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797)
건빵이랑 놀자
6. 도시와는 다른 흥미로운 시골문화 작년에 고추를 심을 땐 오전엔 이장님네 밭에서, 오후엔 이장님 친구네 밭에서 심었다. 이장님네 밭은 넓지 않아 오전에 금방 끝날 수 있었던데 반해, 친구네 밭은 밭의 규모 자체가 남달라 힘들게 해야만 했었다. 어찌 보면 오전엔 고추 심기의 맛보기 정도의 작업량을 맡았던 것이고, 오후에 실질적으로 노동을 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과연 올핸 어떨까? ▲ 작년에 심었던 이장님네 밭. 이번엔 여기부터 하지 않고 친구네 밭부터 한다. 고급문화와 저급문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잔뜩 맘을 먹고 친구분네 밭에 투입됐는데, 이미 내가 도착하기 전부터 작업을 시작하기도 했고, 작년에 비해 적게 심으시기도 하다 보니, 12시가 약간 넘어서 끝이 났다. 걱정한 것에 비하면 아주 수월..
5. 이제 나도 좀 변해볼까? 올핸 이장님 친구네 밭부터 고추를 심더라. 많은 분들이 이미 밭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계셨다. 난 쭈뼛쭈뼛 밭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한 번씩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데, 그 모습들이 어찌나 어색하게 느껴지던지. 이제 나도 좀 심어볼까 밭에 들어가선 내가 할 일을 찾아야 했다. 딱 보니 흙으로 고추모를 세우는 일에 일손이 딸려 보이더라. 그래서 그 일을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둘러보니 아는 얼굴들이 보인다. 철민이네 형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추를 심으러 나왔다. 그리고 어머니도 같이 심고 계시더라.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건넸다. 이런저런 얘기를 함께 나누다 보니, 어색함은 금세 가시고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절로 들더라. 땅을 밟으며 자연 속에..
4. 드래그 레이싱과 열정 큰 아들의 자동차는 남달랐다. 터미널에서 출입문으로 나오니 큰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자동차 소리가 너무 커서 멀찍이 세워두고 왔거든요. 그러니 좀 걸어가셔야 되요.”라고 말하더라. 그때 뭔가 일반적인 자동차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은근히 기대가 됐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세계가 있다 그런데 막상 눈에 보이는 자동차는 매우 평범했다. 그냥 거리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는 외관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막상 차에 타고 시동을 켰는데, 순간적으로 자동차가 폭발하는 줄만 알았다. 엔진의 굉음이 터짐과 동시에 자동차가 앞을 향해 전속력으로 튀어나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 차를 타려는 사람들은 마음을 단디 먹고 타야만 하겠구나. 그렇다, 큰 아들은 자동차 전..
3. 전주에서 초평까지 가기의 어려움 청주엔 9시 20분에 도착했다. 이장님의 아들이 터미널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더라. 일 년 만에 보는 데도 한 눈에 알아봤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바로 초평저수지 근처에 있는 이장님 댁으로 향했다. 청주터미널에서 초평저수지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작년에 국토종단을 해본 경험이 있으니, 청주터미널부터 초평저수지까지는 꽤 거리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추를 심으러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난 뒤부턴 ‘과연 어떻게 그곳까지 갈 것인가?’하는 부분이 걱정이 되더라. 그래서 어제 저녁에 이장님과 통화를 할 때 “청주터미널에서 내려서 초평저수지까지 가는 교통편 좀 알려주세요”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장님도 마땅한 교통편이 없는지 “증평에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진..
2. 다시 고추를 심으러 가는 이유? 어느덧 국토종단 중에 초평에서 고추를 심은 후로 1년이 흘렀다. 국토종단의 기억이 희미해진 지금 초평 저수지의 추억이 제대로 기억날 리 없다. 단지 남아있는 인상이란 포근하고 행복하여 몸은 고됐지만 즐거웠다는 피상적인 느낌뿐이다. ▲ 삽으로 흙을 올려주면, 손으로 모종을 세우면 된다. 추억에 머문다는 것의 의미 그래서 『얼렁뚱땅 흥신소』라는 드라마에서는 ‘기억은 추억을 배신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추억은 과거의 기억 중 좋은 부분만을 확대하여 이상화한 것이다. 그래서 불우한 어린 시절도 곧잘 ‘돌아가고 싶은 시기’로 변모되기도 하고 첫 사랑의 추억은 ‘아름답기만 하던 한 때’로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비극’을 제거한 순백의 ‘희극’만 가득하던 때로 재창조된 왜곡된..
1. 우연 따라 1년 만에 초평으로 잠에 푹 빠져 있어야 할 새벽인데 매시간 눈이 떠진다. 그래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뒀으니 그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면 되는데도 이상하게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그건 알람소리를 못 듣고 잘까봐서 그런 건 아니다. 설레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소풍 가기 전야에 들뜬 마음으로 설잠을 자게 되듯 나도 그런 것이다. 1년 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자꾸 벅차다. 뒤척이다가 5시 20분에 일어났다. 아침 공기는 상쾌했고 기분은 유쾌했다. 뒤척였다곤 하지만 피곤하지는 않았다. ▲ 2008년 9월부터 나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녀석. 이름을 하진이라 지었다. 어느 곳이든 함께 가자는 의미로 말이다. 남부시장에서 보는 우리네 일상 밥을 먹..
학교 밖은 즐거워 북한강 라이딩 승빈이가 기획한 야외 활동으로 잠실나루역에서 만나 북한강에 있는 대성리역까지 가는 대장정이다. 물론 올 때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기 때문에 돌아올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정훈이와 현세는 각자 개인 사정이 있어 빠지게 되었고, 오늘만 특별히 참가하기로 했던 승환이는 금요일 트래킹 때 발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승빈이와 민석이와 함께 조촐하면서도 우애로운 기분으로 길을 떠난다. 적은 인원이 떠나는 여행이지만 모처럼 하는 라이딩이니 만큼 여행은 그 자체로 즐겁기만 하다. ▲ 학교에서 출발하여 잠실나루역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 여긴 천호에 있던 자전거 대여소입니다. 민석이 자전거가 장시간 바깥에 있다보니, 체인이 모두 녹이 슬었습니..
남산공원 트래킹 작년 1학기부터 매달에 한 번씩 금요일엔 트래킹을 나가기로 했다. 그 전엔 영화팀만 등산을 하곤 했었는데, 그걸 단재학생 모두 함께 하자는 의도였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높지 않은 산으로 등산을 가려 했지만, 아이들이 “트래킹이라고 해서 간단한 산책 정도로 생각했는데, 등산을 하는 건 그렇죠”라는 이의제기를 했다. 그래서 교사가 3월 첫 트래킹 일정만 짰을 뿐, 그 이후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짤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3월엔 우면산에서 시작하여 구룡산까지 걷는 것으로, 4월엔 올림픽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자는 계획이었으나 16일에 세월호 사건이 터지며 성내천을 걷는 일정으로. 5월엔 아차산과 용마산을 등산하는 것으로, 9월엔 승환이의 집에서 가까운 중랑천을 걷고 농구하는 것으로, 10..
전주&임실 여행 1. 자만 벽화 마을, 오목대 자만벽화마을 물짜장 먹기 담력훈련 세월호 1주기 2. 경기전, 한국전통문화의 전당 경기전 전주비빔밥 3. 치즈마을, 치즈&피자 만들기 체험 치즈 만들기 체험 피자 만들기 인용 여행기
강화도 석모도 여행 1. 갯벌 축구 갯벌축구 2. 보문사 보문사 고기파티 인용 여행기
안동 테마 여행 1. 월영교, 안동호텔 월영교 안동역 2. 도산서원, 도산 온천 도산서원 3. 하회마을 하회마을 간고등어 인용 여행기
대구&서울 청소년 교류 활동 목차 1. 이월드, 맥섬석 유스호스텔 이월드 저녁활동 발표회 2. 근대골목, 경상감영, 서문시장 대구 근대골목 탐방 서문시장 저녁축제 3. 갓바위, 팔공산, 안전테마파크 갓바위 팔공산 안전테마파크 저녁활동 4. 동화사 마침인사 동화사 인용 여행기
16회 전주국제영화제 1. 개막식과 소년 파르티잔 개막식 오스트레일리아 ‘소년 파르티잔’ 관람 2. 찰리의 나라 & 현세의 꿈 & 소년 오스트레일리아 ‘찰리의 나라’ 관람 ‘현세의 꿈’을 촬영하다 ‘소년’ 관람 3. 어벤져스 2 어벤져스2를 IMAX에서 보다 인용 여행기
14회 전주국제영화제 목차 1. 영화 ① 개막식 전경 폭스파이어 1 - 대략적인 내용 폭스파이어 2 - 역사적인 아이인 「폭스파이어」와 영원한 아이인 「써니」 폭스파이어 3 - 너의 인식이 비뚤어졌나? 나의 행동이 비뚤어졌나? 2. 영화 ② 행복한 시한부 인생 - 평행선의 마주침을 그리는 로드무비 샤히드 1 - 할리우드, 발리우드, 코리우드? 샤히드 2 - 변태의 장소, 감옥 샤히드 3 - 정 맞는 국가권력에 맞선 자 샤히드 4 - 규정된 시대에 살기 or 시대를 규정하며 살기 3. 멋 부채박물관 1 - 단오와 부채의 관계 부채박물관 2 - 부채에 자신을 남기다 오목대 - 이성계의 흥취를 공유하다 풍남문 - 오래된 미래를 지키려는 노력 전동성당 -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본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에 대한 견..
