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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종질 원량 신잠이 영동군에 부임할 때 헤어지며 주다증별당질원량잠지임영동군(贈別堂姪元亮潛之任嶺東郡) 신광한(申光漢) 楓岳東來嶺隔天 古城牢落海雲邊永郞遺跡丹書在 應結三千作地仙 一萬峯巒又二千 海雲開盡玉嬋姸 少時多病今傷老 終負名山此百年 追惟勝跡發長嗟 三十年來夢一過疏雨落霞鳴玉路 馬蹄曾踏海棠花 山齋寒夜燭熒熒 坐覺風來竹有聲一作天涯知己別 春光空入洛陽城 平居不作尋常會 頭白還悲送別筵落羽遠分驚到骨 政成唯待召歸年 『企齋別集』 卷之一 해석楓岳東來嶺隔天풍악동래령격천풍악에 동쪽으로부터 오는 산고개는 하늘과 동떨어져古城牢落海雲邊고성뢰락해운변옛 성은 바다 구름 곁에서 쓸쓸하네. 永郞遺跡丹書在영랑유적단서재영랑호의 유적엔 일편단심의 편지 있으니 應結三千作地仙응결삼천작지선응당 3000개가 맺어져 땅의 신선이 되었지.영동엔 예전에 3000명의..
‘제영남사(題嶺南寺)’에 차운하다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박상(朴祥) 客到嶺梅初發天 嘉平之後上元前春生畫鼓雷千面 詩會靑山日半邊 漁艇載分籠渚月 官羊踏破羃坡煙 形羸心壯凌淸曠 驅使乾坤入醉筵 西湖萬里隔吳天 綠浪東西忽墮前天上玉樓身坐處 海中鼇極眼窮邊江魚慣聽靑娥瑟 城樹恒燻錦燭煙度嶺謾愁深涉險 平生經賞摠塵筵 『訥齋先生集』 卷第五 해석客到嶺梅初發天객도령매초발천손님이 고개에 이르니 매화가 처음으로 피어나 자연스러우니,嘉平之後上元前가평지후상원전섣달【가평(嘉平): 음력 섣달.】이 지나 대보름 전이라네. 春生畫鼓雷千面 춘생화고뢰천면 춘흥(春興)은 화고(畫鼓)의 둥둥거리는 천 번의 소리에 생겨나고,詩會靑山日半邊 시회청산일반변 시흥(詩興)은 푸른 산 해 반쯤 걸린 곁에서 모여든다. 漁艇載分籠渚月 어정재분롱저월 고깃배는 물가 두른 달을 ..
악양루에 올라등악양루(登岳陽樓) 두보(杜甫)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친붕무일자 노병유고주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융마관산북 빙헌체사류 해석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옛적에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구나.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나라와 초나라 동남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과 낮과 밤이 부질없이 동정호에 떠있구나.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친구 한 글자 편지도 보내지 않고 늙은 몸 의지할 곳은 외로운 배뿐인데,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군마들이 관산의 북쪽에서 치열하게 전쟁 중이라 하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누나.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소화시평 상권71번 해석
비를 마주하고 청주의 동헌에 쓰다대우제청주동헌(帶雨題淸州東軒) 성현(成俔) 畫屛高枕掩羅幃 別院無人瑟已希 爽氣滿簾新睡覺 一庭微雨濕薔薇 『虛白堂詩集』 卷之六 해석畫屛高枕掩羅幃 화병고침엄라위 그림병풍, 높은 베개에 비단 휘장을 치고別院無人瑟已希 별원무인슬이희 별원에 사람 없어 가야금 소리 이미 드물구나. 爽氣滿簾新睡覺 상기만렴신수각 상쾌한 기운이 주렴에 가득하여 선잠이 깨니, 一庭微雨濕薔薇 일정미우습장미 뜰에 가랑비 내렸는지 장미가 젖어있네. 『虛白堂詩集』 卷之六 성현이행가진 자의 화려한 장미가진 것조차 지겨워져 파리한 장미최경창허균무소유의 맑은 장미가지려는 의지는 없지만 해맑은 장미 해설이 시는 비를 마주하고 청주 동헌에서 쓴 것으로, 화려하게 수놓은 병풍과 비단 휘장 안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가진 자의 ..
관사에서 숙직하며 짓다제직사(題直舍) & 4월 26일 동궁 이어소【이어소(移御所): 임금이 자리를 옮겨서 거처하는 곳이다.】의 숙직하는 방벽에 쓰다사월이십육일 서우동궁이어소직사벽(四月二十六日 書于東宮移御所直舍壁) 이행(李荇) 衰年奔走病如期 春興無多不到詩 睡起忽驚花事了 一番微雨落薔薇 『容齋先生集』 卷之一 해석衰年奔走病如期 쇠년분주병여기 늦은 나이에 분주하여 병이 약속한 듯 와서春興無多不到詩 춘흥무다부도시 봄의 흥취가 많지 않아 시 지을 만큼 이르질 않네. 睡起忽驚花事了 수기홀경화사료 자다 깨니 어이쿠야! 꽃피는 계절【화사(花事): 봄에 노닐며 꽃 등을 보는 일[游春看花等事]】이 다 가버려,一番微雨落薔薇일번미우락장미한 번 보슬비에 장미꽃 져버렸네. 『容齋先生集』 卷之一 성현이행가진 자의 화려한 장미가진 것조..
영보정(永保亭) & 병영 뒤의 정자에서 영후정자(營後亭子) 박은(朴誾)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酒醒, 必爲詩以記, 而亦有不暇者, 故所得不多. 其一 地迫未窮千頃海 山開猶納一頭潮 急風吹霧水如鏡 近渚無人禽自謠 客裏每爲淸境惱 日邊更覺故園遙 苦吟不去乏新語 愁見落暉沈遠霄 其四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北望雲山欲何極 南來襟帶此爲雄 海氛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 暝裏如聞鳥相叫 坐間渾覺境俱空 『挹翠軒遺稿』 卷三 해석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계해(1503)년 2월에 나는 남쪽으로 귀향해 외삼촌을 뵈었다.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22일에 보령영(保寧營)에 이르러 10여일을 머물며 매번 산과 바다의 명승지를 만나면 갑작스레..
준 스님에게 주다증준상인(贈峻上人) 김시습(金時習) 終日芒鞋信脚行 一山行盡一山靑心非有像奚形役 道本無名豈假成宿露未晞山鳥語 春風不盡野花明短笻歸去千峯靜 翠壁亂烟生晩晴 『梅月堂詩集』 卷之三 해석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종일토록 짚신 신고 발 가는 대로 다녀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한 산이 건너 다하면 다시 한 산 푸르네.心非有像奚形役심비유상해형역마음이란 모양이 없으니, 어찌 형체의 부림을 당하랴.道本無名豈假成도본무명기가성도란 본디 무명이니 어찌 빌려서 이루겠는가?(도를 얻은 척 할 수 없다)宿露未晞山鳥語숙로미희산조어묵은 이슬이 마르지 않았는데도 산새는 우짖고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봄바람 계속 부니 들꽃은 환하다. 短笻歸去千峯靜단공귀거천봉정짧은 지팡이 짚고 돌아오노니, 온갖 봉우리들 고요하고翠壁亂烟生晩晴취벽난연..
두 낚시꾼 노인인 여상과 엄광을 조롱하며조이조수(嘲二釣叟) 김시습(金時習) 風雨蕭蕭拂釣磯 渭川魚鳥識忘機如何老作風雲將 空使夷齊餓采薇 右呂望 桐江江上釣煙波 生計蕭條一短蓑漢家若無星象動 千秋定不累完名 右嚴光 太公之佐周室, 功則大矣. 以商世觀之, 義不能侔西山; 子陵之去漢帝, 節則高矣. 以漢室觀之, 忠不能盡雲臺. 嗚呼! 當殷商無道, 天命雖去, 人心縱離. 太公, 一商民也, 可忍佐異姓誅其君乎? 當莽之亂, 炎祚已傾, 光武以雄渾之量, 誅賊救民, 欲光復漢室. 子陵以區區之節, 浩然歸去, 可忍潔其身, 而亂其倫乎? 然則太公之就, 能助周家之業, 不能全君臣之大義; 子陵之去, 能成光武之大, 不能補漢祚之中興. 屈子所謂: “明有所不照, 智有所不逮” 信夫. 『梅月堂詩集』 卷之二 해석風雨蕭蕭拂釣磯풍우소소불조기바람과 비가 소소하게 낚시터를 휩..
청심루에서 가정의 시에 차운하다차청심루운(次淸心樓韻) 김종직(金宗直) 維舟茅舍棘籬端 魚鳥何曾識我顔病後猶能撰杖履 謫來纔得賞江山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一霎倚欄仍北望 篙師催載不敎閑 『佔畢齋集』 卷之十二 해석維舟茅舍棘籬端 유주모사극리단 울타리 끝의 띠집 가시에, 배를 묶어뒀으니魚鳥何曾識我顔어조하증식아안새와 물고기가 어찌 일찍이 나의 얼굴 알랴. 病後猶能撰杖履병후유능찬장리병 앓고 난 뒤라 그래도 지팡이와 짚신을 갖출 수 있고謫來纔得賞江山적래재득상강산폄적(貶謫)되어서야 겨우 강산을 즐길 수 있구나.十年世事孤吟裏십년세사고음리10년의 세상일은 홀로 읊조리는 속에 있고,八月秋容亂樹間팔월추용란수간8월의 가을모습은 어지러운 숲 사이에 있네. 一霎倚欄仍北望일삽의란잉북망잠깐 동안 난간에 기댔다가 임금 생각하고 있자니【북망(..
