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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제1장 요한복음과 도마복음로고스기독론은 도마의 자각성에 대한 극단적 반동이다 ❝4복음서 중에서 유독 요한복음에만 ‘쌍둥이라 불리는 도마’가 출현한다. 이 도마는 예수가 부활한 몸으로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는 바로 그 결정적인 시각에 제자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기 손을 예수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예수는 후에 나타나 도마에게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말한다. 요한은 여기서 도마기독교인들의 자각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을 평범한 굴종의 믿음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1장그리고 그가 말하였다: “이 말씀들의 해석을 발견하는 자는 누구든지 죽음을 맛보지 아니하리라.”And he said, “Whoever discovers the interpret..

은밀한 말씀과 나레이터 살아있는 독자들이여! 살아있는 예수를 만나라 ❝기록자 도마는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서술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도마의 기록 그 자체를 연출하고 있는 내레이터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도마복음서는 도마에 의한 복음서가 아니라 도마가 기록자로 등장하는 내레이터에 의한 복음서이다. 그 내레이터는 과연 누구일까? 그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가?❞ 우리는 이미 이 서장의 언어에서 4개의 해석학적 함수를 끄집어 내었다. 1) 화자(Speaker): 예수 2) 청자(Listener): 예수의 청중 3) 기록자(Recorder): 도마 4) 독자(Reader): 도마공동체. 그러나 서장의 언어는 이 4개의 함수로써 완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4개의 함수를 모두 지배하는 가장 결정..

성서와 해석학 예수는 어느 나라 말을 했을까? ❝도마복음의 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층적인 해석학적 함수들을 제시하고 있다. 성서는 고문헌이다. 해석학적 인식론의 반성을 거칠 때만 우리에게 료해될 수 있는 것이다. 신앙은 맹목과 맹종을 벗어날 때만이 신앙이다.❞ 이는 살아있는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쌍둥이 유다 도마가 기록한 은밀한 말씀들이니라. These are the secret sayings that the living Jesus spoke and Judas Thomas the Twin recorded. 이 서장의 언어로부터 읽어낼 수 있는 해석학적 함수로서 우리는 다음의 4기둥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화자(Speaker)인 예수가 있다. 둘째는 청자(Listener)인 예수의 청중이 있다. 셋째는 ..

예수의 죽음 예수는 기묘한 과일이었다 ❝예수는 과연 어떻게 죽었을까? 그의 죽음에 관하여 우리가 알고있는 이야기는 모두 마가복음을 원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마태, 누가, 요한은 마가의 기술을 자기 나름대로 특색있게 각색하고 있다. 마가복음의 기술은 애초부터 예수의 생애에 관한 사실적 보고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리스도됨의 선포가 목적이었기에, 예수의 죽음은 오직 부활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예수의 죽음은 현대신학에서는 불가지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앞 편에서 우리는 브레데와 슈바이처, 두 위대한 사상가의 역사적 예수의 삶에 관한 상반된 견해를 살펴보았다. 슈바이처의 논의는 매우 웅장하고 웅변적이다. 그리고 예수라는 실존했던 인간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 매우 구체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그러..

슈바이처와 도마복음 그대들은 내가 꿈꾸는 사람이라 말하겠지 ❝슈바이처를 우리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의사로서만 알고 있지만, 그는 의사가 되기 전에 이미 세계적인 신학자로서 명성을 휘날린 사람이었다. 그의 명저 『역사적 예수의 탐구』는 서구신학사의 진보적 흐름을 총망라하여 일별하고 역사적 예수에 관한 논의를 종결지었다. 슈바이처는 역사적 예수 본인이 종말론적 의식 속에서 산 사람이었고, 또 그러한 신념에 따라 소신껏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분석한다. 종말론에 관한 한 그는 불트만의 선구였다.❞ 브레데는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가 결코 메시아라는 의식을 가진 인물일 수가 없다는 것을 ‘메시아비밀(the Messianic Secret)’ 이라는 절묘한 마가복음서 기술상의 개념을 활용하여 입증한..
메시아 비밀 내가 메시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마가복음이 공관복음서 중에서 가장 오리지날한 성격의 문헌이라는 것은 20세기 성서학자는 거개(擧皆)가 다 인정한다. 그런데 마가복음의 기술 중에 아주 이상한 장면이 계속 반복해서 나타난다. 예수가 이적을 행하거나 귀신을 내쫓을 때나 변방을 다닐 때 항상 구차스럽게 자기본색을 감추게 해달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예수 자신의 이러한 메시아 감춤을 브레데는 ‘메시아 비밀’이라고 불렀다. 이 비밀을 캐는 브레데의 학구적 노력이 양식사학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개척하였던 것이다.❞ 20세기 신학계에 여러 측면에서 가장 심원한 영향을 끼친 거목 불트만(Rudolf Karl Bultmann, 1884~1976)의 거대한 연구에 선행하여, 양식비평(form cri..

화자와 기록자 예수의 말을 예수의 쌍둥이가 기록하다 ❝화자와 기록자, 그리고 독자, 이 삼자의 해석학적 일체감은 도마복음서를 포함한 나그함마디 문서 전체를 일관하는 정조(情調)였다. 화자, 기록자, 독자가 모두 예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초기 예수운동의 당연시되었던 모티프였다.❞ 이 서장은 콥트어 판본뿐만 아니라 옥시린쿠스사본(POxy) 654번에도 동일한 내용과 형식의 문장이 실려있다. 따라서 114개의 로기온자료를 관(冠)하는 것으로 정확한 의도를 가지고 편집된 총론(總論)임이 분명하다. 후대의 첨가가 아닌 것이다. 이 서장은 도마복음서 전체의 성격을 규탐케 만드는 창(窓)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 주까지 ‘살아있는 예수’가 과연 어떠한 함의를 지니는 지를 살펴 보았다. 죽은 예수가 아닌 살아있는 예수..

메시아니즘과 도마복음 교회는 종말론적 회중이었다 ❝바울은 죽은 예수를 만났다. 바울은 살아있는 예수를 만난 적이 없다. 죽은 예수를 만났기에 그가 만난 예수는 부활한 예수였다. 따라서 그의 선포의 주제는 예수가 말하는 생생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니라 부활이었다. 예수의 부활을 우리의 다시 태어남의 한 모델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바울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해석했다. 그에게는 살아있는 예수의 말씀이 존재치 아니했다.❞ 도마복음서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목사나 신부나, 사도신경이나, 신약정경 27서와도 같은 오늘날 교회조직이 강요하는 일체의 권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그러한 문제가 스트레스를 주는 실체로서 형상화되기 이전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미 예수 사후 직후부터 예수운동은 다양한 발전경로를 걷기 시작했다..

콥트어와 성각문자 인간의 언어는 문자라기보다는 소리의 체계 ❝도마복음서는 콥트어로 쓰여졌다. 콥트어는 고대 이집트 언어 발달사의 최후단계에 해당되는데 희랍문자를 차용한 알파벳언어이다.❞ 도마복음서 텍스트는 콥트어(Coptic)로 되어있다. 물론 도마복음서가 최초로 콥트어로 집필되었다고 간주되지는 않는다. 앞서 우리가 논의했듯이, 옥시린쿠스 사본(POxy)을 통하여 콥트어 텍스트에 선행하는 희랍어 텍스트의 존재가 입증되기 때문이다(『도올의 도마복음한글역주』 1, 325~328). 그러나 희랍어 텍스트는 부분 편린(片鱗)만 남아있는 데 반하여 콥트어 텍스트는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콥트어를 통하여 도마복음서의 전모를 파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콥트어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희랍어의 자모를 빌리고..

에데사의 도마행전 예수가 편지를 쓰다 ❝4세기 초의 기독교 교회사가 유세비우스는 에데사의 왕실문서 보존창고에서 아브가르왕과 예수 사이에서 오간 편지가 실려있는 시리아어 문헌을 찾아냈다고 떠벌인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오간 편지내용을 정확한 역사적 사실인 양 공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4세기 초만 해도 초대교회사람들이 인식한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해도 왕과 편지를 주고받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예수가 마약이나 약초를 쓰지 않고 사람을 잘 고친다는 표현은 매우 재미있는 사가의 기술이다.❞ 오스로외네왕국 에데사를 중심으로 일찍이 도마기독교(Thomas Christianity)의 전통이 성립했다는 사실에 관하여 많은 학자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후대에 대중적 인기를 얻은 마태기독교나 베드로기독교와는 다..

지브란과 견유(犬儒) 예수 샌달과 속옷,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 ❝20세기의 예언자로 불리는 칼릴 지브란은 수로보니게여인의 아들이었다. 페니키아 전통을 이은 그의 사유 속에는 헬라적, 히브리적, 아시아적 가치가 자유롭게 왕래한다. 헬레니즘의 바탕에 깔린 아시아적 사유를 깊게 이해하면 역사적 예수는 갈릴리지역의 견유학파적 실천운동가였다는 통찰에 도달하게 된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되어지지도 않는 것.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할 뿐. 사랑할 때 그대들은 이렇게 말해서는 안되리라, “신이 나의 마음속에 계시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라. “나는 신의 마음속에 있노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사랑하는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 가슴을 주라, ..

예수 자신의 이방선교 상 아래 개들도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예수가 이방의 나라 페니키아에 직접 갔다는 사실을 마가복음이 보고하고 있다. 게네사렛에서 두로로 갔다가, 시돈을 거쳐 다시 골란고원을 넘어 데카폴리스로 에둘러 갈릴리바다 가버나움으로 되돌아오는 여정이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예수는 이미 이방선교를 몸소 실천한 국제적 사상가였다. 이방선교는 바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예수는 페니키아문명권에 직접 갔는가? 두로(Tyre)와 시돈(Sidon)에 간 적이 있는가? 이러한 나의 질문, 그 자체를 많은 독자들이 낯설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수의 삶을 기록한 복음서(福音書)에 명료하게 주어져 있다. 자아! 마가복음 제7장을 펼쳐보라. 개역한글판을 정정함이 없이 그대로 여기 인용하..

예수와 페니키아 문명 두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서구문명을 우리는 기껏해야 그레코ㆍ로만문명 중심으로 생각하기 쉽다. 서구문명의 뿌리는 희랍문명에 선행하는 페니키아문명에 있다. 페니키아인들이 BC 15세기에 발명한 문자가 희랍문자의 모태가 되었고 오늘 영어 알파벳의 조형이 되었다. 예수는 율법에 쩔은 유대인들보다 개방적 페니키아(시리아)인들을 더 사랑했다. 에데사왕국은 시리아문명의 한 중심이었고, 예수의 제자들이 그곳에 갔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독자들은 누구든지 예수의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을 기억할 것이다. 그 산은 갈릴리바다(호수) 북단에 있는 가버나움 부근 타브가(Tabga) 지역에 있다. 이 자그만 동산에서 예수는 “가난한 그대들이여! 복이 있나니,..

마르코 폴로와 도마의 최후 기독교는 원래 서양종교가 아니다 ❝20세기 세계문화사가 서구중심으로 기술되었기 때문에 기독교를 맹목적으로 서양종교라고 생각하지만, 초기기독교운동은 서양과 관련이 없다. 우리는 기독교에 아시아적 사유를 회복시켜야 한다.❞ 기독교를 생각할 때 검토되지 않은 우리의 일반관념 중에서 가장 거대한 오류가 기독교를 그냥 맹목적으로 서양종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양코배기 서양사람들에 의하여 만들어졌으며 그들에 의하여 팽창되었으며 그들에 의하여 최근에 동방에 전도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거개(擧皆)의 기독교인들은 예수는 서양사람이며, 기독교신학은 서양사람들이 만든 교리체계이며, 따라서 기독교에 관한 한 서양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하여 말하는 모든 것이 정통이고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예수 생전에 예수를 초청한 에데사의 왕(王)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브라함이 살았던 비옥한 하란평야 위로 유프라테스 상류지역, 지금은 터키에 속해 있지만 우르파(Urfa)라는 매력적인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예로부터 아나톨리아(Anatolia, 터키 지역)와 북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를 연결하는 교통요지로서, BC 14세기 히타이트에 멸망되기 이전에는 후리안 왕조(a Hurrian state)의 수도로서 독자적인 고문명의 정체성이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어느 정도 자치권을 지니는 오스로외네왕국(Osrhoëne)이 되었고 그 수도가 에데사(Edessa)였는데, 현재의 우르파가 바로 에데사인 것이다.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50년까지 에데사를 다스린 왕이 아브가르 우카마(A..

