李穀)의 「원수한(原水旱)」 등이 있다.
이외에도 설리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또한 난(難), 해(解), 문(問), 유(喩), 석(釋), 의(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단, 설리문에 속하는 이들 여러 문체들은 대개 저술의 상황 및 작품의 제목으로 서로 구별될 뿐 그 내용의 제시 방식이나 의론의 방식 등이 서로 중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설리문의 문체와 특징은 그 공통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유의하도록 하며, 하위 문체들의 경우에는 작품의 이해와 감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체의 명칭을 개략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문체의 종류를 지나치게 따지지 않도록 한다.
(2) 사전문
사전문(史傳文)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의 행적을 서술하는 문체를 말한다. 사전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각종 역사류(歷史類) 산문을 비롯하여 전(傳), 행장(行狀) 등이 있다.
‘역사류 산문’은 『춘추(春秋)』, 『자치통감(資治通鑑)』,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과 같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 사건을 서술하는 편년체(編年體) 역사서,
『사기(史記)』, 『삼국사기(三國史記)』 등과 같이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
『통감기사본말(通鑑紀事本末)』 등과 같이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 역사서 등을 말한다.
‘전(傳)’은 대개 제왕(帝王)의 사적을 기록하는 본기(本紀), 제후(諸侯)의 사적을 기록하는 세가(世家), 제왕과 제후를 제외한 개별적인 역사 인물의 행적을 기록하는 열전(列傳) 등으로 구성되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의 열전(列傳)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사관(史官)이 지은 열전뿐만 아니라 사관이 아닌 일반 문인이 지은 개별적인 전을 아울러 가리키는 것이다. 일반 문인이 지은 개별적인 전 중에는 사관이 지은 열전과 달리 죽은 사람이 아닌 당대에 살아 있는 사람,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 하층의 보통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들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유종원(柳宗元)의 「동구기전(童區寄傳)」, 이옥(李鈺)의 「장복선전(張福先傳)」 등이 있다.
또, 전(傳)의 형식을 빌린 자전(自傳), 탁전(托傳), 가전(假傳) 등도 이 ‘전(傳)’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자전(自傳)’은 작가가 자신의 행적을 기록한 전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도연명(陶淵明)의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이규보(李奎報)의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등이 있다.
‘탁전(托傳)’은 가설적(假設的)인 인물의 행적을 기록한 전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유종원의 「종수곽탁타전(種樹郭槖駝傳)」, 성간(成侃)의 「용부전(慵夫傳)」 등이 있다.
‘가전(假傳)’은 사물의 행적을 의인화(擬人化)하여 기록한 전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모영전(毛潁傳)」, 임춘(林椿)의 「국순전(麴醇傳)」 등이 있다.
‘행장(行狀)’은 죽은 이의 세계(世系), 관향(貫鄕), 성명, 자호(字號), 생졸 연월, 관적이나 행적 등을 기록하여 예관(禮官)이 고인(故人)의 시호(諡號)를 제정하거나 사관이 사서(史書)를 편찬하는데, 또는 기타 신도비(神道碑)나 묘지명(墓誌銘) 등과 같은 고인을 위한 글을 짓는 데 참고하도록 자료로 제공되는 글인데, 그 자체가 독립된 하나의 문체로서 통행되기도 하였다. 행장이란 용어 대신에 장(狀), 행록(行錄), 행술(行述), 행략(行略), 사략(事略) 등의 용어가 제목으로 달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증태위동공행장(贈太尉董公行狀)」, 유종원의 「단태위일사장(段太尉逸事狀)」 등이 있다.
이외에도 사전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또한 연보(年譜), 실기(實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3) 잡기문
잡기문(雜記文)은 앞에서 거론한 설리문・사전문이나 뒤에서 언급할 실용문에 속하지 않는 기타 문체들 중 사실이나 사물을 기술하는 문체를 말한다. 잡기문에 속하는 문체로는 각종 기문(記文)을 비롯하여 기사(記事), 필기(筆記) 등이 있다.