13회 전주국제영화제 목차 1.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고향 전주로 여행 가다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영화는 책이다 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편 구름 위에서 남서쪽 원 맨스 워(One Men's War) 나나 3.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관광편 아무 것도 안 할 자유! 천을 걸으며 자연을 맛보다 남천교 위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자유를 얻다’ 전주한옥마을, 과거가 머문 공간을 걷다 4.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음식편 순대국밥(엄마손 해장국) 콩나물국밥(현대옥) 콩국수(진미집) 비빔밥(고궁) 육개장(복자식당) 냉면(함흥냉면) 인용 여행기
19회 부산국제영화제 1. 해운대 산책 & 스톰메이커 해운대 산책 콜롬비아 영화 ‘스톰메이커’ 관람 2. 당일표 예매 & 그들이 죽었다 & 이기대공원 & 해석, 바다로 간 산적 새벽부터 예매전쟁터로 ‘그들이 죽었다’ 관람 이기대공원에 가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관람 3. 타이밍 ‘타이밍’ 관람 인용 여행기
18회 부산국제영화제 1. 초량 이바구길 & 설국열차 초량 이바구길에 가다 ‘설국열차’ 관람 및 GV 2. 남쪽에서 온 편지 & 부산영상위원회 참석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다이너마이트맨 중국영화 ‘남쪽에서 온 편지’를 보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영화촬영 체험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관람 ‘다이너마이트맨’ 관람 인용 여행기
17회 부산국제영화제 1. 청사포 & 스튜던트 부산 청사포에 가다 카자흐스탄 영화 ‘스튜던트’ 관람 2. 당일표 예매 & 화차 & 남영동 1985 & 자갈치 시장 새벽부터 표를 끊으러 강행군 영화 ‘화차’ 관람 및 GV 영화 ‘남영동1985’ 관람 자갈치에서 회를 먹다 3. 불사조 & 부산 차이나타운 캄보디아 영화 ‘불사조’ 관람 차이나타운에서 중화요리를 먹다 인용 여행기
정신없이 바쁜 지금, 지금은 나를 돌아볼 때 어떻게 5월 한 달이 갔는지도 모르게 가고 말았다. 시작과 함께 전주영화제로 전주에 있었고 10일엔 서울환경영화제에 참여하느라 용산에 갔으며 중간엔 518 전야제를 보러 광주에 갔고, 유홍준 특강을 들으러 강동어린이 회관에 갔으며, 일요일마다 진행된 동섭쌤의 강의에 가야했고, 마지막 날엔 엑스포에 참석하느라 여수에 갔었다. 정처 없이 시간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건, ‘어떻게 이 시간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까?’ 하는 걸 거다. 그런데 과연 그런 것까지 생각하며 살았냐 하면,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게 사실이다. 여수 EXPO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공인 EXPO입니..
천리포수목원 여행 목차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이번 여행의 특이점 한 사람의 의지가 지역을 바꾼다 - 천리포 수목원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22일의 일정과 마무리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 예측불가의 경험이 아이를 키운다 인용 여행
2.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숙소에 들어와선 아이들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부모님들과 교사들은 그 옆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만든 음식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고 푸짐했다. 맛있게 먹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이야기꽃을 활짝 피우며 토요일의 저녁을 함께 보냈다. ▲ 우리가 묵게 된 생태 교육원 숙소. 이래저래 공간도 맘에 들고 취사시설도 맘에 들었다. 남의 시선이 만든 조바심, 그게 우릴 불안하게 만든다 새벽 2시까지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기에 그걸 다 기록하진 않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부모님들 근심의 핵심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은 어떻더라’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들으..
1. 천리포수목원과 한 사람의 의지 학생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학부모와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있어도 모두 함께 여행을 간 적은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여행을 간다며, 친구들끼리가 아닌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며 불만이 많았지만, 어느 것이든 생각으로 할 때와 막상 경험을 해보고 난 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하기도 전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들보다 무언가 끝나고 난 후의 감상이 더 중요한 법이다. 여행 안내 21일(토) 22일(일) 시간 일정 시간 일정 10:20 남부터미널 집합 7:00 밀러의 정원 산책 10:40 버스 출발 ~9:00 아침식사 및 뒷정리(교육원 주방에서 팀별 조리) 13:40 만리포 도착 ~12:00 천리포 해변에서 놀기 ~14:40 점심(해물칼국수) ~1..
강화도 여행 목차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강화도를 찾아 걷고 보며 강화도 톺아보기 미션의 시행과 폐지 힘들게 걸었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고기파티 3월부터 시작인 팀별 프로젝트에 대한 바람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광성보에서 점심을 먹다 걸을 것이냐? 기다릴 것이냐? 정식교사로 참여한 첫 여행의 소감 인용 여행
2. 오두돈대, 광성보, 덕진진 아침에 일어났다. 단재학교 학생들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준비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아이들은 하나 둘씩 마당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여학생들은 챙길 것이 많기에 좀 더 시간이 걸렸다. 오늘도 바지런히 걸어야 하기에 준비가 필요하다. 마당에 모인 학생들은 가방을 승태쌤에게 맡겼고, 펜션 주인이신 아주머니는 강화도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 강화의 아침 해가 밝았다. 우린 함께 모여 오늘 하루의 일정을 이야기 한다. 경운기를 타고 오두돈대에 오다 오두돈대까지는 경운기와 승태쌤 차에 나눠서 타고 가게 된다. 시골에선 일상인 경험들이 도시에선 오히려 희귀한 경우가 많다. 경운기를 직접 타보는 것 또한 아이들에겐 신기하면서도 희귀한 경험이다. 경운기를 타고 힘..
1. 고려행궁, 성공회 강화성당, 갑곶돈대 단재학교에 와서 드디어 정식교사로 전체여행에 참석한다. 작년 10월에 갔던 보길도 여행 때에는 수습교사였지만 지금은 엄연히 정식교사가 되어 참석하는 것이니, 감회가 남다르다. 여행 안내 1. 일시: 2월 29일~3월 1일(수, 목) 2. 이동 ① 강화도로 이동 3000번 버스(신촌역 1번 출구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8분, 이동시간 1:30분) ② 서울로 이동(영등포구 신세계 백화점까지) 60-3번 버스(대명항에서 승차, 요금 1.800원, 배차간격 10분) 3. 일정 2.29(수) 11:30 점심식사 12:30 풍물시장 ⇒ 동문 ⇒ 용흥궁 ⇒ 성공회강화성당 ⇒ 고려궁지 ⇒ 갑곶돈대 ⇒ 지산펜션(선원면 용진진 근처에 있음) *모두 도보로 이동 3..
스키장과 목공체험, 그리고 천문대 체험 1. 활동 안내 아래의 내용으로 캠프가 진행됩니다. 학생 모두 반드시 참가해야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2월 12일(월) 08:30 - 등교, 오전, 오후 스키 강습 16:00 - 스키 반납 16:30 - 리조트 숙소 배정 18:00 - 저녁식사 및 샤워, 자유시간 20:00 - 2011학년도 평가회 및 2012학년도 계획 수립을 위한 교사-학생 간담회 23:00 - 취침 12월 13일(화) 10:00 – 디멤버(용인 양지면) 목공체험 및 편지함 만들기(작품 완성 후 개인 소장) 13:00 - 점심식사 및 개인활동 17:00 – 우리별천문대(황성군 공근면) 18:30 - 천문관측 및 별자리 교육 22:00 – 리조트 복귀 23:00 - 취침 12월 14일(수) 오전, ..
보길도에서 2박 3일을 보내다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보길도로 가는 길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해변 체육대회 아이들의 열정이 녹아난 장기자랑 서늘함이 온몸에 느껴진 극기훈련 공룡알 해수욕장 인용 여행 사진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일어나자마자 김승태 선생님이 기획한 ‘기상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1박 2일의 포맷을 그대로 활용하여 코끼리 코를 하고 열 바퀴 돈 다음에 삼단 뜀뛰기를 가장 멀리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과 목표지점을 돌고 오는 경기를 해서 늦게 들어온 세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했다(일이등만 생각하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인데, 아이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애써서 뛰었다. 난 아이들과 쉬엄쉬엄 뛰었는데 그 덕에 상을 받게 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일반 상식을 뒤엎는 ‘기상 이벤트’로 아이들도 활기가 넘쳤고 잠도 다 깼다. 보길도 자전거 하이킹 오전 일정은 원래는 ‘자전거 하이킹’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보길도를 돌아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
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단재학교에 나오게 된 지 2주 정도가 흘렀다. 이제 단재학교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 저번 주에 ‘한택식물원’에 갈 때만 해도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두려움보단 설렘만 있다. 역시 사람의 적응력은 대단한 것 같다. 수학여행 안내문 2011.10.10 단재학교 학부모님 가정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10.12~14 2박3일 동안 보길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안내 말씀드립니다. 1. 출발 : 2011.10.12(수) 아침 8시. 학생, 교사 7시50분까지 학교 집결. (지각생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나 첫날 오후 프로그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드시 시간을 지켜주세요. 부모님 도와주세요) 2. 첫날 점심은 각자 준..
