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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7회 부산국제영화제 1. 청사포 & 스튜던트 부산 청사포에 가다 카자흐스탄 영화 ‘스튜던트’ 관람 2. 당일표 예매 & 화차 & 남영동 1985 & 자갈치 시장 새벽부터 표를 끊으러 강행군 영화 ‘화차’ 관람 및 GV 영화 ‘남영동1985’ 관람 자갈치에서 회를 먹다 3. 불사조 & 부산 차이나타운 캄보디아 영화 ‘불사조’ 관람 차이나타운에서 중화요리를 먹다 인용 여행기
정신없이 바쁜 지금, 지금은 나를 돌아볼 때 어떻게 5월 한 달이 갔는지도 모르게 가고 말았다. 시작과 함께 전주영화제로 전주에 있었고 10일엔 서울환경영화제에 참여하느라 용산에 갔으며 중간엔 518 전야제를 보러 광주에 갔고, 유홍준 특강을 들으러 강동어린이 회관에 갔으며, 일요일마다 진행된 동섭쌤의 강의에 가야했고, 마지막 날엔 엑스포에 참석하느라 여수에 갔었다. 정처 없이 시간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건, ‘어떻게 이 시간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까?’ 하는 걸 거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까지 생각하며 살았냐 하면,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게 사실이다. 여수 EXPO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공인 EXPO입니..
천리포수목원 여행 목차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이번 여행의 특이점 한 사람의 의지가 지역을 바꾼다 - 천리포 수목원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22일의 일정과 마무리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 예측불가의 경험이 아이를 키운다 인용 여행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숙소에 들어와선 아이들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부모님들과 교사들은 그 옆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만든 음식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고 푸짐했다. 맛있게 먹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이야기꽃을 활짝 피우며 토요일의 저녁을 함께 보냈다. ▲ 우리가 묵게 된 생태 교육원 숙소. 이래저래 공간도 맘에 들고 취사시설도 맘에 들었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새벽 2시까지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기에 그걸 다 기록하진 않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부모님들 근심의 핵심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은 어떻더라’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들으..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학생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학부모와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있어도 모두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여행을 간다며, 친구들끼리가 아닌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며 불만이 많았지만, 어느 것이든 생각으로 할 때와 막상 경험을 해보고 난 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하기도 전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들보다 무언가 끝나고 난 후의 감상이 더 중요한 법이다. 여행 안내 21일(토) 22일(일) 시간 일정 시간 일정 10:20 남부터미널 집합 7:00 밀러의 정원 산책 10:40 버스 출발 ~9:00 아침식사 및 뒷정리(교육원 주방에서 팀별 조리) 13:40 만리포 도착 ~12:00 천리포 해변에서 놀기 ~14:40 점심(해물칼국수) ~1..
강화도 여행 목차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강화도를 찾아 걷고 보며 강화도 톺아보기 미션의 시행과 폐지 힘들게 걸었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고기파티 3월부터 시작인 팀별 프로젝트에 대한 바람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광성보에서 점심을 먹다 걸을 것이냐? 기다릴 것이냐? 정식교사로 참여한 첫 여행의 소감 인용 여행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아침에 일어났다. 단재학교 학생들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아이들은 하나 둘씩 마당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여학생들은 챙길 것이 많기에 좀 더 시간이 걸렸다. 오늘도 바지런히 걸어야 하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마당에 모인 학생들은 가방을 승태쌤에게 맡겼고, 펜션 주인이신 아주머니는 강화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 강화의 아침 해가 밝았다. 우린 함께 모여 오늘 하루의 일정을 이야기 한다.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오두돈대까지는 경운기와 승태쌤 차에 나눠서 타고 가게 된다. 시골에선 일상인 경험들이 도시에선 오히려 희귀한 경우가 많다. 경운기를 직접 타보는 것 또한 아이들에겐 신기하면서도 희귀한 경험이다. 경운기를 타고 힘..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단재학교에 와서 드디어 정식교사로 전체여행에 참석한다. 작년 10월에 갔던 보길도 여행 때에는 수습교사였지만 지금은 엄연히 정식교사가 되어 참석하는 것이니, 감회가 남다르다. 여행 안내 1. 일시: 2월 29일~3월 1일(수, 목) 2. 이동 ① 강화도로 이동 3000번 버스(신촌역 1번 출구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8분, 이동시간 1:30분) ② 서울로 이동(영등포구 신세계 백화점까지) 60-3번 버스(대명항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10분) 3. 일정 2.29(수) 11:30 점심식사 12:30 풍물시장 ⇒ 동문 ⇒ 용흥궁 ⇒ 성공회강화성당 ⇒ 고려궁지 ⇒ 갑곶돈대 ⇒ 지산펜션(선원면 용진진 근처에 있음) *모두 도보로 이동 3..
스키장과 목공체험, 그리고 천문대 체험 1. 활동 안내 아래의 내용으로 캠프가 진행됩니다. 학생 모두 반드시 참가해야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2월 12일(월) 08:30 - 등교, 오전, 오후 스키 강습 16:00 - 스키 반납 16:30 - 리조트 숙소 배정 18:00 - 저녁식사 및 샤워, 자유시간 20:00 - 2011학년도 평가회 및 2012학년도 계획 수립을 위한 교사-학생 간담회 23:00 - 취침 12월 13일(화) 10:00 – 디멤버(용인 양지면) 목공체험 및 편지함 만들기(작품 완성 후 개인 소장) 13:00 - 점심식사 및 개인활동 17:00 – 우리별천문대(황성군 공근면) 18:30 - 천문관측 및 별자리 교육 22:00 – 리조트 복귀 23:00 - 취침 12월 14일(수) 오전, ..
보길도에서 2박 3일을 보내다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보길도로 가는 길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해변 체육대회 아이들의 열정이 녹아난 장기자랑 서늘함이 온몸에 느껴진 극기훈련 공룡알 해수욕장 인용 여행 사진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일어나자마자 김승태 선생님이 기획한 ‘기상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1박 2일의 포맷을 그대로 활용하여 코끼리 코를 하고 열 바퀴 돈 다음에 삼단 뜀뛰기를 가장 멀리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과 목표지점을 돌고 오는 경기를 해서 늦게 들어온 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했다(일이등만 생각하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인데, 아이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애써서 뛰었다. 난 아이들과 쉬엄쉬엄 뛰었는데 그 덕에 상을 받게 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일반 상식을 뒤엎는 ‘기상 이벤트’로 아이들도 활기가 넘쳤고 잠도 다 깼다.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오전 일정은 원래는 ‘자전거 하이킹’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보길도를 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단재학교에 나오게 된 지 2주 정도가 흘렀다. 이제 단재학교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 저번 주에 ‘한택식물원’에 갈 때만 해도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두려움보단 설렘만 있다. 역시 사람의 적응력은 대단한 것 같다. 수학여행 안내문 2011.10.10 단재학교 학부모님 가정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10.12~14 2박3일 동안 보길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안내 말씀드립니다. 1. 출발 : 2011.10.12(수) 아침 8시. 학생, 교사 7시50분까지 학교 집결. (지각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나 첫날 오후 프로그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드시 시간을 지켜주세요. 부모님 도와주세요) 2. 첫날 점심은 각자 준..
한택식물원에 가다 오늘은 단재학교에 수습교사로 처음 참여하는 날이다. 어제 그렇게 꿈에 그리던 상경을 하여 어찌 어찌 고시원을 얻고 하룻밤을 자고 학교에 나왔다. 아직도 모든 게 생소하고 믿기지 않는다. 과연 단재학교에 잘 적응하며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은 야외 수업의 일환으로 용인에 있는 ‘한택식물원’에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 가는 길에 아이들과 편하게 이야기했다. 점심으로 백암순대가 유명하다고 해서 ‘제일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맛도 깔끔하고 양도 많더라. 순대국의 핵심은 맛이야 엇비슷할 테니(충주에서 먹었던 순대국밥은 맛도 최악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순대라고 생각한다. 당면순대가 들어있으면 아무리 유명한 집이라도 ‘별로’라는 생각이 들고 피순대가 들어있으면 왠..
어둠 속의 대화 목차 1. 활동 내용 북촌 탐방 정독도서관과 교육박물관 떡볶이로 점심을 먹다 어둠 속의 대화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로드마스터를 따라 떠나는 100분의 여행 미술이란 무엇일까 인용 작품
2. 시각만이 우월하단 생각을 버려 ‘어둠 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는 시각 중심의 세상에 의문을 던지며 지금껏 우리가 잊고 살아왔던 다른 감각들을 깨워준다. 시각을 잃으면 모든 감각이 열린다 전시장은 완벽한 암흑 세상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고 마주했던 모든 것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 말만 듣고 보면, ‘뭔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테지만 실제로 그렇다. 우린 지금까지 무의식중에 ‘시각만이 가장 우수한 감각이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받으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후각, 청각으로 느껴지더라도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지 않으려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할 때, 끊임없이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 아무리 냄..