‘기문(記文)’은 보통 제목이 「~기(記)」로 표기되는 문체로서, 경물의 묘사로부터 인사(人事)의 서술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무척 복잡하고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유종원의 「영주팔기(永州八記)」, 김창협(金昌協)의 「동유기(東遊記)」 등과 같이 산수 자연을 유람하고 여행의 견문을 기록하거나 산천의 경물을 묘사하는 산수유기(山水遊記),
구양수(歐陽修)의 「취옹정기(醉翁亭記)」, 이제현(李齊賢)의 「운금루기(雲錦樓記)」 등과 같이 누각이나 정자 따위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해당 건축물을 묘사하거나 유관 사실을 기록하는 누정기(樓亭記),
한유의 「화기(畫記)」, 이제현의 「묘련사석지조기(妙蓮寺石池竈記)」 등과 같이 서화(書畫)・기물(器物)이나 화훼(花卉)・식물(植物) 등을 대상으로 그 내용이나 형상 및 유관 사실을 기록하는 서화잡물기(書畫雜物記),
방포(方苞)의 「옥중잡기(獄中雜記)」, 이곡(李穀)의 「소포기(小圃記)」 등과 같이 사회의 인정(人情)과 인사(人事)를 기록하는 인사잡기(人事雜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제목이 「~지(志)」 또는 「~록(錄)」으로 표기되거나 제목에 「~기(記)」라는 표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과 형식이 위에 언급한 기문(記文)들과 같은 성격의 글들은 모두 기문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기사(記事)’는 어떤 사건의 시말을 기록하는 문체로서, 보통 제목이 「기(記)~사(事)」, 「기(紀)~사(事)」, 「서(書)~사(事)」 등으로 표기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고계(高啓)의 「서박계자사(書博鷄 者事)」, 정약용(丁若鏞)의 「기고금도장씨여자사(紀古今島張氏女子事)」 등이 있다.
‘필기(筆記)’는 특정 문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기술하는 문체이다. 필기는 보통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각편(各篇)들이 대량으로 집적된 저술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필기를 구성하는 이 개별적인 각 편들은 자기완결적이며 독립적인 하나의 문체로서의 단편(單篇)을 이루지는 못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유의경(劉義慶)의 『세설신어(世說新語)』, 성현(成俔)의 『용재총화(慵齋叢話)』 등이 있다.
(4) 실용문
실용문(實用文)은 전근대 사회 전장 제도(典章制度) 및 일상생활의 필요에 부응하여 만들어진 문체이다. 모든 글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기 어느 정도 실용적 목적을 가지게 마련이다. 설리문, 사전문, 잡기문 또한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실용문은 특히 그 실용적 목적이 직접적으로 두드러지는 문체를 말한다. 실용문은 전근대 사회에서 매우 중시되는 문체였다. 그만큼 여타의 문체들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컸고 또한 종류도 다양하였다.
실용문에 속하는 문체는 다시 조령류(詔令類), 주의류(奏議類), 비지류(碑誌類), 애제류(哀祭類), 잠명류(箴銘類), 송찬류(頌讚類), 서발류(序跋類), 증서류(贈序類), 서독류(書牘類)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조령류(詔令類)’는 제왕이 신하나 백성에게 내리는 서신이나 명령 등의 문체로서, ‘고(誥)’, ‘서(誓)’, ‘명(命)’, ‘령(令)’, ‘조(詔)’, ‘제(制)’, ‘유(諭)’, ‘교(敎)’, ‘책(策)’, ‘비답(批答)’, ‘격(檄)’, ‘이(移)’ 등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조조(曹操)의 「구현령(求賢令)」, 정철(鄭澈)의 「유읍재문(諭邑宰文)」 등이 있다.
‘주의류(奏議類)’는 신하나 백성이 제왕에게 올리는 서신이나 보고 등의 문체로서, ‘주(奏)’, ‘의(議)’, ‘서(書)’, ‘소(疏)’, ‘표(表)’, ‘장(狀)’, ‘봉사(封事)’, ‘차자(箚子)’ 등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이이(李珥)의 「진시사소(陳時事疏)」 등이 있다.
‘비지류(碑誌類)’는 어떤 사적이나 인물의 행적을 돌에 새겨서 기념하고자 하는 문체로서, ‘비(碑)’, ‘묘비(墓碑)’, ‘묘갈(墓碣)’, ‘묘표(墓表)’, ‘묘지(墓誌)’ 등이 있다. 비지류의 형식은 보통 산문과 운문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산문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도 있고 또 운문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도 있다. 이 중 산문과 운문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 그 운문 부분을 명(銘)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명(銘)이 달려 있는 것을 ‘비명(碑銘)’, ‘묘비명(墓碑銘)’, ‘묘갈명(墓碣銘)’, ‘묘지명(墓誌銘)’이라고도 부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남해신묘비(南海神廟碑)」, 구양수의 「상강천표(瀧岡阡表)」, 박지원(朴趾源)의 「홍덕보묘지명(洪德保墓誌銘)」 등이 있다.
‘애제류(哀祭類)’는 죽은 이를 애도(哀悼)하는 문체로서, ‘애사(哀辭)’, ‘제문(祭文)’, ‘조문(弔文)’, ‘뢰(誄)’ 등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제십이랑문(祭十二郞文)」, 박지원의 「이몽직애사(李夢直哀辭)」 등이 있다.