한택식물원에 가다 오늘은 단재학교에 수습교사로 처음 참여하는 날이다. 어제 그렇게 꿈에 그리던 상경을 하여 어찌 어찌 고시원을 얻고 하룻밤을 자고 학교에 나왔다. 아직도 모든 게 생소하고 믿기지 않는다. 과연 단재학교에 잘 적응하며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은 야외 수업의 일환으로 용인에 있는 ‘한택식물원’에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 가는 길에 아이들과 편하게 이야기했다. 점심으로 백암순대가 유명하다고 해서 ‘제일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맛도 깔끔하고 양도 많더라. 순대국의 핵심은 맛이야 엇비슷할 테니(충주에서 먹었던 순대국밥은 맛도 최악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순대라고 생각한다. 당면순대가 들어있으면 아무리 유명한 집이라도 ‘별로’라는 생각이 들고 피순대가 들어있으면 왠..
목차 1. 모악산 가려다 덕진공원에 가다 모악산을 그토록 그리워했으면서도 모악산에 갈 생각은 안 하다 갑작스런 여행에 따라 여러 변수들이 생기다 190번이 여행의 목적지를 바꾸다 2. 익숙하지만 낯설게 덕진공원을 담다 짬뽕지존, 역시 지존 곧 사라질 연화교를 건너다 전주 사람들, 추억의 장소이자 휴식처 인용 여행 사진
2. 익숙하지만 낯설게 덕진공원을 담다 막상 버스에서 내리니 신기하게도 배가 고파오더라. 여기까지 온 마당에 그럼 해이루감자탕(예전엔 다락방이란 감자탕집이었다)을 먹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최근에 돼지고기를 잔뜩 먹었던지라 아예 굶던지, 해물로 만든 요리를 먹고 싶었다. 그래서 덕진정류장 쪽으로 걷다 보니, 건너편에 화려한 모양으로 ‘짬뽕지존’이란 음식점이 보이더라. 언젠가도 저 음식점을 본 기억이 있긴 하다. 음식점이 들어선 건물 자체가 매우 특이한 모양이기 때문에 눈길이 절로 가니 말이다. ▲ 2006년에 동기들과 찾은 덕진공원. 짬뽕지존, 역시 지존 순창에 있는 중국집에서 짬뽕을 맛있게 먹어본 이후 짬뽕에 꽂히게 되었다. 그래서 맛있는 짬뽕을 찾으면 절로 행복해지곤 하는데, 가장 많은 기대를 하..
1. 모악산 가려다 덕진공원에 가다 ▲ 봄따라 맘따라 길을 나서다. 여느 흔한 날처럼 7시 50분쯤 올라와 55번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특별히 『연암을 읽다』란 책의 원문까지 인쇄하여 왔으니, 기분도 새롭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도 어린다. 그래서 『논어』를 펴고 ‘四勿箴’을 읽고 써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보려 했다. 한참(그래봐야 제대로 공부한 건 30분도 채 되지 않는다) 읽다가 창문을 쳐다보니 최근엔 미세먼지와 안개로 거의 실루엣도 보이지 않던 모악산이 오늘은 선명하진 않아도 실루엣은 보이던 날이더라. 그래서 ‘모처럼 모악산의 자태를 보니 기분 좋다’고 단순히 생각하고 다시 공부하려던 찰나. ▲ 모악산이 오랜만에 자태를 드러냈다. 저 자태를 보는 것만으로 맘이 떨려온다. 모악..
목차 1. 책 밖에 길이 있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여러 가지의 공부가 있음에도, 오로지 하나의 공부만을 강요한다 트래킹으로 공부하자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납득 되는 이유 황당한 비밀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서울숲에 모였으니, 일정을 시작해보자 4. 서울숲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나와 같이 탈래’라는 말은 뾰루퉁한 지민일 웃게 한다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육아만큼 힘든 육견이라고 아시나요? 인용 여행 사진
5. 서울숲에서 느낀 두 가지와 육견의 고됨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 다큐 '낙동강-한강 자전거여행'의 한 장면. 올림픽공원은 우리에겐 너무도 가깝고 친숙한 곳이다. 서울숲을 보며 느낀 점, 두 가지 첫째, 서울숲은 올림픽공원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올림픽공원이 너무도 익숙하기에 되도록 올림픽공원은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만 했었는데, 서울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올림픽 공원이 얼마나 넓고도 좋은 곳인 줄을 알겠더라. 더욱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서울숲을 찾기보다 올림픽공원에서 지금과 같은 여유를 누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서울숲은 갤러리아 포레(2011년에 완공되어 70평 ~ 115평형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
4. 서울숲에서 놀다 서울숲은 처음 오기 때문에 입구에서 조금 헤맸다. 들어가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많이 나왔더라. 학생들은 소풍을 왔는지 여기저기 흩어져 놀고 있었으며, 연인들은 자전거를 빌려 함께 타며 여유를 누리고 있었고, 유치원 아이들은 우치다쌤이 칭찬해 마지않던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며 감수성을 키우고 있었다. 이곳만 보고 있으면 정말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낙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서울숲에 핀 꽃에 벌이 앉아 열심히 꿀을 채취하고 있다. 지상 낙원~ 성장주의 사회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외치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평상이 놓여 있는 공터가 있었다. 그래서 우린 그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민석이는 몸과 맘이 피곤한지 평상 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서 잠을 자기 시작했고, 나머..
3. 없어진 것과 새로 생긴 것 중, 어느 게 알기 쉬울까? 학교 등교 시간은 8시 50분까지이지만, 트래킹은 그 장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있고 출근시간과 겹치면 많이 힘들어지기에, 등교시간보다 1시간 늦은 10시에 모인다. ▲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 않아 자전거로 충분히 갈 수 있다. 영동대교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우치다 타츠루의 말이 떠오르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에 갈 수 있는 거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편이다. 그래서 작년 남산공원 트래킹 땐 정훈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갔으며, 올해 1학기엔 어린이대공원에 자전거를 타고 갔었다. 서울숲까지의 거리도 검색해 보니,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더라.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더욱이 이 날은 무덥던 여름이 거짓말처럼 지나..
2. 몸과 맘이 바빠 세부계획을 못 짰습니다 이번 트래킹 장소는 원래 ‘강동 허브천문공원’이었다. 트래킹 계획을 짤 때 민석이가 이 장소를 얘기했기 때문에, 민석이에게 세부계획을 목요일까지 짜오도록 했다. ▲ 허브천문공원아, 좀만 기둘려~ 납득 되는 이유 막상 목요일이 되어서 2학기 여행과 트래킹 세부 계획에 대해 회의를 하려 하니, 민석이는 아무런 계획도 짜오지 않았고, 심지어 약간 화난 투로 “거기 가봐야 할 게 없어요”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였다. 그래서 다들 어안이 벙벙했던지 민석이를 몰아붙였다. 근데 민석이에겐 비밀이 있었다. 두 가지 비밀로 인해 몸이 두 개여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중 하나는 누가 들어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세상에~’..
1. 책 밖에 길이 있다 2016학년 1학기에는 3월부터 2주에 한 번씩 트래킹을 갔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학생은 “너무 야외활동을 자주 하는 거 아니예요?”라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 말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 터널을 지날 때면 뭔가에 푹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우린 너무도 당연히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만을 공부라 여기다 우린 제도권 학교가 아닌 비제도권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야외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여 때론 귀찮게도 때론 쓸데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지금도 제도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겐 수학여행이나 소풍, 체험활동이 잡히지 않고서는 ..
목차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사라질 것들에 미련은 갖지 말되, 기록은 남기다 최민식이 전해준, 일상을 남긴다는 것의 소중함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못할 땐 하고 싶은 게 많고, 막상 할 수 있을 땐 없어진다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서현역에 단재 친구들 모여라 율동공원이란 쉼터에서 쉬다 인용 여행 사진
3. 번지점프하던 그곳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그렇게 어렴풋이 사라져 가던 꿈이 율동공원에서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운 좋게도 그곳엔 번지점프대가 있었고, 승환이는 그날따라 하고 싶다며 민석이까지 함께 하자고 꼬드겼으니 말이다. 결국 승환이는 나이가 걸려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외쳤음에도 하지 못했고, 민석이만 하게 됐다. 민석이는 점프를 하며 공중에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 후에 무사히 도착했다. 제법 무서웠을 텐데 당당히 해낸 걸 보니, 자랑스럽긴 하더라. ▲ 민석이의 번지점프. 겁이 났을 텐데, 정말 잘했다. 그리고 공중도보의 위용을 맘껏 보여줬다. 율동공원엔 최초로 느낀 죽음의 공포가 묻혀 있다 민석이가 잘 도착한 것을 보고 입구로 나가려던 그때, 승태쌤은 ..
2. 못하게 하면 하고 싶어지고, 하게 하면 하기 싫어진다 아무래도 2년이 넘도록 ‘트래킹’이란 커리큘럼을 진행하다 보니, 웬만한 곳은 거의 가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물론 여기엔 전제가 여럿 있다. 첫째 우리가 아는 곳이 매우 한정적이고, 둘째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셋째 등산과 같이 힘든 곳이 아닌 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갈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 13년엔 영화팀이 등산을 많이 갔었다. 그 절정은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것인데, 트래킹이 생기며 하지 못했다. 트래킹 장소를 정하며 집단지성을 맛보다 그래서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각자 파트를 정해 한 팀은 2학기 전체여행의 세부계획, 한 팀은 요리메뉴를, 한 팀은 트래킹 장소를 정하게 ..
