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건빵 (262)
건빵이랑 놀자
4. 결과: 서는 순간 넘어질까 조심하라 27일(화) 6시 30분에 처음으로 학교에 다시 올라간다. 전주에 자리 잡고 임고반에 들어왔지만 늦은 시간에 임고반에 올라간 적은 여태껏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시작은 해야 했기 때문에 노트북을 챙겨들고 올라온 것이다. 그때의 바람은 ‘시작이라도 됐으면’하는 거였다. ▲ 3월 28일. 초고 완성 후 다듬는 모습. 힘들지 않게 써진 원고 다행히도 지금 진리관은 예전과는 달리 강의실이 열려 있는 곳이 많다. 그래서 맘만 먹으면 한 강의실에 틀어 박혀 맘껏 끼적이는 게 가능하다. 여태껏 이런 환경을 그토록 원했었다. 하지만 서울에 있을 땐 도서관에선 타자를 치며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두 번이나 하이몬드 커피숍에서 글을 쓰며 시간을 ..
3. 결과: 도전과 힘찬 발걸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대회를 한다는 얘길 듣고 도전은 시작됐다. 2010년에 김대중 자서전 독후감 대회 이후로 글쓰기를 계속해왔기에 ‘김대중 자서전 대회에선 아쉽게 떨어졌지만 그때 이후로 내실이 더욱 갖춰졌으니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넘쳤다. 더욱이 3월 말까지란 시간은 더욱 맘에 들었다. 3월 7일에 이사하고 15일엔 임고반에 들어왔으니 적응할 시간도 넉넉했고, 적응한 이후에 제 컨디션으로 한 번 책과 찐하게 데이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오랜만에 설레게 한 공모전이었다. ‘고요한 밤이 눈’과 새로운 인연을 맺다 이렇게 참가를 결정했지만 이제 고민이 되는 건 어떤 책을 선정해야 하는가 하는 ..
2. 준비: 메뚜기 작전으로 초고를 완성하기 대망의 수요일이 되었다. 이날은 어제의 흐름을 이어받아 거의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한 편의 글을 두 편으로 나눠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까지 글을 써본 경험으로 얘기해보자면 글을 편으로 나누지 않고 통으로 기억하며 쓸 경우 전반부에 너무나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후반부에선 급속도로 힘이 빠지고 질이 나빠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듯이 ‘수학의 정석’을 볼 때 그 방대한 분량을 모두 다 제대로 보겠다고 욕심을 내면 정작 집합이 넘어가기 전에 그 의욕은 산산이 무너져 내리게 되는 것과 같다. ▲ 내용이 꽤 복잡하기에 두 번째 읽을 땐 좀 더 정리를 하며 읽었다. 빈 강의실을 찾아라 이른 아침부터 강의실 시간표를 확인하니 다행히..
1. 준비: 창조적 착각이 만든 글쓰기의 역사 글쓰기는 여러 번 말했다시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자발적으로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도도하게 흐름을 유지해오고 있다. ▲ 15살때부터 31살 때까지 쓴 일기장들. 착각이 만든 변화, 환경이 만든 변화 그러다 심지어 고등학생 땐 ‘난 글 정말 잘 쓰는 사람이다’는 창조적인 착각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걸 착각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뚜렷한 칭찬을 받았던 적도, 수상 경력(교지에 두 번 나의 글이 실린 정도)이 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착각으로 꾸준히 일기장에 글을 쓸 수 있었고 그 명맥을 유지해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글쓰기가 하나의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건 단재학교란 글쓰기를 중시하는 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부터다. 다행히도..
지극한 덕이 아니면 지극한 도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요일에 느꼈던 충격을 그대로 가슴에 안고 가려고 하고 있다. 현 상태를 알고 무엇이 문제인 줄을 알았다면 제대로 보수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아픔은 아픔 자체로 끝나지 않는 긴요한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늘 이 맘 때엔 무언가 될 것 같다는 생각만 했으니, 이런 한계를 느껴 더 분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지금부턴 이 마음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하고 대비하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뀔 테니까.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苟不至德, 至道不凝焉 ‘至德의 세계’는 매크로한, 즉 눈에 확연히 보이는 운행, 진리 등을 가리키고 ‘至道의 세계’는 마이크로한, 즉 우리가 가야할 길로 세세한 규칙과 계획 등을 가리킨다. 즉 위에 인용한 『중용』 27장의 내용은..
희망을 보다 떨어졌다. 세 번째 낙방이다. 내신점수를 포함해서 99.5점을 맞았어야 했다. 즉 79.5점(가산점 3점 포함)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두 문제 차이로 떨어진 격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접근이다. 그런데 이 점수여도 전북에선 73+8(지역가산점과 복수전공 가산점 포함)으로 확실히 합격권이었고 전남에선 간신히 커트라인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자위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결과론적으로 비교해서 뭐 할 텐가 모두 부질없는 이야기일 뿐인 걸. 어디까지나 가고 싶었기에 경기도로 갔고 내 모든 걸 다 해서 이루어낸 성적이니까. 그런데도 어쨌든 현실에선 암울하게 떨어졌으며 이건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진실인 것을. 고로 확실히 실패했다. 이것 하나만은 고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목차 1. 또 덤비면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안타까운 낙방, 그래서 희망을 노래하다 2. 정약용이 알려준 위기 관리법 위기를 뒤집어보던 정약용 정약용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 3. 실력을 객관화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자 나의 실력을 객관화해야 한다 이 씁쓸한 마음을 잘 간직하고 자양분으로 삼아라 4. 심플한 성공의 비결 베바에 맘이 뺏기다 실패만 하던 강건우가 전해주는 성공담 인용 지도 임용 Life
4. 심플한 성공의 비결 서두에 인용한 드라마는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의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이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진검승부를 하는 명장면이다. 그런데 이 대화엔 이미 자기의 존재에 대해 변화된 것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1편에서 나오던 강마에와 강건우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많이도 바뀌었다. 베바에 맘이 뺏기다 베바, 정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던 드라마다. ‘신귀공자’ 이후로 처음이지 않을까. 솔직히 처음엔 내용 따윈 모르고 그저 음악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다운 받아 놓았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선율로 풀어놓은 예술장르다.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는 단순한 라디오가 될 수도 있고 가슴 ..
3. 실력을 객관화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자 작년엔 과락으로 떨어졌다. 내 실력에 대해 회의가 들 수밖에 없었다. ‘과연 난 한문을 좋아하고 있고 이걸 통해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하는 심각한 회의감에 빠지는 건 매우 당연했다. 나의 실력을 객관화해야 한다 하지만 올핸 확실히 합격권에 들었다. 내 실력이 갑자기 월등히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감을 찾은 것일 뿐이겠거니. 이런 과정을 통해 나의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두루 섭렵한 탄탄한 기반 아래에 한문이란 학문의 실력을 갖춰 나가는 것. 공들여 쌓은 탑은 무너지지 않듯 내 자신의 방황이나 타학문으로의 외도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된 계기였으니 말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올해의 임용고사는 반쯤 성공을 거둔 셈..
2. 정약용이 알려준 위기 관리법 今汝旣不能赴科, 卽科文已忘憂矣. 吾意汝已爲進士矣, 已爲及第矣. 識字而無科擧之累, 與爲進士及第者, 奚擇焉? 汝眞得讀書時矣. -정약용, 「寄二兒」 이제 너는 이미 과거시험을 볼 수 없으니, 곧 과거시험의 문장은 이미 근심에서 잊혀졌다. 그래서 나는 네가 이미 진사가 되었고 이미 급제하였다고 여기는 것이다. 지식인으로 과거시험에 얽매이지 않으니, 진사와 급제한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너는 참으로 독서의 때를 얻었다. ▲ 정약용의 일화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위기를 뒤집어보던 정약용 노론의 정치 보복으로 승승장구하던 정약용은 유배되고 가문은 폐족이란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절망도 이런 절망이 없을 터.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그러한 당당함은 위 편지의 내용만으로도 ..
1. 또 덤비면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베토벤 바이러스’ 마지막 장면. 시립교향악단&마우스필 공연에 떠난 줄 알았던 강마에가 돌아와 강건우와 마주친다.) 마에: 안녕히 가시라니? 이 짓들을 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안녕히 가? 지금 누구 놀려~ 건우: 안녕히 가면 왜 안 되세요? 마에: 멍청한 짓들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그렇게 실패했으면서도 몰라. 이건 끝이야. 시향도 그렇고 너희도 그렇고 끝난 거라고. 건우: 끝이라니요?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관두면 맞는데요, 또 덤비면 또 다른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가면 그게 바로 성공이고요. 마에: (책망하듯) 인생 쉽다. 아흔 아홉 번 실패할 수도 있어. 건우: 근데 선생님도 그렇게 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신 거잖아요. 저희..
2차 임용 후기를 끝내다 D-3일이다. 이제 3일 후엔 희망적이든 비관적이든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다. 그때에 가선 아무리 이 순간을 회고해보려 해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니 결과가 아무리 기다려질지라도 이 순간의 순간에 머물며 이순간의 기쁨들을 되새김질해보는 정성이 필요하다. 2차 후기를 마치다 2차 시험이 끝나고 난 후부터 계속해서 계속해서 2차 후기를 쓰고 싶었다. 이런 풍조는 단재학교에 가서 무언가를 들을 때부터 후기를 쓰던 습관부터 비롯되었지만 작년에 1차가 끝났을 때에도, 올해도 1차가 끝났을 때에도 후기를 썼기 때문에 당연히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2차 시험을 본 건 지금까지 6번 시험을 봤음에도 처음이지 않은가. 그건 내 인생에 있어서 최초의 순간이 분명하고..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후기 목차 1. 7년을 돌아 다시 시작한 임용 공부 교육과 글쓰기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단재학교에서의 7년 7년 만에 다시 임용에 도전하다 처음으로 이룬 쾌거, 1차 합격 2. 걸음걸이에 어린 행복으로 천안에 오다 임용시험을 위해 다시 천안에 올라오다 걸음아 나 살려라 3. 임용 면접을 보러 오다 면접일 새벽의 풍경 포근한 날씨에 면접을 보다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대기실에 흐르는 긴장감 관리번호를 뽑다 5. 무의식 상태로 면접을 보다 시험의 중압감에 한껏 눌린 구상실 나 지금 뭘 말하고 있지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2차 시험 마지막 날의 시작 이틀째 오는 고사장, 왠지 친숙하다 7. 면접보다 수월했던 수업 구상기 마음 졸이던 관리번..