예수의 본거지는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리 ❝터키 하란평야에 우르파라는 매력적 도시가 있다. 예수시대에 이 도시는 오스로외네왕국의 수도였으며 에데사라고 불렸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에 활약한 카이사레아의 주교 유세비우스는 최초의 기독교 교회사를 썼는데, 그 속에서 그는 에데사의 왕이 당대의 살아있었던 예수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말하고 있다. 에데사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기독교국가였다. 이 사실은 도마복음서와 어떻게 관련되는가?❞ 지도를 펼쳐놓고 메소포타미아로 우리의 시선을 옮겨보자!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라는 말은 희랍어로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인데 그 두 강은 아시다시피 티그리스강(Tigris)과 유프라테스강(Euphrates)을 지칭한다. 바그다드는 이 두 강이 가장 가깝게 오는 지역..

문명의 여로는 오늘 우리 모습에 대한 끝없는 반문 크리스챤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바울의 선교활동의 중심지 안티옥(Antioch, Antakya, Hatay)의 다양한 모습, 헬레니즘 시대의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인 이스켄데룬(Iskenderun)【『후한서』를 쓴 반고(班固)의 동생 반초(班超)가 여기까지 왔다】, 알렉산더대왕이 다리우스 3세를 굴복시킨 잇수스전투(the Battle of Issus, BC 333)의 현장, 길리기아의 중심지 아다나(Adana)를 탐색하고, 바울의 생가가 있는 다소(Tarsus)에서 사도 바울의 체취를 더듬었다. 그리고 카파도키아(Cappadocia)로 가서 너무도 영적인 산하와 1세기부터 내려오는 동굴교회들의 지금도 생동하는 벽화를 보았다. 초대교인들이 핍박을 피해 판 데린..

도마복음 고대문명 제2차 탐방 보고서 예수의 기적과 참혹한 현대사 공존하는 땅, 인류문명 새 패러다임은 어디쯤 있는 걸까? 나는 2008년 4월 10일, 인천공항을 떠나 28일 오후 다시 고국 땅을 밟을 때까지 근 스무 날동안 내 생애에서 두 번 다시 하기 어려운 버거운 여행을 했다. 무사히 귀국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너무도 짙은 감회에 사로잡혀 붓을 옮기기 어렵다. ‘영적 소요(a spiritual journey)’라 해야 할까, 일말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적진 속의 행군이었다고 할까, 사막의 모래바람 속의 신기루를 헤매는 인디아나 존스의 문명 탐험이었다고 해야 할까, 도무지 형언하기 어려운 인간 삶의 다양한 양태에 묻어나는 태고의 영상들이 일천 척 폭포수의 비단결처럼 눈앞을 가린다. 4월 10일 두바이..
본문 인용 / 원문 我乃師酒 非聖非賢 외지의 오랑캐로서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외지의 오랑캐로서 링크 색인 어휘(語彙) 갑자사화(甲子士禍) 강동6주(江東六州) 견유학파(Cynicism) 결자해지(結者解之) 경영(經營) 계유정난(癸酉靖難) 고문(古文) 공안파(公安派) 과거제(科擧制) 과두문(蝌蚪文) 관료제(Bureaucracy) 괴력난신(怪力亂神) 구주(九州/구정九鼎) 구품중정제(九品中正制) 군현제(郡縣制) 균전제(均田制) 그리스도교(Christianity) 극성(棘城) 금고문논쟁(今古文論爭) 금등(金縢) 기독교(基督敎) 기묘사화(己卯士禍) 기성(箕城) 기욕(嗜欲) 기축옥사(己丑獄事)
본문 인용 / 원문 我乃師酒 非聖非賢 외지의 오랑캐로서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외지의 오랑캐로서 링크 색인 어휘(語彙) 갑자사화(甲子士禍) 강동6주(江東六州) 견유학파(Cynicism) 결자해지(結者解之) 경영(經營) 계유정난(癸酉靖難) 고문(古文) 공안파(公安派) 과거제(科擧制) 과두문(蝌蚪文) 관료제(Bureaucracy) 괴력난신(怪力亂神) 구주(九州/구정九鼎) 구품중정제(九品中正制) 군현제(郡縣制) 균전제(均田制) 그리스도교(Christianity) 극성(棘城) 금고문논쟁(今古文論爭) 금등(金縢) 기독교(基督敎) 기묘사화(己卯士禍) 기성(箕城) 기욕(嗜欲) 기축옥사(己丑獄事)
3. 존사(尊師) 1. 10명의 성인과 6명의 현인이 스승을 높이다 십성육현존사(十聖六賢尊師)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禹師大成贄, 湯師小臣, 文王ㆍ武王師呂望ㆍ周公旦. 齊桓公使管夷吾, 晉文公師咎犯ㆍ隨會, 秦穆公師百里奚ㆍ公孫枝, 楚莊王師孫叔敖ㆍ沈尹巫, 吳王闔閭師伍子胥ㆍ文之儀, 越王句踐師范蠡ㆍ大夫種. 此十聖人六賢者, 未有不尊師者也. 今尊不至於帝, 智不至於聖, 而欲無尊師, 奚由至哉! 此五帝之所以絶, 三代之所以滅. 2. 잘 배운다는 것에 대해 시위선학(是謂善學)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故凡學非能益也, 達天性也. 能全天之所生, 而勿..
7. 자신에 대해 정의를 내린 공자 천자입태학(天子入太學) 故子貢問孔子曰: “後世將何以稱夫子?” 孔子曰: “吾何足以稱哉! 勿已者, 則好學而不厭, 好敎而不倦, 其惟此邪.” 天子入太學祭先聖, 則齒嘗爲師者弗臣. 所以見敬學與尊師也. 해석 故子貢問孔子曰: “後世將何以稱夫子?” 그러므로 자공이 공자께 “후대 사람들이 장차 어떻게 부자를 칭송하겠습니까?”라고 여쭈었다. 孔子曰: “吾何足以稱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어찌 칭송받을 만하겠는가. 勿已者, 則好學而不厭, 好敎而不倦, 其惟此邪.” 나에 대한 칭송을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면 나는 배우길 좋아하여 싫어하지 않았고 가르치길 좋아하여 게을리 않았으니 오직 이것일 뿐이다.” 天子入太學祭先聖, 則齒嘗爲師者弗臣. 천자가 태학에 들어가 선대의 성인들을 제사지낼 적에 ..
6. 배움을 실천하여 몸을 이룰 때 천하가 평정된다성신위천하정(成身爲天下正) 君子之學也, 說義必稱師以論道, 聽從必盡力以光明. 聽從佛盡人, 命之曰背; 說義不稱師, 命之曰叛. 背叛之人, 賢主弗內之於朝, 君子不與交友. 故敎也者, 義之大者也; 學也者, 知之盛者也. 義之大者, 莫大於利人, 利人莫大於敎; 知之盛者, 莫大於成身, 成身莫大於學. 身成則爲人子弗使而孝矣, 爲人臣弗令而忠矣, 爲人君弗疆而平矣. 有大勢, 可以爲天下正矣. ▲ 영화 [와호장룡]을 보면 무술과 공부가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를 알 수 있다. 해석君子之學也, 說義必稱師以論道, 군자의 학문은 뜻을 말할 때는 반드시 스승을 말하고서 도를 논해야 하고 聽從必盡力以光明. 가르침을 듣고서 실천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여 훤히 빛내야 한다. 聽從佛盡人, 命之曰背; ..
5. 스승을 봉양하는 방법근양지도(謹養之道) 生則謹養, 謹養之道, 養心爲貴; 死則敬祭, 敬祭之術, 時節爲務, 此所以尊師也. 治唐圃, 疾灌寖, 務種樹, 織葩屨, 結罝綱, 捆蒲葦, 之田也, 力耕耘, 事五穀, 如山林, 入川澤, 取魚鼈, 求鳥獸, 此所以尊師也. 視輿馬, 愼駕御, 適衣服, 務輕煗, 臨飮食, 必蠲絜, 先周和, 務甘肥, 必恭敬, 和顔色, 審辭令, 疾趨翔, 必嚴肅, 此所以尊師也. 해석生則謹養, 스승이 살아계실 땐 봉양함을 신중히 해야 하니 謹養之道, 養心爲貴; 봉양을 신중히 하는 방법은 스승의 마음을 봉양하는 걸 귀하게 여기고 死則敬祭, 스승이 돌아가셨을 땐 제사를 공경하게 해야 하니 敬祭之術, 時節爲務, 제사를 공경하게 하는 기술은 시기와 계절에 맞춰 힘쓰는 것으로, 此所以尊師也. 이것이 스승을 존중..
4. 배우는 방법 변설론도(辨說論道) 凡學必務進業, 心則無營. 疾諷誦, 謹司聞, 觀驩愉, 問書意, 順耳目, 不逆志, 退思慮, 求所謂, 時辨說, 以論道, 不苟辨, 必中法, 得之無矜, 失之無慙, 必反其本. 해석 凡學必務進業, 心則無營. 일반적으로 배운다는 것은 반드시 힘써 학업(學業)을 진척시켜야 하지만 마음엔 미혹됨이 없어야 한다. 疾諷誦, 謹司聞, 읊고 외는 걸 빠르게 해야 하고 스승의 말씀 듣기를 삼가야 하며 觀驩愉, 問書意, 의문스런 내용은 스승의 즐거운 때를 보아 글의 내용을 묻되 順耳目, 不逆志, 묻는 방식이 스승의 귀와 눈에 순종하여 뜻을 어겨선 안 되고 退思慮, 求所謂, 물러나선 생각하고 고민해 말해준 본질을 구하며 時辨說, 以論道, 때때로 말씀을 변론하여 도를 논구해야 하되 不苟辨, 必中法,..
3. 배워서 사람이 되다 유학위천하명사(由學爲天下名士) 子張, 魯之鄙家也, 顔涿聚, 梁父之大盜也, 學於孔子. 段干木, 晉國之大駔也, 學於子夏. 高何ㆍ縣子石, 齊國之暴者也, 指於鄕曲, 學於子墨子. 索盧參, 東方之鉅狡也, 學於禽滑黎. 此六人者, 刑戮死辱之人也, 今非徒免於刑戮死辱也, 由此爲天下名士顯人, 以終其壽, 王公大人從而禮之. 此得之於學也. ▲ 배움을 통한 변화에 대한 좋은 예시를 보여준 영화 [굿윌헌팅] 해석 子張, 魯之鄙家也, 顔涿聚, 梁父之大盜也, 學於孔子. 자장(子張)은 노나라의 비천한 집안사람이었고 안탁취(顔涿聚)는 양보(梁父)【양보(梁父): 태산 아래 한 지령. 『史記』 「봉선서」에 보면, 예로부터 封 제사는 泰山에서 지내고 禪 제사는 양보에서 지냈다는 말이 있음.】라는 곳의 대도둑이었지만 공자..
2. 잘 배운다는 것 시위선학(是謂善學)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故凡學非能益也, 達天性也. 能全天之所生, 而勿敗之, 是謂善學. 해석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또한 하늘이 사람을 낼 때는 그 귀로 들을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들음이란 귀머거리만 못하게 된다.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그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봄이란 소경만 못하게 된다.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그 입으로 말할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말이란 벙어리만 못하게 된다.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그 마음으로 알 수 있도..
1. 10명의 성인과 6명의 현인이 스승을 높이다 십성육현존사(十聖六賢尊師)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禹師大成贄, 湯師小臣, 文王ㆍ武王師呂望ㆍ周公旦. 齊桓公使管夷吾, 晉文公師咎犯ㆍ隨會, 秦穆公師百里奚ㆍ公孫枝, 楚莊王師孫叔敖ㆍ沈尹巫, 吳王闔閭師伍子胥ㆍ文之儀, 越王句踐師范蠡ㆍ大夫種. 此十聖人六賢者, 未有不尊師者也. 今尊不至於帝, 智不至於聖, 而欲無尊師, 奚由至哉! 此五帝之所以絶, 三代之所以滅. 해석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신농(神農)씨는 실제(悉諸)를 스승 삼았고 황제(黃帝)는 대요(大撓)를 스승 삼았으며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제전욱(帝顓頊)은 백이보(伯夷父)를 스승 삼았고 제곡(帝嚳)은 백초(伯招)를 스승 삼았으며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56. 하찮은 행동을 보면 큰 실체를 논할 수 있다 견소행즉논대체(見小行則論大體) 趙宣孟活饑人於委桑之下, 而天下稱仁焉, 荊佽非犯河中之難, 不失其守, 而天下稱勇焉, 是故見小行, 則可以論大體矣. 田子方見路馬於道, 喟然有志焉, 以問其御曰: “此何馬也?” 其御曰: “此故公家畜也, 老罷而不爲用, 出而鬻之.” 田子方曰: “少而貪其力, 老而棄其身, 仁者不爲也.” 束帛以贖之. 罷武聞之, 知所歸心矣. 齊莊公出獵, 有一蟲, 擧足將搏其輪. 問其御曰: “此何蟲也?” 對曰: “此所爲螳螂者也, 其爲蟲也, 知進而不知却, 不量力, 而輕敵.” 莊公曰: “此爲人而必爲天下勇武矣.” 廻車而避之. 勇武聞之, 知所盡死矣. 해석 趙宣孟活饑人於委桑之下, 而天下稱仁焉, 시호(諡號)가 선맹(宣孟)인 진(晉)의 대부 조돈(趙盾)은 마른 뽕나무 아래에서..