1. 활동 내용 2014년 단재학교 커리큘럼엔 작은 변화가 있습니다. 1학기부터 시작된 미술 수업과 2학기부터 시작된 음악 수업이 그것입니다. 둘은 선택 교과 활동으로 목요일 오후에 있으며,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입니다. 미술수업은 학교식의 수업 방식이 아닌 직접 만들고 그리며 움직이는 활동이 주를 이루며, 음악 수업은 아카펠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화음을 맞추는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각자 활동이 개성이 뚜렷한 만큼 단재 학생들이 재밌어 하며 즐거워하는 활동입니다. ▲ 미술팀이 카자흐스탄 문화교류 캠프 때 진도에 내려가 그린 벽화. ▲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츠'의 공연 장면. 오른쪽에서 세 번째 계신 분이 단재학생들과 만나고 계신다. 북촌 탐방 어젠 미술활동이 밖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로버트 카파전과 정서영전 목차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예술은 거창한 게 아냐, 그저 자신의 재주를 표현한 것 뿐 안락이 아닌 몸으로 만들어낸 예술 2. 정서영전을 보다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시간을 염두에 두고 예술품을 바라봐야 한다 인용 작품
2. 정서영전을 보다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정서영 전에 찾아갔다. 2층에 올라가서 구석구석에 설치된 예술작품을 보니, 한 번 돌아보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예술작품이 적었고 도무지 설명을 보지 않으면, ‘왜 이런 것들이 예술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작품이 많았다. ▲ 예술품을 찾아 다니고 보고, 느끼고, 이야기하고. 예술은 시간과 함께 온다 이런 황당함은 뒤샹Marcel Duchamp(1887~1968)의 ‘샘’을 봤을 때도 똑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물건에 기호를 적었다고 예술품이 된다면, 나는 오늘부터 뒤샹을 능가하는 예술가가 된다’는 농담조의 이야기들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럴 거면 내 핸드폰에 ‘건빵’이라는 글자를 써놓고 예술품이..
1. 로버트 카파전을 보다 금요일에 영화팀은 예술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버트 카파전Endre Friedman(1913~1957)에서는 사진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고 정서영전은 조각을 통해 예술에 접근하는 거였다. 활동안내 1. 일시: 9월 25일(금) 2. 참여인원: 박주원, 이건호,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3. 일정 09:00 단재학교 정상 등교 및 오전 일과 진행 12:00 점심 13:00 지하철로 이동 14:00 로버트 카파 100주년 기념사진展 관람 “전쟁의 마지막 날에도 병사들은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빨리 그 모든 것을 잊는다.” 카파의 이 한 마디를 기억하며 그가 남긴 작품의 세계로 떠나고자 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도 더 자세히 보았기에, 그 진실을 우리에게 ..
내셔널지오그래픽전 후기 목차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사진은 일상의 모방품일 뿐? 의식이 담긴 예술품으로써의 사진 예술은 남다름이 아닌 일상에 묻힌 특별함을 찾는 것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예술이란 일상, 그 속에서 나온다 지겨움을 맛들 때,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인용 작품
2. 사진에 담긴 예술혼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말하면 왠지 예술가의 천재적인 자질을 요구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디 말이 쉬워서 그렇지 특별한 안목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인가? 그런 특별한 안목을 가질 수만 있다면, 나는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 일상을 특별한 안목으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일반인들이 사는 세상과 분명히 차원이 다른 세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같은 지구에 살지만, 전혀 다른 세상을 보며 산다. 일상을 깊게 파고들 때 새로움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자질은 결코 타고나는 게 아니었다. 예술가들은 그 한 순간을 위해 몇 날 며칠 날을 새기도 했으며 아예 근거지를 옮겨 외딴섬에 들어가 혼자 살며 외로이 작업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내셔널지오..
1. 사진이 예술품이 되는 이유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이 우릴 부른다 의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 세상은 경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스쳐지나가는 그 모든 것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의 경이로움이 숨어 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에서 삶의 진리를 깨달은 부타나 씨 뿌리는 농부의 모습을 보고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생각한 예수나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보고 “上善若水(최상의 선함은 물과 같다)”라는 앎을 얻은 노자는 세상의 경이를 볼 줄 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합정동 친구들도 스쳐지나가는 순간 속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합정동 프로젝트는 ‘삶의 경이를 맛보려는 사람들의 열정’을 느껴보려 합니다. 세상의 경이를 찾아 자신이 누려도 될 쾌락을 포기한 사람들의 열..
선입견이 행동을 좌우하다 큰 차와 작은 차,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작은 차는 조금이라도 교차로에서 신호가 켜졌음에도 지체할라치면 뒷 차들이 금세 빵빵 거리지만, 큰 차인 경우 최대한 기다리며 심지어 차선을 바꿔서 가기도 한다. 내 심금을 울린 장면은 그것 외에 따로 있었다. 서양인과 동남아인이 길을 물어본다. 서양인에겐 대부분의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고 정성스레 알려주는 반면 동남아인에겐 냉대하거나 피하기에 바쁘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선입견이 있다 보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앞에서 흑인이 걸어오고 있으면 괜히 두려워하며 종종걸음을 했으니 말이다. ‘흑인=범죄자’라는 공식이 알게 모르게 내 의식에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와 같..
행복을 찾아 지리산에 온 사람들 겉멋 들지 않고 허황되지 않으며 허영심 없는 담백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이유는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남의 이목에만 신경 쓰느라 내 안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는 무뎌지고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느라 내 욕망을 억압한다. 온갖 것들로 치장하고 있지만 난 나라고 할 수 없는 빈껍데기일 뿐이다. 그런 삶을 지속한들 남는 것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하는 신세 한탄뿐이며 현실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일 뿐이다. 거적때기에 불과한 나는 ‘바람도 아닌 것’들에 쉽게 흔들리며 더욱 나 자신을 위장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 표정은 사라지고 활기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 그렇기에 행복한 ..
전문가란 무엇인가? 무대에서의 공연은 제일 못했던 연습 때보다도 못하다고 했다. 꼭 그러리란 법이야 없겠지만 긴장도 더 되고 막상 눈앞이 캄캄해질 테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누가 뭐라 해도 탄탄한 기본기일 수밖에 없다. 얼마나 자신에게 진실하게 실력을 쌓았느냐 하는 것이 그런 상황에서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극한의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하는 지 알아볼 일이다. 완전판을 갖게 되다 오랫동안 돌고 돌아 드디어 완전한 파일을 받았다. 처음엔 TV판이었는데 작년 12월에 블루레이판이 있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운을 받았는데, 아주 난리가 난 거다. 재생이 되지 않고 도중에 멈추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시도해봤는데도 상황은 똑같은 것이다. 뭐 미련이 없던 터라 그러려..
새 방향, 새 길, 새 희망으로 ‘불안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위’에서 자신을 선택해주길 고대하며 선택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하게 되죠. -조국&오연호, 오마이북, 『진보집권플랜』, 2010년, 90쪽. 애써 생각하지도, 고민하지도 않으면 주어진 환경에 나를 맞춰가며 살 수밖에 없다. 그게 편안한 삶이어서, 그 길밖에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누구든 그렇게 살기 때문에, 그도 아니면 상상할 수 없기에, 그도 아니면 남에게 뒤처지기 싫기에 그런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내가 발 딛고 선 사회가 한 치도 의심할 게 없는 현실이고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짜인 틀에 맞춰 스펙을 올려 매력적(?)인 구매가치가 있는 인간 상품이 되어야 한다. 이 밑도 끝도 없는 ‘불안사회’를 우린 의심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무..
기존 욕망에 따를 때 세상은 썩는다 『허수아비 춤』을 읽으며 기상천외한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대기업, 그것도 총수 중심의 썩을 대로 썩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건 영화 같이 허무한 이야기이면서도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진실이기도 했다. 『강남몽』을 읽으며 구조의 한계를 직감하다 『강남몽』은 그와 같은 의미에서 더욱 깊이 와 닿았던 소설이다. 오히려 정직하려고 하면, 원칙을 지키려고 하면 더 낙오하고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우울해졌다. 바르게 살면 낙오자가 되고 사회에서 매장당하게 된다.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기회에 편승하고 온갖 끈들을 끌어대기 위해 분주하며 남을 등쳐먹을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게 정말 행복인 걸..
자신의 체질을 알고 그에 맞게 살라 오늘까지 해서 『애노희락의 심리학』을 다 읽었다. 이를 통해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에서 느끼는 게 완결편일 순 없다. 역시나 잘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가끔 한 두 개만 건진 것일 뿐이니까. 태음인의 속성인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특이성을 망각하다 각 체질별 특성이 있다. 서로가 타고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할 수 없다는 거다. 지금껏 나의 관점으로만 타인을 평가해왔던 모습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나 스스로도 나의 특이성을 인정해주라고 했듯이, 나 또한 다른 체절의 특이성을 이해해야 했으리라. 태음인은 각 사람들의 특이성을 존중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걸 망각했던 것이다. 나를 정립해야 한다 자신이..