8. 모든 경험은 발판이 된다 최악의 수업실연을 올해 경험했었다. 첫 수업실연을 하던 날 열심히 준비한 지도안에 따라 실연했었는데 그때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던 것이다. 수업을 보고 있던 사람은 불만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무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가득 담아 수업을 구성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수업의 기본 방침은 ‘문제가 될 만한 건 하지 말자’는 주의였는데 그것에 위배된 지도안을 구성했고 수업을 했으니 그런 반응을 봐야 하는 건 당연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평가자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수업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거였다. 그건 그저 벽을 보고 수업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에 대해 반감이 가득한 존재를 앞에 두고, 전혀 들을 맘이 없는 사람을 앞에 두고..
7. 면접보다 수월했던 수업 구상기 8시 40분쯤엔 드디어 관리번호 추천이 들어갔다. 어젠 앞에서부터 뽑아 3번째에 뽑을 수 있었지만 오늘은 뒤에서부터 뽑는다. 그러니 내가 뽑을 땐 세 개의 명찰만 남는 것이다. ▲ 어제보타 맘이 편안해지니 대기실에 있어도 절로 즐겁다. 마음 졸이던 관리번호 추천 어제도 잠시 고민하긴 했다. 손에 바로 잡히는 걸 뽑을까, 뒤적인 다음에 뽑아볼까 하는 고민. 그러나 막상 순서가 됐을 땐 손에 잡히는 걸 바로 뽑았고 그래서 결정된 번호가 14번이다. 그래도 면접은 수업실연에 비해 빨리 진행되기에 괜찮을 줄만 알았는데 막상 3시간 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 죽겠더라. 그런 경험이 있던 탓에 오늘은 더욱 더 앞 번호가 나오길 바라게 됐다. 수업실연은 충남의 경우 작년까진..
6. 두 번째 오니 훨씬 편안해진 대기실 면접이 끝나고 햄버거를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수업실연 준비는 작년엔 1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스터디를 하게 되어 4번을 해볼 수 있었지만 올핸 1차 시험이 끝나고 나선 준비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1차 합격자 발표가 나고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했었다. 처음에 차려진 스터디가 있었지만 나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와해되었고 날마다 한 번씩 수업실연을 해보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고서 남은 기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총 13번의 수업실연을 했으니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할 수 있으리라. ▲ 2차 준비를 위해 수업실연을 참 많이도 했다. 나의 창조적 착각 '난 수업을 좋아하니까' 2차 시험 마지막 날의 시작 드디어 대망의 수업실연을 해야 하는 아침이 밝..
5. 무의식 상태로 면접을 보다 사람이 어느덧 많이 빠져나갔다. 지금은 8명 정도가 남아 있는 상태다. 내 차례가 멀지 않다고 느껴지니 화장실을 다녀와야 할 것 같더라. 그래서 손을 들어 화장실에 가겠다는 표시를 했다. 여긴 화장실에 갈 때 함부로 갈 수가 없다. 아마도 화장실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 한 번씩 차례를 배정받아야만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화장실에서 나오며 복도에 있는 감독관에게 시간을 물으니 글쎄 10시 40분이란다. 세상에 면접이 시작되고 고작 1시간 40분 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은 건데도 체감적인 시간으론 3시간 정도 흐른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정말 시간 안 가더라..
4. 정적이 흐르던 대기실에서 관리번호를 뽑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왔다. 한문 교과 대기실은 오른쪽 가장 끝 반에 배치되어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보니 구상실이나 면접실의 분위기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더라. 늘 어떤 환경에서 2차 시험이 실시되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여기선 개방되어 있으니 좋긴 하더라. ▲ 우리 대기실은 복도 끝에 있어 환한 느낌이 든다. 대기실에 흐르는 긴장감 7시 49분에 내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18개의 책걸상이 배치되어 있고 이미 몇 명의 사람들은 와서 앉아 있더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1차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만약 최종 합격을 한다면 이 사람들 대부분이 동기가 되는 셈이니 매우 행복한 일이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
3. 임용 면접을 보러 오다 오늘 드디어 면접을 보는 날이다. 처음 보는 면접시험인데다 10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4문제에 대한 답을 구상하고서 면접장에 들어가 10분 만에 구상한 내용을 답해야 하는 특이한 방식 때문에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 2차 시험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접일 새벽의 풍경 그래서 잠을 설치면 어떻게 할까 걱정하긴 했는데 11시에 자서 4시 41분에 눈이 떠졌으니 잠은 충분히 잔 상황이었다. 컨디션은 괜찮나? 몸이 부대끼거나 정신이 흐리멍덩하지 않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지금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경부선 철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쉴 새 없이 여객선이나 화물선은 물론이고 1호선 전철도 지나다닌다. 한 번씩 지나갈 때마다 굉음이 엄..
2. 걸음걸이에 어린 행복으로 천안에 오다 임용 2차 시험은 이틀에 걸쳐 실시된다. 하루는 면접을 보며, 하루는 수업실연을 한다. 그런데 예년과 달라진 게 있다. 그건 바로 작년까지만 해도 수업실연을 첫째 날에 하고 면접을 둘째 날에 했었는데 올해부턴 어떤 이유에선지 면접을 첫째 날에 하고 수업실연은 둘째 날에 하도록 바뀐 것이다. 순서가 바뀐 것에 따른 일장일단은 있겠지만, 나의 입장에선 이번처럼 바뀐 게 더 낫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 이유는 충남에선 이번에 11명의 한문교사를 선발한다. 그래서 모두 1차에 뽑힌 인원은 18명(1명은 장애)이나 된다. 그러니 18번째까지 수업실연을 하려면 4~5시에나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처럼 수업실연을 첫째 날에 한다면, 거의 마지막 번에 배정된 사..
1. 7년을 돌아 다시 시작한 임용 공부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보았던 5번의 임용시험에선 1차 합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렇게 5번의 임용시험을 끝으로 더 이상 임용시험은 보지 않겠다고 맘을 먹었고 단재학교에 취직하게 된 것이다. ▲ 첫 임용시험을 봤던 때가 2006년이다. 교육과 글쓰기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단재학교에서의 7년 단재학교에서 생활한 7년이란 시간 동안 임용은 더 이상 꿈꾸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간 생각해왔던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모두 다 실험해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자주 전국 곳곳을 싸돌아다녔고 시를 그림이나 소설 등의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해보는 수업도 했으며, ‘우리끼리 프로젝트’라는 것을 통해 아이들이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
브런치북 낙방과 글쓰기 1.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떨어지다 좋아서 함에도 여전히 결과를 바라다 브런치북 두 번째 도전 실패와 글쓰기에 대한 돌아봄 2. 착각으로 시작된 글쓰기와 무럭무럭 커져간 바람 정말로 글을 쓰게 되다 ‘책을 내고 싶다’는 바람 3. 바보가 글 쓴다고 으스대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다 바람이 현실이란 벽에 막혀 바보가 으스대지 않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인용 지도 글쓰기
3. 바보가 글 쓴다고 으스대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다 아마추어 중에 아마추어인, 초짜 중에 초짜인 나에게 그렇다고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올리는 만무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모든 사람이 볼 만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었으니, 그런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여전히 기대를 했다. 그리고 또 바랐다. 바람이 현실이란 벽에 막혀 그렇지만 희망을 걸었던 것은 ‘브런치북 프로젝트’였다. ‘브런치’란 글쓰기 플랫폼에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1년에 두 번 책 출간 프로젝트를 한다. 브런치 관계자와 출판사 관계자들이 열심히 지금까지 쓰인 글을 보고서 ‘충분히 출간할 만하다’고 판단되면 책으로 출간해주는 프로젝트다. 이미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첫 번째는 ‘브런치’란 플랫폼을 몰라서 도전..
2. 착각으로 시작된 글쓰기와 무럭무럭 커져간 바람 고등학생 때 밑도 끝도 없이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근거도 없고, 그럴 만한 결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남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나도 ‘반신반의’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 간절히 바라면 입으로 끊임없이 외치면 된다. 정말로 글을 쓰게 되다 그런 막연한 생각이 출발점이 될 때가 있다. 뭐든 딱 부러지게 ‘~~~하니, ~~~~할 거다’라고 생각하는 건 도전이기보다 지금 당장 보이는 것만으로 좇아가게 만든다. 그러니 그 어리던 순간부터 나는 나름 도전 정신을 지니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고, ‘내 꿈은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처럼 한때 치기가 가득했다고도 ..
1.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떨어지다 살다가 갑자기 멈춰 설 때가 있듯이, 계획대로 달려가다가 어긋나 생각을 다듬는 때가 있듯이 맹렬히 달려가다가 어느 순간 멍하니 멈춰 서서 ‘내가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에 빠져들 때도 있다. ▲ 세 번째 브런치북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좋아서 함에도 여전히 결과를 바라다 달린다는 건 꿈이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 하면 될 것 같은 게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엔 맹목적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달렸다고 한다면, 지금은 맹목적이지도 그냥 잘 될 거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고 싶고, 할 만하기에, 그리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그것이기에 할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정말 그렇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꿈도 이루어지고 뭔가 새로운 돌파구도 마련되고..
