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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새로운 보편주의적 제국의 꿈 불란서의 좌파 지식인으로서 유럽 현대철학의 리더 중의 한 사람인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 )가 쓴 『성 바울(Saint Paul) - 보편주의의 정립(La fondation de l'universalisme)』이라는 책이 있다. 바디우는 결코 현대서구신학적 논쟁의 디테일한 맥락 속에서 바울을 해석하고 있지 않다. 마치 레닌이 맑스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러시아 공산혁명을 이룩했듯이, 예수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로마의 정치권력과 대항하는 또 다른 정신세계로서의 보편주의적 교회 - 세계질서를 창출해낸 사상가로서, 마치 하나의 콘템포러리 혁명적 이데올로그를 그리듯이 바울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누구든지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 자는 그리..

맹무백과 공자의 효 담론 우리는 『논어(論語)』의 구절들을 아주 상식적으로,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의식 속에 당연히 주어져 있는 평범한 사태로서 읽어버리고 말 수가 있다. 그런데 여기 『논어(論語)』 「위정」의 첫 마디,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孟武伯問孝]’라는 말은 객관적인 사태의 기술로서는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왜 뜬구름 없이 갑자기 효를 묻는가? 효가 무엇이길래 공자에게 갑자기 던지는 질문의 대상이 되는가? 효는 인간의 가장 순수한 원초적 감정이고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저절로 느끼는 감성의 체계일 것이다. 결코 이성적 질문의 대상으로서 객관적 탐구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라는 대 석학을 만났을 때 갑자기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는 사실은, 효가 이미 사회적 ..

유대교 창조신화나 희랍신들의 세계나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효 결여 유대교의 전통 속에서도 최초의 인간인 아담은 자신을 창조한 야훼 아버지와 선악과를 사이에 두고 끊임없는 긴장관계에 있다. 그리고 부인 하와(이브)와의 관계도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 하와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에 불과한 종속적 존재이다. 그리고 실낙원(失樂園)과 복락원(復樂園)의 테마는 인간과 야훼와의 긴장관계가 유지된 채 인간 삶의 역사성을 계속 신화적 합목적성 속에서 전개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서 효라는 주제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우스(Zeus)도 아버지 크로누스(Cronus)와 끊임없는 대립적 긴장관계에 놓여있다. 티탄들의 왕인 크로누스는 부인 레아(Rhea)와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자식들이 자기보다 더 강성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

인도유러피안 어군 속에는 ‘효’라는 개념이 없다 한번 이런 생각을 해보자! 요즈음 젊은이들에게 효심이 사라지고 있다고들 말한다. 이대로 가면 효도나 효성은 우리사회에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운운, 과연 그럴까? 한국인의 가족관계와 서양인의 가족관계를 차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은 일차적으로 말하는 존재이다. 불교가 아무리 불립문자를 이야기해도 인간 존재의 모든 규정성은 언어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말’이란 결코 서구언어학이나 철학이 말하는 어떤 추상적 논리나 감정이나 역사가 배제된 어떤 수학적 도상이 아니다. 말이란 존재의 역사이다. 말이란 단순히 의사전달을 위한 논리적 매개가 아니라, 나의 존재의 역사성을 토탈하게 규정하는 논리 이상의 그 무엇이다. 말이 의사전달의 수단이 아니라 나의 의..

『효경』의 ‘경’은 오경박사제도 이후의 경 개념일 수 없다 공자는 하ㆍ은ㆍ주 삼대에 대한 뚜렷한 역사의식이 있었다.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통하여 미래를 예견하는 통찰력이 있었다. 그래서 『시(詩)』, 『서(書)』를 편찬했고, 『춘추(春秋)」라는 역사서를 편찬했다. 다시 말해서 유교만이 중국이란 무엇이며 중국의 역사는 어떻게 이어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막연하지만 선진시대에 ‘육예(六藝)’라는 말이 있었다고 사료되지만, 시(詩)ㆍ서(書)ㆍ예(禮)ㆍ악(樂)ㆍ역(易)ㆍ춘추(春秋)를 ‘육경(六經)’이라는 말로 지칭한 것은 『장자(莊子)』 「천운(天運)」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 최초의 용례이다. 그러나 과연 「천운(天運)」 편이 언제 만들어진 문헌인지를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제7장 효와 제국의 꿈 『효경』은 누가 지었을까? 이상으로 주자학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여 한국인의 효관념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제 우리가 감행해야 할 작업은 『효경』이라는 텍스트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과연 누가 언제 왜 『효경』을 만들었는가?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아무 『효경』 책이나 거들떠보면 있는 얘기들을 내가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자자찬(孔子自撰), 증자소록(曾子所錄), 증자문인편집(曾子門人編輯), 자사소작(子思所作), 칠십제자문도의 유서(遺書), 한유소찬(漢儒所撰) 등등의 다양한 제설이 있으나, 그 작자(作者)를 이야기하면 ‘증자문인계열에서 성립한 책’이라는 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자는 효를 주제로 하여 공자학설을 발전시킨 인물이라는 것이 통설이고, 그 효의..

용주사 『부모은중경』, 『삼강행실도』를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 용주사 『부모은중경』은 정조대왕의 후원과 함께 조선말기 우리사회의 최대의 힛트작이 되었다. 그 후로 일제시대까지 다양한 판본이 유통되었고 그 포퓰라리티는 실제로 『삼강행실도』를 능가했다. 『삼강행실도』보다는 단일하게 촛점이 맞추어진 스토리이며 훨씬 더 부모의 은혜를 자식에게 가르치는데 유용했으며, 또 삶의 가치를 깨닫는데 어떤 종교적 위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삼강행실도』가 가르치는 의무적 효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효 개념이었다. 구한말의 기독교의 전파도 실상 『부모은중경』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다석이 ‘효기독론’을 주장하게 되는 배경에도 불교의 효의 보편주의적 패러다임이 깔려 있다. 실상 오늘날 기독교 신앙인들의 심리상태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은중경』은 가지산문 학승의 작품 보경스님과 정조의 특별한 만남이 단지 우발적인 사태가 아니라 기나긴 조선불교사의 필연적 기파(奇葩, 기이한 꽃)라 해야 할 것이다. 보경이 가지산문의 본산인 장흥 보림사의 스님이었고 또 용주사의 전신인 갈양사는 가지산문의 제2대 조사인 염거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가지산문은 체징(體澄) 이후로, 강진 무위사(無爲寺)에서 입적한 선각대사(先覺大師) 형미(逈微), 태조 왕건의 존숭을 받았던 풍기 비로암의 진공대사(眞空大師), 고려시대 숙종과 인종때 활약하였던 원응국사(圓應國師) 학일(學一), 『삼국유사』를 찬술한 보각국존(普覺國尊) 일연(一然), 충렬왕ㆍ충숙왕 때 존지를 선양하였던 보감국존(普鑑國尊) 혼구(混丘), 현재 한국 불교의 종조가 되는 태고보우(太古普愚)로써 그 법맥..

효의 새로운 보편주의적 지평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라는 이름의 경전이 중국에서 통용되지 않았으며 그것은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이름의, 우리나라 판본의 원형을 이룬다고 말할 수 있는 은중경류의 경전이 많이 있으나 우리나라 『불설대보부모은중경』과 같이 완벽한 체제를 갖춘 짜여진 경전은 존재하지 않는다【이러한 문제에 관하여서는 최은영, 『부모은중경』의 해설과,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 제10권 ‘부모은중경’ 항목을 보라】. 우리나라 판본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대덕본(大德本)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대덕 4년(충렬왕 26년, 1300)에 목판으로 간행된 『부모은중경』. 후대의 판본과 내용상 차이가 있으나 이영성(李永成)의 ..

위경은 잘못된 개념, 전래경전과 토착경전만 있을 뿐 용주사에 소장된 목판본 『불설대보부모은중경』 뒤에 보면, ‘세유조집서중하개인(歲柔兆執徐仲夏開印), 장우화산용주사(藏于花山龍珠寺)’라고 되어 있다. 고갑자(古甲子)로 ‘유조(柔兆)’는 천간(天干) 병(丙)의 별칭이고, ‘집서(執徐)’는 12지중 진(辰)의 별칭이다. 때는 병진년(정조 20년, 1796) 중하(仲夏: 한 여름)에 개인(開印: 초판 인쇄)하였고, 경판은 화산 용주사에 보관한다는 뜻이다. 이 목판은 규장각(奎章閣) 소속의 주자소(鑄字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경판을 용주사에 내려보내어, 그곳에 보관케 하였다. 용주사에 경판이 보관된다는 의미는 용주사에서 계속 책으로 찍어낼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이 목판의 특징은 변상도 12매(목판은 앞..

『은중경』 대성공의 비결 정조가 『부모은중경』을 펴내고(1796) 게송을 지었는데, 그 게송에 화답하여 당시의 영의정이었던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이 지은 게송을 보면 당시 편견없이 부모은중경을 읽은 사람의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번암집樊巖集』권59). 신이 연전에 우연히 죽산(竹山) 칠장사(七長寺)에 올라 갔다가, 그곳에 『부모은중경』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나이다. 그것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채 반도 나가기 전에 감격하여 눈물이 저절로 눈시울 안에 가득하게 되었나이다. 이는 사람이 마음이 동하여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이지 억지로 된 것이 아니옵니다. 臣年前, 偶上竹山七長寺, 見有恩重經. 拈讀未半, 感淚目然盛眶, 此人心之不待勉强而然者. 대저 우리 유가에서는 불승(佛乘)이라 하면 오랑캐 놈..

불교와 여성성 그런데 불교는 원래 정치적 권력의 장악을 목표로 하는 종교가 아니라, 인간의 고해로부터의 구원과 해탈을 목적으로 하는 각성(覺醒)운동이다. 따라서 그 각성을 유도하는 대자대비의 상징체계에는 본시 남성성보다는 여성성이 강하다. 우리나라 민중에게 가장 아필이 된 구세보살(救世普薩)인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경우에도 그 성별을 정확히 논하기는 어려운 것이나(물론 남성으로 규정되었다), 그 불상의 표현양식을 보면 온갖 찬란한 영락(瓔珞: 꿴 보석구슬 장식)으로 몸을 휘감고 속이 비치는 샤리 속에 아련히 흘러내리는 몸매의 표현은 지극히 여성적이다.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의 섬세하기 그지없는 그 매혹적인 자태를 보라! 석굴암의 11면관음보살상 대비성자(大悲聖者)의 지엄한 자태 속에도 아..