50. 삶과 죽음마저 초월한 이들 昔孫叔敖三得令尹無喜志, 三去令尹無憂色. 延陵季子, 吳人願一以爲王, 而不肯. 許由讓天下而弗受, 晏子與崔杼盟, 臨死地, 不變其儀. 此皆有所遠通也, 精神通於死生, 則物孰能惑之? 荊有佽非, 得寶劒於干隊. 還反度江, 至於中流, 陽侯之波, 兩蛟俠繞其船. 佽非謂枻船者曰: “嘗有如此而得活者乎?” 對曰: “未嘗見也.” 於是佽非瞑目, 勃然攘譬拔劍曰: “武士可以仁義之禮說也, 不可劫而奪也. 此江中之腐肉朽骨, 棄劒而已, 余有奚愛焉?” 赴江刺蛟, 遂斷其頭, 船中人盡活, 風波畢除, 荊爵爲執圭. 孔子聞之曰: “夫善哉! 腐肉朽骨棄劒者, 佽非之謂乎?” 故老子曰: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焉.” 해석 昔孫叔敖三得令尹無喜志, 三去令尹無憂色. 옛적에 손숙오(孫叔敖)는 세 번 영윤(令尹)을 누렸지만 기뻐하는..

5. 잘 배웠던 양유기와 윤유 養由基ㆍ尹儒, 皆文藝之人也. 荊廷嘗有神白猨, 荊之善射者莫之能中, 荊王請養由基射之. 養由基矯弓操矢而往, 未之射而括中之矣, 發之則猨應矢而下, 則養由基有先中中之者矣. 尹儒學御三年而不得焉, 苦痛之, 夜夢受秋駕於其師. 明日往朝其師, 望而謂之曰: “吾非愛道也, 恐子之未可與也, 今日將敎子以秋駕.” 尹儒反走, 北面再拜曰: “今昔臣夢受之.” 先爲其師言所夢, 所夢固秋駕已. 上二士者可謂能學矣, 可謂無害之矣, 此其所以觀後世已. 해석 養由基ㆍ尹儒, 皆文藝之人也. 양유기(養由基)와 윤유(尹儒)는 모두 문채나는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다. 荊廷嘗有神白猨, 荊之善射者莫之能中, 荊王請養由基射之. 초나라【형(荊): 초나라의 본이름】 정원에 일찍이 신묘한 흰 원숭이가 있었는데 초나라의 활 잘 쏘는 이도 맞출 수..

49. 꿈속에서 추가(秋駕)란 기술을 전수 받은 윤수(尹需, 尹儒) 尹需學御, 三年而無得焉, 私自苦痛, 常寢想之, 中夜夢受秋駕於師. 明日往朝, 師望之謂之曰: “吾非愛道於子也, 恐子不可予也, 今日敎子以秋駕.” 尹需反走, 北面再拜曰: “臣有天幸, 今夕固夢受之.” 故老子曰: “致虛極, 守靜篤, 萬物並作, 吾以觀其復也.” 해석 尹需學御, 三年而無得焉, 私自苦痛, 常寢想之, 中夜夢受秋駕於師. 윤수(尹需)가 말 모는 것을 배웠지만 3년이 되도록 터득하지 못해 혼자 스스로 괴로워하며 항상 자면서 그것만을 생각했다가 한밤 중에 꿈속에서 추가(秋駕)란 기술을 스승에게 전수받았다. 明日往朝, 師望之謂之曰: 다음날에 문안하러 가니 스승이 그를 보고서 말씀하셨다. “吾非愛道於子也, 恐子不可予也, 今日敎子以秋駕.” “나는 수레..

41. 신념에 따라 산 이들 王子比干, 非不知箕子被髮佯狂以免其身也, 然而樂直行盡忠, 以死節, 故不爲也. 伯夷ㆍ叔齊, 非不能受綠任官, 以致其功也, 然而樂離世伉行, 以絶衆, 故不務也. 許由ㆍ善卷, 非不能撫天下, 寧海內, 以德民也, 然而羞以物滑和, 故弗受也. 豫讓ㆍ要離, 非不知樂家室, 安妻子, 以偸生也, 然而樂推誠必行, 以死主, 故不留也. 今從箕子視比干, 則愚矣; 從比干視箕子, 則卑矣; 從管ㆍ晏視伯夷, 則戇矣; 從伯夷視管ㆍ晏, 則貪矣. 趍舍相非, 嗜欲相反, 而各樂其務, 將誰使正子? 해석 王子比干, 非不知箕子被髮佯狂以免其身也, 然而樂直行盡忠, 以死節, 故不爲也. 왕자 비간(比干)은 기자(箕子)가 머릴 풀어헤치고 거짓 미친 척하며 그 몸을 피한 걸 모른 건 아니지만 즐겁게 곧이곧대로 행동해[直行] 충성을 다하여 ..

28. 큰 규모의 사람 故知宇宙之大, 則不可劫以死生; 知養生之和, 則不可縣以天下; 知未生之樂, 則不可畏以死. 知許由之貴於舜, 則不貪物. 牆之立, 不若其偃也, 又況不爲牆乎? 氷之凝, 不若其釋也, 又況不爲氷乎? 自無蹠有, 自有蹠無, 終始無端, 莫知其所萌. 非通于外內, 孰能無好憎? 無外之外至大也, 無內之內至貴也, 能知大貴, 何往而不遂? 衰世湊學, 不知原心反本, 直雕琢其性, 嬌拂其情, 以與世交. 해석 故知宇宙之大, 則不可劫以死生; 知養生之和, 則不可縣以天下; 知未生之樂, 則不可畏以死. 그러므로 우주의 거대함을 안다면 죽고 사는 것으로 겁박할 수 없고 삶을 기르는 조화를 안다면 천하로 얽맬 수 없으며 태어나지 않았을 때의 즐거움을 안다면 죽음으로 두렵게 할 수 없다. 知許由之貴於舜, 則不貪物. 허유(許由)가 순임..

24. 욕심에서 벗어난 사람들[無累之人] 天下至大矣, 而以與佗人; 身至親矣, 而棄之淵. 外此其餘, 無足利矣. 此之謂無累之人, 無累之人, 不以天下爲貴矣. 上觀至人之論, 深原道德之意, 以下考世俗之行, 乃足羞也. 故通許由之意, 金縢豹韜廢矣; 延陵季子, 不受吳國, 而訟間田者慙矣; 子罕不利寶玉, 而爭券契者媿矣; 務光不汚於世, 而貪利偸生者悶矣. 故不觀大義者, 不知生之不足貪也; 不聞大言者, 不知天下之不足利也. 해석 天下至大矣, 而以與佗人; 身至親矣, 而棄之淵. 外此其餘, 無足利矣. 천하는 매우 큰 것이지만 요임금은 다른 사람인 허유(許由)에게 주었고 몸은 매우 가까운 것이지만 무광(務光)은 연못에 던졌는데 이것 밖의 나머지는 이로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此之謂無累之人, 無累之人, 不以天下爲貴矣. 이것을 ‘욕심에서 벗..

25. 태평성세에 마음이 평온한 백성들의 모습 今盆水在庭, 淸之終日, 未能見眉睫, 濁之不過一撓, 而不能察方員. 人神易濁而難淸, 猶盆水之類也, 況一世而撓滑之, 曷得須臾平乎? 古者至德之世, 賈便其肆, 農樂其業, 大夫安其職, 而處士修其道. 當此之時, 風雨不毁折, 草木不失, 九鼎重味, 珠玉潤澤, 洛出丹書, 河出綠圖. 故許由ㆍ方回ㆍ善卷ㆍ披衣, 得達其道, 何則? 世之主有欲利天下之心, 是以人得自樂其間. 四子之才, 非能盡善蓋今之世也, 然莫能與之同光者, 遇唐虞之時. 해석 今盆水在庭, 淸之終日, 未能見眉睫, 濁之不過一撓, 而不能察方員. 이제 한 동이의 물이 정원에 있고 종일토록 맑더라도 눈앞[眉睫]을 볼 수 없지만 한 번 흔드는데 불과하더라도 흐려지면 네모난 것이나 둥근 것을 살필 수 없다. 人神易濁而難淸, 猶盆水之類也,..

22. 진인(眞人)이란? 聖人有所于達, 達則嗜欲之心外矣. 孔ㆍ墨之弟子, 皆以仁義之術, 敎導於世, 然而不免於儡身, 猶不能行也, 又況所敎乎? 是何則? 其道外也. 夫以末求返于本, 許由不能行也, 又況齊民乎? 誠達于性命之情, 而仁義固附矣, 趨捨何足以滑心? 若夫神無所掩, 心無所載, 通洞條達, 恬漠無事. 無所凝滯, 虛寂以待, 勢利不能誘也. 辯者不能說也, 聲色不能淫也, 美者不能濫也, 知者不能動也, 勇者不能恐也, 此眞人之道也. 若然者, 陶冶萬物, 與造化者爲人, 天地之間, 宇宙之內, 莫能夭遏. 해석 聖人有所于達, 達則嗜欲之心外矣. 성인은 통달하는 것에 있으니 통달하면 도를 넘어선 욕심의 마음이 하찮아진다. 孔ㆍ墨之弟子, 皆以仁義之術, 敎導於世, 然而不免於儡身, 猶不能行也, 又況所敎乎? 공자와 묵적의 제자들은 모두 인의(仁..

24. 남을 따라하거나 작위하지 말고 마음으로 하라 故聽善言便計, 雖愚者知說之; 稱至德高行, 雖不肖者知慕之. 說之者衆, 而用之者鮮; 慕之者多, 而行之者寡, 所以然者何也? 不能反諸性也. 夫內不開於中, 而强學問者, 不入於耳, 而不著於心, 此何以異於聾者之歌也? 效人爲之, 而無以自樂也, 聲出於口, 則越而散矣. 夫心者, 五藏之主也, 所以制使四支, 流行血氣, 馳騁于是非之境, 而出入于百事之門戶者也. 是故不得於心, 而有經天下之氣, 是猶無耳而欲調鐘鼓, 無目而欲喜文章也, 亦必不勝其任矣. 故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夫許由小天下, 而不以己易堯者, 志遺於天下也, 所以然者何也? 因天下而爲天下也. 天下之要, 不在於彼, 而在於我; 不在於人, 而在於身, 身得則萬物備矣. 徹於心術之論, 則嗜欲好憎外矣. 是故無所喜, 而無..