1. 자질구레한 일상을 남겨야 하는 이유 단재학교는 14학년도 1학기부터 매달 한 번씩 트래킹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된 트래킹이 16학년도 2학기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단재학교의 대표 커리큘럼이라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트래킹은 2014년 3월에 서울 둘레길을 걸으며 시작되었다. ▲ 첫 트래킹의 시작은 서울 둘레길 걷기였다. 어제 같던 이 시간이 벌써 2년이나 흘렀다. 학교활동을 기록에 남기지 않으려 했던 이유 지금까지는 학교활동을 대부분 사진 기록으로만 남길 뿐, 여행기를 쓰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던 것이 작년 5월부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기록을 남기게 되었고, 올핸 3월에 떠난 통인시장 트래킹 여행기를 시작으로 검단산 여행기까지 총6편의 기록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도대체 작..
용문산 계곡 여행 목차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또 놀려구?’라는 말 여행은 놀이가 아닌 공부다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떠나자, 계곡으로 첫 번째 변수, 준영이의 아르바이트 두 번째 변수, 기온의 급격한 변화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여행의 기쁨이 무너진 순간에 교사의 숙명을 느끼다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경의중앙선은 경춘선과 다르다 5. 용문 5일장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용문시장에서 맛 본 짬뽕맛은? 잘 먹기 위해 집을 떠나오다 6. 중원폭포에서 놀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아이들의 놀이본능도 꺾어버린 날씨 7. 먼저 자리..
10.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치우는 게 중요하다 즐거운 고기파티 시간이 끝났다. 즐겁게 먹고 맛있게 먹은 만큼, 어찌 보면 치우는 그 순간도 중요한 순간이라 할 수 있다. ▲ 밥을 먹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렸다. 맛있게 먹은 만큼 치울 때도 함께 치울 수 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먹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모두 함께 맛있게 먹도록 애써서 준비를 한 것이니, 치울 때도 함께 도우며 치워야 한다. 그래야 즐거운 시간이었던 만큼, 그 기억은 퇴색되지 않고 오래도록 남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배가 찬 아이들은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인지, 아예 관심이 없는 건지 거실로 들어가 텔레비전을 킨다. 저번 후기에서도 말했다시피 가장 기본적인 일들은 그걸 했다..
9. 잘 먹는 게 중요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내일 새벽부터 내린다고 하던데, 하늘은 벌써부터 흐릿흐릿하여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바로 씻었다. 그리고 나오는 족족 약속이나 한 듯이 쇼파에 달려와 차례차례 앉아, 자연스럽게 텔레비전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훑기 시작한다. 어찌 보면 이게 예전과 달라진 광경이다. 예전엔 채널을 넘길 필요도 없이 게임채널을 켜고 당연하다는 듯 ‘롤 중계’를 봤었는데, 최근엔 ‘오버워치’라는 다른 게임에 푹 빠지기도 했고 3년 내내 롤만 하다 보니,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그래서 『동네변호사 조들호』, 『닥터스』를 조금씩 보며 채널을 수시로 바꾼다. ▲ 우리의 고기파티가 열리는 장소. 모두의 파티였고, 모두의 축제였던 1..
8. 무의미 속에 의미가 있다 이때 정훈이는 이런 상황을 빗대어 “이 경우야말로 금수저와 흙수저의 이야기 같은 상황이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물론 진지한 말투가 아닌,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뱉은 것이니,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 지훈이가 얘기하는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그림. 그렇다면 과연 절망적이기만 할까? 너무도 현실적인 풍자, 금수저 & 흙수저론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어서 도착하려던 사람이 뒤늦게 차를 타고 온 사람에게 져버린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흙수저가 노력해봤자 금수저에겐 안 돼’라는 비관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정훈이도 “이런 현실이 말이나 됩니까”라고 농을 쳤다. 만약 이 상황이 현실이었다면 크게 좌절했을 것이다. 열심..
7. 먼저 자리를 뜬 선배들의 사연 물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1시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물에서 나왔다. 한 여름의 더위는 저번 주 금요일 새벽에 내린 비와 함께 순식간에 물러났고 어느덧 쾌적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다시 물놀이를 할까 말까 분주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구석에 두 명의 그림자가 서서히 시야로부터 사라져 간다. ▲ 구석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스릴러 같다고? 천만에 말씀~ 선배들 먼저 자리를 뜬 사연 그 두 사람은 민석이와 정훈이로, 단재학교의 최고 학년이라 할 수 있다. 스르륵 사라지기 전 두 아이는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훈: 민석아 너무 춥다. 그냥 내려가자~ 민석: (약간 반신반의하며) 그럴까? 정훈: 여기 있..
6. 용문 5일장과 중원폭포에서 놀다 원랜 2시쯤에 펜션에서 픽업을 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좀 일찍 오는 바람에 당장은 픽업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승태쌤이 두 번 왔다갔다하며 픽업하는 것으로 했다. ▲ 물놀이 준비를 하고 있다. 보트까지 바람을 넣어 빵빵히 했다.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그래도 우린 물놀이를 하려 한다 펜션에 도착한 우리들은 바로 물놀이 하기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는 햇살이 비치지 않아 구름이 가득 했고, 기온까지 내려가 선선했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계곡이 가지 않는 건, 서울에 가서 남산에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렇게 약간 추운 느낌인데, 꼭 계곡을 가야 해요”라고 불평을 하거나,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
5. 용문 5일장 용문역에서 내려 역전 광장으로 나오니, 승태쌤이 기다리고 있었다. 광장에 나오기 전까지 ‘용문은 종점인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걸까?’ 궁금했는데, 광장에 나오고 나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 용문역에서 나가는 길. 정말로 사람들이 많다. 용문 5일장이 서던 날, 용문행 전철에 몸을 싣다 도시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에 상설시장이 열린다. 예전부터 시장은 있었겠지만, 조선시대를 지나며 시장은 자리를 잡아 갔다. 시장의 입지조건으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 으뜸이지만, 조선시대엔 내부로까진 진출할 수 없었다. 자료 조사를 해본 적은 없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아마도 조선시대엔 ‘사士(학자)-농農(농민)-공工(수공업자)-상商(장사하는 사람)’의 위계에 따라 상인을 홀대하는 문화가 있었..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그렇게 기운이 빠진 상태로 전철을 타서 가고 있는데, 단체 채팅방에선 전혀 다른 희망의 기운이 샘솟고 있었다. 일찍 서두른 아이들은 10시에 모이기로 했음에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20분 정도 일찍 오는 경우는 봤어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 상황이니 바스러진 마음은 그 아이들의 채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붙어가고 있었다. ▲ 아이들의 카톡은 싱그러움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들의 환호성 같은 느낌.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왕십리역 중앙선 승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 50분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평소에 늦던 아이들이 이미 와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단재학교는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을 간다. 서울 근교에 갈 땐 당연히 전철과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멀리 갈 땐 고속버스를 이용한다. 여태껏 경춘선을 타고 가평에 가거나, 스키장에 가는 경우는 있었어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간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여행지로서는 경춘선이 지나는 가평, 춘천 일대가 관광지로 유명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이 여행 계획을 짜면서 처음으로 용문산 일대의 계곡으로 장소를 정하게 됐고, 그에 따라 우리들도 처음으로 경의중앙선을 타고 가게 됐다. ▲ 방학이 끝나고 함께 여행 장소를 결정했다. 산과 계곡, 바다, 워터파크 중 어디에 갈 건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 1년 만에 다시 용문역을 찾아가다 용문역을..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계곡 여행은 여름 여행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2012년엔 덕풍계곡으로, 2013년엔 망상해수욕장으로, 2014년엔 오션월드로, 2015년엔 가평 도마천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계곡이나 바다에서 잠을 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우러지다보면 ‘한여름 밤의 꿈’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올해에도 그런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 12년만의 폭염에 몸둘 바를 몰랐다. 떠나자, 계곡으로 더욱이 올핸 1994년 폭염 이후로 최고의 폭염이었다고 한다. 방학에 집에 있으면 도무지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있지 못할 정도의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 되었다. 그러다 보니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는 쇼핑몰이나 영화관이 사람들로 차고 넘치며 성..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단재학교는 여름 시즌에 계곡이나 바다로 놀러 가곤 한다. 놀러 가는 걸 누군가는 ‘시간 뺐어가면서 잘 하는 짓이다’라고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여행을 시간낭비로 보는 문화, 그리고 누군가 하는 여행조차도 멸시하는 기류가 있다. ‘또 놀려구?’라는 말 2009년에 혼자서 목포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을 했었다. 그때에도 몇몇 어른은 ‘참 대단한 일을 한다’며 응원해주기도 했지만, 어떤 분은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난 앞뒤 따질 것 없이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해. 차도 있는데 뭐 하러 걸어 다녀. 할 일이 없으니까 그렇지. 그렇게 여유부리기 전에 고추라도 한 군데 더 심겠구만.”이라는 말로 힐난하기도 했다. ▲ 국토종단을 할 때..