선사사에서선사사(仙槎寺) 김종직(金宗直) 偶到仙槎寺 巖空松桂秋우도선사사 암공송계추鶴飜羅代蓋 龍蹴佛天毬학번라대개 룡축불천구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세우승봉납 한강객도주孤雲書帶草 獵獵滿池頭고운서대초 렵렵만지두 『續東文選』 卷之六 해석偶到仙槎寺 巖空松桂秋우연히 선사사에 이르니 바위는 쓸쓸한데 소나무와 계수나무는 가을 들었네.鶴飜羅代蓋 龍蹴佛天毬학은 신라 때의 일산에 날고, 용은 불천의 여의주를 찬다. 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가랑비 속에 스님은 적삼을 꿰매고, 추운 강에서 나그네 배를 젓네. 孤雲書帶草 獵獵滿池頭외로운 구름 조각 어지러운 풀을 띠고 바람에 흔들리며 못 머리에 가득하네. 『續東文選』 卷之六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晴窓軟談호곡만필성수시화소화시평 권상 62번이해와 감상
한식날의 농촌에서 한식촌가(寒食村家) 김종직(金宗直) 禁火之辰春事多 芳菲點檢在農家 鳩鳴穀穀棣棠葉 蝶飛款款蕪菁花 帶樵櫳上烏犍返 挑菜籬邊叉髻歌 有田不歸戀五斗 元亮笑人將奈何 『佔畢齋集』 卷之十九 해석 禁火之辰春事多 금화지진춘사다 한식날【금화지진(禁火之辰): 한식날로 불을 禁하는 때이기에 이렇게 부름.】 봄 일 많아 芳菲點檢在農家 방비점검재농가 농가에선 꽃풀 점검하지. 鳩鳴穀穀棣棠葉 구명곡곡체당엽 비둘기 구우구우【구명곡곡(鳩鳴穀穀): 비둘기가 구우구우 욺. 구(鳩)를 시구(鳲鳩)로, 즉 뻐꾸기로 본다면 그 우는 소리는 ‘곡식씨를 뿌리도록 재촉한다’는 ‘포곡(布穀)’으로도 풀이됨.】 당체나무잎에서 울고 蝶飛款款蕪菁花 접비관관무청화 나비 훨훨 장다리꽃에서 나풀나풀 난다. 帶樵櫳上烏犍返 대초롱상오건반 언덕 위에서 땔..
윤달 8월 19일에 숙직하며 우연히 읊다윤팔월십구일직려우음(閏八月十九日直廬偶吟) 김종직(金宗直) 藏室蓬山昔討論 十三年後更叨恩眼花正怯金蓮燭 口梗難斟白虎樽霜暖梧桐猶窣窣 月明鳷鵲自飜飜故園松菊應蕪沒 嬭母而今足夢魂 『佔畢齋集』 卷之十六 해석藏室蓬山昔討論장실봉산석토론장서실【장실(藏室)ㆍ봉산(蓬山): 모두 장서실을 일컬음. 노자가 장실주하사(藏室柱下史)를 지낸 적이 있기에 노씨장실(老氏藏室)로 불리며, 봉래산의 산부(仙府)에는 비록(祕錄)이 숨겨져 있다하여 도가봉래산(道家蓬萊山)이라고도 불리게 됨.】에서 옛적에 토론하였지.十三年後更叨恩십삼년후갱도은13년이나 흘러 다시 주상의 은혜를 입었네.眼花正怯金蓮燭안화정겁금련촉눈이 흐려 금련촉【금련촉(金蓮燭): 당(唐)의 영호도(令狐綯)가 황제와 얘기 나눈 후에 돌아갈 때 촛불이..
장현의 촌마을에서장현촌가(長峴村家) 김종직(金宗直) 籬外紅桃竹數科 𩁺𩁺雨脚閒飛花老翁荷耒兒騎犢 子美詩中西崦家 『續東文選』 卷之九 해석籬外紅桃竹數科리외홍도죽수과울타리 밖 붉은 복숭아꽃과 대나무 몇 그루𩁺𩁺雨脚閒飛花비비우각한비화부슬부슬 빗발에 이따금 꽃이 날리네. 老翁荷耒兒騎犢로옹하뢰아기독노인은 보습을 메고, 아이는 송아지 타니, 子美詩中西崦家자미시중서엄가두자미의 시 중에 「적곡 서쪽 산의 인가[赤谷西崦人家]」라는 시에서 얘기한 풍경이로다. 『續東文選』 卷之九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상62감상하기
적곡 서쪽 산의 인가적곡서엄인가(赤谷西崦人家) 두보(杜甫) 躋險不自喧 出郊已淸目제험불자훤 출교이청목溪回日氣暖 徑轉山田熟계회일기난 경전산전숙鳥雀依茅茨 藩籬帶松菊조작의모자 번리대송국如行武陵暮 欲問桃源宿여행무릉모 욕문도원숙 해석躋險不自喧 出郊已淸目험한 곳에 오르니 절로 시끄럽지 않고, 교외에 나가니 이미 눈이 맑아지네.溪回日氣暖 徑轉山田熟냇물 굽어 도는 곳은 날씨가 따뜻하고, 지름길 돌아난 곳에 산밭이 익네.鳥雀依茅茨 藩籬帶松菊참새들은 띠풀 지붕에 기대어 있고 두른 울엔 소나무와 국화가 어지러워. 如行武陵暮 欲問桃源宿무릉의 저물녘에 다니는 듯, 도원에 물어 자고자 한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상권62
관수루에 제목을 붙여 지은 시관수루 제영시(觀水樓 題詠詩) &낙동역에서낙동역(洛東驛) 김종직(金宗直) 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진리비롱리 관인즉읍인三章辭聖主 五馬慰慈親삼장사성주 오마위자친白鳥如迎棹 靑山慣送賓백조여영도 청산관송빈澄江無點綴 持以律吾身징강무점철 지이율오신 『佔畢齋集』 卷之十二 해석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나루의 아전은 농리【용리(瀧吏): 배가 다니기 어려운 험악한 곳에 특별히 두어 배의 운행을 경계시키도록 했던 아전. 한유의 「용리(瀧吏)」에서 좌천되어 갈 때 문답한 내용을 시로 읊었음. “남행한 지 육십 일이 지나, 비로소 창락롱을 내려간다. 물살 험악하기 형상할 수 없어 배와 바위 서로 부딪히네. 농리의 아전에게 가서 묻길 조주 몇 리인가? 가면 며칠에 당도하나? 풍토는 다시 어떠한가?[南行愈六旬, ..
혼자 거닐며자적(自適) 이첨(李詹) 舍後桑枝嫩 畦西薤葉抽사후상지눈 휴서해엽추陂塘春水滿 稚子解撑舟피당춘수만 치자해탱주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舍後桑枝嫩 畦西薤葉抽집 뒤 뽕나무 가지 새싹 뾱 돋고, 서쪽 밭의 부추잎이 쑥 자라네.陂塘春水滿 稚子解撑舟언덕엔 봄물 가득하여 어린 자식 메어놓은 배를 저을 줄 아네.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앞의 시와 마찬가지로 한가로운 정취를 노래한 것으로, 봄을 맞이하여 새싹이 나고 연못에 물이 차자 아이들이 배를 저으며 노는 광경을 그리고 있다.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는 “국초에는 정교은(鄭以吾의 호)ㆍ이쌍매의 시가 가장 훌륭했다[國初之業, 鄭郊隱李雙梅最善].”라고 평하고 있다.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95쪽 인용작가 이..
김거사의 들집을 방문하다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정도전(鄭道傳) 秋陰漠漠四山空 落葉無聲滿地紅立馬溪頭問歸路 不知身在畵圖中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秋陰漠漠四山空추음막막사산공가을 그늘 어둑침침하고 온 산은 고요한데,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소리 없이 떨어지는 낙엽에 온 산 붉구나. 立馬溪頭問歸路입마계두문귀로말 시냇가에 세워두고 돌아가는 길 묻자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알지 못했구나, 몸이 그림 속에 있었다는 것을.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정도전(鄭道傳)의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한 편으로, 시골에 은거하고 있는 김거사를 찾아 나선 도중에 맞은 가을 경치를 노래하고 있다. 허균(許筠)의 『국조시산(國朝詩刪)』에서는 이 시를 두고 “그림 같다[如畵].”라고 평하고 있다.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
보이는 대로 읊다즉사(卽事) 이색(李穡) 幽居野興老彌淸 恰得新詩眼底生風定餘花猶自落 雲移小雨未全晴墻頭粉蝶別枝去 屋角錦鳩深樹鳴齊物逍遙非我事 鏡中形色甚分明 『東文選』 卷之十六 ▲ 幽居나 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영화 [전우치] 중, 전우치의 사당. 해석幽居野興老彌淸유거야흥로미청숨어 사는 시골의 흥취는 늙을수록 더욱 맑아져恰得新詩眼底生흡득신시안저생새로운 시가 눈 밑에서 생겨나는 것을 흡족하게 얻네.風定餘花猶自落풍정여화유자락바람은 멈췄지만 남아 있던 꽃 오히려 스스로 지고雲移小雨未全晴운이소우미전청구름은 사라졌지만 부슬비 아직 덜 개었네.墻頭粉蝶別枝去장두분접별지거담장 위의 나비는 가지와 이별하여 떠나고屋角錦鳩深樹鳴옥각금구심수명처마 귀퉁이 비둘기는 깊은 숲에 숨어 울어대네.齊物逍遙非我事제물소요비아사제물..
