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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에데사의 도마행전 예수가 편지를 쓰다 ❝4세기 초의 기독교 교회사가 유세비우스는 에데사의 왕실문서 보존창고에서 아브가르왕과 예수 사이에서 오간 편지가 실려있는 시리아어 문헌을 찾아냈다고 떠벌인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오간 편지내용을 정확한 역사적 사실인 양 공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4세기 초만 해도 초대교회사람들이 인식한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해도 왕과 편지를 주고받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예수가 마약이나 약초를 쓰지 않고 사람을 잘 고친다는 표현은 매우 재미있는 사가의 기술이다.❞ 오스로외네왕국 에데사를 중심으로 일찍이 도마기독교(Thomas Christianity)의 전통이 성립했다는 사실에 관하여 많은 학자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후대에 대중적 인기를 얻은 마태기독교나 베드로기독교와는 다..
지브란과 견유(犬儒) 예수 샌달과 속옷,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 ❝20세기의 예언자로 불리는 칼릴 지브란은 수로보니게여인의 아들이었다. 페니키아 전통을 이은 그의 사유 속에는 헬라적, 히브리적, 아시아적 가치가 자유롭게 왕래한다. 헬레니즘의 바탕에 깔린 아시아적 사유를 깊게 이해하면 역사적 예수는 갈릴리지역의 견유학파적 실천운동가였다는 통찰에 도달하게 된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되어지지도 않는 것.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할 뿐. 사랑할 때 그대들은 이렇게 말해서는 안되리라, “신이 나의 마음속에 계시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라. “나는 신의 마음속에 있노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사랑하는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 가슴을 주라, ..
예수 자신의 이방선교 상 아래 개들도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예수가 이방의 나라 페니키아에 직접 갔다는 사실을 마가복음이 보고하고 있다. 게네사렛에서 두로로 갔다가, 시돈을 거쳐 다시 골란고원을 넘어 데카폴리스로 에둘러 갈릴리바다 가버나움으로 되돌아오는 여정이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예수는 이미 이방선교를 몸소 실천한 국제적 사상가였다. 이방선교는 바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예수는 페니키아문명권에 직접 갔는가? 두로(Tyre)와 시돈(Sidon)에 간 적이 있는가? 이러한 나의 질문, 그 자체를 많은 독자들이 낯설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수의 삶을 기록한 복음서(福音書)에 명료하게 주어져 있다. 자아! 마가복음 제7장을 펼쳐보라. 개역한글판을 정정함이 없이 그대로 여기 인용하..
예수와 페니키아 문명 두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서구문명을 우리는 기껏해야 그레코ㆍ로만문명 중심으로 생각하기 쉽다. 서구문명의 뿌리는 희랍문명에 선행하는 페니키아문명에 있다. 페니키아인들이 BC 15세기에 발명한 문자가 희랍문자의 모태가 되었고 오늘 영어 알파벳의 조형이 되었다. 예수는 율법에 쩔은 유대인들보다 개방적 페니키아(시리아)인들을 더 사랑했다. 에데사왕국은 시리아문명의 한 중심이었고, 예수의 제자들이 그곳에 갔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독자들은 누구든지 예수의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을 기억할 것이다. 그 산은 갈릴리바다(호수) 북단에 있는 가버나움 부근 타브가(Tabga) 지역에 있다. 이 자그만 동산에서 예수는 “가난한 그대들이여! 복이 있나니,..
마르코 폴로와 도마의 최후 기독교는 원래 서양종교가 아니다 ❝20세기 세계문화사가 서구중심으로 기술되었기 때문에 기독교를 맹목적으로 서양종교라고 생각하지만, 초기기독교운동은 서양과 관련이 없다. 우리는 기독교에 아시아적 사유를 회복시켜야 한다.❞ 기독교를 생각할 때 검토되지 않은 우리의 일반관념 중에서 가장 거대한 오류가 기독교를 그냥 맹목적으로 서양종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양코배기 서양사람들에 의하여 만들어졌으며 그들에 의하여 팽창되었으며 그들에 의하여 최근에 동방에 전도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거개(擧皆)의 기독교인들은 예수는 서양사람이며, 기독교신학은 서양사람들이 만든 교리체계이며, 따라서 기독교에 관한 한 서양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하여 말하는 모든 것이 정통이고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예수 생전에 예수를 초청한 에데사의 왕(王)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아브라함이 살았던 비옥한 하란평야 위로 유프라테스 상류지역, 지금은 터키에 속해 있지만 우르파(Urfa)라는 매력적인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예로부터 아나톨리아(Anatolia, 터키 지역)와 북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를 연결하는 교통요지로서, BC 14세기 히타이트에 멸망되기 이전에는 후리안 왕조(a Hurrian state)의 수도로서 독자적인 고문명의 정체성이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에는 어느 정도 자치권을 지니는 오스로외네왕국(Osrhoëne)이 되었고 그 수도가 에데사(Edessa)였는데, 현재의 우르파가 바로 에데사인 것이다. 기원전 4년부터 기원후 50년까지 에데사를 다스린 왕이 아브가르 우카마(A..
예수의 본거지는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리 ❝터키 하란평야에 우르파라는 매력적 도시가 있다. 예수시대에 이 도시는 오스로외네왕국의 수도였으며 에데사라고 불렸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에 활약한 카이사레아의 주교 유세비우스는 최초의 기독교 교회사를 썼는데, 그 속에서 그는 에데사의 왕이 당대의 살아있었던 예수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말하고 있다. 에데사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기독교국가였다. 이 사실은 도마복음서와 어떻게 관련되는가?❞ 지도를 펼쳐놓고 메소포타미아로 우리의 시선을 옮겨보자!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라는 말은 희랍어로 ‘강 사이의 땅’이라는 뜻인데 그 두 강은 아시다시피 티그리스강(Tigris)과 유프라테스강(Euphrates)을 지칭한다. 바그다드는 이 두 강이 가장 가깝게 오는 지역..
문명의 여로는 오늘 우리 모습에 대한 끝없는 반문 크리스챤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바울의 선교활동의 중심지 안티옥(Antioch, Antakya, Hatay)의 다양한 모습, 헬레니즘 시대의 또 하나의 알렉산드리아인 이스켄데룬(Iskenderun)【『후한서』를 쓴 반고(班固)의 동생 반초(班超)가 여기까지 왔다】, 알렉산더대왕이 다리우스 3세를 굴복시킨 잇수스전투(the Battle of Issus, BC 333)의 현장, 길리기아의 중심지 아다나(Adana)를 탐색하고, 바울의 생가가 있는 다소(Tarsus)에서 사도 바울의 체취를 더듬었다. 그리고 카파도키아(Cappadocia)로 가서 너무도 영적인 산하와 1세기부터 내려오는 동굴교회들의 지금도 생동하는 벽화를 보았다. 초대교인들이 핍박을 피해 판 데린..
도마복음 고대문명 제2차 탐방 보고서 예수의 기적과 참혹한 현대사 공존하는 땅, 인류문명 새 패러다임은 어디쯤 있는 걸까? 나는 2008년 4월 10일, 인천공항을 떠나 28일 오후 다시 고국 땅을 밟을 때까지 근 스무 날동안 내 생애에서 두 번 다시 하기 어려운 버거운 여행을 했다. 무사히 귀국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너무도 짙은 감회에 사로잡혀 붓을 옮기기 어렵다. ‘영적 소요(a spiritual journey)’라 해야 할까, 일말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적진 속의 행군이었다고 할까, 사막의 모래바람 속의 신기루를 헤매는 인디아나 존스의 문명 탐험이었다고 해야 할까, 도무지 형언하기 어려운 인간 삶의 다양한 양태에 묻어나는 태고의 영상들이 일천 척 폭포수의 비단결처럼 눈앞을 가린다. 4월 10일 두바이..
3. 존사(尊師) 1. 10명의 성인과 6명의 현인이 스승을 높이다 십성육현존사(十聖六賢尊師)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禹師大成贄, 湯師小臣, 文王ㆍ武王師呂望ㆍ周公旦. 齊桓公使管夷吾, 晉文公師咎犯ㆍ隨會, 秦穆公師百里奚ㆍ公孫枝, 楚莊王師孫叔敖ㆍ沈尹巫, 吳王闔閭師伍子胥ㆍ文之儀, 越王句踐師范蠡ㆍ大夫種. 此十聖人六賢者, 未有不尊師者也. 今尊不至於帝, 智不至於聖, 而欲無尊師, 奚由至哉! 此五帝之所以絶, 三代之所以滅. 2. 잘 배운다는 것에 대해 시위선학(是謂善學)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故凡學非能益也, 達天性也. 能全天之所生, 而勿..
7. 자신에 대해 정의를 내린 공자 천자입태학(天子入太學) 故子貢問孔子曰: “後世將何以稱夫子?” 孔子曰: “吾何足以稱哉! 勿已者, 則好學而不厭, 好敎而不倦, 其惟此邪.” 天子入太學祭先聖, 則齒嘗爲師者弗臣. 所以見敬學與尊師也. 해석 故子貢問孔子曰: “後世將何以稱夫子?” 그러므로 자공이 공자께 “후대 사람들이 장차 어떻게 부자를 칭송하겠습니까?”라고 여쭈었다. 孔子曰: “吾何足以稱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어찌 칭송받을 만하겠는가. 勿已者, 則好學而不厭, 好敎而不倦, 其惟此邪.” 나에 대한 칭송을 그만두지 말라고 한다면 나는 배우길 좋아하여 싫어하지 않았고 가르치길 좋아하여 게을리 않았으니 오직 이것일 뿐이다.” 天子入太學祭先聖, 則齒嘗爲師者弗臣. 천자가 태학에 들어가 선대의 성인들을 제사지낼 적에 ..
6. 배움을 실천하여 몸을 이룰 때 천하가 평정된다성신위천하정(成身爲天下正) 君子之學也, 說義必稱師以論道, 聽從必盡力以光明. 聽從佛盡人, 命之曰背; 說義不稱師, 命之曰叛. 背叛之人, 賢主弗內之於朝, 君子不與交友. 故敎也者, 義之大者也; 學也者, 知之盛者也. 義之大者, 莫大於利人, 利人莫大於敎; 知之盛者, 莫大於成身, 成身莫大於學. 身成則爲人子弗使而孝矣, 爲人臣弗令而忠矣, 爲人君弗疆而平矣. 有大勢, 可以爲天下正矣. ▲ 영화 [와호장룡]을 보면 무술과 공부가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를 알 수 있다. 해석君子之學也, 說義必稱師以論道, 군자의 학문은 뜻을 말할 때는 반드시 스승을 말하고서 도를 논해야 하고 聽從必盡力以光明. 가르침을 듣고서 실천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여 훤히 빛내야 한다. 聽從佛盡人, 命之曰背; ..
5. 스승을 봉양하는 방법근양지도(謹養之道) 生則謹養, 謹養之道, 養心爲貴; 死則敬祭, 敬祭之術, 時節爲務, 此所以尊師也. 治唐圃, 疾灌寖, 務種樹, 織葩屨, 結罝綱, 捆蒲葦, 之田也, 力耕耘, 事五穀, 如山林, 入川澤, 取魚鼈, 求鳥獸, 此所以尊師也. 視輿馬, 愼駕御, 適衣服, 務輕煗, 臨飮食, 必蠲絜, 先周和, 務甘肥, 必恭敬, 和顔色, 審辭令, 疾趨翔, 必嚴肅, 此所以尊師也. 해석生則謹養, 스승이 살아계실 땐 봉양함을 신중히 해야 하니 謹養之道, 養心爲貴; 봉양을 신중히 하는 방법은 스승의 마음을 봉양하는 걸 귀하게 여기고 死則敬祭, 스승이 돌아가셨을 땐 제사를 공경하게 해야 하니 敬祭之術, 時節爲務, 제사를 공경하게 하는 기술은 시기와 계절에 맞춰 힘쓰는 것으로, 此所以尊師也. 이것이 스승을 존중..