글이란 그저 쓰는 것 한 달 전에 프랑스에 간 현세에게 어제 갑자기 카톡이 왔다. 현세에게 카톡이 자주 오는 편은 아니지만, 간혹 카페에 들어와서 아이들이 쓴 글에 댓글을 남기기도 하고, 민석이나 지훈이와 틈틈이 소식을 주고받고 있는 것 같기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연락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 아니면 현세가 간혹 소식 전해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처음엔 후자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지만, 나름 현세가 잘 적응하는 것 같아서 이젠 그저 자연스러운 분위기에 내맡기기로 했다. 연락을 주면 얘기 나누고, 그렇지 않으면 놔두는 식으로 말이다. ▲ 현세가 보내온 사진들.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응원한다~ 맘껏 누비고 오시라...
글 제목과 조회수 아무래도 꾸준히 글을 써서 여러 플랫폼에 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성스럽게 쓴 글을 많이 사람이 보길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일기장에 쓰는 글이야 어차피 자신만 보려고 쓰는 것이기에 쓰고 나면 그만이지만, 블로그나 공개적으로 쓰는 글은 ‘조회수=글의 완성도’로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 일기는 내가 보기 위해 쓰지만, 인터넷의 글은 남을 보여주기 위해 쓴다. 그 차이가 조회수에 집착하게 만든다. 조회수와 글의 완성도는 연관이 있다? 그래서 글을 올리고 나서 조회수가 올라가면 함박웃음이 지어졌다가, 아무런 반응이 없거나 또는 전날보다 조회수가 내려가면 우울모드로 전환되는 ‘조증/우울증’의 급격한 심경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거기엔 어디까지나 조회수가 관여해 있고, 조회수를 단순한 ..
우물의 파나가는 심정으로 글을 쓰는 이유 페이스북에 정성스럽게 쓴 글을 올리면, 무반응이던지 ‘좋아요’가 3개 정도 달리는 편이다. 글 한 편을 쓰기 위해선 예전엔 몇 날 며칠을 고생했었고, 요즘은 4시간 정도 고생을 하며 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쓴 후엔 사람들이 그만큼 봐주길 원하고, 애쓴 만큼의 호응이 있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나 보다. 거의 보지 않는 글을 쓰며 나 혼자만 만족하는 글을 쓴다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기'를 완성해 나갔다. 하지만 열심히 쓰지만 사람들에게 반응이 별로 없다. 책을 쓰는 사람들이 부럽다 며칠 전엔 페이스북을 보다가 페북 스타에 가까운 차승민쌤의 글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
글쓰기와 서발문 목차 글쓰기 글이란 그저 쓰는 것잘 쓴 글과 조회수글쓰기의 새 방향 브런치 낙방기 세 번째 공모전 도전기 우물 파는 심정과 글쓰기애드센스 광고 정지되다애드센스와 PIN번호 제목과 조회수정착일지정착 완료기 책 읽는 이유 티스토리 게시글 일 만개 넘다 편집방향이 바뀌다 서문과 발문 06.10.25책을 또 다시 담아내다(讀書百遍義自見序)07.02.02해봐야 알지(經書集編序)07.02.20경서를 통해 나를 외치다(經書集編跋)07.10.18우물물이 나올 때까지 파야하는 이유(掘井錄序)07.10.18독서로 삶을 바꾸자(讀書百遍義自見序2)08.06.23비 맞고 집에 가서 차를 음미하며 마실 때(Happiness Note)08.08.18작은 차이가 천 리의 뒤틀림을 낳는다(旅程錄卷之九序)08.0..
글쓰기와 조회수 1. 브런치와 블로그 글쓰기 플랫폼의 차이 블로그에 비해 브런치가 좋은 점 블로그가 브런치보다 좋은 점 서로의 장단점이 있기에 블로그와 브런치를 동시에 운용하게 되다 2. 글을 쓴 후엔 조회수를 신경 쓰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다 ‘발버둥을 표현한 글’에서 ‘조회수를 신경 쓰는 글’로 3. 조회수 올리기 작전과 조회수라는 허상 브런치의 조회수 높이기 작전 개시 작전 실패,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변수의 출현 조회수라는 허상을 발견하다 ‘발버둥을 표현한 글→조회수를 신경 쓰는 글→건빵다운 글’로의 나아감 인용 지도 목차
3. 조회수 올리기 작전과 조회수라는 허상 그런데 블로그에선 조회수 100건을 넘기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블로그에 썼던 ‘송곳 토크 콘서트’ 후기를 브런치에 올리자마자 조회수가 100건을 순식간에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블로그 6년의 공이 70회의 조회수를 만들었는데, 브런치에선 겨우 6일 만에 100명을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 송곳 관련 글은 블로그 6년 공을 순식간에 넘어갔다. 브런치의 조회수 높이기 작전 개시 그 뿐인가? 심지어 26일엔 엄청 특이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학교에서 유명산으로 2학기 마무리 여행을 떠나는 날이라 10시까지 학교에 가면 되기에 여유롭게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은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의 영상을 편집 중이라 브런치엔 예전에 썼던 글 중 다시 소..
2. 글을 쓴 후엔 조회수를 신경 쓰다 지금도 생각나는 건 중2 때 일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여 재작년까지 일기장을 빼곡히 채워 왔다는 것이다. 누가 보면 대단한 일이라 평가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대단한 일이라기보다 그저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을 뿐이다.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보니, 안에 울체가 있었고 그 울체를 풀어내는 방식이었던 셈이다. ▲ 10권 이상의 일기장이 알알이 쌓였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다 하지만 그런 발버둥은 착각으로 이어져서, 고 2때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만들어 글을 써야 하는 대회가 있으면 지원할 정도였다. 분명하게 다시 말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착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나의 글에 대해 누구에게도 제대로 평가받아본 적..
1. 브런치와 블로그 글쓰기 플랫폼의 차이 요즘 글을 ‘브런치’에 올리고 있다. 11월 17일에 페이스북을 하던 도중, 섬쌤의 글을 통해 ‘브런치’라는 새로운 글쓰기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섬쌤이 말한 “브런치 주소를 바꾸고, 매거진도 만들고 하다 보니 예전 링크로는 접속하지 못하게 됐어요.”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해석불가였다. 당연하다. 새로운 플랫폼을 써보지 않은 이상, 그 시스템에 대해 알리는 만무하니 말이다. 그래서 링크를 타고 들어가 어떤지 봤더니, 블로그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뭔가 세련되어 보이는 게 맘에 들었고, ‘이것이다’라는 느낌이 와서 바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 섬쌤의 이 글을 통해 '브런치'란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블로그에 비해 브런치가 좋은 점 첫째 링..
애드센스 광고가 정지되다 임용 2차 시험이 끝난 후 한참 놀고 있는 날(29일)이었는데 잘만 되던 애드센스가 출력되지 않기 시작했다. 무슨 문제가 생겼나 싶어 조금 조정해봤지만 그때부터 나오지 않고 있었다. 최근에 애드센스가 정상화되면서 많을 땐 1900원이 들어오고 적게는 500원씩 들어오고 있던 때라 나름 긴장이 되었다. ▲ 2차 시험을 신나게 봤다. 그러고 편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애드센스의 역사 작년 1월 15일에 티스토리를 시작했다. 플랫폼을 바꾼 데엔 광고를 붙일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다음 블로그는 어떤 광고도 달 수 없는 반면, 티스토리엔 가능했으니 말이다. 광고들이 덕지덕지 붙는 걸 보고 ‘할까 말까?’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런 고민이 무색해질 정도로 광고를 달아야 할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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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麻雀, マージャン, Mahjong) 기본 – 용 만들기 신선이 되어 머리(2개 같은 숫자)와 몸통(3개의 같은 숫자나 이어지는 숫자) 4개를 만들면 ‘화료(승리, アガリ)’하는 게임. 머리같은 숫자나 자패로 2개 구성(‘커쯔刻子’라고 함)몸통연속된 숫자(‘슌쯔順子’라고 함)나 같은 숫자ㆍ자패로 3개 구성 멘쯔(面子)● 남의 패를 가져오는 ‘치(吃, 슌쯔를 만들러 가져오는 경우)’, ‘펑(碰, 커쯔를 만들러 가져오는 경우)’, ‘깡(槓, 4개의 패를 만든 경우)’을 하지 않은 상태로 이기는 경우● 족보에 없어도 용을 만든 경우 화료 가능. 울기(鳴き)● 남의 패를 가져오며 족보를 완성하여 이기는 경우.● 족보에 있어야만 화료 가능 쯔모(自摸)패산에서 패를 가져오는 것.멘젠(門前)남의 패를 가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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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와 눈먼 숲Ori and the Blind Forest 오리와 눈먼 숲 결정판(Ori and the Blind Forst: DE) 도전과제 가이드 (tistory.com) 오리와 눈먼 숲 결정판(Ori and the Blind Forst: DE) 도전과제 가이드도전과제 난이도: 매우 어려움 오프라인 도전과제: 57 온라인 도전과제: 0 100%까지 소요시간: 15 시간 이상 최소 회차 플레이: 3회차 이상 0. 들어가기 전 참고사항 1) 오리지널와 결정판 스팀에서witch-house.tistory.com The Journey Begins: 프롤로그 완료 (스킵 하지 않아야 한다.)Airborne: 5번 연속 이단 점프하기뭔소린가 싶겠지만, 긴소 나무의 포탈같은 데에서 계속 이단 점프하면 달성할..
