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시놀이터 (2764)
건빵이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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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의 시골생활을 읊다 전가사(田家詞) 성현(成俔) 靑陽縱靶翔寥廓 塘水溶溶氷拍拍 和風吹柳萬條黃 彩杖驅牛啓見作 溫陽滋養紅蓼芽 雪後薺葉敷晴坡 四隣杯盤聚元夕 東山見月相經過 輪魄無心自來照 老叟年年占豐兆 右正月 苜蓿逬地蔞蒿短 蟄戶欲開天氣暖 邑中高廩省春糶 萬口疏糲無處悹 今春來牟當及時 欲種無種耕無資 雲間朝日射芳甸 土鱗閃閃翻金犁 東君次第傳消息 阿槐花發黃金色 右二月 杜宇哀吟新燕舞 百尺遊絲罥高樹 二十四番楝花風 一陣兩陣楡莢雨 風日美時農正忙 無人載酒尋春塢 里胥雜遝呼荒村 杏花菖葉今彌繁 村務紛紛人四出 萬指畚鍤如雲屯 右三月 ⇒해석보기 百花飛盡春事畢 天氣淸和鶯語滑 乳雉窟穴澤中蒲 野人活計山上蕨 眠蠶滿箔燒鷄心 十畝陰陰桑柘密 田龜半圻萍黏塊 往覘泉脈牽龍骨 蠶欲久晴農欲雨 主宰茫茫竟何寓 右四月 節中南訛萬彙盛 楡柳村墟日初永 北里榴花映短籬 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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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산에서 수양산(首陽山) 성간(成侃) 峨峨首陽山 故人卜築於焉遊 興來高歌載芝曲 岸巾扶杖柴門幽 黃錡胡爲在山中 彼蒼回斡良悠悠 嗚呼 山中陰岑不可處 魑魅魍魎令人愁 亭亭首陽山 上有朱鳳求其曹 口銜瑞圖彩翮長 擧意八極聲嗷嗷 下有黃鵠似老翁 折筋步步偏哀呼 時時側頭望山巓 蒼雲如狗蹲落日 嗚呼安得一黃鵠 得使鳳也分竹實 夢入首陽山 愁雲憑憑欲吼怒 靑兕黃熊怒我啼 萬丈層崖緣細路 不知故人在何處 薰水千山日欲暮 嗚呼 忽然覺來天欲昏 萬慮關心淚如雨 『眞逸遺稿』 卷之二 해석 峨峨首陽山 아아수양산 깎아지른 수양산아! 故人卜築於焉遊 고인복축어언유 친구가 여기에 집 짓고 노닐었지. 興來高歌載芝曲 흥래고가재지곡 흥이 오면 높은 노래에 은자의 노래인 자지곡(紫芝曲)【자지곡(紫芝曲): 은자(隱者)의 노래를 뜻한다. 진(秦)나라 말기에 동원공(東園公)ㆍ기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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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사체로 궁궐의 사계절을 노래하다 궁사사시(宮詞四時) 성간(成侃) 陰陰簾幕燕交飛 日射晴窓睡起遲 急喚小娃供頮水 海棠花下試春衣 陰陰簾幕暑風輕 閑寫銀漿滿玉缾 好箇黃鸝多事在 隔墻啼送兩三聲 碧梧金井換新秋 斜倚薰籠一段愁 明月滿庭天似水 起來無語上簾鉤 七寶房中別置春 羅巾斜帶辟寒珍 朝來試步梅花下 臉上臙脂懶未勻 『眞逸遺稿』 卷之一 해석 陰陰簾幕燕交飛 음음렴막연교비 어둡디 어두운 주렴과 장막에 제비 교차하며 나는데 日射晴窓睡起遲 일사청창수기지 해가 맑은 창에 비껴 자다가 천천히 일어나네. 急喚小娃供頮水 급환소왜공회수 급히 어린 계집종을 불러 세숫물 공급하게 하고 海棠花下試春衣 해당화하시춘의 해당화 아래서 봄옷을 입어보네. 陰陰簾幕暑風輕 음음렴막서풍경 어둡디 어두운 주렴과 장막에 더운 바람 가벼워 閑寫銀漿滿玉缾 한사은장만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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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을 풀어내며 서민(敍悶) 김시습(金時習) 心與事相反 除詩無以娛 심여사상반 제시무이오 醉鄕如瞬息 睡味只須臾 취향여순식 수미지수유 切齒爭錐賈 寒心牧馬胡 절치쟁추가 한심목마호 無因獻明薦 抆淚永嗚呼 무인헌명천 문루영오호 少小趨金殿 英陵賜錦袍 소소추금전 영릉사금포 知申呼上膝 中使勸揮毫 지신호상슬 중사권휘호 競道眞英物 爭瞻出鳳毛 경도진영물 쟁첨출봉모 焉知家事替 零落老蓬蒿 언지가사체 영락로봉호 八朔解他語 三朞能綴文 팔삭해타어 삼기능철문 雨花吟得句 聲淚手摩分 우화음득구 성루수마분 上相臨庭宇 諸宗貺典墳 상상림정우 제종황전분 期余就仕日 經術佐明君 기여취사일 경술좌명군 失母十三歲 提携鞠外婆 실모십삼세 제휴국외파 未幾歸窀穸 生業轉懡㦬 미기귀둔석 생업전마라 簪笏纓情少 雲林着意多 잠홀영정소 운림착의다 唯思忘世事 恣意臥山阿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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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를 짓고나서 제금오신화(題金鼇新話) 김시습(金時習) 矮屋靑氈暖有餘 滿窓梅影月明初 挑燈永夜焚香坐 閑著人間不見書 玉堂揮翰已無心 端坐松窓夜正深 香揷銅𨥯烏几淨 風流奇話細搜尋 『梅月堂詩集』 卷之六 해석 矮屋靑氈暖有餘 왜옥청전난유여 낮은 집의 푸른 깔개는 따뜻함이 넉넉하고 滿窓梅影月明初 만창매영월명초 창에 매화 그림자 가득하고 달은 막 밝아졌네. 挑燈永夜焚香坐 도등영야분향좌 등불 심지 돋우고 긴밤에 향기 불사르며 앉아서 閑著人間不見書 한저인간불견서 한가롭게 인간의 보지 못한 글을 쓴다네. 玉堂揮翰已無心 옥당휘한이무심 홍문관[玉堂]에서 붓을 휘두름에 이미 마음이 없어 端坐松窓夜正深 단좌송창야정심 단정하게 솔창에 앉으니 밤이 깊었네. 香揷銅𨥯烏几淨 향삽동범오궤정 향을 구리 향로에 꽂고 오궤는 맑아서 風流奇話細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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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쥐야 석서(碩鼠) 김시습(金時習) 碩鼠復碩鼠 無食我場粟 석서부석서 무식아장속 三歲已慣汝 則莫我肯穀 삼세이관여 칙막아긍곡 逝將去汝土 適彼娛樂國 서장거여토 적피오락국 碩鼠復碩鼠 有牙如利刃 석서부석서 유아여리인 旣害我耘耔 又齧我車軔 기해아운자 우설아거인 使我不得行 亦復不得進 사아불득행 역부부득진 碩鼠復碩鼠 有聲常喞喞 석서부석서 유성상즐즐 佞言巧害人 使人心怵怵 녕언교해인 사인심출출 安得不仁貓 一捕無有孑 안득불인묘 일포무유혈 碩鼠一產兒 乳哺滿我屋 석서일산아 유포만아옥 我非永某氏 付之張湯獄 아비영모씨 부지장탕옥 塡汝深窟穴 使之滅蹤跡 전여심굴혈 사지멸종적 『梅月堂詩集』 卷之五 해석 碩鼠復碩鼠 無食我場粟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마당의 곡식 먹지 말렴. 三歲已慣汝 則莫我肯穀 3년에 이미 너를 알게 됐는데 나를 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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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무 고목(枯木) 김시습(金時習) 長枝蟠屈小枝斜 直幹亭亭聳碧霞 幾歲倚巖排雨雪 何年趠走化龍蛇 瘤皮臃腫莊生木 奇狀巃嵷漢使槎 春至無心天亦惜 敎藤爲葉蘇爲花 『梅月堂詩集』 卷之十四 해석 長枝蟠屈小枝斜 장지반굴소지사 긴 가지는 둘러 굽었고 작은 가지는 비스듬하며 直幹亭亭聳碧霞 직간정정용벽하 곧은 줄기만이 우뚝 솟아 푸른 노을까지 솟았네. 幾歲倚巖排雨雪 기세의암배우설 몇 년동안 바위에 기대 비와 눈을 밀쳐냈느라 何年趠走化龍蛇 하년초주화룡사 어느 해에 달려 용과 뱀으로 변할 텐가? 瘤皮臃腫莊生木 류피옹종장생목 혹 난 껍질엔 부스럼 나서 장자의 나무인 듯하고 奇狀巃嵷漢使槎 기장롱종한사사 기이한 모양은 튀어나와 한나라 사신의 뗏목【한나라 사신이라 함은 장건(張鶱)을 말함인데, 나무가 그런 사람의 뗏목이 될 만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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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 살기의 어려움을 노래하며 영산가고(詠山家苦) 김시습(金時習) 渡水踰岡十里餘 依峯初見小茅廬 叱牛犂響空中落 知是民間種晚畬 晡時畏虎掩門扉 至卯方吪煮蕨薇 縱是深山更深處 戶徭田賦可依違 薄田苗長麇豝吃 莠粟登場鳥鼠偸 官稅盡輸無剩費 可堪私債奪耕牛 農夫揮汗勤終歲 蠶婦蓬頭苦一春 醉飽輕裘滿城市 相逢盡是自安人 長官仁愛猶能喘 幸遇豺狼足可憐 婦戴翁提盈道路 豈遭飢凍不豐年 一家十口似同廬 丁壯終無一日居 國役邑徭牽苦務 弱男兒女把春鋤 『梅月堂詩集』 卷之十二 해석 渡水踰岡十里餘 도수유강십리여 물 건너고 산등성에 오르길 10리 남짓 依峯初見小茅廬 의봉초견소모려 봉우리에 기대니 막 작은 초가집 보이네. 叱牛犂響空中落 질우리향공중락 소를 꾸짖는 울림이 공중에서 떨어지니 知是民間種晚畬 지시민간종만여 민간에서 느지막이 새밭에 씨뿌리는 걸 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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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집에서 돌아다니며 유산가(遊山家) 김시습(金時習) 山家秋索索 梨栗落庭除 산가추색색 리률락정제 秫熟堪爲酒 菘肥可作菹 출숙감위주 숭비가작저 飢鷹號老樹 羸犢嚙荒墟 기응호로수 리독교황허 日晚喧鷄犬 前村過里胥 일만훤계견 전촌과리서 『梅月堂詩集』 卷之十 해석 山家秋索索 梨栗落庭除 산속 집에 가을로 적막하니 배와 밤이 정원 섬돌에 떨어지네. 秫熟堪爲酒 菘肥可作菹 찹쌀 익었으니 술 만들 수 있고 배추는 통통해져 김장할 수 있네. 飢鷹號老樹 羸犢嚙荒墟 주린 매는 오래된 나무에서 울어대고 마른 송아지는 황폐한 터에서 씹어대네. 日晚喧鷄犬 前村過里胥 날 저물어 닭과 개가 짖어대는 것은 앞 마을에 아전이 지나가서리라. 『梅月堂詩集』 卷之十 해설 이 시는 「유관동록(遊關東錄)」에 수록된 시로 산속의 집에 거처하면서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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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통감(資治通鑑)』을 얻어 보고서 득통감(得通鑑) 김시습(金時習) 諸史紛紛立意乖 宋朝涑水辨參差 勸懲揮筆明如日 衮鉞措辭謹亦佳 天下幾經吳魏晉 民生多被犬狼豺 漢唐隋業規模大 那及虞庭庶尹諧 『梅月堂詩集』 卷之十二 해석 諸史紛紛立意乖 제사분분립의괴 여러 역사들이 어지럽게 뜻을 세운 게 어긋나 宋朝涑水辨參差 송조속수변참치 송나라 조정의 속수선생【속수(涑水): 송(宋)나라 사마광(司馬光)을 가리킨다.】이 들쭉날쭉한 걸[參差] 분별했네. 勸懲揮筆明如日 권징휘필명여일 권선징악으로 붓을 휘둘러 분명하기가 해 같고 衮鉞措辭謹亦佳 곤월조사근역가 곤룡포로 기림과 도끼로 깎아내림【곤월(袞鉞): 공자가 실제로 정치할 수 없게 되자 《춘추》를 지었는데, 한 (字)로 표창한 것이 곤룡포[袞]보다 영광스럽고 한 자로 깎은 것이 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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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상류 양강에서 신라인 화랑의 죽음을 슬퍼하며 양산가(陽山歌) 김종직(金宗直) 金歆運, 柰勿王八世孫, 小遊花郞文努之門. 永徽六年, 太宗武烈王, 以歆運爲郞幢大監, 伐百濟, 營陽山下. 百濟人覺之, 乘夜疾駈, 黎明, 緣壘而入, 我軍驚亂, 飛矢雨集. 歆運橫馬待敵, 從者握轡勸還, 歆運拔釰擊之. 遂與大監穢破少監狀得, 赴賊鬪, 格殺數人而死. 步騎幢主寶用那, 聞歆運死, 嘆曰: “彼骨貴勢榮, 猶守節以死, 况寶用那, 生無益, 死無損乎?” 遂赴敵而死, 時人作「陽山歌」以傷之. 敵國爲封豕 荐食我邊彊 적국위봉시 천식아변강 赳赳花郞徒 報國心靡遑 규규화랑도 보국심미황 荷戈訣妻子 嗽泉啖糗粻 하과결처자 수천담구장 賊人夜劘壘 毅魂飛釰鋩 적인야마루 의혼비일망 回首陽山雲 矗矗虹蜺光 회수양산운 촉촉홍예광 哀哉四丈夫 終是北方强 애재사장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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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정월 상진일, 상해일, 상자일, 상오일의 사일에 온갖 일을 조심하고 몸을 삼가던 노래 달도가(怛忉歌) 김종직(金宗直) 照知王十年, 王遊天泉亭, 有老翁自池中出獻書. 外面題云: ‘開見二人死, 不開一人死.’ 王曰: “與其二人死, 莫若不開, 但一人死耳.” 日官云: “二人者, 庶民也; 一人者, 王也.” 王惧, 拆而見之, 書中云: ‘射琴匣.’ 王入宮, 見琴匣, 倚壁射之而倒, 乃內殿焚修僧也. 王妃引與通, 因謀弑王也, 於是, 王妃伏誅. 自後國俗, 每正月上辰ㆍ上亥ㆍ上子ㆍ上午, 忌百事, 不敢動作, 目之爲怛忉日. 必以四日者, 其時適有烏鼠豕之怪, 令騎士追之, 因遇龍也. 又以十六日, 爲烏忌之日, 以粘飯祭之. 怛怛復忉忉 大家幾不保 流蘓帳裏玄鶴倒 揚且之晢難偕老 忉怛忉怛 神物不告知奈何 神物告兮基圖大 『佔畢齋集』 卷之三 해석 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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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어두운 바람과 비 엇갈려 내리는 날에 평중에게 주다 명명풍우교 증평중(冥冥風雨交 贈平仲) 강희맹(姜希孟) 冥冥風雨交 永夜殊未央 명명풍우교 영야수미앙 愁來坐長歎 百感縈寸腸 수래좌장탄 백감영촌장 結髮學孔顔 垂紳體堯湯 결발학공안 수신체요탕 壯志終濩落 中途反蒼黃 장지종호락 중도반창황 悄然愧初服 棄置不復傷 초연괴초복 기치불부상 冥冥風雨交 厭聞鷄亂號 명명풍우교 염문계난호 大人志功名 夙夜不憚勞 대인지공명 숙야불탄로 市人逐末利 百計競錐刀 시인축말리 백계경추도 所以日復日 作事繁牛毛 소이일부일 작사번우모 吾今兩無謀 萎頓安蓬蒿 오금량무모 위돈안봉호 『私淑齋集』 卷之三 해석 冥冥風雨交 永夜殊未央 어둡디 어둔 바람과 비 엇갈리는 날엔 긴 밤도 특별히 끝나지 않았는데 愁來坐長歎 百感縈寸腸 근심스러워 앉아 긴 탄식하니 온 ..