목차 1. 늦지 않던 민석이가 늦은 이유 한 달 만에 트래킹을 가다 삼가 민석이의 넋에 애도를 표합니다 2. 험난한 남한산성 가는 길 모임시간에 늦는 아이들에게 고함 9번 버스는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 3. 남한산성에서 여유를 부리다 맛살 하나를 먹어도 행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밀림을 헤치고 국청사로 산책가다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태기와 성민이의 남한산성 탈출 아이들이 고기만 좋아하나, 배고플 땐 아니거든 5. 남한산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남한산 계곡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똘끼를 종점에 가득 채우다 6.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남한산에서 뜻하지 않게 인디아나존스를 연출하다 남한산 계곡에서 노닐다 마지막까지도 긴장을 풀 수 없던 남한산 트래킹 인용 여행 사진
6.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버스를 타고 ‘오전리 마을회관’에서 내려서 근처에 계신 분에게 “계곡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나요?”라고 승태쌤이 물어보니, 1㎞를 걸어가야 한다고 하더라. ▲ 인디아나존스처럼, 도보여행하는 사람처럼 걷기. 남한산에서 뜻하지 않게 인디아나존스를 연출하다 그래서 우린 그때부터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이곳에서 걷는다는 건 여러모로 위험했다. 인도도 거의 없을뿐더러, 차들도 꽤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군말도 하지 않고 열심히 걷기 시작한다. 수풀을 헤치고 차를 피하며 비포장도로로 걷는 그 모습은 흡사 오지를 탐험하던 ‘인디아나존스’ 같은 느낌이었다. 비문명 세계를 탐험하던 인디아나존스와 비문명과 문명의 경계를 걷는 우리의 모습이 ..
5. 남한산 계곡으로 가는 길 아주 배부르게 밥을 먹고 계곡으로 가기 위해 산성로터리로 이동했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나 싶게 종점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나들이를 온 사람들까지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 버스를 타러 종점에 왔다. 덥지만 사람들은 어디를 가려는지 많다. 남한산 계곡은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초이쌤이 계곡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며 “걸어서 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기사님에게 계곡이 좋은 곳에 내려 달라고 하면 거기서 내려주거든요.”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당연히 오늘 경로는 초이쌤이 잘 알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버스를 탈 준비를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엔 ‘1시간 정도면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가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몽실몽실 피어나고 있었다..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국청사에 도착해선 아이들은 들어가지 않고 정문 앞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때 태기는 이곳에 자주 와봤는지 “이곳에서 저희 집이 정말 가까워요. 열심히 걸어가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다니깐요”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 말은 진짜였다. 태기네 집은 마천역 근처이니, 이곳에서 열심히 걸어가면 1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사는 성민이에게 얘기해서 지금 바로 열심히 걸어서 집에 가자고 하더라. ▲ 절에 들어가지 않고 걸터앉았고, 태기와 성민이는 집 근처라며 외치기 시작한다. 태기와 성민이의 남한산성 탈출 태기와 성민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은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가 밝아지고, 긍정적이 된다는 말이..
3. 남한산성에서 여유를 부리다 9번 버스를 산성역에서 타고 남한산성 종점까지 달렸다. 안전장치 없는 롤러코스트를 타듯 위태롭게 20분 정도를 달리고 달려 도착했다. ▲ 드디어 남한산성에 도착했다. 맛살 하나를 먹어도 행복하던 시절의 이야기 종점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렸다. 아직 11시밖에 되지 않았다. 바로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었기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주위를 돌아다니길 바랐다. 하지만 몇몇의 아이들은 바로 편의점에 들어가서 간식을 사기 시작했고, 몇몇은 파라솔의 그늘 속으로 숨어들었다. 아이들은 그냥 이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점심을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 같았다. 민석이와 현세, 태기, 성민이가 편의점에 들어가 간식거리를 샀다. 이때 성민이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며 8개가 들어 있는 맛살을 산 ..
2. 험난한 남한산성 가는 길 지훈이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전혀 받지 않는다. ‘오늘은 나오지 않으려 아예 맘을 먹었나 보다’고 판단을 하여 우리끼리 출발하기로 했다. 2번 출구로 나가 버스정류장에 섰다. 시간이 간당간당하다. 아침 7부터 저녁 9시까지 ▲ 9번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아이들. 모임시간에 늦는 아이들에게 고함 는 30분 안에 환승을 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미 시간은 10시 26분이 넘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산성역의 개찰구를 나올 때가 몇 분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9시 57~58분 사이였을 것이다. 그러니 운이 좋으면 환승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요금을 두 번 내야할 판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늦는 사람 탓에 먼저 온 사람만 피해를 입는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다행..
1. 늦지 않던 민석이가 늦은 이유 정말 오랜만에 트래킹을 가는 느낌이다. ▲ 산성역에서 개찰구로 올라가는 길. 경사가 아주 심하다. 도대체 얼마나 깊은 곳에 만들어진 걸까?(심도 55.4M로 두번째로 깊은 역이란다) 한 달 만에 트래킹을 가다 1월과 2월엔 트래킹을 하지 않았다. 단재학교는 매년 2월에 개학을 했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1월 마지막 주에 개학을 했고, 그에 따라 1월과 2월은 워밍업을 하는 기간으로 계획했다. 그래서 1월에 개학하자마자 개학여행으로 2박3일 동안 스키장을 다녀왔고, 2월엔 ‘학생이 만드는 학교’라는 테마로 학생들이 직접 커리큘럼을 만들어 한 달 동안 진행했다. ▲ 2월에 함께 진행된 학교 도배하기 프로젝트로, 아이들은 힘을 모아 도배를 했고 학교는 훨씬 산뜻해졌다. 이런 이..
목차 1. 여유는 그저 오지 않는다 여유는 찾아오는가? 여유는 찾아야 하는 것 2. 여유를 누리러 평화의 공원으로 떠나다 이번 트래킹의 컨셉, 런닝맨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일 뿐’이라는 비겁한 변명 3.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상현이의 트래킹 합류,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도 충분하다 하늘공원에서 평화의 공원으로 장소가 변경된 사연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런닝맨의 시작, 과연 최선을 다하여 놀 것인가? 최선을 다하여 망칠 것인가? 런닝맨 1차전, 승부욕이 만든 밸런스 붕괴 5. 맛있게 점심을 먹고 손수 치운 손길들 점심시간에 유용하게 쓰인 정훈이의 쓰레기봉투 민석이가 치우는 것과 현세가 치우는 것의 차이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런닝맨 2차전, 자체 밸런스 패치의 ..
6. 호모루덴스들, 평화의 공원에서 놀다 밥을 먹고 한 시간 정도 소화도 시킬 겸 돗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여유롭게 활동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 속에 있다는 게 행운이라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 함께 밥을 먹고 2차전을 시작한다. 런닝맨 2차전, 자체 밸런스 패치의 결과? 드디어 1시부터 런닝맨 2차전이 시작됐다. 태기는 1차전에서 시작과 동시에 아무런 수확도 없이 허무하게 이름표를 떼인 전적이 있기에, 이번엔 최대한 신중하게 상대팀에 접근했다. 이미 정훈이와는 힘으로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인지, 이번 타겟은 상현이로 정했다. 그래서 상현이에게 여러 번 달려들지만, 상현인 아주 날렵하게 위기상황을 벗어나 내달리기 시작한다. 이때 규빈이와 민석이는 협공작..
5. 맛있게 점심을 먹고 손수 치운 손길들 런닝맨 1차전에서 단재학교의 꾹이인 정훈이가 분발함으로 규빈팀은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지고 말았다. 이렇게만 본다면, 2차전도 불을 보듯 결과가 뻔할 것만 같지만 사람이 하는 일엔 수만 가지 변수와 예측불허한 상황이 있으니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뭐든지 해봐야 안다. ▲ 1차전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지훈이가 분발함으로 밸런스는 붕괴됐다. 점심시간에 유용하게 쓰인 정훈이의 쓰레기봉투 런닝맨 1차전이 끝나며 배가 고파진 우리는 돗자리를 펴고 점심 먹을 준비를 했다. 점심을 싸온 지민이와 규빈이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아침에 홈플러스에서 간단하게 먹을 것들을 사왔기에 그걸 함께 먹으면 된다. 함께 둘러앉아 먹는 점심은 배가 ..
4. 평화의 공원에서 런닝맨을 하다 이미 평화의 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더라. 어린이대공원과는 달리 대부분은 소풍을 나온 학생들이었다. 우린 난지연못을 지나 평화의 공원 안쪽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 회장 지민이의 사회로 진행되는 트래킹 회의. 런닝맨의 시작, 과연 최선을 다하여 놀 것인가? 최선을 다하여 망칠 것인가? 런닝맨은 3판 2선승제로 시작했다. 팀은 저번에 회의를 할 때 지민이와 규빈이가 가위바위보를 하여 한 사람씩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지민이네 팀은 정훈, 상현, 성민이가 정해졌으며, 규빈이네 팀은 민석, 현세, 태기가 정해졌다. 솔직히 이 게임에서 이긴다고 해서 뭔가 혜택이 있다거나 선물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 것 없이도 ‘호모루덴스’처럼 재미있게 놀 수 있고,..
3. 하늘공원이 아닌 평화의 공원에 가다 10시에 월드컵경기장역에 모이기로 했다. 단재학교의 등교시간은 8시 50분까지인데, 그 시간에 잘 맞춰 나오는 아이들은 어딜 가든지 늦을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밖에서 모일 때도 마찬가지다. 자기의 시간이 귀한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귀하고, 내 시간이 아까운 만큼 다른 사람의 시간도 아까울 텐데, 매번 이러니 이해도 안 될뿐더러,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아이들은 흔히 시간 자체를 문제 삼곤 한다. 이를 테면 “8시 50분에 맞추려니 너무도 이른 시간이라 지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30분만 늦춰주세요”라고 말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얼핏 설득력이 있는 말처럼 들리지만, 늦는 것과 시간은 그다지 상관이 있다곤 할 수 없다..