올해 하고 싶던 것과 성취 2월 16일에 올해 하고 싶던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새해가 밝아 공부를 시작하며 열심히 준비했던 스터디는 와해되었고 맘을 가눌 길이 없게 되자 나만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이런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렇기에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과연 어느 정도 성취를 했는지 정리해보고 싶다. 더욱이 오늘은 1차 합격이란 한 번도 누려본 적 없는 영예까지 누리는 상황이 되고 보니 더욱 뜻깊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편집 분야 1. 중국역사 리뉴얼 중국역사는 늘 하던 식으로 책의 내용과 그 내용과 관련된 십팔사략의 내용을 통으로 올렸다가 너무나 양이 길어지고 보기 불편한 감이 있어 1차 시험이 끝나고 시간이 남을 때 모두 전면 개편했다. 글에 관련된 내용은 링크로 달고..
마치다 보면 새 길이 열린다 2019년 올 한 해를 회고해볼 때 공부의 방향을 설정하는 문제, 그리고 사람과 예기치 않게 부딪히는 두 가지 사건(A, B)과 같은 여러 상황들이 있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힘들긴 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이전하며 한문공부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부분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다. ▲ 공부와 커피 한 잔은 통한다. 심신을 안정 시킨다는 의미에서. 블로그를 이전하며 체계를 확실히 잡다 1월 중순부터 티스토리를 시작했다. 이유는 딱 하나 티스토리는 광고를 달 수 있어 돈벌이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티스토리로 정리를 하다 보니 다음블로그에 비해 확실히 좋은 기능들도 많고 더 접근하기 편하기도 하더..
책 읽는 자유 목차 1. 한비야가 알려준 책의 속성 우연히 찾아온 책 『중국견문록』, 책이 반완성품임을 알려주다 2. 연암이 선사한 유쾌한 충격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유쾌한 충격을 선물하다 좋은 책은 또 다른 책을 부른다 3. 알 수 없는 세계를 선물해준 책의 매력 알 수 없는 세계를 선물해 주다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북돋워주다 4. 지금의 삶을 위해 책을 펼치다 무엇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그것 자체가 목적으로서의 책 읽기 내일을 위한 독서가 아닌 오늘을 위한 독서로 인용 목차 사진 부커스2.0 소개 부커스2.0 편집후기 당선 소감
4. 지금의 삶을 위해 책을 펼치다 이런 이유로 난 오늘도 책을 펼쳤다. 보고 싶었던 책을 읽는 것이지, 이걸 읽는다고 지금 당장 돈이 나오거나 독서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무엇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그것 자체가 목적으로서의 책 읽기 임용을 공부하는 이들 중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엔 공감하지만 선뜻 손을 대지 못한다. “임용고시 준비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웬 여유를 그렇게 부리냐~ 합격하고 나면 그 때부터 읽을 거야.”라며 미룬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독서를 한다고 성적이 오른다거나 취업이 되는 건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근시안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그렇게 공부해서 합격한 들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데 어디에 기쁨이 있겠는가. 내가 재밌게 공부하지 못했으니, 학생들에게도 그..
3. 알 수 없는 세계를 선물해준 책의 매력 두 권의 책은 나를 찾아왔고 나를 읽었다. 그 후로 책이야말로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흔히 ‘타자’라 정의되는 것처럼 책도 ‘타자’라 정의할 수 있으며 어떻게 소통하려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얘기를 건네주기 때문이다. ▲ 두 권의 책은 늘 익숙하던 책이었지만 미끄러진 순간엔 전혀 다른 책처럼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세계를 선물해 주다 나는 ‘나라는 한계를 넘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이런 걸 흔히 공감능력이라 한다. 보통 우린 나의 마음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마음이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순 없다. 같은 쌍둥이일지라..
2. 연암이 선사한 유쾌한 충격 두 번째 서연은 그렇게 빠져들어 여러 책을 읽던 중 찾아왔다. 한동안 평판이 좋은 책들만 찾아 읽었다. 서서히 그런 류의 책들이 질려갈 즈음 전공과 관련된 책을 공부 목적이 아닌 순수한 목적(?)으로 읽고 싶어졌다. ▲ 임고반 나의 책장. 전공책들만 가득하다. 늘 이런 책들만 읽었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유쾌한 충격을 선물하다 그 당시 연암에 매료되어 있던 때라 그의 대표작인 『열하일기』에 자연히 관심이 갔다. 쉽게 쓰인 책을 찾다가 고미숙씨가 쓴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란 책을 찾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게 되기까진 에피소드가 있다. 제목에 나와 있는 시공간을 ‘시공간詩空間’으로 오역한대서 빚어진 일화이다. 나의 전공이 ..
1. 한비야가 알려준 책의 속성 연애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디가 좋아서 사귀나요?”라고 물어보면, 놀랍게도 대부분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그제야 부랴부랴 이유를 생각해보는 사람도 있고, “그냥 모든 게 다 좋아요”라거나 “성격이 좋아서요”라고 얼버무리는 사람도 있다. 왜 사귀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어찌 어찌하다보니 살아가지는 것, 그렇게 살아가다가 일상이 흔들리는 특별한 일을 겪고 나서야 이런 저런 이유를 끌어대며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나는 ‘왜 책을 읽는지?’에 대해 어떤 거창한 이유를 대며 장황설을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내가 책을 접하게 된 마음이 아닐뿐더러,..
1년을 마무리 하는 스터디 뒷풀이 1. 재밌고 신나던 한시 스터디를 함께한 인연들 어색하지만 그럼에도 참여하는 이유 각별한 스터디 2. 언젠가 사라질 장미로 예술작품을 만든다고? 시끄럽지 않은 2차 장소를 찾아 언젠가는 사라질 장미로 작품을 만든다는 것 작품은 만들어진 시간과 함께 온다 3. 김지영과 크라잉넛 JOB, 또 하나의 김지영 크라잉넛이 전해준 충격 4. 첫 임용을 본 아이들과의 이야기 장범준의 여수밤바다가 좋은 노래인 이유 첫 임용을 본 아이들의 심정 임용을 위한 한문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용 지도 목차 사진
4. 첫 임용을 본 아이들과의 이야기 크라잉넛을 통해 고정관념이 깨지며 지금처럼 학생들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교수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크라잉넛 한 뮤지션 때문에 그런 인식의 변화가 생겼겠는가. 그런 충격적인 만남이 있기까지 수많은 변곡점들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다. ▲ 의정이가 홍합탕의 홍합을 일일이 까줘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장범준의 여수밤바다가 좋은 노래인 이유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자연스레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계속 이어졌다. 그 다음에 초대된 인물은 장범준이다. 버스커 버스커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에겐 ‘여수 밤바다’와 ‘벚꽃엔딩’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매년 4월이면, 그리고 여수에 내려가면 언제든 그의 노래를 들..
3. 김지영과 크라잉넛 교수님의 아내분이 만드신 패치워크란 작품을 보여주며 이야기해줬는데 이때 두 가지 부분에서 감상을 자아냈다. 이전 후기에서 하나는 얘기했으니 여기서 또 하나의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 맛있는 안주로 우리의 모임도 풍성해지고 있다. JOB, 또 하나의 김지영 또 하나의 작품을 보여줬는데 그건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강인한 인상을 받았다. JOB이라 쓰여져 있고 O 안엔 아이를 안은 여인이 힘겹게 손을 뻗어 매우 간절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작품이다. 이렇게 작품에 대한 간단하게 설명한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무얼 표현한 것인지 알게 됐으리라. 그만큼 한 장면에 효과적으로 글씨를 비치하고 인물을 배치한 덕에 우린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한복판으로 순식간에 초대될 수..
2. 언젠가 사라질 장미로 예술작품을 만든다고? 1차 모임은 삼겹살을 먹으며 시작됐다. 고기를 구워 맛있게 먹고 있으니 문수 선생과 함께 운호가 들어오더라. 문수는 작년 2차 수업실연을 준비할 때 형태형 팀에 같이 배정되었기에 알게 되었다. 지금은 임실에 있는 중학교에서 근무하며 네 군데 학교를 순회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 올해 첫 발령을 받은 초임교사로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을 텐데 오늘은 교수님과 저번에 종강 모임을 하게 되면 꼭 인사드리러 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이 치료를 받고 있어 삼겹살은 일절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는 말에 김형술 교수에 대한 의리 같은 게 느껴졌다. 문수는 삼겹살을 먹을 때만 함께 있다가 자리를 옮길..
1. 재밌고 신나던 한시 스터디를 함께한 인연들 임용고사 1차 시험이 끝나고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작년 같으면 1주일 사이에 지금은 군대에 가있는 단재학교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은 건호가 전주에 찾아와 1박 2일 동안 시간을 보냈고 김형술 교수님과 중화요리집에서 공부에 대한 화끈한 대담을 나눈 회식이 있었으며 청주에 마련된 ‘The 앵두’란 공간을 방문하여 앵두님의 근황을 청취하기도 했었다. 오랜만에 자유의 시간이 남은 만큼 그간 하지 못했던 것들을 연거푸하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었는데 올핸 그렇게 활달하게 외부활동을 하진 않은 채 일주일이 흘렀다. ▲ 작년엔 시험이 끝나자마자 1주째엔 정말 바쁘게 지냈다. 어색하지만 그럼에도 참여하는 이유 김형술 교수님과의 만나는 일은 충분히 할..
2020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목차 1. 김세정의 영상평가와 한문 임용고사 가능성을 확인하다 올해 임용이 역대급으로 희망적인 이유 준비된 사람이어라 2.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유로웠던 교육학 시험 작년보다 훨씬 많은 잠을 자서 몸 상태가 최상이다 초승달과 함께한 고사일의 아침 논술 교육학? 3.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전공 A형 시험 작년과는 달리 왜 이리 걱정이 앞설까 안겨오지 않는, 남남 같던 A형 문제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다 4. 전공 B형 문제가 선사한 반전 작년 B형 문제에서 느낀 낭패감 잔뜩 긴장했던 B형 시험이 안겨준 반전 그래, 지금 내 실력으로 이 정도 풀었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1년 7개월 공부의 결실 5. 스캔 인용 지도 공고문 경쟁률 19년 글 임용 Life 역대 임용 기..