남성성에서 여성성으로 다음으로 지적되어야 할 중요한 패러다임 쉬프트는 효를 남성성(masculinity)으로부터 여성성(femininity)으로 전환시켰다는 것이다. 효의 가장 원초적 출발은 모성애이다. 동물의 세계에 있어서도 수컷은 수태과정에 주로 기능하며,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출산과 양육은 암컷의 모성애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효의 교감의 가장 원초적 대상은 엄마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효경』이나 『삼강행실도』나 기타 유교경전을 보면 효의 대상이 모두 아버지로만 되어 있다. 모녀 관계는 언급되지 않고 부자관계, 부녀관계, 부부관계만 언급되어 있다. 부(父)는 자(子)의 벼리[綱]가 되고, 부(夫)는 부(婦)의 비리가 된다. 그러니깐 모든 것이 아버지 중심이요, 남성 중심이다. ..

효의 본질은 위로부터 아래로의 방향에 있다 용주사(龍珠寺)라는 이름 자체에서도 우리는 정조의 애틋한 효심을 읽을 수 있다.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어서라도 제왕의 묘혈에서 제왕을 상징하는 용(龍)으로서 입에 여의주(珠)를 물고 승천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용주사 대웅전 대들보 주변으로 여의주를 문 용들이 13수나 조성되어 있다. 『조선불교통사』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조와 보경(寶鏡) 사일(獅馹) 스님의 만남이 일차적으로 용주사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용주사를 개창하기 이전에 만난 것이며, 그 인연은 바로 『부모은중경』을 매개로 이루어진 것이다. 정조는 원래 성리학에 밝은 대 유학자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불법(佛法)의 시비를 가려 도태시키려고 했다는 것이..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박성원의 『돈효록』을 간행한 정조의 효의식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줏간에 갇혀 굶어죽는 8일간의 고통을 11세의 나이에 같이 했다. 그는 그 현장을 목격했고 피끓는 아픔으로 그 처절한 사투를 같이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정조의 효심은 각별한 것이었다. 정조는 혜경궁 홍씨가 환갑을 맞이한 다음 다음 해 정조 21년(1797) 정월 초일에, 앞서 말한 『이륜행실도』와 『삼강행실도』를 합본하여 새롭게 편찬한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를 펴낸다(총 150 케이스, 그 중 한국인은 16명), 그 서문에서 엄마 혜경궁 홍씨가 환갑을 맞이하도록 모실 수 있었던 행운을 언급하면서 이와 같이 말한다. 정치가 돌아가는 것은 조정에서 볼 수 있고, 나라의 풍속은 민간에서 볼 수 있다..

하나님이야말로 인간에게 효자, 가정윤리의 연속성 어찌하여 24효 중에 병들어 죽어가는 어린 자식을 위하여 부모가 단지나 할고를 했다는 소리는 단 한 건도 없는가? 다석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효로서 인식했다고 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인간에게로 향한 아가페적 베풂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충화된 효가 아닌 아가페화된 효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가 하나님에 대한 완벽한 효자라고 한다면, 그것은 곧 하나님이야말로 인간 모두에게 완벽한 효자일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이야말로 나의 효자이다. 하나님이야말로 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하나님은 『삼강행실도』를 만백성에게 강요한 폭군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 체험을 가지고 말한다 하더라도 자식이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한다 한들, ..

효의 생리성과 도덕성 1922년 10월 3일, 『동아일보』 기사를 한번 살펴보자. 경남(慶南) 삼천포(三千浦) 동리(東里) 김형수(金馨洙, 34세)는 신병으로 신음한 지 우금(于今) 수년이라. 그 처 강씨(姜氏, 33세)와 그 아우 김덕수(金德洙, 23세)는 이래 장구한 세월을 하루와 같이 간호하는 바 약석의 효험이 없이 병세가 점점 위중하여져서 지난 달 23일에 이르러 그만 절명하려 함으로 그 아우 김덕수는 급히 식도(食刀)로써 넓적다리 살을 베어 선혈을 그 형의 운명하려는 입에 떨어트리었더니 절명되었던 그 형은 곧 회생되어 10여 시간을 지내어 그 이튿날 오후에 또 운명하려 함으로 그 처 강씨는 왼쪽 손 무명지를 단지(斷指)하여 그 피를 흘리어 넣었더니 다시 일주야(一晝夜)를 회생하였다가 운명을 어찌..

우효ㆍ우충ㆍ우열의 역사 조선조 오백년을 통하여 『삼강행실도』가 가르친 우효(愚孝)ㆍ우충(愚忠)ㆍ우열(愚烈)의 소행은 참으로 비참한 수준의 것이었다. 송ㆍ원대에 『이십사효』가 확립된 이래, 이러한 우효의 관행은 명나라를 통하여 주자학의 관학화와 더불어 엄청난 포퓰리즘의 흐름을 형성한다. 그것은 명태조 주원장의 개인 싸이콜로지(psychology, 심리학)와도 관계가 있었다. 주원장은 천애(天涯)의 고아(孤兒)로 자라나 천자가 된 인물이다. 우리나라 북녘땅 곳곳의 민담 중에 주원장이 자기네 동네 고아였다는 설화가 많이 있다. 그토록 그는 출신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포의(布衣)로서 민간의 빈곤과 질고를 충분히 체험하였으며, 민간에서의 효도의 거대한 효용을 숙지하였다. 더구나 원나라 통치를 통하여 북방 유목..

허벅지 살을 도려내거나 똥맛을 보거나 사슴젖 구하다 화살 맞거나 손가락 자르거나 한 이들 ‘의부할고(義婦割股)’는 하양인(河陽人) 왕무자(王武子)의 처가 그가 환유(宦遊: 벼슬하여 타지에 삼)하고 있는 동안에, 그 어머니가 병으로 위독하게 되었는데 그 부인이 효성이 지극하여 허벅지 살을 도려 내어 시어머니께 달여 드려서 그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이다. ‘금루상분(黔婁嘗糞)’은 남북조시대의 남제(南齊) 사람 유금루(庾黔婁)가 아버지가 병으로 위독해지자 벼슬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병환의 차도를 알기 위해 아버지의 설사똥 맛을 보았다는 이야기이다. 상분(嘗糞)은 효행의 주요한 테마 중의 하나이다. ‘염자입록(琰子入鹿)’은 『이십사효』와 『효행록』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다. 두 눈을 실명해가는 부모를 살..

개 야단쳤다고 내쫓긴 포영 처와 슬픈 효녀 심청의 프로토타입인 조아 한나라의 포영은 자(字)가 군장(君長)이었다. 포영의 처가 엄마 앞에서 개를 꾸짖었다. 그래서 포영은 부인을 내쫓아버렸다. 漢鮑永, 字君長. 妻於母前叱狗. 永遂去之. 이 고사는 매우 간단하다. 그 구체적인 상황설명이 없다. 그러나 시어머니 앞에서 개를 꾸짖었다고 조강지처를 내쳐버린다는 것은 바른 윤리라고 말할 수 없다. 소위 칠거지악(七去之惡)에 해당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고사에 대하여 우리나라 성리학의 개산조 중의 한 사람이며 여말 『효행록』을 엮은 권보ㆍ권준의 후손인 권근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주석을 달아놓고 있다. 존장(尊丈)의 앞에서는 개도 소리쳐 꾸짖지 아니 한다는 것은 예의 소절(小節)이다. 지금 포영의 부인이 시어머니 앞에..

왕상빙어과 정란의 목각엄마 ‘왕상빙어(王祥冰魚)’의 이야기도 마음씨가 악랄한 계모가 겨울에 잉어를 먹고 싶어하니깐, 왕상이라는 효자가 꽁꽁 얼어붙은 연못 얼음을 깰 수가 없어 옷을 벗고 알몸으로 드러누워 얼음을 녹이려 하자, 얼음이 스스로 녹고 잉어 두 마리가 튀어올라 왔다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도 ‘효성감천(孝誠感天)’의 한 패턴으로서 곽거경 『이십사효」에 등장하여 권준의 『효행록』을 통과하여 『삼강행실도』로 들어갔다. 그리고 악랄한 계모에게도 효도를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민자건(閔子騫)의 이야기(『설원(說苑)』에 실림)로부터 내려오는 한 패턴이다. 이 이야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조선의 아동들이 계모에게 학대를 받으면서도 끽소리 한번 못냈을 것인가? 유향의 『효자전』에도 나오고 한대의 화상석에도 나..

모기에게 알몸을 준 오맹과 어린 아들을 묻은 곽거 곽거경의 『이십사효』에는 들어 있는데, 권준의 『이십사효」에 누락되자, 권보가 다시 집어넣은 고사 중에 ‘오맹문서(吳猛蚊噬)’라는 것이 있다. 오맹은 진(晋)나라 사람인데 불과 8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동이다. 집안이 빈곤하여 식구들이 여름철에 모기장을 치고 잘 돈이 없었다. 그래서 몸을 발가벗고 부모님 곁에 누워 잤는데 그 효심인즉 자기 몸을 모기들이 진냥 뜯어먹고 배가 불러 부모님을 물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어찌 이러한 어린아이의 행태가 효심의 예찬이 될 수 있을까? 어린이는 발가벗고 모기에게 진냥 뜯기고 어른은 편하게 잠을 잔다? 아니 모기들이 그토록 영민할까? 여덟 살 짜리 오맹의 피를 잔뜩 먹었다고 그 어린이의 효심을 생각하여 부모님은 안 ..

