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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반도의 현대사, 그리고 ‘위안부’ 문제 1.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학생에게 질문을 던짐, 2~3명 정도의 답변을 들음) 각 학생의 다양한 의견 잘 들었습니다. 이렇듯 역사에 관해서 사람의 수만큼 많은 수의 대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역사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바로 그 대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답은 ‘물음표’입니다. 왜냐 하면, 오늘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여러분과 얘기를 나누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대답은 강의 마지막에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2. 한국의 국제정 다음의 지도를 보실까요. 한국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 사이에 껴 있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이 나라들은 모두 강한 ..
학교 밖은 즐거워 북한강 라이딩 승빈이가 기획한 야외 활동으로 잠실나루역에서 만나 북한강에 있는 대성리역까지 가는 대장정이다. 물론 올 때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기 때문에 돌아올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정훈이와 현세는 각자 개인 사정이 있어 빠지게 되었고, 오늘만 특별히 참가하기로 했던 승환이는 금요일 트래킹 때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승빈이와 민석이와 함께 조촐하면서도 우애로운 기분으로 길을 떠난다. 적은 인원이 떠나는 여행이지만 모처럼 하는 라이딩이니 만큼 여행은 그 자체로 즐겁기만 하다. ▲ 학교에서 출발하여 잠실나루역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 여긴 천호에 있던 자전거 대여소입니다. 민석이 자전거가 장시간 바깥에 있다보니, 체인이 모두 녹이 슬었습니..
단재학교 목차 2011년 탕윤의 단재학교 소개08.30 교사 모집 글을 보다09.05 면접 전 날에09.06 단재학교 면접기09.11 합격기09.13 合格頌歌09.17 꿈을 접자 교사가 되다01.02 재영이와 역사 공부01.04 2011 학습발표회 2012년 04.26 영화팀이 꾸려지다07.16 1학기 학습발표회08.21 2학기를 시작하며10.03 단재학교에서의 1년네 멋대로 해라1강 / 2강 / 4강스마트폰 아카데미1강 / 2강11.02~03 LEEL10.21 다르다 2호를 준비하며12.14 학습발표회12.15 단재학교에서의 1년06~11 합정동 프로젝트 2013년 01.18 교사연수자료 준비01.19~20 1년차 소감02.07 국어수업을 준비하며02 시로 노는 국어수업02.16 토즈 모임 후..
합정동프로젝트 목차(12년) 06.01 백남준 아트센터 06.19 루브르 박물관전 06.22 박노해 & 최민식전 08.31 내셔널지오그래픽전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사진에 담긴 예술혼 09.07 대림미술관 & 윤동주 기념관 09.14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의 만남 무위당 장일순 삶과 수묵전 금호미술관: 각 작가의 작품전 09.21 인생사용법 10.19 덕수궁 프로젝트 11.30 강은일 해금 플러스 인용 목차
우리는 단재학교 영화팀이예요 목차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김민석: 화를 가슴에 안고 있는 그대 송지민: 불안,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열망으로 날아올라라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박주원: 조급과 여유 사이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이건호: 맞서느니, 피한다. 그러다 파한다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생들도 이젠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인용 목차
4. 학교 상담의 한계를 넘어 우리 모두 함께 커간다 학교 상담이 지닌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학교 다니던 시절, 교무실에 가야 한다는 것은, 더욱이 상담을 한다며 가야 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획일화된 성적으로 나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도 교사의 머릿속엔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니 인간 대 인간으로 이야기하여 나의 길을 찾아간다기보다, 이미 정해진 길을 받아들이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의 학교 상담 시간은 상담을 빙자한 교사 독백 시간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조례 훈화라든지 식전에 내빈으로 오는 시의원의 축사 같은 것이 그 전형이죠. 그런 말을 듣는 것은 고역입니다. 인간이라면 고통을 느끼는 ..
3. 임승빈과 이건호 임승빈: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헤매다 승빈이는 부모님과의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 하는 편이다. 어머니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학에 가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이때의 대학이란 당연히 인서울 대학이며 심지어, ‘고려대 영상학과’를 지명하기도 한단다. 아버지는 어떨까? 아버지는 어머니의 의견에 동의하시며, 성공회대 정도로는 성에 안 차니, 10대 대학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한다. 이런 부모님들의 마인드를 알기 때문에, 승빈이는 단재학교에 굳이 다닐 필요가 없이 입시학원에 가면 되지 않냐고 묻기도 했단다. 하지만 어머니는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며 반대하셨다고 한다. 원하는 것과 현실의 것이 일치하지 않으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위의 상황과 같은 하나의 장면이 있다. 작년 대안학교 연..
2. 오현세와 박주원 오현세: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오현세는 해주오씨이고 한자로는 炫世(빛날현, 세상세-세상을 빛내라)이다.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껏 어머니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러니 현세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이 4월이 되면 바뀐다고 한다. 4월에 할아버지네는 자양동으로 이사를 가시며, 어머니와 현세는 그대로 신도림에 산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현세에 대해 스마트폰을 많이 하는 것과 책을 거의 읽지 않는 것을 걱정하신다고 했다. 현세의 꿈은 ‘영화감독’이라고 한다. 할 것 없을 때마다 보는 게 영화였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감독도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다. 단재학교에 올 때 어머니는 긍정적이었지만, 외할아버지..
1. 김민석과 송지민 들어가며: 두터운 오해의 지층을 깎아내며 2014년을 준비하며 학생들을 개인 상담을 하게 되었다. 가장 적은 시간을 함께 한 현세도 한 학기를 같이 했고, 지민이는 어느덧 일 년이나 함께 했다. 그 외의 아이들은 2년을 꼬박 함께 한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사람을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처음이야 ‘서로를 알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기에 촉수를 세우고 탐색하려 할 테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관성에 의해 관계는 흘러가기 때문이다. 영화팀원들과의 관계도 그런 관성에 따른 것일 뿐, 시간이 흐른 만큼 그만큼 서로에 대한 앎의 지층이 두터워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른 만큼 ‘서로에 대한 오해만 깊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기 초에 자연스럽게 이야..
목차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막연하지만 그래도 시작하다 시작해보라, 그리고 어떻게 되는지는 지켜보라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건빵이 되려 발버둥 치다 처음의 의미가 담겨 있던 둔촌동 단재학교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송파동 단재학교는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던 곳 교육철학은 사는 가운데 생성되는 것이다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건빵, 송파동 학교에서 좀 더 다져지다 석촌동 단재학교에선 어떤 일들이 생길까? 인용 목차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둔촌동 학교에서 3년을 보내며 그런 것들을 체험했고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송파동 학교에선 지금까지 고민했던 흔적들, 공부했던 철학들을 지우고 현장 속에서 새롭게 정립해야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아이들과는 3년을 ▲ 둔촌동 학교에서 영화팀도 자리를 잡아 갔다. 이 녀석들과 영화도 찍고 영화도 많이 보러 다녔다. 건빵, 송파동 학교에서 좀 더 다져지다 함께 하며 눈빛만 마주쳐도 무얼 얘기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으며, 다른 교사들과도 편안하게 얘기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더욱이 단재학교는 규율에 얽매여 있거나,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강압도 없다. 그러니 무언가를 새롭게 정립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고, 정서적인 여백도 충분히..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단재학교는 2009년 11월에 강동구 둔촌동에 보금자리를 틀었다가 2014년 8월 13일에 송파구 송파동으로 이전했다. 5년 동안 둔촌동에서 단재학교는 기틀을 다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하나 둘 인원이 들어나 ‘교육공동체 단재’가 되었고, 학생-학부모-교사 삼주체가 100여명 안팎이 되는 학교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이전하는 일은 여러모로 크고 작은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 둔촌동 학교에서 기반을 닦으며 단재학교는 자리를 잡아갔다. 송파동 단재학교는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던 곳 둔촌동 학교는 오피스텔을 리모델링하여 들어선 학교였고, 송파동 학교는 이층으로 이어진 가정집에 들어선 학교였다. 아무리 오피스텔을 학교 분위기에 맞게 리모델링..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단재학교에 처음 갔을 때의 인상은 ‘학원 같다’는 거였다. 아무래도 사무실을 리모델링하여 쓰다 보니,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게 당연했다. ▲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이 사진에 나온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건빵이 되려 발버둥 치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한 없이 밝고, 자유분방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학원은 성적 부담이란 일반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이기에, 아이들은 주눅 들어 있고 그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기계적으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런 다음에 부랴부랴 시간에 쫓겨 또 다른 학원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러니 표정은 어둡고 말도 거의 하지 않으며..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단재학교는 2009년 9월에 서초구 반포동의 한 사무실을 임대하면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교는 학교 구성원이 제대로 갖춰질리 만무하다. 두 명의 교사들이 힘을 모아 문은 열었지만,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개교를 하기 전에 학교 설명회도 하고 제주도로 몇 일간 여행을 떠나기도 했지만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은 매우 미약했다. ▲ 2016년 가을엔 청계천 고아장에서 대안학교 축제가 있었다. 위 사진은 그 당시 우리의 홍보 부스. 막연하지만 그래도 시작하다 그리고 그해 11월에 단재학교가 제대로 발판을 다지게 된 강동구 둔촌동으로 이전한다. 반포동 학교는 여러 아이들이 함께 하기엔 비좁았기에..