4. 전공 B형 문제가 선사한 반전 전공 A형 문제는 작년과는 너무도 판이하게 나왔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앞에 배치되고 뒷 부분의 서술형으로 답안을 써야 하는 문제들은 난이도가 있는 법인데, 단답형으로 써야 하는 문제들도 복잡하게 꼬아놓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에 따라 A형 문제를 풀면서 예전에 임용시험을 봤을 때 느꼈던 아찔한 느낌이 절로 들었다. ▲ 임용 시험을 봤던 내 자리. 의자도 책상도 맘에 들었다. 작년 B형 문제에서 느낀 낭패감 작년엔 B형 문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A형 문제는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것과 완전히 반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의 해석도 쉽게 되지 않았을 뿐더러 답을 구성할 때에도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니 시간은 ..
3.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전공 A형 시험 교육학이 끝내고 2교시 전공을 준비할 땐 한문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 부분을 열심히 봤다. 2주 전부터 세부사항까지 외우자 외우자 노래를 불렀지만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라고 안도하며 외우지 않았고 닥쳐서는 ‘볼 게 너무 많고 할 게 너무 많아’라는 생각으로 우왕좌왕하느라 외우질 못했다. 그러니 이 순간에라도 잠시 봐두면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 임용시험일에 날씨도 화창하고 이렇게 포근할 수가. 작년과는 달리 왜 이리 걱정이 앞설까 10시 26분: 아직 내지 않고 보고 있다. 작년 A형을 볼 땐 뭐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지금은 잘 보고 싶다, 작년처럼 안겨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눌리지 않고 성심성의껏 해..
2. 어려웠지만 그래도 여유로웠던 교육학 시험 드디어 임용고사일이 밝았다. 어제 10시 30분에 침대에 누워 김세정의 영상을 보며 뒤척이다가 11시쯤 잠이 든 것 같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정신이 돌아왔을 때 ‘너무 늦게까지 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 잠에서 깼을 때가 4시 30분이었다. 지금 일어나 준비한다면 너무 이른 시간이기에 B형 시험문제를 풀땐 작년처럼 잠이 쏟아질 게 뻔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좀 더 자려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더라. 작년보다 훨씬 많은 잠을 자서 몸 상태가 최상이다 작년 임용시험 전날엔 경수 누나를 만나서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었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있었지만 전주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고 오랜만에 보는 시험이니만치 그렇게 긴장하지는 말자라는..
1. 김세정의 영상평가와 한문 임용고사 드디어 두 번째 보는 임용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른 건 하지 않고 임용시험만을 준비하며 오롯이 보낸 한 해였다. 과연 올해 시험은 어땠을까? 가능성을 확인하다 작년엔 오랜만에 임용고사를 준비하며 3월 한 달 동안은 헤맸지만 4월부터 시화소평 스터디를 시작하며 서서히 공부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고 4월 내내 여러 공부방법을 시도하며 새롭게 공부하는 법을 정립할 수 있었다. ▲ 오랜만에 학교에 복귀했고 한문공부에도 도전하게 되어 걱정했는데 때마침 스터디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게 7개월 동안을 새로운 공부방법을 적용하며 공부를 했고 하나하나 기초부터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정리하여 재밌게 임용시험을 볼 수 있었다. 임용고사 후기에서도 밝혔다..
D-1일, 기회가 왔다 ▲ 임고반 내 자리에서 만들어지는 하루 하루의 순간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임고반으로 올라가는 길이었는데 그때 불연듯 ‘지금 내가 합격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5년 동안이나 임용공부를 했다손 치더라도 7년이나 한문공부를 하지 않았고 작년에서야 겨우 다시 임용을 볼 생각을 하며 공부를 시작했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정립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다가 4월에서야 방향을 잡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작 7개월 정도를 공부한 것을 통해 합격 운운하는 건 도가 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경수 누나를 만났을 때 “이번엔 합격은 바라지 않아요. 만약 내가 합격하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여러 한문임용생들에게 낭패감을 안겨주는 게 될 테고, 저..
목차 1. 18년 스터디를 통해 한문공부의 방향을 잡다 7년 만에 하는 한문공부, 그리고 헤맴 블로그를 한문공부장으로 활용하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공부를 하니 한문이 재밌어지던 걸 2. 우리의 2019년 스터디는 뜨겁고도 벅찼다 우리들은 1월부터 맹렬하게 한문공부를 했다 올해 스터디의 마지막 장면 함께 스터디를 했던 그대들이여 인용 지도 임용 Life
2. 우리의 2019년 스터디는 뜨겁고도 벅찼다 올해는 1월 2일의 낙방소식을 들으며 시작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그 소식 이후의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은 1월부터 맹렬하게 한문공부를 했다 떨어지긴 했지만 울적하진 않았다.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고, 오랜만의 첫 시험치곤 정말 재밌게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건 다름 아닌 김형술 교수님의 전화였다. ‘결과를 물어보려 전화를 주셨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고 결과를 알려드렸더니, 김형술 교수님은 잠깐의 위로 후에 전혀 다른 얘기를 꺼내시더라. 그건 다름 아닌 바로 다음 주 화요일부터 스터디가 재개된다는 얘기였다. 그것도 방학 기간임에도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게 아닌..
1. 18년 스터디를 통해 한문공부의 방향을 잡다 어느 곳에 가든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을 때, 우린 그걸 인연이라고 부른다. 이미 ‘인연론’이란 글에서 “人緣으로 한정지어 생각하던 인식의 관념을 넘어서 因緣으로 회귀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점점 죽음으로 다가가는 ‘운명론적인 인간’에서 벗어나 뭇 인연들과 마주치고 공명하여 나날이 새롭게 변해가는(日新又日新) ‘인연론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라고 썼듯이,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인식의 전복으로, 삶의 전환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금부턴 스터디를 통해 만나게 됐던 한문공부란 공통분모를 지닌 우리들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 인연과 어떻게 마주치느냐..
일일공부장으로 공부하고 싶은 의미를 부여하다 작년에 다시 임용을 준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했던 공부와는 다르게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풀이하며 나만의 답안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 기출 문제를 정리하며 조금이나마 임용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기출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새롭게 시작한 임용공부의 틀을 잡다 7년 만에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만큼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전공 한문 임용의 틀이나 잡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고 그 당시에 지금 임용시험 체제로 바뀐 2014학년도~2018학년도까지 총 5개년 치를 풀어보는 데 만족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도 무려 5년이나 임용시험을 준비했었지만 기출문제를 이렇게까지 성심성의껏 풀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새롭게..
기출문제 정리를 마치며 예전부터 한문 임용을 준비하며 들었던 말들 중에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전공한문 기출문제를 봐야 하나?’라는 거였다. ▲ 10년 10월 23일. 5년간 준비해왔던 임용시험을 마지막으로 봤던날이다. 전공한문 기출문제 이슈 봐야 한다는 쪽은 ‘어차피 기출문제를 낸 사람이 한문과 교수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낸 시험을 통해 보며 그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체계화할 수 있다면 임용시험을 볼 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기출문제를 아예 제대로 풀며 정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누군가는 그걸 문제유형에 따라 잘라 정리하고서 시간이 날 때마다 보는 사람도 있었다. 보지 않아도 된다는 쪽은 ‘한 번 나온 지문은 다시 나오지 않으니, 그걸로 시간을 죽이기보단 새로운 문..
비약적으로 낮춰진 경쟁률을 보다 경쟁률이 오늘에서야 공개됐다. 작년을 기준으로 보자면 화요일에 공개됐었다. 그래서 어제부터 여러 번 교육청에 접속하긴 했지만 나오지 않다가 오늘 나온 것이다. 올해 한문 선발 인원이 2.5배 정도 증가한 이상 과연 이게 경쟁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고 싶었다. 여기서 분명하게 밝히고 싶은 건 경쟁률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경쟁률이 높든, 낮든 그건 실제 임용의 합격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낮으면 뽑힐 확률이 늘어나고, 높으면 낮아지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과연 그곳에 실력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왔느냐 하는 걸 거다. 그러니 월등한 실력자가 많다면 경쟁률이 낮더라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운 좋..
2010학년도 전공한문 1차 시험의 추억 내가 처음 임용시험을 봤던 2007학년도 전공한문 임용시험은 주관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25문제 정도를 150분 안에 풀면 된다. 이 시험은 그 다음 해인 2008학년도 전공한문 임용시험까지 이어졌고 바뀌었다. ▲ 처음으로 봤던 임용. 경기도까지 올라와서 봤다. 2009학년도 바뀐 시험 체제와 나름의 선방 2009학년도 임용시험부턴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에 2차 시험으로 진행되던 게 3차 시험체제로 바뀌었으며 그에 따라 12월 첫째 주에 진행되던 시험이 10월 넷째 주에 진행되도록 일정조차 빨라진 것이다. 바뀐 임용시험 체제와 그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각 과목별로 공청회가 활발하게 개최되었고 한문과에서도 그에 따른 결과를 발표되어 배포되기 시작했다..
기출문제를 마치다 한문 임용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흘렀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며, 다시 전태련쌤의 교육학 강의를 듣다보면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도 있다. 그 중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단연 ‘하나하나 따지고 보자’라는 거다. 흔히 따진다는 말은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이라 생각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전쌤의 이 이야기는 ‘적어도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그 말이 지닌 의미, 그리고 어느 맥락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쓴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김형술 교수는 스터디를 하면서 『도곡집』의 한 문장을 해석하면서 “한문 문장을 볼 때 ‘此’와 ‘其所喪之大’와 같은 대명사가 가리키는 게 뭔지를 명확히 알아야 문맥 파악이 ..