50. 손잠(孫潛)와 손방(孫放)의 재치 있는 대답에 웃은 유공(庾公) 孫齊由ㆍ齊莊二人少時詣庾公, 公問: “齊由何字?” 答曰: “字齊由.” 公曰: “欲何齊邪?” 曰: “齊許由.” “齊莊何字?” 答曰: “字齊莊.” 公曰: “欲何齊?” 曰: “齊莊周.” 公曰: “何不慕仲尼而慕莊周?” 對曰: “聖人生知, 故難企慕.” 庾公大喜小兒對. 해석 孫齊由ㆍ齊莊二人少時詣庾公, 公問: “齊由何字?” 答曰: “字齊由.” 손제유(孫齊由, 孫潛)와 손제장(孫齊莊, 孫放) 2명이 어렸을 때 유공(庾公, 庾亮)을 찾아가니 유공이 “제유는 자(字)가 어찌 되느냐?”라고 물었고 손제유(孫齊由)는 “자가 제유(齊由)입니다.”라고 말했다. 公曰: “欲何齊邪?” 曰: “齊許由.” 유공이 “무엇을 닮고 싶니?”라고 말하자, “허유(許由)를 닮..

1. 원봉고(袁奉高)를 따끔하게 비판한 변문례(邊文禮) 邊文禮見袁奉高, 失次序. 奉高曰: “昔堯聘許由, 面無怍色, 先生何爲顚倒衣裳?” 文禮答曰: “明府初臨, 堯德未彰, 是以賤民顚倒衣裳耳.” 해석 邊文禮見袁奉高, 失次序. 변문례(邊文禮, 邊讓)가 원봉고(袁奉高, 袁宏)을 뵈니 응대에 차례가 없었다. 奉高曰: “昔堯聘許由, 面無怍色, 先生何爲顚倒衣裳?” 봉고가 “옛적에 요임금께서 허유(許由)를 초빙했을 때 허유의 낯엔 부끄러운 색이 없었다는데 선생께선 어째서 당황하십니까?【전도의상(顚倒衣裳): 윗옷과 아래옷을 뒤바꿔 입었다는 말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부를 때 몹시 당황함을 표현할 때 쓰인다. 『시경(詩經)』 제풍(齊風) 「동방미명(東方未明)」】”라고 말했다. 文禮答曰: “明府初臨, 堯德未彰, 是以賤民顚倒衣..

22. 출정을 위한 전송식에서 전귀(田瞶)를 가르친 장생(張生) 齊將軍田瞶出將, 張生郊送曰: “昔者堯讓許由以天下, 洗耳而不受,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伯夷叔齊辭諸侯之位而不爲,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於陵仲子辭三公之位而傭爲人灌園,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智過去君第, 變姓名, 免爲庶人,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孫叔敖三去相而不悔,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此五大夫者, 名辭之而實羞之. 今將軍方吞一國之權, 提鼓擁旗, 被堅執銳, 旋回十萬之師, 擅斧鉞之誅, 愼毋以士之所羞者驕士.” 田瞶曰: “今日諸君皆爲瞶祖道, 具酒脯, 而先生獨敎之以聖人之大道, 謹聞命矣.” 해석 齊將軍田瞶出將, 張生郊送曰: “昔者堯讓許由以天下, 洗耳而不受, 將軍知之乎?” 제..

14. 연왕을 설득해 자지(子之)의 세력을 불려준 반수 潘壽謂燕王曰: “王不如以國讓子之. 人所以謂堯賢者, 以其讓天下於許由, 許由必不受也, 則是堯有讓許由之名而實不失天下也. 今王以國讓子之, 子之必不受也, 則是王有讓子之之名而與堯同行也.” 於是燕王因擧國而屬之, 子之大重. 一曰: 潘壽, 隱者. 燕使人聘之. 潘壽見燕王曰: “臣恐子之之如益也.” 王曰: “何益哉?” 對曰: “古者禹死, 將傳天下於益, 啓之人因相與攻益而立啓. 今王信愛子之, 將傳國子之, 太子之人盡懷印, 爲子之之人無一人在朝廷者. 王不幸棄群臣, 則子之亦益也.” 王因收吏璽, 自三百石以上皆效之子之, 子之大重. 夫人主之所以鏡照者, 諸侯之士徒也, 今諸侯之士徒皆私門之黨也. 人主之所以自羽翼者, 巖穴之士徒也, 今巖穴之士徒皆私門之舍人也. 是何也? 奪褫之資在子之也. 故吳章曰:..

5. 나라를 다스리는 두 가지, 상과 벌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今民儇詗智慧, 欲自用, 不聽上. 上必且勸之以賞, 然後可進; 又且畏之以罰, 然後不敢退. 而世皆曰: “許由讓天下, 賞不足以勸; 盜跖犯刑赴難, 罰不足以禁.” 臣曰: 未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許由是也; 已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堯ㆍ舜是也; 毁廉求財, 犯刑趨利, 忘身之死者, 盜跖是也. 此二者, 殆物也, 治國用民之道也, 不以此二者爲量. 治也者, 治常者也; 道也者, 道常者也. 殆物妙言, 治之害也. 天下太平之士, 不可以賞勸也; 天下太下之士, 不可以刑禁也. 然爲太上士不設賞, 爲太下士不設刑, 則治國用民之道失矣. 해석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옛날의 백성들은 정직하고 은밀하며 바보 같고 우직하였기 때문에 빈 명예로 취할 수 있었다. 今民儇詗智慧..

4. 비간이나 오자서 같은 직간하는 신하를 무에 쓰랴? 若夫關龍逢ㆍ王子比干ㆍ隨季梁ㆍ陳泄冶ㆍ楚申胥ㆍ吳子胥, 此六人者, 皆疾爭强諫以勝其君. 言聽事行, 則如師徒之勢; 一言而不聽, 一事而不行, 則陵其主以語, 從之以威. 雖身死家破, 要領不屬, 手足異處, 不難爲也. 如此臣者, 先古聖王皆不能忍也, 當今之時, 將安用之? 해석 若夫關龍逢ㆍ王子比干ㆍ隨季梁ㆍ陳泄冶ㆍ楚申胥ㆍ吳子胥, 此六人者, 皆疾爭强諫以勝其君. 관용봉(關龍逢)과 왕자(王子) 비간(比干)과 수(隨) 나라 계량(季梁)과 진(陳) 설야(泄冶)와 초(楚)나라 신서(申胥)와 오(吳)나라 자서(子胥)의 6명은 모두 치열하게 논쟁하고 강하게 직간함으로 임금을 이기려 했다. 言聽事行, 則如師徒之勢; 직간이 받아들여져 일이 실행되었다면 스승과 제자의 기세 같았겠지만 一言而不..

3. 백이숙제 같은 이들을 무에 등용할 게 있을까? 若夫許由ㆍ續牙ㆍ晉伯陽ㆍ秦顚頡ㆍ衛僑如ㆍ狐不稽ㆍ重明ㆍ董不識ㆍ卞隨ㆍ務光ㆍ伯夷ㆍ叔齊, 此十二人者, 皆上見利不喜, 下臨難不恐, 或與之天下而不取, 有萃辱之名, 則不樂食穀之利. 夫見利不喜, 上雖厚賞, 無以勸之; 臨難不恐, 上雖嚴刑, 無以威之, 此之謂不令之民也. 此十二人者, 或伏死於窟穴, 或槁死於草木, 或飢餓於山谷, 或沈溺於水泉. 有民如此, 先古聖王皆不能臣, 當今之世, 將安用之? 해석 若夫許由ㆍ續牙ㆍ晉伯陽ㆍ秦顚頡ㆍ衛僑如ㆍ狐不稽ㆍ重明ㆍ董不識ㆍ卞隨ㆍ務光ㆍ伯夷ㆍ叔齊, 此十二人者, 허유(許由)ㆍ속아(續牙)ㆍ진(晉) 나라의 백양(伯陽)ㆍ진(秦) 나라의 전힐(顚頡)ㆍ위(衛) 나라의 교여(僑如)ㆍ호불계(狐不稽)ㆍ중명(重明)ㆍ동불식(董不識)ㆍ변수(卞隨)ㆍ무광(務光)ㆍ백이(伯夷)ㆍ숙..

15. 천하마저 사양한 허유를 도둑으로 오해한 집주인 堯以天下讓許由, 許由逃之, 舍於家人, 家人藏其皮冠, 夫棄天下而家人藏其皮冠, 是不知許由者也. 해석 堯以天下讓許由, 許由逃之, 舍於家人, 家人藏其皮冠,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하자 허유는 선양됨에 도망쳐 남의 집에 머물게 됐고 집 사람은 허유가 훔쳐갈까봐 가죽 관을 감췄다. 夫棄天下而家人藏其皮冠, 是不知許由者也. 대체로 허유는 천하마저도 버리는 사람인데 집 사람은 가죽 관을 감췄으니 이는 허유를 모르는 사람이다. 인용 목차 전문

13. 진채(陳蔡)의 환란을 비판한 자공과 자로를 가르치다 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弦歌於室. 顔回擇菜, 子路ㆍ子貢相與言曰: “夫子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殺夫子者無罪, 藉夫子者無禁.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無恥也若此乎?” 顔回無以應, 入告孔子. 孔子推琴, 喟然而嘆曰: “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子路ㆍ子貢入, 子路曰: “如此者, 可謂窮矣!”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故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天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 陳蔡之隘, 於丘其幸乎.” 孔子削然反琴而弦歌, 子路扢然執干而舞. 子貢曰: “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

26. 진채(陳蔡) 사이에서 포위당했을 때 공자와 자공ㆍ자로와의 대화 孔子遷于蔡三歲, 吳伐陳. 楚救陳, 軍于城父. 聞孔子在陳蔡之閒, 楚使人聘孔子. 孔子將往拜禮, 陳蔡大夫謀曰: “孔子賢者, 所刺譏皆中諸侯之疾. 今者久留陳蔡之閒, 諸大夫所設行皆非仲尼之意. 今楚, 大國也, 來聘孔子. 孔子用於楚, 則陳蔡用事大夫危矣.” 於是乃相與發徒役圍孔子於野. 不得行, 絶糧. 從者病, 莫能興, 孔子講誦弦歌不衰. 子路慍見曰: “君子亦有窮乎?” 孔子曰: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子貢色作, 孔子曰: “賜, 爾以予爲多學而識之者與?” 曰: “然. 非與?” 孔子曰: “非也. 予一以貫之.” 孔子知弟子有慍心, 乃召子路而問曰: “詩云: ‘匪兕匪虎, 率彼曠野’. 吾道非邪? 吾何爲於此?” 子路曰: “意者吾未仁邪? 人之不我信也. 意者吾未知邪? 人..

13. 인의가 이롭다 여기는 요임금을 떠나겠다는 허유 齧缺遇許由曰: “子將奚之?” 曰: “將逃堯.” 曰: “奚謂耶?” 曰: “夫堯畜畜然仁, 吾恐其爲天下笑. 後世其人與人相食與! 夫民不難聚也, 愛之則親, 利之則至, 譽之則勸, 致其所惡則散. 愛利出乎仁義, 捐仁義者寡, 利仁義者衆. 夫仁義之行, 唯且無誠, 且假乎禽貪者器. 是以一人之斷制天下, 譬之猶一覕也. 夫堯知賢人之利天下也, 而不知其賊天下也. 夫唯外乎賢者知之矣.” 해석 齧缺遇許由曰: “子將奚之?” 설결(齧缺)이 허유(許由)를 만나 “자네는 장차 어디를 가려 하나?”라고 말했다. 曰: “將逃堯.” 曰: “奚謂耶?” 허유가 “장차 요임금에게서 도망가려 합니다.”라고 말하자, 설결이 “무슨 말인가?”라고 말했다. 曰: “夫堯畜畜然仁, 吾恐其爲天下笑. 허유가 말했다. ..

5. 자신의 스승 설결을 모시려는 요임금을 나무란 허유 堯之師曰: ‘許由.’ 許由之師曰: ‘齧缺’ 齧缺之師曰: ‘王倪.’ 王倪之師曰: ‘被衣.’ 堯問於許由曰: “齧缺可以配天乎? 吾藉王倪以要之.” 許由曰: “殆哉, 圾乎天下! 齧缺之爲人也, 聰明睿知, 給數以敏, 其性過人, 而又乃以人受天. 彼審乎禁過, 而不知過之所由生. 與之配天乎? 彼且乘人而無天. 方且本身而異形, 方且尊知而火馳, 方且爲緖使, 方且爲物絯, 方且四顧而物應, 方且應衆宜, 方且與物化而未始有恆, 夫何足以配天乎! 雖然, 有族有祖, 可以爲衆父而不可以爲衆父父. 治亂之率也, 北面之禍也, 南面之賊也.” 해석 堯之師曰: ‘許由.’ 許由之師曰: ‘齧缺.’ 齧缺之師曰: ‘王倪.’ 王倪之師曰: ‘被衣.’ 요임금의 스승은 허유(許由)이고 허유의 스승은 설결(齧缺)이며 ..