동영(董永)의 고사,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의 원형 순임금의 효도 이야기는 이미 『맹자(孟子)』에도 잘 소개가 되어있는 것이며, 70 먹은 노인 노래자(老萊子)가 100세가 된 부모 앞에서 5색의 색동저고리를 입고 어린애처럼 재롱을 부려 노부모를 즐겁게 하여 노쇠함을 방지케 하려 했다는 이야기나, 민자건ㆍ증삼의 이야기는 이미 고전을 통하여 알려진 상식적인 수준의 것이다. 자로는 공자의 수제자로서 일화가 많은 캐릭터이다. 동영(董永)의 이야기도 후한 무씨사(武氏祠) 화상석(畵象石)에 이미 명료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지극히 낭만적인 이야기 틀을 가지고 있어 중국역사를 통하여 문학이나 다양한 희곡의 주제가 되었다. 동영은 본시 효행이 지극하여 품팔이로 아버지를 극진히 모셨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자기 몸까지 ..

유향의 『효자전』에서 곽거경의 『이십사효』까지 『효행록』에서 선정된 인물들이 『삼강행실도』에도 계속 등장할 뿐 아니라(선정과 배열에 출입이 있다), 그 이야기의 양식적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효행록』의 전편에 ‘24인의 효행’을 아들 권준이 실었다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권준이 독창적으로 중국 고사에서 뽑아 실은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이십사효’라는 것은 이미 당말(唐末)에서부터 시작되어 송대에는 확고하게 정착된 일종의 설화 문학양식이다. 이미 한나라 때의 유향(劉向)이 『효자전(孝子傳)』을 지은 이래 「벽암록(碧巖錄)」 첫 번째 공안의 주인공이며 우리나라에도 불사리(佛舍利)를 보내곤 했던(신라 진흥왕 10년) 양무제(梁武帝)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효자전을 지었다. 이러한 효자전류에서 ..

임란 직후 『동국신속삼강행실도』 또 편찬 『삼강행실도』의 간행역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 국난을 거치면서 조선왕조는 기강이 흐트러지고 민심이 이반된다. 왜적을 막지 못했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렸으니 국가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질 수밖에, 그러자 조정에서는 또다시 『삼강행실도』를 대규모로 증보하는 사업을 벌인다.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지 않고 헛치레로 역사의 과실을 땜방하는 치자의 꼬락서니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왜란 이후에 정표(旌表)를 받은 효자ㆍ충신ㆍ열녀를 중심으로 자그마치 1600여 명의 케이스를 모두 17권 17책으로 편찬하였는데 이름하여 『동국신속삼강행실도(東國新續三綱行實圖)』라 하였다. 이 증보판의 특징은 수록된 인물이 모두 조선사람이라는 것이다. 광해군 7년(161..

『속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연이어 펴낸 중종 중종 6년 8월 28일의 조령의 내용에, 국조 이래의 열녀ㆍ효자 중에서 『삼강행실도』에 언급되지 않은 자들을 편찬하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명령은 중종 9년(1514) 10월 신용개(申用漑, 1463~1519: 김종직의 문인) 등에 의하여 간행된 『속삼강행실도(續三綱行實圖)』로써 구현되었다. 기존의 『삼강행실도』가 우리나라 사람보다는 중국사람의 윤리실천 사례를 들고 있다면【효자의 경우 35명 중 31명이 중국인, 4명만이 한국사람이다. 누백포호(婁伯捕虎), 자강복총(自强伏塚), 석진단지(石珍斷指), 은보감오(殷保感烏)의 4 케이스】, 『속삼강행실도』는 조선왕조의 윤리실천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효자의 경우 36명이 실렸는데 중국인이 3명..

중종의 시대는 『삼강행실도』의 전성기 『삼강행실도』 산정언해본을 만든 성종 본인은 물론 위대한 군주였지만 어우동과의 스캔들도 야사에 남길 정도로 삼강행실에 어긋나는 로맨스를 즐길 줄도 아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투기가 심한 부인 윤씨의 감정처리를 잘못하여 결국 연산군의 폭정과 무오사화ㆍ갑자사화라는 엄청난 비극의 씨를 남기었다. 연산군의 패륜행위를 문제삼아 그를 몰아내고 반정(反正)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대장금’이라는 드라마의 배경이 된 임금)은 초기에 공신세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급진적 개혁론자인 신진 사림의 거두 조광조를 끌어들여 지치주의(至治主義)적 도학의 이상정치를 실현하려고 하였으나, 조광조는 너무도 형식주의적 도덕정통론에 치우쳤고 중종은 훈구대신들의 입지를 살려가면서 세력의 밸런스를 취할 수 있는..

『삼강행실도』 다이제스트 언해본의 등장 그러나 330설화의 한문본 『삼강행실도』는 3권(卷) 3책(冊)으로 그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인출(印出)하여 대중에게 보급하기가 힘들었다. 『경국대전』을 완성하고 『동국여지승람』 등 각종의 문화서적을 편찬하여 대중의 삶의 질을 높이고, 또 도학이념에 충실하면서 훈구세력을 견제하고 새로운 사림세력에 의한 왕도정치를 실현하려고 하였던 성종(成宗)은 『삼강행실도』의 민중보급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세종이 『삼강행실도』를 만든 것은 훈민정음 반포 이전의 사건이었다. 따라서 성종은 『삼강행실도』를 간략화시키고 그것에 언해를 첨가하여 포퓰라 다이제스트(popular Digest)판을 만들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경기 관찰사 박숭질(朴崇..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와 조선왕조 텔레비젼 『삼강행실도』 『삼강행실도』를 지방의 관찰사와 수령들에게 배포하면서, 학식 있는 자들을 구하여 먼저 그 내용을 숙지케 하고, 그들로 하여금 일반 백성에게 강습하도록 하였으나 이러한 하달방식의 강습이 아름답게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향교에 일반백성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한다는 것도 당시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 이렇게 구차스러운 일에 지방 수령들이 열심일 까닭이 없었다. 국민들은 상부로부터 일방적으로 하달되는 도덕교육이라는 것에 신물이 날 뿐이었다. 그러므로 예조(禮曹)에서는 지방수령들이 『삼강행실도』를 통한 국민교화를 자기 임무 이외의 귀찮은 일로 여기는 풍조가 생겨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관찰사로 하여금 수하 수령들이 『삼강행..

『효행록』과 『삼강행실도』 『효행록(孝行錄)』이란 어떤 책인가? 이것은 고려 말 충목왕 2년(1346) 경에 안향(安珦)의 문인으로 주자학의 보급에 혁혁한 공을 세운 문신 권부(權溥, 1262~1346)가 그의 아들 권준(權準, 1280~1352)과 함께 효행에 관한 기록을 모아 엮은 책이다. 늙은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권준이 중국의 효자 24명에 관한 이야기를 화공에게 그림으로 그리게 한 뒤, 그것을 당대의 명문장가였던 이제현(李齊賢, 1287~1367)에게 찬(贊)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여 만들었다. 이것이 전찬(前贊)이다. 이 전찬을 보고 아버지 권보는 자기 스스로 또 다시 38명의 효행을 골라 다시 이제현의 찬을 지어 받았다. 이것이 후찬(後贊)이다. 이 전ㆍ후편을 합하여 여기에 다시 이..

제5장 조선왕조 행실도(行實圖)의 역사 조선왕조의 불교탄압, 대한민국의 반공교육 주자학의 교조주의적 성행으로 조선왕조는 불교를 탄압했다[崇儒抑佛]. 그 탄압의 수준이 이승만ㆍ박정희 정권하에서 좌파지식인을 탄압하는 것보다도 더 악랄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탄압은 물리적 탄압 그 자체로 유지될 수가 없다. 반드시 성공적인 ‘반공교육’이 수행되어야만 한다. 정신적인 가치관의 전환이 대중교육을 통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면 탄압은 지속될 수가 없는 것이다. 권력의 압제란 부정적인 방법만으로는 무기력한 듯이 보이는 대중 속에서도 곧 한계를 드러내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대중교육이란 추상적인 논리로써는 가능하지 않다. 대중에게 격조 높게 역사 필연주의의 빈곤(the poverty of histori..

용주사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의 효심 양주동이 왜 『부모은중경』을 가지고 노래를 지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조선후기부터 『부모은중경』이 대중에게 보편화되어, 누구나 그 가사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모은중경』은 대부분이 정조 때 용주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이 사실에 대하여 좀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11세에 체험하였다. 그리고 과묵하고 시세를 외면한 듯한 현명한 행동거지로 위험에 대처하며 어려운 세월을 견디어 내었다. 그리고 25세에 등극한다(1776). 정조는 등극한 후 가슴앓이로만 간직했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고, 파당을 배격하고 새로운 인물을 대거 등용하여 새로운 국가기풍을 진작시키려..

양주동 작사의 「어머님 마음」과 『부모은중경』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기억하고 잘 부르는 노래에 「어머님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양주동이 작사하고 이흥렬이 작곡한 것이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 손발이 다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무엇이 넓다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양주동의 작사는 바로 우리나라 정조 때 간행된 화산(花山) 용주사(龍珠寺) 판본의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 「정종분(正宗分)」속에 나오는 십게찬송(十個讚頌)에 기초한 것이다. 우선 그 게송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일 회탐슈호은(懷耽守護恩) 나를 잉태하여 지켜주신 은혜 제이 님산슈고은(臨産受苦恩) 해산에 즈음하여 고통을 감내하신 은혜 제삼 생자망..

목련존자와 우란분회: 초윤리와 일상윤리의 접합 이러한 불교의 아폴로지는 표면적인 불효(不孝)를 본질적인 대효(大孝)로 한 차원을 높이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었다는 맥락에서 보편주의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불교는 본시 가족윤리나 세속윤리를 초월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다. 효와 같은 세속윤리는 근원적으로 고해(苦海)의 한 원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초윤리적(trans-ethical) 주장만으로는 민중의 삶의 보편적 가치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하기가 불가능했다. 보편적 가치는 일상적 가치가 되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래서 이러한 초윤리와 일상윤리의 접합을 위하여,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해내는 신통제일(神通第一)의 목련존자(目連尊者, MahāMoggallāna)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이 이..