임지로 가는 김종직을 송별하며송김선산지임(送金善山之任) 萱堂雲闕隔微茫 仕宦寧親兩未忘 乞郡章成誰會得 事親猶短事君長 忽聞今日動歸舟 薄送因懷遠別愁 此去憶儂知有處 滿城明月荻花秋 爲郡長才我所聞 弛刑敦化亦云云 憶曾暫與康衢老 到處逢人說使君 四海猶稱卽弟兄 校來方寸萬般情 自從天嶺相從後 多我平生一識荊 漢陽宮闕起秋風 惜別詩成一病翁 老去肯令雙耳在 春來細聽北來鴻 『私淑齋集』 卷之一 이 시는 金宗直이 모친 봉양을 위해 함양군수로 나갈 때 전송하면서 지어 준 것으로, 부모에 대한 孝를 기리고 있다. 어머니가 거처하는 곳과 대궐 둘 사이는 아득히 멀어서, 벼슬살이를 하자니 어머니 곁을 떠나야 하고 어머니를 봉양하자니 대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루고 싶으나, 공간적 여건이 너무 멀어서 그렇지 못하니, 고향의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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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역에서 차운하다 차풍전역운(次豐田驛韻) 강희맹(姜希孟) 海上靈山特地開 鑾轝東幸採新詩 定知此去醫民瘼 倒瀉恩波便滌痍 『私淑齋集』 卷之一 해석 海上靈山特地開 해상영산특지개 바다 위의 영산이 특별히 땅에서 열렸기에 鑾轝東幸採新詩 란여동행채신시 임금【난여(鑾輿): 왕이 타는 수레】께서 동쪽으로 행차하셔서 새로운 시 채록하시리. 定知此去醫民瘼 정지차거의민막 정녕 알지라. 이번에 떠나시면 백성의 병듦을 고쳐주리니, 倒瀉恩波便滌痍 도사은파변척이 은혜로운 파도가 거꾸로 쏟아져 곧 상처 씻어내리라. 『私淑齋集』 卷之一 해설 이 시는 풍전역에 있는 시를 차운한 것으로, 세조(世祖)가 관동지방으로 갔을 때 강희맹(姜希孟)이 문안사(問安使)로 행재소(行在所)에 가던 길에 지은 것이다. 세조께서 관동 지방으로 특별히 거동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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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그림에 제화시를 쓰다 제화선(題畫蟬) 이승소(李承召) 雨餘溪柳碧煙橫 上有鳴蟬喜晚晴 自分一生風露潔 比渠終是伯夷淸 香燒古篆坐蕭然 讀盡黃庭內外篇 一味天眞無與語 畫中相對飮風仙 『三灘先生集』 卷之一 해석 雨餘溪柳碧煙橫 우여계류벽연횡 비 온 나머지 시내 버들개지엔 푸른 연기 비끼고 上有鳴蟬喜晚晴 상유명선희만청 위에서 매미 울어대며 느지막이 갬을 기뻐하네. 自分一生風露潔 자분일생풍로결 스스로의 분수는 일생 바람과 이슬처럼 깨끗해서 比渠終是伯夷淸 비거종시백이청 제비에 비교해주면 끝내 백이의 맑음이려니. 香燒古篆坐蕭然 향소고전좌소연 향이 옛 글자처럼 불 타오르는데 쓸쓸히 앉아 讀盡黃庭內外篇 독진황정내외편 『황정경』【황정경(黃庭經): 도교의 경전(經典) 이름인데, 이 경전을 잘못 읽으면 벌을 받아 인간 세계로 떨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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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야 연(鷰) 이승소(李承召) 畫閣深深簾額低 雙飛雙語復雙棲 綠楊門巷春風晩 靑草池塘細雨迷 趁蝶有時穿竹塢 壘巢終日啄芹泥 托身得所誰相侮 養子年年羽翼齊 『三灘集』 卷四 해석 畫閣深深簾額低 화각심심렴액저 화려한 누각은 깊고도 깊고 발은 낮아 雙飛雙語復雙棲 쌍비쌍어부쌍서 쌍쌍이 날다가 쌍쌍이 지저귀며 다시 쌍쌍이 깃드네. 綠楊門巷春風晩 록양문항춘풍만 푸른 버들개지 핀 마을에 봄바람은 늦지만 靑草池塘細雨迷 청초지당세우미 푸른 풀 난 연못에 보슬비 어지럽네. 趁蝶有時穿竹塢 진접유시천죽오 나비를 쫓다가 이따금 대나무 언덕을 뚫기도 하고 壘巢終日啄芹泥 루소종일탁근니 둥지 짓다가 종일토록 미나리 진흙을 쫀다네. 托身得所誰相侮 탁신득소수상모 몸을 의탁할 장소 얻었으니 누가 서로 모욕주랴? 養子年年羽翼齊 양자년년우익제 새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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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조회에 조조(早朝) 이승소(李承召) 東華待漏曙光回 萬戶千門次第開 雙鳳遙瞻扶玉輦 九韶還訝下瑤臺 香煙殿上霏如霧 淸蹕雲間響轉雷 聖代卽今家四海 盡敎殊俗奉琛來 『三灘先生集』 卷之八 해석 東華待漏曙光回 동화대루서광회 조정【동화(東): 송(宋)나라 궁성의 동쪽 문 이름인데, 입조(入朝)할 때 이 문을 이용했다.】에서 조회 기다리니【대루(待漏): 누사(漏舍), 대루사(待漏舍), 대루원(待漏院)라고도 한다. 문무백관이 새벽에 모여서 조회를 기다리던 곳이다. 당나라 때 처음 설치되었고, 송나라 때는 재상이 집무하던 곳이기도 하다.】 서광이 일고 萬戶千門次第開 만호천문차제개 뭇 집들과 뭇 문들이 차례대로 열리네. 雙鳳遙瞻扶玉輦 쌍봉요첨부옥련 두 마리 봉황이 아득히 보며 옥 수레를 부축하고 九韶還訝下瑤臺 구소환아하요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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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美人圖) 이승소(李承召) 雲鬟嚲鬢綴明璫 坐看芙蓉滿小塘 縱使荷花能解語 爭如傾國倚新粧 畫閣南頭細柳陰 美人相對話春心 一雙鸂鶒花前落 惹起閑愁自不禁 閑來相與鬪圍棋 却被春嬌下子遲 手托香顋無限意 桃花枝上囀鶯兒 金爐香盡睡初醒 坐倚雲屛讀道經 不向芙蓉城裏過 定隨簫鳳上靑冥 天才自是女相如 日引群童課讀書 拈筆欲題詩遣興 薰風池面滿紅蕖 琪樹西風著子新 看書脈脈暗傷神 只緣公子多情思 化作朝雲入夢頻 『三灘先生集』 卷之九 해석 雲鬟嚲鬢綴明璫 운환타빈철명당 구름 같은 쪽진머리에 휘늘어진 귀밑머리에 밝은 옥 귀고리 차고서 坐看芙蓉滿小塘 좌간부용만소당 앉아 작은 연못에 가득한 부용 보네. 縱使荷花能解語 종사하화능해어 가령 연꽃이 말을 이해할 수 있더라도 爭如傾國倚新粧 쟁여경국의신장 어찌 나라를 기울일 만한 양귀비가 새로 화장한 것만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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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의 누원에 올라 등양주루원(登楊州樓院) 강희안(姜希顔) 有山何處不爲廬 坐對靑山試一噓 簪笏十年成老大 莫敎霜鬢賦歸歟 『秋江冷話』 해석 有山何處不爲廬 유산하처불위려 산이 있다면 어느 곳인들 초가집 짓지 못하겠는가만은 坐對靑山試一噓 좌대청산시일허 앉아 푸른 산을 대하고서 시험삼아 한 번 탄식해보네. 簪笏十年成老大 잠홀십년성로대 벼슬살이 10년에 늙은이[老大]이 되었지만 莫敎霜鬢賦歸歟 막교상빈부귀여 흰 귀밑머리로 하여 「귀거래사」 짓게 하진 마시라. 『秋江冷話』 해설 이 시는 양주의 누원에 올라 지은 것으로, 자연에 동화(同化)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난 시이다. 산이 있으면 어디에다 오두막집 한 채 못 짓겠는가? 청산을 마주 대하고 앉아 있으니, 그렇게 할 수 없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탄식이 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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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사우정에서 소나무를 읊다 사우정영송(四友亭詠松) 강희안(姜希顔) 階前偃盖一孤松 枝幹多年老作龍 歲暮風高揩病目 擬看千丈上靑空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階前偃盖一孤松 계전언개일고송 계단 앞에 누운 듯 덮은 듯한 한 외로운 소나무는 枝幹多年老作龍 지간다년로작룡 가지와 줄기가 여러 해 동안 노쇠해 용처럼 되었네. 歲暮風高揩病目 세모풍고개병목 세밑에 바람 높아져 병든 눈을 비비니 擬看千丈上靑空 의간천장상청공 의심스레 보건대 천 길이의 푸른 허공에 오르는 듯하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사우정에 올라 소나무를 보고 노래한 영물시(詠物詩)로, 노송(老松)의 위용(偉容)을 눈앞에서 보는 듯 생동감 있게 잘 묘사한 시이다. 사우정 앞에 한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마치 누워 있는 듯 비스듬히 가지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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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가 피지 않아 서글퍼하며 짓다 국화불개 창연유작(菊花不開 悵然有作) 서거정(徐居正) 佳菊今年開較遲 一秋情興謾東籬 西風大是無情思 不入黃花入鬢絲 『四佳詩集』 卷之五十○第二十三 해석 佳菊今年開較遲 가국금년개교지 아리따운 국화가 올해는 핌이 비교적 더뎌 一秋情興謾東籬 일추정흥만동리 한 가을의 정과 흥이 동쪽 울타리에 느리구나. 西風大是無情思 서풍대시무정사 가을바람이 몹시 무정하여 不入黃花入鬢絲 불입황화입빈사 누런 꽃엔 들지 않고 귀밑머리에만 드는 구나. 『四佳詩集』 卷之五十○第二十三 해설 이 시는 60대 만년에 국화가 피지 않아 실망하여 지은 것으로, 늙어 감을 읊은 노래이다. 올해는 국화꽃이 예년과 비교해 늦게 피어 가을의 흥취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을바람은 무정하게도 국화에 들어서 꽃을 피우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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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상하는 그림에 쓴 제화시 제감설도(題賞雪圖) 서거정(徐居正) 江雲昏似漆 朔雪白於屑 강운혼사칠 삭설백어설 山河與大地 一夜瓊瑤窟 산하여대지 일야경요굴 幽人開竹扉 眼界迷空闊 유인개죽비 안계미공활 孤舟蓑笠翁 欸乃聲欲裂 고주사립옹 애내성욕렬 『四佳詩集』 卷之三十○第十八 해석 江雲昏似漆 朔雪白於屑 강 구름은 칠흑처럼 어둡고 북방의 눈은 가루보다 희네. 山河與大地 一夜瓊瑤窟 산하와 대지는 하룻밤에 경요굴【경요굴(瓊瑤窟) : 신선의 세계에 있다는 아름다운 구슬로 된 굴로 눈의 비유로 쓰인다】이 되었네. 幽人開竹扉 眼界迷空闊 은둔한 사람이 대나무 사립문을 여니 시야가 확 트여 혼미하네. 孤舟蓑笠翁 欸乃聲欲裂 외로운 배에 도롱이와 삿갓 쓴 노인은 뱃노래【애내(欸乃): 애내가(款乃歌)의 준말로 뱃노래를 말한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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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소리 듣고서 문비파(聞琵琶) 서거정(徐居正) 司馬靑衫盆浦泣 明妃紅袖塞天愁 我無今日愁兼泣 細聽絃聲不下樓 『四佳詩集』 卷之二十一○第十四 해석 司馬靑衫盆浦泣 사마청삼분포읍 사마 백거이는 푸른 적삼으로 분포에서 이야기를 듣고 울었고【백거이(白居易)가 일찍이 강주 사마로 좌천되어 있을 때, 하루는 분강(湓江)의 포구에서 손님을 전송하다가 어느 배 안에서 들려오는 비파 소리를 듣고 그를 찾아가서 물어보니, 그는 본디 장안(長安)의 창녀였는데 젊어서는 호화롭게 지냈었지만 늙어서는 색이 쇠하여 마침내 장사꾼의 아내가 되어서 초췌한 몰골로 강호(江湖) 사이를 이리저리 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거이는 그녀의 말에 감동을 받아 그녀에게 다시 비파 한 곡조를 청하여 들은 다음 스스로 비파행(琵琶行)을 지어서 그에게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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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도를 건너는 도중에 삼전도도중(三田渡道中) 서거정(徐居正) 羸馬三田渡 西風吹帽斜 리마삼전도 서풍취모사 澄江涵去鴈 落日送還鴉 징강함거안 낙일송환아 古樹明黃葉 孤村見白沙 고수명황엽 고촌견백사 靑山將盡處 遙認是吾家 청산장진처 요인시오가 『四佳詩集補遺』 一 해석 羸馬三田渡 西風吹帽斜 파리한 말로 삼전도 건널 때 가을바람 갓에 비껴 부네. 