14. 인위적인 노력을 중시한 의이자와 인위성을 싫어한 허유 意而子見許由, 許由曰: “堯何以資汝?” 意而子曰: “堯謂我: ‘汝必躬服仁義而明言是非.’” 許由曰: “而奚來爲軹? 夫堯旣已黥汝以仁義, 而劓汝以是非矣. 汝將何以游夫遙蕩恣睢, 轉徙之塗乎?” 意而子曰: “雖然, 吾願游於其藩.” 許由曰: “不然.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 意而子曰: “夫無莊之失其美, 據梁之失其力, 黃帝之亡其知, 皆在鑪錘之間耳.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 使我乘成以隨先生耶?” 許由曰: “噫! 未可知也. 我爲汝言其大略: 吾師乎! 吾師乎! 虀萬物而不爲義, 澤及萬世而不爲仁, 長於上古而不爲老,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巧. 此所游已!” 해석 意而子見許由, 許由曰: “堯何以資汝?” 옛적 현인인 의이자(意而子)가 허유(許..
11. 물고기를 잡았다면 통발은 잊어라득어망전(得魚忘筌) 演門有親死者, 以善毁, 爵爲官師, 其黨人毁而死者半. 堯與許由天下, 許由逃之; 湯與務光, 務光怒之, 紀他聞之, 帥弟子而蹲於窾水, 諸侯吊之, 三年, 申徒狄因以踣河. 荃者所以在魚, 得魚而忘荃; 蹄者所以在免, 得免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 해석演門有親死者, 以善毁, 爵爲官師, 其黨人毁而死者半. 송나라의 성문인 연문(演門)에 어버이가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버이 상례로 몸이 잘 쇠약해져[善毁] 벼슬을 받아 관리가 되자 그 고을에 비쩍 말라[毁] 죽은 사람이 반이나 되었다. 堯與許由天下, 許由逃之; 湯與務光, 務光怒之, 요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주려 하자 허유는 도망갔고 탕임금이 무광(務光)에게 천하를 주려 하자 무광은 ..

10. 지나침과 묻지 않음에 대해 德溢乎名, 名溢乎暴, 謀稽乎誸, 知出乎爭, 柴生乎守官, 事果乎衆宜. 春雨日時, 草木怒生, 銚鎒於是乎始修, 草木之倒植者過半而不知其然. 靜然可以補病, 眥揻可以休老, 寧可以止遽. 雖然, 若是, 勞者之務也, 非佚者之所未嘗過而問焉; 聖人之所以駴天下, 神人未嘗過而問焉; 賢人所以駴世, 聖人未嘗過而問焉; 君子所以駴國, 賢人未嘗過而問焉; 小人所以合時, 君子未嘗過而問焉. 해석 德溢乎名, 名溢乎暴, 謀稽乎誸, 知出乎爭, 덕은 명예를 추구하는 데서 넘치고 명예는 승부욕에서 넘치며 꾀는 절박한 데서 생각나고 지혜는 다툼에서 나오며 柴生乎守官, 事果乎衆宜. 일의 막힘[柴]은 관직의 규율을 지키려는 데서 생기고 일은 대중의 마땅한 데에서 과실을 맺는다. 春雨日時, 草木怒生, 銚鎒於是乎始修, 草木之..

2. 순임금의 천하를 받지 않은 세 명의 은자 舜讓天下於子州支伯, 子州支伯曰: “予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故天下大器也, 而不以易生. 此有道者之所以異乎俗者也. 舜以天下讓善卷, 善卷曰: “余立於宇宙之中, 冬日衣皮毛, 夏日衣葛絺, 春耕種, 形足以勞動; 秋收斂, 身足以休食. 日出而作, 日入而息, 逍遙於天地之間, 而心意自得, 吾何以天下爲哉! 悲夫, 子之不知余也.” 遂不受. 於是去而入深山, 莫知其處. 舜以天下讓其友石戶之農, 石戶之農曰: “捲捲乎, 后之爲人, 葆力之士也.” 以舜之德爲未至也. 於是夫負妻戴, 攜子以入於海, 終身不反也. 해석 舜讓天下於子州支伯, 子州支伯曰: “予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순임금이 천하를 자주지백(子州支伯)에게 선양하려 하자 자주지백도 “내가 마침 깊은 근심의..

1. 요임금의 천하를 받지 않은 두 명의 은자 堯以天下讓許由, 許由不受. 又讓於子州支父, 子州支父曰: “以我爲天子, 猶之可也.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夫天下至重也, 而不以害其生, 又况他物乎! 唯无以天下爲者可以托天下也. 해석堯以天下讓許由, 許由不受.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하자, 허유는 수용하질 않았다. 又讓於子州支父, 子州支父曰: “以我爲天子, 猶之可也.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또한 은자(隱者)인 자주지보(子州支父)에게 선양하려 하자 자주지보가 “나를 천자로 만들려 하는 건 오히려 괜찮네. 비록 그러나 내가 마침 깊은 근심의 병이 있어 시방 장차 치료해야 해서 천하를 다스릴 겨를이 없다네.”라고 말했다. 夫天下至重也, 而不以害其生, ..

1. 실질적인 명예와 허위적인 명예 楊朱遊於魯, 舍於孟氏. 孟氏問曰: “人而已矣, 奚以名爲?” 曰: “以名者爲富.” “旣富矣, 奚不已焉?” 曰: “爲貴.” “旣貴矣, 奚不已焉?” 曰: “爲死.” “旣死矣, 奚爲焉?” 曰: “爲子孫.” “名奚益於子孫?” 曰: “名乃苦其身, 燋其心. 乘其名者澤及宗族, 利兼鄕黨, 况子孫乎?” “凡爲名者必廉, 廉斯貧, 爲名者必讓, 讓斯賤.” 曰: “管仲之相齊也, 君淫亦淫, 君奢亦奢, 志合言從, 道行國霸, 死之後, 管氏而已. 田氏之相齊也, 君盈則己降, 君斂則己施, 民皆歸之, 因有齊國, 子孫享之, 至今不絶.” “若實名貧, 僞名富.” 曰: “實無名, 名無實, 名者, 僞而已矣. 昔堯舜僞以天下讓許由ㆍ善卷, 而不失天下, 享祚百年. 伯夷ㆍ叔齊實以孤竹君讓, 而終亡其國, 餓死於首陽之山. 實僞之..

소염(所染) 제삼(第三) 1. 염색과 변화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故染不可不愼也. 2. 잘 물든 임금들과 잘못 물든 임금들 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此四王者, 所染當, 故王天下, 立爲天子, 功名蔽天地, 擧天下之仁義顯人, 必稱此四王者. 夏桀染於干辛ㆍ推哆, 殷紂染於崇侯ㆍ惡來, 厲王染於厲公長父ㆍ榮夷終, 幽王染於傅公夷ㆍ蔡公穀. 此四王者, 所染不當, 故國殘身死, 爲天下僇, 擧天下不義辱人, 必稱此四王者. 3. 춘추오패를 물들인 인물들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

6. 좋은 벗과 나쁜 벗 非獨國有染也, 士亦有染. 其友皆好仁義, 淳謹畏令, 則家日益, 身日安, 名日榮, 處官得其理矣, 則段干木ㆍ禽子ㆍ傅說之徒是也. 其友皆好矜奮, 創作比周, 則家日損, 身日危, 名日辱, 處官失其理矣, 則子西ㆍ易牙ㆍ豎刁之徒是也. 詩曰: ‘必擇所堪, 必謹所堪’者, 此之謂也. 해석 非獨國有染也, 士亦有染. 나라만 물들이는 게 있을 뿐만 아니라 선비도 또한 물들게 하는 게 있다. 其友皆好仁義, 淳謹畏令, 則家日益, 身日安, 名日榮, 벗이 모두 인의(仁義)를 좋아하고 순박하고 조심하며 법령을 두려워한다면 집은 날로 불어나고 몸은 날로 편안해지며 명성은 날로 영예로워져 處官得其理矣, 則段干木ㆍ禽子ㆍ傅說之徒是也. 공무를 처리함에 올바른 이치를 얻으리니 단간목(段干木)과 금자(禽子)【금자(禽子): 전국시..

5. 좋은 임금과 나쁜 임금의 차이 凡君之所以安者何也? 以其行理也, 行理性於染當. 故善爲君者, 勞於論人, 而佚於治官. 不能爲君者, 傷形費神, 愁心勞意, 然國逾危, 身逾辱. 此六君者, 非不重其國, 愛其身也, 以不知要故也. 不知要者, 所染不當也. 해석 凡君之所以安者何也? 以其行理也, 行理性於染當. 대체로 임금이 안정(安定)된 정치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올바른 이치를 행하기 때문이니 올바른 이치를 행하는 것은 물듦의 합당함에 근본해서 이다. 故善爲君者, 勞於論人, 而佚於治官. 그러므로 잘 임금노릇하는 이는 사람을 따지는 데엔 힘을 쓰지만 관리를 다스리는 데엔 느긋하다. 不能爲君者, 傷形費神, 愁心勞意, 然國逾危, 身逾辱. 임금노릇을 잘 하지 못하는 이는 몸을 상하게 하고 정신을 소비하며 마음을 근심스레 하..

4. 잘못 물든 춘추시대 임금들 范吉射染於長柳朔ㆍ王胜, 中行寅染於籍秦高彊, 吳夫差染於王孫雒ㆍ太宰嚭, 智伯搖染於智國ㆍ張武, 中山尙染於魏義ㆍ偃長, 宋康染於唐鞅ㆍ佃不禮. 此六君者, 所染不當, 故國家殘亡, 身爲刑戮, 宗廟破滅, 絶無後類, 君臣離散, 民人流亡, 擧天下之貪暴苛擾者, 必稱此六君也. 해석 范吉射染於長柳朔ㆍ王胜, 中行寅染於籍秦高彊, 吳夫差染於王孫雒ㆍ太宰嚭, 智伯搖染於智國ㆍ張武, 中山尙染於魏義ㆍ偃長, 宋康染於唐鞅ㆍ佃不禮. 범길역(范吉射)은 장류삭(長柳朔)과 왕성(王胜)에게 물들었고, 중항인(中行寅)은 적진(籍秦)과 고강(高彊)에게 물들었으며, 오나라 부차(夫差)는 왕손락(王孫雒)과 태재(太宰) 비(嚭)에게 물들었고, 지백요(智伯搖)는 지국(智國)과 장무(張武)에게 물들었으며, 중산상(中山尙)은 위의(魏義)..

3. 춘추오패를 물들인 인물들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於後世. 해석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제환공은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에게 물들었고, 진문공은 구범(舅犯)과 고언(高偃)에게 물들었으며, 초장왕은 숙손오(孫叔敖)와 심윤(沈尹)에게 물들었고, 오나라 합려(闔閭)는 오원(伍員)과 문의(文義)에 물들었으며, 월나라 구천(句踐)은 범려(范蠡) 대부 종(種)에게 물들었다.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於後世. 이 5명의 임금은 물들여진 게 합당하였기 때문에 제후에서 패자(霸者)가 되었고 공과 명성이 후세..

2. 잘 물든 임금들과 잘못 물든 임금들 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此四王者, 所染當, 故王天下, 立爲天子, 功名蔽天地, 擧天下之仁義顯人, 必稱此四王者. 夏桀染於干辛ㆍ推哆, 殷紂染於崇侯ㆍ惡來, 厲王染於厲公長父ㆍ榮夷終, 幽王染於傅公夷ㆍ蔡公穀. 此四王者, 所染不當, 故國殘身死, 爲天下僇, 擧天下不義辱人, 必稱此四王者. 해석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실을 물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 또한 물들이는 게 있다.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요임금은 허유(許由)와 백양(伯陽)에게 물들었고, 우임금은 고요(皐陶)와 백익(伯益)에게 물들였으며, 탕임금은 이윤(伊尹)과 중훼(仲虺)에게 물들었고, 무왕은 태공..