제4장 불교에서 말하는 효 불교와 유교의 충돌 효의 문제는 기독교의 격의(格義)의 틀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이미 불교가 한자문화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민중 속에 그 정체성을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거치지 않을 수 없는 통과의례였다. 양(梁)나라의 스님 승우(僧佑)가 찬한 『홍명집(弘明集)』이나 당(唐)나라의 스님 도선(道宣, 596~667)이 증보한 『광홍명집(廣弘明集)』에 이미 불교와 유교의 가치의 충돌이 잘 묘사되어 있다. 우선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어 그 자체로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윤회한다는 신불멸(神不滅)의 생각은 음양ㆍ귀신ㆍ혼백의 자연주의적 논리로 볼 때 매우 황당한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유자들은 신멸론(神滅論: 인간의 영혼은 신체와 더불어 멸한다)을 강력히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출가인이..

가온찍기 몸나와 얼나는 결국 ‘가온찍기’에서 통합되는 것이다. ‘가온찍기’란 물론 원래 있던 우리말이 아니고 다석이 만든 말이다. ‘가온’의 뜻은 역시 ‘가온데’라는 뜻이 일차적인 것으로 나의 내면 중심이면서 우주의 중심이라는 뜻이 된다. 그리고 ‘가온’의 의미 속에는 ‘온전함’이라는 의미도 들어가 있다. ‘찍기’란 ‘점을 찍는다’는 말의 동명사형이다. 가온찍기란 우주의 중심으로서의 참나를 영원히 오가는 시공간 속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은 순간 속에서 영원을 만나는 생명사건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통합되는 찍음이다. 그 가온찍기가 씨ᄋᆞᆯ이요 해탈이요 견성이요 십자가를 짐이다. ‘찍기’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그것은 삶의 순간순간에서 끊임없이 찍는 것이다. 그에게 하나님에 대한 효라는 것은 돈오(頓悟..

군신관계로 충화(忠化)된 기독교신앙 속 얼나와 몸나 현재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믿는 하나님은 다석이 말하는 보편적ㆍ쌍방적 효의 실천의 대상이 아니라 군신(君臣)의 관계로 충화(忠化)된 하나님이다. 구약의 하나님은 철저히 인간화된, 그러니까 타종족의 신앙을 배타하기 위하여 폭력화된 하나님이며, 그것은 타종족(이단)을 무찌를 수 있는 군주(a secular King)로서의 하나님이다. 다석의 효기독론이 철저히 배제하는 것은 충화(忠化)된 유교의 형식주의적 측면과 서구전통의 인격성의 배타성과 폭력성이다. 다석의 하나님은 인간화된 모습으로 칠정(七情)의 식색(食色)을 드러내는 하나님【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신관이나 희랍 신관의 일반적 모습】이 아니라, ‘없이 계신 하나님’이다. 그것은 표전(表詮)으로서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쌍방적이어야 한다 큐자료【마태와 누가에서 마가자료를 제외시키고 남은 자료에서 또 다시 공통되는 자료로서 공관복음서에 내재하는 어록복음서(sayings gospel)이다. 공관복음서의 가장 오리지날한 층대를 형성한다】에 속하는 예수의 주기도문(마 6:9~13, 눅 11:2~4)도 인자하기 그지없는 아빠의 나라(바실레이아, βασιλεία), 곧 사랑밖에 모르는 아빠의 다스림(Reign)이 이 땅에 실현되기를 간구하는 기도일 뿐이다【이 문제에 관해서는 김명수, 『큐복음서의 민중신학』 제8장 ‘큐복음의 주기도문’ 참고, 통나무출판사에서 2009년에 출간됨. 김명수의 큐복음서에 관한 함부르그대학 박사학위논문은 세계큐연구학회(IQP)의 권위 있는 정경으로 선정되었다】. 예수를 하나님 아버지..

다석 유영모(柳永模)의 언어세계 서양인에게 그런 책은 물론 『신약성서』이다. 여기서 서양인이라고 하는 것은 로마제국문명의 직ㆍ간접 영향권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 땅에 가톨릭의 역사는 교황청체제에 의한 교권의 확립에 주력한 역사이기 때문에, 순교와 정의로운 항거의 역사는 있을지라도 독자적인 사상의 역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데 비하면 그래도 개신교는 인간의 사유를 규제할 수 있는 중앙의 통제력이 박약하고, 교회(에클레시아) 단위의 공동체의 보이지 않는 구속력만이 일차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구속력을 벗어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신학적 사유를 전개할 수 있다. 이렇게 자유롭게 살면서 독창적인 자신의 신학적 사유를 전개한 격동기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상가로서..

제3장 다석(多夕)의 효기독론 문화유형에 따른 효의 행동 패턴 이런 예를 한번 들어보자! 3세동당(三世同堂)의 집에서, 그러니까 연로하신 노모가 한 분 계시고 어린 자식 둘을 거느리고 있는 부부가 사는 작은 집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을 해보자! 불이 훨훨 타올라 목숨이 경각(頃刻)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모두를 구출하기란 어렵다, 노모나 자식 중에 누구를 먼저 구출해야 할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선택의 기로에 있는 가장(家長) 갑돌이! 과연 갑돌이는 본능적으로 누구를 먼저 구출할 것인가? 갑돌이가 미국사람이라면 아마도 100 중 99는 어린 자식 둘을 먼저 데리고 나올 것이다. 미국영화를 보아도 대개 그러한 분위기로 그려지고 있다. 어린 자식에 대한 보호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처럼 절대적인 그 무엇으로..

주자 존숭만 있고 주자 판본에 대한 검토가 없다 조선왕조에서 『효경』」이라고 하는 것은 동계형의 『효경대의』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용으로 『효경언해(孝經諺解)』를 만들었는데【선조(宣祖) 때 안동 하회 사람, 홍문관 예문관 대제학(大提學) 류성룡(柳成龍)이 주관하여 만들었다】, 그 언해도 『효경대의」의 경과 전만을 도려내어 그 경전(經傳)에 대해서만 언해를 한 것이다. 그러니까 동계형의 대의주석 부분은 번쇄하다고 생각하여 언해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효경언해』는 사마광의 『효경지해』를 주자가 간오(刊誤)한 대로 배열해놓은 경전에 한글 토를 달고 한글해석을 겸하여 단 것이다. 『효경언해』로서 조선왕조의 최고본(最古本)인 경진자(庚辰字) 귀중본은 불행하게도 이 땅에 보존되어 있지 않..

『효경간오』의 뜻을 실현한 동정의 『효경대의』 그러니까 주희의 『효경간오』는 사마광의 『효경지해』 원문을 놓고 거기에 자신의 간오(刊誤) 작업을 한 것인데, 이 『효경』 원문변형을 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삭제할 부분과 바꾸어놓을 부분을 지시만 한 것이며 원문을 일단 전통방식대로 실어 놓았다. 그러니까 『효경간오』는 미완성작이며 일체의 주석을 가하지 않았다. 이 『간오』를 경(經) 1장과 전(傳) 14장의 체제로 삭제할 부분은 삭제하고 전 14장을 원문의 순서를 바꾸어 다시 배열하여 간오가 지시하는 바 대로의 원문을 만든 다음에 그 경(經) 1장 전(傳) 14장에 대하여 상세하고 화려한 주석을 가한 것이 그 유명한 동정(董鼎, 자는 계형季亨)의 『효경대의(孝經大義)」라는 책이다【동정의 정확한 생몰연대가..

사마광의 엉터리 『효경지해』를 계승한 주희 그런데 북송 옹희(雍熙) 원년(984), 일본의 동대사(東大寺)의 스님인 쵸오넨(奝然, 우리말로는 소연이라 발음)이 입송(入宋)하여 송태종에게 정주(鄭注) 한 책[一本]을 헌상하였다【『송사(宋史)』 권491 「일본전(日本傳)」】. 태종은 쵸오넨을 직접 만났으며 그를 후대하였다. 그리고 자의(紫衣)도 사(賜)하였다. 이 일본에서 보존된 정현주 금문효경을 황실도서관인 비각(秘閣)에 보관하였는데 사마광은 비각에 접근이 용이하였고, 바로 이 쵸오넨이 헌상한 정주 금문효경을 보았던 것이다【애석하게도 사마광이 본 후로 언젠가 이 판본도 사라지고 말았다. 일본사람들이 애써 보관하여 헌상한 것을 중국인들은 유실하기만 한 것이다】. 그리고 물론 『어주효경』도 보았을 것이다【이상..

주희가 『효경간오』에 준거로 삼은 텍스트는? 그런데 주희는 뜬금없이 갑자기 어주(御注)의 금문에 의존치 아니하고 고문효경을 텍스트로 삼겠다고 한 것이다. 상투적인 통용본 텍스트를 버리고 무엇인가 더 오리지날한 텍스트에 의거하여 간오(刊誤)작업을 하겠다는 주자의 자세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런데 과연 주자가 고문효경이라는 오리지날 테스트를 두 눈으로 본 것인가? 그것이 과연 가능했을까? 앞에서 주희가 『효경』의 경문(經文)을 만들기 위하여 제1장부터 제7장까지를 하나로 뭉뚱그리면서 각 장의 앞에 원래 있던 ‘자왈(子日)’을 두 개 빼버려야 한다고 했는데, 만약 주희가 고문 텍스트를 기준으로 했다면 그것이 두 개가 아니라 여섯 개가 되어야만 한다. 이것은 사소한 하나의 실례이다. 자세하게 『효경간오』 텍스트와..

제2장 사마광의 『효경지해(孝經指解)』로부터 동정의 『효경대의(孝經大義)』까지 당현종의 『어주효경』 이후 금ㆍ고문 다 사라지다 『효경간오(孝經刊誤)』의 문제도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간오’의 문제가 아니라, 간오의 대상이 된 『효경』이 과연 어떤 텍스트였나 하는 것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효경』은 한대로부터 이미 금문(今文)ㆍ고문(古文)의 시비가 있는 텍스트이다【금ㆍ문 『효경』의 문제에 관해서는 제12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다】. 당대(唐代)에도 이미 금고문의 시비가 문제시되었고 이러한 금문학파와 고문학파의 시비를 잠재우기 위하여 희대의 로만티스트(romancist)이며 지식인인 당현종(唐玄宗)은 스스로 금ㆍ고문학파의 주장을 ..