한문을 전공하고서 영화교사가 되다 목차 1. 한문전공자가 영화 교사될 수 있는 이유지나보니 더욱 의미가 깊었던 과거의 순간들영화의 영자도 모르는 사람이 영화팀을 맡다 2. 영화란 주제로 아이들과 5년간 뒹굴며 알게 된 것영화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기에 생각의 폭이 넓어지다직업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닌, 정해지는 것 3.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2~2014몰라서 만든 영화 『다름에의 강요』영화팀 처음으로 언론인이 되어보다 4.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5~2016광진IWILL과 영화팀, 영화로 만나다2017년 영화교사로 한 단계 비약하다 5. 송파마을예술창작소에서 준 새로운 도전컴프레서 가지러 왔수다컴프레서에서 영화로 6. 진규와 종연이와 함께 공모사업 신청서를 완성하다오랜만에 설렘에 몸서리치던 밤을..
7. 2017년에 쓰게 될 영화교사 이야기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는 말이 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 오게 되어 있다. 그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평상시에 충분히 준비하고 있어야만 하는 거다. 그래서 성경에는 이와 비슷한 말로 ‘항상 깨어 있어라’라는 말이 있다. 심판의 날이 언제 이르러 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늘 깨어 기도하며 그 순간을 맞이하라는 얘기다. 과연 이번에 찾아온 기회를 나는 잡았을까? ▲ 광진IWill 미경쌤이 보내준 슬레이트. 기회가 불현듯 찾아오면 송파마을예술창작소(이하 다락多樂)에서 갑작스럽게 공모사업을 신청한다며 ‘20명 정도의 학생을 데리고 30주 가량으로 진행되는 영화 만들기 프로그램의 기획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처음으로 외부학생들과..
6. 진규와 종연이와 함께 공모사업 신청서를 완성하다 그날 밤에 여러 생각을 하며 결정을 해야 했다. 우선 토요일마다 시간을 빼야 하는 문제는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면 되기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큰 문제는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었다. 이런 고민은 최근엔 해본 적이 없다. ▲ 2012년에 처음으로 영화팀 교사가 되어 전주영화제를 찾아갔다. 그게 벌써 5년이나 흘렀다. 오랜만에 설렘에 몸서리치던 밤을 맞이하다 어느새 단재학교에서 5년이 넘도록 생활하면서 아이들과는 매우 친해져서, 불편하고 어색하여 힘들다는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 그 친함에 사르르 녹아들어, 어색함이 주는 ..
5. 송파마을예술창작소에서 준 새로운 도전 2017년 2월에 단재학교 이전이 계획되어 있었다. 14년 8월에 강동구 둔촌동에서 송파구 송파동으로 이전했으니, 2년 반만에 다시 이전을 하게 되는 셈이다. 저번에 이전할 땐 학교 수리에 관련된 모든 일(방문을 유리문으로 다는 것, 이층 난간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 대문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은 승빈맘이, 이사와 관련된 모든 일은 근호맘이 도맡아서 해줘서 편하게 이전할 수 있었다. 역시 학부모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교다 보니, 이런 식으로 백지장을 맞들 듯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그런데 영화 교사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학교 이전 이야기를 하는 게 왠지 생뚱맞아 보일 것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이야기에 영화 교사 이야기의 ..
4.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5~2016 우린 늘 그래왔듯이 어설프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리얼버라이티인 『남한강 도보여행』도 찍고, 일상을 희화화시킨 『현세의 꿈』이란 영화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현세의 꿈' 민석이가 합심하여 뚝딱 만들어낸 현세의 자전적 이야기. 광진IWILL과 영화팀, 영화로 만나다 그러던 2015년 6월 25일에 퇴근하려던 그때 낯선 두 분이 학교를 방문했다. 중년이었으면 ‘자식에 대한 일로 상담하러 오셨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만한데, 그분들은 청년이었기에 어리둥절했다. 이런 경우 보통 승태쌤의 손님들인 경우가 많기에 승태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분들이 바로 전찬혁, 김미경 간사다. ▲ 찬혁쌤과 미경쌤의 방문으로 우리의 콜라보는 ..
3.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2~2014 ‘한문 전공자가 영화 교사가 됐다’는 말은 어찌 보면 ‘삶이야말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서당에 다니며 한문을 공부하던 때엔 ‘내가 한문을 전공하며 한문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으며, 대학에 들어와 한문을 전공하던 때엔 ‘영화를 매개로 아이들과 함께 만나야지’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우연과 휩쓸림 속에 나아가다보니 이렇게 흘러온 것일 뿐, 거기엔 ‘빅 픽쳐’도 ‘거시적 안목’도 자리할 여지가 없다. ▲ 2015년에 일주일 동안 낙동강에서 한강까지 라이딩을 하며 다큐를 찍었다. 몰라서 만든 영화 『다름에의 강요』 얼떨결에 단재학교에서 영화팀 교사로 일하게 됐고, 그렇게 영화의 영자도 모르..
2. 영화란 주제로 아이들과 5년간 뒹굴며 알게 된 것 이미 사회는 급변하고 있고 지식의 가치도 나날이 달라지며 무수한 정보들이 쏟아진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현실 속에 교사 또한 예전에 공부했던 방식 그대로 정해진 지식만을 가르친다거나, 자신이 걸어온 길만을 최고의 길로 소개하며 그 길로 가라고 몰아넣거나 해선 안 된다 ▲ [덕혜옹주]를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다. 영화로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기에 생각의 폭이 넓어지다 이럴 때 교사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 그것들을 모두 지우고 상황 자체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다시 재구성하라’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 요구된다. 그건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모두 지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만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그 마음을 버리라는 이야기다. 절대적이지 않다면 현장에..
1. 한문전공자가 영화 교사될 수 있는 이유 단재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지도 어느덧 5년이 흘렀다. 처음에 근무할 때만 해도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교사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렘과 함께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 2015년에 광진과 협업을 하며 남양주종합촬영소에 가서 영화촬영 체험을 하고 나서. 지나보니 더욱 의미가 깊었던 과거의 순간들 어떤 일을 시작할 땐 꼭 그와 같은 기대와 걱정이 한 묶음으로 들게 마련인 것 같다. ‘기대’에 방점을 찍으며 나에게 임박해오는 삶에 최선을 다해서 살면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고, ‘걱정’에 방점을 찍으며 나에게 닥쳐오는 삶을 버거워할 경우엔 ‘삶이 한 순간도 편할 수가 없구나’라는 말로 저주하게 될 ..
단배학교 도배기 목차 1. 교사상이 변하다 산업혁명기의 교사상 혁명기 이후의 교사상 2. 학교를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도배 프로젝트의 시작 ‘도배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몸을 움직일 때 삶의 행복이 스며든다 3. 학교 도배하기와 노동착취? 학교가 아동들의 노동력 착취를 가로막다 노동력 착취가 아닌, 노동주체로 세우는 것 4. 도배하며 시간의 흐름을 체득하다 시간의 흐름과 공부 도배일지 인용 사진 목차
4. 도배하며 시간의 흐름을 체득하다 아이들이 단재학교의 벽면을 도배하니 한 학생이 ‘부모님이 본다면 화를 내셨을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충분히 이해되는 학부모님의 반응이지만 이런 학생의 활동 자체를 노동착취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소비주체로 자신을 구성한 학생들을 노동주체로 세우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고 이런 내용을 알기 위해 우치다 타츠루의 인용구를 말했었다. ▲ 노동은 밥심에서 시작된다. 밥도 맛나게 간식도 맛나게 먹는다. 시간의 흐름과 공부 이런 분석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경험해봤으며 그걸 감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집에서 아이들이 설거지를 한다든지, 청소를 한다든지, 심지어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한다든지 하는 모든 ..