1. 염색과 변화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故染不可不愼也. 해석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자묵자(子墨子)가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 말하며 탄신했다.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파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파란색이 되고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노란색이 되네.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넣는 물감이 변하면 색 또한 변하니 다섯 물감을 넣고 그치면 다섯 색깔이 되었다.” 故染不可不愼也. 그러므로 물들이는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용 목차 전문 여씨춘추

12. 소유하지 않음으로 소유한 현인들 無足曰: “夫富之於人, 無所不利. 窮美究勢, 至人之所不得逮, 賢人之所不能及.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秉人之知謀以爲明察, 因人之德以爲賢良, 非享國而嚴若君父.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心不待學而樂之, 體不待象而安之. 夫欲惡避就, 固不待師, 此人之性也. 天下雖非我, 孰能辭之!” 知和曰: “知者之爲, 故動以百姓, 不違其度, 是以足而不爭, 無以爲故不求. 不足故求之, 爭四處而不自以爲貪; 有余故辭之, 棄天下而不自以爲廉. 廉貪之實, 非以迫外也, 反監之度. 勢爲天子, 而不以貴驕人; 富有天下, 而不以財戱人. 計其患, 慮其反, 以爲害於性, 故辭而不受也, 非以要名譽也. 堯ㆍ舜爲帝而雍, 非仁天下也, 不以美害生; 善卷ㆍ許由得帝而不受, 非虛辭讓也, 不以事害己. 此皆就其利辭其害, 而天下稱賢焉, 則..

7. 천하를 사양한 허유 堯讓天下於許由,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夫子立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許由曰: “子治天下, 天下旣以治也, 而我猶代子, 吾將爲名乎? 名者, 實之賓也, 吾將爲賓乎? 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 歸休乎君, 予無所用天下爲! 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해석 堯讓天下於許由,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요임금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해와 달이 나왔지만 횃불이 꺼지지 않는 것은 그 밝음에 있어서 또한 어려운 게 아니겠습니까.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단비가 내림에도 오히려 물 대어 관개(..

355. 명승지를 즐길 몸을 갖춘 허순 허순승구(許詢勝具) 舊注引『世說』云. 許詢字玄度, 好遊山澤, 而體便登陟. 時人曰: “許非徒有勝情, 有濟勝之具.” 許隱永興幽穴, 每致四方諸侯之遺. 或謂許曰: “嘗聞箕山人似不爾耳.” 許曰: “筐篚苞苴, 固當輕於天下之寶.” 今本無載. 해석 舊注引『世說』云. 『몽구』의 옛 주에서 『세설신어』를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許詢字玄度, 好遊山澤, 而體便登陟. 時人曰: “許非徒有勝情, 有濟勝之具.” 허순(許詢)의 자(字)는 현도(玄度)인데 산과 물을 유람하길 좋아했고 몸이 등반하기에 유리했다. 당시 사람들이 “허연은 명승지의 뜻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명승지를 즐길 신체도 갖추고 있다.”라고 말들했다. 許隱永興幽穴, 每致四方諸侯之遺. 허순이 영흥(永興)의 그윽한 골짜기에 은둔했..

85. 허연의 오묘한 오언시를 칭찬한 간문제 簡文稱許掾云: “玄度五言詩, 可謂妙絶時人.” 해석 簡文稱許掾云: “玄度五言詩, 可謂妙絶時人.” 간문제가 허연을 “현도의 오언시는 오묘함이 당시 사람들을 뛰어넘는다고 할 만하다.”라고 칭찬했다. 인용 목차 전문 신어 - 서일 / 품조 / 상예 / 문학 38, 40, 85 몽구 箕城 呈李東皐觀察(허엽)

40. 지도림과 허연의 강론에 대중이 환호한 이유 支道林ㆍ許掾諸人, 共在會稽王齋頭. 支爲法師, 許爲都講. 支通一義, 四坐莫不厭心; 許送一難, 衆人莫不抃舞. 但共嗟詠二家之美, 不辯其理之所在. 해석 支道林ㆍ許掾諸人, 共在會稽王齋頭. 支爲法師, 許爲都講. 지도림과 허연 등 여러 사람이 함께 회계왕(會稽王)의 재실 앞에 있었는데 지도림은 법사(法師)가 되었고 허연은 강의하는 사람[都講]이 되었다. 支通一義, 四坐莫不厭心; 許送一難, 衆人莫不抃舞. 지도림이 한 번 뜻을 통해주면 사방이 마음에 만족하지 않음이 없었고 허연이 한 번 어려운 질문을 해주면 대중이 손뼉 치고 춤추지 않음이 없었다. 但共嗟詠二家之美, 不辯其理之所在. 다만 두 대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읊조린 것이지 그 이치가 있는 것을 깨달은 건 아니었다..

38. 왕구자를 이겨 먹으려 한 허연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時諸人士及於法師, 並在會稽西寺講, 王亦在焉. 許意甚忿, 便往西寺與王論理, 共決優劣. 苦相折挫, 王遂大屈. 許復執王理, 王執許理, 更相覆疏, 王復屈. 許謂支法師曰: “弟子向語何似?” 支從容曰: “君語, 佳則佳矣, 何至相苦邪! 豈是求理中之談哉!” 해석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허연이 어렸을 적에 사람들이 왕구자【왕구자(王苟子, 334~357): 이름은 왕수(王修)로 자(字)는 경인(敬仁)이며 소자(小字) 구자(苟子)로 낭야(琅琊) 임기(臨沂, 今山東省臨沂市)사람이다. 왕몽(王濛)의 아들로 예서(隸書)와 행서(行書)에 장점이 있는 서예가이다. 왕희지(王羲之)ㆍ허순(許詢)과 교유하길 좋아했다.】에 비교하자 허연은 매우 좋아하..

144. 맛깔나는 대화에 빠져든 허연과 간문제 許掾嘗詣簡文, 爾夜風恬月朗, 乃共作曲室中語. 襟情之詠, 偏是許之所長, 辭寄淸婉, 有逾平日. 簡文雖契素, 此遇尤相咨嗟. 不覺造厀膝, 共叉手語, 達于將旦. 旣而曰: “玄度才情, 故未易多有許!” 해석 許掾嘗詣簡文, 爾夜風恬月朗, 乃共作曲室中語. 허연【허연(許椽): 진(晉)나라 허순(許詢)의 별칭으로 자는 현도(玄度)다.】이 일찍이 간문제【간문제(簡文帝, 503~551): 양(梁)나라 무제(武帝)의 셋째 아들로 진안왕(晉安王)에 봉해졌다가 549년에 즉위하였다. 학문을 좋아하여 직접 『노자의(老子義)』, 『장자의(莊子義)』 등을 저술하였다.】에게 이르렀는데 이날 밤은 바람이 잦아들었고 달은 밝아 함께 깊은 밀실[曲室]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襟情之詠, 偏是許..

54. 손흥공의 허연 평가 支道林問孫興公: “君何如許掾?” 孫曰: “高情遠致, 弟子蚤已服膺; 一吟一詠, 許將北面.” 해석 支道林問孫興公: “君何如許掾?” 지도림【지도림(支道林): 도림은 진(晉) 나라의 승려 지둔(支遁)의 자(字)로, 시에 능해 지둔집(支遁集)이라는 시집을 남겼다. 「양고승전(梁高僧傳)」 4】이 손흥공【손흥공(孫興公): 손흥공은 진(晉) 나라 때의 은사(隱士) 손작(孫綽)을 가리킴. 흥공은 그의 자이다.】에게 “그대는 허연에 대해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孫曰: “高情遠致, 弟子蚤已服膺; 一吟一詠, 許將北面.” 손흥공이 “고상한 정과 원대한 재치를 제자들이 일찍이 이미 가슴으로 받들었지만 한 번 노래하고 한 번 읊는 것은 허연이 북면【북면(北面): 재주와 덕이 없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

16. 등산에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춘 허연 許掾好遊山水, 而體便登陟. 時人云: “許非徒有勝情, 實有濟勝之具!” 해석 許掾好遊山水, 而體便登陟. 허연은 산과 물을 유람하길 좋아했고 몸이 등반하기에 유리했다. 時人云: “許非徒有勝情, 實有濟勝之具!” 당시 사람들이 “허연은 명승지의 뜻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명승지를 즐길 신체도 갖추고 있다.”라고 말들했다. 인용 목차 전문 신어 - 품조 / 상예 / 문학 38, 40, 85 몽구 箕城 呈李東皐觀察(허엽)

나인에게 주며 증나인(贈內人) 장호(張祜) 禁門宮樹月痕過 媚眼惟看宿鷺窠 斜拔玉釵燈影畔 剔開紅焰救飛蛾 해석 禁門宮樹月痕過 금문궁수월흔과 대궐 문 궁궐 나무에 달 그림자 지나자 媚眼惟看宿鷺窠 미안유간숙로과 아리따운 눈으론 자던 해오라기 보금자리만 보는 구나. 斜拔玉釵燈影畔 사발옥채등영반 옥 비녀를 등불 그림자 곁에서 비끼어 뽑아 剔開紅焰救飛蛾 척개홍염구비아 붉은 불꽃을 없애 날던 나방을 구해주네. 인용 夜坐(허난설헌)

밤에 앉아서 야좌(夜坐) 허초희(許楚姬) 金刀翦出篋中羅 裁就寒衣手屢呵 斜拔玉釵燈影畔 剔開紅焰救飛蛾 해석 金刀翦出篋中羅 금도전출협중라 상자 속의 비단을 쇠칼로 잘라 裁就寒衣手屢呵 재취한의수루가 겨울옷을 다 지으려 손에 자주 입김을 불어대네. 斜拔玉釵燈影畔 사발옥채등영반 옥 비녀를 등불 그림자 곁에서 비끼어 뽑아 剔開紅焰救飛蛾 척개홍염구비아 붉은 불꽃을 없애 날던 나방을 구해주네. 『蘭雪軒詩集』 인용 한시사 소화시평

의창군(義昌君)의 집에서 저물녘에 읊조리며 의창저만영(義昌邸晩詠) 허균(許筠) 重簾隱映日西斜 小院回廊曲曲遮 疑是趙昌新畫就 竹間雙雀坐秋花 해석 王子爲兄贅者 의창군(義昌君)은 왕자로 형의 후계자가 된 이이다. 重簾隱映日西斜 중렴은영일서사 겹겹의 발에 은은히 비추며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小院回廊曲曲遮 소원회랑곡곡차 작은 집의 회랑은 굽이굽이 가려지네. 疑是趙昌新畫就 의시조창신화취 조창【조창(趙昌): 송(宋)나라 때의 화가로서 특히 화과(花果)의 그림에 뛰어났는데, 『선화화보(宣和畫譜)』에 의하면, 조창의 사생(寫生) 법칙은 매우 핍진(逼眞)하여 곧장 꽃에 정신(精神)을 전해 준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의 새로운 그림이 그려진 듯이 竹間雙雀坐秋花 죽간쌍작좌추화 대나무 사이 두 마리 참새가 가을 꽃에 앉았네. ..