2. 여유를 누리러 평화의 공원으로 떠나다 단재학교 트래킹은 떠날 때마다 컨셉을 정하고 가는 편이다. 통인시장 트래킹은 엽전으로 음식을 사먹는 체험을 해보고, 한옥마을을 둘러보자는 컨셉으로, 롯데월드 트래킹은 아무 걱정과 고민 없이 맘껏 놀고 오자는 컨셉으로, 어린이 대공원 트래킹은 봄을 만끽하며 여유로움을 즐겨보자는 컨셉으로 떠났다. 이번 트래킹의 컨셉, 런닝맨 그렇다면 이번 하늘공원 트래킹의 컨셉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할 때는 하늘공원을 천천히 둘러보자, 두 팀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출발지점에서 출발하여 올라가 정상에서 함께 모이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런닝맨’으로 결정되었다. 초이쌤이 의견을 냈을 때, 아이들도 모두 찬성을 하여 바로 결정된 것이다. 런닝맨은 별다른 준비를 하..
1. 여유는 그저 오지 않는다 4월은 나들이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저번에 어린이대공원에 트래킹을 갔을 때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와 벚꽃이 서서히 떨어지는 운치를 감상하는 모습을 봤다. 평일엔 아무래도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으로선 그렇게 시간을 내는 게 쉽진 않을 테니 말이다. ▲ 4월의 여유를 만끽하러 나온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서 삶에 대해 배운다. 여유는 찾아오는가?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쭉 쳐다봤다. 단지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기에 평일임에도 나들이를 나올 수 있나 궁금했을 뿐이다. 그랬더니 나이대도 엄청 다양하고 가족부터 연인들, 그리고 학생들까지 다채로운 나들이객이 있더라. 그건 곧 ‘직장이 없는 사람이나 학생들만 평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
2012년 단재학교 제주도 일주기 목차 1. 용두암→산방산(56.71km) 민석이의 첫 비행에 대한 부담 승환이의 펑크로 자전거를 바꿔 타다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배려심은 어디에? 2. 산방산→쇠소깍(42.98km) 용머리 해안에 가다 서귀포로 향하는 길 흘려버린 쌀, 그리고 호모루덴스 쇠소깍펜션에 도착하다 3.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근호와 규혁의 다툼 대환이의 기우 승환이의 펑크와 사라짐 4. 휘닉스 아일랜드→용두암 하이킹(47.86km) 리조트의 아침을 먹을 수 있던 행운 승환이의 자전거 펑크로 완주를 하지 못하다 동문시장에서 사온 음식으로 완주기념 파티를 하다 5. 서울로 두 대의 비행기로 나누어 타고 오게 되다 1시간 20분을 기다린 후에 서울에 도착하다 인용 여행 사진
4. 04.11.수: 휘닉스 아일랜드→용두암 하이킹(47.86km) ▲ 휘닉스 아일랜드→용두암 하이킹 / 47.86km 오늘은 리조트의 아침을 먹는 날이다. 리조트에서 묵은 사람에겐 조식부페를 먹을 수 있는 티켓 2장을 주더라. 가위 바위 보로 먹을 한 사람을 정하게 되었고 대환이가 당첨되었다. 그 덕에 나와 대환이는 리조트의 아침을 먹을 수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은 간단하게 아침을 먹어야 했다. ▲ 소문난 잔치집에 먹잘 게 없다. 별로 먹지 않고 이것저것 한 번씩 먹어 보고 올라갔다. 리조트의 아침을 먹을 수 있던 행운 이런 곳에서 아침을 먹는 건 처음이었기에 졸린 눈을 비비며 대환이와 함께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잘 게 없다’고 딱 그 모양새였다. 뭔가 먹을 만한 게 있을 줄..
3. 04.10.화: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39.59km) ▲ 쇠소깍 펜션→휘닉스 아일랜드 / 39.59km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우천 속 자전거 여행이 되는 셈이다. 원래는 어제 저녁에 타지 못한 투명카약을 아침에 타려 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타지 못하게 되었다. 7시에 일어나 8시에 출발하는 것을 목표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아침은 라면 5개를 끓여서 밥을 말아 먹었는데, 한창 때인 아이들답게 라면 5개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그래서 몇 몇 아이들은 죽을 만들어 주린 배를 채우는 수밖에 없었다. 근호와 규혁의 다툼 근호는 아침부터 규혁이와 부딪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누구에게나 듣기 싫은 말, 상처가 되는 말이 있는데 규혁이는 자꾸 그런 말로 상대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 그게 ..
2. 04.09.월: 산방산→쇠소깍(42.98km) ▲ 산방산→쇠소깍 / 42.98Km 자고 있는데 대환이가 새벽에 갑자기 깨우기 시작한다. 비몽사몽으로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자, “가슴이 꽉꽉 막혀 와요”라고 말한다. 어떤 상황인지도, 또한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심하지 않으면 자고 내일 아침에도 그러면 병원에 가자”고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상태를 물어보니, 다행히도 더 이상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 아마도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로 느껴졌었나 보다. 용머리 해안에 가다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 30분에 출발했다. 용머리 해안과 송악산은 꼭 보고 가야 한다고 하기에, 우리는 되돌아올 폭 잡고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다. 첫 날에 비해 나름 몸이 적응되어서 인지 속도가..
1. 04.08.일: 용두암→산방산(56.71km) ▲ 용두암 하이킹→산방산 / 56.71Km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는 6시 20분에 뜬다. 그래서 새벽 5시에 학교 건물 1층의 패밀리 마트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이른 시간 탓에 새벽부터 부랴부랴 서둘렀다. 다들 바짝 긴장한 탓인지 비행기 시간에 늦지 않았다. 처음엔 승태쌤만 아이들과 제주도에 가는 일정이었는데, 참여 학생이 늘어나면서 교사 한 명으론 역부족인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나까지 함께 가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10월에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를 돌아본 경험이 있던 터라 걱정이 되지 않았고, 더욱이 보조교사였기에 부담이 덜했다. ▲ 김포공항에 늦지 않게 모였다. 하지만 새벽에 뒤척이며 일어난 만큼 강행군이다. 민석이의 첫 ..
2011년 제주도 일주기 목차 1.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35.8km)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다 타발로 자전거에서 자전거를 빌리다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는 기분 협재 해변에 잠자리를 정하다 2.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23.7Km)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으면 샛길로 빠져라 오'설록, 제주도의 3대 차밭 중 한 곳 건강과 성 박물관, 성인이여 성인됨을 즐겨라 3.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아주 저렴하고 맛 좋은 음식점을 발견하다 여미지식물원에 가려다 가지 못하다 4. 남원읍 ⇒ 성산일출봉(31.4Km) 욕심은 비우니 순간이 채워지다 성산일출봉을 가려거든 해안도로로 가라 제주도에서 맛보는 갈비찜 5. 성산일출봉 ⇒ 구좌읍(15.8Km)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성산일출봉은 산일거야..
10.28(금): 구좌읍 ⇒ 제주시 38.5Km ▲ 구좌읍 ⇒ 제주시 38.5Km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여기서부터 제주시까지 거리는 40Km정도 된다. 천천히 달려도 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마지막 날엔 어떤 추억을 남길 수 있을까? ▲ 현무암이 깔린 바다의 풍경. 현무암 곳곳엔 생명들이 살고 있다. 제주도로 하이킹을 떠나려는 그대에게 요새 지하철 광고판엔 사대강 광고가 흘러나온다. 사대강을 처음 계획할 때의 목적은 홍수방지, 수자원확보, 수질향상 등이었는데, 그것으로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느꼈는지(그런 기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인지), 자전거를 타고 어느 강이든 갈 수 있다는 식의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이런 광고를 보면서 사대강에 대해 찬사를 보낼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
10.27(목): 성산일출봉 ⇒ 구좌읍 (15.8Km) 총 : 47.2Km ▲ 성산일출봉 ⇒ 구좌읍 (15.8Km) 총 : 47.2Km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오늘부터 날씨가 풀린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솔직히 어젠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춥진 않았다. 오히려 그제가 더 춥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늦여름의 날씨처럼 화창하고 덥기까지 하더라. 그나마 습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을 오른다. 외국인도 보이고, 학생도 보이며 나이 드신 분도 보인다. 같은 곳을 오르지만 각자마다 사연은 다를 것이다. ▲ 성산리 일대의 모습과 성산일출봉의 모습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다.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 잘못하면 미끄러울 수도 있는 길이었다. 조금 오르니, 이마에 ..
10.27(목): 남원읍 ⇒ 성산일출봉 (31.4Km) ▲ 남원읍 ⇒ 성산일출봉 (31.4Km) 어제 맹렬히 달려 3/5지점까지 왔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은 쉬엄쉬엄 가도 된다. 처음에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우도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것저것 욕심만 내서는 마지막날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아, 우도는 빼기로 한 것이다. 이제 첫 발을 뗀 것일 뿐, 이번이 제주도로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은 꼭 가고 싶었던 ‘성산일출봉’을 가게 된다. 거길 구경하고 느긋하게 달릴 수 있는 만큼만 달려 적당한 곳에서 쉴 예정이다. 마음이 느긋하니, 제주도의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 여관에서 잘 자고 나왔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욕심은 비우니 순간이 채워지다 제주도..
10.26(수):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총 : 73.5Km ▲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총 : 73.5Km 박물관을 나와 일주도로를 따라 달린다. 가는 도중에 괜찮은 음식점이 있으면 들어가서 먹으려 했다. 설마 제주도민들이 비싼 관광지 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저렴하고 맛 좋은 음식점을 발견하다 조금 이동하니 바로 기사식당 비슷한 곳이 보이더라. 관광지 음식점에서는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이 일인분에 15000원이나 하더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요량으로 왔다지만 그 돈을 내고 먹을 정도로 보짱은 없었다. 그런데 여긴 반절 가격인 7.000원인 게 아닌가. 그 가격을 보는 순간, 이게 현실인가 할 정도였으니 믿기지 않더라. 음식맛도 ..