3. 학교 도배하기와 노동착취? 2월에 새학기 개학을 하며 학생주도로 이끌어가는 한 달의 커리큘럼이 시작됐고 ‘학교를 꾸미고 싶다’는 현세의 의견 개진에 따라 학생들은 함께 뭉쳐 도배를 하게 됐다. ▲ 우리의 도배 시작. 학교가 아동들의 노동력 착취를 가로막다 그런데 이때 한 학생이 “이런 모습을 엄마가 봤다면, 아마도 노발대발하셨을 거예요. 어떻게 학교에서 이런 일을 시키냐고 화내실 게 뻔하거든요.”라고 말을 한다. 그 얘길 듣는 순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불덩이 같은 게 올라왔다. 이 논쟁은 과연 노동을 착취의 개념으로 볼 것인지, 가치 있는 활동의 개념으로 볼 것인지 하는 것에 달려있다. 근대학교의 등장과 의무교육의 제정은 어찌 보면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받..
2. 학교를 내 손으로 직접 꾸미는 도배 프로젝트의 시작 단재학교는 2월에 개강을 하며 한 달 동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학생들이 만들어가도록 했다. 그래서 바로 서로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회의를 하며 각자가 하고 싶은 것들을 얘기한 것이다. ▲ 단재학생들 회의 장면. 16년 트래킹 장소를 정하려 모였을 때의 모습. ‘도배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때 대부분의 아이들은 당연히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제시했다. ‘영화보기’, ‘애니메이션 보기’, ‘TV 보기’의 삼종 세트는 늘 수동적으로 억압받고 살아온 아이들이 손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무래도 영상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뿐더러, 그것만 계속 볼 수 있다면 그만한 ‘개이득(요즘 아이들의 유..
1. 교사상이 변하다 단재학교는 2년 전부터 새 학기를 2월에 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도권 학교에 비해 한 달을 빨리 시작하는 만큼 이때만큼은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새 학기를 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2월 한 달 동안 ‘학생 중심 학교’를 표방했다. 교사들이 정한 시간표에 맞춰 수동적으로 따르지 않고 학생들이 커리큘럼을 만들고 그 시간에 맞춰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물론 학교이니만치 아무런 제재나 틀이 없을 순 없다. 그래서 정한 게 ‘개인이 각자 활동하는 건 안 되며 함께 활동해야 한다’는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자율적인 판단과 협의에 맡기기로 했다. ▲ 3월의 우리끼리 프로젝트 회의 사진. 2월에 찍은 사진이 없어 아쉽다. 산업혁명기의 교사상 이때 교사의 역..
2015학년도 학습발표회 목차 1. 공부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 공부를 잘한다는 건 시시하고 지루한 일에 전념한다는 것 개인의 성장과 학업성장은 별개의 것이다 2. 단재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 이유 하나의 평가기준으로 다양성을 뭉개버리다 시험이 학교를 집어삼키다 그래서 우린 학습발표회를 한다 3. 꿈과 희망이 어리던 학습발표회 ‘예악’의 능력이 기르는, 아카펠라 공연 밖으로 여행을 떠나 나를 찾게 하는,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영상 시청 함께 어울려 무대에 공연하는 맛, [중고등판 라이어] 공연 지고지순한 목표가 아닌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만 걸어가면 된다 인용 사진 목차
3. 꿈과 희망이 어리던 학습발표회 ▲ 좋은 무대를 위해 무대 뒤에서 애쓰는 사람들. ‘예악’의 능력이 기르는, 아카펠라 공연 아카펠라는 2년 전부터 하게 된 수업이다. ‘악樂’이란 게 지금까지 들려온 음을 듣고 앞으로 들려올 음을 짐작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목소리의 타자성을 발견하고 너의 목소리를 내 안에 받아들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타자성과 자아성의 경계, 들려온 음과 들려올 음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며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초반엔 아이들이 힘들어 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노래를 부르며 서로 맞춰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자 어느 순간부터 장난조차도 아카펠라로 하게 됐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도, 심심할 때에도, 서로 놀려..
2. 단재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 이유 단재학교에서 정기적으로도 시험을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시험을 보지 않는 둘째 이유는 시험이 개인을 한계에 가두기 때문이다. ▲ 진규가 만들어준 학습발표회 안내문. 단재학교의 열정을 담아 문구를 만들었다. 하나의 평가기준으로 다양성을 뭉개버리다 아이들마다 언어능력이 뛰어난 학생, 신체능력이 뛰어난 학생, 감정교류가 잘되며 감수성이 뛰어난 학생 등 다양하다. 그런데 학교의 평가시스템은 그런 것들은 모두 등한시하고 오로지 텍스트 이해로 한정된 평가를 하여 학생을 평가하며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을 나누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분명 다른 부분에선 뛰어난 아이인데도, ‘지필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부엔 젬병’인 사람이 되고 만다. 이때..
1. 공부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 단재학교는 매년 12월에 학습발표회를 하고 있다. 어떤 때는 한 해에 학기별로 두 번의 발표회를 한 적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발표회 준비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에, 지금은 한 해에 한 번의 발표회를 하고 있다. 2학기엔 ‘학습발표회’를 하고 1학기엔 ‘작은 발표회’라 하여 학교에서 아이들이 만든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아카펠라 공연을 보여주는 식으로 꾸미고 있다. ▲ 단재학교 학습발표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건 시시하고 지루한 일에 전념한다는 것 이쯤 되면 당연히 궁금할 게, ‘그럼 단재학교는 평가를 어찌 하나요?’라는 걸 거다. 제도권 학교는 한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와 같은 정기적인 평가가 있으며 중간 중간에 도학력고사, 일제고사 같은 비정기적인 평가..
목차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 기억으로 남긴 시간 기록으로 낚아 챈 시간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 작은 전시회는 뭐예요? 전시회를 준비하는 손길들, 말길들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 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의 시선이 문제일 수 있다 4. 모범생이 되지 말라 문제없는 내 아이가 문제다 어른의 시선이 아닌, 그 사람의 시선으로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 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 옆방 아카펠라 아카펠라 공연, 한 학기의 성장을 그대로 보여준 특급 공연 인용 목차 사진
5. 작은 전시회, 큰 기쁨 연습이 끝나고 이제 곧 학부모님들이 오실 시간이 되었다. 부엌은 분주하다. 학부모님들에게 대접할 간식을 만들고 차를 대접하기 위해 물을 끓인다. 아이들의 역할은 세 파트로 나누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파트, 학교 앞에서 학부모님에게 인사를 건네고 안내를 하는 파트, 학교로 들어온 부모님에게 전시회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고, 서빙을 담당하는 파트로 말이다. ▲ 각 역할에 맞게 배치되어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작은 전시회, 큰 기쁨의 전시회 한 분씩 학부모님이 오실 때마다 아이들도 바빠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학교에는 활기가 넘쳐났다. 학습발표회는 공연을 보는 것이기에 정숙한 분위기라고 한다면, 작은 전시회는 축제 분위기라고나 할까. 모두 기뻐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고 아..
4. 모범생이 되지 말라 ‘어른을 흉내내려 애쓴다’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면, 아래에 인용한 글을 읽어보며 생각을 정리하도록 하자. 1. “내 아이는 문제가 없어요.” 2. “내 아이는 착해요.” 3. “내 아이는 공부를 잘해요.”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보다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본다. 1. 문제가 없었기로 앞으로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자살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남에게 별 문제를 안 일으킨다. 다만 자신에게 단 한 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 뿐이다. 2. 착하기로 끝없이 불만이 쌓인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하고 싶은 행동을 참고, 자신의 욕망을 끝없이 유예하는 아이, 그 아이의 내면은 갈가리 찢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3. 판검사들이 공..