4. 배우는 방법 변설론도(辨說論道) 凡學必務進業, 心則無營. 疾諷誦, 謹司聞, 觀驩愉, 問書意, 順耳目, 不逆志, 退思慮, 求所謂, 時辨說, 以論道, 不苟辨, 必中法, 得之無矜, 失之無慙, 必反其本. 해석 凡學必務進業, 心則無營. 일반적으로 배운다는 것은 반드시 힘써 학업(學業)을 진척시켜야 하지만 마음엔 미혹됨이 없어야 한다. 疾諷誦, 謹司聞, 읊고 외는 걸 빠르게 해야 하고 스승의 말씀 듣기를 삼가야 하며 觀驩愉, 問書意, 의문스런 내용은 스승의 즐거운 때를 보아 글의 내용을 묻되 順耳目, 不逆志, 묻는 방식이 스승의 귀와 눈에 순종하여 뜻을 어겨선 안 되고 退思慮, 求所謂, 물러나선 생각하고 고민해 말해준 본질을 구하며 時辨說, 以論道, 때때로 말씀을 변론하여 도를 논구해야 하되 不苟辨, 必中法,..
3. 배워서 사람이 되다 유학위천하명사(由學爲天下名士) 子張, 魯之鄙家也, 顔涿聚, 梁父之大盜也, 學於孔子. 段干木, 晉國之大駔也, 學於子夏. 高何ㆍ縣子石, 齊國之暴者也, 指於鄕曲, 學於子墨子. 索盧參, 東方之鉅狡也, 學於禽滑黎. 此六人者, 刑戮死辱之人也, 今非徒免於刑戮死辱也, 由此爲天下名士顯人, 以終其壽, 王公大人從而禮之. 此得之於學也. ▲ 배움을 통한 변화에 대한 좋은 예시를 보여준 영화 [굿윌헌팅] 해석 子張, 魯之鄙家也, 顔涿聚, 梁父之大盜也, 學於孔子. 자장(子張)은 노나라의 비천한 집안사람이었고 안탁취(顔涿聚)는 양보(梁父)【양보(梁父): 태산 아래 한 지령. 『史記』 「봉선서」에 보면, 예로부터 封 제사는 泰山에서 지내고 禪 제사는 양보에서 지냈다는 말이 있음.】라는 곳의 대도둑이었지만 공자..
2. 잘 배운다는 것 시위선학(是謂善學)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故凡學非能益也, 達天性也. 能全天之所生, 而勿敗之, 是謂善學. 해석 且天生人也, 而使其耳可以聞, 不學, 其聞不若聾; 또한 하늘이 사람을 낼 때는 그 귀로 들을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들음이란 귀머거리만 못하게 된다. 使其目可以見, 不學, 其見不若盲; 그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봄이란 소경만 못하게 된다. 使其口可以言, 不學, 其言不若爽; 그 입으로 말할 수 있도록 했지만 배우지 않는다면 그 말이란 벙어리만 못하게 된다. 使其心可以知, 不學, 其知不若狂. 그 마음으로 알 수 있도..
1. 10명의 성인과 6명의 현인이 스승을 높이다 십성육현존사(十聖六賢尊師)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禹師大成贄, 湯師小臣, 文王ㆍ武王師呂望ㆍ周公旦. 齊桓公使管夷吾, 晉文公師咎犯ㆍ隨會, 秦穆公師百里奚ㆍ公孫枝, 楚莊王師孫叔敖ㆍ沈尹巫, 吳王闔閭師伍子胥ㆍ文之儀, 越王句踐師范蠡ㆍ大夫種. 此十聖人六賢者, 未有不尊師者也. 今尊不至於帝, 智不至於聖, 而欲無尊師, 奚由至哉! 此五帝之所以絶, 三代之所以滅. 해석 神農師悉諸, 黃帝師大撓, 신농(神農)씨는 실제(悉諸)를 스승 삼았고 황제(黃帝)는 대요(大撓)를 스승 삼았으며 帝顓頊師伯夷父, 帝嚳師伯招, 제전욱(帝顓頊)은 백이보(伯夷父)를 스승 삼았고 제곡(帝嚳)은 백초(伯招)를 스승 삼았으며 帝堯師子州支父, 帝舜師許由..
56. 하찮은 행동을 보면 큰 실체를 논할 수 있다 견소행즉논대체(見小行則論大體) 趙宣孟活饑人於委桑之下, 而天下稱仁焉, 荊佽非犯河中之難, 不失其守, 而天下稱勇焉, 是故見小行, 則可以論大體矣. 田子方見路馬於道, 喟然有志焉, 以問其御曰: “此何馬也?” 其御曰: “此故公家畜也, 老罷而不爲用, 出而鬻之.” 田子方曰: “少而貪其力, 老而棄其身, 仁者不爲也.” 束帛以贖之. 罷武聞之, 知所歸心矣. 齊莊公出獵, 有一蟲, 擧足將搏其輪. 問其御曰: “此何蟲也?” 對曰: “此所爲螳螂者也, 其爲蟲也, 知進而不知却, 不量力, 而輕敵.” 莊公曰: “此爲人而必爲天下勇武矣.” 廻車而避之. 勇武聞之, 知所盡死矣. 해석 趙宣孟活饑人於委桑之下, 而天下稱仁焉, 시호(諡號)가 선맹(宣孟)인 진(晉)의 대부 조돈(趙盾)은 마른 뽕나무 아래에서..
50. 삶과 죽음마저 초월한 이들 昔孫叔敖三得令尹無喜志, 三去令尹無憂色. 延陵季子, 吳人願一以爲王, 而不肯. 許由讓天下而弗受, 晏子與崔杼盟, 臨死地, 不變其儀. 此皆有所遠通也, 精神通於死生, 則物孰能惑之? 荊有佽非, 得寶劒於干隊. 還反度江, 至於中流, 陽侯之波, 兩蛟俠繞其船. 佽非謂枻船者曰: “嘗有如此而得活者乎?” 對曰: “未嘗見也.” 於是佽非瞑目, 勃然攘譬拔劍曰: “武士可以仁義之禮說也, 不可劫而奪也. 此江中之腐肉朽骨, 棄劒而已, 余有奚愛焉?” 赴江刺蛟, 遂斷其頭, 船中人盡活, 風波畢除, 荊爵爲執圭. 孔子聞之曰: “夫善哉! 腐肉朽骨棄劒者, 佽非之謂乎?” 故老子曰: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焉.” 해석 昔孫叔敖三得令尹無喜志, 三去令尹無憂色. 옛적에 손숙오(孫叔敖)는 세 번 영윤(令尹)을 누렸지만 기뻐하는..
5. 잘 배웠던 양유기와 윤유 養由基ㆍ尹儒, 皆文藝之人也. 荊廷嘗有神白猨, 荊之善射者莫之能中, 荊王請養由基射之. 養由基矯弓操矢而往, 未之射而括中之矣, 發之則猨應矢而下, 則養由基有先中中之者矣. 尹儒學御三年而不得焉, 苦痛之, 夜夢受秋駕於其師. 明日往朝其師, 望而謂之曰: “吾非愛道也, 恐子之未可與也, 今日將敎子以秋駕.” 尹儒反走, 北面再拜曰: “今昔臣夢受之.” 先爲其師言所夢, 所夢固秋駕已. 上二士者可謂能學矣, 可謂無害之矣, 此其所以觀後世已. 해석 養由基ㆍ尹儒, 皆文藝之人也. 양유기(養由基)와 윤유(尹儒)는 모두 문채나는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다. 荊廷嘗有神白猨, 荊之善射者莫之能中, 荊王請養由基射之. 초나라【형(荊): 초나라의 본이름】 정원에 일찍이 신묘한 흰 원숭이가 있었는데 초나라의 활 잘 쏘는 이도 맞출 수..
49. 꿈속에서 추가(秋駕)란 기술을 전수 받은 윤수(尹需, 尹儒) 尹需學御, 三年而無得焉, 私自苦痛, 常寢想之, 中夜夢受秋駕於師. 明日往朝, 師望之謂之曰: “吾非愛道於子也, 恐子不可予也, 今日敎子以秋駕.” 尹需反走, 北面再拜曰: “臣有天幸, 今夕固夢受之.” 故老子曰: “致虛極, 守靜篤, 萬物並作, 吾以觀其復也.” 해석 尹需學御, 三年而無得焉, 私自苦痛, 常寢想之, 中夜夢受秋駕於師. 윤수(尹需)가 말 모는 것을 배웠지만 3년이 되도록 터득하지 못해 혼자 스스로 괴로워하며 항상 자면서 그것만을 생각했다가 한밤 중에 꿈속에서 추가(秋駕)란 기술을 스승에게 전수받았다. 明日往朝, 師望之謂之曰: 다음날에 문안하러 가니 스승이 그를 보고서 말씀하셨다. “吾非愛道於子也, 恐子不可予也, 今日敎子以秋駕.” “나는 수레..
41. 신념에 따라 산 이들 王子比干, 非不知箕子被髮佯狂以免其身也, 然而樂直行盡忠, 以死節, 故不爲也. 伯夷ㆍ叔齊, 非不能受綠任官, 以致其功也, 然而樂離世伉行, 以絶衆, 故不務也. 許由ㆍ善卷, 非不能撫天下, 寧海內, 以德民也, 然而羞以物滑和, 故弗受也. 豫讓ㆍ要離, 非不知樂家室, 安妻子, 以偸生也, 然而樂推誠必行, 以死主, 故不留也. 今從箕子視比干, 則愚矣; 從比干視箕子, 則卑矣; 從管ㆍ晏視伯夷, 則戇矣; 從伯夷視管ㆍ晏, 則貪矣. 趍舍相非, 嗜欲相反, 而各樂其務, 將誰使正子? 해석 王子比干, 非不知箕子被髮佯狂以免其身也, 然而樂直行盡忠, 以死節, 故不爲也. 왕자 비간(比干)은 기자(箕子)가 머릴 풀어헤치고 거짓 미친 척하며 그 몸을 피한 걸 모른 건 아니지만 즐겁게 곧이곧대로 행동해[直行] 충성을 다하여 ..
28. 큰 규모의 사람 故知宇宙之大, 則不可劫以死生; 知養生之和, 則不可縣以天下; 知未生之樂, 則不可畏以死. 知許由之貴於舜, 則不貪物. 牆之立, 不若其偃也, 又況不爲牆乎? 氷之凝, 不若其釋也, 又況不爲氷乎? 自無蹠有, 自有蹠無, 終始無端, 莫知其所萌. 非通于外內, 孰能無好憎? 無外之外至大也, 無內之內至貴也, 能知大貴, 何往而不遂? 衰世湊學, 不知原心反本, 直雕琢其性, 嬌拂其情, 以與世交. 해석 故知宇宙之大, 則不可劫以死生; 知養生之和, 則不可縣以天下; 知未生之樂, 則不可畏以死. 그러므로 우주의 거대함을 안다면 죽고 사는 것으로 겁박할 수 없고 삶을 기르는 조화를 안다면 천하로 얽맬 수 없으며 태어나지 않았을 때의 즐거움을 안다면 죽음으로 두렵게 할 수 없다. 知許由之貴於舜, 則不貪物. 허유(許由)가 순임..
24. 욕심에서 벗어난 사람들[無累之人] 天下至大矣, 而以與佗人; 身至親矣, 而棄之淵. 外此其餘, 無足利矣. 此之謂無累之人, 無累之人, 不以天下爲貴矣. 上觀至人之論, 深原道德之意, 以下考世俗之行, 乃足羞也. 故通許由之意, 金縢豹韜廢矣; 延陵季子, 不受吳國, 而訟間田者慙矣; 子罕不利寶玉, 而爭券契者媿矣; 務光不汚於世, 而貪利偸生者悶矣. 故不觀大義者, 不知生之不足貪也; 不聞大言者, 不知天下之不足利也. 해석 天下至大矣, 而以與佗人; 身至親矣, 而棄之淵. 外此其餘, 無足利矣. 천하는 매우 큰 것이지만 요임금은 다른 사람인 허유(許由)에게 주었고 몸은 매우 가까운 것이지만 무광(務光)은 연못에 던졌는데 이것 밖의 나머지는 이로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此之謂無累之人, 無累之人, 不以天下爲貴矣. 이것을 ‘욕심에서 벗..