한시 따라 산책을 하다 다시 임용고시에 도전한지 어느덧 1년 6개월 정도가 흘렀다. 다시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은 역시나 한시였다. 그전에 공부를 할 때도 산문 부분이야 어떻게든 접근할 수 있었다손 치더라도 한시는 도무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해석을 하고 읽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시험 문제에 출제된 한시 관련 문제는 풀기보단 감에 따라 찍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그에 따라 틀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한시라는 난공불락, 그 돌파구를 찾다 막상 임용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3월의 불안했던 심리상태가 지금 생각해봐도 생생할 정도로 떠오른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논어』는 그래도 계속 책을 읽었기도 했고 여러 글을 쓰며 인용도 하긴 해서 해석..
서사한시 스터디를 마치고 드디어 6월 27일부터 시작된 서사 한시 스터디가 원래 계획보다 두 번 휴강하게 되며 한주가 미루어진 끝에 끝나게 되었다. 1월 방학 중에 있었던 치열한 스터디의 순간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1월에 있었던 소화시평 스터디에 대한 얘기부터 해야 할 거 같다. 이번 스터디도 그 스터디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작년 여름방학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작년 7월에도 방학 중에 스터디가 있긴 했지만 원래처럼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정도였고 주기적으로 한다기보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몇 번을 했는지 확실히 알 순 없지만 월간기록에 쓰여 있는 내용을 통해 보자면 하는 횟수(3번 정도)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니 4월 달에 스터디에 참여한 이후 여름방학 때..
목차 1. 이가라시 코지, 블러드 스테인드로 자신을 증명하다 월하의 야상곡과 창월의 십자가 IGA와 메트로바니아 자신이 하는 일에 푹 빠진 사람들 2. 서사한시와 맥락, 그리고 활연관통 기습 시험으로 드러난 실력 없음 맥락을 간파하라 IGA와 한문공부 인용 지도 임용 Life
2. 서사한시와 맥락, 그리고 활연관통 소화시평이 끝나고 뭘 할까 하다가 김형술 교수님은 서사한시를 하기로 맘먹으셨다. 그래서 처음으로 보게 된 한시가 바로 석이버섯에 관련된 한시였다. 흔히 한시는 아름다움만을 묘사하거나 철학적인 내용만을 묘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회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내는 시들이 있었다. 그 중 대표주자는 당연히 두보였으며 두보의 시 정신을 이어받아 통일신라시대의 최치원은 「江南女」란 작품으로 빈한한 집 딸이 밤새도록 길쌈을 하여 만든 비단옷이 부잣집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려냈다. 기습 시험으로 드러난 실력 없음 바로 우리가 보려는 석이버섯에 관한 시도 이와 같은 비판적인 시선을 지니고 있는 시들도 있는 반면에 그저 석이버섯에 대한 효용만을 이야..
1. 이가라시 코지, 블러드 스테인드로 자신을 증명하다 지난 6월 18일에 블러드 스테인드라는 게임이 발매되었다. 이 게임은 ‘악마성(일본판 제목)’이나 ‘캐슬베니아(미국판 제목)’로 불리던 게임을 만든 이가라시 코지(이하 IGA)를 만들었던 개발자가 코나미를 사직하고 나와 만든 게임이다. 월하의 야상곡과 창월의 십자가 악마게임은 역사가 깊지만 내가 처음 이 게임을 알게 된 건 1997년 당시에 발매된 ‘월하의 야상곡’이란 게임을 통해서다. 그 전까진 그저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 적의 패턴을 외워 진행해야 했던 게임이었는데 이때부터 맵을 하나씩 밝혀가며 성장을 해나가고 그에 따라 스킬이 늘며 전체맵을 정복해나가는 ‘메트로바니아’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됐다. 그러니 조작을 능숙하게 하느..
한문이란 늪에 빠지다 1. 소화시평 스터디와 한문공부 소화시평 스터디, 한문공부의 방향을 잡게 하다 스터디로 배운 내용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다 1월부터 생각지도 못하게 열공하게 되다 2. 30년을 해야 전문가가 된다 성재 덕에 만들어진 뒷풀이 자리 30년을 해야 진정한 전문가 3. 문학작품을 읽는 이유, 그리고 발분하는 심정 홍만종의 시평을 보며 발분하는 마음이 생기다 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 그게 시의 맛이다 한문공부가 하나의 변곡점이 되길 인용 지도 임용 Life
3. 문학작품을 읽는 이유, 그리고 발분하는 심정 이번엔 새로운 아이들도 함께 참석했다. 현종이와 지인이가 그들이다. 작년엔 오고 가며 얼핏얼핏 봤던 아이들인데 뒷풀이에 함께 하게 되면서 좀 더 말을 해볼 수 있었다. ▲ 보름에서 이틀이 지났지만 달은 휘영청 밝았다. 홍만종의 시평을 보며 발분하는 마음이 생기다 현종이는 오늘 스터디 준비를 하면서 특히 4번 글을 보며 “만약 홍만종의 시에 대한 평가가 없다면, 제가 홍만종처럼 저런 시평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엔 한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고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충분히 읽혔다. 단순히 해석이 되느냐 정도로 보려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홍만종에게 충분히 이입하여..
2. 30년을 해야 전문가가 된다 『소화시평』 상권이 끝났지만 책걸이나 뒷풀이는 없었다. 『소화시평』 전체가 끝난 건 아니니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 고비 고비 넘어가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수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고 어떤 의미냐 하는 것은 개인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훌쩍 지나가는 게 아쉽게 느껴지던 찰나에 생각지도 못한 뒷풀이가 마련되었다.1월 22일에도 여느 때처럼 스터디는 진행되고 있었다. 하권 3번과 4번이 원체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거기에 두 개 정도를 더 예습해서 갔는데, 이날 3번을 맡은 학생이 사정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무려 하권 15번까지 일사천리로 스터디가 진행되었다. 그건 곧 예습을 못한 3..
1. 소화시평 스터디와 한문공부 『소화시평』 스터디는 작년 4월부터 참가하게 됐다. 다시 한문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공부할 장소로 서울과 전주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전주로 정하고 나서 3월에야 전주 정착이 완료되었다. 최고의 공부장소라 생각한 임고반엔 어렵지 않게 입성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역시나 한문 공부였던 것이다. 임고반에만 들어가면 한문공부를 하는 후배들이 있어 그들과 잘 의기투합하면 어렵지 않게 스터디가 꾸려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 걸 임고반엔 한문임용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렇게 3월 내둥 헤매며 시간을 보내게 됐던 것이다. 그렇게 한 달 보름 정도를 보내고 난 후에 소화시평 스터디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참여하게 된 것이니, 참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 왼..
3. 임용 낙방에 길이 있다 4월에 공부하는 방법을 바꾸고 그 내용들을 차곡차곡 블로그에 올리며 축적해가며 2018년 임용시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비록 합격은 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A형은 나에겐 자신감 뿜뿜이었다 하지만 결코 여기서 만족하고 멈춰선 안 된다. 어찌 되었든 결과는 낙방이고 다시 공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작년 임용고시 문제를 다시 풀면서 분석을 하지 않아서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많이 틀렸고 어떤 부분이 예상이 빗나갔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은 기출문제를 다시 풀며 할 것이고 여기서는 피상적인 느낌을 토대로 실패의 원인을 얘기해보고 올해의 공부 방향을 설정해보려 한다. A형 시험지는 이미 말했다시피 문제들이..
2. 2018년 한문공부 과정 스케치 2018년 1월에 제주도로 무작정 떠나 생각지도 못한 자전거 일주를 했다. 아마도 그렇게 홀연히 떠날 수 있었던 데엔 내심 ‘뭔가 변해야 한다’는 긴박함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6년간 다녔던 단재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이젠 뭐 하고 살지?’라는 실존적인 고민까지 안게 되었다. ▲ 오랜만에 임고반 자리에 앉아 공부를 했다. 좀더 쑤시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그럴 땐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게 도움이 된다. ‘나의 삶’이라 규정하고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더라도, 내 맘대로 되는 것보다 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럴 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1. 임용시험을 대하는 방식이 변하다 시험이 끝나고 와서 임용고사 도전기를 썼다. 그리고 공개할까 말까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그 순간에 대해 제대로 즐기고 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고, 최선을 다하고 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러니 의식의 흐름에 맞춰서 쓴 글을 조금 다듬을 필요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공개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 정말 오랜만에 다시 임용고사를 봤던 그 장소. 낯설지만 익숙한 이 느낌. 과거 임용고시에서 답안을 작성하던 방식 2008년에 임용고사가 3차 체제로 바뀌기 전엔 지금처럼 주관식으로 써야 했었다. 뭐 그땐 지금처럼 ‘논술하시오’, ‘서술하시오’라는 식으로 나누어졌던 건 아니지만 어떤 것은 단답식이기도 했고, 어떤 것은 ‘몇 글자 내외로 약술하..
2019학년도 한문임용 후기 1. 합격 아니구요, 즐김 맞습니다 마침내 임용고시일이 밝았다. 아기다리 고기다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모든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날 하루를 위해 일 년 동안 애를 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에 설렌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그리고 적어도 여느 때의 임용고시일에 비하면 부담은 적었다. ▲ 아침의 잔뜩 찌푸린 하늘. 그래도 내 기분은 절로 좋다. 졸업과 동시에 합격이란 꿈이 삶을 짓누르다 2006년 12월에 처음으로 임용을 봤을 땐 첫 임용시험임에도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다. ‘졸업과 동시에 합격’이란 꿈, 말이다. 그건 그 순간을 즐길 수 있게 만들기보다 그 상황에 매몰되어 힘겹게 싸우도록 만들었다. 그래도 경기도에서 시험을 본 덕에 오랜만에 군대 친구인 민호도 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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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자아실현 하늘은 좀 흐리지만 그렇게 많이 춥진 않다.(10:07) 어제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전국 일제고사가 치러졌다. 10월에 치러진 일제고사에서 현장 체험학습을 떠나보냈다는 이유로 8명의 교사가 해임된 사건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도 어떤 불상사가 생기지나 않을까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취업도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할 때 해직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는 소신을 약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더욱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가라는 실체는 보이진 않지만 개개인의 소신과 생각마저도 어느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 철저히 봉사하고 종속되도록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치러진 일제고사에서도 몇 몇 학생은 체험 학습을 떠났고 전북의 세 학교는 시험을 치르지 않고 수업을 했다...