3. 준비과정을 통해 교육의 가능성을 보다 작은 발표회를 준비하며 어떻게 음식을 마련할 것인지, 그리고 그때 부모들에게 모금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이런 식의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이 부쩍 자랐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언가를 하고자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그걸 진행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그걸 뿌리치거나 무시하기보다 귀담아 듣고 어떻게든 절충안을 만들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 1학기 마무리 여행에서 아이들은 밤새도록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게임도 하며 놀았다. 소통의 장이 무언지 보여준 그 때. 교육의 핵심은 ‘어떻게 성숙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하는 것 단재 교육과정의 핵심은 아이들을 성숙한 존재로 키우는 것이다. 그런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
2. 1학기 동안의 학습결과를 나누는 자리 작은 전시회 단재학교에선 1년에 한 번씩 학습발표회를 한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고 1학기에 한 번씩 1년에 총 2번을 할 때도 있었다. 일반학교에서의 학습 결과물은 시험이란 형식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단재학교는 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학습 결과물을 보여줄 수가 없다. 물론 ‘배움 이후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상당히 유의미한 의문이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 2012년 1학기 학습발표회 때의 초대장. 작은 전시회는 뭐예요? 학습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택한 방식은 ‘학습발표회’였고, 그건 어찌 보면 한 학기별로 하는 게 맞다. 학기별로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이 다르고, 성장한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
1. 작은 전시회를 기록하려는 이유 아주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으로 시작해보자. ‘2015학년도 1학기가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무리 짓는 시기가 왔다’ 이런 상투적인 표현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간이 그만큼 빠르다는 의미이고, 시작과 끝의 인상이 워낙 강렬한 탓에 중간 과정은 별로 생각이 안 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 정말로 그랬다. 2월부터 3월까지 2개월 동안은 검정고시 준비 기간이었기에 정신없이 사회와 역사를 공부한 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했고,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일상을 채워갔다. 학교라는 성격상 수시로 여러 일들이 발생했고 더욱이 대안학교라는 특성상 매우 역동적이기까지 하다보니, 의식적으로 시간을 인식하려 하지 않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그래서 ‘벌써..
15학년도 1학기를 마치며 목차 1. 단재학교에서 4년을 보내다 자리 잡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 1~2년차 학교의 급격한 변화와 자리매김의 시기, 3년차 익숙함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경계하는 시기, 4년차 2. 전혀 다른 존재를 만나다 사람과 책을 만날 때 인생은 변한다? 너를 만나 오히려 혼란에 빠지다 3. 전혀 다른 존재와 소통하려 노력하길 익숙함으로 만나느냐, 불편함을 견디느냐 익숙함에 빠지지 않고 불편함을 견디는 2015학년 2학기이길 바라며 인용 목차
3. 전혀 다른 존재와 소통하려 노력하길 전혀 다른 문화의 사람을 만나 우리 문화에선 아주 중요한 Must Have 아이템이었던 모자가 다른 문화에선 전혀 쓸모없는 짐에 불과할 뿐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모자를 팔려던 송나라 상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14년 1월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까지 모여 감마워크숍을 진행하며 찍은 사진. 익숙함으로 만나느냐, 불편함을 견디느냐 이런 상황에서 송상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자가 팔릴 수 없는 문화’라고 멋대로 규정짓고 송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다. 자신은 객관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이 여태껏 살아온 송나라의 문화로 규정지은 것이기에 선입견에 따른 판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은 타자를 만났으..
2. 전혀 다른 존재를 만나다 그렇다면 단재에서의 4년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 걸까? 1학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 한 번 정리를 하고 싶었다. ▲ 올해 4월 22일에 샤롯데에 드림걸즈라는 뮤지컬을 보러와서 사진을 찍다. 사람과 책을 만날 때 인생은 변한다? 나는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으며, 어떤 꿈을 꾸며, 이상과 현실을 어느 정도 일치시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두 가지에서 영향 받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5년이 지나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그 두 가지란 우리가 만나는 사람과 우리가 읽는 책이다. -찰스 존스 오늘 아침에 라디오를 듣던 중, 위의 말을 듣는 순간 귀가 확 열리는 듯한 체험을 했다. 위의 얘기는 사람의 성장이 어떤 것들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1. 단재학교에서 4년을 보내다 단재학교에서 4년 차에 접어들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이젠 이곳에서의 생활이 몇 년 입어 늘어진 옷만큼이나 편하게만 느껴진다. ▲ 처음 들어섰던 이 문에서 단재학교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 후로 4년이나 훌쩍 흘렀다. 자리 잡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 1~2년차 1년 차엔 모든 게 낯설었기에 적응하기 위해, 전혀 다른 생명체였던 18명의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친해지기 위해 분주했다. 나란 인간이 원래 모난 인간이고, 붙임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인간인데다 나름 고집까지 있는 터라 많은 사람에게 뜻하지 않게(?) 생채기를 내며 배워가던 시기였다. 그 시간이 지나 2년 차에 접어드니 이젠 나름 지낼 만 해졌다. 교사라는 위치가, 그리고 아이들과 친구처럼 격 없이 지낼 수 있는 대안..
단재학교 성내동에서 송파동으로 이전하다 목차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강동 성내동 학교의 모습 터전 이전하다 2. 터전 이전의 의미 기회주의여선 안 된다 위기는 기회? 적극적인 고민, 그리고 행동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터전 이전 일지 이전 전날의 마음 송파동 단재학교 전경 인용 목차
3. 터전 이전 일지와 사족 터전 이전 일지 4월 21일: 학교 터전을 옮기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 학교 운영 위원회 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찬성의사를 표현했고, 주변에 괜찮은 공간이 있는지 알아봐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다. 4월 30일: 송파동에 다녀가다. 1층과 2층이 통으로 묶여 있는 구조이며 방 또한 여러 개가 있어서 학교로 쓰기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주변이 주택가라, 학교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에 민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심이 들었다. ▲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일반주택이니 그럴 수밖에. 5월 23일: 학부모 임시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터전 이전 문제를 다루다. 거의 모든 학부모의 동의를 얻었고, 기정사실화 되다. 5월 28일: 송파동으로의 이전이 ..
2. 터전 이전의 의미 학교 터전 이전이 주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과연 나에게는 어떠한 의미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 우물 속에 산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우물과 같은 협소한 의식 구조가 된다는 게 문제다. 기회주의여선 안 된다 군자는 그 자리에 처하여 그 자리에 합당한 행동에 최선을 다할 뿐, 그 자리를 벗어난 환상적 그 무엇에 욕심내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이적에 처해서는 이적에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하며, 환난에 처해서는 합당한 대로 도를 행한다. 군자는 들어가는 곳마다 스스로 얻지 못함이 없다. -『중용』 14, 해석: 김용옥 君子, 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素富貴, 行乎富貴; 素貧賤, 行..
1. 강동 단재학교의 모습 단재학교를 알게 된 것은 2011년 8월 30일이었다. 「한겨레 신문」 광고판에 난 교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냈고, 면접을 보러 오게 된 것이다. 9월 6일에 둔촌역에서 내려 성내동 학교에 도착했다. 그땐 3층에 학교가 있었고 1층엔 ‘단재카페’가 있던 때였다. 그 날의 면접은 1층에서 진행되었기에 단재학교를 볼 수는 없었다. 면접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사전 미팅을 위해 다시 단재학교를 찾은 것은 15일이었다. 3층에 올라가 상담실로 들어가며 단재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 신문에서 모집공고를 봤고 단재학교에 왔다. 성내동 학교엔 나의 시작이 스며있다. 강동 성내동 학교의 모습 성내동 단재학교는 두울빌딩 3층에 자리하고 있다. 3층엔 이화메디컬이라는 사무..
국어수업을 준비하며 1. 학생들이 문자와 멀어지다 부인할수록 선명해지는 현실 문자, 가깝지만 먼 그대 2.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 ⇒ 호모 루덴스 로퀜스(놀이하는 언어적 인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삶 3. 현행 국어교육의 한계, 그 너머 개념암기 교육의 한계 시로 한바탕 놀다 인용 목차
3. 현행 국어교육의 한계, 그 너머 그렇다면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을 어떻게 길러낼 수 있을까? 어떻게 텍스트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맘껏 글을 가지고 놀며 글이 사람과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할 수 있을까? 일반 국어시간에 하는 것처럼 개념을 가르치고, 단어의 뜻을 외우게 하면 될까? ▲ 개념이 본질에 앞서는 게 아니라, 본질이 개념에 앞선다 개념암기 교육의 한계 개념(문자)은 세상을 분절하여 파편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무지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녔음에도 우린 ‘일곱 색깔 무지개’라고 표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무지개를 볼 때에도 빨간색 다음에는 주황색이 올 거라 생각하고 옅은 불그죽죽한 색이 보이면 ‘주황색’이라고 단정 짓는다. 현실을 제대로 보려하기보다 ..