25. 태평성세에 마음이 평온한 백성들의 모습 今盆水在庭, 淸之終日, 未能見眉睫, 濁之不過一撓, 而不能察方員. 人神易濁而難淸, 猶盆水之類也, 況一世而撓滑之, 曷得須臾平乎? 古者至德之世, 賈便其肆, 農樂其業, 大夫安其職, 而處士修其道. 當此之時, 風雨不毁折, 草木不失, 九鼎重味, 珠玉潤澤, 洛出丹書, 河出綠圖. 故許由ㆍ方回ㆍ善卷ㆍ披衣, 得達其道, 何則? 世之主有欲利天下之心, 是以人得自樂其間. 四子之才, 非能盡善蓋今之世也, 然莫能與之同光者, 遇唐虞之時. 해석 今盆水在庭, 淸之終日, 未能見眉睫, 濁之不過一撓, 而不能察方員. 이제 한 동이의 물이 정원에 있고 종일토록 맑더라도 눈앞[眉睫]을 볼 수 없지만 한 번 흔드는데 불과하더라도 흐려지면 네모난 것이나 둥근 것을 살필 수 없다. 人神易濁而難淸, 猶盆水之類也,..
22. 진인(眞人)이란? 聖人有所于達, 達則嗜欲之心外矣. 孔ㆍ墨之弟子, 皆以仁義之術, 敎導於世, 然而不免於儡身, 猶不能行也, 又況所敎乎? 是何則? 其道外也. 夫以末求返于本, 許由不能行也, 又況齊民乎? 誠達于性命之情, 而仁義固附矣, 趨捨何足以滑心? 若夫神無所掩, 心無所載, 通洞條達, 恬漠無事. 無所凝滯, 虛寂以待, 勢利不能誘也. 辯者不能說也, 聲色不能淫也, 美者不能濫也, 知者不能動也, 勇者不能恐也, 此眞人之道也. 若然者, 陶冶萬物, 與造化者爲人, 天地之間, 宇宙之內, 莫能夭遏. 해석 聖人有所于達, 達則嗜欲之心外矣. 성인은 통달하는 것에 있으니 통달하면 도를 넘어선 욕심의 마음이 하찮아진다. 孔ㆍ墨之弟子, 皆以仁義之術, 敎導於世, 然而不免於儡身, 猶不能行也, 又況所敎乎? 공자와 묵적의 제자들은 모두 인의(仁..
24. 남을 따라하거나 작위하지 말고 마음으로 하라 故聽善言便計, 雖愚者知說之; 稱至德高行, 雖不肖者知慕之. 說之者衆, 而用之者鮮; 慕之者多, 而行之者寡, 所以然者何也? 不能反諸性也. 夫內不開於中, 而强學問者, 不入於耳, 而不著於心, 此何以異於聾者之歌也? 效人爲之, 而無以自樂也, 聲出於口, 則越而散矣. 夫心者, 五藏之主也, 所以制使四支, 流行血氣, 馳騁于是非之境, 而出入于百事之門戶者也. 是故不得於心, 而有經天下之氣, 是猶無耳而欲調鐘鼓, 無目而欲喜文章也, 亦必不勝其任矣. 故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夫許由小天下, 而不以己易堯者, 志遺於天下也, 所以然者何也? 因天下而爲天下也. 天下之要, 不在於彼, 而在於我; 不在於人, 而在於身, 身得則萬物備矣. 徹於心術之論, 則嗜欲好憎外矣. 是故無所喜, 而無..
50. 손잠(孫潛)와 손방(孫放)의 재치 있는 대답에 웃은 유공(庾公) 孫齊由ㆍ齊莊二人少時詣庾公, 公問: “齊由何字?” 答曰: “字齊由.” 公曰: “欲何齊邪?” 曰: “齊許由.” “齊莊何字?” 答曰: “字齊莊.” 公曰: “欲何齊?” 曰: “齊莊周.” 公曰: “何不慕仲尼而慕莊周?” 對曰: “聖人生知, 故難企慕.” 庾公大喜小兒對. 해석 孫齊由ㆍ齊莊二人少時詣庾公, 公問: “齊由何字?” 答曰: “字齊由.” 손제유(孫齊由, 孫潛)와 손제장(孫齊莊, 孫放) 2명이 어렸을 때 유공(庾公, 庾亮)을 찾아가니 유공이 “제유는 자(字)가 어찌 되느냐?”라고 물었고 손제유(孫齊由)는 “자가 제유(齊由)입니다.”라고 말했다. 公曰: “欲何齊邪?” 曰: “齊許由.” 유공이 “무엇을 닮고 싶니?”라고 말하자, “허유(許由)를 닮..
1. 원봉고(袁奉高)를 따끔하게 비판한 변문례(邊文禮) 邊文禮見袁奉高, 失次序. 奉高曰: “昔堯聘許由, 面無怍色, 先生何爲顚倒衣裳?” 文禮答曰: “明府初臨, 堯德未彰, 是以賤民顚倒衣裳耳.” 해석 邊文禮見袁奉高, 失次序. 변문례(邊文禮, 邊讓)가 원봉고(袁奉高, 袁宏)을 뵈니 응대에 차례가 없었다. 奉高曰: “昔堯聘許由, 面無怍色, 先生何爲顚倒衣裳?” 봉고가 “옛적에 요임금께서 허유(許由)를 초빙했을 때 허유의 낯엔 부끄러운 색이 없었다는데 선생께선 어째서 당황하십니까?【전도의상(顚倒衣裳): 윗옷과 아래옷을 뒤바꿔 입었다는 말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부를 때 몹시 당황함을 표현할 때 쓰인다. 『시경(詩經)』 제풍(齊風) 「동방미명(東方未明)」】”라고 말했다. 文禮答曰: “明府初臨, 堯德未彰, 是以賤民顚倒衣..
22. 출정을 위한 전송식에서 전귀(田瞶)를 가르친 장생(張生) 齊將軍田瞶出將, 張生郊送曰: “昔者堯讓許由以天下, 洗耳而不受,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伯夷叔齊辭諸侯之位而不爲,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於陵仲子辭三公之位而傭爲人灌園,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智過去君第, 變姓名, 免爲庶人,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孫叔敖三去相而不悔, 將軍知之乎?” 曰: “唯然, 知之.” “此五大夫者, 名辭之而實羞之. 今將軍方吞一國之權, 提鼓擁旗, 被堅執銳, 旋回十萬之師, 擅斧鉞之誅, 愼毋以士之所羞者驕士.” 田瞶曰: “今日諸君皆爲瞶祖道, 具酒脯, 而先生獨敎之以聖人之大道, 謹聞命矣.” 해석 齊將軍田瞶出將, 張生郊送曰: “昔者堯讓許由以天下, 洗耳而不受, 將軍知之乎?” 제..
14. 연왕을 설득해 자지(子之)의 세력을 불려준 반수 潘壽謂燕王曰: “王不如以國讓子之. 人所以謂堯賢者, 以其讓天下於許由, 許由必不受也, 則是堯有讓許由之名而實不失天下也. 今王以國讓子之, 子之必不受也, 則是王有讓子之之名而與堯同行也.” 於是燕王因擧國而屬之, 子之大重. 一曰: 潘壽, 隱者. 燕使人聘之. 潘壽見燕王曰: “臣恐子之之如益也.” 王曰: “何益哉?” 對曰: “古者禹死, 將傳天下於益, 啓之人因相與攻益而立啓. 今王信愛子之, 將傳國子之, 太子之人盡懷印, 爲子之之人無一人在朝廷者. 王不幸棄群臣, 則子之亦益也.” 王因收吏璽, 自三百石以上皆效之子之, 子之大重. 夫人主之所以鏡照者, 諸侯之士徒也, 今諸侯之士徒皆私門之黨也. 人主之所以自羽翼者, 巖穴之士徒也, 今巖穴之士徒皆私門之舍人也. 是何也? 奪褫之資在子之也. 故吳章曰:..
5. 나라를 다스리는 두 가지, 상과 벌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今民儇詗智慧, 欲自用, 不聽上. 上必且勸之以賞, 然後可進; 又且畏之以罰, 然後不敢退. 而世皆曰: “許由讓天下, 賞不足以勸; 盜跖犯刑赴難, 罰不足以禁.” 臣曰: 未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許由是也; 已有天下而無以天下爲者, 堯ㆍ舜是也; 毁廉求財, 犯刑趨利, 忘身之死者, 盜跖是也. 此二者, 殆物也, 治國用民之道也, 不以此二者爲量. 治也者, 治常者也; 道也者, 道常者也. 殆物妙言, 治之害也. 天下太平之士, 不可以賞勸也; 天下太下之士, 不可以刑禁也. 然爲太上士不設賞, 爲太下士不設刑, 則治國用民之道失矣. 해석 古者黔首悗密蠢愚, 故可以虛名取也. 옛날의 백성들은 정직하고 은밀하며 바보 같고 우직하였기 때문에 빈 명예로 취할 수 있었다. 今民儇詗智慧..
4. 비간이나 오자서 같은 직간하는 신하를 무에 쓰랴? 若夫關龍逢ㆍ王子比干ㆍ隨季梁ㆍ陳泄冶ㆍ楚申胥ㆍ吳子胥, 此六人者, 皆疾爭强諫以勝其君. 言聽事行, 則如師徒之勢; 一言而不聽, 一事而不行, 則陵其主以語, 從之以威. 雖身死家破, 要領不屬, 手足異處, 不難爲也. 如此臣者, 先古聖王皆不能忍也, 當今之時, 將安用之? 해석 若夫關龍逢ㆍ王子比干ㆍ隨季梁ㆍ陳泄冶ㆍ楚申胥ㆍ吳子胥, 此六人者, 皆疾爭强諫以勝其君. 관용봉(關龍逢)과 왕자(王子) 비간(比干)과 수(隨) 나라 계량(季梁)과 진(陳) 설야(泄冶)와 초(楚)나라 신서(申胥)와 오(吳)나라 자서(子胥)의 6명은 모두 치열하게 논쟁하고 강하게 직간함으로 임금을 이기려 했다. 言聽事行, 則如師徒之勢; 직간이 받아들여져 일이 실행되었다면 스승과 제자의 기세 같았겠지만 一言而不..
3. 백이숙제 같은 이들을 무에 등용할 게 있을까? 若夫許由ㆍ續牙ㆍ晉伯陽ㆍ秦顚頡ㆍ衛僑如ㆍ狐不稽ㆍ重明ㆍ董不識ㆍ卞隨ㆍ務光ㆍ伯夷ㆍ叔齊, 此十二人者, 皆上見利不喜, 下臨難不恐, 或與之天下而不取, 有萃辱之名, 則不樂食穀之利. 夫見利不喜, 上雖厚賞, 無以勸之; 臨難不恐, 上雖嚴刑, 無以威之, 此之謂不令之民也. 此十二人者, 或伏死於窟穴, 或槁死於草木, 或飢餓於山谷, 或沈溺於水泉. 有民如此, 先古聖王皆不能臣, 當今之世, 將安用之? 해석 若夫許由ㆍ續牙ㆍ晉伯陽ㆍ秦顚頡ㆍ衛僑如ㆍ狐不稽ㆍ重明ㆍ董不識ㆍ卞隨ㆍ務光ㆍ伯夷ㆍ叔齊, 此十二人者, 허유(許由)ㆍ속아(續牙)ㆍ진(晉) 나라의 백양(伯陽)ㆍ진(秦) 나라의 전힐(顚頡)ㆍ위(衛) 나라의 교여(僑如)ㆍ호불계(狐不稽)ㆍ중명(重明)ㆍ동불식(董不識)ㆍ변수(卞隨)ㆍ무광(務光)ㆍ백이(伯夷)ㆍ숙..