‘잠명류(箴銘類)’는 경계(警戒)를 드러내거나 공덕을 기록하는 문체로서, ‘잠(箴)’, ‘명(銘)’ 등이 있다. 사자구(四字句)의 운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산문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규보의 「슬잠(蝨箴)」, 유우석(劉禹錫)의 「누실명(陋室銘)」 등이 있다. 단, 명문(銘文) 중에서 죽은 이를 기리는 ‘비명(碑銘)’, ‘묘비명(墓碑銘)’, ‘묘갈명(墓碣銘)’, ‘묘지명(墓誌銘)’ 등은 비지류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송찬류(頌讚類)’는 공덕을 칭송하거나 찬양하는 문체로서, ‘송(頌)’, ‘찬(讚)’ 등이 있다. 사자구(四字句)의 운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산문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백이송(伯夷頌)」, 이규보의 「잠찬(蠶讚)」 등이 있다.
‘서발류(序跋類)’는 책이나 글의 앞이나 뒤에 붙여서 그 책이나 글의 내용 또는 작가에 대해 소개하거나 비평하는 문체로서, ‘서(序)’, ‘발(跋)’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서(序)’는 책이나 글의 앞에 붙이고, ‘발(跋)’은 뒤에 붙인다. 단, ‘서(序)’는 책이나 글의 뒤에 붙이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특히 ‘후서(後序)’라고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한(李漢)의 「창려선생집서(昌黎先生集序)」, 이황(李滉)의 「도산십이곡발(陶山十二曲跋)」 등이 있다.
‘증서류(贈序類)’는 이별에 임하여 떠나는 사람을 전송하거나 나이 든 이의 생일에 장수를 축하하여 지어주는 문체이다. 보통 서발류의 ‘서(序)’와 구별하기 위하여 제목이 「송(送)~서(序)」, 「증(贈)~서(序)」, 「~수서(壽序)」 등으로 표기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유의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이제현(李齊賢)의 「송신원외북상서(送辛員外北上序)」 등이 있다.
‘서독류(書牘類)’는 신변 소식이나 안부, 용무, 의견 따위를 글로 적어서 남에게 보내는 문체로서, ‘서(書)’, ‘서독(書牘)’, ‘간독(簡牘)’, ‘척독(尺牘)’ 등이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사마천(司馬遷)의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박지원의 「영대정잉묵(映帶亭賸墨)」에 수록된 여러 척독(尺牘) 작품 등이 있다. 단, 서독류 중에서 제왕에게 올리는 ‘서(書)’는 주의류(奏議類)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이상의 한문 산문의 문체들 이외에 주목해야 할 한문의 문체로 또한 사부(辭賦)와 소설(小說)이 있다. ‘사부’는 기본적으로는 운문에 속하지만, 그 문체적 특성이 한시와 산문의 중간적 성격을 가진다.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산문에 속하지만, 전근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정통적인 한문 산문의 문체 중 하나로 간주되지 않았다. 물론 넓은 의미의 소설, 곧 필기(筆記)는 정통적인 한문 산문의 문체에 당당하게 포함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역시 한문 산문의 일종으로 어느 정도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소설, 곧 개인의 허구적 창작으로서의 소설은, 극히 일부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전근대 사회에서 한문 산문의 일종으로도 취급되지 못했었다. 고등학교 한문 선택 과목 교육과정에서는 이들 사부와 소설 또한 한문 산문의 문체에 포함시켜 다룰 수 있다.
[Ⅱ이해⑷]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이해한다.
이 학습 내용은 [Ⅰ이해⑷]와 연계된다. 또, 이 내용은 [Ⅰ이해⑴]을 참고하되, 한문 산문의 특징에 유의하도록 한다. ‘한문 Ⅱ’에서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의 학습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확장된 한자가 활용된 한문 산문의 내용과 주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Ⅱ이해⑸] 한문 산문의 특수한 표현 방식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
이 학습 내용은 [Ⅰ이해⑸]와 연계된다. 또, 이 내용은 [Ⅰ이해⑵]를 참고하되, 한문 산문의 특징에 유의하도록 한다. ‘한문 Ⅱ’에서는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 1,800자의 학습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확장된 한자가 활용된 한문 산문의 특수한 표현 방식을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인용
Ⅰ. 개정의 배경
Ⅱ. 개정의 중점
Ⅲ. 한문과 선택 과목 교육과정 해설
1. 성격
2. 목표
3. 내용
4. 교수・학습 방법
5.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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