목차 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과 ‘라이온킹’ 『라이온킹』과 『대작전』의 공통점과 차이점 『대작전』의 매력 2.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 보여준 정복욕의 인과응보 나약함을 정복욕으로 극복한 사람이란 존재 홀로 선 자가 겪어야 할 불행 3. 이성을 비웃으며 노는 너구리들 이성이란 양날의 검, 합리적 판단과 무의식적 불안 이성을 비웃으며 노는 너구리들 4. 노동이 아닌 놀이의 회복하라 워크홀릭에 빠져 놀이를 상실한 인간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이 되찾아야 할 것 노동이 아닌 놀이의 회복 인용 지도 시네필
4. 노동이 아닌 놀이의 회복하라 하지만 이성이 비합리적인 걸 안다 해도 잃어버린 자연과의 감응력과 우연한 감성, 유머력을 되찾는다는 건 힘들다. 신체적인 활동이라면 끊임없이 연마하면 될 테지만, 정신작용이니 이건 바꾼다고 쉽사리 바뀌지 않는 구속력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다. 그 가능성을 알았다면 방법을 찾아 실천해보는 수밖에 달리 생각할 건 없다. ▲ 인간의 이성은 요괴 퍼레이드로 한순간에 박살난다. 워크홀릭에 빠져 놀이를 상실한 인간 “연신 드링크제까지 마셔가면서 노동하는 근대인들을 낯설게 만드는 너구리의 시선, 사실 너구리는 우리들 생활에 낯설어진 우리들 자신의 시선인지도 모른다. 우리 안에 있는 우리의 타자. ‘대부분은 심한 스트레스를 못 견뎌 몸이 약해서..
3. 이성을 비웃으며 노는 너구리들 자연을 정복했다던 인간이, 자연 재해 앞에서 맥을 못 추는 체험을 반복적으로 하면서도 계속해서 자연을 닦달하고 착취하며 자신의 소유물처럼 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 인간의 이성을 비웃으며 맘껏 노는 너구리들. 이성이란 양날의 검, 합리적 판단과 무의식적 불안 그렇다. 이미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왔다면, 그 해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성理性’이 그런 착취와 정복 논리를 가능케 하는 근본인 셈이다. 인간만이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지니지 않는 것들을 다스릴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이란 게 신이 인간을 특별히 사랑하사 내려준 특권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게 가능한 것이다. 이성으로 근..
2.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 보여준 정복욕의 인과응보 『대작전』을 보면서 계속 곱씹어보게 된 건, 인간의 나약함, 그걸 숨기기 위한 허위, 가식, 그리고 거만이었으며 자기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폭력이었다. 자연파괴가 바로 그 극단적인 행동이다. ▲ 원령공주에선 에보시가 사슴신을 죽이고 나우시카에선 거신병을 통해 오무를 죽인다. 나약함을 정복욕으로 극복한 사람이란 존재 『원령공주もののけ姫』에서 이성과 인간우월의 상징인 에보시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슴신을 굳이 죽이고자 하는 것,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ナウシカ』에서 도르메키아 공화국이 부해를 태워버림으로 자신들의 승리를 쟁취하려 하는 것 따위가 인간의 거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들이다(그런 행동의 기저엔 자연에 대한 두려움, 즉 ..
1.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과 ‘라이온킹’ 『라이온킹』과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하 대작전)』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라이온킹』과 『대작전』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럼에도 그 차이점은 명확하다. 『라이온킹』의 심바는 어딜 봐도 라이온이다. 당연한 말을 너무 당연하지 않게 하는 거 아니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여기에선 직립 보행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으르렁 거리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한다. 비록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만 행동 하나 하나는 지극히 동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라이온킹』을 보면서 어렵지 않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으며, 보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게 라이온인지, 인간인지마저도 헛갈리게 된다. 그만큼 ‘지극히 인간화 된’ 라이온의 이야기라는 거다. 하지만..
삶, 그 무한의 궤도에 서서 목차 1. 삶은 다분법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삶과 죽음만으로 삶을 봐선 안 된다 아빠의 부성애를 위해 비극적인 삶을 응축시켜놓았다 2. 더해지는 비극에 숨겨진 의미 찾기 불행한 그들에게 선물과 같던 여진희 아버지에게 간암이란 절대적인 비극을 부여하다 다움이의 희망을 위한 아빠의 죽음 인용 작품
2. 더해지는 비극에 숨겨진 의미 찾기 불행한 그들에게 선물과 같던 여진희 둘째, 여진희란 조연의 무조건적인 희생이다. 호연이와 같은 일을 하는 후배인 그녀는 호연이에게 좋은 감정을 느껴 자신의 것을 무조건 주려 한다. 이런 인물의 출연은 비극에 빠진 그들 부자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의 빛을 선사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만약 이런 조연 없이 소설이 전개되었다면, 모르긴 몰라도 소설 전체가 우울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그건 비극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는 이분법적 전개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조연을 통해 희망을 암시함으로, 삶의 무한궤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절망과 희망 사이를 줄다리기 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조성해 준다. 아버지에게 간암이란 절대적인 비극을 부여하다 셋째, 반전 요소의 삽..
1. 삶은 다분법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 세계, 이 나라에 태어났다. 그리고 '삶'이라 명명되어진 욕망의 충족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만으로 삶을 봐선 안 된다 어떤 학자들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이분법적 관점으로 보기도 한다. 즉, 우리의 삶이 생과 사로 양분화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그저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 우리 삶의 전부라는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맞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인 관점으로 삶을 산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이분법적 관점에서 우리가 산다는 것은 단순히 죽음을 위한 일보 전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왜곡된 관점의 수용은 삶을 허무하게 ..
사이비와 신앙심의 차이 목차 1. 두 가지 종류의 순교관 무비판이 만든 종교심, 그리고 순교관 두 가지 순교관 2. 비판적인 신앙인이 되라 비판적으로 볼 때 실제가 보인다 맹목적이지 말라, 비판하고 궁금해 하라 인용 작품
2. 비판적인 신앙인이 되라 일반적 순교관은 무비판적으로 학습되어 있는 우리이기에, 신의 계시는 무조건 진리라 믿는 우리이기에 그저 수용한 종교관의 한 부분이다. 그러하기에 그저 신의 일 가운데 핍박받아 죽게 됨을 최고의 종교심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렇게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맹목적인 존경심을 보인다. 비판적으로 볼 때 실제가 보인다 기독교에서 절대자로 귀결되어지는 예수의 경우, 자기 죄로 인한 죽음이 아닌, 사람들의 죄로 인해 대신 죽었기에 모든 기독교 신자들은 아무 비판 없이 그를 최고의 신으로 받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12명 목사도 하나님의 일 가운데 핍박 받아 죽음에 이르렀기에 그저 순교자로 인정해 버리는 것이고 그 반면 혼자만 덩그러니 살아서 돌아온 신목사(한목사의 경우 미쳤기 때문에 ..
1. 두 가지 종류의 순교관 인간은 타율적으로 세상에 던져짐과 동시에 ‘무비판적으로 절대 수용만을 해야 되는 생활’을 강요당하고 억압 받는다. 태어나자마자 그저 엄마, 아빠라는 강요적 음성으로 다른 말보다 엄마, 아빠라는 말이 먼저 나오게 하려는 억압과 젖병을 입에 갖다 대어주는 강요적 행동으로 먹고, 안 먹고를 선택할 수 없는 그저 먹어야만 하는 억압 속에서 자라게 된다. 무비판이 만든 종교심, 그리고 순교관 하지만 그런 순응과 순종만을 강요하는 억압은 그 당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뒤로도 계속 이어지기에 문제가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의 나이이면 사고의 범위는 협소할지언정, 적어도 옳은 것과 그른 것 정도는 분별할 수 있다. 그런 분별 능력, 즉 사고 능력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선 아..
영화팀과 아차산에 오르다 금요일 오전에는 광진청소년센터와 영상 만들기 파트너쉽을 하고, 오후엔 시간이 남게 되었다. 원래는 금요일엔 문화예술활동과 트래킹을 번갈아 가며 하기로 했는데, 2학기에 영화팀이 낙동강에서 한강까지 올라오는 라이딩 계획이 생기며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라이딩도 10월 초에 끝남에 따라 금요일 오후 일정을 다시 논의해야만 했는데, 이 때 네 가지로 결정되었다. ①영화 보고 후기 쓰기, ②라이딩, ③ 전시관 보고 후기 쓰기, ④ 등산 최대한 교실이 아닌 자연으로 나가 함께 그걸 보며 만끽해야 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일정을 잡은 것이다. 원래는 이날 라이딩을 갔어야 했는데, 아이들은 이미 라이딩으로 한강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당분간은 라이딩은 하기 싫다고 하더라. 그래서 등산으로 바뀌게..
학생 한 명과 아차산에 오른 이유 재익이와 여러 이유로 자취방에서 목요일부터 함께 생활하고 있다. 1주일간 함께 생활하기로 한 데엔, 집에 있으면 생활태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이 바뀌어야 할 이유 자식을 가르치는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나 보다. 오죽하면 고전인 『맹자』라는 책에도 자식을 가르치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공손추가 “군자는 자식을 가르칠 수 없다고 하는데, 왜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형편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은 반드시 바르게 하라고 가르친다. 바르게 하라고 가르쳐도 그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자연히 노여움이 따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도리어 부자간의 감정을 상하게 된다. 자식이 속으로 ‘아버지는 나보고 바르게 행동하라..