2. 놀이하는 언어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언어란 무엇이고 국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국어교육을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언어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인간’이라는 목표를 정한 데엔 그와 같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 앙리 마티스의 춤(1910)- 인간은 놀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 ⇒ 호모 루덴스 로퀜스(놀이하는 언어적 인간)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을 나타내는 명칭은 ‘호모 로퀜스’다. 인간만이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기에 그와 같은 학명이 붙여진 것이다(물론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하지만 언어적 인간만을 내세울 경우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이 국어교육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우리가 다시 점검해 봐야 할 것은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
1. 학생들이 문자와 멀어지다 예전에 들은 말이다. “영상물에 익숙한 세대에게 책에 한가득 실려 있는 글들은 암호문 같은 느낌이예요”라는 말이었다. 학생으로부터 들은 말인지, 인터넷에서 본 것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땐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아이들에겐 이처럼 책을 볼 때, 구멍이 송송 뚫린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인 걸까? 부인할수록 선명해지는 현실 이 말대로라면 아이들에겐 한글로 써 있는 글이 ‘Привет Я печенье учителя(러시아어)’라는 글처럼 깜깜하고 아득하게 보인다는 말이 된다. 한국에서 태어나 여태껏 한글을 보고 들으며 자라왔을 텐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건 마치 ‘물속에서 사는 물고기가 물을 두려워한다’는 것과 같은 황당한 말이니 말이다. 그 ..
단재학교 잡지를 준비하며 목차 1. 나무의 가치를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 『다르다』 2호의 문제점 베어낸 나무의 가치가 있는 『다르다』 2호를 위해 2.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저자와 편집자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두 존재, 편집자와 저자 책을 보면 저자와 편집자의 관계가 보인다 3. 다르다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편집부원들에게 단재학생들에게 편집팀(김지원, 임승빈, 김민석)에게 인용 목차
3. 다르다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편집부원들에게 단재학생들에게 1. 자신의 글을 선정할 때, ‘이 글이 책에 실릴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선정하길 바란다.(10월 24일까지 세 편 선정하여 게시판에 올릴 것) 2. 편집자를 무시하지 말고 애써 『다르다』를 깎아내리지도 말고, 자신의 글을 맡게 된 편집자와 소통하려 노력하여 최상의 결과물이 책으로 나올 수 있게 하길 바란다. 3. 『다르다』 2호 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나 기획 기사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또는 편집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거침없이 나에게 말해주길 바란다. ▲ 편집자는 저자가 쓴 글에 대해 애정이 있어야 한다. 편집팀(김지원, 임승빈, 김민석)에게 1. 편집자는 최상의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피에타Pieta」라..
2.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저자와 편집자 잡지를 만드는 데에 있어 내 글이 실렸냐 안 실렸냐 하는 따위의 얘기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양의 글들이 실렸냐의 얘기가 아니라 과연 가치가 있는 글이 실렸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이 그 책을 만드는데 쓰인 나무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 저자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수를 놓듯 글을 써야 하며 편집자는 전체적인 흐름에 유의하여 글을 다듬어야 한다. 저자와 편집자의 그런 열정만 확보된다면 글을 빼느냐, 넣느냐 하는 문제는 화사첨족식畵蛇添足式의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된다. ▲ 우리가 만드는 책은 나무를 베어 만든다. 글에 가치를 부여하는 두 존재, 편집자와 저자 책이 한 권 만들어졌다. 이때 우리가 주의 깊게 보는 건, ‘이 책을 쓴 사람이 누..
1. 나무의 가치를 보여주는 잡지를 만들자 『다르다』는 단재학교에서 발간하는 학생들이 만드는 잡지로, 지금까지 창간준비호와 1호 총 2권의 잡지가 나왔다. 지금은 2호를 만드는 과정 속에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2호의 컨셉은 ‘이미 카페에 올라온 각 학생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든다’라는 것이다. 중간 중간에 기획기사나 개인기사가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큰 줄기는 각자 이미 쓴 학생의 글들을 갈무리하여 싣자는 이야기다. 이 의견에는 100% 동의한다. 단재학생들이 기존에 쓴 글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책이란 것으로 물화되기 위해서는 수정하거나 보충하는 후속작업이 있겠지만, 모든 단재학생의 글이 『다르다』 2호에 실리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작품집이자 단재학교 1년의 역사가 될 ..
목차 1.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리다 무색무취한 교사를 양성하는 공간, 사범대학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고민이 싹트다 교사는 따르는 사람? 고민하는 사람? 2.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이상을 벼리다 교육은 끊임없이 지적 허영, 거짓 자신을 벗어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재학교의 장점: 이상을 멈추지 말고 더욱 단단히 벼리라 3. 학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나눈 교육이야기 학부모 전체 회의와 거침없던 말들 장소가 바뀌면 이야기도 바뀐다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2년차 교사이길 인용 목차
4.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한 해이길 ‘자식의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면 내가 교사가 되려 했을 때처럼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학창 시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신나게 보냈다가 나중에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하는 불안이 있으니 말이다. 이런 불안의 기저엔 ‘대학진학’이 있다. ▲ 어쩌면 대학 진학이 교육의 핵심이 됐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학부모들의 주문도 어찌 보면 ‘대학진학’이란 문제에 묶여 있다고 봐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와서 잃었던 호기심을 찾고, 밝아지고, 자존심을 찾는 것엔 충분히 동의하지만, 그래서 결국 어떤 결과가 있느냐는 현실론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처럼만에 모임에 ..
3. 학부모와 허심탄회하게 나눈 교육이야기 2013년 1월 19일부터 20일까지는 단재 가족의 모임이 있었다. 신년 모임의 성격으로 한 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학부모 전체 회의와 거침없던 말들 교사들은 단재학교에서 모여 함께 출발했다. 1시에 모여 이것저것 챙긴 후 20분쯤 길을 나섰다. 웰리힐리파크(구 성우리조트)는 강원도 횡성에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4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니 먼저 온 가족들은 스키를 타러 가거나,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니 스키를 타러 갔던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오더라. 모두 모이자 이향 아버님이 예약하신 식당으로 이동하여 삼겹살을 배불리 먹었다..
2.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이상을 벼리다 교사가 되려 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왜 교육을 하려 하는가?’에 대한 고민쯤은 해야만 한다. 그게 성장해가는 학생들을 위한 길이며, 사회적으로 규정지어 놓은 교육이란 틀에서 한갓 기계로 전락하는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길이니 말이다. ▲ 첫 임용시험 보던 날 정문의 풍경. 첫 임용시험의 결과가 나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후 생각해보면 불행이 행운인 경우다. 교육은 끊임없이 지적 허영, 거짓 자신을 벗어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교육에 대한 고민에 도움을 준 사람들은 고미숙씨와 고병권씨, 그리고 김용옥씨였다. 이 척박한 현실에서 희망을 일구는 길은 단 하나, 교사가 먼저 공부에 미치는 것뿐이다. 설령 입시를 위한 것일지라도 선생님이 공부에 미..
1. 삶이 배반한 자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이 어리다 단재학교에 11년 10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갓 1년을 근무한 셈이다. 누구에게나 1년의 기억은 뜻깊듯이 나에게도 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1년의 경험으로 교육에 대해 말하는 건 역시나 시기상조다. 햇병아리가 닭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 글에선 단재학교에서 1년을 보내며 느낀 소감과 1월 19일에서 20일까지 있었던 학부모 회의에 대한 후기를 적도록 하겠다. ▲ 방학 중 모인 단재 가족들의 모임. 이 날은 특히 평소엔 잘 나오지 않던 아버님들도 자리를 함께 하여 더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무색무취한 교사를 양성하는 공간, 사범대학 누군가는 ‘사대를 졸업했으니, 교육에 대해서는 전문가급은 아니어도 준전문가급은 되..