15. 천하마저 사양한 허유를 도둑으로 오해한 집주인 堯以天下讓許由, 許由逃之, 舍於家人, 家人藏其皮冠, 夫棄天下而家人藏其皮冠, 是不知許由者也. 해석 堯以天下讓許由, 許由逃之, 舍於家人, 家人藏其皮冠,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하자 허유는 선양됨에 도망쳐 남의 집에 머물게 됐고 집 사람은 허유가 훔쳐갈까봐 가죽 관을 감췄다. 夫棄天下而家人藏其皮冠, 是不知許由者也. 대체로 허유는 천하마저도 버리는 사람인데 집 사람은 가죽 관을 감췄으니 이는 허유를 모르는 사람이다. 인용 목차 전문
13. 진채(陳蔡)의 환란을 비판한 자공과 자로를 가르치다 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弦歌於室. 顔回擇菜, 子路ㆍ子貢相與言曰: “夫子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殺夫子者無罪, 藉夫子者無禁.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無恥也若此乎?” 顔回無以應, 入告孔子. 孔子推琴, 喟然而嘆曰: “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子路ㆍ子貢入, 子路曰: “如此者, 可謂窮矣!”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故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天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 陳蔡之隘, 於丘其幸乎.” 孔子削然反琴而弦歌, 子路扢然執干而舞. 子貢曰: “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
13. 인의가 이롭다 여기는 요임금을 떠나겠다는 허유 齧缺遇許由曰: “子將奚之?” 曰: “將逃堯.” 曰: “奚謂耶?” 曰: “夫堯畜畜然仁, 吾恐其爲天下笑. 後世其人與人相食與! 夫民不難聚也, 愛之則親, 利之則至, 譽之則勸, 致其所惡則散. 愛利出乎仁義, 捐仁義者寡, 利仁義者衆. 夫仁義之行, 唯且無誠, 且假乎禽貪者器. 是以一人之斷制天下, 譬之猶一覕也. 夫堯知賢人之利天下也, 而不知其賊天下也. 夫唯外乎賢者知之矣.” 해석 齧缺遇許由曰: “子將奚之?” 설결(齧缺)이 허유(許由)를 만나 “자네는 장차 어디를 가려 하나?”라고 말했다. 曰: “將逃堯.” 曰: “奚謂耶?” 허유가 “장차 요임금에게서 도망가려 합니다.”라고 말하자, 설결이 “무슨 말인가?”라고 말했다. 曰: “夫堯畜畜然仁, 吾恐其爲天下笑. 허유가 말했다. ..
5. 자신의 스승 설결을 모시려는 요임금을 나무란 허유 堯之師曰: ‘許由.’ 許由之師曰: ‘齧缺’ 齧缺之師曰: ‘王倪.’ 王倪之師曰: ‘被衣.’ 堯問於許由曰: “齧缺可以配天乎? 吾藉王倪以要之.” 許由曰: “殆哉, 圾乎天下! 齧缺之爲人也, 聰明睿知, 給數以敏, 其性過人, 而又乃以人受天. 彼審乎禁過, 而不知過之所由生. 與之配天乎? 彼且乘人而無天. 方且本身而異形, 方且尊知而火馳, 方且爲緖使, 方且爲物絯, 方且四顧而物應, 方且應衆宜, 方且與物化而未始有恆, 夫何足以配天乎! 雖然, 有族有祖, 可以爲衆父而不可以爲衆父父. 治亂之率也, 北面之禍也, 南面之賊也.” 해석 堯之師曰: ‘許由.’ 許由之師曰: ‘齧缺.’ 齧缺之師曰: ‘王倪.’ 王倪之師曰: ‘被衣.’ 요임금의 스승은 허유(許由)이고 허유의 스승은 설결(齧缺)이며 ..
14. 인위적인 노력을 중시한 의이자와 인위성을 싫어한 허유 意而子見許由, 許由曰: “堯何以資汝?” 意而子曰: “堯謂我: ‘汝必躬服仁義而明言是非.’” 許由曰: “而奚來爲軹? 夫堯旣已黥汝以仁義, 而劓汝以是非矣. 汝將何以游夫遙蕩恣睢, 轉徙之塗乎?” 意而子曰: “雖然, 吾願游於其藩.” 許由曰: “不然.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顔色之好, 瞽者無以與乎靑黃黼黻之觀.” 意而子曰: “夫無莊之失其美, 據梁之失其力, 黃帝之亡其知, 皆在鑪錘之間耳.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 使我乘成以隨先生耶?” 許由曰: “噫! 未可知也. 我爲汝言其大略: 吾師乎! 吾師乎! 虀萬物而不爲義, 澤及萬世而不爲仁, 長於上古而不爲老, 覆載天地刻雕衆形而不爲巧. 此所游已!” 해석 意而子見許由, 許由曰: “堯何以資汝?” 옛적 현인인 의이자(意而子)가 허유(許..
11. 물고기를 잡았다면 통발은 잊어라득어망전(得魚忘筌) 演門有親死者, 以善毁, 爵爲官師, 其黨人毁而死者半. 堯與許由天下, 許由逃之; 湯與務光, 務光怒之, 紀他聞之, 帥弟子而蹲於窾水, 諸侯吊之, 三年, 申徒狄因以踣河. 荃者所以在魚, 得魚而忘荃; 蹄者所以在免, 得免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吾安得夫忘言之人而與之言哉!” 해석演門有親死者, 以善毁, 爵爲官師, 其黨人毁而死者半. 송나라의 성문인 연문(演門)에 어버이가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버이 상례로 몸이 잘 쇠약해져[善毁] 벼슬을 받아 관리가 되자 그 고을에 비쩍 말라[毁] 죽은 사람이 반이나 되었다. 堯與許由天下, 許由逃之; 湯與務光, 務光怒之, 요임금이 허유에게 천하를 주려 하자 허유는 도망갔고 탕임금이 무광(務光)에게 천하를 주려 하자 무광은 ..
10. 지나침과 묻지 않음에 대해 德溢乎名, 名溢乎暴, 謀稽乎誸, 知出乎爭, 柴生乎守官, 事果乎衆宜. 春雨日時, 草木怒生, 銚鎒於是乎始修, 草木之倒植者過半而不知其然. 靜然可以補病, 眥揻可以休老, 寧可以止遽. 雖然, 若是, 勞者之務也, 非佚者之所未嘗過而問焉; 聖人之所以駴天下, 神人未嘗過而問焉; 賢人所以駴世, 聖人未嘗過而問焉; 君子所以駴國, 賢人未嘗過而問焉; 小人所以合時, 君子未嘗過而問焉. 해석 德溢乎名, 名溢乎暴, 謀稽乎誸, 知出乎爭, 덕은 명예를 추구하는 데서 넘치고 명예는 승부욕에서 넘치며 꾀는 절박한 데서 생각나고 지혜는 다툼에서 나오며 柴生乎守官, 事果乎衆宜. 일의 막힘[柴]은 관직의 규율을 지키려는 데서 생기고 일은 대중의 마땅한 데에서 과실을 맺는다. 春雨日時, 草木怒生, 銚鎒於是乎始修, 草木之..
2. 순임금의 천하를 받지 않은 세 명의 은자 舜讓天下於子州支伯, 子州支伯曰: “予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故天下大器也, 而不以易生. 此有道者之所以異乎俗者也. 舜以天下讓善卷, 善卷曰: “余立於宇宙之中, 冬日衣皮毛, 夏日衣葛絺, 春耕種, 形足以勞動; 秋收斂, 身足以休食. 日出而作, 日入而息, 逍遙於天地之間, 而心意自得, 吾何以天下爲哉! 悲夫, 子之不知余也.” 遂不受. 於是去而入深山, 莫知其處. 舜以天下讓其友石戶之農, 石戶之農曰: “捲捲乎, 后之爲人, 葆力之士也.” 以舜之德爲未至也. 於是夫負妻戴, 攜子以入於海, 終身不反也. 해석 舜讓天下於子州支伯, 子州支伯曰: “予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순임금이 천하를 자주지백(子州支伯)에게 선양하려 하자 자주지백도 “내가 마침 깊은 근심의..
1. 요임금의 천하를 받지 않은 두 명의 은자 堯以天下讓許由, 許由不受. 又讓於子州支父, 子州支父曰: “以我爲天子, 猶之可也.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夫天下至重也, 而不以害其生, 又况他物乎! 唯无以天下爲者可以托天下也. 해석堯以天下讓許由, 許由不受.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하자, 허유는 수용하질 않았다. 又讓於子州支父, 子州支父曰: “以我爲天子, 猶之可也. 雖然, 我適有幽憂之病, 方且治之, 未暇治天下也.” 또한 은자(隱者)인 자주지보(子州支父)에게 선양하려 하자 자주지보가 “나를 천자로 만들려 하는 건 오히려 괜찮네. 비록 그러나 내가 마침 깊은 근심의 병이 있어 시방 장차 치료해야 해서 천하를 다스릴 겨를이 없다네.”라고 말했다. 夫天下至重也, 而不以害其生, ..
1. 실질적인 명예와 허위적인 명예 楊朱遊於魯, 舍於孟氏. 孟氏問曰: “人而已矣, 奚以名爲?” 曰: “以名者爲富.” “旣富矣, 奚不已焉?” 曰: “爲貴.” “旣貴矣, 奚不已焉?” 曰: “爲死.” “旣死矣, 奚爲焉?” 曰: “爲子孫.” “名奚益於子孫?” 曰: “名乃苦其身, 燋其心. 乘其名者澤及宗族, 利兼鄕黨, 况子孫乎?” “凡爲名者必廉, 廉斯貧, 爲名者必讓, 讓斯賤.” 曰: “管仲之相齊也, 君淫亦淫, 君奢亦奢, 志合言從, 道行國霸, 死之後, 管氏而已. 田氏之相齊也, 君盈則己降, 君斂則己施, 民皆歸之, 因有齊國, 子孫享之, 至今不絶.” “若實名貧, 僞名富.” 曰: “實無名, 名無實, 名者, 僞而已矣. 昔堯舜僞以天下讓許由ㆍ善卷, 而不失天下, 享祚百年. 伯夷ㆍ叔齊實以孤竹君讓, 而終亡其國, 餓死於首陽之山. 實僞之..
소염(所染) 제삼(第三) 1. 염색과 변화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故染不可不愼也. 2. 잘 물든 임금들과 잘못 물든 임금들 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此四王者, 所染當, 故王天下, 立爲天子, 功名蔽天地, 擧天下之仁義顯人, 必稱此四王者. 夏桀染於干辛ㆍ推哆, 殷紂染於崇侯ㆍ惡來, 厲王染於厲公長父ㆍ榮夷終, 幽王染於傅公夷ㆍ蔡公穀. 此四王者, 所染不當, 故國殘身死, 爲天下僇, 擧天下不義辱人, 必稱此四王者. 3. 춘추오패를 물들인 인물들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
6. 좋은 벗과 나쁜 벗 非獨國有染也, 士亦有染. 其友皆好仁義, 淳謹畏令, 則家日益, 身日安, 名日榮, 處官得其理矣, 則段干木ㆍ禽子ㆍ傅說之徒是也. 其友皆好矜奮, 創作比周, 則家日損, 身日危, 名日辱, 處官失其理矣, 則子西ㆍ易牙ㆍ豎刁之徒是也. 詩曰: ‘必擇所堪, 必謹所堪’者, 此之謂也. 해석 非獨國有染也, 士亦有染. 나라만 물들이는 게 있을 뿐만 아니라 선비도 또한 물들게 하는 게 있다. 其友皆好仁義, 淳謹畏令, 則家日益, 身日安, 名日榮, 벗이 모두 인의(仁義)를 좋아하고 순박하고 조심하며 법령을 두려워한다면 집은 날로 불어나고 몸은 날로 편안해지며 명성은 날로 영예로워져 處官得其理矣, 則段干木ㆍ禽子ㆍ傅說之徒是也. 공무를 처리함에 올바른 이치를 얻으리니 단간목(段干木)과 금자(禽子)【금자(禽子): 전국시..
5. 좋은 임금과 나쁜 임금의 차이 凡君之所以安者何也? 以其行理也, 行理性於染當. 故善爲君者, 勞於論人, 而佚於治官. 不能爲君者, 傷形費神, 愁心勞意, 然國逾危, 身逾辱. 此六君者, 非不重其國, 愛其身也, 以不知要故也. 不知要者, 所染不當也. 해석 凡君之所以安者何也? 以其行理也, 行理性於染當. 대체로 임금이 안정(安定)된 정치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올바른 이치를 행하기 때문이니 올바른 이치를 행하는 것은 물듦의 합당함에 근본해서 이다. 故善爲君者, 勞於論人, 而佚於治官. 그러므로 잘 임금노릇하는 이는 사람을 따지는 데엔 힘을 쓰지만 관리를 다스리는 데엔 느긋하다. 不能爲君者, 傷形費神, 愁心勞意, 然國逾危, 身逾辱. 임금노릇을 잘 하지 못하는 이는 몸을 상하게 하고 정신을 소비하며 마음을 근심스레 하..