10.26(수):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 (23.7Km) ▲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 (23.7Km) 개운하게 일어났다.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만 빼고는 괜찮았다. 오늘이 올가을 치곤 가장 춥다던 날인데, 생각만큼 춥진 않더라. 가장 남쪽에 있는 제주도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겨울옷을 입고 나섰는데 얼마 가지 않았는데 무지 덥더라. 그래서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오늘 목표는 서귀포시를 지나 남원읍까지 가는 것이다. 물론 해안도로로만 따라 간다면 꽤나 먼 길이다. 그래서 오전엔 ‘건강과 성 박물관’까지 가기로 정하고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내륙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 달리기 정말 좋은 날씨다.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으면 샛길로 빠져라 한..
10.25(화):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 (35.8km) ▲ 제주시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 (35.8km)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보고 처음으로 자전거 하이킹을 떠난다. 도보로 여행을 한 적은 있어도 자전거로 여행해 본적은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다. 과연 잘 완주할 수 있을까? 그리고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는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제주도의 모습은 영상 속에서 보아오던 그런 아름답고 격조 있는 풍경일까? ▲ 군산에서 비행기를 탔다.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는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하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다 비행기를 타러 탑승 수속을 밟을 때, 무언가 딱 걸리고 말았다. 드라마 같은데서 탑승 수속 도중 칼 같은 금속 물질이 나와 실랑이가 벌어지곤 했는데, 그게 내 이야기가 되고 만 것이다. 자..
목차 1. 겨울방학에 받은 첫 번째 과제, 날 멸망시킬 태풍 나에게 던진 겨울방학 숙제 미완의 숙제, 그리고 새로운 숙제 동섭쌤의 강의가 던진 숙제 2. 겨울방학에 받은 두 번째 과제, 우물 안 개구리 공교육 교사들이 던진 숙제 2016년은 지적폐활량을 키우는 해 3. 개학여행 그리고 자나 깨나 동파조심 1월 마지막 주에 개학과 동시에 여행을 떠나는 이유? 올겨울 최악의 한파가 찾아온 날 동파되다 4. 한파가 찾아온 날 떠나는 스키여행 올겨울 최악의 한파가 찾아온 날 여행을 떠나다 백양리역에서 가방을 놓고 내린 사연 깔끔한 숙소, 하지만 비싼 음식 가격 5. 장갑사건과 스키복장에 관해 장갑이 없으시다구요? 우리에겐 양말이 있잖아요~ 스키복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실력에 따른 복장이 있을 뿐 6. 도전엔..
17. 흔들리되 방향성이 있는 사람으로 이제부턴 출발하며 썼던 ‘뜨거운 물이 졸졸 흐를 수 있도록 틀어놓고 나왔다. 이 작은 행동이 큰 사건을 빚어냈으니’가 무슨 사건인지 밝히도록 하겠다. 날이 어제 오후부터 대폭 풀렸기에 포근한 기운을 느끼며 집으로 간다. ‘과연 온수는 나올까?’하는 기대를 하며 빠른 속도로 걸어서 집에 간 것이다. ▲ 2박 3일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이제 각자의 공간으로 간다. 겨울엔 자나 깨나 수도의 물조심 그런데 현관문을 여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났고 앞엔 수증기가 자욱했다. 순간 평소의 집과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 화들짝 놀랐고, 무슨 일인가 싶어 상황판단을 하려 했다. 그랬더니 해동이 되면서 온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온수가 나오며 바깥과의 온도차이로 인해 수증기가 발생하..
16. 여행이 끝나갈 땐 늘 아쉽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언제나 아쉽다. 어제는 스키를 타느라 힘들어서 재밌게 놀지 못했으니, 오늘만큼은 마지막 저녁을 불살라도 된다. 준영이는 야간 스키를 타고 싶다고 말했기에, 승태쌤은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야간 스키를 타던지, 노래방을 가던지 하는 것으로 말이다. ▲ 노래를 열창 중인 현세와 지훈이. 노래를 사랑하는 아이들이니 4시간이 금방 지나갔을 것이다. 둘째 날 저녁의 아쉬움 그러자 아이들은 한참 생각하는 듯하더니, 준영이와 기태는 야간 스키를 타는 것으로, 그 외 나머지는 노래방에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내심 민석이도 야간 스키를 탈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훈이가 스키를 탈 생각이 없자 마음을 접은 듯했다. 스키팀은 12시까지 타고 돌아왔고, 노래팀은..
15. 그래 우리 한 걸음씩만 나가보자 현세의 “저는 앞으로 살면서 몸 쓰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겠어요”라는 발언은 어찌 보면 ‘못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정도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나 또한 청소년 시절엔 몸치라고 생각해서 웬만하면 운동을 하지 않으려 했다. ‘운동엔 잼병’이라 나 자신을 규정해 놓으니, 무얼 하든 빠지기 쉬웠고 그에 따라 별로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 ▲ 저녁은 제육덮밥이었다. 보드와 씨름을 한 바탕 하고 먹는 것이라, 완전 꿀맛이더라. 부족하기 때문에 안 하면, 영영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나 자신을 틀지어 놓으니, 그 한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안주하게 되더라. 어찌 보면 사람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한계를 넘어서면 더 높은 시좌를 얻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걸 모두 거부했..
14. 현세의 도전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민석이에겐 책임감과 함께 인내심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오전 회의시간에 보인 반응은 오히려 ‘이기적이더구만’이라 오해할 만한 구석도 있었다. ▲ 오전 회의 시간의 반응은 어찌 보면 그 자리에 멈추지 말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봉사활동에 대한 반응으로 민석이를 보다 2016학년도 단재학교의 일정을 공유하며 매달 두 번씩 봉사활동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민석이가 대번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너무 자주 한다는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경우 민석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처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위의 예에서처럼 민석이가 그렇게 막무가내로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황에 따라 자신이 책임지기로 했으면 그..
13. 민석이의 도전 보드와 한바탕 씨름을 벌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빨라질라치면 몸이 먼저 긴장하여 알아서 넘어질 준비를 한다. 아무 준비가 없이 넘어지는 것보다 넘어질 것 같아서 미리 준비한 후 넘어지는 게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특히 토엣지는 뒤돌아 있는 상태이기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절로 겁이 난다. 그땐 오히려 넘어질 것을 대비하여 몸이 한껏 긴장되다보니, 맘대로 움직여지질 않는다. 때론 과감히 몸을 움직여 기술을 쓸 수 있어야 ‘아 이런 식으로 하니깐 훨씬 쉽다’고 깨달을 수 있을 텐데, 미리 넘어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그럴 기회가 없다. 나는 지금 용기와 한바탕 씨름을 벌이고 있다. 나의 씨름과 별개로 초보코스에서는 두 명의 사내가 각자의 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분명히 둘은 함께 스키를 ..
12. 두 번째 보드 도전기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강습을 받으러 온 학생들을 본다. 먼저 강사가 시범을 보이면 그것에 따라 아이들은 하나씩 연습을 하며 내려가는 것이다. 강사는 아주 느린 속도로 양팔을 벌려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다가, 서서히 팔을 90도 가량 돌리며 보드의 방향을 전환하며 내려온다. ▲ 보드를 배우러 앉아 있는 사람들. 배우려는 마음이 예쁘다. 바보는 빠름을 추구하고, 실력자는 완급조절을 추구한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초급코스라 해도 경사가 꽤 되었기에 천천히 내려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강사는 꼭 슬로우비디오를 찍듯 아주 느린 속도로 자연스럽게 턴을 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주 느린 속도’라는 거였다. 어떻게 저 경사에서 저런 속도를 낼 수..
11. 두 번째로 보드를 타는 이의 각오 2시간이 넘도록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허기가 몰려온다. 점심은 떡만두라면이다. 물론 어제 저녁이었던 카레와, 아침이었던 볶음밥이 남아 있으니 배부르지 않는 사람은 그걸 먹어도 된다. 밥을 먹는 동안 눈은 거의 그쳤다. 스키장에서 눈을 본다는 건 또 다른 흥취를 불러 일으켰다. 참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들이다. ▲ 떡만두라면을 먹는 아이들. 두 번째 하면 어찌 되었든 첫 번째보다는 익숙해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키를 타러 가면 된다. 어제 아주 기초적인 부분을 익히고 나니, 본격적으로 어떻게 타야 하는지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기태와 함께 보드 타는 동영상을 찾아봤다. 거기엔 이미 많은 영상들이 있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좀 보고 올 것을’하는 후회도 들..
10. 치열한 토론의 순간, 우린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 그런데 결과는 어차피 ‘실패’이기에 보통 ‘역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맡기면 그건 실패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 더욱 더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라고 결론 내리기 십상이다. ▲ 2월 3일에 열심히 회의를 하고 잠시 쉬는 모습. 우리가 원하는 학교를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자유를 누려봐야 누릴 줄 안다 실패의 경험보다 계속된 성공의 경험을 통해 아이가 자신감을 얻고 더 나은 조건에서 자신의 꿈을 찾도록 하자는 논의가 바로 이런 생각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처럼 ‘돼지엄마’가 극성을 부리고, ‘엄마=학습 매니저’가 각광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이를 부모의 욕망을 대리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
9. 4년 만에 다시 시작된 교사 없는 학교 오전엔 2016학년도 학사일정, 2월 한 달 동안 진행될 ‘교사 없는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오후엔 스키를 타러 간다. 이런 상황이니 한껏 여유로울 수밖에 없다. 8시에 일어나기로 했기에 7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준비를 했다. 기태가 덥다며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 찬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닿아 설잠을 자야 했다. 아침밥은 볶음밥과 미역국이다. 아이들이 8시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초이쌤은 일찍 일어나셔서 준비를 해줬다. 아침을 먹고 아이들이 씻을 동안 잠시 쉰 다음에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 아침밥을 먹고 설거지 하는 현세. 2016년 학사일정, 예술과목에서의 선택 올해 변화된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다양한 예술 활동을 ..