澄江涵去鴈 落日送還鴉 맑은 강은 가는 기러기를 적시고 지는 해는 돌아오는 까마귀 전송하네. 古樹明黃葉 孤村見白沙 오랜 나무엔 물든 나뭇잎 밝고 외론 마을엔 흰 모래 보이네. 靑山將盡處 遙認是吾家 청산이 장차 다하는 곳이 멀리 우리 집임을 알겠구나. 『四佳詩集補遺』 一 해설 이 시는 삼전도를 말을 타고 건너가는 도중에 차분히 사물을 관찰하면서 지은 시이다. 1연에는 야윈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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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헌부 최고 벼슬인 대사헌에 제대되고서 포부를 밝히다 신배대사헌(新拜大司憲) 서거정(徐居正) 烏府淸班動百官 不才承乏愧朝端 何人自有風霜面 今我元非鐵石肝 直劒不辭終百折 曲藤何用要千蟠 幸逢昭代無封事 鳴鳳朝陽尙亦難 『四佳詩集』 卷之十○第九 해석 烏府淸班動百官 오부청반동백관 사헌부【오부(烏府): 어사대(御史臺), 즉 사헌부의 별칭. 『사물이명록(事物異名錄)』에 보면, “『한서(漢書)』에 ‘어사부(御史府)에 칙백나무를 죽 심었는데 일찍이 까마귀[烏] 수천 마리가 그 위에 서식하였다.’한다. 인하여 이름을 ‘오대(烏臺)’ 또는 ‘오부(烏府)’라고 하였다.”하였음.】는 맑은 반열로 뭇 관리를 움직이니 不才承乏愧朝端 부재승핍괴조단 재주가 아님에도 빈 자리 계승하여 최고 자리【조단(朝端): 조정에서 일하는 신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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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잠에 빠진 해당화 숙수해당(熟睡海棠) 신숙주(申叔舟) 高人睡起掩朱扉 月轉長廊香霧霏 獨繞芳叢燒短燭 沈吟夜久更忘歸 『保閑齋集』 卷第六 해석 高人睡起掩朱扉 고인수기엄주비 고인이 자다가 일어나 사립문 닫으니 月轉長廊香霧霏 월전장랑향무비 달은 긴 회랑을 돌고 향내 나는 안개비 내리네. 獨繞芳叢燒短燭 독요방총소단촉 홀로 꽃 가득한 풀숲을 돌고서 짧은 촛대 켜며 沈吟夜久更忘歸 침음야구갱망귀 나직히 읊조리니 밤이 오래되어 다시 돌아갈 생각 잊었네. 『保閑齋集』 卷第六 해설 이 시는 안평대군(安平大君)의 저택과 그 주변의 사물들을 제재로 하여 지은 시 가운데 깊은 잠에서 깨어 해당화를 보고 노래한 것이다. 안평대군을 중심으로 신숙주(申叔舟)ㆍ성삼문(成三問)ㆍ김수온(金守溫)ㆍ서거정(徐居正) 등은 유미적(唯美的) 성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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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박다도에 있으면 차운하여 산 속에 살고 있는 인수 박팽년과 백옥 이석형과 중장 하위지와 근보 성삼문과 청보 이개에게 부치다 재박다도 차운기인수백옥중장근보청보산거(在博多島 次韻寄仁叟ㆍ伯玉ㆍ仲章ㆍ謹甫ㆍ淸甫山居) 신숙주(申叔舟) 半歲天涯已倦遊 歸心日夕故山秋 山中舊友靑燈夜 閑話應憐海外舟 一任東西自在遊 滄溟萬里海天秋 翻思有命應先定 字是泛翁名叔舟 『保閑齋集』 卷第四 해석 半歲天涯已倦遊 반세천애이권유 하늘 끝에 있은 지 반 년에 이미 유람하기 지쳤는데 歸心日夕故山秋 귀심일석고산추 돌아갈 마음에 밤낮으로 고향산천 가을인 듯. 山中舊友靑燈夜 산중구우청등야 산 속의 옛 친구들은 푸른 등 밝힌 밤에 閑話應憐海外舟 한화응련해외주 한가롭게 이야기 나누다가 응당 해외의 배를 가련하게 여기겠지. 一任東西自在遊 일임동서자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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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천년 왕업을 이룬 문충공의 자취가 서린 선죽교 선죽교(善竹橋) 이개(李塏) 繁華往事已成空 舞館歌臺野草中 惟有斷橋名善竹 半千王業一文忠 해석 繁華往事已成空 번화왕사이성공 번화했던 지난 일은 이미 공허함이 되었고 舞館歌臺野草中 무관가대야초중 춤추던 여관과 노래하던 무대는 들풀 속에 묻혔네. 惟有斷橋名善竹 유유단교명선죽 오직 끊어진 다리는 선죽교라 불리는데 半千王業一文忠 반천왕업일문충 반 천년의 왕업은 한 사람 문충공일 뿐이네. 해설 이 시는 선죽교에서 지은 것으로,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의 충절(忠節)을 기리는 회고시(懷古詩)이다. 지난 고려의 역사를 생각해보니, 번화했던 수도 개성(開城)은 이미 사라지고 헛된 것이 되어 버려, 기생들이 춤추던 집이나 노래하던 무대가 모두 들풀 속에 자취를 감추어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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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의 동헌에서 지었으니 병자년(1456) 6월이다 차익산동헌운 병자유월(次益山東軒韻 丙子六月) 이석형(李石亨) 虞時二女竹 秦日大夫松 우시이녀죽 진일대부송 縱是哀榮異 寧爲冷熱容 종시애영리 녕위랭열용 『樗軒集』 卷上 해석 虞時二女竹 秦日大夫松 순임금 때 두 딸의 대나무【이녀죽(二女竹): 우순(禹舜)이 남방(南方)에 놀러 갔다가 죽어 그의 두 비(妃)가 소상강(瀟湘江)에서 슬피 울어 눈물이 대숲에 뿌려져 반죽(班竹)이 되었다. 열녀(烈女)의 상징(象徵)이다.】와 진나라 때 대부로 봉해진 소나무【대부송(大夫松): 진시황(秦始皇)이 태산(泰山)에 놀러 갔다가 도중에 비를 만나 다섯 소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였다. 그 소나무에게 대부(大夫)의 벼슬을 주었다.】처럼 縱是哀榮異 寧爲冷熱容 가령 슬픔과 영화로움의 다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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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난 흥에 느꺼움이 있어 신흥유감(晨興有感) 변계량(卞季良) 早年遊學也悠悠 只向名途走不休 昨夜燈前倍惆悵 雨聲如別一年秋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해석 早年遊學也悠悠 조년유학야유유 어린 나이에 유학하며 까마득한 시간 보내면서 只向名途走不休 지향명도주불휴 다만 명예의 길을 향해 달리며 쉬지도 못했는데 昨夜燈前倍惆悵 작야등전배추창 어젯밤에 등불 앞에 서글픔이 배가 되어 雨聲如別一年秋 우성여별일년추 빗소리 일년의 가을을 이별하는 것 같았네. 『春亭先生詩集』 卷之一 해설 이 시는 새벽에 일어나 감흥(感興)이 있어 지은 것으로,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회한(悔恨)에 잠겨 읊은 노래이다. 가을비 오는 밤, 등불을 켜 두고 스승의 문하에서 수업하던 예전을 추억하니, 아득하기만 하다. 그런데 대의(大義)는 이룬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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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게 있어 쓰다 감흥(感興) 변계량(卞季良) 肅肅風露凉 輝輝星月明 숙숙풍로량 휘휘성월명 悄然坐長夜 百感由中生 초연좌장야 백감유중생 男兒貴立身 出處諒難輕 남아귀립신 출처량난경 忘義决性命 碌碌徒求榮 망의결성명 록록도구영 子晉亦何爲 緱山獨吹笙 자진역하위 구산독취생 無可無不可 大聖初難名 무가무불가 대성초난명 吾聞神仙人 高步餐紫霞 오문신선인 고보찬자하 逍遙壺中天 流光任蹉跎 소요호중천 류광임차타 我生異於是 撫琹良歎嗟 아생이어시 무금량탄차 充膓用禾稼 煖身以絲麻 충장용화가 난신이사마 但願崇令德 壽夭心靡他 단원숭령덕 수요심미타 瑞蓮出衆卉 不染亦不靡 서련출중훼 불염역불미 結根非其地 生此東海涘 결근비기지 생차동해사 我行適見之 悲歎未能已 아행적견지 비탄미능이 世無濂溪翁 誰知是君子 세무렴계옹 수지시군자 政恐霜雪逼 紅芳難久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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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과 자연의 공통점 시위(試闈) 변계량(卞季良) 春闈曾見士如林 萬萬花容有淺深 李白桃紅都自取 天工造化本無心 『春亭先生詩集』 卷之二 해석 春闈曾見士如林 춘위증견사여림 봄날 과거시험장에 일찍이 수풀처럼 모인 선비들 보이니 萬萬花容有淺深 만만화용유천심 많고 많은 꽃다운 얼굴이지만 재능만은 얕고 깊음이 있네. 李白桃紅都自取 이백도홍도자취 오얏꽃 희고 복사꽃 붉어 모두 스스로 취하지만 天工造化本無心 천공조화본무심 하느님은 조화스러워 본래 무심하다네. 『春亭先生詩集』 卷之二 해설 이 시는 과거(科擧) 시험장의 정경(情景)을 읊은 것으로, 관각(館閣) 문인들이 자주 노래하는 소재이다. 봄이 되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한 선비들이 수풀처럼 많이 모였는데, 봄에 피는 꽃처럼 제각각 다른 재주를 지니고 있다. 하얀 오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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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과거 급제자들이 왕륜사에 모여 잔치를 열었지만 나는 까닭이 있어 가지 못해 시를 부쳤다 동년회우왕륜 설연 여유고불부 이시기(同年會于王輪 設宴 余有故不赴 以詩寄) 변계량(卞季良) 今夕神仙醉紫霞 錦筵銀燭映靑娥 夜深踏月婆娑舞 滿帽花枝影半斜 『春亭先生詩集』 卷之三 해석 今夕神仙醉紫霞 금석신선취자하 오늘밤 신선이 붉은 노을【자하(紫霞): 붉은 노을인데, 흔히 신선들이 사는 궁궐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에서 취하고 錦筵銀燭映靑娥 금연은촉영청아 비단 대자리와 은색 촛불이 젊은 미녀 비추리. 夜深踏月婆娑舞 야심답월파사무 깊은 밤 달을 밟고 흔들흔들 춤추니 滿帽花枝影半斜 만모화지영반사 모자에 가득한 꽃가지 그림자가 반쯤 비껴있네. 『春亭先生詩集』 卷之三 해설 이 시는 동년(同年) 과거급제자들이 왕륜사에 모여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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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의 이궁인 낙천정에 쓰다 제낙천정(題樂天亭) 변계량(卞季良) 樂天亭上又淸秋 地戴明君佳氣浮 踈雨白鷗麻浦曲 落霞孤鶩漢山頭 仁風浩蕩草從偃 聖澤瀰漫水共流 宵旰餘閒觀物象 人間仙境更何求 『春亭先生詩集』 卷之三 해석 樂天亭上又淸秋 낙천정상우청추 낙천정 위로 또 맑은 가을이 와 地戴明君佳氣浮 지대명군가기부 땅이 현명한 임금 이니 아름다운 기운이 떠오네. 踈雨白鷗麻浦曲 소우백구마포곡 이슬비에 흰 갈매귀가 마포 돌고 落霞孤鶩漢山頭 락하고목한산두 지는 노을에 외로운 오리는 한산 위로 나네. 仁風浩蕩草從偃 인풍호탕초종언 어진 풍속 호탕하여 풀이 따라서 눕고 聖澤瀰漫水共流 성택미만수공류 성스러운 은택이 넘실대 물이 함께 흐르네. 宵旰餘閒觀物象 소간여한관물상 소의간식(宵衣旰食)으로 바쁜 여가에 사물의 모양을 감상하니 人間仙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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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에서 근정전(勤政殿) 변계량(卞季良) 煌煌金殿照層巒 琪樹葱籠景氣閒 閶闔九天開日月 衣冠五夜集䲶鸞 衆心離合分毫忽 百代興衰可鑑觀 裁決萬機猶未罷 日斜花影上欄干 『春亭先生詩集』 卷之四 해석 煌煌金殿照層巒 황황금전조층만 밝디 밝은 금빛 궁궐이 층층이 산을 비추고 琪樹葱籠景氣閒 기수총롱경기한 옥 같은 나무 푸르게 쌓여 경치 한가하네. 