4. 잘못 물든 춘추시대 임금들 范吉射染於長柳朔ㆍ王胜, 中行寅染於籍秦高彊, 吳夫差染於王孫雒ㆍ太宰嚭, 智伯搖染於智國ㆍ張武, 中山尙染於魏義ㆍ偃長, 宋康染於唐鞅ㆍ佃不禮. 此六君者, 所染不當, 故國家殘亡, 身爲刑戮, 宗廟破滅, 絶無後類, 君臣離散, 民人流亡, 擧天下之貪暴苛擾者, 必稱此六君也. 해석 范吉射染於長柳朔ㆍ王胜, 中行寅染於籍秦高彊, 吳夫差染於王孫雒ㆍ太宰嚭, 智伯搖染於智國ㆍ張武, 中山尙染於魏義ㆍ偃長, 宋康染於唐鞅ㆍ佃不禮. 범길역(范吉射)은 장류삭(長柳朔)과 왕성(王胜)에게 물들었고, 중항인(中行寅)은 적진(籍秦)과 고강(高彊)에게 물들었으며, 오나라 부차(夫差)는 왕손락(王孫雒)과 태재(太宰) 비(嚭)에게 물들었고, 지백요(智伯搖)는 지국(智國)과 장무(張武)에게 물들었으며, 중산상(中山尙)은 위의(魏義)..
3. 춘추오패를 물들인 인물들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於後世. 해석 齊桓染於管仲ㆍ鮑叔, 晉文染於舅犯ㆍ高偃, 楚莊染於孫叔ㆍ沈尹, 吳闔閭染於伍員ㆍ文義, 越句踐染於范蠡ㆍ大夫種. 제환공은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에게 물들었고, 진문공은 구범(舅犯)과 고언(高偃)에게 물들었으며, 초장왕은 숙손오(孫叔敖)와 심윤(沈尹)에게 물들었고, 오나라 합려(闔閭)는 오원(伍員)과 문의(文義)에 물들었으며, 월나라 구천(句踐)은 범려(范蠡) 대부 종(種)에게 물들었다. 此五君者, 所染當, 故霸諸侯, 功名傅於後世. 이 5명의 임금은 물들여진 게 합당하였기 때문에 제후에서 패자(霸者)가 되었고 공과 명성이 후세..
2. 잘 물든 임금들과 잘못 물든 임금들 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此四王者, 所染當, 故王天下, 立爲天子, 功名蔽天地, 擧天下之仁義顯人, 必稱此四王者. 夏桀染於干辛ㆍ推哆, 殷紂染於崇侯ㆍ惡來, 厲王染於厲公長父ㆍ榮夷終, 幽王染於傅公夷ㆍ蔡公穀. 此四王者, 所染不當, 故國殘身死, 爲天下僇, 擧天下不義辱人, 必稱此四王者. 해석非獨染絲然也, 國亦有染. 실을 물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 또한 물들이는 게 있다. 舜染於許由ㆍ伯陽, 禹染於皐陶ㆍ伯益, 湯染於伊尹ㆍ仲虺, 武王染於太公ㆍ周公. 요임금은 허유(許由)와 백양(伯陽)에게 물들었고, 우임금은 고요(皐陶)와 백익(伯益)에게 물들였으며, 탕임금은 이윤(伊尹)과 중훼(仲虺)에게 물들었고, 무왕은 태공..
1. 염색과 변화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故染不可不愼也. 해석 子墨子言見染絲者而嘆曰: 자묵자(子墨子)가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 말하며 탄신했다. “染於蒼則蒼, 染於黃則黃. “파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파란색이 되고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면 노란색이 되네. 所入者變, 其色亦變, 五入必而已則爲五色矣.” 넣는 물감이 변하면 색 또한 변하니 다섯 물감을 넣고 그치면 다섯 색깔이 되었다.” 故染不可不愼也. 그러므로 물들이는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용 목차 전문 여씨춘추
12. 소유하지 않음으로 소유한 현인들 無足曰: “夫富之於人, 無所不利. 窮美究勢, 至人之所不得逮, 賢人之所不能及.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秉人之知謀以爲明察, 因人之德以爲賢良, 非享國而嚴若君父.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心不待學而樂之, 體不待象而安之. 夫欲惡避就, 固不待師, 此人之性也. 天下雖非我, 孰能辭之!” 知和曰: “知者之爲, 故動以百姓, 不違其度, 是以足而不爭, 無以爲故不求. 不足故求之, 爭四處而不自以爲貪; 有余故辭之, 棄天下而不自以爲廉. 廉貪之實, 非以迫外也, 反監之度. 勢爲天子, 而不以貴驕人; 富有天下, 而不以財戱人. 計其患, 慮其反, 以爲害於性, 故辭而不受也, 非以要名譽也. 堯ㆍ舜爲帝而雍, 非仁天下也, 不以美害生; 善卷ㆍ許由得帝而不受, 非虛辭讓也, 不以事害己. 此皆就其利辭其害, 而天下稱賢焉, 則..
7. 천하를 사양한 허유 堯讓天下於許由,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夫子立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許由曰: “子治天下, 天下旣以治也, 而我猶代子, 吾將爲名乎? 名者, 實之賓也, 吾將爲賓乎? 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 歸休乎君, 予無所用天下爲! 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해석 堯讓天下於許由,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요임금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해와 달이 나왔지만 횃불이 꺼지지 않는 것은 그 밝음에 있어서 또한 어려운 게 아니겠습니까.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단비가 내림에도 오히려 물 대어 관개(..
355. 명승지를 즐길 몸을 갖춘 허순 허순승구(許詢勝具) 舊注引『世說』云. 許詢字玄度, 好遊山澤, 而體便登陟. 時人曰: “許非徒有勝情, 有濟勝之具.” 許隱永興幽穴, 每致四方諸侯之遺. 或謂許曰: “嘗聞箕山人似不爾耳.” 許曰: “筐篚苞苴, 固當輕於天下之寶.” 今本無載. 해석 舊注引『世說』云. 『몽구』의 옛 주에서 『세설신어』를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許詢字玄度, 好遊山澤, 而體便登陟. 時人曰: “許非徒有勝情, 有濟勝之具.” 허순(許詢)의 자(字)는 현도(玄度)인데 산과 물을 유람하길 좋아했고 몸이 등반하기에 유리했다. 당시 사람들이 “허연은 명승지의 뜻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명승지를 즐길 신체도 갖추고 있다.”라고 말들했다. 許隱永興幽穴, 每致四方諸侯之遺. 허순이 영흥(永興)의 그윽한 골짜기에 은둔했..
85. 허연의 오묘한 오언시를 칭찬한 간문제 簡文稱許掾云: “玄度五言詩, 可謂妙絶時人.” 해석 簡文稱許掾云: “玄度五言詩, 可謂妙絶時人.” 간문제가 허연을 “현도의 오언시는 오묘함이 당시 사람들을 뛰어넘는다고 할 만하다.”라고 칭찬했다. 인용 목차 전문 신어 - 서일 / 품조 / 상예 / 문학 38, 40, 85 몽구 箕城 呈李東皐觀察(허엽)
40. 지도림과 허연의 강론에 대중이 환호한 이유 支道林ㆍ許掾諸人, 共在會稽王齋頭. 支爲法師, 許爲都講. 支通一義, 四坐莫不厭心; 許送一難, 衆人莫不抃舞. 但共嗟詠二家之美, 不辯其理之所在. 해석 支道林ㆍ許掾諸人, 共在會稽王齋頭. 支爲法師, 許爲都講. 지도림과 허연 등 여러 사람이 함께 회계왕(會稽王)의 재실 앞에 있었는데 지도림은 법사(法師)가 되었고 허연은 강의하는 사람[都講]이 되었다. 支通一義, 四坐莫不厭心; 許送一難, 衆人莫不抃舞. 지도림이 한 번 뜻을 통해주면 사방이 마음에 만족하지 않음이 없었고 허연이 한 번 어려운 질문을 해주면 대중이 손뼉 치고 춤추지 않음이 없었다. 但共嗟詠二家之美, 不辯其理之所在. 다만 두 대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읊조린 것이지 그 이치가 있는 것을 깨달은 건 아니었다..
38. 왕구자를 이겨 먹으려 한 허연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時諸人士及於法師, 並在會稽西寺講, 王亦在焉. 許意甚忿, 便往西寺與王論理, 共決優劣. 苦相折挫, 王遂大屈. 許復執王理, 王執許理, 更相覆疏, 王復屈. 許謂支法師曰: “弟子向語何似?” 支從容曰: “君語, 佳則佳矣, 何至相苦邪! 豈是求理中之談哉!” 해석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허연이 어렸을 적에 사람들이 왕구자【왕구자(王苟子, 334~357): 이름은 왕수(王修)로 자(字)는 경인(敬仁)이며 소자(小字) 구자(苟子)로 낭야(琅琊) 임기(臨沂, 今山東省臨沂市)사람이다. 왕몽(王濛)의 아들로 예서(隸書)와 행서(行書)에 장점이 있는 서예가이다. 왕희지(王羲之)ㆍ허순(許詢)과 교유하길 좋아했다.】에 비교하자 허연은 매우 좋아하..
144. 맛깔나는 대화에 빠져든 허연과 간문제 許掾嘗詣簡文, 爾夜風恬月朗, 乃共作曲室中語. 襟情之詠, 偏是許之所長, 辭寄淸婉, 有逾平日. 簡文雖契素, 此遇尤相咨嗟. 不覺造厀膝, 共叉手語, 達于將旦. 旣而曰: “玄度才情, 故未易多有許!” 해석 許掾嘗詣簡文, 爾夜風恬月朗, 乃共作曲室中語. 허연【허연(許椽): 진(晉)나라 허순(許詢)의 별칭으로 자는 현도(玄度)다.】이 일찍이 간문제【간문제(簡文帝, 503~551): 양(梁)나라 무제(武帝)의 셋째 아들로 진안왕(晉安王)에 봉해졌다가 549년에 즉위하였다. 학문을 좋아하여 직접 『노자의(老子義)』, 『장자의(莊子義)』 등을 저술하였다.】에게 이르렀는데 이날 밤은 바람이 잦아들었고 달은 밝아 함께 깊은 밀실[曲室]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襟情之詠, 偏是許..
54. 손흥공의 허연 평가 支道林問孫興公: “君何如許掾?” 孫曰: “高情遠致, 弟子蚤已服膺; 一吟一詠, 許將北面.” 해석 支道林問孫興公: “君何如許掾?” 지도림【지도림(支道林): 도림은 진(晉) 나라의 승려 지둔(支遁)의 자(字)로, 시에 능해 지둔집(支遁集)이라는 시집을 남겼다. 「양고승전(梁高僧傳)」 4】이 손흥공【손흥공(孫興公): 손흥공은 진(晉) 나라 때의 은사(隱士) 손작(孫綽)을 가리킴. 흥공은 그의 자이다.】에게 “그대는 허연에 대해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孫曰: “高情遠致, 弟子蚤已服膺; 一吟一詠, 許將北面.” 손흥공이 “고상한 정과 원대한 재치를 제자들이 일찍이 이미 가슴으로 받들었지만 한 번 노래하고 한 번 읊는 것은 허연이 북면【북면(北面): 재주와 덕이 없는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
16. 등산에 유리한 신체조건을 갖춘 허연 許掾好遊山水, 而體便登陟. 時人云: “許非徒有勝情, 實有濟勝之具!” 해석 許掾好遊山水, 而體便登陟. 허연은 산과 물을 유람하길 좋아했고 몸이 등반하기에 유리했다. 時人云: “許非徒有勝情, 實有濟勝之具!” 당시 사람들이 “허연은 명승지의 뜻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명승지를 즐길 신체도 갖추고 있다.”라고 말들했다. 인용 목차 전문 신어 - 품조 / 상예 / 문학 38, 40, 85 몽구 箕城 呈李東皐觀察(허엽)
후기(後記) 드디어 끝났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온몸이 오그라들고 회생키 어려운 동토의 느낌이 되어가는데, 원고지를 달리는 펜촉조차 관우의 청룡언월 도보다도 더 무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 대망의 막은 내려졌다. 길고 긴 칠흑의 여로는 막을 내렸지만 희망의 빛줄기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진실로 확신하는 것은 살아 숨 쉬는 맹자가 우리 곁에 다가와 절망 속에서 신음하는 우리의 등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맹자』는 본서로부터 다시 읽혀야 한다. 이것은 나의 작업에 대한 과장된 선포가 아니라, 너무도 기초적인 사실에 대한 평이한 진술이다. 여태까지 한국인에게 『맹자』가 완정(完整)한 모습으로 읽힌 적이 없다. 조선의 유자, 어느 누구도 『맹자』를 다 읽지 못했다. 주희가..