오호도의 전횡을 그리며오호도(嗚呼島) 이숭인(李崇仁) 嗚呼島在東溟中 滄波渺然一點碧夫何使我雙涕零 祇爲哀此田橫客田橫氣槩橫素秋 壯士歸心實五百咸陽隆準眞天人 手注天潢洗秦虐橫何爲哉不歸來 寃血自汚蓮花鍔客雖聞之爭柰何 飛鳥依依無處托寧從地下共追隨 軀命如絲安足惜同將一刎寄孤嶼 山哀浦思日色薄嗚呼千秋與萬古 此心菀結誰能識不爲轟霆有所洩 定作長虹射天赤君不見今古多小輕薄兒 朝爲同袍暮仇敵 『東文選』 卷之八 해석嗚呼島在東溟中오호도재동명중오호도는 동쪽의 바다 한 가운데 있어滄波渺然一點碧창파묘연일점벽푸른 물결에 아득히 하나의 점으로 푸르다.夫何使我雙涕零부하사아쌍체령그런데 어찌 나의 두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하나? 祇爲哀此田橫客기위애차전횡객다만 전횡【전횡(田橫): 항우를 물리치고 유방이 한고조로 등극하자, 전횡은 처형될까 두려워하며 500명의 식객..
홍무 정사년 일본으로 사신 가서 지은 작품홍무정사봉사일본작(洪武丁巳奉使日本作) & 나그네로 살며려우(旅寓) 정몽주(鄭夢周) 海島千年郡邑開 乘桴到此久徘徊 山僧每爲求詩至 地主時能送酒來 却喜人情猶可賴 休將物色共相猜 殊方孰謂無佳興 日借肩輿訪早梅 僑居寂寞閱年華 苒苒䆫櫳日影過 每向春風爲客遠 始知豪氣誤人多 桃紅李白愁中艶 地下天高醉裏歌 報國無功身已病 不如歸去老烟波 ⇒ 해석보기 水國春光動 天涯客未行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遊說黃金盡 思歸白髮生 男兒四方志 不獨爲功名 平生南與北 心事轉蹉跎 故國海西岸 孤舟天一涯 梅䆫春色早 板屋雨聲多 獨坐消長日 那堪苦憶家 ⇒ 해석보기 夢繞雞林舊弊廬 年年何事未歸歟 半生苦被浮名縛 萬里還同異俗居 海近有魚供旅食 天長無鴈寄鄕書 舟回乞得梅花去 種向溪南看影踈 弊盡貂裘志未伸 羞將寸舌比蘇秦 張騫査上天連海 徐福祠..
원나라로 가는 원외랑 신예를 전송하며 쓰다송신원외북상서(送辛員外北上序) 이제현(李齊賢) 선비에게 선천적인 재주와 운명만큼이나 뜻이 중요하다士之行斯世也, 其猶舟乎. 有其才爲之楫, 有其命爲之順風, 然後利有攸往矣. 有才與命, 其志之或卑, 猶之楫完風利, 而操舟者非其人, 烏能任萬斛之重, 致萬里之遠, 以濟其不通乎. 신예는 재주와 운명, 뜻까지 모두 갖췄다員外辛侯, 束髮讀書, 敏而好問, 揚鑣翰墨之塲, 游刃簿書之藪, 可謂有其才矣. 筮仕不幾年, 歷提學ㆍ代言, 遷密直ㆍ僉議, 仍爲星郞ㆍ東省, 可謂有其命矣. 引舊故同升諸公, 咨耆艾以諧庶政, 正色匡君主, 推誠待賓旅, 可謂有其志矣. 今以朝官被召, 騰裝而西笑, 才之奇命之達志之大, 將於是乎益見矣. 이 글을 짓게 된 이유權贊善而下二十有八家, 用鄭愚谷「謝宴」詩, 分韻聯章, 以美其行, 屬..
봄에 애달프다상춘(傷春) 신종호(申從濩) 茶甌飮罷睡初輕 隔屋聞吹紫玉笙燕子不來鶯又去 滿庭紅雨落無聲 粉墻西面夕陽紅 飛絮紛紛撲馬鬃夢裏韶華愁裏過 一年春事棟花風 『續東文選』 卷之十 해석茶甌飮罷睡初輕다구음파수초경차 마시길 다하고 깜빡 졸다가 가벼우니,隔屋聞吹紫玉笙격옥문취자옥생집 너머에서 자주빛 옥피리소리 들려. 燕子不來鶯又去연자불래앵우거제비 오지 않고 꾀꼬리 가버린 체,滿庭紅雨落無聲만정홍우락무성뜰 가득 붉은 비가 뚝뚝 떨어지네. 粉墻西面夕陽紅분장서면석양홍분칠한 담장의 서쪽 벽면은 석양으로 붉고飛絮紛紛撲馬鬃비서분분박마종버들개지 살랑살랑 말머리 치는 구나. 夢裏韶華愁裏過몽리소화수리과꿈속 아름다운 경치【소화(韶華): 아름다운 계절의 경치, 보통 춘광(春光)을 가리키는 시어(詩語).】는 근심 속에 지나갔지만, 一年春事棟花..
양화 나루에서양화도(楊花渡) & 배로 양화를 건너 저녁에 돌아오며 석계의 운에 차운하며주하양화도 석귀차계운운(舟下楊花渡 夕歸次季雲韻) 신용개(申用漑) 水國秋高木葉飛 沙寒鷗鷺淨毛衣西風日落吹遊艇 醉後江山滿載歸 『二樂亭集』 卷之六 해석水國秋高木葉飛수국추고목엽비물나라 가을 깊어 나뭇잎 흩날리고,沙寒鷗鷺淨毛衣사한구로정모의모래 추워 기러기와 해오라기는 깃털을 고르는데,西風日落吹遊艇서풍일락취유정해가 지니 가을바람이 놀잇배를 불어줘서醉後江山滿載歸취후강산만재귀취한 뒤라 강산을 한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二樂亭集』 卷之六 해설이 시도 사가독서(賜暇讀書)할 때 양화에 배를 띄우고 저녁에 돌아오면서 계운의 시에 차운한 것으로, 가을날의 저녁 풍경을 노래하고 있다. 한강에 가을이 깊어 나뭇잎이 떨어져 날리고 있고, 가을 저..
중서랑의 제군들에게 시를 써주다기중서제군시(寄中書諸君詩) 신숙주(申叔舟) 豆滿春江繞塞山 客來歸夢五雲間中書醉後應無事 明月梨花不怕寒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豆滿春江繞塞山두만춘강요새산두만강은 봄이 되어 변방의 산을 휘둘렀는데,客來歸夢五雲間객래귀몽오운간나그네의 돌아갈 꿈, 오색구름【오운(五雲): 오색구름을 말하니, 바로 임금 주변을 뜻한다.】 사이에 있네.中書醉後應無事중서취후응무사중서랑 취한 후에 응당 일 없겠지, 明月梨花不怕寒명월리화불파한달 밝은 날 배꽃 보느라 추위 마다 않고 있으리.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이 시는 함경도에 노닐다가 중서(中書)의 여러 사람들에게 보낸 시이다. 이 시에 대해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59번에서, “보한재 신숙주(申叔舟)ㆍ이락당 신용개ㆍ기재 신광한 조..
길 가의 소나무를 읊다영로방송(詠路傍松) 김정(金淨) 枝條摧折葉鬖髿 斤斧餘身欲臥沙 望絶棟樑嗟已矣 査牙堪作海仙槎 『冲庵先生集年譜』 上 해석枝條摧折葉鬖髿 지조최절엽삼사 가지 꺾였고 잎사귀는 헝클어져斤斧餘身欲臥沙 근부여신욕와사 도끼에 잘린 남은 몸통은 모래에 누우려 하네.望絶棟樑嗟已矣 망절동량차이의 희망 끊긴 동량은 이제 그만이로구나!査牙堪作海仙槎사아감작해선사뗏목으로 바다의 신선이 탈 배를 만들련다. 『冲庵先生集年譜』 上 해설소나무 가지는 꺾이고 솔잎은 헝클어져 내려와, 도끼에 찍히고 남은 소나무는 모래 위에 쓰러질 듯하다. 동량이 되기를 바랐으나 그 꿈은 사라져 자신을 한탄하나, 비쭉이 나온 가지는 바다 신선의 뗏목이 될 만하다.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75번에서 이 시에 대해 다음과..
바닷가의 소나무를 읊으며영해송(詠海松) 김정(金淨) 海風吹去悲聲遠 山月高來瘦影疎賴有直根泉下到 雪霜標格未全除 해석海風吹去悲聲遠해풍취거비성원바닷바람 불어오니 슬픈 소리 멀어지고山月高來瘦影疎산월고래수영소산의 달 높이 떠오르니 수척한 그림자 옅어졌네.賴有直根泉下到뢰유직근천하도다행히 곧은 뿌리는 샘 아래까지 뻗어있어,雪霜標格未全除설상표격미전제눈과 서리로도 풍도【표격(標格): 사람의 언어와 행동거지, 그리고 태도를 가리킴[指人的言談舉止和儀態]】가 모두 없애지 못한다. 해설이 시는 기묘사화를 겪은 뒤 귀양 가서 길가에 있는 소나무를 보고 읊은 것으로, 소나무는 김정(金淨)을 형상화(形象化)하고 있다. 바닷바람이 불어 가니 슬픈 자신의 소리를 멀리 전하고 있고, 산 위에 높이 달이 솟아오르자 소나무의 앙상한 그림자가 ..
석주 권필을 곡하며곡석주(哭石洲) 이안눌(李安訥) 不恨吾生晩 只恨吾有耳불한오생만 지한오유이萬山風雨時 聞着詩翁死만산풍우시 문착시옹사 不恨吾生晩 只恨吾有眼불한오생만 지한오유안無復見斯人 危途涕空潸무부견사인 위도체공산 詩亡不復採民風 幾箇騷人坐此窮시망불부채민풍 기개소인좌차궁最恨靑靑鄴侯樹 只今還誤聖朝中최한청청업후수 지금환오성조중 耳不曾聞目始看 縱敎相訣語應難최한청청업후수 지금환오성조중至今淚盡悲無盡 酸在中腸苦在肝지금루진비무진 산재중장고재간 『東岳先生集』 卷之十 해석不恨吾生晩 只恨吾有耳내가 늦게 태어난 것은 한스럽지 않지만, 다만 나에게 귀가 있다는 게 한스럽네. 萬山風雨時 聞着詩翁死온 산에 바람 불고 비올 때, 시옹이 죽었단 소식을 들었으니 不恨吾生晩 只恨吾有眼내가 늦게 태어난 것은 한스럽지 않지만, 다만 나에게 눈이..