영화팀과 남한산성에 오르다 11월 7일 불암산 등산 일정 1. 참가인원: 이건호, 임승빈,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2. 일시 및 모임 장소: 11월 7일(목) 09시 30분, 상계역 1번 출구 ▲ 오전에 비가 올 예정입니다. 우천시 산행을 준비하세요. 3. 준비물: 점심, 간식, 티머니, 카메라(여행의 필수품목), 새로 산 등산화(길들여야 하므로 꼭 신고 올 것), 우산 4. 등산 계획: 상계역 1번 출구 ⇒ 불암산성 ⇒불암산 정상(508m) ⇒ 천보사 ⇒ 당고개역에서 해산 5. 기타 ① 이 날은 11일부터 지리산프로젝트를 떠날 것이기에, 간단히 산책하는 정도로 산행을 함. ② 오전에 비가 올 예정이기에, 등산화와 우산을 꼭 준비하세요. 영화관에서 ‘그래비티’를 보고, 아차산으로 향합니다. 지리산 종주..
영화팀과 남한산성에 오르다 1. 활동 안내 1. 참가인원: 이건호, 임승빈,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2. 일시 및 모임 장소: 11월 5일(화) 09시 30분, 수유역 3번 출구 3. 준비물: 점심, 간식, 티머니, 카메라(여행의 필수품목), 새로 산 등산화(길들여야 하므로 꼭 신고 올 것) 4. 등산 계획: 수유역(120, 153번 버스) ⇒ 도선사 입구 하자 ⇒백운대 ⇒ 북한산성입구(704, 34번 버스) ⇒ 3호선 구파발역에서 해산 지리산을 종주하기 위해 열심히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험하기로 유명한 북한산은 모든 등산인들에겐 도전 과제와도 같은데, 영화팀은 그 산에 올랐습니다. 수유역 3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에서 153번 버스(120번 버스도 됨)를 타고 도선사 입구에서 하차하여 오르기 시작했..
영화팀과 남한산성에 오르다 1. 활동 안내 1. 참가인원: 박주원, 이건호, 임승빈,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2. 일시 및 모임 장소: 11월 1일(금) 10시 00분, 마천역 1번 출구 3. 준비물: 점심, 간식, 티머니, 카메라(여행의 필수품목) 4. 등산 계획: 마천역⇒ 서문 ⇒ 북문 ⇒ 동장대 ⇒ 좌익문(동문) ⇒ 지화문(남문) ⇒ 52번 버스 승차 ⇒ 8호선 산성역에서 해산 ▲ 마천역(10:00)⇒남한산성 서문(11:37)⇒북문(12:10)⇒동문(1:50)⇒망월사(2:10)⇒로터리(2:30) 총: 4시간 30분 산행 올해 3월 1일에는 단재학교 중등부 학생들과 함께 왔었다. 그 후로 8개월만에 다시 오르는 산이다. 산은 늘 다채롭다. 언제 오르느냐, 어떤 사람과 오르느냐, 어떤 기분으로 오르느..
영화팀과 북악산과 인왕산에 오르다 10월 산행 일정 1. 일정 9:30 안국역 2번 출구 집합 9:50 ‘02버스’로 와룡공원 하차 산행 시작 12:00 인왕산 정상에서 점심 16:00 경복궁역 해산 ▲ 파란선: 버스로 이동, 빨간선: 도보로 이동 2. 준비물 ① 신분증 (여권 or 의료보험증-북악산 입산 시에 신분증이 필요함) ② 티머니 ③ 사진기 ④ 등산하기 편한 복장과 신발(등산화 OK!) ⑤ 도시락 (밥까지 싸올 것) 2013년 10월 18일. 영화팀은 10월 산행을 떠납니다. 이번 산행은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인 북악산과 인왕산을 다시 찾아갑니다. 깊어오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기에, 북악산으로 향하는 길에 마음이 가볍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며, 무거운 마음으로 바뀌..
영화팀과 청계산에 오르다 2학기 첫 영화팀 야외 활동 ① 일시 및 모임장소: 9월 5일(목), 10시까지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 ② 참가 인원: 박주원, 이건호, 김민석, 송지민, 오현세 ③ 등산경로: 원터골⇒매봉⇒혈읍재⇒망경대(정상)⇒석기봉⇒헬기장⇒절고개⇒이수봉⇒어둔골 ④ 준비물: 점심, 간식, 편한 복장, 가을볕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 넉넉한 음료 (썬크림 듬뿍 바르고 오세요. 우리의 피부는 소중하니깐요. 그래도 봄볕엔 며느리를, 가을볕엔 딸을 내보낸다고 하니 가을볕을 만끽할 수 있는 건 축복입니다. ) 때는 바야흐로 2013년 9월 5일 목요일. 저저번주만 해도 열대야와 불볕더위, 그리고 습한 날씨로 야외활동을 하기에 힘든 날씨였는데, 이젠 산행을 하기 좋은 가을 날씨가 되었습니다. 영화..
영화팀과 청계산에 오르다 관악산 산행 계획 ① 일정 및 모임장소: 4월 6일(토) 10:00, 사당역 6번 출구 ② 등산경로:사당역⇒사당능선⇒삼거리⇒남근석⇒파이프능선⇒연주암⇒과천유원지 ③ 준비물: 점심, 간식, 편한 복장 사당역 6번 출구에 모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 영화팀도 10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늦지 않게 나왔다. 주원이는 오늘 개인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아쉽다. ▲ 초반에 물사투가 있었다. 산행을 할 땐 물을 잘 챙겨와야 한다. ▲ 다들 신났다. 이젠 산에 오르는 게 힘들지만은 않다. ▲ 덥지 않아 딱 좋다. 산록의 푸르름으로 들어간다. ▲ 관악산은 좀 험했다. 바위의 난간을 타고 갈 때도 많았다. ▲ 다들 왠지 모르게 닮아 보인다. 표정이 살아 있네~ ▲ 험한 바위는 지팡이로 ..
영화팀과 청계산에 오르다 청계산 산행 계획 ① 일시 및 모임장소: 3월 16일(토), 10시까지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 ② 참가 인원: 박주원, 임승빈, 김민석 ③ 등산경로: 원터골⇒매봉⇒혈읍재⇒망경대(정상)⇒석기봉⇒헬기장⇒절고개⇒이수봉⇒어둔골 ④ 준비물: 점심밥, 간식 (동참하길 원하는 사람은 댓글로 의사표시를 하세요.) ▲ 등산코스: 원터골입구⇒원터고개⇒굴바위⇒매바위⇒배봉⇒굴바위⇒원터고개⇒원터골입구 청계산입구역에서 10시에 모이기로 했지만, 코리안타임이 적용되어 조금 늦고 말았다. 청계산입구역엔 수많은 등산객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꼭 아웃도어 패션쇼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 등산하기 전 초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껏 기분을 냈다. 청계산입구역에서 10분정도 걸으니, 원터골 초입길에 상가들이..
삼일절에 중등팀과 남한산성에 가다 나 깜짝 멘붕 기획 1 산 타면 뭐하누, 다리 아프겄제 1. 참가인원: 김지원, 김이향, 박고은, 백규혁, 박주원, 이건호, 임승빈, 김민석, 오승환 (이상 9명) 2. 일시 및 모임 장소: 3월 1일(금) 10시 30분, 마천역 1번 출구 ▲ 이 날 오전에 비 또는 눈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우산을 꼭 준비하여 주세요. 3. 준비물: 보온병(산 정상에서 먹는 라면과 김밥맛은 최고^^) 및 따뜻한 차, 점심, 간식, 티머니 4. 등산 계획 마천역⇒ 서문 ⇒ 북문 ⇒ 벌봉 ⇒ 동문 ⇒ 남문 ⇒ 52번 버스 승차 ⇒ 8호선 산성역에서 해산 5. 기타: 이외에 같이 참가하고 싶은 학생은 댓글 달 것. ▲ 늦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역사를 접수하며 놀고 있는 녀석들^^ ▲ 오르기 전..
영화팀과 아차산에 가다 개학을 한 첫 주에 영화팀은 워밍업을 하기 위해 산에 간다. 개학하자마자 공부를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단 생각이 들기에 때문이다. 배움이나 학습은 교실 안에만 있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나가는 길에 있다고 믿는다. 인용 사진 여행기
건호와 아차산을 거쳐 용마산에 가다 건호와는 김환희 선생이 쓴 『옛이야기와 어린이책』을 공부하고 있다. 우린 흔히 동화책이라 부르는 책들로, 나도 이렇게 건호와 함께 공부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만 읽는 책’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공부하며 단순히 아이들만 읽어야 할 책도 아닐뿐더러, 우리의 지혜가 담긴 옛이야기책이니 만큼 제대로 알고 책을 골라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건호와 열심히 공부하다가 하루 정도는 가을이 가득 내린 바깥으로 나가 바람도 쐬고 자연스레 이야기도 나누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저번에 영화팀과 함께 오며 길을 익혀뒀던 아차산에 함께 가기로 했다. ▲ 친구들은 학교로, 거노는 산으로. 산만한 배움터가 없다. ▲ 혈기가 가득 넘쳐 흐르는 거노. 쉬면서도 북치고 박치고...