38. 도통의 전수자임을 자임하다 7b-38.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요ㆍ순으로부터 탕왕에 이르기까지 오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禹)나 고요(皐陶)는 요ㆍ순의 덕과 치업을 직접 보아서 알았고, 탕왕은 들어서 알았다. 7b-38. 孟子曰: “由堯舜至於湯, 五百有餘歲, 若禹, 皐陶, 則見而知之; 若湯, 則聞而知之. 탕왕으로부터 문왕에 이르기까지 또 오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윤(伊尹)과 래주(萊朱)【조기 주에 의하면 탕(湯)의 현신(賢臣)이라 한다. 일설에는 그가 바로 중훼(仲虺)라고 한다】는 탕왕의 덕과 치업을 직접 보아서 알았고, 문왕은 들어서 알았다. 由湯至於文王, 五百有餘歲, 若伊尹, 萊朱則見而知之; 若文王, 則聞而知之. 문왕으로부터 공자에 이르기까지 또 오백 년의 세월이 흘렀다. 태공망(太公..
37. 광자(狂者)와 견자(獧者)와 향원(鄕原) 7b-37. 맹자의 수제자인 만장이 여쭈었다: “공자님께서 주유(舟遊) 말기 진(陳)나라에서 고생하고 계실 적에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내 돌아가지 아니 할까보냐! 돌아가자! 돌아가자! 내 나라 노나라로 돌아가자! 나의 향리의 아이들은【집주본에는 ‘오당지사(吾黨之士)’로 되어 있지만, 감본(監本), 급고각본(汲古閣本)에 의하여 ‘오당지사(吾黨之士)’로 바꾸었다】 뜻이 크고 박력이 있으며 거칠지만 진취(進取)【나아가 대도(大道)를 취함】적이다. 나는 나의 옛 동지들을 잊을 수가 없구나!’【주희는 ‘불망기초(不忘其初)’를 ‘불능개기구(不能改其舊)’라고 했는데, 소자들이 옛 정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풀었다. 나는 조기를 따랐다. 조기는..
36. 증자는 아버지가 즐긴 음식을 먹지 못하다 7b-36. 증자의 아버지 증석【4a-19에 기출】은 양조(羊棗)를 너 무도 좋아하였다. 그래서 증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양 조를 먹으려고 하면 아버지 생각이 간절해져서 슬퍼지기 때문에 차마 양조를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曾晳嗜羊棗, 而曾子不忍食羊棗. 맹자의 제자 공손추는 이 문제에 관하여 맹자께 여쭈었다: “선생님! 회자(膾炙)【‘회(膾)’는 우리나라 사람이 잘 먹는 잘게 썬 육회이다. 그리고 ‘자(炙)’는 양념하여 구운 고기이니 우리나라 불고기이다】와 양조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맛있을까요?” 公孫丑問曰: “膾炙與羊棗孰美?”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거야 물론 회자가 더 맛있겠지!” 孟子曰: “膾炙哉!” 공손추가 여쭈었다: “그렇..
35. 마음을 기르려면 욕심을 적게 하라 7b-35.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의 마음을 기르는 데는 과욕(寡欲)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 사람됨이 과욕(寡欲)하면, 비록 본래의 마음을 보존치 못하는 상황이 있더라도 그것은 잠깐에 그치고 만다. 그 사람됨이 욕(欲)하면, 비록 본래의 마음을 잘 보존하는 상황이 있더라도 그것은 잠깐에 그치고 만다.” 7b-35. 孟子曰: “養心莫善於寡欲. 其爲人也寡欲, 雖有不存焉者, 寡矣; 其爲人也多欲, 雖有存焉者, 寡矣.” ‘존(存)’의 의미를 ‘사람이 생존한다’는 뜻으로 새기었으나 맥락상 적당치 못하다. 주희가 ‘부실기본심(不失其本心)’으로 본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러나 ‘양심(養心)’의 ‘심(心)’을 너무 본래적인 것으로만 새기면 아니 된다. 맹자의 심은 인간..
34. 부귀영달한 이들을 하찮게 보다 7b-34.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세속적으로 존귀한 위치에 있는 사람과 만나 나의 의견을 진술하려 할 때에는 우선 그를 경시하는 마음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沃案: 맹자에게 있어서 ‘대인(大人)’의 용법이 다양하다. 7a-19에서처럼 극상의 내면적 덕을 갖춘 사람일 수도 있고, 여기서처럼 세속적으로 존귀한 인물로서 내면적 덕성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경우도 있다. 3a-4도 신분적 의미가 강하다. 그 외로 4a-20, 4b-6, 4b-11, 4b-12, 6a-14, 6a-15, 7a-33 등에서는 모두 유덕(有德)의 대인물(大人物)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상대방이 아무리 위풍당당한 위세를 떨치더라도 그런 모습은 안중에 두지 말아야 한다. 孟子曰: “說大人, 則藐之,..
33. 요순(堯舜)과 탕무(湯武) 7b-33.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요와 순은 천성 그대로의 성품으 로써 지극한 도(道)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탕과 무는 수신을 통 하여 천성 그대로의 성품을 회복한 사람들이다【沃案: 이 명제는 7a-30과 같이 대조해보는 것이 좋다】. 7b-33. 孟子曰: “堯ㆍ舜, 性者也; 湯ㆍ武, 反之也. 동작이나 용모의 사소한 절도가 모두 저절로 예(禮)에 들어맞는 것은 진실로 성덕의 극치라 말할 수 있다. 죽은 사람에게 소리를 내어 곡(哭)하며 애통해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 보고 들으라고 생색내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항상스러운 평소의 덕성을 굴절시키지 아니 하는 것은 그로 인하여 작록(爵祿)을 구하기 위함은 아니다. 입으로 내는 말에 반드시 신실함이 있는 것은 나의 ..
32. 말은 비근하게, 지향점은 원대하게 7b-32.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말하는 것이 아주 비근하면서도 그 뜻하는 바가 심원(深遠)한 것, 그것은 선언(宣言)이다. 자기가 지키고 조심하는 것은 매우 약하지만 그것이 베풀어지는 것은 대중에게 널리 미치는 것, 그것은 선도(善道)이다. 7b-32. 孟子曰: “言近而指遠者, 善言也; 守約而施博者, 善道也. 덕 있는 군자가 하는 말은 허리띠 이하로 내려가지 않지만 거기에 우주의 이치가 존하고, 또 덕 있는 군자가 지키는 것은 그 몸 하나를 닦는 데 불과한 것 같지만 천하가 다 다스려져 태평하게 된다【沃案: ‘불하대(不下帶)’를 조기는 ‘정심수인(正心守仁)하는 것이 다 가슴팍에 있는 것이며 입으로 쏟아내는 것들이니 사지와는 간섭이 없다. 그래서 이르기를 불하..
31. 차마하지 못하는 것과 해선 안 된다는 것 7b-31.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마음을 가지고 차마 어쩔 수도 있는 그러한 잔인한 생각이 들 때에까지 미칠 수 있게 만들어야만 인(仁)이 실현되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해서는 아니 된다는 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마음을 가지고 순간 할 수도 있다는 불의한 생각이 들 때에까지 미칠 수 있게 되어야만의(義)가 실현되는 것이다【沃案: ‘소불인(所不忍)’과 ‘소인(所忍)’, 그리고 ‘소불인(所不爲)’와 ‘소위(所爲)’가 대비되고 있다. 이것은 가치론적으로 반대의 상황이다. 인(仁)과 의(義)는 긍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그것이 부정되는 상황에까지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어..
30. 고작 신이나 훔치러 왔다고? 7b-30. 맹자께서 등(滕) 나라로 가시어, 상궁(上宮)【이 ‘상궁(上宮)’의 해석에 여러 설이 있다. 조기는 빈객이 머무는 다층 누각의 상층 고급방으로 해석했고, 주희는 임금의 별궁(別宮)이라 했고, 초순은 ‘상등지관사(上等之館舍)’ 했는데 고급 여관 같은 느낌이다. 나는 전체 문맥으로 볼 때 일반 ‘여관’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본다. 별궁이나 빈객 누각에서 짚신 도난 정도의 문제로 이야기가 오갔을 것 같지는 않다】에 유숙하시었다. 그런데 작업하다만 새 짚신이 창문 위에 놓여 있었는데 여관 주인이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7b-30. 孟子之滕, 館於上宮. 有業屨於牖上, 館人求之弗得. 그러자 어떤 손님이 맹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을 따라다니는..
29. 작은 재주를 믿고 날뛰는 사람에게 7b-29. 이전에 맹자의 문하에서 배운 적이 있었던 분성괄(盆成括)이 제나라에서 벼슬길에 올랐다. 이 소식을 듣고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이쿠! 분성괄이가 죽겠구나!” 7b-29. 盆成括仕於齊. 孟子曰: “死矣盆成括!” 盆成括見殺. 그 뒤 얼마 지나 과연 분성관은 피살되었다. 맹자의 문인들이 이 소식을 듣고 맹자에게 몰려와서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분성괄이가 죽음을 당하리라는 것을 아셨습니까?” 門人問曰: “夫子何以知其將見殺?”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 사람의 사람됨으로 말하자면 작은 재 주는 있으나 군자의 대도(大道)를 몸에 익힌 적이 없다. 그러하니 족히 그 몸을 스스로 죽일 만하도다!” 曰: “其爲人也小有才, 未聞君子之大道也, 則足以..
28. 정치를 하려는 사람에게 7b-28.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한 나라의 제후가 보배로 삼아 야 할 것은 오직 셋밖에는 없다: 토지(土地)와 인민(人民)과 정사(政事)이다. 주옥(珠玉)과 같은 물질적 가치를 보배로 생각하는 군주에게는 반드시 재앙이 그 몸에 미친다.” 孟子曰: “諸侯之寶三: 土地, 人民, 政事. 寶珠玉者, 殃必及身.” 매우 간략하지만 매우 충격적인 로기온자료라 아니 할 수 없다. 맹자의 말년의 사유의 깊이를 나타내주는 명언이다. 여기 근세 국가(state) 이론으로서 자주 거론되는 영토(territory), 국민(nation), 주권(sovereignty)의 원초적 발상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맹자는 한 국가라는 개념을 오늘날의 민족국가(nation state)와도 같은..
27. 세 가지 세금과 운용에 대해 7b-27.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한 나라가 인민들로부터 징수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다음의 3가지가 있다. 첫째가 포루지정(布縷之征)【조기는 포(布)는 군졸들이 옷 입는 데 쓰는 천이고 루(縷)는 개갑(鎧甲)을 꿰매는 데 쓰는 실이라 하였다. 일반적으로는 포백(布帛)을 의미한다】이요, 둘째가 속미지정(粟米之征)【조기는 군량미라고 했다. 조기는 전쟁 때문에 세금징수가 불필요하게 늘어난다는 맥락을 강조하기 위하여 그렇게 해설한 것이다】, 셋째가 력역지정(力役之征)【근로봉사, 즉 노동력의 제공】이다. 훌륭한 통치자는 이 셋 중에서 하나만을 징수하고 나머지 둘은 유예한다. 만약 통치자가 이 셋 중에서 둘을 동시에 징수해도 인민 중에서는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한다. 만약 셋..