부벽루에서부벽루(浮碧樓) 이색(李穡)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성공월일편 석로운천추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린마거불반 천손하처유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장소의풍등 산청강자류 『東文選』 卷之十 해석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어제 영명사를 지나다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성은 텅 빈 채 달 한 조각 있고, 바위(조천석)는 천년 두고 구름뿐인데,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기린 말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천손(天孫): 아래 층안(層岸) 위에 루(樓)가 있으니, 이름을 부벽루(浮碧樓)라 하는데, 보이는 경치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옆에 영명사(永明寺)가 있으니, 곧 동명왕의 구제궁(九梯宮)이다. 안에 기린(麒麟)을 기르던 굴(窟)이 있는데, 후인(後人)이 비석을 세워서 그..
용산의 달밤에 기녀가 故 인성 정철의 사미인곡을 부르는 걸 듣고 바로 읊어 조지세 형제에게 준 시용산월야 문가희창고인성정상공사미인곡 솔이구점 시조지세곤계(龍山月夜 聞歌姬唱故寅城鄭相公思美人曲 率爾口占 示趙持世昆季) 이안눌(李安訥) 江頭誰唱美人詞 正是孤舟月落時惆悵戀君無限意 世間惟有女郞知 『東岳先生續集』 해석江頭誰唱美人詞강두수창미인사강가에서 누가 「사미인곡」을 부르나, 正是孤舟月落時정시고주월락시바로 이때는 외로운 배에 달이 질 때라네.惆悵戀君無限意추창련군무한의애달프다, 그대를 그리워하는 무한한 뜻을世間惟有女郞知세간유유녀낭지세상에서 오직 기녀만이 알아주는 구려. 『東岳先生續集』 해설이 시는 용산 달밤에 가기(歌妓)가 고 인성 정철(鄭澈)의 사미인곡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바로 시를 읊어 조지세 형제에게 준 시이다..
임무숙이 삭과됐다는 걸 듣고문임무숙삭과(聞任茂叔削科) 권필(權韠) 宮柳靑靑花亂飛 滿城冠蓋媚春暉朝家共賀升平樂 誰遣危言出布衣 『石洲集』 卷之七 해석宮柳靑靑花亂飛궁류청청화난비궁궐의 버드나무 하늘하늘 어지러이 날리니滿城冠蓋媚春暉만성관개미춘휘온 도성 내의 고관대작【관개(冠蓋): 높은 벼슬아치가 타는 수레.】들이 임금님의 은혜【춘휘(春暉): 봄철의 따뜻한 볕을 들어 부모의 은혜에 비유한 것. 맹교(孟郊)의 「유자음(遊子吟)」에, “어느 뉘라 촌초(寸草)만한 정성으로 봄볕 같은 은혜를 갚는다 하리[誰言寸草心 報得三春暉].” 하였다.】라 아첨하는 구나.朝家共賀升平樂조가공하승평악조정에선 태평성세의 즐거움이라 함께 치하하나,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누가 지조 있는 말을 포의에게서 나오게 했나【광해군의 비(妃) 유씨(柳氏)..
송강 정철 스승의 무덤을 지나며 느꺼움이 있어과정송강묘유감(過鄭松江墓有感) 권필(權韠) 空山木落雨蕭蕭 相國風流此寂寥惆悵一杯難更進 昔年歌曲卽今朝 公嘗有短歌, 道死後誰勸一杯酒之意. 『石洲集』 卷之七 해석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빈 산 나뭇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相國風流此寂寥상국풍류차적요재상의 풍류 이로부터 적막하여졌네. 惆悵一杯難更進추창일배난갱진슬프구나, 한 잔 다시 올리기 어려우나昔年歌曲卽今朝석년가곡즉금조옛 노랫가락은 곧 지금의 노랫가락이구나. 『石洲集』 卷之七 公嘗有短歌, 정철 공께서 일찍이 「장진주사(將進酒辭)」라는 단가를 지었으니, 道死後誰勸一杯酒之意. ‘사후에 누가 한 잔 술 권할까?’라는 뜻을 말했었다. 해설이 시는 스승인 정철(鄭澈)의 무덤을 지나면서 지난날 그의 풍류를 회고하며 노래한 것이다. ..
가지의 시에 화답하다봉화가지사인조조대명궁(奉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 두보(杜甫) 五夜漏聲催曉箭 九重春色醉仙桃旌旗日暖龍蛇動 宮殿風微燕雀高朝罷香煙攜滿袖 詩成珠玉在揮毫欲知世掌絲綸美 池上於今有鳳毛 해석五夜漏聲催曉箭오야루성최효전오경의 물시계소리 새벽을 재촉하니, 九重春色醉仙桃구중춘색취선도구중궁궐의 봄빛 복숭아꽃에 취하네. 旌旗日暖龍蛇動정기일난룡사동해가 따뜻해지자 용과 뱀이 꿈틀대는 것 같고, 宮殿風微燕雀高궁전풍미연작고궁전에 바람 살랑 부니 제비와 까치 높이 나네. 朝罷香煙攜滿袖조파향연휴만수조회 끝나자 향기로운 연기를 소매 가득 이끌고(소맹에 가득 찼고), 詩成珠玉在揮毫시성주옥재휘호시가 이루어지자 구슬과 옥이 휘두르는 봇에 있다(주옥같은 시가 이루어진다). 欲知世掌絲綸美욕지세장사륜미대대로 사륜을 관장해온 아름다움을 알..
아침에 대명궁에서 조회를 마치고 나서 문화성과 중서성의 친구들에게 주다조조대명궁정량성료우(早朝大明宮呈兩省僚友) 가지(賈至) 銀燭朝天紫陌長 禁城春色曉蒼蒼千條弱柳垂靑瑣 百囀流鶯遶建章劍佩聲隨玉墀步 衣冠身惹御爐香共沐恩波鳳池上 朝朝染翰侍君王 해석銀燭朝天紫陌長은촉조천자맥장은촛불 켜고 조회 가는 길은 길고, 禁城春色曉蒼蒼금성춘색효창창궁궐의 봄색 새벽이라 검푸르네.千條弱柳垂靑瑣천조약류수청쇄천 가닥 연약한 버들 궁궐문에 드리워졌고,百囀流鶯遶建章백전류앵요건장온갖 소리로 울면서 날아다니는 앵무새가 건장궁(漢의 궁전)에 가득하네.劍佩聲隨玉墀步검패성수옥지보검과 패의 소리는 옥계단의 걸음을 따르고,衣冠身惹御爐香의관신야어로향의관 갖춘 황제 화로의 향기에 물든다. 共沐恩波鳳池上공목은파봉지상함께 봉황지 안에서 은혜로운 물결로 목욕하고..
천수절에 신하 이색이 고려의 표문을 올리는 신하를 따라서 대명전에 들어가 뵈다천수절일 신색종본국진표배신 입근대명전(天壽節日 臣穡從本國進表陪臣 入覲大明殿) 이색(李穡) 大闢明堂曉色寒 旌旗高拂玉欄干雲開寶座聞天語 春滿霞觴奉聖懽六合一家堯日月 三呼萬歲漢衣冠不知身世今安在 恐是靑冥控紫鸞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大闢明堂曉色寒대벽명당효색한크게 열린 궁궐, 새벽 빛 차갑고旌旗高拂玉欄干정기고불옥난간깃발 높이 펄럭여 옥난간을 스친다. 雲開寶座聞天語운개보좌문천어구름 걷힌 보좌에선 황제의 말씀 들리고春滿霞觴奉聖懽춘만하상봉성환봄이 가득한 술잔【하상(霞觴): 구하상(九霞觴)으로, 신선주가 담긴 술잔을 가리킨다. 당(唐) 허작(許碏)의 「취음(醉吟)」에 “낭원의 꽃밭 앞이 바로 취향이라, 서왕모의 구하상을 밟아 엎었다오[閬苑花前是醉鄕..
길 가에서 비를 피하며 느낀 게 있어서도중피우 유감(途中避雨 有感) 이곡(李穀) 甲第當街蔭綠槐 高門應爲子孫開年來易主無車馬 惟有行人避雨來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六 해석甲第當街蔭綠槐 갑제당가음록괴 큰 집【갑제(甲第): 너르고 큰 잘 지은 집, 두보(杜甫)의 「취시가(醉時歌)」에 “즐비한 저택에선 좋은 음식과 고기가 싫증나나 광문선생은 먹을 밥도 부족하다네[甲第紛紛厭粱肉 廣文先生飯不足].”라고 쓰여 있다】 그 당시 거리엔 푸른 회화나무 우거졌겠고高門應爲子孫開고문응위자손개높은 문 응당 자손을 위해 문을 열었겠지.年來易主無車馬 년래역주무거마 근래에 주인이 바뀌어 거마가 끊겼고惟有行人避雨來유유행인피우래오직 나그네만이 비 피하러 들어오네.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六 해설1ㆍ2구는, 우선 그 배경인 여러 고사를 알고서야..