대구&서울 청소년 교류 활동 목차 1. 이월드, 맥섬석 유스호스텔 이월드 저녁활동 발표회 2. 근대골목, 경상감영, 서문시장 대구 근대골목 탐방 서문시장 저녁축제 3. 갓바위, 팔공산, 안전테마파크 갓바위 팔공산 안전테마파크 저녁활동 4. 동화사 마침인사 동화사 인용 여행기
정신없이 바쁜 지금, 지금은 나를 돌아볼 때 어떻게 5월 한 달이 갔는지도 모르게 가고 말았다. 시작과 함께 전주영화제로 전주에 있었고 10일엔 서울환경영화제에 참여하느라 용산에 갔으며 중간엔 518 전야제를 보러 광주에 갔고, 유홍준 특강을 들으러 강동어린이 회관에 갔으며, 일요일마다 진행된 동섭쌤의 강의에 가야했고, 마지막 날엔 엑스포에 참석하느라 여수에 갔었다. 정처 없이 시간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건, ‘어떻게 이 시간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까?’ 하는 걸 거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까지 생각하며 살았냐 하면,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게 사실이다. 여수 EXPO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공인 EXPO입니..
천리포수목원 여행 목차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이번 여행의 특이점 한 사람의 의지가 지역을 바꾼다 - 천리포 수목원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22일의 일정과 마무리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 예측불가의 경험이 아이를 키운다 인용 여행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숙소에 들어와선 아이들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부모님들과 교사들은 그 옆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만든 음식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고 푸짐했다. 맛있게 먹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이야기꽃을 활짝 피우며 토요일의 저녁을 함께 보냈다. ▲ 우리가 묵게 된 생태 교육원 숙소. 이래저래 공간도 맘에 들고 취사시설도 맘에 들었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새벽 2시까지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기에 그걸 다 기록하진 않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부모님들 근심의 핵심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은 어떻더라’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들으..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학생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학부모와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있어도 모두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여행을 간다며, 친구들끼리가 아닌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며 불만이 많았지만, 어느 것이든 생각으로 할 때와 막상 경험을 해보고 난 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하기도 전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들보다 무언가 끝나고 난 후의 감상이 더 중요한 법이다. 여행 안내 21일(토) 22일(일) 시간 일정 시간 일정 10:20 남부터미널 집합 7:00 밀러의 정원 산책 10:40 버스 출발 ~9:00 아침식사 및 뒷정리(교육원 주방에서 팀별 조리) 13:40 만리포 도착 ~12:00 천리포 해변에서 놀기 ~14:40 점심(해물칼국수) ~1..
강화도 여행 목차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강화도를 찾아 걷고 보며 강화도 톺아보기 미션의 시행과 폐지 힘들게 걸었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고기파티 3월부터 시작인 팀별 프로젝트에 대한 바람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광성보에서 점심을 먹다 걸을 것이냐? 기다릴 것이냐? 정식교사로 참여한 첫 여행의 소감 인용 여행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아침에 일어났다. 단재학교 학생들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아이들은 하나 둘씩 마당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여학생들은 챙길 것이 많기에 좀 더 시간이 걸렸다. 오늘도 바지런히 걸어야 하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마당에 모인 학생들은 가방을 승태쌤에게 맡겼고, 펜션 주인이신 아주머니는 강화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 강화의 아침 해가 밝았다. 우린 함께 모여 오늘 하루의 일정을 이야기 한다.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오두돈대까지는 경운기와 승태쌤 차에 나눠서 타고 가게 된다. 시골에선 일상인 경험들이 도시에선 오히려 희귀한 경우가 많다. 경운기를 직접 타보는 것 또한 아이들에겐 신기하면서도 희귀한 경험이다. 경운기를 타고 힘..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단재학교에 와서 드디어 정식교사로 전체여행에 참석한다. 작년 10월에 갔던 보길도 여행 때에는 수습교사였지만 지금은 엄연히 정식교사가 되어 참석하는 것이니, 감회가 남다르다. 여행 안내 1. 일시: 2월 29일~3월 1일(수, 목) 2. 이동 ① 강화도로 이동 3000번 버스(신촌역 1번 출구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8분, 이동시간 1:30분) ② 서울로 이동(영등포구 신세계 백화점까지) 60-3번 버스(대명항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10분) 3. 일정 2.29(수) 11:30 점심식사 12:30 풍물시장 ⇒ 동문 ⇒ 용흥궁 ⇒ 성공회강화성당 ⇒ 고려궁지 ⇒ 갑곶돈대 ⇒ 지산펜션(선원면 용진진 근처에 있음) *모두 도보로 이동 3..
스키장과 목공체험, 그리고 천문대 체험 1. 활동 안내 아래의 내용으로 캠프가 진행됩니다. 학생 모두 반드시 참가해야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2월 12일(월) 08:30 - 등교, 오전, 오후 스키 강습 16:00 - 스키 반납 16:30 - 리조트 숙소 배정 18:00 - 저녁식사 및 샤워, 자유시간 20:00 - 2011학년도 평가회 및 2012학년도 계획 수립을 위한 교사-학생 간담회 23:00 - 취침 12월 13일(화) 10:00 – 디멤버(용인 양지면) 목공체험 및 편지함 만들기(작품 완성 후 개인 소장) 13:00 - 점심식사 및 개인활동 17:00 – 우리별천문대(황성군 공근면) 18:30 - 천문관측 및 별자리 교육 22:00 – 리조트 복귀 23:00 - 취침 12월 14일(수) 오전, ..
보길도에서 2박 3일을 보내다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보길도로 가는 길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해변 체육대회 아이들의 열정이 녹아난 장기자랑 서늘함이 온몸에 느껴진 극기훈련 공룡알 해수욕장 인용 여행 사진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일어나자마자 김승태 선생님이 기획한 ‘기상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1박 2일의 포맷을 그대로 활용하여 코끼리 코를 하고 열 바퀴 돈 다음에 삼단 뜀뛰기를 가장 멀리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과 목표지점을 돌고 오는 경기를 해서 늦게 들어온 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했다(일이등만 생각하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인데, 아이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애써서 뛰었다. 난 아이들과 쉬엄쉬엄 뛰었는데 그 덕에 상을 받게 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일반 상식을 뒤엎는 ‘기상 이벤트’로 아이들도 활기가 넘쳤고 잠도 다 깼다.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오전 일정은 원래는 ‘자전거 하이킹’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보길도를 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단재학교에 나오게 된 지 2주 정도가 흘렀다. 이제 단재학교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 저번 주에 ‘한택식물원’에 갈 때만 해도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두려움보단 설렘만 있다. 역시 사람의 적응력은 대단한 것 같다. 수학여행 안내문 2011.10.10 단재학교 학부모님 가정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10.12~14 2박3일 동안 보길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안내 말씀드립니다. 1. 출발 : 2011.10.12(수) 아침 8시. 학생, 교사 7시50분까지 학교 집결. (지각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나 첫날 오후 프로그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드시 시간을 지켜주세요. 부모님 도와주세요) 2. 첫날 점심은 각자 준..
한택식물원에 가다 오늘은 단재학교에 수습교사로 처음 참여하는 날이다. 어제 그렇게 꿈에 그리던 상경을 하여 어찌 어찌 고시원을 얻고 하룻밤을 자고 학교에 나왔다. 아직도 모든 게 생소하고 믿기지 않는다. 과연 단재학교에 잘 적응하며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은 야외 수업의 일환으로 용인에 있는 ‘한택식물원’에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 가는 길에 아이들과 편하게 이야기했다. 점심으로 백암순대가 유명하다고 해서 ‘제일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맛도 깔끔하고 양도 많더라. 순대국의 핵심은 맛이야 엇비슷할 테니(충주에서 먹었던 순대국밥은 맛도 최악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순대라고 생각한다. 당면순대가 들어있으면 아무리 유명한 집이라도 ‘별로’라는 생각이 들고 피순대가 들어있으면 왠..
어둠 속의 대화 목차 1. 활동 내용 북촌 탐방 정독도서관과 교육박물관 떡볶이로 점심을 먹다 어둠 속의 대화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로드마스터를 따라 떠나는 100분의 여행 미술이란 무엇일까 인용 작품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어둠 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는 시각 중심의 세상에 의문을 던지며 지금껏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다른 감각들을 깨워준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전시장은 완벽한 암흑 세상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고 마주했던 모든 것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 말만 듣고 보면, ‘뭔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테지만 실제로 그렇다. 우린 지금까지 무의식중에 ‘시각만이 가장 우수한 감각이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받으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후각, 청각으로 느껴지더라도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으려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할 때, 끊임없이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 아무리 냄..