D-1일의 심정 내일이면 드디어 시험이다. 임용시험을 보겠다고 다시 선포하고 이 길로 들어선 지 어느 덧 10개월 정도가 흐른 것이다. 꿈 같은 시간들이었다. 다시 전주에 내려오고 임용고시반에 자리를 잡았으며 헤매던 한 달,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온축하겠다며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모두 한글문서로 작업하기 시작하며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때 했던 소화시평은 그런 방향성을 잡는 데 한 몫 했던 게 분명하다. 간절히 원하면 뭐든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새로운 계기들이 마련된다. 실력발휘 그게 문제로다 이렇게 임용을 보기 전 기록을 남기던 습관은 예전부터 있었다. 단지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점이라면 그때는 일기장에 써나가는 식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일기에 쓰지 않고 이렇게 컴퓨터에 기록을 남기고 블로그..
온고을중학교에 그린 꿈 인생 참 드라마틱하다. 각본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지만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치 누군가 꽉 짜 놓은 것 같이 그렇게 흘러간다. 시험장 배정이 이렇게 늦게 되는지 몰랐는데 시험 보기 일주일 전인 어제 마침내 수험번호와 시험장소가 공개됐다. ▲ 시험 일주일전에 발표됐다. 온고을중학교와의 추억 좀 다른 곳으로 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역시나 온고을중학교였다. 예전에 임용시험을 볼 때 두 번을 전주에서 봤었는데 2009년도엔 서곡에서 봤었고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내가 풀 수 있는 문제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망의 2010년도에 바로 온고을중학교에서 시험을 봤고 그게 마지막 임용이자, 추억이 담긴 임용이기도 했다. 그렇게 온고을중학교에서 시..
논어와 맹자 업로드를 마치다 임용 시험은 이제 1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임고반은 후끈 후끈 달아오른다.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 또한 마음이 떨리고 불안이 가중된다. 그건 마치 지하철을 타러 갈 때와 같다. 별로 시간이 급하지도 않고 늦지도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맘이 급해져서 발은 뛰고 있으니 말이다. 조급증, 그건 어찌 보면 사회화된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두려움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휩쓸리지 말고 내가 가던 그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물론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에 남겨 놓는 거지만 말이다. 어쨌든 꼬박꼬박 임용고시일은 다가오고 ..
우리 한시를 읽다와 기출문제 편집을 마치며 한문 공부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뭐니 뭐니 해도 한시였다. 예전을 돌아보면 한시 관련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줄도 모르고 속절없이 틀리고 헤매었기 때문이다. 한시는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리고 이 문제에선 뭘 묻고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할 정도로 두 손 두 발 들고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막상 함께 스터디도 해보고 정리도 해보니 한시가 좋아졌어요 그러던 차에 스터디에선 이종묵 교수의 『우리 한시를 읽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그 전에 갑작스레 김형술 교수의 ‘소화시평’ 스터디에도 참석하게 됐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일어난 일대 사건이지만, 그 개별의 사건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 섞여 있는 양 나에겐 똑같은 의미를 ..
원서접수와 금오신화 정리를 마치고 이번 주는 원서 접수하는 날이다. 첫 임용을 봤을 때가 2006년이었는데 그 당시엔 현장 접수만 받을 때였다. 경기도에서 시험을 봤었는데 수원까지 직접 가서 학교 강당에서 원서접수를 했던 것이다. 그곳은 이미 인산인해였고 작성해야할 항목도 많고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작성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나서 2008년인가 2009년인가부터 온라인 접수로 바뀌었다. ▲ 영광인가 치욕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소중한 나의 과거일 뿐이다. 이혼과 다시 임용공부를 하는 것의 공통점 교육청별 정식 공고문은 저번 주 금요일에 나왔다. 예전에 임용을 볼 땐 늘 하던 일이고 늘 닥쳐오던 일이었기에 그다지 감흥은 없었다. 물론 그 때에도 공고문이 나오던 날..
정식공고문을 보고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임용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쯤엔 정식공고가 나온다는 것을 아니 말이다. 하지만 엊그제 다겸이와의 대화가 어찌 보면 매우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6시에 내려가면서 나눴던 얘기다. 다겸: 지금쯤이면 정식 티오가 나올 때가 된 거 같은데....건빵: 그러게 아마 이번 주 금요일에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다음 주부턴 원서접수를 할 거고..다겸: 그렇진 않을 거야. 공고가 나오고 조금 있다가 조금 시간을 둔 다음에 원서접수 하거든. 뭐 이런 식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제 알고 보니 이미 그 당시엔 공고가 나온 상황이라는 거였다. 이걸 통해 알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 정도라 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싶은 마음과 어차..
‘우리 한시를 읽다’를 끝내다 막상 한문공부를 하고 싶긴 했다. 5년간 임용시험을 보면서 거의 10년 가까이 한문만을 공부했는데 막상 현직으로 나가 일도 하고 글도 쓰고 싶긴 한데,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더라. 말끔히 누군가 지워버린 것처럼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그래서 올해 1월에 일을 관두고 나선 좀 한문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법으론 대학원에 들어가거나, 고전번역원에 들어가는 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틀에 박힌 것 말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데로 밀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한 가득이었다. 그런 고민 끝에 여러 사람과 얘기한 끝에 임용시험 공부를 하겠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포석은 예전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으니 시험공부, 또는 ..
교육학 기출문제 정리를 끝내고 10월 1일부터 교육학 기출문제를 작업하기 시작해서 10일인 어제 드디어 마쳤다. ‘해야 한다’, ‘해야 한다’ 계속 생각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는데 토요일 스터디에서 교육학 기출 문제도 함께 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되며 시작할 수 있었고 10일 만에 7개의 기출문제를 어떻게든 한 번 훑어봤다. 과거 객관식 문제의 문제와 시험체제의 변동 이걸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교육학 시험 방법이 바뀐 만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한참 임용을 준비하던 시기엔 교육학이 객관식으로 출제됐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않아도 피상적으로 알거나 대충은 찍어서도 맞출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높은 점수가 나온 적은 없고 11점 정도의 매우 평범한 점수만을 맞던..
대박 TO 솔직히 임용을 보겠다고 공부하곤 있지만, 지금은 임용을 본다는 사실보다 그냥 한문공부를 하는 게 재밌어서 그 맛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러니 티오가 나오던 말던, 시험 체제가 바뀌던 말던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부가 하고 싶고, 그걸 하나 하나 쌓아가는 재미로 하다 보면 어떻게든 결과는 이르러 올 것이라 생각한다. 티오에 속상해 하는 아이들 그래서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같은 임용을 준비하는 아이들과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듣게 된다. 이래서 전주대로 오고 싶기도 했다. 자연스레 정보도 접하고 그들의 호학에 대한 열정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엔 예비 티오에서 22명을 뽑는다고 나왔다. 더욱이 매년 전북에서 한문교사를 뽑았기에 올핸 뽑지 않으면 어쩔까 했는데 무려..
건빵의 죽오기, 건빵재를 열다 드디어 55번 자리에 ‘건빵재’를 열었다. 요즘 나의 카카오톡 프로필은 ‘삶을 건빵하라’다. 이리 봐도 건빵, 저리 봐도 건빵, 건빵 천지다^^. ▲ 건빵재를 드디어 열었다. 대나무에 미친 사내의 이야기 박지원의 「죽오기竹塢記」란 글엔 매우 흥미로운 얘기가 나온다. 그의 친구 양호맹梁浩孟은 대나무를 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자신의 호를 대나무 한 뭉텅이라는 뜻을 지닌 ‘죽오竹塢’라고 짓고는, 연암에게 거실에 내걸 편액에 기문을 써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런데 연암은 그게 맘에 들지 않았다. 이미 예전부터 대나무의 덕성에 대해 무수히 많은 글들이 지어졌는데, 거기에 편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걸 보면 연암의 시류에 편승하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도 얼핏 엿..
한문 공부란 트라우마에 직면하다 지금까지 시화집을 볼 때의 방점은 ‘해석이 되느냐?’, ‘서로 무언가를 비교한다면, 어떤 부분을 비교하는지 캐취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봤다. 시 자체도 하나도 와 닿지 않는데, 거기에 이론적인 분석까지 덧붙여서 하려니,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었다. 그리고 그건 ‘한문’이 그 당시 나에게 어떤 느낌의 학문이었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깜도 되지 않으면서 버거워하고 하나하나 풀어가고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냥 맞닥뜨리고 무작정 막고 품으려고만 했다는 사실 말이다. 버거워하던 것들을 직면하다 최근에 어찌나 심심하던지 유튜브에 떠 있는 ‘용호의 권2’의 플레이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용호의 권2’를 생각하면 1994년에 버추어 파이터와 함께 가동되..