회음을 지나다가 빨래터 아낙의 일에 느낌이 있어과회음 유감표모사(過淮陰 有感漂母事) 이숭인(李崇仁) 一飯王孫感慨多 不知葅醯竟如何孤墳千載精靈在 笑殺高皇猛士歌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석一飯王孫感慨多일반왕손감개다왕손에게 한 번 밥을 줌은 감개함이 많아서니,不知葅醯竟如何부지저혜경여하모르겠네, 젓갈 담아 죽인 것은 끝내 어째서인지孤墳千載精靈在고분천재정령재외로운 무덤 천년 뒤에도 정령이 남아 있어笑殺高皇猛士歌소살고황맹사가유방의 「맹사가」를 비웃었네【소살(笑殺): ① 웃어넘기고 문제 삼지 않음 ② 큰 소리로 비웃음】.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설이 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한 한신(韓信)의 운명을 슬퍼하면서 중용(重用)하지 못한 한(漢) 고조(高祖)를 풍자하고 있다. 빨래터 아주머니[漂母]가 한신(韓信)의 인물..
빨래터 아낙의 무덤을 지나며회음표모분(淮陰漂母墳) 이제현(李齊賢) 重士憐窮義自深 豈將一飯望千金歸來却責南昌長 未必王孫識母心 婦人猶解識英雄 一見慇懃慰困窮自棄爪牙資敵國 項王無賴目重瞳 『益齋亂稿』 卷第一 해석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선비를 중하게 여기고 곤궁함을 가련히 여긴 의가 스스로 깊으니,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어찌 한 밥을 가지고 천금을 바랐으랴?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한신은 돌아와 도리어 남창의 어르신【남창장(南昌長): 한신은 南昌亭長의 집에서도 밥을 빌어먹었으나 정장의 아내는 한신을 귀찮게 여겨 밥을 일찍 지어 먹고는 한신이 가면 밥이 없다고 거절했음. 한신이 초왕이 되어서 성공한 후 표모에게 금 천근을 주어 사례했고 남창 정장을 불러서는 “그대는 소인(小人)이라 은혜를 끝까지 베풀지 못하더구만..
별 볼일 없어진 나를 전처럼 생각해주는 제자 상적에게 세한도발문(歲寒圖跋文) 김정희(金正喜) 시들어 버린 스승을 예전처럼 대해주는 제자야 去年以『大雲』ㆍ『晩學』二書寄來, 今年又以藕耕『文編』寄來. 此皆非世之常有. 購之千萬里之遠, 積有年而得之, 非一時之事也. 且世之滔滔, 惟權利之是趍, 爲之費心費力如此. 而不以歸之權利, 乃歸之海外蕉萃枯槁之人, 如世之趨權利者. 太史公云 “以權利合者, 權利盡而交疏” 君亦世之滔滔中一人. 其有超然自拔於滔滔, 權利之外不以權利視我耶. 太史公之言非耶!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제자의 마음에 감동하여 孔子曰: “歲寒, 然後知松栢之後凋” 松栢是毋四時而不凋者. 歲寒以前一松栢也, 歲寒以後一松栢也. 聖人特稱之於歲寒之後. 今君之於我, 由前而無可焉, 由後而無損焉. 然由前之君, 無可稱, 由後之君. 亦可見稱..
얼룩진 대나무의 원한반죽원(斑竹怨) 이달(李達) 二妃昔追帝 南奔湘水間이비석추제 남분상수간有淚寄湘竹 至今湘竹班유루기상죽 지금상죽반雲深九疑廟 日落蒼梧山운심구의묘 일락창오산餘恨在江水 滔滔去不還여한재강수 도도거불환 『蓀谷詩集』 卷之一 해석二妃昔追帝 南奔湘水間두 왕비 옛적에 순임금 따라, 남쪽 상수 사이를 달렸지.有淚寄湘竹 至今湘竹班눈물이 흘러 상수의 대나무를 적시니, 지금은 상수 대나무 얼룩져 있구나.雲深九疑廟 日落蒼梧山구의묘는 구름 깊은 곳에 있고, 창오산【창오지망(蒼梧之望): 임금의 죽음을 이르는 말. 중국의 순(舜) 임금이 창오에서 죽은 데에서 유래한다.】에선 해가 진다.餘恨在江水 滔滔去不還남은 한 강물에 있는데 도도히 흘러 돌아오질 않는구나. 『蓀谷詩集』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遠別..
변산 소래사에서변산소래사(邊山蘇來寺) 정지상(鄭知常) 古徑寂寞縈松根 天近斗牛聯可捫浮雲流水客到寺 紅葉蒼苔僧閉門秋風微凉吹落日 山月漸白啼淸猿奇哉尨眉一老衲 長年不夢人間喧 『東文選』 卷之十二 해석古徑寂寞縈松根고경적막영송근옛길 적막하여 소나무뿌리 얽혀 있고 天近斗牛聯可捫천근두우련가문하늘은 가까워 북두칠성을 멋대로 만질 수 있을 듯하네.浮雲流水客到寺부운류수객도사뜬 구름과 흐르는 물 따라 손님이 사찰에 이르면紅葉蒼苔僧閉門홍엽창태승폐문붉은 잎사귀 푸른 이끼 낀 사찰의 스님은 문을 닫네.秋風微凉吹落日추풍미량취락일가을바람 미풍이고 스산한데 해를 불어 떨어뜨리고山月漸白啼淸猿산월점백제청원산의 달은 점점 밝아져 맑은 원숭이의 울음소리 들려오네. 奇哉尨眉一老衲기재방미일로납기이하구나! 눈썹 짙은 늙은 스님長年不夢人間喧장년불몽인간훤긴..
노니는 물고기유어(游魚) 이규보(李奎報) 圉圉紅鱗沒復浮 人言得意好優游細思片隙無閑睱 漁父方歸鷺又謀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十三 해석圉圉紅鱗沒復浮어어홍린몰부부비리비리한 붉은 물고기 물에 빠졌다가 다시 나타나니,人言得意好優游인언득의호우유사람들은 ‘뜻을 얻어 잘 노닌다’고 말하네.細思片隙無閑睱세사편극무한하곰곰이 생각하면 조금도 한가하지 못하니,漁父方歸鷺又謀어부방귀로우모어부가 곧 돌아가면 해오라기가 또 도모하려 하겠지.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十三 해설이 시는 겉으로는 유영(游泳)하고 있는 물고기의 생활을 읊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인간세계의 생존경쟁의 문제를 빗대고 있는 시이다. 시내에 파닥거리는 붉은 비늘을 가진 물고기가 수면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물아래로 들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물고기가 아무런 걱..
꾀꼬리소리를 듣고 문앵(聞鶯) 이규보(李奎報) 公子王孫擁綺羅 공자와 왕손이 기생을 끼니 要憑嬌唱助歡多 요컨대 교태로움과 노래가 즐거움을 도와줌이 많기 때문이라네. 東君亦解人間樂 동군 또한 인간의 즐거움을 이해하는지, 開了千花遣爾歌 온 꽃이 피길 마치자 너의 노래(鶯聲) 보내주네. 斂去藏何處 啼來必此時 갈 때는 어느 곳에 숨었다가 올 때는 반드시 이 때에 우는가. 有期還有信 爲鳥頗靈奇 시기도 있고 믿음도 있으니 새가 되었음에도 매우 신령하고 기이하구나. 鵶鳶不堪見 朝夕尙䎀䎀 까마귀와 솔개 보길 싫은데도 아침저녁으로 오히려 훨훨 나는구나. 將爾色音好 其來何苦遲 너의 모습과 소리 좋아하는데 오는 건 왜 무르고 더딘가? 『東國李相國全集』 卷第十四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보한집 소화시평 상권30 19년 A형 8번
세모에 남산을 돌아가다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 맹호연(孟浩然) 北闕休上書 南山歸敝廬북궐휴상서 남산귀폐려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부재명주기 다병고인소白發催年老 靑陽逼歲除백발최년로 청양핍세제永懷愁不寐 松月夜窗墟영회수불매 송월야창허 해석北闕休上書 南山歸敝廬조정에 글 올릴 일이 없어 남산 해진 집으로 돌아왔네. 不才明主棄 多病故人疏재능이 없어 현명한 군주가 버렸고, 병이 많아 옛 벗도 멀어졌구나.白發催年老 靑陽逼歲除흰 머리 나와 늙음 재촉하고 봄철 섣달 그믐밤 다가와永懷愁不寐 松月夜窗墟길이 근심을 품어 자질 못하니, 밤 창의 산 기슭으로 소나무 달 떴네. 인용작가 이력 및 비평소화시평 상권28
긴 세월을 통해 궁달을 봐야 한다시능궁인변(詩能窮人辯) 장유(張維) ‘시능궁인(詩能窮人)’이란 말은 잘못됐다古人以窮者多工詩, 工詩者多窮, 乃曰“詩能窮人” 余獨以爲不然. 夫天之所以窮達人者, 與人異趣. 達於人者, 未必達於天, 則人之所窮者, 安知非天之所達乎? 請試辨之. 세상의 궁달(窮達)과 하늘의 궁달(窮達)은 다르다人有恒言曰 “仁者必壽, 有德者必得其位” 有位而壽, 斯乃世所謂達者也. 然而顏回之仁而三十而夭, 孔子之大聖而終身爲匹夫, 似可謂之窮矣. 雖然, 孰知夫二子乃有大達者存焉? 顏子不得其壽, 而死而不亡者, 亘宇宙而彌光; 仲尼無其位, 以萬世爲土, 則謂孔ㆍ顏不達而窮者, 不知窮達者也. 蓋貴賤豐約之及其身者, 人之妄謂窮達者也. 而名聲芳臭之垂于後者, 乃天之所以眞窮達人者也, 乖於人而合於天, 失其妄而得其眞, 此固吾所謂達者也. ..