가정(Family)과 교회(Church) 회창폐불(會昌廢佛)【842년부터 4년에 걸친 당무종(唐武宗)의 불교탄압】 이래 지속된 송대의 배불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선종(禪宗)이 쇠퇴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대장경의 율장, 그러니까 원시불교의 승가계율에 기초한 법규(法規)와는 달리, 독자적으로 중국사찰에 맞는, 승단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중국식 청규(淸規)가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타종파와는 달리 선종은 사찰 자체가 개별적으로 독립되어 있었으며 승려의 노동력에 기초한 자급자족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대종(大宗)이 아니라 소종(小宗)이었던 것이다. 논장(論藏)【부처님의 말씀을 크게 경ㆍ율ㆍ논 삼장(三藏), 곧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으로 나눈다. 경장(經..

대종주의와 소종주의 주자가 『가례」를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히 고전학자로서 고경의 내용을 축약시켜 놓은 다이제스트(digest)판 의례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효경』을 이론적으로 탐구하지 않았다. 『효경』이 계몽하고자 하는 효의 덕성을 구체적인 제도로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효는 추상적 함양이 아니라 제도적 실천이다. 이렇게 되려면 당대의 사람들이 누구든지 집안에서 당하는 일상적인 사태로서 익숙하게 알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주자 「가례서(家禮序)」의 첫 문장을 한번 살펴보자. 대저 예(禮)라는 것에는 본질과 형식이 있다. 일상가정에 시행되는 것으로부터 이러한 문제를 접근해 들어간다면, 명분을 바르게 지킨다든가, 사랑(愛)과 공경(敬)을 실천한다든가 하는 것은 예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다. 凡..

『가례』는 주희의 혁명적 시안 우리는 현재 『주자가례』가 관혼상제에 관한 가장 신빙성 있는 정통의 기준이라고 그냥 믿어버리지만, 그것은 역사적 본말을 전도시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가례』는 주희에게 있어서는 매우 혁명적인 시안일 뿐이었다. 우리는 여기 ‘시안(試案)’이라는 말을 주목해야 한다. 주희 시대에 주희는 전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따라서 『가례』는 주자가 하나의 민간사상가로서 송대 사회가 지향해야 할 규범으로서의 가정의례를 시험적으로 구성해본 하나의 모델(이데아 티푸스, ideal type)일 뿐이며, 우리나라 조선왕조에서와 같이 전혀 구속력을 지니는 절대적 의례질서가 아니었다. 주자는 후대로 내려올수록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서 추앙받게 되었고, 따라서 『주자가례』는 덩달..

주희 당대에만 해도 가례는 정설이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자학의 체계가 『사서』 중심주의로 특징 지워지고 『효경』이 경시되며 그 대신 『소학(小學)』이 부상한다는 것은 동아시아문명권의 주자학 700년의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프레임웍(framework)임에 틀림이 없지만, 『소학(小學)』과 더불어 반드시 고찰해야만 할 중요한 문헌이 바로 『주자가례(朱子家禮)』라는 것이다. 조선조에서 『주자가례(朱子家禮)』는 번쇄한 권력다툼인 예송(禮公)의 주역이었으며, 또 송시열(宋時烈)이 『주자가례(朱子家禮)』야말로 주자가 고금을 참작하여 시의적절하게 정립한 의례로서 그 절대적 권위가 고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래【송시열도 『가례』의 위작설에 관한 문제의식은 있었다 한다】 아무도 본격적으로 그 권위에 ..

『소학』의 편집자 유청지(劉淸之)와 주희의 관계 그는 효(孝)의 중요성은 확고하게 인식하였다. 그러나 효는 그의 이기론(理氣論)적 코스몰로지(Cosmology)의 논리적 결구 속에서 분석되어야 할 그 무엇이 아니었다. 효는 일차적으로 감성의 문제이며, 당위의 문제이며, 실천의 문제이다. 그것은 성인(聖人)의 문제이기보다는 소아(小兒)의 문제였다. 성인에겐 효를 가르친다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그것은 어린이의 일상거지로부터 스며드는 것이라야 했다. 효는 논(論)의 문제가 아니라 습(習)의 과제였다. 인(仁) 효(孝) 성인(聖人)의 문제 소아(小兒)의 문제 논(論)의 문제 습(習)의 과제 주희의 판단은 매우 현실적이었다. 그가 『효경간오』를 쓴 것이 57세인데, 『소학(小學)』을 그 이듬해 58세 때 완성..

공자의 효 담론과 주자의 효 중시 그렇다면 주희는 자신의 사상체계 속에서 『효경』을 파기해버렸을까? 효(孝)라는 것은 인륜의 대본(大本)이요 유교의 대강(大綱)이다. 공자가 인(仁)을 말하였다고는 하나, 인은 너무 어렵고 구름 잡는 것 같아 이해하기가 어렵다. 『논어(論語)』를 펼치면 바로 두 번째로 유약(有若)의 말로서 기록된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라는 로기온이 나오고 있다. 효야말로 인(仁)을 실천하는 근본이라는 뜻이다. 인의 구체적인 실천덕목이 효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인을 가깝게 실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효(孝)이다. 위정편에 보면 제5장부터 제8장까지 쪼로록 효에 관한 담론이 나오고 있다. 공자의 효에 대한 생각을 매우 절절하게 알 수 있다. ..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 제일(第一) 불감훼상의 우주적 스케일 중니(仲尼)께서 댁에서 한가롭게 거(居)하고 계실 때에 증자(曾子)가 시중들며 곁에 앉아 있었다. 이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삼(參)【자(字)가 아닌 증자의 이름[名], 공자가 제자를 애칭하는 방식】 아!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을 만드신 선왕(先王)들께서는 지덕(至德: 지극한 덕. 효덕孝德)과 요도(要道: 도의 요체. 효도孝道)를 몸에 지니고 계셔, 그것으로써 천하(天下)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백성들은 그 지덕과 요도로 인하여 화목(和陸)하게 되었고, 사회의 윗 계층과 아랫 계층이 서로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 아가, 너 그것을 아느냐?”仲尼閒居, 曾子侍坐. 子曰: “參, 先王有至德要道, 以順天下. 民用和睦, 上下無怨. 女知之乎?” 증자..

고문효경서(古文孝經序) 공안국 (孔安國, 콩 안꾸어, Kong An-quo) 1. 효경자~부전야(孝經者~不傳也) 『효경』이라는 서물은 무엇을 뜻하는가? ‘효(孝)’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지고한 행위이며, ‘경(經)’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스러움’을 나타내는 말이다.孝經者何也? 孝者, 人之高行; 經, 常也. 이 첫마디는 역시 『효경』이라는 서물의 명호(名號)에 대한 해설로 보여진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경(經)’을 경전(canon)의 경으로 해석하고 있질 않다는 것이다. ‘경’이란 효가 항상스러운 인간세의 원리로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반명사로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행의 근본[百行之本]으로서의 효(孝)는 더 없이 지고한 인간의 행위(高行)이며, 항상스러운 원칙이요 원리이다. ..

제12장 금문효경과 고문효경 진시황 분서령의 역사적 정황 금ㆍ고문의 문제는 중국고전을 대할 때 가장 골치아픈 문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금ㆍ고문에 얽힌 문제가 역사적으로 많은 과제상황들을 파생시켰기 때문에 일반독자들은 매우 답답하고 난삽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금ㆍ고문의 문제 그 자체는 결코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 금ㆍ고문에 대하여 학자들이 지어낸 담설들이 복잡할 뿐이다. 진시황이 여불위(呂不韋)와 같은 비젼 있고 포용적인 인물의 충고를 계속 들었더라면 금ㆍ고문 문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극좌(법가의 좌파)에서 극우(새 체제의 승상)로 전향한 이사(李斯) 같은 쫌팽이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제국을 운영하는 바람에 분서(焚書)와 같은 비극적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옛말..

제11장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 편 역주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효경』의 충실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하여 『여씨춘추(呂氏春秋)』 「효행」편 전문을 여기 소개한다. 독자들 스스로의 『효경』 연구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1장은 다음과 같다. 대저 천하를 다스리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반드시 먼저 근본을 힘쓴 후에 말엽을 다스리는 것이다. 근본이란 무엇인가? 소위 근본이라는 것은 밭을 갈고 김매고 파종하고 경작하는 그런 경제적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근본이란 바로 국민 그 개개인 사람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사람을 향상시킨다 하는 것은 빈궁한 자를 부자로 만들고, 재력이 부족한 자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바탕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凡爲天下, 治國家..

제9장 사마천의 「여불위열전」을 비판함 청대 필원(畢元)의 교정본으로 재발굴된 『여씨춘추(呂氏春秋)』 이제 우리가 감행해야 할 작업은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성격을 밝히는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는 누가 왜 썼는가? 중국은 선진고경 중에서 『여씨춘추(呂氏春秋)』처럼 저작연대가 확실하고【‘유진팔년(維秦八年)’의 해석을 놓고 BC 239년이냐, BC 241년이야 하는 정도의 논란만 있을 뿐】, 또 직접적인 집필자는 아니더라도 그 책을 편찬하게 만든 인물의 역사성이 확실한 서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이 우리의 의식에서 소원하게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이 서물이 방치된 채로 있었으며 청나라 때의 고증학자가 손을 대기까지는 사람들이 거의 읽지 않았으며 따라서 별로 인용..