閶闔九天開日月 창합구천개일월 구천【구천(九天)은 구중천(九重天)의 약칭이다】의 대궐문[閶闔]에 해와 달 열리니 衣冠五夜集䲶鸞 의관오야집원란 의관을 갖춘 관리가 오경(五更)에 봉황처럼【란(鴛鸞): 모두 봉황에 속하는 새 이름인데, 보통 조정의 관원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모여드네. 衆心離合分毫忽 중심리합분호홀 뭇 사람의 마음이 흩어지고 합함이 짧은 시간【호홀(毫忽): 터럭 끝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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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으로 나가는 사람을 전송하며 송인출수(送人出守) 정이오(鄭以吾) 黎蒸失業食無餘 井邑蕭條赬尾魚 臈雪不飛春又旱 公歸須看活民書 『新增東國輿地勝覽』 卷十四 해석 黎蒸失業食無餘 여증실업식무여 백성이 생업을 잃어 먹을 것 남지 않아 井邑蕭條赬尾魚 정읍소조정미어 도회지[井邑] 쓸쓸하여 백성은 꼬리 붉은 물고기처럼 곤궁하네. 臈雪不飛春又旱 랍설불비춘우한 섣달 눈이 날리지 않아 봄이 또한 가물었으니 公歸須看活民書 공귀수간활민서 공이 돌아가거든 반드시 백성을 살릴 책을 보소서. 『新增東國輿地勝覽』 卷十四 해설 이 시는 충주자사로 나가는 사람에게 준 시로, 백성을 위하는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백성들은 생업을 잃어 먹을 것이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마을은 쓸쓸하고 백성은 노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치자(治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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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북쪽 궁궐에 걸쳐 있어 운횡북궐(雲橫北闕) 정이오(鄭以吾) 玉葉橫金闕 朱甍照碧天 옥엽횡금궐 주맹조벽천 丁東傳促漏 戌北釀霏煙 정동전촉루 술북양비연 佳氣晴相擁 高標望更連 가기청상옹 고표망갱연 南山將獻壽 穆穆萬斯年 남산장헌수 목목만사년 『新增東國輿地勝覽』 卷三 해석 玉葉橫金闕 朱甍照碧天 구름【옥엽(玉葉): 시어(詩語)로 구름을 뜻한다.】이 금빛 궁궐에 비껴 있고 붉은 용마루는 푸른 하늘을 비추네. 丁東傳促漏 戌北釀霏煙 뚝뚝【정동(丁東): 물시계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의 의성어(擬聲語)이다.】 촉급히 물시계소리【옥루(玉漏): 물시계의 미칭】 전하고 북쪽에선 안개 연기 뭉치네. 佳氣晴相擁 高標望更連 아름다운 기운이 갠 날에 서로 끌어당기고 높은 기상 바라보니 다시 연이어지네. 南山將獻壽 穆穆萬斯年 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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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선산에 있는 죽장사에서 죽장사(竹長寺) 정이오(鄭以吾) 衙罷乘閑出郭西 僧殘寺古路高低 祭星壇畔春風早 紅杏半開山鳥啼 寺有老人星壇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衙罷乘閑出郭西 아파승한출곽서 관청일 마치고 한가함을 타고서 서쪽 성곽으로 나오니 僧殘寺古路高低 승잔사고로고저 스님 조금 있고 사찰은 낡아 길은 높다가 낮다가 하네. 祭星壇畔春風早 제성단반춘풍조 별 제사 지내는 사단【제성단(祭星壇): 고려ㆍ조선 시대에, 태백성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 함경남도 광포에 있다.】에 봄 바람 이르지만 紅杏半開山鳥啼 홍행반개산조제 붉은 살구는 반쯤 펴 산새 지저귀네. 절에 노인성단이 있다[寺有老人星壇]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선산부사로 있을 때 관청 일을 마치고 시간을 내어 인근(隣近)에 있는 죽장사에 올라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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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집 자제 김분이 직산(천안의 고호)에 부임하는 것을 전송하며 송김분사인 부직산(送金汾舍人 赴稷山) 성석린(成石璘) 稷山雖十室 亦足試吾仁 직산수십실 역족시오인 撫字先惸獨 差科問富貧 무자선경독 차과문부빈 割鷄言是戲 留犢事堪遵 할계언시희 류독사감준 幼學終何用 須令澤及民 유학종하용 수령택급민 『獨谷先生集』 卷上 해석 稷山雖十室 亦足試吾仁 직산이 비록 10 가구의 작은 고을이지만 또한 나의 인을 시험하기엔 넉넉하지. 撫字先惸獨 差科問富貧 어린 이 위무(慰撫)하길 고아로부터 하고 세금 부과【차과(差科): 차역(差役)과 과세(科稅)의 준말이다.】하길 부유함과 빈천함에 물어야 하네. 割鷄言是戲 留犢事堪遵 닭을 벤다【할계(割雞): 자신의 재능을 조금이나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을 말한다. 공자의 제자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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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현의 벽 위에 차운하여 쓰다 차무풍현벽상운(次茂豊縣壁上韻) 정이오(鄭以吾) 立錐地盡入侯家 只有溪山屬縣多 童稚不知軍國事 穿雲互答採樵歌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立錐地盡入侯家 입추지진입후가 송곳 세울 만한 땅이 죄다 권력자에게 들어가서 只有溪山屬縣多 지유계산속현다 다만 시냇가와 산만이 현에 귀속된 게 많다네. 童稚不知軍國事 동치부지군국사 아이들은 군대와 나랏일 모르고서 穿雲互答採樵歌 천운호답채초가 구름을 뚫듯 땔나무 캐는 노래 주고 받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무풍현에 머무르다 차운(次韻)한 시로, 권문세족(權門勢族)들의 토지겸병을 풍자한 노래이다. 권별(權鼈)의 『해동잡록(海東雜錄)』에 “교은의 시에, ……두 구는 호강(豪强)한 자들이 모두 겸병하여 가난한 사람들은 송곳 꽂을 만한 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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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게을러져용심(慵甚) 이첨(李詹) 平生志願已蹉𧿶 爭奈慵踈十倍多 午寢覺來花影轉 暫携稚子看新荷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平生志願已蹉𧿶평생지원이차이평생 뜻으로 원하는 것이 이미 어긋나서爭奈慵踈十倍多쟁내용소십배다게으르고 어설픔이 열 배나 많은 걸 어찌 하랴[爭奈]?午寢覺來花影轉오침각래화영전낮잠 깨고 나니 꽃 그림자 옮겨 와서暫携稚子看新荷잠휴치자간신하잠시 어린 아들 데리고 새 연꽃 본다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인간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마냥 무지개를 쫓는 어린이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이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침내 비틀거리는 발길로 실의(失意)의 언덕에 와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인제 여일(餘日)이 얼마 남지 않은 노경에 이르렀음을 자각함에서다. 만사휴재(萬事休哉)! 팽팽히 버텨오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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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대신하여 노래하다 대민음(代民吟) 원천석(元天錫) 生涯寒似水 賦役亂如雲 생애한사수 부역난여운 急抄築城卒 兼抽鍛鐵軍 급초축성졸 겸추단철군 風霜損禾稼 縷雪弊衣裙 풍상손화가 루설폐의군 未忘妻孥養 心煎火欲焚 미망처노양 심전화욕분 『耘谷行錄』 卷之五 해석 生涯寒似水 賦役亂如雲 생애 차갑기가 물 같고 부역 어지럽기가 구름 같네. 急抄築城卒 兼抽鍛鐵軍 급하게 성을 쌓을 졸병을 뽑고 겸하여 철을 단련할 군사를 뽑네. 風霜損禾稼 縷雪弊衣裙 바람과 서리가 벼농사 망치고 실눈이 옷을 해지게 했네. 未忘妻孥養 心煎火欲焚 처자식 양육을 잊지 못해 마음 졸여 불타려 하네. 『耘谷行錄』 卷之五 해설 농민의 참상을 대신 읊은 노래이다. 차가운 물처럼 살아가기 힘들고 뒤엉켜 있는 구름처럼 부역은 뒤죽박죽이다. 성을 쌓는다고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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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걸고 옛것을 보다가 사물에 부쳐 감회를 일으켰으니 이것은 불우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옛 기물을 읊조리며 네 절구를 지음으로 탄식을 붙이다두문람고 우물흥회 차불우시자지소위야 인부고기 작사절이우탄(杜門覽古 寓物興懷 此不遇時者之所爲也 因賦古器 作四絶以寓歎) 원천석(元天錫) 고경(古鏡)曾照蛾眉粉面新 十年奩底久埋塵 皎然本質元無損 刮垢磨光欠一人 고검(古劍)漢皇三尺定乾坤 膏血凝成破楚痕 四海晏淸長不用 匣中龍吼政含冤 고금(古琴)大古泠泠韻技奇 伯牙流水少人知 子期死後絃初絶 棄置虛堂良可悲 고정(古鼎)九金之鑄特非常 三代遷移爲聖王 洪武聖君歌四海 不應汾右固深藏 『耘谷行錄』 卷之五 해석 옛 거울[古鏡] 曾照蛾眉粉面新증조아미분면신일찍이 눈썹을 비춰 분칠한 얼굴 새로웠지만十年奩底久埋塵십년렴저구매진10년 동안 경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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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에 국가에서 정창군을 왕위에 세우고 전왕의 부자를 신돈의 자손이라 하여 서인으로 폐위한 것을 듣고서 문금월십오일 국가이정창군립왕위 전왕부자 이위신돈자손 폐위서인(聞今月十五日 國家以定昌君立王位 前王父子 以爲辛旽子孫 廢爲庶人) 원천석(元天錫) 前王父子各分離 萬里東西天一涯 可使一身爲庶類 正名千古不遷移 祖王信誓應乎天 餘澤流傳數百年 分揀假眞何不早 彼蒼之鑑照明然 『耘谷行錄』 卷之四 해석 前王父子各分離 전왕부자각분리 전 왕조의 부자가 각각 떨어지니 萬里東西天一涯 만리동서천일애 만 리 동쪽과 서쪽으로 하늘의 한 끝이라네. 可使一身爲庶類 가사일신위서류 가령 한 몸을 평민으로 만들 수 있다해도 正名千古不遷移 정명천고불천이 정명은 천고토록 옮기지 못하리. 해설 이 시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389년 9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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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를 고쳐 새롭게 하여 조선이라 하다 개신국호위조선(改新國號爲朝鮮) 원천석(元天錫) 王家事業便成塵 依舊山河國號新 雲物不隨人事變 尙令閑客暗傷神 恭惟天子重東方 命號朝鮮理適當 箕子遺風將復振 必應諸夏競觀光 『耘谷行錄』 卷之五 해석 王家事業便成塵 왕가사업변성진 왕가의 사업이 곧 티끌이 되어 依舊山河國號新 의구산하국호신 옛 산하인데도 국호는 새롭네. 雲物不隨人事變 운물불수인사변 구름과 사물은 사람의 일을 따라 변하지 않아 尙令閑客暗傷神 상령한객암상신 오히려 한가로운 나그네를 암담히 정신 상하게 하네. 해설 조선 태조(太祖)가 1393년에 국호(國號)를 조선(朝鮮)이라 정했는데, 이 시는 그 이듬해 지은 작품이다. 고려 왕씨(王氏)는 티끌로 변하여 국호가 고려(高麗)에서 조선(朝鮮)으로 변하는데 산천은 한결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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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촌 이암에게 주며 변절을 노래하다 여행촌이(與杏村李) 길재(吉再) 鳥則山飛魚則水 各隨其性世間斜 如何園裏東風蝶 纔向紅花又白花 『冶隱先生續集』 卷之上 해석 鳥則山飛魚則水 조즉산비어즉수 새는 산에서 날고 물고기는 물에서 날아 各隨其性世間斜 각수기성세간사 각각 본성 따라 세상 사이에 엇갈리네. 