영화팀과 아차산에 가다 ▲ 가을이 깊어가는데도 한 낮엔 아직 덥습니다. ▲ 아직 아차산 공원에도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을 공간을 찾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오전에 유은영 선생님을 따라 ‘네 멋대로 해봐’라는 수업을 했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점심도 먹지 않은 채 아차산으로 나선 것이다. 그래서 배가 고팠기에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기 전에 밑에 있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 우리의 조촐한 점심. 주원 어머님이 김밥을 싸주셔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삼국의 정기가 실린 아차산에 오르다. 서울 근교에 이런 명산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 올라가는 길에 약수를 뜨며. 저 노란 무언가는 우리 영화팀의 상징적인 그것~ ▲ 위 사진의 노란 것은 바로 요 사진의 저것이죠.. 이것이야말로 전라도..
영화팀과 북악산과 인왕산으로 떠나다 활동안내 1. 일정 9:00 안국역 2번 출구 집합 9:20 ‘02버스’로 와룡공원 하차 산행 시작 12:00 인왕산 정상에서 점심 16:00 경복궁역 해산 2. 준비물 ① 신분증 (여권 or 의료보험증-북악산 입산 시에 신분증이 필요함) ② 티머니 ③ 사진기 ④ 등산하기 편한 복장과 신발(등산화 OK!) ⑤ 도시락 (밥까지 싸올 것) ▲ 성대 후문, 와룡공원 입구에서 주원이를 기다리며. 민석이는 아침을 먹고 있네요. 근데 저 도시락은 원래 다른 사람 몫이라죠^^ ▲ 와룡공원입구에서 한 컷. 큰 형 현승이가 동생들을 잘 챙기고 있네요. 본격적으로 북악산을 오릅니다. ▲ 성벽 곳곳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경계가 매우 삼엄합니다. ▲ 숙정문에서 사진 찍고 ..
내장산 등산기 목차 1. 돈에 휘둘리며 시작부터 꼬이다 겨울 & 생일 & 여행 돈이란 망령에게 영혼을 뺏긴 사내 2. 눈 내린 내장산을 오르다 삶은 활동에 무르익는다 신선봉에 미처 오르지 않고 내려오다 겨울 산행의 묘미 마침표가 아닌 쉼표 같던 시간 인용 여행
2. 눈 내린 내장산을 오르다 온갖 걱정과 불안, 짜증이 날 감싸고 있었다. 그건 나뿐 아니라 동행자에게도 당연히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해서는 안 될 짓을 철저하게 계속 하고 있었다. ▲ 내장산도 처음이고 겨울 산행도 처음이다. 삶은 활동에 무르익는다 그렇게 불만만 높아질 즈음, 엄니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해 보니 오해가 풀린 걸 알 수 있었다. 또한 찬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조금씩 마음도 풀려갔다. 그렇게 서서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더라. 내장산에 내렸을 땐 칼바람이 얼굴을 그대로 때려 온 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렸다. 어찌나 추운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더라. 그래서 아이젠도 차고 귀마개도 하고 모자도 눌러 쓰고 길을 걸었다. 내장산까지 가는 길은 한참 멀었지만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 편했..
1. 돈에 휘둘리며 시작부터 꼬이다 겨울이 되면 모든 생물체의 활동도 정지되거나 느려진다.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한 소금 푹 자고 하릴없이 TV나 보는 것, 그게 겨울이면 생각나는 가장 행복한 광경이다. 지금처럼 삼한사온은커녕 연일 계속 되는 추위에 노출되다 보면 당연히 더 그와 같은 광경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날씨가 그렇다고 방안에만 처박혀 있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몸도 축축 쳐질 뿐만 아니라 마음도 유약해지고 도전정신도 물러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선 우울증에 걸리기 십상이다. ▲ 겨울산행은 처음이다. 이것만으로도 떨리는데 아침부터 된통 꼬였다. 겨울 & 생일 & 여행 추운 날씨 탓(?)에 움직이기 싫고 그래서 방에 하루 종일 누워있으니 몸과 맘은 다 느긋해지며 심지어 뭘 하기조차 싫어지..
모악산 다시 시작이란다. 뭐가? 그냥 뭐든~ 전투적이지 않게 한걸음씩 걷다 그저 한 걸음씩 걸어간다. 바람은 상쾌했고 나무들은 싱싱했다. 공기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은 아리는 듯, 괜찮은 듯, 쓸쓸한 듯, 행복한 듯.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느 때고 내 마음을 알 때가 있었냐만 요즘은 더욱 심한 거 같긴 하다. 가을을 타나보다. 가을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도무지 꽉꽉 막힌 이 느낌이란. 그래서 무작정 모악산에 왔고, 무작정 오르고 있다. 전투적이지 않게, 그저 천천히 한 걸음씩 떼고 있다. 하늘은 새파랗더라. 이렇게 환상적인 날씨는 참 간만에 느끼는 거 같다. 막상 맘을 먹지 못하면 늘 그 속에 살면서도 느끼지 못한다. 에구~ 뭐가 이래? 내가 그동안 그렇게 나 몰라라 살아와서..
모악산 산에 올라서 평평히 펼쳐진 대자연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옥신각신 살던 그 곳이 하나의 점으로 내 눈 앞에 펼쳐지는 행복. 행복이란 그렇게 전혀 멀리 있지 않다. 역동성을 느끼러 산에 오르다 산에 왜 오르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그 광경을 보여주고 싶다. 오르는 것 자체도 힘들고 애써 오는 다음에는 다시 내려와야 함이 허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오르고 내리는 그 힘듦, 그건 자연을 보며 오르는 짜릿함과 상쾌함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것이다. 그런 역동성이야말로 나를 들뜨게 만들기 때문이다. 날 살아 숨쉬게 만드는 자연과 그걸 모르고 살았던 나와의 만남은 자기 신화에 빠져 나만을 최고로 여기며 살았던 나의 어리석음을 일깨워 준다. 내려갈 때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그런 여러 생각들을..
전주 학산에 오르다 며칠 전 진규와 동네 뒷산을 올랐다. 친구가 등산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나도 쾌재를 불렀다. 늘 등산을 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던 차였으니 말이다.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목표가 된 등산 하지만 그 다음 대화에서 나의 한계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난 ‘등산=모악산 오르기’의 공식이 무의식중에 들어 있던 터라, 당연히 모악산에 가자는 이야기로 받아들였는데 친구는 어느 산이든 상관없다는 투였으니까. 더욱이 친구에게 있어서 모악산은 ‘정상에 다다라야 할 것만 같은 강박증을 주는 산’이었던 거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 있어서 모악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꼭 정복지에 서있는 정복자처럼 정상 탈환이란 목표를 위해 올랐으니까. 그런 목표주의의 삶에서는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 최대한 빨리 목표를 성취할 수 있..
목차 1. 모악산 가려다 덕진공원에 가다 모악산을 그토록 그리워했으면서도 모악산에 갈 생각은 안 하다 갑작스런 여행에 따라 여러 변수들이 생기다 190번이 여행의 목적지를 바꾸다 2. 익숙하지만 낯설게 덕진공원을 담다 짬뽕지존, 역시 지존 곧 사라질 연화교를 건너다 전주 사람들, 추억의 장소이자 휴식처 인용 여행 사진
2. 익숙하지만 낯설게 덕진공원을 담다 막상 버스에서 내리니 신기하게도 배가 고파오더라. 여기까지 온 마당에 그럼 해이루감자탕(예전엔 다락방이란 감자탕집이었다)을 먹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최근에 돼지고기를 잔뜩 먹었던지라 아예 굶던지, 해물로 만든 요리를 먹고 싶었다. 그래서 덕진정류장 쪽으로 걷다 보니, 건너편에 화려한 모양으로 ‘짬뽕지존’이란 음식점이 보이더라. 언젠가도 저 음식점을 본 기억이 있긴 하다. 음식점이 들어선 건물 자체가 매우 특이한 모양이기 때문에 눈길이 절로 가니 말이다. ▲ 2006년에 동기들과 찾은 덕진공원. 짬뽕지존, 역시 지존 순창에 있는 중국집에서 짬뽕을 맛있게 먹어본 이후 짬뽕에 꽂히게 되었다. 그래서 맛있는 짬뽕을 찾으면 절로 행복해지곤 하는데, 가장 많은 기대를 하..
1. 모악산 가려다 덕진공원에 가다 ▲ 봄따라 맘따라 길을 나서다. 여느 흔한 날처럼 7시 50분쯤 올라와 55번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특별히 『연암을 읽다』란 책의 원문까지 인쇄하여 왔으니, 기분도 새롭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도 어린다. 그래서 『논어』를 펴고 ‘四勿箴’을 읽고 써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보려 했다. 한참(그래봐야 제대로 공부한 건 30분도 채 되지 않는다) 읽다가 창문을 쳐다보니 최근엔 미세먼지와 안개로 거의 실루엣도 보이지 않던 모악산이 오늘은 선명하진 않아도 실루엣은 보이던 날이더라. 그래서 ‘모처럼 모악산의 자태를 보니 기분 좋다’고 단순히 생각하고 다시 공부하려던 찰나. ▲ 모악산이 오랜만에 자태를 드러냈다. 저 자태를 보는 것만으로 맘이 떨려온다. 모악..