제8장 선진시대 효의 담론화 『효경』이라는 책명과 내용이 인용된 최초의 사례 『효경』」이 선진문헌에서 독립된 책자로서 언급되고, 그 책의 내용이 정확하게 인용되어 있는 최초의 사례를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선식람(先識覽)」 제4, 여섯 번째 편인 「찰미(察微)」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대저 나라를 보지(保持)하는 데 있어 최상의 방책은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태의 최초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의 방책은 벌어진 일이 결국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를 예견하는 것이다. 그 다음의 차선책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의 상황이라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다.凡持國, 太上知始, 其次知終, 其次知中. 이 세 가지에 능하지 못하면 나라가 반드시 위태로워지고, 군주 자신도 궁색하게 되고 ..

제7장 효와 제국의 꿈 『효경』은 누가 지었을까? 이상으로 주자학의 수용으로부터 시작하여 한국인의 효관념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이제 우리가 감행해야 할 작업은 『효경』이라는 텍스트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 과연 누가 언제 왜 『효경』을 만들었는가?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아무 『효경』 책이나 거들떠보면 있는 얘기들을 내가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자자찬(孔子自撰), 증자소록(曾子所錄), 증자문인편집(曾子門人編輯), 자사소작(子思所作), 칠십제자문도의 유서(遺書), 한유소찬(漢儒所撰) 등등의 다양한 제설이 있으나, 그 작자(作者)를 이야기하면 ‘증자문인계열에서 성립한 책’이라는 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자는 효를 주제로 하여 공자학설을 발전시킨 인물이라는 것이 통설이고, 그..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박성원의 『돈효록』을 간행한 정조의 효의식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줏간에 갇혀 굶어죽는 8일간의 고통을 11세의 나이에 같이 했다. 그는 그 현장을 목격했고 피끓는 아픔으로 그 처절한 사투를 같이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정조의 효심은 각별한 것이었다. 정조는 혜경궁 홍씨가 환갑을 맞이한 다음 다음 해 정조 21년(1797) 정월 초일에, 앞서 말한 『이륜행실도』와 『삼강행실도』를 합본하여 새롭게 편찬한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를 펴낸다(총 150 케이스, 그 중 한국인은 16명), 그 서문에서 엄마 혜경궁 홍씨가 환갑을 맞이하도록 모실 수 있었던 행운을 언급하면서 이와 같이 말한다. 정치가 돌아가는 것은 조정에서 볼 수 있고, 나라의 풍속은 민간에서 볼 ..

제5장 조선왕조 행실도(行實圖)의 역사 조선왕조의 불교탄압, 대한민국의 반공교육 주자학의 교조주의적 성행으로 조선왕조는 불교를 탄압했다[崇儒抑佛]. 그 탄압의 수준이 이승만ㆍ박정희 정권하에서 좌파지식인을 탄압하는 것보다도 더 악랄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탄압은 물리적 탄압 그 자체로 유지될 수가 없다. 반드시 성공적인 ‘반공교육’이 수행되어야만 한다. 정신적인 가치관의 전환이 대중교육을 통하여 이루어지지 않으면 탄압은 지속될 수가 없는 것이다. 권력의 압제란 부정적인 방법만으로는 무기력한 듯이 보이는 대중 속에서도 곧 한계를 드러내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대중교육이란 추상적인 논리로써는 가능하지 않다. 대중에게 격조 높게 역사 필연주의의 빈곤(the poverty of hist..

제4장불교에서 말하는 효 불교와 유교의 충돌 효의 문제는 기독교의 격의(格義)의 틀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지만 이미 불교가 한자문화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민중 속에 그 정체성을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거치지 않을 수 없는 통과의례였다. 양(梁)나라의 스님 승우(僧佑)가 찬한 『홍명집(弘明集)』이나 당(唐)나라의 스님 도선(道宣, 596~667)이 증보한 『광홍명집(廣弘明集)』에 이미 불교와 유교의 가치의 충돌이 잘 묘사되어 있다. 우선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어 그 자체로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윤회한다는 신불멸(神不滅)의 생각은 음양ㆍ귀신ㆍ혼백의 자연주의적 논리로 볼 때 매우 황당한 아이디어였다. 그래서 유자들은 신멸론(神滅論: 인간의 영혼은 신체와 더불어 멸한다)을 강력히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출가인..

제3장다석(多夕)의 효기독론 문화유형에 따른 효의 행동 패턴 이런 예를 한번 들어보자! 3세동당(三世同堂)의 집에서, 그러니까 연로하신 노모가 한 분 계시고 어린 자식 둘을 거느리고 있는 부부가 사는 작은 집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을 해보자! 불이 훨훨 타올라 목숨이 경각(頃刻)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모두를 구출하기란 어렵다, 노모나 자식 중에 누구를 먼저 구출해야 할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선택의 기로에 있는 가장(家長) 갑돌이! 과연 갑돌이는 본능적으로 누구를 먼저 구출할 것인가? 갑돌이가 미국사람이라면 아마도 100 중 99는 어린 자식 둘을 먼저 데리고 나올 것이다. 미국영화를 보아도 대개 그러한 분위기로 그려지고 있다. 어린 자식에 대한 보호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처럼 절대적인 그 무엇으..

제2장사마광의 『효경지해(孝經指解)』로부터 동정의 『효경대의(孝經大義)』까지 당현종의 『어주효경』 이후 금ㆍ고문 다 사라지다 『효경간오(孝經刊誤)』의 문제도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간오’의 문제가 아니라, 간오의 대상이 된 『효경』이 과연 어떤 텍스트였나 하는 것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효경』은 한대로부터 이미 금문(今文)ㆍ고문(古文)의 시비가 있는 텍스트이다【금ㆍ문 『효경』의 문제에 관해서는 제12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다】. 당대(唐代)에도 이미 금고문의 시비가 문제시되었고 이러한 금문학파와 고문학파의 시비를 잠재우기 위하여 희대의 로만티스트(romancist)이며 지식인인 당현종(唐玄宗)은 스스로 금ㆍ고문학파의 주장..

서람(序覽): 효경개략(孝經槪略) 제1장주자학(朱子學)과 『효경간오(孝經刊誤)』 효의 나라 조선에서 『효경』이 읽히지 않은 것을 아시나요? 한국인의 혈관 속에는 『효경』이 흐르고 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효경』이 소기한 가치가 적혈구에 배어 흐르고 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가? 한국인들은 『효경』이라는 문헌, 그 텍스트는 별로 접한 적이 없다. 요즈음 신세대 고전학자들도 사서오경(四書五經)은 읽었을지언정, 『효경』은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런데도 『효경』」이 표방한 가치, 그리고 그 가치를 활용하여 사회질서(social order)를 유지 시키고자 노력한 이들의 땀방울이 한국인 모두의 체취 속에는 흥건히 젖어 있다. 『효경』이라는 책을 접한 적이 없다는 말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도마복음한글역주 목차 김용옥 탐방보고서 예수의 기적과 참혹한 현대사 공존하는 땅, 인류문명 새 패러다임은 어디쯤 있는 걸까?어렵고 버겁던 여행의 시작문명의 여로는 오늘 우리 모습에 대한 끝없는 반문예수의 본거지는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리예수 생전에 예수를 초청한 에데사의 왕(王)마르코 폴로와 도마의 최후예수와 페니키아 문명예수 자신의 이방선교지브란과 견유 예수에데사의 도마행전콥트어와 성각문자 서론 제목 / 해독 기초자료 / 로기온 주제 상관 도표에필로그 / 탈고 소감 본론 서장: 메시아 비밀 1장: 죽음의 해석 2장: 쉬움과 어려움 3장: 안과 밖 4장: 어른과 아이 5장: 그노시스와 아포칼립스 6장: 하늘과 알레테이아 7장: 플라톤의 국가와 예수의 천국 8장: 큰 고기와 작은 고기 9장: 씨 뿌리는..

탈고소감(脫稿所感) 기존의 복음서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말씀의 황금광맥 AD 367년 아타나시우스 27서 정경체제 발표, 외경소장 금지. 그즈음 파코미우스 수도원 도서관에 있던 도마복음서를, 의식있는 수도승들이 항아리에 담아 밀봉, 소중하게 게벨 알 타리프에 매장. 1945년 12월 엘 카스르의 무함마드 알리와 그의 친구들이 사바크를 캐다가 발견. 1947년 9월 불란서 성서고고학자 쟝 도레쓰(Jean Doresse), 카이로 도착, 문서 발견사실을 처음 알게되어 세상에 알림(1948년 2월 23일자 「르몽드」 지). 1966년 미국신학자 제임스 로빈슨(James M. Robinson) 발견현장 방문. 1975년 가을 제임스 로빈슨 이 지역 탐색. 1977년 제임스 로빈슨 주편하에 나그함마디 라이브러..

지로역정(地路歷程) 한국의 교회여! 끊임없이 새롭게 울려퍼지는 예수의 복음을 들으라! ❝종교는 권유이며 강요가 아니다. 과도한 전도주의는 죄악이다. 종교가 우리사회의 합리적 소통을 방해하는 이념이 될 수는 없다. 모든 성서는 인문학적 분석의 대상이다.❞ 100회로써 중앙SUNDAY에 연재되었던 ‘도을의 도마복음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나는 본시 중앙일보에서 2년 동안만 사회적 글쓰기의 책무를 수행하기로 약속했다. 2년이라는 세월이 짧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돕시 기나긴 인생의 시간이었다. 중앙일보 본지에 쓴 도올고함과 중앙SUNDAY에 쓴 도마복음서 주석을 모두 비슷한 분량인데, 2년 동안 무사히 연재하고 약속대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 사실이 기적 같게만 느껴진다. 도마복음서 주석은 신약성..

로기온 주제 상관 도표 후학들을 위하여 도마복음 각 로기온의 테마와 그 상관관계를 밝혀 놓는다. 앞으로의 복음서 전승사 연구나 신학이론 발전을 위하여 한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장 주제 비고 서론 ‘살아있는 예수’라는 개념이 중요. 바울의 ‘부활하신 예수’와 대비된다. 어록 복음서(sayings gospel)의 천명, 말씀들은 은밀하다. 화자 예수, 기록자 도마, 그리고 나레이터가 등장하고 있다. 복음서 전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서장(Prologue)에 해당. 1 해석의 발견. 죽음의 복음이 아닌 삶의 복음, 삶 속에서의 죽음의 거부. 죽음을 맛보지 아니한다 (1, 18, 19, 85, 111). 2 찾을 때까지 구함 - 찾음 - 고통 - 경이 - 다스림, ‘다스림’ 관련장(2, 81, 90). 3 ‘나라..