1. 활동 내용 2014년 단재학교 커리큘럼엔 작은 변화가 있습니다. 1학기부터 시작된 미술 수업과 2학기부터 시작된 음악 수업이 그것입니다. 둘은 선택 교과 활동으로 목요일 오후에 있으며,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입니다. 미술수업은 학교식의 수업 방식이 아닌 직접 만들고 그리며 움직이는 활동이 주를 이루며, 음악 수업은 아카펠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화음을 맞추는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각자 활동이 개성이 뚜렷한 만큼 단재 학생들이 재밌어 하며 즐거워하는 활동입니다. ▲ 미술팀이 카자흐스탄 문화교류 캠프 때 진도에 내려가 그린 벽화. ▲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츠'의 공연 장면. 오른쪽에서 세 번째 계신 분이 단재학생들과 만나고 계신다. 북촌 탐방 어젠 미술활동이 밖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로버트 카파전과 정서영전 목차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예술은 거창한 게 아냐, 그저 자신의 재주를 표현한 것 뿐 안락이 아닌 몸으로 만들어낸 예술 2. 정서영전을 보다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시간을 염두에 두고 예술품을 바라봐야 한다 인용 작품
2. 정서영전을 보다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정서영 전에 찾아갔다. 2층에 올라가서 구석구석에 설치된 예술작품을 보니, 한 번 돌아보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예술작품이 적었고 도무지 설명을 보지 않으면, ‘왜 이런 것들이 예술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작품이 많았다. ▲ 예술품을 찾아 다니고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고.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이런 황당함은 뒤샹Marcel Duchamp(1887~1968)의 ‘샘’을 봤을 때도 똑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물건에 기호를 적었다고 예술품이 된다면, 나는 오늘부터 뒤샹을 능가하는 예술가가 된다’는 농담조의 이야기들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럴 거면 내 핸드폰에 ‘건빵’이라는 글자를 써놓고 예술품이..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금요일에 영화팀은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버트 카파전Endre Friedman(1913~1957)에서는 사진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고 정서영전은 조각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는 거였다. 활동안내 1. 일시: 9월 25일(금) 2. 참여인원: 박주원, 이건호,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3. 일정 09:00 단재학교 정상 등교 및 오전 일과 진행 12:00 점심 13:00 지하철로 이동 14:00 로버트 카파 100주년 기념사진展 관람 “전쟁의 마지막 날에도 병사들은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빨리 그 모든 것을 잊는다.” 카파의 이 한 마디를 기억하며 그가 남긴 작품의 세계로 떠나고자 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도 더 자세히 보았기에, 그 진실을 우리에게 ..
내셔널지오그래픽전 후기 목차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사진은 일상의 모방품일 뿐? 의식이 담긴 예술품으로써의 사진 예술은 남다름이 아닌 일상에 묻힌 특별함을 찾는 것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예술이란 일상, 그 속에서 나온다 지겨움을 맛들 때,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인용 작품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말하면 왠지 예술가의 천재적인 자질을 요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 말이 쉬워서 그렇지 특별한 안목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인가? 그런 특별한 안목을 가질 수만 있다면, 나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 일상을 특별한 안목으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일반인들이 사는 세상과 분명히 차원이 다른 세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같은 지구에 살지만, 전혀 다른 세상을 보며 산다.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자질은 결코 타고나는 게 아니었다. 예술가들은 그 한 순간을 위해 몇 날 며칠 날을 새기도 했으며 아예 근거지를 옮겨 외딴섬에 들어가 혼자 살며 외로이 작업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내셔널지오..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이 우릴 부른다 의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 세상은 경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그 모든 것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의 경이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에서 삶의 진리를 깨달은 부타나 씨 뿌리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생각한 예수나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보고 “上善若水(최상의 선함은 물과 같다)”라는 앎을 얻은 노자는 세상의 경이를 볼 줄 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합정동 친구들도 스쳐지나가는 순간 속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합정동 프로젝트는 ‘삶의 경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열정’을 느껴보려 합니다. 세상의 경이를 찾아 자신이 누려도 될 쾌락을 포기한 사람들의 열..
목차 1. 책 밖에 길이 있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여러 가지의 공부가 있음에도, 오로지 하나의 공부만을 강요한다 트래킹으로 공부하자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납득 되는 이유 황당한 비밀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서울숲에 모였으니, 일정을 시작해보자 4. 서울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나와 같이 탈래’라는 말은 뾰루퉁한 지민일 웃게 한다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육아만큼 힘든 육견이라고 아시나요? 인용 여행 사진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 다큐 '낙동강-한강 자전거여행'의 한 장면. 올림픽공원은 우리에겐 너무도 가깝고 친숙한 곳이다.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첫째, 서울숲은 올림픽공원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올림픽공원이 너무도 익숙하기에 되도록 올림픽공원은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만 했었는데,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올림픽 공원이 얼마나 넓고도 좋은 곳인 줄을 알겠더라. 더욱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서울숲을 찾기보다 올림픽공원에서 지금과 같은 여유를 누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서울숲은 갤러리아 포레(2011년에 완공되어 70평 ~ 115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
4. 서울숲에서 놀다 서울숲은 처음 오기 때문에 입구에서 조금 헤맸다. 들어가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많이 나왔더라. 학생들은 소풍을 왔는지 여기저기 흩어져 놀고 있었으며, 연인들은 자전거를 빌려 함께 타며 여유를 누리고 있었고, 유치원 아이들은 우치다쌤이 칭찬해 마지않던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며 감수성을 키우고 있었다. 이곳만 보고 있으면 정말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낙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서울숲에 핀 꽃에 벌이 앉아 열심히 꿀을 채취하고 있다. 지상 낙원~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평상이 놓여 있는 공터가 있었다. 그래서 우린 그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민석이는 몸과 맘이 피곤한지 평상 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서 잠을 자기 시작했고, 나머..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학교 등교 시간은 8시 50분까지이지만, 트래킹은 그 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있고 출근시간과 겹치면 많이 힘들어지기에, 등교시간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모인다. ▲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 않아 자전거로 충분히 갈 수 있다.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편이다. 그래서 작년 남산공원 트래킹 땐 정훈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갔으며, 올해 1학기엔 어린이대공원에 자전거를 타고 갔었다. 서울숲까지의 거리도 검색해 보니,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더라.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더욱이 이 날은 무덥던 여름이 거짓말처럼 지나..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이번 트래킹 장소는 원래 ‘강동 허브천문공원’이었다. 트래킹 계획을 짤 때 민석이가 이 장소를 얘기했기 때문에, 민석이에게 세부계획을 목요일까지 짜오도록 했다. ▲ 허브천문공원아, 좀만 기둘려~ 납득 되는 이유 막상 목요일이 되어서 2학기 여행과 트래킹 세부 계획에 대해 회의를 하려 하니, 민석이는 아무런 계획도 짜오지 않았고, 심지어 약간 화난 투로 “거기 가봐야 할 게 없어요”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다들 어안이 벙벙했던지 민석이를 몰아붙였다. 근데 민석이에겐 비밀이 있었다. 두 가지 비밀로 인해 몸이 두 개여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누가 들어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세상에~’..
1. 책 밖에 길이 있다 2016학년 1학기에는 3월부터 2주에 한 번씩 트래킹을 갔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학생은 “너무 야외활동을 자주 하는 거 아니예요?”라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 터널을 지날 때면 뭔가에 푹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우린 제도권 학교가 아닌 비제도권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야외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여 때론 귀찮게도 때론 쓸데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지금도 제도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겐 수학여행이나 소풍, 체험활동이 잡히지 않고서는 ..