잔부스러기를 꿈꾸며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을 읽고 성공한 삶이 있으면, 그와 반대되는 실패한 삶도 있다. 그걸 판가름하는 건 누굴까? 며칠 전에 선배랑 이야기를 나눴다. 잘함과 못함 선배는 자신이 살림을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두 명의 자식을 키우고 학원까지 운영하는 커리어우먼이던 선배의 뜻밖의 말이었기에 의문이 들었다. “살림을 잘한다는 것과 못한다는 것의 기준은 뭐예요?”라고 되물었던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그러자 선배는 정말 좋은 질문이라며 감탄을 했다. 누구나 그건 느끼기 나름이고 정의하기 나름이니까. 아마도 주위에서 살림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자신도 살림에는 별관심이 없다 보니 자연히 그런 식으로 자기 규정을 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가정을 건사하면서도..
프롤로그무엇에 쫓기며 살아왔나? 틀에 갇혀 살았다. 그 누구의 이목을 두려워했던 것일까? 솔직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 따위엔 나약한 내 자신만 있었을 뿐이다. 그 이목을 벗어나 스스로 무언가를 한다는 게 두려웠던 것이고 그 틀에 맞춰 살아야 그나마 편하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의 나약함에 벌벌 떨며 그것에 쫓기어 왔던 것일 뿐이다. 틀만을 고집하다 애초에 무얼 해보려 하지도 않았던 무력감에 절어 있는 영혼이 있다. 태반(胎盤)의 포근함에 보호받고자 했던 여리디 여린 영혼 말이다. 가슴 속 깊이 답답함이 몸서리친다. 무에 답답했던 걸까? 예전엔 그게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무언가 정해진 게 없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었다. 즉, 임용에만 합격한다면 지금의 이런 답답함쯤은 가실 거라고 말..
목차 1. 책 밖에 길이 있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여러 가지의 공부가 있음에도, 오로지 하나의 공부만을 강요한다 트래킹으로 공부하자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납득 되는 이유 황당한 비밀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서울숲에 모였으니, 일정을 시작해보자 4. 서울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나와 같이 탈래’라는 말은 뾰루퉁한 지민일 웃게 한다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육아만큼 힘든 육견이라고 아시나요? 인용 여행 사진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 다큐 '낙동강-한강 자전거여행'의 한 장면. 올림픽공원은 우리에겐 너무도 가깝고 친숙한 곳이다.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첫째, 서울숲은 올림픽공원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올림픽공원이 너무도 익숙하기에 되도록 올림픽공원은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만 했었는데,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올림픽 공원이 얼마나 넓고도 좋은 곳인 줄을 알겠더라. 더욱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서울숲을 찾기보다 올림픽공원에서 지금과 같은 여유를 누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서울숲은 갤러리아 포레(2011년에 완공되어 70평 ~ 115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
4. 서울숲에서 놀다 서울숲은 처음 오기 때문에 입구에서 조금 헤맸다. 들어가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많이 나왔더라. 학생들은 소풍을 왔는지 여기저기 흩어져 놀고 있었으며, 연인들은 자전거를 빌려 함께 타며 여유를 누리고 있었고, 유치원 아이들은 우치다쌤이 칭찬해 마지않던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며 감수성을 키우고 있었다. 이곳만 보고 있으면 정말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낙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서울숲에 핀 꽃에 벌이 앉아 열심히 꿀을 채취하고 있다. 지상 낙원~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평상이 놓여 있는 공터가 있었다. 그래서 우린 그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민석이는 몸과 맘이 피곤한지 평상 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서 잠을 자기 시작했고, 나머..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학교 등교 시간은 8시 50분까지이지만, 트래킹은 그 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있고 출근시간과 겹치면 많이 힘들어지기에, 등교시간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모인다. ▲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 않아 자전거로 충분히 갈 수 있다.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편이다. 그래서 작년 남산공원 트래킹 땐 정훈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갔으며, 올해 1학기엔 어린이대공원에 자전거를 타고 갔었다. 서울숲까지의 거리도 검색해 보니,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더라.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더욱이 이 날은 무덥던 여름이 거짓말처럼 지나..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이번 트래킹 장소는 원래 ‘강동 허브천문공원’이었다. 트래킹 계획을 짤 때 민석이가 이 장소를 얘기했기 때문에, 민석이에게 세부계획을 목요일까지 짜오도록 했다. ▲ 허브천문공원아, 좀만 기둘려~ 납득 되는 이유 막상 목요일이 되어서 2학기 여행과 트래킹 세부 계획에 대해 회의를 하려 하니, 민석이는 아무런 계획도 짜오지 않았고, 심지어 약간 화난 투로 “거기 가봐야 할 게 없어요”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다들 어안이 벙벙했던지 민석이를 몰아붙였다. 근데 민석이에겐 비밀이 있었다. 두 가지 비밀로 인해 몸이 두 개여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누가 들어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세상에~’..
1. 책 밖에 길이 있다 2016학년 1학기에는 3월부터 2주에 한 번씩 트래킹을 갔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학생은 “너무 야외활동을 자주 하는 거 아니예요?”라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 터널을 지날 때면 뭔가에 푹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우린 제도권 학교가 아닌 비제도권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야외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여 때론 귀찮게도 때론 쓸데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지금도 제도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겐 수학여행이나 소풍, 체험활동이 잡히지 않고서는 ..
목차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사라질 것들에 미련은 갖지 말되, 기록은 남기다 최민식이 전해준, 일상을 남긴다는 것의 소중함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못할 땐 하고 싶은 게 많고, 막상 할 수 있을 땐 없어진다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서현역에 단재 친구들 모여라 율동공원이란 쉼터에서 쉬다 인용 여행 사진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그렇게 어렴풋이 사라져 가던 꿈이 율동공원에서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운 좋게도 그곳엔 번지점프대가 있었고, 승환이는 그날따라 하고 싶다며 민석이까지 함께 하자고 꼬드겼으니 말이다. 결국 승환이는 나이가 걸려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외쳤음에도 하지 못했고, 민석이만 하게 됐다. 민석이는 점프를 하며 공중에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후에 무사히 도착했다. 제법 무서웠을 텐데 당당히 해낸 걸 보니, 자랑스럽긴 하더라. ▲ 민석이의 번지점프. 겁이 났을 텐데, 정말 잘했다. 그리고 공중도보의 위용을 맘껏 보여줬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민석이가 잘 도착한 것을 보고 입구로 나가려던 그때, 승태쌤은 ..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아무래도 2년이 넘도록 ‘트래킹’이란 커리큘럼을 진행하다 보니, 웬만한 곳은 거의 가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물론 여기엔 전제가 여럿 있다. 첫째 우리가 아는 곳이 매우 한정적이고, 둘째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셋째 등산과 같이 힘든 곳이 아닌 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갈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 13년엔 영화팀이 등산을 많이 갔었다. 그 절정은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것인데, 트래킹이 생기며 하지 못했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그래서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각자 파트를 정해 한 팀은 2학기 전체여행의 세부계획, 한 팀은 요리메뉴를, 한 팀은 트래킹 장소를 정하게 ..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단재학교는 14학년도 1학기부터 매달 한 번씩 트래킹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된 트래킹이 16학년도 2학기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단재학교의 대표 커리큘럼이라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트래킹은 2014년 3월에 서울 둘레길을 걸으며 시작되었다. ▲ 첫 트래킹의 시작은 서울 둘레길 걷기였다. 어제 같던 이 시간이 벌써 2년이나 흘렀다.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지금까지는 학교활동을 대부분 사진 기록으로만 남길 뿐, 여행기를 쓰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던 것이 작년 5월부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올핸 3월에 떠난 통인시장 트래킹 여행기를 시작으로 검단산 여행기까지 총6편의 기록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도대체 작..
용문산 계곡 여행 목차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또 놀려구?’라는 말 여행은 놀이가 아닌 공부다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떠나자, 계곡으로 첫 번째 변수, 준영이의 아르바이트 두 번째 변수, 기온의 급격한 변화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여행의 기쁨이 무너진 순간에 교사의 숙명을 느끼다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경의중앙선은 경춘선과 다르다 5. 용문 5일장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용문시장에서 맛 본 짬뽕맛은? 잘 먹기 위해 집을 떠나오다 6. 중원폭포에서 놀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아이들의 놀이본능도 꺾어버린 날씨 7. 먼저 자리..
10.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치우는 게 중요하다 즐거운 고기파티 시간이 끝났다. 즐겁게 먹고 맛있게 먹은 만큼, 어찌 보면 치우는 그 순간도 중요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 밥을 먹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렸다. 맛있게 먹은 만큼 치울 때도 함께 치울 수 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먹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모두 함께 맛있게 먹도록 애써서 준비를 한 것이니, 치울 때도 함께 도우며 치워야 한다. 그래야 즐거운 시간이었던 만큼, 그 기억은 퇴색되지 않고 오래도록 남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배가 찬 아이들은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인지, 아예 관심이 없는 건지 거실로 들어가 텔레비전을 킨다. 저번 후기에서도 말했다시피 가장 기본적인 일들은 그걸 했다..