제114장 남성과 여성을 초월하여 살아있는 정기가 되어라 제114장1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가로되, “마리아는 우리를 떠나야 한다. 여자는 생명에 합당치 아니 하기 때문이다.” 2예수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가 마리아를 인도하여 그녀 스스로 남성이 되도록 만드리라. 그리하여 그녀도 너희 남성들을 닮은 살아있는 정기(精氣)가 되도록 하리라. 3어떠한 여인이라도 자신을 남성으로 만드는 모든 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니라.”1Simon Peter said to them, “Mary should leave us, for females are not worthy of life.” 2Jesus said, “Look, I shall guide her to make her male, so that she to..

제113장 아버지의 나라는 지금 여기 이 땅에 깔려있다 제113장1그의 따르는 자들이 그에게 가로되, “언제 나라가 오리이까?” 2(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라는 너희들이 그것을 쳐다보려고 지켜보고 있는,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오지 않는다. ‘보아라, 여기 있다!’ 3‘보아라, 저기 있다!’ 아무도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4차라리, 아버지의 나라는 이 땅 위에 깔려 있느니라.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니라.”1His followers said to him, “When will the kingdom come?” 2(Jesus said,)“It will not come by watching for it. 3It will not be said, ‘Look, here it is,’ or ‘..

제112장 부끄러울지어다! 영혼에 매달린 육체여! 제112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부끄러울지어다. 영혼에 매달린 육체여! 2부끄러울지어다. 육체에 매달린 영혼이여!”1Jesus said, “Shame on the flesh that depends on the soul. 2Shame on the soul that depends on the flesh.” 이 로기온은 외면적으로 보면 87장과 중복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본장은 87장보다 훨씬 더 명료한 문제의식을 전하고 있다. 도마에서 로기온의 중복은 단순한 중복이 아니라 해석의 차원을 고양시키는 그런 효과가 있다. 29장과도 간접적으로 관계되고 있다. 나는 ‘의존하다’를 ‘매달리다’로 번역하였다. 의존성을 보다 강렬하게 표현한 것이다. 보통 육체의..

제111장 하늘과 땅이 두루말릴지라도 살아있는 너희는 죽음을 보지 아니 하리라 제111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하늘들과 땅이 너희 면전에서 두루말릴 것이다. 2그러나 살아있는 자로부터 살아있는 자는 누구든지 죽음을 보지 아니 하리라.” 3예수께서 말씀하시지 아니 하느뇨?: “자신을 발견한 자는 누구든지, 이 세상이 그에게 합당치 아니 하리라.”1Jesus said, “The heavens and the earth will roll up in your presence, 2and whoever is living from the living one will not see death.” 3Does not Jesus say, “Whoever has found oneself, of that person the ..

제110장 세상을 발견하여 부자가 된 자는 세상을 부정하라 제110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세상을 발견하여 부자가 된 자는 누구든지, 그로 하여금 세상을 부정케 하라.”1Jesus said, “Whoever finds the world and becomes rich, let him renounce the world.” 도마복음서는 막판에 이르러 기존의 논조와 본질적으로 상통하면서도 외면적으로 파라독스를 느끼게 하는 자극적인 방편설법을 계속 발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에 대하여 우리에게 현실적 감각을 선사하는 긍정의 언사가 여기 강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도마에 있어서 ‘세상’은 항상 부정적인 그 무엇으로만 그려져왔다. 바울에 있어서 그러한 부정은 종말론적 전제가 있기 때문에 더욱 철..

제109장 나라는 보물이 숨겨져 있는것도 모르고 밭을 가는 농부와도 같다 제109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라는 그의 밭에 한 보물이 숨겨져 있는데도 그것이 거기에 있는 줄을 모르는 한 사람과도 같다. 2그리고 그가 죽었을 때에 그는 그 밭을 그의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그 아들 또한 보물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를 못했다. 그 아들은 그 밭을 상속받은 후에 곧 팔아버렸다. 3그 밭을 산 사람은 밭을 갈았고 그 보물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누구에게든지 이자를 붙여서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다.”1Jesus said, “The kingdom is like a person who had a treasure hidden in his field but did not know it. 2And whe..

제108장 예수 나 자신 또한 너희처럼 되리라 제108장1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마시는 자는 누구든지 나와 같이 되리라. 2나 자신 또한 그 사람과 같이 되리라. 3그리고 감추어져 있는 것들이 그 사람에게 드러나게 되리라.1Jesus said, “Whoever drinks from my mouth will become like me; 2I myself shall become that person, 3and the hidden things will be revealed to that person.” 흔히 도마복음서의 로기온 배열이 임의적이고 어떠한 주제적 통일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과연 이것들이 완벽하게 랜덤(random)한 것인가에 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현..

제107장 가장 큰 양 한 마리 제107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라는 일백 마리의 양을 가지고 있는 목자와도 같다. 2백 마리 중에 가장 큰, 그 한 마리가 무리를 떠났다. 목자는 아흔 아홉 마리를 버려두고 그 한 마리를 찾을 때까지 헤매었다. 3그리고 이 모든 수고를 끝내었을 때, 목자는 그 양에게 말했다: ‘나는 아흔아홉 마리보다도 너를 더 사랑하노라.’”1Jesus said, “The kingdom is like a shepherd who had a hundred sheep. 2One of them, the largest, went astray. He left the ninety-nine and sought the one until he found it. 3After he had gone to..

제106장 너희가 둘을 하나로 만들면 산도 움직일 수 있다 제106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둘을 하나로 만들 때는 너희는 사람의 자식들이 될 것이니라. 2그리고 너희가 ‘산이여! 여기서 움직여라’라고 말하면, 산이 움직이리라.”1Jesus said, “When you make the two into one, you will become children of humankind, 2and when you say, ‘Mountain, move from here’, it will move.” 본 로기온의 내용은 이미 48장에서 상설되었다. 여기 ‘사람의 자식들’은 86장의 ‘인간의 자식’과 같은 표현인데 복수가 되었다. 여기 ‘너희는 사람의 자식들이 될 것이니라’는 말씀에서 중요한 사실은 예수의 도..

제105장 세속적 엄마와 아버지만 아는 너는 창녀의 자식이다 제105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세속적) 아버지와 엄마만을 아는 자는 누구든지 창녀의 자식이라 불릴 것이니라.”1Jesus said, “Whoever knows the father and the mother will be called the child of a whore.”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래서 부연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육신의 엄마ㆍ아버지만을 생각한다면 엄마ㆍ아버지의 육욕의 산물인 나는 창녀의 자식이라 말해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켈수스 논박(Against Celsus)』(1.28;32)에 보면, 예수는 마리아의 사생아였다. 판테라(Panthera)라고 불리우는 로마 병정과 마리아가 섹스해서 낳은 자식이 예수라는 설..

제104장 신랑이 혼방을 떠난다면 그제서야 금식하고 기도하라 제104장1그들이 예수께 가로되, “오소서! 오늘 같이 기도합시다. 그리고 같이 금식합시다.” 2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저질렀단 말인가? 또한 내가 어떻게 파멸되었단 말인가? 3차라리, 신랑이 혼방을 떠난다면, 그제서야 사람들로 하여금 금식하고 기도케하라.”1They said to Jesus, “Come, let us pray today and let us fast.” 2Jesus said, “What sin have I committed, or how have I been undone? 3Rather, when the bridegroom leaves the wedding chamer, then let people fa..

제103장 도둑놈이 언제 들어올지를 아는 자는 복이 있도다 제103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도둑놈들이 어느 시점에 어디로 들어올지를 미리 아는 자는 복되도다! 그는 일어나서 그의 중요한 자산들을 점검하고, 도둑놈들이 들어오기 전에 자신을 무장할 것이기 때문이다.”1Jesus said, “Blessings on the person who knows at what point the robbers are going to enter, so that he may arise, bring together his estate, and arm himself before they enter.” 제21장과도 일부 중복된다. 이런 로기온에 대해서도 구구한 해석들이 많다. 도둑놈을 외재화된 대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내 몸..

제102장 여물통에서 잠자는 개가 되지마라 제102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부끄러워할지어다! 바리새인들이여. 그들은 소 구유에서 잠자고 있는 개와 같기 때문이다. 개는 여물을 먹지도 않으면서 또 소들로 하여금 여물을 먹지도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1Jesus said, “Shame on the Pharisees, for they are like a dog sleeping in the manger of oxen, for it does not eat or let the oxen eat.” 제39장과 중복되는 로기온이며 큐복음서와 병행한다(Q44: 마 23:13, 눅 11:52). 그러나 39장보다 표현이 더 명료하고 쉽다. 여기 개는 야생견류이며 더럽고 사나운 이미지가 있다. 헬레니즘문화권의 영향이 역..

제101장 하나님 엄마가 나에게 생명을 주셨다 제101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증오하는 것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를 증오하지 아니 하는 자는 누구든지 나의 도반이 될 수 없다. 2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를 사랑하지 아니 하는 자는 누구든지 나의 도반이 될 수 없다. 3나의 엄마는 거짓을 주었지만 나의 참된 엄마는 나에게 생명을 주었다.”1(Jesus said,) “Whoever does not hate father and mother as I do cannot be a follower of me, 2and whoever does not love father and mother as I do cannot be a follower of me. 3For my mother gave m..

제100장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나의 것은 나에게 제100장1그들이 예수에게 한 개의 금화를 보이며, 그에게 말하였다: “카이사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세금을 요구하나이다.” 2그께서 그들에게 가라사대, “카이사의 것들은 카이사에게 주어라. 하나님의 것들은 하나님에게 주어라. 그리고 나의 것은 나에게 주어라.”1They showed Jesus a gold coin and said to him, “Caesar's people demand taxes from us.” 2He said to them, “Give Caesar the things that are Caesar's, give God the things that are God's, and give me what is mine.” 여기 도마복음서..