시작 재능은 하늘이 부여한다시능궁인변(詩能窮人辯) 차천로(車天輅) 구양수의 ‘시능궁인’에 대한 글은 격분하여 쓴 글이다昔歐陽永叔論梅聖兪之詩曰: “世謂詩少達而多窮. 盖非詩能窮人, 殆窮者而後工也.” 夫聖兪以能詩大鳴於世, 而位不先人. 故永叔以此爲之辭而解之, 是乃有激而云爾. 시 쓰는 재주는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夫詩者, 隨其才之高下, 發於性情. 非可以智力求, 非可以勉强得. 或有阨窮而能之者, 或有顯達而能之者, 又有窮者達者而不能者. 盖受之天者才分, 成於人者學力. 學力或可强, 才分不可求. 是故, 古人有以挽弓, 譬其力量. ‘시능궁인(詩能窮人)’이란 말이 시인들의 ‘전가의 보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然自古詩人, 例多寒餓, 此所以有‘詩能窮人’之說也. 或以無主知窮, 或以明主棄窮, 或以感寓窮, 或以玄都窮, 或以月蝕窮, 孟郊..
산에 살며산거(山居) 이인로(李仁老) 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춘거화유재 천청곡자음 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두견제백주 시각복거심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봄은 갔으나 꽃은 여전히 있고 날씨 맑아도 골짜기 더욱 그늘졌네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두견새 대낮에 울어대니, 그제야 사는 곳 깊은 곳임을 깨달았네.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봄도 지각하는 후미진 곳, 산 높고 숲 짙어, 갠 날에도 그늘지는 어둑한 골짜기, 대낮에 울어 쌓는 두견새 소리를 들으면서야 비로소 자신의 살고 있는 곳이 무던히도 깊은 두메 산골임을 사무치게 느꺼워하고 있는 작자이다. 그러면서도 이 시의 표면상의 표정은, 일체의 감정이 배제되어 있어, 그저 대범스럽고 덤덤할 뿐이다. 그러나 보라. ‘심(深)’의 여운에는 ‘골의 깊이’ 만큼..
신씨의 정자에서 동생 무회를 그리며신씨정 회무회보제(愼氏亭 懷無悔甫弟) 노수신(盧守愼) 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로진평구역 강심판사정 登臨萬古豁 枕席五更淸등림만고활 침석오갱청露渚翻魚鳥 金波動月星로저번어조 금파동월성南鄕雙淚盡 北闕寸心明남향쌍루진 북궐촌심명 『穌齋先生文集』 卷之五 해석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길은 평구역에서 끝나고 강은 판사정에서 깊어진다.登臨萬古豁 枕席五更淸오르니 만고가 확 트여 잠자리는 한 밤 중에도 맑구나. 露渚翻魚鳥 金波動月星이슬 내린 강에서 물고기와 새가 노닐고 금빛 물결에 달과 별이 일렁이네.南鄕雙淚盡 北闕寸心明남쪽 고향 생각에 두 눈물은 말랐지만 북쪽 궁궐의 일편단심은 분명쿠나. 『穌齋先生文集』 卷之五 해설이 작품은 신씨의 정자에 올라 아우 무회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말을 타고 평..
천마록의 뒤에 쓰다제천마록후(題天磨錄後) 이행(李荇) 卷裏天磨色 依依尙眼開권리천마색 의의상안개斯人今已矣 古道日悠哉 사인금이의 고도일유재 細雨靈通寺 斜陽滿月臺 세우령통사 사양만월대 死生曾契闊 衰白獨徘徊사생증계활 쇠백독배회 『容齋先生集』 卷之二 해석卷裏天磨色 依依尙眼開책 속 천마의 산색 흐리나 오히려 눈앞에 펼쳐지네.斯人今已矣 古道日悠哉 이 사람 지금은 없어졌고 옛길 날로 아득해지리라. 細雨靈通寺 斜陽滿月臺 가랑비 영통사에 내리고, 비낀 해 만월대에 비치네.死生曾契闊 衰白獨徘徊죽고 살아 일찍이 보질 못하니【계활(契闊): ‘삶을 위하여 애쓰고 고생함’ 또는 ‘오래 만나지 않음’ 또는 ‘서로 연락이 끊어짐.’을 뜻한다.】, 쇠한 백발로 홀로 배회하네. 『容齋先生集』 卷之二 해설이 시는 박은(朴誾)이 죽고 난 후..
나그네유자(遊子) 두보(杜甫) 巴蜀愁誰語 吳門興杳然 파촉수수어 오문흥묘연 九江春草外 三峽暮帆前구강춘초외 삼협모범전厭就成都卜 休爲吏部眠염취성도복 휴위리부면蓬萊如可到 衰白問羣仙봉래여가도 쇠백문군선 해석巴蜀愁誰語 吳門興杳然 파촉의 근심 누구에게 말할꼬. 오문의 흥취는 아득하기만 하네.九江春草外 三峽暮帆前봄풀 바깥에서 구강이 흐르고, 저물녘 돛대 앞에 三峽이 놓여 있네.厭就成都卜 休爲吏部眠성도에 가서 점쳐주기도 싫지만 이부처럼 낮잠 자지도 말아야지.蓬萊如可到 衰白問羣仙봉래산에 만약 갈 수 있다면 쇠한 흰 머리를 뭇 신선에게 물으리라.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상권90
초여름 관아에서 짓다초하성중작(初夏省中作) 허균(許筠) 田園蕪沒幾時歸 頭白人間官念微 寂寞上林春事盡 更看疎雨濕薔薇 懕懕晝睡雨來初 一枕薰風殿閣餘 小吏莫催嘗午飯 夢中方食武昌魚 『惺所覆瓿藁』 해석田園蕪沒幾時歸전원무몰기시귀전원이 거칠어졌으니, 어느 때에 돌아갈꼬?頭白人間官念微 두백인간관념미 머리 세니 인간세상 벼슬생각이 옅어지네.寂寞上林春事盡 적막상림춘사진 적막해라. 상림원에 봄 풍경 끝났지만,更看疎雨濕薔薇 갱간소우습장미 보슬비가 다시 장미를 적셨구나. 懕懕晝睡雨來初 염염주수우래초 나른한 낮잠은 비 오고 막一枕薰風殿閣餘 일침훈풍전각여 베개엔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 전각엔 여운이 있구나. 小吏莫催嘗午飯 소리막최상오반 아전들아 일찍이 점심 먹으라 재촉하지 말게,夢中方食武昌魚 몽중방식무창어 꿈속에서 곧 무창의 물고기【무..
다시 신 원외랑을 전송하며우송(又送) 두보(杜甫) 雙峯寂寂對春臺 萬竹靑靑照客杯細草留連侵坐軟 殘花悵望近人開同舟昨日何由得 並馬今朝未擬回直到綿州始分手 江邊樹裏共誰來 해석雙峯寂寂對春臺쌍봉적적대춘대두 봉우리 적막하여 봄의 누대를 대하고萬竹靑靑照客杯만죽청청조객배온갖 대나무 푸르고 푸르러 손님의 잔을 비추네. 細草留連侵坐軟세초류연침좌연가는 풀에 감회 일어 자리 침범하니 유연해지고,殘花悵望近人開잔화창망근인개남은 꽃 쓸쓸하나 사람이 가까이 가니 피네.同舟昨日何由得동주작일하유득배 탔던 어제를 어찌해야 얻을 수 있을까?並馬今朝未擬回병마금조미의회말 머리 나란히 하는 걸 오늘 아침에 이루지 못하게 되었는데.直到綿州始分手직도면주시분수다만 면주에 이르러 비로소 악수하고 헤어지니,江邊樹裏共誰來강변수리공수래강가 나무 사이로 누구와 함..
왕랑을 보내며송왕랑(送王郞) 황정견(黃庭堅) 酌君以蒲城桑落之酒 泛君以湘纍秋菊之英 贈君以黟川點漆之墨 送君以陽關墮淚之聲酒澆胸次之磊塊 菊制短世之頹齡 墨以傳千古文章之印 歌以寫一家兄弟之情 江山萬里俱頭白 骨肉十年終眼靑連床夜語雞戒曉 書囊無底談未了有功翰墨乃如此 何恨遠別音書少 炊事作糜終不飽 鏤氷文章費工巧要須心地收汗馬 孔孟行世日杲杲有弟有弟力持家 婦能養姑供珍鮭 兒大詩書女絲麻 公但讀書煮春茶 해석酌君以蒲城桑落之酒작군이포성상락지주그대에게 포성의 특산품인 상락의 술을 따라 주고,泛君以湘纍秋菊之英 범군이상류추국지영 그대에게 상루의 가을 국화꽃을 띄워주네.贈君以黟川點漆之墨증군이이천점칠지묵그대에게 이천의 특산품인 새까만 먹을 주고送君以陽關墮淚之聲송군이양관타루지성그대에게 양관삼첩(陽關三疊) 노래를 보내주네.酒澆胸次之磊塊주요흉차지뢰괴술은 ..
봄날 형과 아우에 부치며춘일기곤계(春日寄昆季) 강회백(姜淮伯) 旅牕簷雨苦難聽 況復萊衣隔鯉庭心與暮雲歸不駐 愁隨春酒醉無醒 江山此日頭先白 骨肉何時眼更靑宦路險夷曾歷試 是身天地一浮萍 『東文選』 卷之十七 해석旅牕簷雨苦難聽여창첨우고난청여관 창과 처마의 빗소리 괴로워 듣기 어려운데況復萊衣隔鯉庭황부래의격리정하물며 다시 색동옷 입고 부모님 앞에 나갈 수 있으랴.心與暮雲歸不駐 심여모운귀부주 마음은 저녁 구름과 함께 돌아가 머물지 않으려 하고愁隨春酒醉無醒 수수춘주취무성근심은 봄 술 따라 취하여 깨지 않으려 한다네.江山此日頭先白강산차일두선백강산에 오늘 내 머리 먼저 백발 되었고,骨肉何時眼更靑골육하시안갱청골육은 어느 때 눈이 다시 푸르게 되리오?宦路險夷曾歷試환로험이증역시벼슬의 험하고 쉬움은 일찍이 시험으로 경험했으니,是身天地一浮..