한문공부와 한어대사전 목차 1. 한문 홀릭 글쓰기가 한문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공부에도 관성이 작용한다 좌충우돌이 바꾼 한문공부의 풍경 스마트폰을 통해 한문과 더 편하게 데이트할 수 있게 되다 2. 사서 공부법과 한어대사전 공부방법이 바뀌니 한문이 겁나 재밌더라 호시절을 만나 한문공부의 재미에 흠뻑 빠지다 한문공부의 신세계를 알려주마 인용 목차 18년 글 19년 글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문 공부법으로 한문공부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사서를 보는 데도 변화가 따랐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냥 순서대로 쭉 보았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만 생각했고, 그렇게 늘 공부해왔으니 그 방법 밖에 몰랐다. 공부방법이 바뀌니 한문이 겁나 재밌더라 하지만 그렇게 보면 어떤 재미도 없이, 그냥 봐야만 하는 의무만 남는다. 스토리를 가지고 쭉 이어지는 게 아닌, 한 편 한 편이 그냥 독립된 글처럼 인식되니 말이다. 그러니 수많은 글을 읽은 것 같지만, 어떤 것도 기억나지 않는 미묘하고도 오묘한 혼란에 빠져들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자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서의 길이 이토록 멀고도 험하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내 실력이 이따구란 말인가? 하지만 위에서 얘기한 ..
2010년까지 임용시험을 준비했다. 그 당시의 공부라는 건 거의 책을 보고 공부하고 잘 모르는 게 나올 땐 도서관에 가서 그와 관련된 자료가 있나 찾아보고, 인터넷으론 ‘고전번역원’에 들어가 보는 정도였다. 각 학교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더욱이 전주대 한문교육과의 경우는 서당식의 공부법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여 공부하기보다 경서와 같은 책들을 진득하게 읽으며 문리가 나서 한문이 쉽게 이해되길 바라는 공부를 했다. ▲ 사범대 학생회가 아주 귀여운 게시판을 만들었다. 올라가면서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글쓰기가 한문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물론 여기엔 내 과거의 경험이 기인하는 측면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집 바로 밑에 있는 서당을 다니며 『사자소학』부터 차근차근 공..
목차 1. 한문공부의 길로 초대되다 한 달을 보내며 방향을 잡다 김하라 교수의 수업, 한문의 매력과 친근감을 알려주다 욕심내지 말고 그렇게 한시를 맛들이듯 2. 생각지 못한 생맥파티로의 초대, 그리고 어우러진 사람들 생각지도 못한 생맥 파티로의 초대 한문만이 있는 게 아니라 삶 속에 한문이 있다 할 만큼 하고 강제하진 말라 3. 한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밤 한문의 현재, 그리고 미래 2학년임에도 한문의 열기에 불타는 아이들 한문은 폐쇄가 아닌 개방, 그렇게 연계되어야 한다 한문이 좋았어라 인용 목차 18년 글 19년 글
3. 한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밤 한문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을 많은 부분에서 참고할 수 있었다. 첫째 한문은 진입장벽이 무척이나 높다는 얘기다. 이 말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문자는 모두 암기해야 할 것 투성이고 그것을 다 외운다고 문장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경서를 봤다고 모든 문장이 술술 해석되는 것도 아니다. 각 문장마다 다시 새로운 해석 방법이 필요하고 여러 문체까지 겹치고 나면 난공불락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 오늘의 안주 술맛이 더욱 조옷타 한문의 현재, 그리고 미래 하지만 그럼에도 교수님은 한문을 공부하면 분명히 어딘 가엔 쓸 수 있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자신이 요즘 꽂혀 있는 건 인성학당이라는 것도 표명했다. 세월호 여파이든 교과교육의 폐단 때문이든 언제나 만능키처럼 ..
2. 생각지 못한 생맥파티로의 초대, 그리고 어우러진 사람들 스터디는 9시 50분쯤 끝이 났다. 짐을 챙기려 부스럭거리던 그때 교수님이 오시더니 “어디서 공부하세요?”라고 물으신다. 그래서 임고반에서 하고 있다고 했더니, 지금 시간 되냐고 다시 물으신다. ▲ 형태형이 줬다고 한다. 소현성 교수의 추천으로 둘이 만났고 형태형은 대학원에 올 생각이 있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생맥 파티로의 초대 순간 ‘무슨 이유 때문에 그러시지?’라는 생각이 스쳤다. ‘혼불의 메아리 심사 위원이셨던데 거기서 나를 봤다는 걸 인지하신 건가? 그게 아니면 무언가 부탁이 있으신 건가?’하는 오만잡생각이 들었지만, 교수님에게 어렵게 대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 ‘교수방에서 차 한 잔 하자’는 정도의 얘기..
1. 한문공부의 길로 초대되다 4월 11일에, 5월 2일에, 그리고 5월 16일 어제 교수님들이 진행하는 스터디가 있었다. 김하라 교수가 진행하는 산문 스터디는 2번에 걸쳐 진행됐고(5월 2일에 빠짐), 김형술 교수가 진행하는 스터디는 그 기간 동안에 모두 하여 3번을 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솔직히 중간고사 기간이라 2주가 빠진 것(4월 18일, 25일)은 이해가 되지만, 저번 주인 5월 9일에 빠진 건 이해할 수가 없다. 그건 어쨌든 이 스터디 자체가 교수들에겐 버겁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 4월 11일의 첫 스터디. 가슴 뭉클한 사진이다. 한 달을 보내며 방향을 잡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첫 스터디 참여 후에 공부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던 게 공부에 대한 ..
힘들지만 달콤한 한문 공부 목차 1. 한문공부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헤맸고 심적 부담으로 맘만 무겁던 3월 움직여야 무엇이든 벌어진다 2. 한문공부가 꿀처럼 달콤해지다 한문이 꿀처럼 달콤한 순간 예전에 한문 공부했던 것들은 꿈처럼 사라졌다 공부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두기로 하다 함께 보며 함께 다듬어가는 것 움직여봐 그것만으로도 된 거야 인용 지도 18년 글 19년 글
한문공부가 꿀처럼 달콤해지다 그 계기는 새롭게 부임한 두 분의 교수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과 스터디를 진행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 열리는 스터디는, 일반 강의와는 다른 매우 알싸한 충격을 안겨줬다. 하긴 뭐 나처럼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이에겐 이런 식의 수업 자체가 재밌는 경험이며 신나는 시간이긴 하니 말이다. 한문이 꿀처럼 달콤한 순간 김하라 교수에겐 한문산문이 지닌 내용의 함축성과 전개방식의 탁월함을, 김형술 교수에겐 그토록 어렵고 난삽하게만 보이던 한시의 핍진逼眞하면서도 생각의 정수를 담는 치밀함을 맛볼 수 있었다. 그건 마치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에 나오는 ‘시가 꿀처럼 흘러나왔던 거였어. 영혼이 흘러나왔고 여자들은 황홀했고 신들이 창조..
한문공부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2018년 3월 15일에 임고반에 입성했고 오늘은 5월 8일이니 어느덧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난 셈이다. 두 달 사이에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오늘은 그 변화과정을 기록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보도록 하겠다. ▲ 임고반에 입성하던 날 하늘에선 축하의 비가 내렸다. 헤맸고 심적 부담으로 맘만 무겁던 3월 한 달째가 되었던 4월 17일엔 “그러니 막상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앉아 있으니 좀이 쑤시고, 임용을 관둔 이후 한문문장을 진득하게 본 일이 없으니 이해되지 않는 것투성이로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현실의 중압감, 미래의 불투명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뭐 이 글엔 ‘한문문장’을 운운했지만 실제로 ..
나만의 방식으로 한문의 정수를 온축하다 임용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만 해도 호기로웠다. ‘그토록 원하던 공부만 할 수 있는 시간’이 기어코 왔다고 생각했으니, 그리고 글을 쓸 때에도 집에선 잘 써지지 않아 커피숍을 찾아 전전하던 것에 비해 지금은 아예 나만의 책상이 있고 맘껏 참고해볼 책들이 있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제때를 만난 양 훨훨 날아다닐 줄만 알았다. 지난 한 달 동안 헤맸다 하지만 그런 환상과는 달리 공부를 시작하고 전태련 쌤의 교육학을 들으면서 깨달았다. 막상 공부만 해야 하는 그 시간이 나에게 얼마나 지옥 같던 시간이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돌아왔던 것. 한문이 좋다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6년간의 공부는 어떠한 결실도 맺지 못하고 끝이 났다. 그래서 매순간 답답함과 우울한 기분을 안은 채 ..
스마트폰이 바꾼 임고반 풍경 2010년까지 임용공부를 하고 마쳤으니, 정확히 7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셈이다. 시간이 꽤 흐른 만큼 시험 체제도 3차 시험(1차: 교육학과 전공 객관식 시험⇒2차: 전공 논술⇒3차: 현행 2차와 동일)으로 진행되던 게 2차 시험으로 바뀌었다는 극적인 변화가 있지만 나에겐 그것 이상의 다른 변화가 더 크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듯이 2006년에 첫 시험을 봤을 때의 시험 체계가 지금과 꽤나 유사하다가 2년 후에 3차 시험 체제로 바뀌었으니,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 마지막 임용고사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스마트폰이 바꾼 임고반의 풍경 그렇다면 무엇이 크게 느껴지는 걸까? 그걸 알기 위해선 임고반에 온 첫 날의 풍경을 보면 분명히 알 수 ..
공부할 수 있어 좋다 3월 14일에 임고반에 됐다는 문자가 왔고 15일에 마침내 7년 만에 다시 이곳에 들어왔다. 그렇게 새 집, 새 공부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오늘 갑자기 날짜를 보니, 벌써 한 달이 후다닥 지나 있는 게 아닌가. 꿈만 같아서 그랬던지, 늘 그리던 그 시간이 마침내 현실이 되어 그랬던지 더욱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 임고반 오리엔테이션, 오랜만에 가슴 뛰는 순간이었다. 과거의 미화, 그걸 느끼다 막상 머릿속으로 그릴 때의 포근히 안겨오고 마냥 좋았던 것 같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도, 현실이 되면 퇴색되거나 나의 만용인지도 모를 것에 기가 질리게 마련이다. 기억 속의, 추억 속의 그때는 들끓던 온갖 감정, 앞날이 기가 막히게 아무 것도 없어 보였던 불안, 격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