목차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사라질 것들에 미련은 갖지 말되, 기록은 남기다 최민식이 전해준, 일상을 남긴다는 것의 소중함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못할 땐 하고 싶은 게 많고, 막상 할 수 있을 땐 없어진다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서현역에 단재 친구들 모여라 율동공원이란 쉼터에서 쉬다 인용 여행 사진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그렇게 어렴풋이 사라져 가던 꿈이 율동공원에서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운 좋게도 그곳엔 번지점프대가 있었고, 승환이는 그날따라 하고 싶다며 민석이까지 함께 하자고 꼬드겼으니 말이다. 결국 승환이는 나이가 걸려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외쳤음에도 하지 못했고, 민석이만 하게 됐다. 민석이는 점프를 하며 공중에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후에 무사히 도착했다. 제법 무서웠을 텐데 당당히 해낸 걸 보니, 자랑스럽긴 하더라. ▲ 민석이의 번지점프. 겁이 났을 텐데, 정말 잘했다. 그리고 공중도보의 위용을 맘껏 보여줬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민석이가 잘 도착한 것을 보고 입구로 나가려던 그때, 승태쌤은 ..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아무래도 2년이 넘도록 ‘트래킹’이란 커리큘럼을 진행하다 보니, 웬만한 곳은 거의 가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물론 여기엔 전제가 여럿 있다. 첫째 우리가 아는 곳이 매우 한정적이고, 둘째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셋째 등산과 같이 힘든 곳이 아닌 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갈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 13년엔 영화팀이 등산을 많이 갔었다. 그 절정은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것인데, 트래킹이 생기며 하지 못했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그래서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각자 파트를 정해 한 팀은 2학기 전체여행의 세부계획, 한 팀은 요리메뉴를, 한 팀은 트래킹 장소를 정하게 ..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단재학교는 14학년도 1학기부터 매달 한 번씩 트래킹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된 트래킹이 16학년도 2학기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단재학교의 대표 커리큘럼이라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트래킹은 2014년 3월에 서울 둘레길을 걸으며 시작되었다. ▲ 첫 트래킹의 시작은 서울 둘레길 걷기였다. 어제 같던 이 시간이 벌써 2년이나 흘렀다.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지금까지는 학교활동을 대부분 사진 기록으로만 남길 뿐, 여행기를 쓰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던 것이 작년 5월부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올핸 3월에 떠난 통인시장 트래킹 여행기를 시작으로 검단산 여행기까지 총6편의 기록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도대체 작..
용문산 계곡 여행 목차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또 놀려구?’라는 말 여행은 놀이가 아닌 공부다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떠나자, 계곡으로 첫 번째 변수, 준영이의 아르바이트 두 번째 변수, 기온의 급격한 변화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여행의 기쁨이 무너진 순간에 교사의 숙명을 느끼다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경의중앙선은 경춘선과 다르다 5. 용문 5일장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용문시장에서 맛 본 짬뽕맛은? 잘 먹기 위해 집을 떠나오다 6. 중원폭포에서 놀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아이들의 놀이본능도 꺾어버린 날씨 7. 먼저 자리..
10.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치우는 게 중요하다 즐거운 고기파티 시간이 끝났다. 즐겁게 먹고 맛있게 먹은 만큼, 어찌 보면 치우는 그 순간도 중요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 밥을 먹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렸다. 맛있게 먹은 만큼 치울 때도 함께 치울 수 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먹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모두 함께 맛있게 먹도록 애써서 준비를 한 것이니, 치울 때도 함께 도우며 치워야 한다. 그래야 즐거운 시간이었던 만큼, 그 기억은 퇴색되지 않고 오래도록 남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배가 찬 아이들은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인지, 아예 관심이 없는 건지 거실로 들어가 텔레비전을 킨다. 저번 후기에서도 말했다시피 가장 기본적인 일들은 그걸 했다..
9. 잘 먹는 게 중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내일 새벽부터 내린다고 하던데, 하늘은 벌써부터 흐릿흐릿하여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씻었다. 그리고 나오는 족족 약속이나 한 듯이 쇼파에 달려와 차례차례 앉아,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훑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이게 예전과 달라진 광경이다. 예전엔 채널을 넘길 필요도 없이 게임채널을 켜고 당연하다는 듯 ‘롤 중계’를 봤었는데, 최근엔 ‘오버워치’라는 다른 게임에 푹 빠지기도 했고 3년 내내 롤만 하다 보니,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동네변호사 조들호』, 『닥터스』를 조금씩 보며 채널을 수시로 바꾼다. ▲ 우리의 고기파티가 열리는 장소. 모두의 파티였고, 모두의 축제였던 1..
8. 무의미 속에 의미가 있다 이때 정훈이는 이런 상황을 빗대어 “이 경우야말로 금수저와 흙수저의 이야기 같은 상황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물론 진지한 말투가 아닌,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뱉은 것이니,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 지훈이가 얘기하는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그림. 그렇다면 과연 절망적이기만 할까? 너무도 현실적인 풍자, 금수저 & 흙수저론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어서 도착하려던 사람이 뒤늦게 차를 타고 온 사람에게 져버린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흙수저가 노력해봤자 금수저에겐 안 돼’라는 비관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정훈이도 “이런 현실이 말이나 됩니까”라고 농을 쳤다. 만약 이 상황이 현실이었다면 크게 좌절했을 것이다. 열심..
7. 먼저 자리를 뜬 선배들의 사연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1시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물에서 나왔다. 한 여름의 더위는 저번 주 금요일 새벽에 내린 비와 함께 순식간에 물러났고 어느덧 쾌적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다시 물놀이를 할까 말까 분주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구석에 두 명의 그림자가 서서히 시야로부터 사라져 간다. ▲ 구석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스릴러 같다고? 천만에 말씀~ 선배들 먼저 자리를 뜬 사연 그 두 사람은 민석이와 정훈이로, 단재학교의 최고 학년이라 할 수 있다. 스르륵 사라지기 전 두 아이는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훈: 민석아 너무 춥다. 그냥 내려가자~ 민석: (약간 반신반의하며) 그럴까? 정훈: 여기 있..
6. 용문 5일장과 중원폭포에서 놀다 원랜 2시쯤에 펜션에서 픽업을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좀 일찍 오는 바람에 당장은 픽업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승태쌤이 두 번 왔다갔다하며 픽업하는 것으로 했다. ▲ 물놀이 준비를 하고 있다. 보트까지 바람을 넣어 빵빵히 했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펜션에 도착한 우리들은 바로 물놀이 하기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는 햇살이 비치지 않아 구름이 가득 했고, 기온까지 내려가 선선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계곡이 가지 않는 건, 서울에 가서 남산에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렇게 약간 추운 느낌인데, 꼭 계곡을 가야 해요”라고 불평을 하거나,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
5. 용문 5일장 용문역에서 내려 역전 광장으로 나오니, 승태쌤이 기다리고 있었다. 광장에 나오기 전까지 ‘용문은 종점인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걸까?’ 궁금했는데, 광장에 나오고 나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 용문역에서 나가는 길. 정말로 사람들이 많다.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도시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상설시장이 열린다. 예전부터 시장은 있었겠지만, 조선시대를 지나며 시장은 자리를 잡아 갔다. 시장의 입지조건으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 으뜸이지만, 조선시대엔 내부로까진 진출할 수 없었다. 자료 조사를 해본 적은 없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아마도 조선시대엔 ‘사士(학자)-농農(농민)-공工(수공업자)-상商(장사하는 사람)’의 위계에 따라 상인을 홀대하는 문화가 있었..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그렇게 기운이 빠진 상태로 전철을 타서 가고 있는데, 단체 채팅방에선 전혀 다른 희망의 기운이 샘솟고 있었다. 일찍 서두른 아이들은 10시에 모이기로 했음에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20분 정도 일찍 오는 경우는 봤어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 상황이니 바스러진 마음은 그 아이들의 채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붙어가고 있었다. ▲ 아이들의 카톡은 싱그러움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들의 환호성 같은 느낌.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왕십리역 중앙선 승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평소에 늦던 아이들이 이미 와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단재학교는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을 간다. 서울 근교에 갈 땐 당연히 전철과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멀리 갈 땐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여태껏 경춘선을 타고 가평에 가거나, 스키장에 가는 경우는 있었어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간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여행지로서는 경춘선이 지나는 가평, 춘천 일대가 관광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이 여행 계획을 짜면서 처음으로 용문산 일대의 계곡으로 장소를 정하게 됐고, 그에 따라 우리들도 처음으로 경의중앙선을 타고 가게 됐다. ▲ 방학이 끝나고 함께 여행 장소를 결정했다. 산과 계곡, 바다, 워터파크 중 어디에 갈 건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용문역을..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계곡 여행은 여름 여행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2012년엔 덕풍계곡으로, 2013년엔 망상해수욕장으로, 2014년엔 오션월드로, 2015년엔 가평 도마천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계곡이나 바다에서 잠을 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우러지다보면 ‘한여름 밤의 꿈’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올해에도 그런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 12년만의 폭염에 몸둘 바를 몰랐다. 떠나자, 계곡으로 더욱이 올핸 1994년 폭염 이후로 최고의 폭염이었다고 한다. 방학에 집에 있으면 도무지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있지 못할 정도의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는 쇼핑몰이나 영화관이 사람들로 차고 넘치며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