한스러운 이별한별(恨別) 두보(杜甫) 洛城一別四千里 胡騎長驅五六年草木變衰行劒外 兵戈阻絶老江邊思家步月淸宵立 憶弟看雲白日眠聞道河陽近乘勝 司徒急爲破幽燕 해석洛城一別四千里락성일별사천리낙성에서 한 번 떠나 사천 리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육년오랑캐 말 길게 몰아댄 지 5~6년.草木變衰行劒外초목변쇠행검외초목이 시들어갈 때 검각성 밖을 다녔고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로강변전쟁이 지지부진할 때 강가에서 늙어갔지.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립집 생각에 달빛 아래 거닐다 맑은 밤에 서 있었고,憶弟看雲白日眠억제간운백일면아우 생각에 구름 보다가 한낮에 잠들었지.聞道河陽近乘勝문도하양근승승하양에서 요즘 승기를 탔다고 들리던데,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사도는 급히 유연에서 깨부수어주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하권33
용만 행재소에서 하삼도의 의병들이 진출하여 한성을 공격한다는 걸 듣고서 용만행재 문하삼도병진공한성(龍灣行在 聞下三道兵進攻漢城) 이호민(李好閔) 干戈誰着老萊衣 萬事人間意漸微 地勢已從蘭子盡 行人不見漢陽歸 天心錯漠臨江水 廟筭凄凉對夕暉 聞道南兵近乘勝 幾時三捷復王畿 『五峯先生集』 卷之四 해석 干戈誰着老萊衣 간과수착노래의 전쟁에 누가 노래자의 색동옷을 입을 수 있겠는가? 萬事人間意漸微 만사인간의점미 만사 인간의 뜻이 점점 희미해져가네. 地勢已從蘭子盡 지세이종란자진 지세는 이미 난자도【의주(義州)에서 중국의 구연성(九連城)으로 건너가는 압록강의 수중에 검동도(黔同島)와 난자도(蘭子島)의 두 섬이 있다.】로부터 끝났고, 行人不見漢陽歸 행인불견한양귀 행인은 서울로 돌아가는 이 보이질 않네. 天心錯漠臨江水 천심착막림강수 ..
신의(新意)로 시를 쓰게 된 이유답전리지논문서(答全履之論文書) 이규보(李奎報) 고려 중기 이후엔 동파를 본받아 시를 짓는 게 유행이었다月日, 某頓首, 履之足下. 間闊未覿, 方深渴仰, 忽蒙辱損手敎累幅, 奉翫在手, 尙未釋去. 不惟文彩之曄然, 其論文利病, 可謂精簡激切. 直觸時病, 扶文之將墮者已, 甚善甚善! 但書中譽僕過當, 至況以李杜, 僕安敢受之. 足下以爲‘世之紛紛效東坡而未至者, 已不足導也. 雖詩鳴如某某輩數四君者, 皆未免效東坡, 非特盜其語, 兼攘取其意, 以自爲工. 獨吾子不襲蹈古人, 其造語皆出新意, 足以驚人耳目, 非今世人比.’ 以此見褒抗僕於九霄之上, 玆非過當之譽耶? 공부가 깊지 못해 부득이하게 신의(新意)를 쓰게 됐다獨其中所謂之創造語意者, 信然矣. 然此非欲自異於古人而爲之者也, 勢有不得已而然耳. 何則? 凡效古人之體..
안응휴에게 주다증안응휴(贈安應休) 성혼(成渾) 一區耕鑿水雲中 萬事無心白髮翁睡起數聲山鳥語 杖藜徐步繞花叢 『牛溪集』 卷之一 해석一區耕鑿水雲中일구경착수운중물가 구름 속의 한 구역에 밭 갈고 우물 파느라, 萬事無心白髮翁만사무심백발옹만사에 무심한 백발의 늙은이라네.睡起數聲山鳥語수기수성산조어두어마디 산새소리에 잠을 깨서는杖藜徐步繞花叢장려서보요화총명아주 지팡이로 천천히 걸으며 수풀 맴돈다네. 『牛溪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안응휴(천서)에게 준 시로, 안응휴에 대한 찬사(讚辭)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삶의 지향이기도 한 것이다. 「격양가(擊壤歌)」에서 노래한 것처럼 물과 구름 낀 가운데에서 한 패기의 밭을 갈고 우물을 파니(세속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함), 안응휴는 만사에 무심한 백발의 늙은이라 할 수 있다(작자 자..
17. 오산 차천로의 시작 재능을 비판하다 五山之詩, 滔滔不渴, 一夜或作百餘篇, 成一集. 或入屛中, 袒裼跳踴, 作詩投屛外, 則俄頃紙與屛齊. 嘗使日本, 倭人例設白紋障蚊之帳, 廣可數間. 而一宿之間, 製各體, 揮洒遍帳. 倭人易之, 則又如之, 至三而止. 翌日取觀之, 頗有悔語, 盖其疵纇之多故也. 自言. “貼紙於萬里長城, 使我走筆, 則城有盡而我詩不窮”云. 盖五山自是宇宙間氣, 有如項王喑啞叱咜, 獨當萬人, 夫誰與敵. 但蛟螭少而螻蚓多, 傅後則實難. 如‘愁來徙倚仲宣樓’一篇, 人所膾炙. 而疵病亦多, 瑕瑜不相掩, 他皆類此. 해석 오산의 거침없는 시 창작 능력 五山之詩, 滔滔不渴, 오산 차천로의 시는 도도하게 흘러 마르지 않아 一夜或作百餘篇, 成一集. 하룻밤에 혹 백여 편을 지어 한 문집이 완성된다. 或入屛中, 袒裼跳踴, 간혹..
간성 영월루에서간성영월루(杆城詠月樓) 차천로(車天輅) 愁來徙倚仲宣樓 碧樹凉生暮色遒鼇背島空風萬里 鶴邊雲散月千秋天連魯叟乘桴海 地接秦童採藥洲長嘯一聲凌灝氣 夕陽西下水東流 『五山先生續集』 卷之二 해석愁來徙倚仲宣樓수래사의중선루근심 오면 배회하며【사의(徙倚): 배회하다.】 중선루【중선(仲宣): 삼국 시대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인 왕찬(王粲)의 자이다. 동탁(董卓)의 난리를 피하여 형주(荊州)의 유표(劉表)에게 가서 몸을 의탁하고 있을 적에, 유표에게 그다지 중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고향 생각이 절실해지자 성루(城樓) 위에 올라가 울울한 마음으로 고향을 생각하며 지은 「등루부(登樓賦)」에, “참으로 아름답지만 내 땅이 아니니, 어찌 잠시인들 머물 수 있으리오.[雖信美而非吾土兮 曾何足以少留]” 하였다.】에..
명비 왕소군의 서러운 노래명비곡(明妃曲) 왕안석(王安石) 明妃初出漢宮時 淚濕春風鬢腳垂低徊顧影無顏色 尙得君王不自持歸來卻怪丹靑手 入眼平生幾曾有意態由來畫不成 當時枉殺毛延壽一去心知更不歸 可憐著盡漢宮衣寄聲欲問塞南事 只有年年鴻雁飛家人萬里傳消息 好在氈城莫相憶君不見咫尺長門閉阿嬌 人生失意無南北 明妃初嫁與胡兒 氈車百輛皆胡姬含情欲語獨無處 傳與琵琶心自知黃金桿撥春風手 彈看飛鴻勸胡酒漢宮侍女暗垂淚 沙上行人卻回首漢恩自淺胡恩深 人生樂在相知心可憐靑冢已蕪沒 尙有哀弦留至今 해석明妃初出漢宮時명비초출한궁시명비가 처음 한나라 궁궐 나갈 때,淚濕春風鬢腳垂루습춘풍빈각수눈물이 봄바람 적셔 귀밑머리 축 처졌네.低徊顧影無顏色저회고영무안색숙이고 배회하며 그림자 돌아보니 안색은 없지만尙得君王不自持상득군왕부자지오히려 군왕은 설렘을 자제할 수 없었다지.歸來卻怪..
왕소군을 읊다 영소군(詠昭君) & 왕소군(王昭君) 이산해(李山海) 毛生見殺太無端 모연수가 죽임을 당한 것은 매우 바르지 못한 것으로 絶色由來畫最難 절색 예로부터 그리기 가장 어렵다네. 自是和戎元失策 이때로부터 오랑캐와 화친한 것이 본래 실책이니 非關萬里駄紅顔 만 리에 아리따운 소군을 보낼 필요 없었네. 三千粉黛鎖金門 삼천 궁녀들이 금문에 갇혀 咫尺無因拜至尊 지척인데도 지존 뵐 길 전혀 없었으니, 不是當年投異域 당시에 이역땅에 버려지지 않았다면, 漢宮誰識有昭君 한나라 궁궐에서 누가 왕소군을 알았겠는가. 世間恩愛元無情 세간에 은혜와 사랑은 원래 무정해서, 未必氊城是異鄕 흉노의 궁궐이 이향이라고 기필할 수 없으니, 何似深宮伴孤月 깊은 궁궐에서 외로운 달과 벗하며, 一生難得近君王 한 평생 임금을 가까이 하기 어..