8. 처음 보드를 타며 速成의 문제점을 간파하다 보드를 슈즈에 연결하니 몸은 더욱 더 굳어져 간다. 두 발이 족쇄에 묶여 자유라도 박탈당한 마냥 힘겹게만 느껴지니 말이다. ▲ 보면 어렵게 생겼는데, 두 개의 끈만 꽉 조이면 된다. 생각보다 쉽고 편하게 되어 있다. 보드에서 일어서기 부츠를 보드에 연결할 땐 두 끈을 바짝 조이면 된다. 앵글버클과 토우버클을 당기면 꽉 조여지고, 그 안의 작은 버튼을 누르면 풀리는 형식이다. 물론 이건 빌린 부츠이기에 간혹 고장 난 것들도 있어 쉽게 풀어지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번 보드에 연결했다 풀었다를 반복해보니,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알겠더라. 역시 모든 건 시행착오를 겪으며 몸으로 익혀야 한다. 이제 보드도 연결이 되었겠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기만 하면 ..
7. 몸이란 타자와 소통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보드 타기에 도전해야 한다. 스키를 타는 아이들은 초급코스로 갔고 보드를 타는 아이들(기태, 현세, 나)은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해야 했기에 연습코스로 왔다. 아주 완만한 언덕을 보드를 들고 올라간다. 보드슈즈를 보드에 묶고 푸는 방법도, 보드에서 일어서는 방법도 하나도 모르는 생초보 둘을 이끌고 기태가 앞장서서 간다. ▲ 식당에서 바라보이는 스키장의 모습. 저긴 급경사여서 그런지 탈 수 있는 곳은 아니더라. 육체는 타자이기에 지배하려 하기보다 이해하려 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몸이야말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연물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연물을 대할 때 지성이 비로소 발동되는 것이죠”라는 우치다쌤의 말이 떠오른다. 지금까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
6. 도전엔 늘 불안이 따른다 5년 전엔 모두 스키를 타는 분위기였기에 당연히 스키를 탔다. 그리고 스키를 타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보드는 좀 더 실력이 쌓여야 탈 수 있다고 한다. 스키는 두 발이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컨트롤하기 쉽지만, 보드는 두 발을 동시에 붙여야 하기 때문에 한 번 넘어지면 일어서기도 힘들고 이동도 힘들다는 것이다. 겨우 스키장에 두 번 와봤기 때문에 보드를 탄다는 건 언감생심이라 생각했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르는 꼴’이라고만 생각해서 이때도 스키를 타려 했다. 두 번째 스키장 방문에 보드를 타게 된 사연 하지만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여러 사람에게 똑같은 얘기를 들으면 갈등하게 마련이다. 한 사람에게 듣는 거야 ‘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나 보다’ 정도로 생각..
5. 장갑사건과 스키복장에 관해 여는 글에서 밝혔다시피 겨울방학 동안에 두 가지 숙제를 한꺼번에 받으며 혼란에 빠져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개학을 했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온 것이다. 아이들에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이 날엔 처음으로 보드를 타기에 두렵기도 기대되기도 하는 등 더 혼란스럽기만 했다. ▲ 숙소에서 잠시 쉬며 티비를 보는 아이들. 장갑이 없으시다구요? 우리에겐 양말이 있잖아요~ 점심을 먹고 다시 숙소에 올라와 스키 탈 준비를 했다. 스키복을 가져온 아이들이 있기에 스키복을 입고 모이기로 한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생소하다 보니,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민석이는 스키복을 챙겨서 입기 시작했고, 나머지 아이들은 빌릴 ..
4. 한파가 찾아온 날 떠나는 스키여행 9시 30분에 왕십리역에서 모이기로 했다. 지민이는 같이 가자고 카톡을 보내왔지만, 정훈이는 이번엔 혼자 가고 싶은지 아무런 반응도 없더라. ▲ 꽁꽁 얼어붙은 북한강의 모습. 이런 모습 처음이야. 올겨울 최악의 한파가 찾아온 날 여행을 떠나다 9시 15분쯤 왕십리역에 도착했지만 모이는 장소가 ‘1번 출구 지하’로 명시되어 있기에 중앙선 환승통로로 가지 못하고 1번 출구 앞에서 서성 거려야 했다. 혹시나 빨리 와서 개찰구를 빠져나가 기다리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민이는 “왜 2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이렇게 기다려야 해요?”라며 불멘소리를 하지만, 서로 동선이 엉켜서 시간이 지체되는 것보단 나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늦지 않고 제 시간에 ..
3. 개학여행 그리고 자나 깨나 동파조심 올해엔 특별하게 개학과 동시에 여행을 가게 되었다. 원래는 단재학교도 제도권 학교와 같이 3월에 개학했지만, 한 달 정도 워밍업을 하자는 의미로 2013년부터는 2월에 개학하고 있다. ▲ 이번 여행의 모든 계획은 승태쌤이 짰고, 초이쌤이 식단을 짰다. 1월 마지막 주에 개학과 동시에 여행을 떠나는 이유? 그런데 올핸 2월도 아니고 1월 마지막 주에 개학하는 것이니, ‘그러다 아예 방학 자체가 없어지는 거 아니야?’라고 의아해할 만도 하다. 하지만 개학이 앞당겨지게 된 데엔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 설날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설이 2월 둘째 주에 있기에 2월에 개학하여 조금 학교생활이 적응될 만하면, 다시 쉬게 되어 어중간한 느낌이 있기 때문..
2. 겨울방학에 받은 두 번째 과제, 우물 안 개구리 한 때는 공교육 교사를 꿈꾸다가 그게 좌절되자, 출판사 편집자가 되기 위해 준비했었다. 그러다 운 좋게 대안학교인 단재학교에 교사로 오게 되면서 다시 교육자의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이다. ▲ 학교에 들어와서 있으니 여러 교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공교육 교사들이 던진 숙제 ‘군자는 그 자리에 처하여 그 자리에 합당한 행동에 최선을 다할 뿐, 그 자리를 벗어난 환상적 그 무엇에 욕심내지 않는다(君子 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중용』 14장’라는 인용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각도 달라지고 고정된다. 지금은 교사이기에 교육에 대해, 배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자..
1. 겨울방학에 받은 첫 번째 과제, 날 멸망시킬 태풍 2016년 1월 25일은 단재학교의 겨울방학이 끝나고 2016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던 날이다. 한 달여의 아쉬운 겨울방학은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 올겨울은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왔고, 남부지방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그 기간동안 난 뭘 했지? 나에게 던진 겨울방학 숙제 방학이 시작 될 때만 해도, 이걸 해볼까, 저걸 해볼까 생각은 많았지만 막상 시작되면 별 것 없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어렸을 때 방학계획표를 짤 때의 모습도 딱 이랬다. 계획표를 짠다고 거의 하루를 다 보내곤 했었는데, 야심차게 24시간을 시간대별로 나누어 배치했다. 그 중 단연 ‘공부’에 제일 많은 시간을 할당했고 자는 시간은 11시, 일어나는 시간은 6시로 정할 정도로 ‘..
어린이대공원 트래킹 목차 1. 좌절한 청춘들이 어린이대공원으로 트래킹을 가다 청춘은 아름답지 않다 봄이 오면 마음에도 꽃이 핀다 봄을 누리러, 어린이대공원으로 떠나다 2.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다 지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자신만의 지각 목표치를 정하다 3. 지각이 트래킹 기분을 망치다 늦는 아이들은 언제나 늦는다 지각은 약속을 지킨 사람들의 기운을 빠지게 한다 태기 지각의 의미 4. 어린이대공원과 ‘역사적인 아이’ 태기의 독특한 캐릭터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도시락 만찬이 그리워지는 대공원의 점심시간 준영이의 지각을 바라보며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은, 영원한 아이가 아닌 역사적인 아이가 되는 시간 5. 어린이대공원엔 놀잇감이 있다 대공원의 아쿠아리움, 바다동물관 사람의 정복욕과 소유욕이 만든 공간,..
6. 어린이대공원엔 이야기가 있다 조류까지 모두 보고 잠시 쉴 겸 자리에 앉았다. 거기서 아이들은 준영이 핸드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간단한 아이큐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 아이들은 침팬지와 아이큐 대결을 하며 한껏 즐거워하고 있다. 무에 그리 신날꼬~ 여럿이 모이면 평범한 순간도 특별한 순간이 된다 우리가 앉은 의자 앞엔 침팬지가 있었는데, 아이큐가 무려 70이나 된다고 해서 아이들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럴 리는 없지만, 침팬지보다 아이큐가 낮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우리를 감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앱은 정식으로 문제를 풀며 아이큐 테스트를 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계산기앱으로 머리에 두 번 대었다 떼었을 때 표시된 숫자를 아이큐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 숫자를 아이큐로 받아들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