타국의 산을 보며 이산(夷山) 허봉(許篈) 經春鄕夢滯天涯 四月胡山發杏花 江路草生看欲遍 放臣憔悴泣懷沙 해석 經春鄕夢滯天涯 경춘향몽체천애 봄 지나도록 고향의 꿈으로 하늘 가에 머무는데 四月胡山發杏花 사월호산발행화 4월 오랑캐의 산에 살구나무꽃 피었네. 江路草生看欲遍 강로초생간욕편 강길에 난 풀이 두루 피려는 걸 보노라니 放臣憔悴泣懷沙 방신초췌읍회사 추방된 신하는 초췌하게 「회사(懷沙)」【회사(懷沙): 『초사(楚辭)』 가운데의 편명(篇名)으로, 초(楚) 나라의 굴원(屈原)이 멱라수(汨羅水)에 빠져 죽기 직전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후대에는 이를 인해 충분(忠憤)을 못 이겨서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에 눈물짓네. 『荷谷先生詩鈔』 인용 한시사 소화시평

기자의 성에서 이동고 관찰사에게 드리며 기성 정이동고관찰(箕城 呈李東皐觀察) 허엽(許曄) 許椽來遊下界塵 大同江上喚眞眞 相將去作吹簫伴 浮碧樓高月色新 해석 許椽來遊下界塵 허연래유하계진 허연【허연(許椽): 진(晉)나라 허순(許詢)의 별칭이다. 허연(許掾)으로 많이 쓴다. 그가 산수 유람을 좋아하였는데, 신체 조건이 등산하기에 적당하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허연은 승경을 애호하는 마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승경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몸도 실제로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許掾好遊山水 而體便登陟 時人云 許非徒有勝情 實有濟勝之具]는 이야기가 있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서일(棲逸)」】이 하계 속세에 놀러와서 한 판본에선 ‘來遊’가 ‘東來’로 되어 있다[一本作東來] 大同江上喚眞眞 대동강상환진진 대동강 가에서 ..

봄 추위 속 대허의 운에 차운하며 춘한차대허운(春寒次大虗韻) 허침(許琛) 銅壺滴瀝佛燈殘 萬壑松濤夜色寒 喚起十年塵土夢 擁爐新試小龍團 해석 銅壺滴瀝佛燈殘 동호적력불등잔 구리병의 물방울 떨어지고 사찰의 등불은 꺼지며 萬壑松濤夜色寒 만학송도야색한 온 골짜기 소나무에 파도쳐 밤 빛 차가워. 喚起十年塵土夢 환기십년진토몽 10년 동안의 속세 꿈을 불러 일으켜 擁爐新試小龍團 옹로신시소룡단 화로 끼고서 새로 소룡단【소룡단(小龍團): 송 인종(宋仁宗) 때 채양(蔡襄)이 복건로 전운사(福建路轉運使)로 있으면서 조정에 세공(歲貢)하기 위해 만든 차의 이름으로, 품질이 상품이었다 한다.】을 시험해보네. 『續東文選』 卷之十 인용 소화시평

밤에 앉아 그 자리의 일을 읊조리며 야좌즉사(夜坐卽事) 허종(許琮) 滿庭花月寫窓紗 花易隨風月易斜 明月固應明夜又 十分愁思屬殘花 해석 滿庭花月寫窓紗 만정화월사창사 정원에 가득한 꽃과 달이 비단 창에 쏟아졌다가 花易隨風月易斜 화이수풍월이사 꽃은 쉽게 바람 따라 날고 달은 쉽게 기우네. 明月固應明夜又 명월고응명야우 밝은 달은 진실로 응당 환한 밤이 또 올 테지만 十分愁思屬殘花 십분수사속잔화 가득한 근심스런 생각은 진 꽃에 붙었구나. 『續東文選』 卷之九 인용 소화시평

물고기 포구의 이야기 어포사(漁浦詞) 임전(任錪) 三竿日出白烟消 江北江南上晩潮 隔浦淵淵齊打皷 郞舡已近海門橋 桃花時節鱖魚肥 跳擲銀盤健欲飛 近歲官中輸稅重 滿船漁利較前非 해석 三竿日出白烟消 삼간일출백연소 세 길이쯤 해가 나온 오전 8시경에 흰 안개 사라져 江北江南上晩潮 강북강남상만조 강북과 강남 가에 늦어서야 파도 치네. 隔浦淵淵齊打皷 격포연연제타고 포구 너머에 둥둥【연연(淵淵): 깊고 고요한 모양, 북 치는 소리】 다 같이 북을 치고 郞舡已近海門橋 낭강이근해문교 낭군의 배는 이미 해문 다리에 가깝네. 桃花時節鱖魚肥 도화시절궐어비 자두꽃 피는 계절에 쏘가리 살쪄서 跳擲銀盤健欲飛 도척은반건욕비 은빛 쟁반에서 휘젓고 뛰어 건강해서 날려 하지만 近歲官中輸稅重 근세관중수세중 근래에 관아에서 세금 수송하는 게 무거워져..

무동암【무동암(舞童巖): 오늘날 삼성동에 있는 저자도(楮子島)에 있던 바위로, 그곳에 무동암(舞童巖)이 있어 17세기 무렵까지는 무동도(舞童島)라고도 불렸다.】에 올라 등무동암(登舞童巖) 구용(具容) 獨立鰲頭上 晴波漲綠灣 春陰一邊雨 落照萬重山 水鳥鳴沙渚 江風入醉顔 寒鍾出雲外 何處有禪關 해석 獨立鰲頭上 晴波漲綠灣 독립오두상 청파창록만 홀로 거북이 머리 위에 서서 갠 파도가 물굽이에 푸르게 물결치네. 春陰一邊雨 落照萬重山 춘음일변우 낙조만중산 한 구석에 비 내려 봄 그늘지고 만겹의 산에 낙조지네. 水鳥鳴沙渚 江風入醉顔 수조명사저 강풍입취안 물새가 모래톱에서 울고 강 바람이 취한 얼굴에 불어오지. 寒鍾出雲外 何處有禪關 한종출운외 하처유선관 찬 종소리가 구름 바깥에서 나오나 어느 곳에 사찰이 있는지? 『竹窓遺稿..

청명일에 지으며 청명일유작(淸明日有作) 권필(權韠) 淑氣催花信 輕黃着柳絲 人煙寒食後 鳥語晩晴時 老去還多事 春來不賦詩 京華十年夢 惆悵只心知 해석 淑氣催花信 輕黃着柳絲 숙기최화신 경황착류사 맑은 기운이 꽃 소식을 재촉하고 연노랑빛이 버들개지에 붙었네. 人煙寒食後 鳥語晩晴時 인연한식후 조어만청시 한식 뒤에 밥불 연기 나고 늦게 갠 때에 새 지저귀지. 老去還多事 春來不賦詩 노거환다사 춘래불부시 나이 들어 가지만 도리어 일 많아 봄이 왔지만 시를 짓지 못하네. 京華十年夢 惆悵只心知 경화십년몽 추창지심지 서울살이 10년의 꿈은 서글프게도 단지 마음만 아는 구나. 『石洲集』 卷之三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극성에서 극성(棘城) 이수광(李睟光) 洞仙南畔鳳陽城 荊棘叢中路不平 林下怨烏啼有血 石邊流水凍無聲 煙塵故壘鵰晨落 風雨荒原鬼晝行 往事凄涼何處問 客來今古一傷情 해석 洞仙南畔鳳陽城 동선남반봉양성 동선(洞仙)【황해도 요로(要路)에 있던 역참(驛站) 가운데 하나로, 봉산군(鳳山郡) 동선령(洞仙嶺)에 위치하고 있었다.】의 남쪽 언덕의 봉양성(鳳陽城)은 荊棘叢中路不平 형극총중로불평 가시 덤불 속 길로 평탄치가 않네. 林下怨烏啼有血 림하원오제유혈 숲 아래 원망스런 까마귀 울음엔 피가 있고 石邊流水凍無聲 석변류수동무성 바위 근처 흐르는 물의 얼음엔 소리 없네. 煙塵故壘鵰晨落 연진고루조신락 연기와 먼지【연진(煙塵): 봉화 연기와 전장에서 일어나는 먼지로, 전란을 의미한다.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 「야(夜)」에, “연진..

율곡 이숙헌 만사 만율곡이숙헌(挽栗谷李叔獻) 홍이상(洪履祥) 斯文宗匠國蓍龜 海內聲名走卒知 洛下正逢司馬日 蜀中新喪孔明時 靑衿共切摧樑痛 丹扆重深失鑑悲 挺生何意何意奪 蒼天漠漠問憑誰 해석 斯文宗匠國蓍龜 사문종장국시구 사문(斯文)의 거장으로 나라의 의지할 원로【시귀(蓍龜): 시초와 거북인데, 모두 옛날 점을 치는데 사용되었으므로, 국가에서 그처럼 믿고서 의지할 수 있는 원로를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용(中庸)』 24장】라 海內聲名走卒知 해내성명주졸지 국내의 이름과 명성을 졸개들도 다 알았네【주졸지(走卒知): 소동파(蘇東坡)가 사마광(司馬光)을 두고 지은 시에, “아동들도 군실(君實 광의 자)을 외우고 심부름하는 군사도 사마(司馬)를 안다[兒童誦君實, 走卒知司馬].” 하였다. 『宋史』 卷336 「司馬光列傳」..

길 가다가 입에 나오는 대로 읊조리며 도중구점(途中口占) 이정귀(李廷龜) 古店依西岸 河橋柳映灣 春生天外樹 日落馬前山 物色驚佳節 年華入病顏 羈愁無處寫 詩就不須刪 해석 古店依西岸 河橋柳映灣 고점의서안 하교류영만 오랜 주막은 서쪽 언덕에 기대있고 냇가 다리의 버들개지는 물굽이에 비추네. 春生天外樹 日落馬前山 춘생천외수 일락마전산 봄은 저 먼 나무에서 일고 해는 말 앞 산에서 지네. 物色驚佳節 年華入病顏 물색경가절 년화입병안 물색이 아름다운 계절을 놀래키고 흘러가는 세월[年華]이 병든 얼굴에 들어오네. 羈愁無處寫 詩就不須刪 기수무처사 시취불수산 나그네의 근심이 헛되이 쓸 게 없어 시를 짓더라도 반드시 수정할 게 없지. 『月沙先生集』 卷之二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오후 화원(花園)의 헌함(軒檻)에서 경치를 읊다’라는 시에 차운하며 차오후화함즉경운(次午後花檻卽景韻) 이정귀(李廷龜) 晝刻傳呼晩 疏簾已夕暉 淸香凝燕坐 虛閣敞翬飛 下界停仙旆 東民詠衮衣 何緣共閑賞 樽酒近屛幃 해석 晝刻傳呼晩 疏簾已夕暉 주각전호만 소렴이석휘 낮시간에 전하여 부름이 늦어지자 엉성한 발엔 이미 석양빛이라네. 淸香凝燕坐 虛閣敞翬飛 청향응연좌 허각창휘비 맑은 향기가 엉겨 제비가 앉은 듯하고 빈 누각은 널찍해 날개치며 나는 듯하지. 下界停仙旆 東民詠衮衣 하계정선패 동민영곤의 하계에 행차【선패(仙旆): 상대의 행차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를 멈추니 동쪽 백성들이 곤의【곤의(袞衣, 衮衣): 고대에 제왕이나 상공(上公)이 입던 의복이다. 주공(周公)이 동쪽 지방에 머물 때 그곳 사람들이 그의 덕을 흠모하여..

무료하게 지으며 만위(漫爲) 최립(崔岦) 剩喜南窓日稍遲 微風舞雪不成吹 禽非易舌無陳語 樹欲生花自好枝 春事未應多異巧 客懷聊亦動新詩 鏡中白髮三千丈 休道緣愁不入時 西遊萬里得歸遲 又奈東風撩亂吹 雪盡草應無限綠 煙生柳已可憐枝 衰年陶寫闕美酒 活境安排成好詩 回首未聞鄕國靜 此身那識稅車時 해석 剩喜南窓日稍遲 잉희남창일초지 남창에 해가 점점 늦어짐에 더 기쁘니 微風舞雪不成吹 미풍무설불성취 미풍에 나부끼는 눈발이 불어대진 않네. 禽非易舌無陳語 금비이설무진어 새는 쉬이 혀 놀리질 못해 진부한 말이 없고 樹欲生花自好枝 수욕생화자호지 나무는 꽃 피려 해서 스스로 가지 뻗기 좋아하지. 春事未應多異巧 춘사미응다리교 봄의 일은 응당 기이한 재주에 많진 않지만 客懷聊亦動新詩 객회료역동신시 나그네 회포는 하릴없이 또한 새로운 시에 동하네. ..