如何園裏東風蝶 여하원리동풍접 어찌하여 동산 속의 봄 나비는 纔向紅花又白花 재향홍화우백화 겨우 붉은 꽃이나 흰 꽃을 향하기만 하는가? 『冶隱先生續集』 卷之上 해설 행촌 이암에게 준 시로, 고려(高麗)를 섬기던 자들이 변절(變節)하여 새 왕조를 섬기는 것을 풍자한 시이다. 새들은 산에서 날아다니고 물고기는 물에서 헤엄치며 각각 주어진 본성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봄 동산에 있는 저 나비는 붉은 꽃에 앉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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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에서 우연히 읊조리다 반궁우음(泮宮偶吟) 길재(吉再) 龍首正東傾短墻 水芹田畔有垂楊 身雖從衆無奇特 志則夷齊餓首陽 『冶隱先生言行拾遺』 卷上 해석 龍首正東傾短墻 용수정동경단장 개경의 용수산 바로 동쪽에 짧은 담장이 기울었고 水芹田畔有垂楊 수근전반유수양 물미나리 밭두둑에 버들 드리워졌네. 身雖從衆無奇特 신수종중무기특 몸은 비록 무리를 따라도 특기란 없더라도 志則夷齊餓首陽 지즉이제아수양 뜻이라면 백이와 숙제처럼 수양산에서 굶주릴 만하다네. 『冶隱先生言行拾遺』 卷上 해설 이 시는 36세 때 성균박사로 있으면서 지은 시이다. 고려가 멸망하기 전에 지은 것으로, 백이와 숙제처럼 절의(節義)를 본받아 수양산에서 굶어 죽겠다는 야은(冶隱)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시이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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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읊조리다 우음(偶吟) 길재(吉再) 竹色春秋堅節義 溪流日夜洗貪婪 心源瑩靜無塵態 從此方知道味甘 五更殘月窓前白 十里松風枕上淸 富貴多勞貧賤苦 隱居滋味與誰評 『冶隱先生言行拾遺』 卷上 해석 竹色春秋堅節義 죽색춘추견절의 대나무색은 봄가을로 절의를 견고히 하고 溪流日夜洗貪婪 계류일야세탐람 시내 흐름은 밤낮으로 탐심을 씻어내네. 心源瑩靜無塵態 심원형정무진태 마음의 근원이 밝고도 고요해 티끌의 자취 없으니 從此方知道味甘 종차방지도미감 이로부터 곧 도의 맛이 달다는 걸 알겠구나. 해설 이 작품은 야은(冶隱)이 선산(善山)으로 돌아와 은거하던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의 대나무나 냇물은 단지 야은(冶隱)이 살고 있는 자연의 공간으로 존재의 의미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정신수양의 도구인 것이다. 이러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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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을 서술하다술지(述志) 길재(吉再) 臨溪茅屋獨閑居 月白風淸興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冶隱先生言行拾遺』 卷上 해석臨溪茅屋獨閑居림계모옥독한거시내에 가까운 초가집에서 홀로 한가롭게 거처하니月白風淸興有餘월백풍청흥유여달은 환하고 바람은 맑아 흥이 남아 있네.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래산조어 바깥 손님 오지 않아도 산새 지저귀고移床竹塢臥看書이상죽오와간서대나무 둑으로 평상 옮겨 누워서 책을 보네. 『冶隱先生言行拾遺』 卷上 해설산림에 숨어 자연을 벗하여 학문에 전념하는 은서 생활의 정취이다. 암운이 감도는 여말(麗末)의 흉흉한 관계(官界)를 떠나, 금오산(金烏山)에 은둔하던 작자 만년의 작이다. 달을 읊고 바람을 일컬었으니, 일견 음풍농월(吟風弄月) 같으나, 그러한 시에 으레 떠벌리게 마련인 ‘주흥(酒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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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위포에서 묵으며 여러 생각을 적다 숙위포(宿葦浦) 권근(權近) 田原今夜宿 霜露九秋初 전원금야숙 상로구추초 自笑謀生拙 誰知學業踈 자소모생졸 수지학업소 委畦禾鹵莽 覔句腹空虛 위휴화로망 멱구복공허 坐待明星出 凄風吹滿裾 좌대명성출 처풍취만거 岑寂人方靜 凄凉獨坐吟 잠적인방정 처량독좌음 濤聲知海近 風冷覺秋深 도성지해근 풍냉각추심 捕蟹煩僮僕 盟鷗愧我心 포해번동복 맹구괴아심 何當謝簪紱 歸去碧江潯 하당사잠불 귀거벽강심 月落秋天暗 雲橫海氣浮 월낙추천암 운횡해기부 冷音蟲轉苦 高嘯客多憂 냉음충전고 고소객다우 補國將何道 爲農只自謀 보국장하도 위농지자모 薄田經旱潦 勤苦始微收 박전경한료 근고시미수 我行原野際 不覺嗟歎長 아행원야제 불각차탄장 滿畒皆稂䅎 登場欠稻梁 만묘개랑유 등장흠도량 護村山自繞 藏徑草多荒 호촌산자요 장경초다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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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수주에서 출발하여 길 위에서 느꺼움이 있어 발수주로상 유감(發隨州路上 有感) 권근(權近) 催車出登道 畏日流炎曦 최거출등도 외일류염희 駈馳踰山坂 馬困人亦疲 구치유산판 마곤인역피 行行不自息 王事有程期 행행불자식 왕사유정기 風來草樹動 吹我凉膚肌 풍래초수동 취아량부기 眷彼病畦者 曝背勤鋤犂 권피병휴자 폭배근서리 孜孜望秋稔 輸稅身忍飢 자자망추임 수세신인기 我生幸免此 奔走何由辭 아생행면차 분주하유사 『陽村先生文集』 卷之六 해석 催車出登道 畏日流炎曦 수레 재촉하며 나와 길에 오르니 흐르는 불꽃의 햇볓이라 두렵구나. 駈馳踰山坂 馬困人亦疲 달리고 달려 산언덕을 넘으니 말도 힘들고 사람 또한 피곤하네. 行行不自息 王事有程期 가고 가서 스스로 쉬질 못하니 임금의 일에 기일이 정해져서라네. 風來草樹動 吹我凉膚肌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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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작하는 날에 사월초일일(四月初一日) 정도전(鄭道傳) 山禽啼盡落花飛 客子未歸春已歸 忽有南風情思在 解吹庭草也依依 『三峯集』 卷之二 해석 山禽啼盡落花飛 산금제진낙화비 산새는 울음을 다하고 낙화는 날며 客子未歸春已歸 객자미귀춘이귀 나그네는 돌아가지 않았는데 봄은 이미 돌아갔네. 忽有南風情思在 홀유남풍정사재 갑작스레 남풍이 정과 생각이 있는지 解吹庭草也依依 해취정초야의의 정원의 풀을 흩으며 불어오니 우거지네. 『三峯集』 卷之二 해설 4월 1일, 초여름이 시작되는 날 지은 시이다. 봄에 그렇게 지저귀던 새들도 이제는 울음을 그쳤고 꽃은 다 져서 날아가 떨어지고 있다. 4월 1일이라 봄은 가고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나그네는 아직도 돌아가지 못하고 객지를 전전(輾轉)하고 있다. 어느덧 여름 바람이 불어와 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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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에 우(雨) 정도전(鄭道傳) 雨聲偏好處 茅屋午眠中 우성편호처 모옥오면중 亂灑侵寒浦 斜飛逐細風 난쇄침한포 사비축세풍 柳低含晚翠 花重濕鮮紅 류저함만취 화중습선홍 田父笑相對 家家望歲功 전부소상대 가가망세공 『三峯集』 卷之二 해석 雨聲偏好處 茅屋午眠中 빗소리가 개인적으로 좋은 곳은 초가집에서 낮잠 자는 중에 듣는 거라네. 亂灑侵寒浦 斜飛逐細風 어지럽게 뿌린 차가운 포구를 침범하고 비껴서 나는 가는 바람을 쫓네. 柳低含晚翠 花重濕鮮紅 버들 낮게 겨우내 푸른빛 머금고 꽃은 무거워 선홍빛에 젖었네. 田父笑相對 家家望歲功 시골 할배들 웃으며 서로 대하고 집마다 한 해의 수확[歲功]을 바란다네. 『三峯集』 卷之二 해설 봄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노래한 시이다. 띳집에서 낮잠을 잘 때 듣는 빗소리가 가장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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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절개를 지키며 죽소(竹所) 을축년(1385)에 공이 개경으로 돌아와서 지은 것이다. 죽소(竹所)를 살펴보니 한상질의 헌호다.[乙丑公還在開京時. 按竹所, 韓尙質軒號.] 정도전(鄭道傳) 高人竹爲所 竹與人共淸 고인죽위소 죽여인공청 婆娑月夕影 浙瀝風朝聲 파사월석영 절력풍조성 渠心獨自許 苦節乃可貞 거심독자허 고절내가정 對此成益友 聊以寄此生 대차성익우 료이기차생 『三峯集』 卷之一 해석 高人竹爲所 竹與人共淸 고아한 사람이 대나무로 처소 만드니 대나무와 사람이 함께 맑구나. 婆娑月夕影 浙瀝風朝聲 달 뜬 저녁 그림자 흔들흔들거리고 바람부는 아침 소리가 쏴아아 渠心獨自許 苦節乃可貞 내 마음이 홀로 스스로 허용했으니 괴로운 절개 곧 곧을 수 있지. 對此成益友 聊以寄此生 이것을 마주하면 도움되는 친구가 되니 부족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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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뜻 고의(古意) 갑진년(1364)는 여름에 공이 전교주부(典校注簿)로 개경에서 거처할 적에 지었다[甲辰夏, 公以典校注簿, 居開京時作.] 정도전(鄭道傳) 蒼松生道傍 未免斤斧傷 창송생도방 미면근부상 尙將堅貞質 助此爝火光 상장견정질 조차작화광 安得無恙在 直幹凌雲長 안득무양재 직간능운장 時來豎廊廟 屹立充棟樑 시래수랑묘 흘립충동량 夫誰知此意 移種最高岡 부수지차의 이종최고강 我有太古琴 非絲亦非桐 아유태고금 비사역비동 愁來方一彈 冷然滿座風 수래방일탄 냉연만좌풍 物固各有遇 時也獨不同 물고각유우 시야독부동 豐城兩神劍 經年在匣中 풍성량신검 경년재갑중 有氣干牛斗 一朝遇雷公 유기간우두 일조우뢰공 伯牙今何在 知音四海空 백아금하재 지음사해공 『三峯集』 卷之一 해석 蒼松生道傍 未免斤斧傷 묵은 소나무가 길가에서 나서 도끼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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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날에 느꺼움이 있어 단오일유감(端午日有感) 정도전(鄭道傳) 野父田翁勸酒頻 謂言今日是良辰 頹然醉臥茅簷下 還愧醒吟澤畔人 『三峯集』 卷之二 해석 野父田翁勸酒頻 야부전옹권주빈 시골 농부가 자주 술을 권하며 謂言今日是良辰 위언금일시양진 “오늘이 좋은 날이죠.”라 말하네. 頹然醉臥茅簷下 퇴연취와모첨하 자빠져 고주망태되어 초가집 처마 아래 누웠으니 還愧醒吟澤畔人 환괴성음택반인 도리어 깨어선 읊조려대는 연못가를 거닐던 굴원에게 부끄럽네. 『三峯集』 卷之二 해설 귀양을 간 농촌에서 단오를 맞아 느낌이 있어서 지은 시이다. 농촌의 명절인 단오(端午)를 맞아 시골의 늙은이들이 어울려 술을 마시면서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삼봉(三峰)에게도 권한다. 주는 술을 받아먹고 술에 취해 초가집 처마 아래에 누워 있으니, 굴원(屈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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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추림(秋霖) 정도전(鄭道傳) 秋霖人自絶 柴戶不曾開 추림인자절 시호부증개 籬落堆紅葉 庭除長綠苔 리락퇴홍엽 정제장록태 鳥寒相竝宿 雁濕遠飛來 조한상병숙 안습원비래 寂寞悲吾道 唯應泥酒杯 적막비오도 유응니주배 『三峯集』 卷之二 해석 秋霖人自絶 柴戶不曾開 가을 장마에 인적이 끊겨 사립문을 일찍 열지 않네. 籬落堆紅葉 庭除長綠苔 울타리엔 붉은 잎이 쌓이고 정원의 섬돌엔 녹색 이끼 자라네. 鳥寒相竝宿 雁濕遠飛來 새는 추워 서로 함께 자고 기러기는 젖어 멀리서 날아 오네. 寂寞悲吾道 唯應泥酒杯 적막하구나 나의 도가 슬프기에 오직 응당 술잔에 고주망태 되련다. 『三峯集』 卷之二 해설 이 시는 가을장마를 노래한 것이다. 