제99장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자들이야말로 나의 형제요 나의 엄마다 제99장1따르는 자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형제들과 모친이 밖에 서있나이다.” 2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이야말로 나의 형제들이요 나의 모친이니라. 3이들이야말로 나의 아버지의 나라에 들어갈 사람들이니라.”1The followers said to him, “Your brothers and your mother are standing outside.” 2He said to them, “Those here who do the will of my father are my brothers and my mother. 3They are the ones who will enter the ..

제98장 아버지의 나라는 엄청난 강자를 살해하는 사람과도 같다 제98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버지의 나라는 엄청난 강자를 죽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도 같다. 2집에 있을 때 그는 그의 칼을 뽑아, 자신의 팔이 그것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를 시험하기 위하여, 벽 속으로 세차게 찔러넣었다. 3그러자 그는 그 강자를 죽이고 말았다.”1Jesus said,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person who wanted to put someone powerful to death. 2While at home he drew his sword and stuck it into the wall in order to find out whether his hand could carry t..

제97장 아버지의 나라는 부지불식간에 밀가루를 흩날리며 걸어가는 한 여인과도 같다 제97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버지의 나라는 밀가루를 가득 채운 동이를 이고 가는 한 여인과도 같다. 2그녀가 먼 길을 걸어가는 동안, 이고 가는 동이의 손잡이가 깨져서, 밀가루가 새어나와 그녀가 가는 길가에 흩날려 뿌려졌다. 3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문제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4그 여인이 집에 당도했을 때, 그녀는 그 동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것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1Jesus said,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woman who was carrying a jar full of meal. 2While she was walking ..

제96장 아버지의 나라는 빵 속에 효모를 숨기는 여인과도 같다 제96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버지의 나라는 한 여인과도 같도다. 2그 여인은 아주 소량의 효모를 가져다가 밀가루 반죽 속에 숨기어, 그것을 많은 갯수의 빵으로 부풀리었도다. 3귀가 있는 자는 누구든지 들으라!”1Jesus said,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woman. 2She took a little yeast, hid it in dough, and made it into large loaves of bread. 3Whoever has ears should hear.” 큐복음서 (Q62)에 병행한다. (마 13:33)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밀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

제95장 돈을 꿔주려면 아예 받을 생각마라 제95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돈을 가지고 있다면, 이자 받을 생각하고 빌려주지 말라.2차라리, 그 돈을 너희가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주어 버려라.”1Jesus said, “If you have money, do not lend it at interest.2Rather, give it to someone from whom you will not get it back.” 예수는 정말 앗쌀해서 좋다. 사실 이러한 예수의 말씀은 현실적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유용한 교훈이다. 돈을 남에게 꾸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돈을 아예 안 꾸어주든가, 꾸어주려면 이자를 붙여먹을 그런 구질구질한 소인배노릇 하지 말라는 것이다. 출애굽기 ..

제94장 두드리는 자에게 열린다 제94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찾는 자는 발견할 것이다. 두드리는 자에게는 열릴 것이다.”1Jesus said, “One who seeks will find; {for one who knocks it will be opened.” 본 장의 내용에 관해서는 이미 해설하였다. 큐복음서(Q35)의 하반부가 병행한다. (마 7:8) 구하는 자마다 받을 것이다. 그리고 찾는 자는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두드리는 자에게 열릴 것이니라. (눅 11:10) 구하는 자마다 받을 것이다. 그리고 찾는 자는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두드리는 자에게 열릴 것이니라. 도마에는 ‘구함 - 받음’ ‘찾음 - 발견’ ‘두드림 - 열림’의 세 명제 중 ‘구함 - 받음’이 없다. 도마의 전승에다가..

제93장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말라 제93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거룩한 것들을 개들에게 주지 말라. 그들이 그것들을 똥거름 더미에 던지지 않도록 하라. 2진주들을 돼지들에게 주지 말라. 그들이 그것들을 진창 속에 밟지 않도록 하라.”1(Jesus said.) “Do not give what is holy to dogs, or they might throw them upon the manure pile. 2Do not throw pearls to swine, or they might make mud of it.” 2절의 경우, 콥틱 텍스트에 보이지 않는 곳이 있어 복원에 약간 문제가 있다. 메이어의 복원을 따랐다. 심각한 내용이 없는 부분이며 그 의미는 명료하다. 본 장은 마태에만 있는 자료에 ..

제92장 왜 찾고 있지 않느냐? 제92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찾으라! 그러면 너희는 발견할 것이다. 2허나 지난 시절에는, 너희가 나에게 구하는 것들에 관하여 나는 너희에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바로 그것들을 말하려하나 너희가 그것들을 찾고 있지 않구나!”1Jesus said, “Seek and you will find. 2In the past, however, I did not tell you the things about which you asked me then. Now I am willing to tell them, but you are not seeking them.” 외관상 매우 평범한 언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해석은 심층적 통찰을 요구한다. 제1절과 제2절 사이에 모종의 단절이 있..

제91장 너희는 하늘과 땅의 표정을 읽을 줄 알면서 너희 앞에 서있는 나를 모르느냐? 제91장1그들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당신을 믿고자 하오니, 당신이 과연 누구인지를 우리에게 말하여 주소서.” 2그께서 그들에게 가라사대, “너희는 하늘과 땅의 표정을 읽을 줄 알면서 너희 면전에 서있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는도다. 그러니까 너희는 바로 이 순간을 읽을 줄을 알지 못하는도다.”1They said to him, “Tell us who you are so that we may believe in you.” 2He said to them, “You read the face of heaven and earth, but you have not come to recognize the one who is in..

제90장 나의 멍에는 쉽고 나의 다스림은 부드럽다 제90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나에게로 오라! 나의 멍에는 쉽고, 나의 다스림은 부드럽기 때문이니라. 2그리고 너희는 너희 자신을 위하여 안식을 발견하리라.”1Jesus said, “Come to me, for my yoke is easy and my reign is gentle, 2and you will find rest for yourselves.” 본 자료는 마태에만 있는 M자료와 병행한다. 마태는 도마를 매우 설명적으로 확대시켰다. (마 11:28~30)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모든 자들아! 나에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안식케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안식을 ..

제89장 어찌하여 너희는 잔의 겉만을 씻으려 하느뇨? 제89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어찌하여 너희는 잔의 겉만을 씻으려 하느뇨? 2안을 만드신 이가 또한 겉을 만드신 이라는 것을 너희는 알지 못하느뇨?”1Jesus said, “Why do you wash the outside of the cup? 2Do you not understand that the one who made the inside is also the one who made the outside?” 이 장도 큐복음서(Q43)와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병행문을 비교검토하기 이전에 이 장의 일반적 주제와 관련되는 재미있는 고사를 하나 마가복음에서 인용하여 보자! (막 7:1~5) 바리새인과 또 서기관 중 몇 명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와..

제88장 천사나 예언자보다 더 심오한 너희여, 자문해보라 제88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천사들과 예언자들이 너희에게 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너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을 너희에게 주리라. 2그때엔 너희도 보답으로, 너희가 세상에서 발견한 그런 것들을 그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너희 자신에게 자문해보라, ‘언제나 그들은 다시 와서 그들 자신의 것을 가져갈 것인가?’라고.”1Jesus said, “The angels(or messengers) and the prophets will come to you and give to you those things you already have. 2And you too, in turn, give them those things which you have, ..

제87장 한 몸에 매달리는 그 몸은 비참하다 제87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한 몸에 매달리는 그 몸은 얼마나 비참한가! 2그리고 이 양자에 매달리는 그 영혼은 얼마나 비참한가!”1Jesus said, “How miserable is the body that depends on a body, 2and how miserable is the soul that depends on these two.” 비슷한 내용의 로기온이 112장에도 있다. ‘한 몸에 매달리는 그 몸’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오직 육체에만 매달리는 육체, 즉 육체에만 의존하는, 육체 이외의 것은 모르는 육체라는 뜻으로 새길 수도 있다. 이 경우는 하나의 자아를 분열적으로 논구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두 개체의 몸으로 해석할 수도..

제86장 여우도 굴이 있는데 인간의 자식인 나는 머리 누일 곳도 없다 제86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우도 굴이 있고 새도 둥지가 있는데, 2인간의 자식인 나는 머리를 뉘어 안식할 곳조차 없도다.”1Jesus said, “Foxes have their dens and birds their nests, 2but the child of humankind has no place to lay his head and rest.” 큐복음서(Q27)와 병행한다. (마 8:20)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둥지가 있으되 오직 인자(人子)는 머리를 누일 곳도 없다” 하시더라. (눅 9:58)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둥지가 있으되 오직 인자(人子)는 머리를 누일..

제85장 너희가 아담보다 더 위대하다 제85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아담은 거대한 힘과 거대한 부로부터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너희에게도 합당치 아니 하다. 2만약 그가 합당한 자라고 한다면 그는 죽음을 맛보지 아니 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니라.”1Jesus said, “Adam came from great power and great wealth, but he was not worthy of you. 2For had he been worthy, he would not have tasted death.” 이미 본 장이 말하고 있는 주제가 충분히 토의되었기 때문에 본문을 평심(平心)하게 따라 읽어도 그 의미가 쉽게 파악될 것이다. 여기 ‘아담’과 ‘너희’가 직접적으로 대비되고 있다. 아담이 ‘거대한 힘(..

제84장 닮은 꼴만 보고 기뻐하지 말라 제84장1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하나님을] 닮은 너희 모습을 볼 때에, 너희는 행복하도다. 2그러나 너희가, 너희 이전에 존재한, 그리고 죽지도 아니 하고 보여지지도 아니 하는 너희 형상들을 볼 때에는, 과연 너희가 얼마나 감내할 수 있으랴!”1Jesus said, “When you see your likeness, you are happy. 2But when you see your images that came into being before you and that neither die nor become visible, how much you will bear!” 이 장 역시 어떠한 기존의 선입견을 가지고 규정해 들어가려고 하면 혼란에 빠진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