길 가다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읊조리며[口拈] 도중구점(途中口占) 이제신(李濟臣) 男子平生在 星文古劍寒 重磨鴨綠水 新倚白頭巒 해석 男子平生在 星文古劍寒 남자평생재 성문고검한 남자 한 평생에 있어 별의 움직임[星文]이 오랜 검 차갑게 하니 重磨鴨綠水 新倚白頭巒 중마압록수 신의백두만 압록강 물에 거듭 갈아 새롭게 백두산에 기대서네. 『淸江先生集』 卷之一 인용 소화시평 청강시화

시시【시시(柴市): 북평시(北平市) 교충방(敎忠坊) 서북쪽에 있는 지명. 송(宋)의 승상 문천상(文天祥)이 순국(殉國)한 곳이다. 『송사(宋史)』 紀事本末 卷二十八】를 지나며 느꺼움이 있어 과시시유감(過柴市有感) 이덕형(李德馨) 嶺海間關更起兵 英雄運屈竟無成 百年養士恩誰報 萬死勤王志獨明 虜主詎知容節義 巿人猶解惜忠貞 招魂欲和汪生句 易水東流似哭聲 해석 嶺海間關更起兵 영해간관갱기병 영해 울퉁불퉁한 길에서 다시 병사 일으켰지만 英雄運屈竟無成 영웅운굴경무성 영웅의 운이 거꾸러져 마침내 이루지 못했네【1276년 수도 임안(臨安)이 함락된 뒤에 단종(端宗)을 받들고 근왕병을 일으켜 원나라에 항거하다 사로잡혔는데, 절의를 지키다가 처형됨】. 百年養士恩誰報 백년양사은수보 백년동안 선비를 길렀는데 은혜를 누가 갚았냐 만은 ..

영평 우두연【고려 말 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척약재(惕若齋) 김구용(金九容)은 지금의 금수정이 있는 자리가 소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그 주변을 우두연(牛頭淵)이라고 불리었다】에서 양사언의 시에 차운하며 영평우두연 차양사언운(永平牛頭淵 次楊士彥韻) 이덕형(李德馨) 野闊暮光薄 水明山影多 綠陰白煙起 芳草兩三家 해석 野闊暮光薄 水明山影多 야활모광박 수명산영다 벌판 트여 저녁빛은 얕고 물은 밝아 산 그림자 짙네. 綠陰白煙起 芳草兩三家 녹음백연기 방초양삼가 푸르스름한 곳에 흰 연기 피어나니 풀숲에 2~3집. 『漢陰先生文稿』 卷之一 인용 소화시평

은혜를 입어 임명사령서를 받으며 몽은 급직첩(蒙恩 給職牒) 유성룡(柳成龍) 竹窓寒雪夜蕭蕭 千里楓宸夢裏遙 白首縱霑新雨露 豈宜重誤聖明朝 해석 竹窓寒雪夜蕭蕭 죽창한설야소소 대나무 창엔 차갑게 눈 내리고 밤은 쓸쓸하여 千里楓宸夢裏遙 천리풍신몽리요 천 리의 궁궐은 꿈속에서도 아득하여라. 白首縱霑新雨露 백수종점신우로 센 머리임에도 가령 새 비와 이슬의 은혜 입었으니 豈宜重誤聖明朝 기의중오성명조 어찌 마땅히 거듭 성스럽고 현명한 조정을 잘못되게 할까? 『西厓先生文集』 卷之二 인용 소화시평

길성에서의 가을날 회포 길성추회(吉城秋懷) 허봉(許篈) 金門蹤跡轉依依 落盡黃楡尙未歸 塞角暗吹仙仗夢 嶺雲低濕侍臣衣 功名誤許麒麟畫 歲月空驚熠燿飛 憶得去年三署直 錦城銀燭夜鍾微 해석 金門蹤跡轉依依 금문종적전의의 대궐의 종적은 갈수록 아련해져 落盡黃楡尙未歸 낙진황유상미귀 누런 느릅나무【황유(黃楡): 누렇게 변한 느릅나무라는 뜻으로, 이 나무가 많은 북쪽 변방의 요새지를 가리킨다.】 모두 다지도록 아직 못 돌아갔네. 塞角暗吹仙仗夢 새각암취선장몽 변방의 뿔피리는 은은히 선장【선장(仙仗): 천자(天子)의 의장(儀仗)으로 예전에 궁중 예식에 쓰는 의장의 하나를 말한다.】의 꿈에 불어대고 嶺雲低濕侍臣衣 령운저습시신의 고개 구름은 나지막이 모시는 신하의 옷을 적시지. 功名誤許麒麟畫 공명오허기린화 공명은 잘못되어 기린각【한(..

난하에서 난하(灤河) 허봉(許篈) 孤竹城頭月欲生 灤河西畔聽鍾聲 扁舟未渡尋沙岸 烟藹蒼蒼古北平 해석 孤竹城頭月欲生 고죽성두월욕생 고죽성 머리에 달 뜨려하니 灤河西畔聽鍾聲 난하서반청종성 난하【난하(灤河): 영평성(永平城) 서쪽 5리 지점에 있는 맑은 강물 이름으로, 난하에서 10리쯤 떨어진 곳에 백이(伯夷)ㆍ숙제(叔齊)의 사당이 있다고 한다.】 서쪽 언덕에서 종소리 들리네. 扁舟未渡尋沙岸 편주미도심사안 조각배는 건너지 못하고 백사장 언덕을 찾는데 烟藹蒼蒼古北平 연애창창고북평 푸르디 푸른 이내 낀 고북평【고북평(古北平): 요동의 영평부(永平府)에 있는 제1관문이다. 제2관문은 보리문(保釐門), 제3관문은 영평부문(永平府門), 제4관문은 의문(儀門)이다.】이라지. 『荷谷先生詩鈔』 인용 소화시평

벽오동과에 속한 한해살이풀 금전화 금전화(金錢花) 허봉(許篈) 化工爐上用功多 鑄出金錢一㨾花 半兩五銖徒自貴 不知還解濟貧家 해석 九歲作. 9살 때 지은 시이다. 化工爐上用功多 화공로상용공다 조물주[化工]가 난로 위에서 공을 씀이 많아 鑄出金錢一㨾花 주출금전일양화 주조되어 나온 금전이 한결 같이 꽃모양이네. 半兩五銖徒自貴 반량오수도자귀 반냥이나 오수(五銖)는 다만 스스로 귀하지만 不知還解濟貧家 부지환해제빈가 도리어 흩어서 가난한 집을 구제해줄지 모르는 구나. 『荷谷先生詩鈔』 補遺 인용 소화시평

꿈 깨어 시세한탄 몽각(夢覺) 이산해(李山海) 夢裏分明拜聖顔 覺來依舊客天端 恨隨靑草離離長 淚着疏篁點點斑 萬事不求忠孝外 一身空老是非間 瘴江生死無人問 煙雨孤村獨掩關 해석 夢裏分明拜聖顔 몽리분명배성안 꿈속에서 분명히 성스런 용안을 뵈었는데 覺來依舊客天端 각래의구객천단 깨고보니 예전대로 하늘 저편의 나그네라네. 恨隨靑草離離長 한수청초리리장 한스러움은 푸른 풀 따라 우거져【이리(離離): 이삭이나 열매가 맺어 늘어져 있는 모양】 자라고 淚着疏篁點點斑 루착소황점점반 눈물이 엉성한 대숲에 붙어 방울방울 아롱지네. 萬事不求忠孝外 만사불구충효외 온 일을 충효 외엔 구하지 않았지만 一身空老是非間 일신공로시비간 한 몸은 시비 사이에서 부질없이 늙어가네. 瘴江生死無人問 장강생사무인문 축축하고 더운 강가의 생사를 사람이 묻질 않..

성진【성진(城津): 오늘날 함경북도 남단 동해안에 있는 성진시(城津市)로, 경성도호부(鏡城都護府) 길성현(吉城縣) 성진진(城津鎭)이다.】에서 민사군과 헤어지며 남기다 성진 류별민사군(城津 留別閔使君) 정두경(鄭斗卿) 滄海圍城嶺勢分 城津送客醉醺醺 嶺寒歸雁常愁雪 海黑潛龍欲起雲 軍中壯士歌都護 陌上羅敷對使君 勝事回頭便陳迹 梅花羌笛不堪聞 해석 滄海圍城嶺勢分 창해위성령세분 바다가 에워싼 성이 고개의 산세를 나누는 곳 城津送客醉醺醺 성진송객취훈훈 성진에서 손님 보내며 고주망태 됐네. 嶺寒歸雁常愁雪 영한귀안상수설 고개 추워 돌아가는 기러기는 항상 눈을 시름 겨워하고 海黑潛龍欲起雲 해흑잠룡욕기운 바다 어두워 잠긴 용은 구름을 일으키고파 하네. 軍中壯士歌都護 군중장사가도호 군사 중의 힘이 쎈 이들은 정도호가【정도호가(丁都..

9월 11일에 고산(孤山)에서 유람할 때 조자실(曺子實)과 신공우(辛公遇)가 와서 만나며 구월십일일유고산 조자실신공우 래회(九月十一日遊孤山 曺子實辛公遇 來會) 이식(李植) 古松寒菊被層岡 風起汀洲雁數行 是處杯觴眞潦倒 故人鬢髮各滄浪 江湖極目皆秋色 節序關心又夕陽 忽憶長沙詩句壯 高名千載但相望 해석 古松寒菊被層岡 고송한국피층강 오랜 소나무와 차가운 국화가 층층의 언덕을 덮고 風起汀洲雁數行 풍기정주안수행 바람이 물가에서 일자 기러기가 두서너 줄로 가네. 是處杯觴眞潦倒 시처배상진료도 이곳은 술잔으로 참으로 취해 쓰러질 만한데 故人鬢髮各滄浪 고인빈발각창랑 친구들의 귀밑머리와 머리가 각각 거칠어졌네. 江湖極目皆秋色 강호극목개추색 강호는 눈이 닿는 곳까지 보니 모두 가을빛이고 節序關心又夕陽 절서관심우석양 절기는 마음 기울..

도사 이광익(李光翼)의 쌍청정(雙淸亭)에 지으며 제이도사쌍청정(題李都事雙淸亭) 이안눌(李安訥) 誰斲層崖枕曲灣 一亭新葺只三間 江潮欲上風鳴岸 野雨初收月涌山 官渡試看行旅倦 水居方認釣徒閑 瓦樽斟罷停歸鞅 慙愧貂蟬鬢已斑 해석 誰斲層崖枕曲灣 수착층애침곡만 누가 층층의 벼락을 깎아 베개 삼아 굽은 물굽이에 一亭新葺只三間 일정신즙지삼간 하나의 정자 새로 덮으니 다만 세 칸. 江潮欲上風鳴岸 강조욕상풍명안 강의 조수가 솟으려 해서 바람이 언덕에서 울어대고 野雨初收月涌山 야우초수월용산 들판의 비 막 개자 달이 산에서 용솟음치네. 官渡試看行旅倦 관도시간행려권 관의 나루터에서 시험 삼아 나그네는 지친 것을 보고 水居方認釣徒閑 수거방인조도한 물 사는 곳에서 곧 낚시꾼들의 한가함을 알게 됐네. 瓦樽斟罷停歸鞅 와준짐파정귀앙 술동이 따..

풍윤(豐潤)을 향하는 길에서 동행인 임당(林堂)에게 보여주며 장향풍윤도중 시동행임당(將向豐潤途中 示同行林堂) 최립(崔岦) 關中信美非吾土 冬至猶行思轉悽 孤竹城邊車轍雪 七家嶺下馬蹄泥 人輕遠客初逢淡 路苦多崎再到迷 却有前頭豐潤縣 近山堂月記同携 해석關中信美非吾土관중신미비오토관중【관중(關中): 감숙성(甘肅省) 동부의 산지(山地)에서 발원(發源)하여 섬서성(陝西省) 중부를 흐르는 위수(渭水; 황하의 큰 지류) 유역의 평야(분지)를 가리킨다. 옛부터 정치‧군사상의 요지로서 주(周)‧진(秦)‧한(漢)‧당(唐)나라는 이곳을 중심지로 삼았다.】이 참으로 미쁘더라도 내 땅이 아니니冬至猶行思轉悽동지유행사전처동짓날에도 오히려 가다가 서글픈 생각으로 바뀌네. 孤竹城邊車轍雪고죽성변거철설고죽성 가의 수레바퀴는 눈 쌓여 있고七家嶺下馬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