가을에 장마가 지니 사람이 다니지 않고,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사립문은 닫아둔 채 열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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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시를 베끼다 사도시(寫陶詩) 정도전(鄭道傳) 茅簷虛且明 隨意寫陶詩 모첨허차명 수의사도시 陶翁信高士 羲皇乃其儔 도옹신고사 희황내기주 委順大化中 無慮亦無爲 위순대화중 무려역무위 誰言千載遙 同得我心期 수언천재요 동득아심기 珍重尙友志 歲晚莫相違 진중상우지 세만막상위 『三峯集』 卷之一 해석 茅簷虛且明 隨意寫陶詩 처갓집 처마 비고도 밝아서 뜻대로 도연명의 시를 쓰네. 陶翁信高士 羲皇乃其儔 도옹은 진실로 고상한 선비라 복희의 짝이로다. 委順大化中 無慮亦無爲 대화(大化)【넓고 큰 덕화나 교화를 가리킴】의 속에서 순종하니 생각도 없고 또한 함도 없다네. 誰言千載遙 同得我心期 누가 천 년을 멀다 말하리오? 함께 내 마음의 기약을 얻은 것을. 珍重尙友志 歲晚莫相違 진중한 시대를 거슬러 벗삼는 뜻을 나이가 늙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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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곡 병서(文德曲 幷序) 정도전(鄭道傳) 殿下初卽位, 立經陳紀, 與民更始, 可頌者多矣. 擧其大者, 作開言路保功臣, 正經界定禮樂. 其詞曰: 法宮有儼深九重 一日萬機紛其叢 君王要得民情通 大開言路達四聰 開言路臣所見 我后之德與舜同 聖人受命乘飛龍 多士競起如雲從 協謀效力成厥功 誓以山河保始終 保功臣臣所見 我后之德垂無窮 經界毀矣久不修 強幷弱削相炰烋 我后正之期甫周 倉廩充富民息休 正經界臣所見 烝哉樂豈享千秋 爲政之要在禮樂 近自閨門達邦國 我后定之垂典則 秩然以序和以懌 定禮樂臣所見 功成治定配無極 『三峯集』 卷之二 해석 殿下初卽位, 立經陳紀, 與民更始, 可頌者多矣. 태조께서 막 즉위하셔서 경계를 세우고 기강을 베풀어 백성과 함께 다시 시작하니 노래하는 이들이 많았다. 擧其大者, 作開言路保功臣, 正經界定禮樂. 其詞曰: 그 큰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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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개지야 영유(詠柳) 정도전(鄭道傳) 含煙偏䙚䙚 帶雨更依依 함연편뇨뇨 대우갱의의 無限江南樹 東風特地吹 무한강남수 동풍특지취 傍村初暗淡 臨水轉分明 방촌초암담 림수전분명 向曉雨初霽 鶯兒忽一聲 향효우초제 앵아홀일성 牢落高樓畔 荒涼古驛邊 뢰락고루반 황량고역변 不堪斜日暮 更乃帶殘蟬 불감사일모 갱내대잔선 東門送客處 正値春風時 동문송객처 정치춘풍시 此恨何時盡 年年多別離 一作長新枝 차한하시진 년년다별리 久客未歸去 斜陽獨倚樓 구객미귀거 사양독의루 一聲何處篴 吹折碧江頭 일성하처적 취절벽강두 飄飄如欲近 故故似相隨 표표여욕근 고고사상수 輕薄還無定 難憑贈所思 경박환무정 난빙증소사 皆言舞腰細 復道翠眉長 개언무요세 부도취미장 若敎能一笑 應解斷人腸 약교능일소 응해단인장 『三峯集』 卷之一 해석 含煙偏䙚䙚 帶雨更依依 연기 머금어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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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사람과 이별하며 송춘일별인(送春日別人) 조운흘(趙云仡) 謫宦傷心涕淚揮 送人兼復送春歸 春風好去無留意 久在人閒學是非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謫宦傷心涕淚揮 적환상심체루휘 귀양 간 벼슬살이에 마음 상해 눈물을 흩뿌리고 送人兼復送春歸 송인겸부송춘귀 사람을 보내고 다시 돌아온 봄을 보내네. 春風好去無留意 춘풍호거무류의 봄바람아 잘 가서 머물 뜻 없애야 하니 久在人閒學是非 구재인한학시비 오래되면 인간의 시비를 배울 테니.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봄날 사람을 보내면서 지은 시이다. 서거정(徐居正)의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는 이규보(李奎報)의 「송춘음(送春吟)」과 함께 거론하면서 “이규보는 봄이 가는 것을 애석해한다면, 조운흘은 봄이 어서 떠날 것을 권하고 있다. 각각의 시가 독특한 뜻을 지니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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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보내는 마음을 노래하다 송춘음(送春吟) 이규보(李奎報) 春向晚送將歸 杳杳悠悠適何處 不唯收拾花紅歸 兼取人顔渥丹去 明年春廻花復紅 丹面一緇誰借與 送春去春去忙 空對殘花頻洒涕 問春何去春不言 黃鸎似代春傳語 鸎聲可聞不可會 不若忘情倒芳醑 好去春風莫廻首 與人薄情誰似汝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二 해석 春向晚送將歸 춘향만송장귀 봄이 저문 데로 향해 장차 돌려 보내야 하지만 杳杳悠悠適何處 묘묘유유적하처 아득하고도 그윽하게 어느 곳으로 가는가? 不唯收拾花紅歸 불유수습화홍귀 붉은 꽃을 거두어 갈 뿐 아니라 兼取人顔渥丹去 겸취인안악단거 아울러 사람의 얼굴의 붉은 기운도 가져 가네. 明年春廻花復紅 명년춘회화부홍 이듬해에 봄이 다시 와 꽃도 다시 붉겠지만 丹面一緇誰借與 단면일치수차여 붉은 얼굴이 한 번 새까매지니 누가 빌려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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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구월산의 작은 암자에서 짓다 제구월산소암(題九月山小菴) 조운흘(趙云仡) 山中猶在戊辰雪 柳眼初開己巳春 世上榮枯吾已見 此身無恨付窮貧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山中猶在戊辰雪 산중유재무진설 산 속엔 아직도 무진년(1388)의 눈 남아 있지만 柳眼初開己巳春 류안초개기사춘 버들눈이 막 기사년(1389) 봄에 열렸네. 世上榮枯吾已見 세상영고오이견 세상의 영화와 쇠락을 내가 이미 봤기에 此身無恨付窮貧 차신무한부궁빈 이 몸에 곤궁함과 가난함 붙은 걸 한스러워할 것 없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기사(己巳)년 봄에 구월산 작은 암자에서 지은 시이다. 지난해 쌓였던 눈이 아직 남아 있는데, 버들개지가 막 눈을 틔워 봄이 왔음을 알린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섭리(攝理)가 아닌가? 인간의 영고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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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 교체기의 혼란을 냇물에 담아 읊다 즉사(卽事) 조운흘(趙云仡) 柴門日午喚人開 徐步林亭坐石苔 昨夜山中風雨在 滿溪流水泛花來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柴門日午喚人開 시문일오환인개 사립문은 대낮에 사람을 불러 열고 徐步林亭坐石苔 서보림정좌석태 천천히 숲의 정자를 걷다가 바위 이끼에 앉네. 昨夜山中風雨在 작야산중풍우재 어젯밤 산 속에 바람과 비가 와서 滿溪流水泛花來 만계류수범화래 시냇가 가득 흐르는 물에 꽃이 떠서 내려오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 20번에 의하면, 석간(石磵) 조운흘(趙云仡)은 고려 때 이미 관직이 현달하였으나 늘그막에는 미친 체하며 세상을 즐기고 지내면서 사평원주(沙坪院主)가 되기를 자청하였다. 하루는 임견미(林堅味)와 염흥방(廉興邦)의 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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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에 올라서 등루(登樓) 남을 대신해서 짓다[代人作] 이숭인(李崇仁) 西風遠客獨登樓 楓葉蘆花滿眼愁 何處人家橫玉笛 一聲吹斷一江秋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석 西風遠客獨登樓 서풍원객독등루 가을바람에 원유하던 나그네 홀로 누각에 올라 楓葉蘆花滿眼愁 풍엽로화만안수 단풍잎과 갈대꽃이 눈에 가득하니 근심스럽네. 何處人家橫玉笛 하처인가횡옥적 어느 곳의 인가에서 옥 젓대 비껴들고 一聲吹斷一江秋 일성취단일강추 한 소리로 불러 한 강의 가을을 끊어내는가?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설 이 시는 어느 가을, 먼 길을 가던 길에 누각에 올라 느낀 정회(情懷)를 노래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51쪽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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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프게도 가을이 다시 오다 추회(秋廻) 이숭인(李崇仁) 天末秋廻尙未歸 孤城落照不勝悲 曾陪元鷺趨文陛 今向江湖理釣絲 骨自罹讒成大瘦 詩因放意有新奇 明珠薏苡終須辨 只恐難調長者兒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 天末秋廻尙未歸 천말추회상미귀 하늘 끝이라 가을이 돌아왔지만 아직도 돌아갈 수 없어 孤城落照不勝悲 고성락조불승비 외로운 성의 낙조에 슬픔을 이기지 못하네. 曾陪元鷺趨文陛 증배원로추문폐 일찍이 대신(大臣)【원로(鴛鷺): 원추새와 백로인데, 이 두 새는 모습이 한아(閑雅)하고 질서가 있다 하여 조정 반열에 늘어선 백관을 비유하는 말로 곧잘 쓰인다.】을 모시고 문신의 섬돌에 나아갔다가 今向江湖理釣絲 금향강호리조사 지금은 강호를 향해 와서 낚시줄을 만든다네. 骨自罹讒成大瘦 골자리참성대수 뼈는 스스로 참소에 걸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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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서니 가련한 내 삶 의장(倚杖) 이숭인(李崇仁) 倚杖柴門外 悠然發興長 의장시문외 유연발흥장 四山疑列戟 一水聽鳴璫 사산의렬극 일수청명당 鶴立松丫暝 雲生石竇涼 학립송아명 운생석두량 遙憐十年夢 欵欵此中忙 요련십년몽 관관차중망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 倚杖柴門外 悠然發興長 사립문 밖에서 지팡이 짚으니 그득하게 흥이 길게도 나네. 四山疑列戟 一水聽鳴璫 사방 산은 창을 나열한 듯하고 한 줄기 물은 구슬 울 듯 들리지. 鶴立松丫暝 雲生石竇涼 학이 소나무 가지 갈라진 곳에 서니 어두워졌고 구름이 바위 구멍에서 피어나니 서늘하구나. 遙憐十年夢 欵欵此中忙 아득하고 가련한 10년의 꿈이여. 성실하고도 이 속에서 바빴음이.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설 이 시는 바쁘게 살아온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상념(想念)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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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버들개지 좋은 만큼 향수병만 커져 강남류(江南柳) 정몽주(鄭夢周) 江南柳江南柳 春風裊裊黃金絲 江南柳色年年好 江南行客歸何時 蒼海茫茫萬丈波 家山遠在天之涯 天涯之人日夜望歸舟 坐對落花空長嘆 空長嘆但識相思苦 肯識此間行路難 人生莫作遠游客 少年兩鬢如雪白 『圃隱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江南柳江南柳 강남류강남류 강남의 버들개지, 강남의 버들개지 春風裊裊黃金絲 춘풍뇨뇨황금사 봄바람에 황금 실 흔들리네. 江南柳色年年好 강남류색년년호 강남의 버들색이 해마다 좋더라도 江南行客歸何時 강남행객귀하시 강남의 나그네 어느 때 돌아가련지? 蒼海茫茫萬丈波 창해망망만장파 푸른 바다 아득히 만 장의 파도 치니 家山遠在天之涯 가산원재천지애 집과 산은 저 멀리 하늘 끝에 있어 天涯之人日夜望歸舟 천애지인일야망귀주 하늘 끝의 사람이 밤낮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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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의 안변성루에서 안변성루(安邊城樓) 정몽주(鄭夢周) 歸心杳杳入長空 萬里登樓滿帽風 已信此身無定止 明年何處聽秋鴻 『圃隱先生文集』 卷之二 해석 歸心杳杳入長空 귀심묘묘입장공 돌아갈 마음은 아득히 긴 허공에 들어가 萬里登樓滿帽風 만리등루만모풍 만리의 누각에 오르니 모자에 바람만 가득하네. 