26. 이단에 대할 때 7b-26.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묵자(墨子)에 빠졌다가 그 오류를 깨닫고 도망가면 반드시 양주(楊朱)에게로 간다. 그런데 양주에게 빠졌다가 그 오류를 깨닫고 도망가면 반드시 유(儒)로 돌아온다【沃案: 여기 ‘유(儒)’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맹자 자신이 자신의 학풍을 ‘유’라고 표현한 것이다. 공자학파를 ‘유’라고 칭한 것은 맹자로부터 비롯된다. 『맹자』에 3a-5와 본 장, 2회 나오는데 3a-5에서는 타학파가 칭한 것이다. 여기서 비로소 맹자가 자신이 소속한 학파를 ‘유’라고 자칭하였다. 이때는 이미 ‘유’가 자타가 공인하는 명칭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돌아오는 사람은 받아주면 그만이다. 7b-26. 孟子曰: “逃墨必歸於楊, 逃楊必歸於儒. 歸, 斯受之而已矣. 요즈음 ..
25. 사람이 이를 수 있는 6단계 경지 7b-25. 제나라 사람 호생불해(浩生不害)【성이 ‘호생(浩生)’, 명이 ‘불해(不害)’. 제나라 사람이다. ‘생(生)’이 경칭으로 붙은 것이고 성은 그냥 ‘호(浩)’일 수도 있다】가 물어 말하였다: “선생님의 제자인 악정자(樂正子)가 노나라에서 높은 벼슬을 할 모양인데 과연 그가 어떤 사람입니까?”【沃案: 이 대화는 6b-13의 분위기 속에서 읽혀야 한다. 그가 국정을 맡으려 할 때 맹자는 심히 기분이 좋았고 악정자를 결코 나쁘게 평가하지 않았다】 7b-25. 浩生不害問曰: “樂正子, 何人也?”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악정자(樂正子)는 선인(善人)이고 또 신인(信人)이다.”【沃案: 이 장의 전체적 문맥 속에서는 악정자에 대한 평가가 매우 인색하게 들린다. 그러..
24. 성(性)과 명(命) 7b-24.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우리의 입이 맛있는 것을 좋아하 고, 눈이 미색(美色)을 좋아하고, 귀가 미성(美聲)을 좋아하고, 코가 방향(芳香)을 좋아하고, 사지가 편안함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이 본래적으로 타고난 성(性)이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명(命)이 개재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을 원하는 대로 다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운명적 요소가 있다. 그래서 군자는 그것을 자기의 성(性)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7b-24. 孟子曰: “口之於味也, 目之於色也, 耳之於聲也, 鼻之於臭也, 四肢之於安佚也, 性也, 有命焉, 君子不謂性也. 부자간에 인(仁)을 구현해야 하고, 군신간에 의(義)를 구현해야 하고, 빈주간에 예(禮)를 구현해야 하고, 현자가 지(智)를 구현해야 하고, 성..
23. 떠나기로 맘먹은 이의 자세 7b-23. 제나라가 한발(旱魃)이 심해 기근에 시달렸다. 이때 맹자의 제자 진진(陳臻)이 맹자께 여쭈었다: “선생님! 지금 제나라 국민들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전에 제선왕께 부탁하여 미창(米倉)을 열어 백성들을 진휼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임치성(臨淄城)내의 모든 사람들이 선생님께서 다시 한 번 부탁하셔서 당(棠)【산동성 즉묵현(卽墨縣) 남쪽 80리에 감당사(甘棠社)가 있다. 즉묵은 당시 제나라의 대도(大都)였고 곡식창고가 여기 있었다】의 곡창을 열어 쌀을 방출하게 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이미 제나라를 떠나시기로 결심하셨으니, 두 번 다시 제선왕께 부탁하기가 어려우시겠지요?” 7b-23. 齊饑. 陳臻曰: “國人皆以夫子將復爲發..
22. 우왕의 음악이 문왕의 음악보다 낫다? 7b-22. 맹자의 제자인 고자가 말씀드렸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禹) 임금의 음악이 문왕(文王)의 음악보다 더 훌륭한 것 같습니다.” 7b-22. 高子曰: “禹之聲, 尙文王之聲.”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자네는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하고 있 는 것인가?” 孟子曰: “何以言之?” 고자가 말했다: “우임금의 음악을 연주하는 편종(編鐘)의, 때리는 당목(撞木) 닿는 자리가 심하게 마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沃案: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나는 ‘퇴려(追蠡, dui-li)’의 ‘퇴(追)’를 종을 매다는 고리로 보지 않고, 종을 때리는 당목이 닿는 부분으로 본다. 매다는 고리는 그렇게 쉽게 마모되지 않는다. 용두는 특별하게 제작된다. 실제로 악기를 모르는 주석가들..
21. 산길과 같은 사람의 마음 7b-21. 맹자께서 방황하는 그의 제자 고자(高子)를 타일러 말씀하시었다: “산봉우리의 작은 길도 당분간 사람들이 열심히 그 길로 다니면 탄탄한 좋은 길이 만들어진다【沃案: ‘경(徑)’은 봉우리. ‘간(間)’을 주희는 위로 붙여 읽었으나 의미가 명료하지 않다. 밑에 나오는 ‘간(間)’과 짝지어 ‘당분간’의 의미로 읽는다. ‘간개연(間介然)’하나의 관용구로 보는 해석도 있으나 근거가 박약하다】. 7b-21. 孟子謂高子曰: “山徑之蹊閒, 介然用之而成路. 그런데 그 길로 당분간 사람들이 다니지만 않아도 금새 억새 같은 잡초로 길이 막혀 버리고 만다. 학문이란 이와 같이 끊임없이 쉬지 않고 정진해야 하는 것인데 지금 너의 마음은 억새로 덮여 길이 보이질 않는구나!” 爲閒不用, ..
20. 예전과 지금의 현자(賢者) 7b-20.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원래 현자(賢者)라고 하는 것은 타인을 교화시키는데 있어서 먼저 자신의 몸의 덕을 밝게 만듦으로써 타인을 밝은 명덕(明德)으로 이끌어준다. 7b-20. 孟子曰: “賢者以其昭昭, 使人昭昭; 그런데 요새 현명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의 덕을 어둡게 만들어 타인을 밝게 만든다고 하는 꼼수를 편다” 今以其昏昏, 使人昭昭.” 자신을 ‘혼혼(昏昏)’하게 만들어 타인을 ‘소소(昭昭)’하게 만든다는 것은 ‘꼼수’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아마도 오늘날 한국의 세태를 사는 사람들은 전국시대의 사람들보다도 더 명료하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집 땅문서 하나조차도 ‘혼혼(昏昏)’하게 만들어놓고 ‘소소(昭昭)’한 정치를 ..
19. 남의 헐뜯음을 대하는 맹자의 자세 7b-19. 맹자 당시의 훌륭한 관리였던 맥계(貉稽)【성이 맥(貉), 명이 계(稽), 맹자 당시의 ‘사자(仕者)’라고만 조기가 주를 달아 놓았다】가 말씀드렸다: “저 계(稽)는 사 람들의 험담에 너무 시달립니다. 괴로워 죽겠습니다.” 7b-19. 貉稽曰: “稽大不理於口.”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상심치 마오, 선비란 본시 정의로운 주장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험담을 하기 마련이라오. 시(詩)에 이런 가사가 있소: ‘아~ 근심 마음에 가득가득, 저 뭇 소인배들 오히려 나를 원망타니’ 이것은 공자의 심경을 나타낸 구절로 해석해도 되겠지요【沃案: 맹자도 이것이 공자시대의 노래가 아닌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곧바로 공자를 읊은 것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온우..
18. 군자가 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유 7b-18.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君子)께서【여기 ‘군자(君子)’는 공자를 가리킨다. 『논어(論語)』 15-1과 관련】 진(陳)나라와 채(蔡)나라 사이에 갇혀 그토록 곤욕을 치르신 것은 그 두 나라의 위쪽의 임금이든 아래쪽의 신하이든 모두 형편없는 놈들이라서 공자께서 사귈 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7b-18. 孟子曰: “君子之戹於陳蔡之閒, 無上下之交也.”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는 초나라에서 공자를 초청하려고 하자, 초 나라와 관계가 깊은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의 대부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올 것을 예견하고 합동하여 공자그룹을 포위하였다고 말하고 있으나, 당시 진나라는 초나라와 우호관계를 유지했고, 채나라는..
17. 공자가 모국과 타국을 떠나는 도리 7b-17.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공자께서 자기의 고국인 노나라를 떠날 때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떠나는 발길이 무거워 잘 떨어지지 않는구나!’ 이것은 자기가 태어나고 성장한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심정과 태도를 나타낸 것이다. 孟子曰: “孔子之去魯, 曰: ‘遲遲吾行也.’ 去父母國之道也. 그러나 제나라를 떠날 때는 밥 짓기 위해 불려놓은 쌀에 불을 지필 틈도 없이 물만 따라 버리고 짐을 꾸려 미련 없이 여로를 재촉하였다. 이것은 공자께서 고국이 아닌 타국을 떠날 때의 심정과 태도였다.” 去齊, 接淅而行, 去他國之道也.” 상황에 따라 진실하게, 그리고 자유자재롭게 행동하는 공자의 ‘성지시(聖之時)’의 경지를 나타내는 맥락에서 언급된 것이다. 5b-1의 요약으로서..
16. 인(仁)과 인(人)과 도(道) 7b-16.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仁)이라는 것은 매우 막연하지만 그 궁극적 뜻은 인(人)이다. 이 인(仁)과 인(人)을 합하여 말하면 곧 도(道)가 된다.” 7b-16. 孟子曰: “仁也者, 人也. 合而言之, 道也.” 『중용(中庸)』 20장에도 ‘인자(仁者), 인야(人也)’라는 말이 있다. 인(仁)의 자의(字義)에 관해서도 여러 설이 있지만 『설문』에서 말한 대로 그것은 ‘인(人)’과 ‘이(二)’로 구성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仁)’이란 두 사람 사이에서 친밀하게 오갈 수밖에 없는 어떤 교감, 인간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주 기본적인 느낌을 나타내고 있다. 주희는 이 장을 해설하여, 사람이 사람된 소이연(所以然)의 리(理)가 곧 인(仁)이라..
15. 백이와 유하혜는 성인 7b-15.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성인이라는 것은 백세(百世)【1세 를 30년 잡으면 3,000년, 20년 잡으면 2,000년, 맹자의 시대로부터 오늘의 시대까지를 대강 100세라 말해도 된다. 그러므로 맹자의 논의는 리얼하다】라도 끊임없이 사람들을 일깨워주시는 큰 스승님이시니, 백이와 유하혜(柳下惠)【2a-9, 5b-1 참고】가 그런 분이시다. 孟子曰: “聖人, 百世之師也, 伯夷ㆍ柳下惠是也. 그러므로 백이의 풍도를 듣는 자는 완악(頑惡)한 사람도 염결(廉潔)해지고, 겁약(怯弱)한 사람도 불굴의 의지를 세우게 되었다【이상의 표현은 5b-1에도 나온다】. 유하혜의 풍도를 듣는 자는 박정(薄情)한 사람도 돈후(敦厚)해지고, 도량이 좁은 인간도 관대(寬大)해진다. 故聞伯夷之風者..
14. 임금이 가장 하찮다 7b-14.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민(民)이 가장 귀한 것이요, 그 다 음으로 중요한 것이 사직(社稷)【4a-3, 7a-19에 기출, ‘사(社)’는 토지의 하느님이고 ‘직(稷)’은 곡물의 하느님이다. 한 나라를 건국한다는 것은 사직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사직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없어지는 시점을 한 나라가 멸망했다고 일컫는다】의 하느님이다. 군(君)【沃案: 여기 전체적 맥락으로 보면 ‘군(君)’은 제후국의 군주를 의미한】은 가장 무게가 없는 가벼운 존재이다. 7b-14. 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그러므로 뭇 백성 구민(丘民)【沃案: 주희는 ‘구민(丘民)’을 ‘전야지민(田野之民)’으로서 지극히 미천한 존재라고 말했는데 전체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멘트일 뿐이다..