9. 잘 먹는 게 중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내일 새벽부터 내린다고 하던데, 하늘은 벌써부터 흐릿흐릿하여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씻었다. 그리고 나오는 족족 약속이나 한 듯이 쇼파에 달려와 차례차례 앉아,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훑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이게 예전과 달라진 광경이다. 예전엔 채널을 넘길 필요도 없이 게임채널을 켜고 당연하다는 듯 ‘롤 중계’를 봤었는데, 최근엔 ‘오버워치’라는 다른 게임에 푹 빠지기도 했고 3년 내내 롤만 하다 보니,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동네변호사 조들호』, 『닥터스』를 조금씩 보며 채널을 수시로 바꾼다. ▲ 우리의 고기파티가 열리는 장소. 모두의 파티였고, 모두의 축제였던 1..
8. 무의미 속에 의미가 있다 이때 정훈이는 이런 상황을 빗대어 “이 경우야말로 금수저와 흙수저의 이야기 같은 상황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물론 진지한 말투가 아닌,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뱉은 것이니,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 지훈이가 얘기하는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그림. 그렇다면 과연 절망적이기만 할까? 너무도 현실적인 풍자, 금수저 & 흙수저론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어서 도착하려던 사람이 뒤늦게 차를 타고 온 사람에게 져버린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흙수저가 노력해봤자 금수저에겐 안 돼’라는 비관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정훈이도 “이런 현실이 말이나 됩니까”라고 농을 쳤다. 만약 이 상황이 현실이었다면 크게 좌절했을 것이다. 열심..
7. 먼저 자리를 뜬 선배들의 사연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1시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물에서 나왔다. 한 여름의 더위는 저번 주 금요일 새벽에 내린 비와 함께 순식간에 물러났고 어느덧 쾌적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다시 물놀이를 할까 말까 분주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구석에 두 명의 그림자가 서서히 시야로부터 사라져 간다. ▲ 구석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스릴러 같다고? 천만에 말씀~ 선배들 먼저 자리를 뜬 사연 그 두 사람은 민석이와 정훈이로, 단재학교의 최고 학년이라 할 수 있다. 스르륵 사라지기 전 두 아이는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훈: 민석아 너무 춥다. 그냥 내려가자~ 민석: (약간 반신반의하며) 그럴까? 정훈: 여기 있..
6. 용문 5일장과 중원폭포에서 놀다 원랜 2시쯤에 펜션에서 픽업을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좀 일찍 오는 바람에 당장은 픽업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승태쌤이 두 번 왔다갔다하며 픽업하는 것으로 했다. ▲ 물놀이 준비를 하고 있다. 보트까지 바람을 넣어 빵빵히 했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펜션에 도착한 우리들은 바로 물놀이 하기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는 햇살이 비치지 않아 구름이 가득 했고, 기온까지 내려가 선선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계곡이 가지 않는 건, 서울에 가서 남산에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렇게 약간 추운 느낌인데, 꼭 계곡을 가야 해요”라고 불평을 하거나,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
5. 용문 5일장 용문역에서 내려 역전 광장으로 나오니, 승태쌤이 기다리고 있었다. 광장에 나오기 전까지 ‘용문은 종점인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걸까?’ 궁금했는데, 광장에 나오고 나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 용문역에서 나가는 길. 정말로 사람들이 많다.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도시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상설시장이 열린다. 예전부터 시장은 있었겠지만, 조선시대를 지나며 시장은 자리를 잡아 갔다. 시장의 입지조건으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 으뜸이지만, 조선시대엔 내부로까진 진출할 수 없었다. 자료 조사를 해본 적은 없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아마도 조선시대엔 ‘사士(학자)-농農(농민)-공工(수공업자)-상商(장사하는 사람)’의 위계에 따라 상인을 홀대하는 문화가 있었..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그렇게 기운이 빠진 상태로 전철을 타서 가고 있는데, 단체 채팅방에선 전혀 다른 희망의 기운이 샘솟고 있었다. 일찍 서두른 아이들은 10시에 모이기로 했음에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20분 정도 일찍 오는 경우는 봤어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 상황이니 바스러진 마음은 그 아이들의 채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붙어가고 있었다. ▲ 아이들의 카톡은 싱그러움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들의 환호성 같은 느낌.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왕십리역 중앙선 승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평소에 늦던 아이들이 이미 와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단재학교는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을 간다. 서울 근교에 갈 땐 당연히 전철과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멀리 갈 땐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여태껏 경춘선을 타고 가평에 가거나, 스키장에 가는 경우는 있었어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간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여행지로서는 경춘선이 지나는 가평, 춘천 일대가 관광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이 여행 계획을 짜면서 처음으로 용문산 일대의 계곡으로 장소를 정하게 됐고, 그에 따라 우리들도 처음으로 경의중앙선을 타고 가게 됐다. ▲ 방학이 끝나고 함께 여행 장소를 결정했다. 산과 계곡, 바다, 워터파크 중 어디에 갈 건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용문역을..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계곡 여행은 여름 여행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2012년엔 덕풍계곡으로, 2013년엔 망상해수욕장으로, 2014년엔 오션월드로, 2015년엔 가평 도마천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계곡이나 바다에서 잠을 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우러지다보면 ‘한여름 밤의 꿈’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올해에도 그런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 12년만의 폭염에 몸둘 바를 몰랐다. 떠나자, 계곡으로 더욱이 올핸 1994년 폭염 이후로 최고의 폭염이었다고 한다. 방학에 집에 있으면 도무지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있지 못할 정도의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는 쇼핑몰이나 영화관이 사람들로 차고 넘치며 성..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단재학교는 여름 시즌에 계곡이나 바다로 놀러 가곤 한다. 놀러 가는 걸 누군가는 ‘시간 뺐어가면서 잘 하는 짓이다’라고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여행을 시간낭비로 보는 문화, 그리고 누군가 하는 여행조차도 멸시하는 기류가 있다. ‘또 놀려구?’라는 말 2009년에 혼자서 목포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을 했었다. 그때에도 몇몇 어른은 ‘참 대단한 일을 한다’며 응원해주기도 했지만, 어떤 분은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난 앞뒤 따질 것 없이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해. 차도 있는데 뭐 하러 걸어 다녀. 할 일이 없으니까 그렇지. 그렇게 여유부리기 전에 고추라도 한 군데 더 심겠구만.”이라는 말로 힐난하기도 했다. ▲ 국토종단을 할 때..
목차 1. 건빵, 산에 살어리랏다 살아지는 시간 &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 검단산이 트래킹 코스로 정해지기까지 2. 산에 오르는 이유 하라니까 산에 오르다 재밌기에 산에 오르다 살기 위해 산에 오르다 아이들과 오르는 기쁨을 느끼러, 검단산에 가다 3. 지민이가 짠 검단산 트래킹 계획 회장 지민이가 검단산 트래킹 계획을 짜다 제 시간에 모이는 학생들 & 그러지 못하는 학생들 4. 학생들과 등산하기 위해선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산을 오르기 전부터 삐걱대다 한 아이의 불퉁거림이 전체 분위기를 망치다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면 무엇이든 뚫지 못하랴 5. 당연함이란 없다 일상의 단조로움을 깨는 제안에 아이들의 반응은? ‘당연히 그럴 것이다’의 함정 6. 짐작치 말기, 나답지 말기 아이들의 반응에 나다움은 무너져..
9. 검단산이 준 선물 성민이는 역시나 체력이 장난이 아니다. 나를 항상 앞질러 갔으며,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달려서 나를 앞서 갔기 때문이다. 이날 기온은 30도가 넘는데도 성민이는 입고 온 검은색 긴팔 잠바를 벗지 않고 맹렬히 올라갔다. 그건 방풍 잠바였으니 얼마나 더웠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 하남의 사내 성민이와함께 등산하게 됐다. 강철체력 성민이의 등산법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절대 지치지 않았으니 ‘강철체력’이라 불릴 만 했다. 그래서 성민이가 평소에도 등산을 많이 했을 거라 짐작하며, 몇 번이나 등산을 해봤냐고 물어보니, 2~3번 남한산을 타본 게 전부라고 하더라. 그 중 한 번만 마천역에서 서문까지 올라봤을 뿐, 나머지는 오르다 말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민인 산을 많이 타서 체력이 좋다기보..
8. 3년 만에 제대로 등산을 하다 호국사에서 나와 드디어 본격적인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엔 그 아이가 ‘힘들어요’라며 분위기를 망치는 바람에 등산다운 등산을 하지 못하고 거의 천천히 걷다가 끝나는 식이었으니, 이제야 제대로 등산을 하게 된 것이다. ▲ 지리산 종주를 갔었던 그 때, 그 느낌을 이번에 검단산을 오르며 느낄 수 있었다. 2013년 지리산 종주 이후 최초의 등산다운 등산을 하다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2.6㎞라고 쓰여 있더라. 지리산을 종주하며 알게 된 사실은 평지와 달리 산에선 두 배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평지엔 4㎞를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면, 산에선 두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2.6㎞면 아무리 빨리 걸어도 1시간 정도 잡아야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렇기 때문에 모처럼만에 ..