已信此身無定止 이신차신무정지 이미 이 몸을 믿어 정해 그칠 곳 없으니 明年何處聽秋鴻 명년하처청추홍 내년에 어느 곳에 가을 기러기 소리 들으리오. 『圃隱先生文集』 卷之二 해설 공민왕 12년(1363), 정몽주(鄭夢周)의 나이 27세 때에 동북면지휘사(東北面指揮使)인 한방신(韓方信)의 종사관(從事官)으로 여진 정벌에 종군(從軍)했을 때 지은 시이다. 기구(起句)의 ‘귀심(歸心)’은 포은(圃隱)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시어(詩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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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루는 우연히 ‘예에서 노닐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생각하며 사물을 봄이 매우 어설픈 것은 대개 사물만 감상하다가 본성을 잃을까[玩物喪志]하는 두려움으로 이렇게 되었던 건 아닌가 자책했다. 일반적으로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으니 어찌 하나의 사물이라도 내 본성 내면에 쓰임이 없겠는가. 생물 중 미물로는 자벌레보다 작은 것 없기에 짧은 시를 지어 스스로 경계한다. 여일일 우사유예지훈 자책관물심천 개유완물상지구이치차이 부유물유칙 기유일물지불위오성내지용재 물지미 막미어척확 고작단가이자경(予一日 偶思游藝之訓 自責觀物甚淺 蓋由玩物喪志是懼而致此耳 夫有物有則 豈有一物之不爲吾性內之用哉 物之微 莫微於尺蠖 故作短歌以自儆) 이색(李穡) 尺蠖汝何屈 屈甚折汝骨 척확여하굴 굴심절여골 尺蠖汝何伸 伸甚辱汝身 척확여하신 신심욕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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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거처하다가 참된 은둔을 생각하며 유거(幽居) 이색(李穡) 最愛幽居僻 林泉興有餘 최애유거벽 림천흥유여 出門山擁馬 入室酒浮蛆 출문산옹마 입실주부저 園靜宜扶策 窓明快讀書 원정의부책 창명쾌독서 陶然是眞隱 何必賦歸歟 도연시진은 하필부귀여 『牧隱詩藁』 卷之五 해석 最愛幽居僻 林泉興有餘 가장 사랑하는 건 조용히 골짜기에 거처하는 것이니 숲과 샘의 흥은 남음이 있네. 出門山擁馬 入室酒浮蛆 문을 나서면 산이 말을 안고 집에 들어가면 술이 술거품[蛆]이 떠오르네. 園靜宜扶策 窓明快讀書 동산 고요해 마땅히 지팡이 짚고 창은 밝아 쾌활하게 책을 읽지. 陶然是眞隱 何必賦歸歟 취한 기분이야말로【도연(陶然): 술에 취하여 즐거움을 형용한 말로, 도잠(陶潛)의 〈시운(時運)〉 시에, “이 한 잔 둘러 마시고, 도연히 스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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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보면서 느꺼움이 있어 대국유감(對菊有感) 이색(李穡) 人情那似物無情 觸境年來漸不平 偶向東籬羞滿面 眞黃花對僞淵明 爛熳開時爛熳游 煙紅露綠滿城浮 山齋又是秋風晚 只有黃花映白頭 仁煕殿北白沙岡 駐蹕群臣獻壽觴 病裏苦吟秋又晚 夢中時或侍先王 龍沙漠漠又秋風 衰草連雲落照紅 折得黃花誰上壽 海西千里是行宮 『牧隱詩藁』 卷之十九 해석 人情那似物無情 인정나사물무정 사람의 정이 사물 같아서 무정하랴? 觸境年來漸不平 촉경년래점불평 연래에 닿는 경치마다 점차 불평스러워져. 偶向東籬羞滿面 우향동리수만면 우연히 동쪽 울타리 향해 가니 부끄러움이 낯에 가득하니 眞黃花對僞淵明 진황화대위연명 진짜 노란 국화가 가짜 도연명과 마주했구나. 爛熳開時爛熳游 란만개시란만유 꽃이 활짝 펴서 질펀하게 노니 煙紅露綠滿城浮 연홍로록만성부 연기인 듯 붉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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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시 삼수를 섭공소와 함께 지으며 한풍삼수 여엽공소동부(寒風三首 與葉孔昭同賦) 이색(李穡) 寒風西北來 客子思故鄕 한풍서북래 객자사고향 悄然共長夜 燈光搖我床 초연공장야 등광요아상 古道已云遠 但見浮雲翔 고도이운원 단견부운상 悲哉庭下松 歲晩逾蒼蒼 비재정하송 세만유창창 願言篤交誼 善保金玉相 원언독교의 선보금옥상 寒風西北來 日夜吹不休 한풍서북래 일야취불휴 雲飛碧空闊 樹木聲颼颼 운비벽공활 수목성수수 早衙有公事 策馬披重裘 조아유공사 책마피중구 武夫喝官道 心中焦百憂 무부갈관도 심중초백우 何如日三丈 徐起猶蓬頭 하여일삼장 서기유봉두 寒風西北來 漸見層陰結 한풍서북래 점견층음결 坐知風勢闌 又是天欲雪 좌지풍세란 우시천욕설 須臾舞萬鶴 變化眞一瞥 수유무만학 변화진일별 閉戶獨微吟 途中車軸折 폐호독미음 도중거축절 時聞楚石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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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역사를 읽고서 독한사(讀漢史) 이색(李穡) 吾道多迷晦 儒冠摠冶容 오도다미회 유관총야용 子雲殊寂寞 伯始自中庸 자운수적막 백시자중용 六籍終安用 三章竟不從 육적종안용 삼동경부종 悠悠千載下 重憶孔明龍 유유천재하 중억공명룡 『牧隱詩藁』 卷之七 해석 吾道多迷晦 儒冠摠冶容 우리의 도는 많이들 헛갈리고 어두워 유학자들이 모두들 용모만을 가꾸네. 子雲殊寂寞 伯始自中庸 자운은 자못 적막하게 행동했고【한(漢)나라 양자운(揚子雲 양웅(揚雄))이 태현경(太玄經)을 저술하며 숨어 살면서, “적막(寂寞)으로 덕을 지킨다.”고 자칭하더니, 뒤에 역적(逆賊) 왕망(王莽)에게 벼슬하다가 죄에 걸려 체포를 당하게 되자 높은 누각에서 몸을 던져 떨어졌다. 사람들이, “적막(寂寞)은 투각(投閣)이로다.” 하였다.】 백시는 스스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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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그막의 회포를 풀어내다 견회(遣懷) 이색(李穡) 倏忽百年半 蒼黃東海隅 숙홀백년반 창황동해우 吾生元跼蹐 世路亦崎嶇 오생원국척 세로역기구 白髮或時有 靑山何處無 백발혹시유 청산하처무 微吟意不盡 兀坐似枯株 미음의부진 올좌사고주 『牧隱詩藁』 卷之二十八 해석 倏忽百年半 蒼黃東海隅 어느새 문득 반백 살로 거친 동해 귀퉁이에 있네. 吾生元跼蹐 世路亦崎嶇 내 삶이란 원래 뒤뚱뒤뚱 걸었고 세상의 길은 또한 기구했지. 白髮或時有 靑山何處無 흰 머리야 혹 이따금 있을 테고 청산은 어느 곳인들 없겠는가? 微吟意不盡 兀坐似枯株 은미하게 읊조리니 뜻이 다함이 없어 허리 펴고 앉으니 마른 나무 같구나. 『牧隱詩藁』 卷之二十八 해설 인생의 만년에 인생을 회고하며 지나온 삶을 안타까워하며 지은 시이다. 어느새 벌써 오십이다. 동해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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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회상하며 현실을 한탄하며 쓰다 기사(紀事) 이색(李穡) 衣鉢誰知海外傳 圭齊一語尙琅然 邇來物價皆翔貴 獨我文章不直錢 中原豪傑古來多 命也時哉不奈何 獨有冥鴻飛自遠 肯從一面入湯羅 半山節義與文章 高視乾坤獨擅場 只是水淸泥在底 偶因一擾濁無光 『牧隱詩藁』 卷之十三 해석 衣鉢誰知海外傳 의발수지해외전 의발이 누가 해외에 전해질 줄 알았으랴? 圭齊一語尙琅然 규제일어상랑연 규제의 한 마디 말【규재는 원(元)나라의 학자로 한림학사 승지(翰林學士承旨)를 지낸 구양현(歐陽玄)의 호인데, 공민왕(恭愍王) 3년(1354)에 저자가 원나라에 가서 회시(會試)에 응시했던바, 당시 독권관(讀券官)이던 구양현이 저자의 대책문(對策文)을 보고는 대단히 칭상(稱賞)하면서 이갑(二甲) 제이명(第二名)으로 발탁하고 말하기를, “도통(道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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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호에 늦게 낀 아지랑이 동정만애(洞庭晚靄) 이색(李穡) 一點君山夕照紅 闊吞吳楚勢無窮 長風吹上黃昏月 銀燭紗籠暗淡中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一點君山夕照紅 일점군산석조홍 한 점의 군산(君山)【동정호 가운데 있는 산】엔 석양빛 비추고 闊吞吳楚勢無窮 활탄오초세무궁 오나라와 초나라【동정호 동남쪽에 있는 두 나라】를 삼킬 듯한 기세가 무궁하구나. 長風吹上黃昏月 장풍취상황혼월 긴 바람 불어오며 황혼의 달 떠오르니 銀燭紗籠暗淡中 은촉사롱암담중 은 촛불이 암담한 중에 비단 주머니에 들어 있는 듯하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동오팔영」을 본떠서 지은 8수 가운데 첫 수인데, 제목에 달린 주에 다음과 같은 저작 배경이 실려 있다. 「동오팔영」은 심약이 지은 것인데, 송나라 송적(宋迪)이 이에 그림을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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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흥을 즉흥적으로 쓰며 신흥즉사(晨興卽事) 이색(李穡) 湯沸風爐雀噪簷 老妻盥櫛試梅鹽 日高三丈紬衾暖 一片乾坤屬黑甜 『牧隱詩藁』 卷之二十七 해석 湯沸風爐雀噪簷 탕비풍로작조첨 풍로에선 끓고 있고 처마에선 참새 지저귀고 老妻盥櫛試梅鹽 로처관즐시매염 늙은 아내는 세수하고 빗질하며 매실과 소금으로 양념하길[梅鹽] 시도하네. 日高三丈紬衾暖 일고삼장주금난 해가 삼장에 솟아 오르니 가는 이불도 따스하니 一片乾坤屬黑甜 일편건곤속흑첨 한 조각의 천지에서 꿀잠을 자네. 『牧隱詩藁』 卷之二十七 해설 이 시는 새벽에 일어나서 즉흥적으로 지은 시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풍로에서는 물이 끊고 있고 처마에서는 참새가 무리지어 지저귀고 있다. 늙은 아내는 나보다 먼저 일어나 벌써 세수를 마치고 머리를 빗고서 아침을 위해 음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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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현재의 만족을 읊조리며 우음(偶吟) 이색(李穡) 桑海眞朝暮 浮生況有涯 상해진조모 부생황유애 陶潛方愛酒 江摠未還家 도잠방애주 강총미환가 小雨山光活 微風柳影斜 소우산광활 미풍류영사 自回遠游意 獨坐賞年華 자회원유의 독좌상년화 『牧隱詩藁』 卷之二十二 해석 桑海眞朝暮 浮生況有涯 뽕밭이 바다되는 건 진실로 아침이 저녁 되는 것 같으니 뜬 삶이 하물며 끝이 있음에랴. 陶潛方愛酒 江摠未還家 도잠은 술을 좋아하고 강총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네【양(梁)나라 문인(文人) 강총(江摠)이 난리를 만나서 고향을 떠나, 그의 외숙이 있는 영남(嶺南)으로 가서 의탁하였는데,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를 지었다.】. 小雨山光活 微風柳影斜 이슬비가 산빛에 드러나고 미풍이 버들개지 그림자에 비끼네. 自回遠游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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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나서며 조행(早行) 이색(李穡) 凌晨問前路 曉色未全分 능신문전로 효색미전분 帶月馬頭夢 隔林人語聞 대월마두몽 격림인어문 樹平連野霧 風細起溪雲 수평연야무 풍세기계운 已過三河縣 丹心祗在君 이과삼하현 단심지재군 『牧隱詩藁』 卷之二 해석 凌晨問前路 曉色未全分 새벽을 타고서 앞길 물으니 새벽빛 온전히 분명치 않네. 帶月馬頭夢 隔林人語聞 달을 두르고 말 머리에서 꿈꾸는데 숲 너머에서 사람들 말소리 들려오네. 樹平連野霧 風細起溪雲 숲은 평평해 들판의 이슬에 연이어져 있고 바람은 미세해 시냇가 구름에서 일어나네. 