13. 불인하고서 천하를 얻는 경우는 없다 7b-13.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仁)한 마음이 부족한 자가 한 나라를 장악하여 제후가 되는 것은 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인한 마음이 부족한 자가 천하를 통일하여 왕자(王者)가 된다고 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7b-13. 孟子曰: “不仁而得國者, 有之矣; 不仁而得天下, 未之有也.” 이러한 맹자의 예언과는 달리, 진시황과 같이 불인한 인간이 무력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인류사에 대제국을 등장시켰다. 주원장만 해도 천자에 오른 후에 그가 숙청한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려보면 참으로 경악을 금할 수가 없으니 너무도 불인한 인간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주석가는 ‘미지유야(未之有也)’라는 말이 맹자 이전에까지만 해당되고 그 이후를 보장하..
12. 나라다운 나라의 핵심, 인재등용 7b-12.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자(仁者)와 현자(賢者)를 믿고 등용하지 않으면 나라는 공허(空虛)【나라에 인재가 없어져 텅 빈 것처럼 된다는 뜻이다】 해지고, 나라에 예의(禮義)나 염치가 없어지면 상하질서가 어지럽게 되어 행정질서가 마비되며, 나라에 절도있는 정강정책이 없게 되면 국가의 재정이 파탄에 이르게 된다.” 孟子曰: “不信仁賢, 則國空虛. 無禮義, 則上下亂. 無政事, 則財用不足.” 한 국가의 존속의 3대 요건을 말한 것인데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제1의 인재등용이라 할 것이다. 단군이래 이명박정권처럼 이 3대 요건을 부정하고 무시한 사례를 거론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늘의 독자는 이 맹자의 말씀을 너무도 쉽게 공감할 것이다. 첫째로 인현(仁賢)의 인재..
11.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사람들 7b-11.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명예심이 강렬한 사람은 천승지국(千乘之國)【1a-1】의 군주의 지위라도 타인에게 양보함으로써 불후(不朽)의 이름을 남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본시 진심으로 그럴만한 인품을 구비하고 있지 아니 한 자라면 한 소쿠리의 밥과 한 사발의 국【‘단사두갱(簞食豆羹)’ 7a-34 등에 기출】과 같은 사소한 것을 얻고 잃는데도 본심의 욕정을 안색에 드러낸다.” 7b-11. 孟子曰: “好名之人, 能讓千乘之國; 苟非其人, 簞食豆羹見於色.” 이 장에 대한 해석은 주희의 해석이 절대적으로 옳다. 우선 ‘호명지인(好名之人)’을 조기는 ‘썩지 않을 위대한 이름을 사랑하는 자[호불후지명자(好不朽之名者)]’라 하여 긍정적으로 해석하였고, 주희는 ‘자기의 자연..
10. 두 가지 주도면밀함 7b-10.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利)를 추구하는데 주도면밀한 사람은 흉년도 그를 죽일 수 없고, 덕(德)을 추구하는데 주도면밀한 사람은 사세(邪世, 사악한 세상)도 그를 어지럽힐 수 없다.” 7b-10. 孟子曰: “周于利者, 凶年不能殺; 周于德者, 邪世不能亂.” 원문의 격렬한 콘트라스트적인 의미맥락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의역을 하지 않고 직역을 하였다. 그런데 직역해놓고 보면 그 의미가 알듯 하면서도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포폄(褒貶)의 기준을 종잡기 어렵다. 우선 이익을 추구하는데 주도면밀한 사람은 흉년이 닥쳐도 미리 다 대비해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돈을 더 벌지언정 굶어죽거나 다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간다. 오늘날 우리나라 대기업은 이 땅에 전쟁 ..
9. 남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자신을 바꾸라 7b-9.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몸으로써 도를 실천하지 않으면 도저히 나의 처자(妻子, 부인과 자식)로 하여금 몸으로 도를 실천하게 만들 수 없다. 내가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도에 합당하게 하지 않으면, 나의 처자(妻子)도 내가 부릴 수 없게 된다.” 7b-9. 孟子曰: “身不行道, 不行於妻子; 使人不以道, 不能行於妻子.” 유교의 근본사상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의 핵심적 명제라 할 수 있다. 제일 먼저, 많은 사람이 별 주목을 안 하고 넘어가지만 ‘신불행도(身不行道)’라는 명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행(身行)’이라는 것이다. 즉 몸으로 실천한다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맹자 몸철학의 대명제라 할 수 있다. 내가 몸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을 나의 처자..
8. 관문을 만드는 고금의 이유 7b-8.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날에 국경에 관소(關所)를 설치한다는 것은 폭력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 요즈음 국경에 관소를 설치한다는 것은 폭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 7b-8. 孟子曰: “古之爲關也, 將以禦暴. 今之爲關也, 將以爲暴.” 『맹자』라는 텍스트의 문맥상으로 볼 때 여기 ‘관(關)’은 역시 한 국가의 조세정책과 관련된 것이다. 관련된 문제가 1b-5, 2a-5, 3b-8에서 이미 논의되었다. ‘어폭(禦暴)’은 전혀 통행세나 물품세를 징수하지 않는 차원에서 수상한 자들을 검색하여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만 힘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반하여 지금은 ‘위폭(爲暴)’이니 관소를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통행세와 물품세를 징수하기 위한 폭정의 상징이라는 ..
7. 맹자, 복수의 폐해를 깨닫다 7b-7.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타인의 어버이를 살해하는 것이 얼마나 엄중한 일인지를 깨달았노라, 남의 아버지를 죽이면 그 남 또한 결국 나의 아버지를 죽이며, 남의 형을 죽이면 그 남 또한 결국 나의 형을 죽인다. 그렇게 되면 내가 직접 나의 부형을 죽이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결국은 내가 죽인 것과 뭔 차이가 있겠는가?”【‘일간(一閒)’이란 한 다리 건넜다는 이야기인데 결국 별 차이 없다는 뜻이다】 7b-7. 孟子曰: “吾今而後知殺人親之重也: 殺人之父, 人亦殺其父; 殺人之兄, 人亦殺其兄. 然則非自殺之也, 一閒耳.” 기묘한 느낌이 감도는 생생한 역사적 맹자의 로기온자료임에 틀림이 없다. 주희의 말대로 당시 어떤 특별한 ‘복수사건’이 있어서 ..
6. 환경의 변화 속에서 자길 지킨 순임금 7b-6.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순이 미천(微賤)한 자로서 역산(歷山)에서 밭 갈고 살 때에는 미숫가루 같은 저장식이나 먹고 풀이나 뜯어 먹고 하였으니【‘후(糗)’를 모두 ‘마른 밥’이라 번역하는데 도무지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 후라는 것은 곡식을 말려 볶아 먹거나 그것을 쌓은 것으로 저장음식이다. 『주례』 천관(天官) 「변인(籩人)」】, 평생을 그렇게 마칠 것 같은 보통사람의 기세였다. 7b-6. 孟子曰: “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그런데 바로 그 사람이 천자(天子)가 되어 그림을 수놓은 진의(袗衣)를 입고, 거문고를 타고, 어여쁜 요임금의 두 따님이 시중드는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마치 예부터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무심한 모습이었다..
5. 터득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7b-5.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소목장ㆍ대목수ㆍ수레바퀴공ㆍ수레 거푸집 장인【‘재장윤여(梓匠輪輿)’는 3b-4에 기출】과 같은 최고의 기술자들도 후학들에게 콤파스와 곡의 원칙을 가르쳐줄 수는 있으나, 후학들로 하여금 명인의 솜씨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는 없다. 그것은 오로지 자득하는 것이다.” 7b-5. 孟子曰: “梓匠輪輿能與人規矩, 不能使人巧.” 간결하지만 교육의 핵심을 뚫는 명언으로서 유명하다. 『장자(莊子)』 「천도」편에 나오는 제환공(齊桓公)과 윤편(輪扁)의 이야기도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맹자는 교육에 있어서 원칙의 전수를 중요시한다(4a-1, 6a-20). 그러나 원칙과 기초의 습득을 넘어서는 고도의 기술이나 지식이나 품덕이나 행동방..
4. 천하무적(天下無敵) 7b-4.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어떤 사람이 이르기를, ‘나는 진법(陳法)【‘진(陳)’=‘진(陣)’】의 도사다. 나는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는 자신있다’라고 한다면, 그놈은 항상 대죄를 저지를 놈이다. 7b-4. 孟子曰: “有人曰: ‘我善爲陳, 我善爲戰.’ 大罪也. 한 나라의 군주로서 인(仁)을 좋아하기만 한다면 천하무적이다. 남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북쪽의 적(狄)이 원망하고, 동쪽을 향하여 정벌하면 서쪽의 이(夷)가 원망하여 이르기를, ‘어찌하여 우리를 뒷 순번으로 미루시나이까? 빨리 오소서!’라고 하였다【이 논점은 1b-11, 3b-5에 기출하였다. 그곳에는 정벌의 주체가 탕임금으로 되어있다】. 國君好仁, 天下無敵焉. 南面而征, 北狄怨, 東面而征, 西夷怨. 曰: ‘..
3. 비판적 독서의 이유 7b-3.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서(書)』라는 책을 써있는 그대로 다 믿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오히려 『서(書)』가 없느니만 못하다. 7b-3. 孟子曰: “盡信『書』, 則不如無『書』. 예를 들면 나는 『서』의 「무성(武成)」【현재 주서(周書)의 한 편. 무왕(武王)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벌한 것을 기록한 것이다. 편명은 기사내용 중 ‘대고무성(大告武成)’에서 왔다. 무력정벌의 성공을 크게 고하였다는 뜻이다】편에서 두세 절【‘이삼책(二三策)’은 죽간 2ㆍ3쪽의 분량】정도만 진실한 것으로 취할 뿐이다. 무왕(武王)은 인한 사람이다. 인인(仁人)은 본시 천하무적이다. 그리고 무왕이 폭군 주를 토벌한 것은 지인(至仁, 지극히 인한 자)으로써 지불인(至不仁, 지극히 불..
2. 정(征)은 천자의 나라만이 7b-2.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춘추』라는 책에는【3b-9, 4b-21에도 기출, 이것을 ‘춘추시대’로 번역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의로운 전쟁[義戰]이란 기술 되어 있지 않다. 비슷한 군주들끼리 싸우는 많은 전쟁 중에서,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더 낫다라는 가치판단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의전(義戰)이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7b-2. 孟子曰: “『春秋』無義戰. 彼善於此, 則有之矣. 정(征)이라는 것은 상(上) 즉 천자(天子)가 하(下) 즉 제후를 벌하는 것이다. 대등한 제후국들끼리 대적하여 싸우는 것은 정벌[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결국 춘추시대에는 정벌의 의전(義戰)이 없는 것이다.” 征者上伐下也, 敵國不相征也.” 천자의 명(命)에 의하여 부정불의..
진심장구(盡心章句) 하(下) 1. 토지에 대한 욕심으로 7b-1.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위나라의 혜왕(惠王)은 진실로 불인하도다! 인(仁)한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미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불인(不仁)한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지 아니 하는 사람에게 대하는 마음으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미친다.” 孟子曰: “不仁哉, 梁惠王也! 仁者以其所愛及其所不愛, 不仁者以其所不愛及其所愛.” 공손추가 여쭈었다: “그게 뭔 말씀이오니이까?’ 公孫丑曰: “何謂也?”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위나라의 혜왕은 토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인민들로 하여금 분골쇄신(粉骨碎身) 싸우게 만들었는데 결국 대패하였다【‘미란기민(糜爛其民)’은 백성을 썩게 만든다는 뜻인데, 전..
46. 급선무(急先務) 7a-46.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지자(知者)는 알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박학(博學)해야 하겠지마는 당연히 힘써야 할 것을 급선무(急先務)로 해야 되기 때문에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인자(仁者)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인자해야 하겠지마는 현자를 친애(親愛)하는 것을 급선무로 해야 되기 때문에 소홀히 하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7a-46. 孟子曰: “知者無不知也, 當務之爲急; 仁者無不愛也, 急親賢之爲務. 그래서 요ㆍ순과 같은 위대한 지자(知者)라도 모든 사물을 두루 다 알지 못하는 것이 있게 되는 것은 선무를 급히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요, 堯ㆍ舜之知而不徧物, 急先務也; 또 요ㆍ순과 같은 위대한 인자(仁者)라도 모든 사람을 두루 다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