7. 하류가 되려하다 승태쌤이 ‘가고 싶은 사람만 정상까지 가보는 건 어때?’라고 제안하자, 평상에 누워 한갓진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 제안에 콧방귀를 뀌며 볼멘소리를 할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의 반응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 승태쌤의 제안에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안 하는 건, 모두 해선 안 돼 하지만 변수는 있게 마련이다. 아마 그냥 그대로 진행됐다면 오전부터 다리가 아프다며 불만을 제기하던 아이와 그 아이만 혼자 남길 수 없다며 함께 남겠다고 자진한 아이, 그리고 승태쌤만이 호국사에 남았을 것이고, 나머지 아이들과 나는 정상까지 올랐을 것이다. 그런데 오전부터 불만을 제기하던 아이는..
6. 짐작치 말기, 나답지 말기 이런 황당한 상황을 경험하고 보니, 눈이 번쩍 뜨이며 나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점심을 먹고 평상에 가만히 있으니, 피곤이 몰려와서 ‘그냥 이대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밥을 먹고 오후의 햇살을 받고 있으니, 절로 나른해진다. 아이들의 반응에 나다움은 무너져 내렸다 그런데 아이들의 적극적이면서 산에 오르려는 마음을 옆에 보게 되니, 덩달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쉽게 휩쓸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때 명확하게 알게 된 건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굳어져서 결코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완벽한 생각은 아니며, 주위 사람들이 반응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는 생각이라는 점이다. 지금 시대..
5. 당연함이란 없다 호국사 평상에서 점심을 먹고 모처럼 느긋하게 오후의 한가로움을 즐겼다. 아이들도 저마다 평상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시작한다. 규빈이는 요즘 들어 ‘아인’이란 애니메이션에 꽂혀 있는지, 그걸 모두에게 추천해주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소마츠상おそ松さん’이란 애니만 보며 시리즈를 모두 정복해야 한다는 목표로 열나게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아인’이란 애니까지 섭렵하여 추천해준 것이다. 이러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모두 통달할 기세다. 아이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민이는 웹툰을 보고 있었고, 그 옆에서 민석이는 오버워치에 관련된 자료를 찾으며 읽고 있었으며, 현세는 규빈이가 추천해준 애니메이션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고 ..
4. 학생들과 등산하기 위해선 교사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달려서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렸다. 처음 가는 길이기에 지도를 꼼꼼히 찾아보며 가야 하지만, 그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다. ▲ 우린 등산객들을 따라 다니면 된다. 그러면 진입로로 알아서 가게 된다. 산을 오르기 전부터 삐걱대다 버스엔 등산복을 입고 탄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우린 그들을 졸졸 쫓아다니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옆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니, 청계산 입구에 아웃도어 매장이 즐비하듯이 이곳도 아웃도어 매장이 많더라. 그곳에서 조금 더 걸으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이때부터 한 학생이 “감기도 된통 걸린 데다가, 다리까지 아프거든요. 그래서 아침에 트래킹을 간다고 나오려 하니 엄마가..
3. 지민이 짠 검단산 트래킹 계획 이번 트래킹 장소로는 검단산이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회장인 지민이와 부회장인 현세가 계획을 짜야한다. 아무래도 현세는 ‘이건 모두의 일이기에 내가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나 몰라라 하기에, ‘이건 모두의 일이기에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민이 혼자 도맡아서 짜야했다. ▲ 등산계획을 세우게 됐다는 게 신기하다. 뜻하지 않았지만 그 계획대로 흘러가는 게 신기할 뿐이다. 회장 지민이가 검단산 트래킹 계획을 짜다 지민이는 계획을 짜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지, 목요일 아침에 학교에 오자마자 검단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오자마자 나에게 와서 이야기를 꺼낸 것은 검단산이란 장소를 내가 추천했을 거라고..
2. 산에 오르는 이유 실로 오랜만에 등산이 트래킹 코스로 잡히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면 영화팀의 경우엔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 자주 등산을 갔었다. 그땐 단재학교에 초임교사로 근무하던 시기였고 하나하나 영화팀의 방향을 잡아가던 시기였으니, 등산이 영화팀 커리큘럼에 들어가기까지 내 생각이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턴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다. ▲ 여러 생각이 겹칠 때마다 늘 올랐던 모악산. 하라니까 산에 오르다 전주 사람에게 친숙한 산은 뭐니 뭐니 해도 모악산이다. 학창시절엔 학교에서 모악산으로 자주 소풍을 갔기에 등산을 하게 됐다. 그 당시 남학생들은 ‘누가 정상에 빨리 올라가나?’라는 경쟁 속에서 등산을 했다. 그러니 아이들은 오르기 시작하면 누가 먼저랄..
1. 건빵, 산에 살어리랏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간다. 하지만 웃긴 점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의식하지 않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가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노래 가사에 많이 등장하는 게 ‘가는 세월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걸 거다. ▲ 13년 10월 5일 한강에서 찍은 사진. 흐르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은 흔히 흐르는 강물로 표현되곤 한다. 살아지는 시간 &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 2016년이 밝았고 단재학교는 1월 마지막 주에 개학하며 2016학년도 1학기를 시작했다. 개학한 이후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많은 일정들이 있었다. 그렇게 닥쳐 있는 일을 하나하나 진행하다 보면 시간은 금세 흘러가게 마련이다. 어찌 보면 시간을 빼곡히 채워갔다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목차 1. 늦지 않던 민석이가 늦은 이유 한 달 만에 트래킹을 가다 삼가 민석이의 넋에 애도를 표합니다 2. 험난한 남한산성 가는 길 모임시간에 늦는 아이들에게 고함 9번 버스는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 3. 남한산성에서 여유를 부리다 맛살 하나를 먹어도 행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밀림을 헤치고 국청사로 산책가다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태기와 성민이의 남한산성 탈출 아이들이 고기만 좋아하나, 배고플 땐 아니거든 5. 남한산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남한산 계곡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똘끼를 종점에 가득 채우다 6.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남한산에서 뜻하지 않게 인디아나존스를 연출하다 남한산 계곡에서 노닐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풀 수 없던 남한산 트래킹 인용 여행 사진
6.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버스를 타고 ‘오전리 마을회관’에서 내려서 근처에 계신 분에게 “계곡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나요?”라고 승태쌤이 물어보니, 1㎞를 걸어가야 한다고 하더라. ▲ 인디아나존스처럼, 도보여행하는 사람처럼 걷기. 남한산에서 뜻하지 않게 인디아나존스를 연출하다 그래서 우린 그때부터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이곳에서 걷는다는 건 여러모로 위험했다. 인도도 거의 없을뿐더러, 차들도 꽤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군말도 하지 않고 열심히 걷기 시작한다. 수풀을 헤치고 차를 피하며 비포장도로로 걷는 그 모습은 흡사 오지를 탐험하던 ‘인디아나존스’ 같은 느낌이었다. 비문명 세계를 탐험하던 인디아나존스와 비문명과 문명의 경계를 걷는 우리의 모습이 ..
5. 남한산 계곡으로 가는 길 아주 배부르게 밥을 먹고 계곡으로 가기 위해 산성로터리로 이동했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나 싶게 종점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나들이를 온 사람들까지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 버스를 타러 종점에 왔다. 덥지만 사람들은 어디를 가려는지 많다. 남한산 계곡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초이쌤이 계곡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며 “걸어서 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기사님에게 계곡이 좋은 곳에 내려 달라고 하면 거기서 내려주거든요.”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당연히 오늘 경로는 초이쌤이 잘 알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버스를 탈 준비를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엔 ‘1시간 정도면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가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몽실몽실 피어나고 있었다..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국청사에 도착해선 아이들은 들어가지 않고 정문 앞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때 태기는 이곳에 자주 와봤는지 “이곳에서 저희 집이 정말 가까워요. 열심히 걸어가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다니깐요”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 말은 진짜였다. 태기네 집은 마천역 근처이니, 이곳에서 열심히 걸어가면 1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사는 성민이에게 얘기해서 지금 바로 열심히 걸어서 집에 가자고 하더라. ▲ 절에 들어가지 않고 걸터앉았고, 태기와 성민이는 집 근처라며 외치기 시작한다. 태기와 성민이의 남한산성 탈출 태기와 성민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은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가 밝아지고, 긍정적이 된다는 말이..
3. 남한산성에서 여유를 부리다 9번 버스를 산성역에서 타고 남한산성 종점까지 달렸다.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를 타듯 위태롭게 20분 정도를 달리고 달려 도착했다. ▲ 드디어 남한산성에 도착했다. 맛살 하나를 먹어도 행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종점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렸다. 아직 11시밖에 되지 않았다. 바로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었기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주위를 돌아다니길 바랐다. 하지만 몇몇의 아이들은 바로 편의점에 들어가서 간식을 사기 시작했고, 몇몇은 파라솔의 그늘 속으로 숨어들었다. 아이들은 그냥 이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점심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았다. 민석이와 현세, 태기, 성민이가 편의점에 들어가 간식거리를 샀다. 이때 성민이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며 8개가 들어 있는 맛살을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