10월 보름 후 비오는 날에시월망후우(十月望後雨) 최립(崔岦) 一年霖雨後西成 休說玄冥太不情正叶朝家荒政晩 飢時料理死時行 『簡易文集』 卷之六 해석一年霖雨後西成일년림우후서성한 해의 장마비가 추수【서성(西成): 가을 추수. 『서경(書經)』 「요전(堯典)」에 “平秩西成.” 孔穎達疏:“秋位在西,於時萬物成熟.” *平秩: 고르게 다스리다. 『서경』 「堯典」에 나오는 平秩東作, 平秩南訛, 平秩西成 등을 가리킨다. 東作은 봄농사를 가리키고, 南訛란 여름에 만물이 장성하여 변화하는 일을 말하고, 西成은 가을의 추수를 말한다.】 뒤에 내렸지만休說玄冥太不情휴설현명태부정물의 신【현명(玄冥): 1.神名. 水神. 『左傳‧昭公十八年』:“禳火於玄冥、回祿.” 杜預注:“玄冥,水神.” / 2. 겨울 귀신의 이름. 『예기』 「월령(月令)」에 ..
기러기를 놓아주며방안(放鴈) 권사복(權思復) 雲漢猶堪任意飛 稻田胡自蹈危機從今去向冥冥外 只要全身勿要肥 『東文選』 卷之二十一 해석雲漢猶堪任意飛운한유감임의비하늘【운한(雲漢): ① 은하수[銀河], 천하(天河). ②하늘[雲霄, 高空].】은 오히려 니 뜻대로 날 수 있는데,稻田胡自蹈危機도전호자도위기어쩌자고 논을 밟아 위기에 처했나?從今去向冥冥外종금거향명명외이제부터 까마득한 저 하늘 밖으로 날아가서只要全身勿要肥지요전신물요비다만 몸을 보전하길 구하고 살찌길 구하지 말렴. 『東文選』 卷之二十一 인용감상하기소화시평성호전서
농촌의 시 전가시(田家詩) 섭이중(聶夷中) 二月賣新絲 五月糶新穀 이월매신사 오월조신곡 醫得眼前瘡 剜却心頭肉 의득안전창 완각심두육 我願君王心 化作光明燭 아원군왕심 화작광명촉 不照綺羅筵 徧照逃亡屋 부조기라연 편조도망옥 해석 二月賣新絲 五月糶新穀 2월에 새 실을 팔았고 5월에 새 곡식을 팔았지. 醫得眼前瘡 剜却心頭肉 눈앞 부스럼은 고칠 수 있지만 심장의 살은 잘라내야 한다네. 我願君王心 化作光明燭 나는 바라네. 임금의 마음이 환한 촛불로 변하여 不照綺羅筵 徧照逃亡屋 화려한 잔치만 비추질 말고, 두루 후미진 집에도 비추어주길. 인용 지봉유설 소화시평 兎山村舍 錄田父語
스님이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전송하며송승지풍악(送僧之楓岳) 성석린(成石璘) 一萬二千峰 高低自不同일만이천봉 고저자부동君看日輪上 高處最先紅군간일륜상 고처최선홍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一萬二千峰 高低自不同일만이천봉의 높낮이가 절로 다르니, 君看日輪上 高處最先紅 그대 보게나, 해가 떠오를 때 높은 곳이 가장 먼저 붉어지는 걸【해석의 차이: 看日輪上(그대 보게나, 해가 떠오를 때 높은 곳이 가장 먼저 붉어지는 걸.) → 看初日出(그대 처음 해가 솟는 곳을 보시게, 어느 곳에 가장 먼저 붉어지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금강산으로 가는 스님을 전송하면서 지은 시로, 평이(平易)한 시어(詩語)로 금강산의 일출 장면을 회화적(繪畵的)으로 선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금강산을 가 본 적이 없는 성석린이 금강산..
체직한 후에 체직후(遆職後) & 기유 삼월 체직한 후에 짓다 기유삼월체관후작(己酉三月褫官後作) 최해(崔瀣) 塞翁雖失馬 莊叟詎知魚 변방 늙은이 비록 말을 잃었다 해도 장자인들 어찌 물고기를 알리오. 倚伏人如問 當須質子虛 화복에 대해 사람이 묻는다면 마땅히 자허에게 질정하라고 하라. 『東文選』 卷之十九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이해와 감상
시의 육의에 대해 말하다 시설(詩說) 성해응(成海應) 시의 육의(六義)란 周官太師所掌六詩, 曰‘風’ 曰‘賦’ 曰‘比’ 曰‘興’ 曰‘雅’ 曰‘頌’ 此言詩之爲義止於六. 盖以賦比興, 綜其法; 風雅頌, 定其軆. 法之不一, 而賦比興各爲之標, 然其實則三者合而後; 爲詩軆之不同, 而風雅頌互爲之名, 然其實則三者亦合而爲詩. 시체 중 부(賦)ㆍ비(比)ㆍ흥(興)의 구별에 대해 盖始起以興而終之以賦, 始起以比而終之以興者有之. 又其所解賦比興者, 諸說錯陳, 而賦則雖無異辭, 至於興比, 則往往相錯. 以集傳觀之, 則先言他物, 引起所詠之謂興, 以彼物比,此物之謂比, 然舊說則關雎之興, 言后妃悅樂君子之德, 若關雎之有別, 則是興帶比義也; 螽斯之比, 言其生子衆多, 后妃之德能如是則宜然, 是比帶興義也. 是故曰: “三者畢擧而後, 可以爲詩也.” 시체 중 ..
우연히 읊다우음(偶吟) 송한필(宋翰弼) 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可惜一春事 往來風雨中가석일춘사 왕래풍우중 『惺所覆瓿藁』 해석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꽃은 지난 밤 비에 폈고 꽃은 오늘 아침 바람에 졌다네.可惜一春事 往來風雨中가련쿠나, 한철 봄 일이 바람과 비속에 오고 가니. 『惺所覆瓿藁』 해설이 시는 우연히 읊은 것으로, 인간의 무상함을 절감하는 시이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이 불자 금방 그 꽃이 지고 말았다. 애달프게도 봄의 온갖 보람이 비바람 치는 속에서 잠시 왔다가 간다. 여기서의 꽃은 청춘이나 목적을 이루었을 때요, 바람은 그 달성한 것을 잃게 하는 요소, 즉 귀양살이나 가문에서 오는 한계일 것이다. 어제 얻은 목적이 오늘 아침 바로 잃게 되었으니, 인간의 삶이란 이..
홍경사에서홍경사(弘慶寺) 백광훈(白光勳) 秋草前朝寺 殘碑學士文추초전조사 잔비학사문千年有流水 落日見歸雲천년유류수 락일견귀운 『玉峯詩集』 上 해석秋草前朝寺 殘碑學士文가을 풀, 고려 때 절 그리고 부서진 비문에 담긴 학사들의 문장千年有流水 落日見歸雲천년 동안 흐르는 물, 지는 해에 돌아가는 구름을 보네. 『玉峯詩集』 上 해설이 시는 가을에 홍경사에 올라 느낀 감회를 노래한 것으로, 인구(人口)에 많이 회자(膾炙)되었던 시이다. 여름에 화려했던 풀은 가을이 되자 시들어 가는데, 그 풀처럼 예전에 화려했을 홍경사가 지금은 퇴락한 채 예전 한림학사가 새긴 글만이 동강나 굴러다니는 비석에 남아 있다(그 글을 쓴 한림학사도 지금은 없다). 홍경사 앞에 흐르는 물은 천 년 동안 변함없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흘러갔으나 언제..
진사 송유순의 시에 차운하다 次宋進士惟諄韻 倦遊蹤跡倍涼涼 乞郡南還計亦長 魂夢幾驚趨魏闕 松楸稍喜近家鄕 烽殘海戍三通角 吏散鈴齋一炷香 爽氣朝來頻拄笏 美人天圖渺西方 遠地自憐無可語 仙標誰意接芳塵 湖邊擬訪禽魚社 官裏難抽簿領身 聞酒熟時寧訴病 到花開處不言貧 行春一出何妨事 與子相携寂寞濱 病起因人作遠遊 벗 때문에 병석에서 일어나 먼 여행을 떠났더니, 東風吹夢送歸舟 봄바람 꿈결에 불어 돌아가는 배를 전송하네. 山川鬱鬱前朝恨 산천은 짙푸르니 전 왕조의 한인 듯, 城郭蕭蕭半月愁 성곽은 쓸쓸하니 반달도 시름겨워하는 듯. 當日落花餘翠壁 그 날 당시의 낙화는 푸른 석벽에 남아 있고, 至今巢燕繞紅樓 지금도 둥지의 제비는 붉은 누각을 맴도네. 傍人莫問溫家事 벗이여 온조왕 옛 일은 묻지 마시라. 弔古傷春易白頭 옛날을 조문하고 봄을 애달파..
세 가지로 뻗은 소나무에 걸린 달삼차송월(三叉松月) 백광훈(白光勳) 手持一卷蘂珠篇 讀罷松壇伴鶴眠 驚起中宵滿身影 冷霞飛盡月流天 『玉峯詩集』 上 해석手持一卷蘂珠篇수지일권예주편손에 한 권 『예주편』【예주편(蘂珠篇): 도사들이 즐겨 읽는 경전으로 신선이 되었다가 학과 함께 잠이 든다고 함.】을 잡고讀罷松壇伴鶴眠 독파송단반학면 다 읽고서 소나무 단에서 학을 벗해 잠들었다가驚起中宵滿身影경기중소만신영한 밤 중에 몸에 가득한 그림자에 놀라서 깨니, 冷霞飛盡月流天 랭하비진월류천 찬 구름은 흩어진 채 달빛만 흐르네. 『玉峯詩集』 上 해설이 시는 노직(盧稙)의 여주 망포정 팔경을 노래한 것 가운데, 세 갈래로 갈라지는 남한강 곁에 있는 소나무 위에 뜬 달을 보고 노래한 것이다. 망포정에 올라 신선들이 읽는다는 『예주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