已過三河縣 丹心祗在君 이미 삼하현【삼하현(三河縣): 본래, 한(漢) 때에는 임구현(臨泃縣)의 땅이었는데, 당 때 와서 석로현(析潞縣)에 삼하현을 설치하였으니, 칠도(七渡), 포구(鮑丘), 임구(臨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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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염흥방에게 예전의 흥취를 부치다 기동정(寄東亭) 이색(李穡) 春深門巷少經過 桃李花開落又多 記得去年亭上坐 一簾踈雨酒生波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春深門巷少經過 춘심문항소경과 봄이 깊은 문과 거리에 지나가는 이 적어 桃李花開落又多 도리화개락우다 복사꽃, 이화꽃 피었다가 떨어진 게 또한 많구나. 記得去年亭上坐 기득거년정상좌 작년에 정자 위에 앉았던 때 기억나니 一簾踈雨酒生波 일렴소우주생파 한 주렴에 여우비 내리고 술은 파도처럼 생겼었지.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 이 시는 동정 염흥방에게 준 것으로, 늦은 봄 벗과 함께 술에 취해 흥취(興趣)를 즐기고자 한 시이다. 봄이 깊어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흐드러지게 핀 골목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문득 지난해 봄이 생각난다. 염흥방과 함께 주렴이 한쪽에만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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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의 한포에서 달을 장난치며 한포롱월(漢浦弄月) 이색(李穡) 日落沙逾白 雲移水更淸 일락사유백 운이수갱청 高人弄明月 只欠紫鸞笙 고인롱명월 지흠자란생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 日落沙逾白 雲移水更淸 해 지자 모래 더욱 희어지고 구름 옮겨가자 물 더욱 맑아지네. 高人弄明月 只欠紫鸞笙 고상한 사람이 밝은 달을 장난치지만 다만 자란의 생황【자란생(紫鸞笙): 신선이 부는 피리인데, 진자앙(陳子昻)과 이백(李白)의 시(詩)에 있다.】이 없구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 이 시는 이색과 절친한 염흥방(廉興邦)이 천령현으로 귀양 가서 금사리(金沙里)에서 지낸 심정을 함께 지은 「금사팔영」, 가운데 하나로, 한포에서 달을 감상하고 있는 염흥방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해가 지고 달이 뜨니, 달빛을 받아 모래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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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의 박명함에 대해 이백의 운을 사용해서 지으며 첩박명 용태백운(妾薄命 用太白韻) 이곡(李穀) 妾本寒門子 荊釵居白屋 첩본한문자 형채거백옥 美質天所生 兩臉知赬玉 미질천소생 량검지정옥 自倚傾國艶 乃與世人踈 자의경국염 내여세인소 五陵多年少 過者皆停車 오릉다년소 과자개정거 一笑肯輕賣 千金且不收 일소긍경매 천금차불수 以此自愆期 歲月長江流 이차자건기 세월장강류 西風昨夜至 莎雞鳴露草 서풍작야지 사계명로초 紅顏恐消歇 時過不再好 홍안공소헐 시과부재호 生不識人面 長年在深屋 생불식인면 장년재심옥 一爲色所誤 反遭珉欺玉 일위색소오 반조민기옥 憎愛古無常 朝恩暮乃踈 증애고무상 조은모내소 悒悒詠秋扇 望絶登君車 읍읍영추선 망절등군거 金牀爲誰拂 繡被久已收 금상위수불 수피구이수 閨空寒月落 但見螢火流 규공한월락 단견형화류 沉憂暫成夢 依俙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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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직사(密直使) 정3품으로 왕명을 출납하는 대언인 정씨에게 부치다 기정대언(寄鄭代言) 이곡(李穀) 百年心事一扁舟 自笑歸來已白頭 猶有皇朝玉堂夢 不知身在荻花洲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八 해석 百年心事一扁舟 백년심사일편주 백년의 마음과 일을 한 조각배에 실었으니 自笑歸來已白頭 자소귀래이백두 스스로 귀거래했지만 이미 흰 머리 났음이 웃긴다네. 猶有皇朝玉堂夢 유유황조옥당몽 아직도 임금의 홍문관[玉堂]에 대한 꿈을 지니고 있어 不知身在荻花洲 부지신재적화주 몸이 물억새 꽃 핀 모래톱에 있음을 모르는 구나.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八 해설 이 시는 정대언에게 부친 시로, 귀거래(歸去來) 후(後)의 심사(心思)를 노래한 것이다. 평생의 심사(心事)를 거룻배에 붙였는데, 이제 돌아와 보니 벌써 늙어 버렸다. 그렇게 바라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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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집의 벽에 쓰다 제촌사(題村舍) 이곡(李穀) 我欲卜居滄海濱 漁村到處盡堪憐 此家有酒仍多竹 題壁何須問主人 『稼亭先生文集』 卷之二十 해석 我欲卜居滄海濱 아욕복거창해빈 나는 푸른 바닷가에 살 만한 곳을 정하고자 해서 漁村到處盡堪憐 어촌도처진감련 어촌의 도착하는 곳마다 죄다 사랑할 만하네. 此家有酒仍多竹 차가유주잉다죽 이 집엔 술이 있고 따라서 대나무도 많으니 題壁何須問主人 제벽하수문주인 벽에 쓸 적에 어찌 반드시 주인에게 물으리오【대나무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하루도 차군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何可一日無此君〕”라고 말했던 동진(東晉)의 왕휘지(王徽之)가 어느 날 어떤 사대부의 집에 멋있는 대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집에 들르니, 집주인이 술자리를 마련해 놓고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왕휘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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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를 기행하다가 참군에게 주다 기행일수 증청주참군(紀行一首 贈淸州參軍) 이곡(李穀) 법령이 자잘해져 백성이 괴롭네 古人重畫一 今人好變更 고인중화일 금인호변갱 法令牛毛細 黔蒼魚尾赬 법령우모세 검창어미정 嗟嗟遠游子 爾心胡不平 차차원유자 이심호불평 平生多爲口 慣作東南行 평생다위구 관작동남행 여행길에 목견한 파발마에 그린 희망 逶迤過上黨 千里到韓城 위이과상당 천리도한성 道途多所見 感嘆由中生 도도다소견 감탄유중생 十里五里間 馳傳紛可驚 십리오리간 치전분가경 下馬立道側 過眼知流星 하마립도측 과안지류성 吾疑將德音 布玆南畒氓 오의장덕음 포자남묘맹 백성의 골수까지 빼먹다 或云筭閒口 抽錢及孤惸 혹운산한구 추전급고경 或云籠山野 割地歸兼幷 혹운롱산야 할지귀겸병 訟牒方組織 逃戶連欹傾 송첩방조직 도호연의경 皇華豈謂是 聖人著之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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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의 최장원에게 부치다 기완산최장원(寄完山崔壯元) 이곡(李穀) 退卧田廬未足多 山川爲界入豪家 筭來猶勝馳名客 萬丈黃埃鬢欲華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五 해석 退卧田廬未足多 퇴와전려미족다 물러나 시골 집에 누워도 대단하기에 부족하니 山川爲界入豪家 산천위계입호가 산천의 경계 지은 곳이 권세가의 집에 들어간 것을. 筭來猶勝馳名客 산래유승치명객 헤아리면 오히려 낫으리. 명예에 내달리는 나그네로 萬丈黃埃鬢欲華 만장황애빈욕화 만 길이의 누런 진흙에 귀밑머리 하얗게 되려는 것보다.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五 해설 완산 최장원에게 부친 시로, 이곡(李穀)의 사대부(士大夫)로서 평소에 지니고 있는 자의식(自意識)이나 관인(官人)으로서의 현실적 갈등을 노래하고 있다. 관직에서 물러나 시골집에서 한가롭게 누워 지낸다고 자랑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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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금화군에서 묵으며 숙금성현(宿金城縣) 이곡(李穀) 秋入金城錦不如 千崖萬樹得霜初 林間老屋流亡外 山上磽田賦稅餘 莫厭使華紛傳遽 惟嫌吏弊巧侵漁 閑遊似我猶相擾 深愧淵明獨愛廬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九 해석 秋入金城錦不如 추입금성금불여 가을이 금성에 들어가니 비단 못지 않아 千崖萬樹得霜初 천애만수득상초 온 벼랑과 온 나무가 처음으로 서리 입었네. 林間老屋流亡外 림간로옥류망외 유랑한 바깥엔 숲 사이 오랜 초가집만 있고 山上磽田賦稅餘 산상교전부세여 세금을 낸 나머지는 산 위에 메마른 밭만 있다네. 莫厭使華紛傳遽 막염사화분전거 어지럽게 전하는 사신의 화려함을 싫어하진 마시고 惟嫌吏弊巧侵漁 유혐리폐교침어 오직 교묘하게 물고기를 침탈하는 아전의 피폐함을 싫어하오. 閑遊似我猶相擾 한유사아유상요 한가롭게 유랑함에도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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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절 후에 성남에 나가 서산의 눈을 바라보며 청명후출성남망서산설(淸明後出城南望西山雪) 이곡(李穀) 今朝偶上第三橋 春晚西山雪未消 恠底東風吹不力 近山麰麥有春苗 肉林高處酒池深 春雪餘威不敢侵 天本於人無厚薄 民今相食是何心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八 해석 今朝偶上第三橋 금조우상제삼교 오늘 아침에 우연히 제3교에 오르니 春晚西山雪未消 춘만서산설미소 봄이 늦어 서쪽 산에 눈 녹지 않았네. 恠底東風吹不力 괴저동풍취불력 괴이한 것은 봄바람 불지만 힘이 없어 近山麰麥有春苗 근산모맥유춘묘 근처 산에 보리가 봄싹인 걸. 肉林高處酒池深 육림고처주지심 고기숲 높은 곳은 술 연못도 깊으니 春雪餘威不敢侵 춘설여위불감침 봄 눈의 남은 위엄 감히 침범치 못하네. 天本於人無厚薄 천본어인무후박 하늘은 본래 사람에게 두터움과 엷음이 없지만 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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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의 홍도문(鴻都門) 안에 세운 학교에서 홍도문학(鴻都門學) 이곡(李穀) 欲挽皇王至治廻 石渠白虎昔曾開 鴻都亦是修文地 何用雕虫鳥篆才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五 해석 欲挽皇王至治廻 욕만황왕지치회 천황의 지극한 다스침을 돌리려 끌려 하여 石渠白虎昔曾開 석거백호석증개 석거와 백호가 예전에 일찍이 회의를 열었었지【한나라 선제(宣帝)와 장제(章帝)가 각각 석거각(石渠閣)과 백호관(白虎觀)에서 학사(學士)들과 함께 친히 오경(五經)을 강론하며 『석거의주(石渠議奏)』와 『백호의주(白虎議奏)』를 펴낸 유명한 고사가 있다.】. 鴻都亦是修文地 홍도역시수문지 홍도문의 학교도 또한 문학을 연마하는 곳인데 何用雕虫鳥篆才 하용조충조전재 어째서 문장 수식하는【조충조전(雕虫鳥篆): 벌레나 새 발자국 모양으로 생겨서 알아보기 힘든 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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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아낙의 탄식 전부탄 이수(田婦歎 二首) 이달충(李達衷) 霖雨連旬久未炊 門前小麥正離離 待晴欲刈晴還雨 謀飽爲傭飽易飢 夫死紅軍子戍邊 一身生理正蕭然 插竿冠笠雀登頂 拾穗擔筐蛾撲肩 『霽亭先生文集』 卷之一 今田家爲偶人立田中, 以懼鳥雀. 鳥雀知其非眞不去, 登其頂. 해석 霖雨連旬久未炊 림우연순구미취 장마가 열흘동안 이어져 오래도록 밥불 못 땠는데 門前小麥正離離 문전소맥정리리 문 앞의 작은 보리는 정히 쭉쭉 솟아 있네[離離]. 待晴欲刈晴還雨 대청욕예청환우 개길 기다려 베려 했는데 개었다가 다시 비오니 謀飽爲傭飽易飢 모포위용포이기 배 부르길 도모하려 해도 게을러 배부름이 쉬이 배고파져. 夫死紅軍子戍邊 부사홍군자수변 남편은 홍건적에 죽고 아들은 변방에 수자리 가 一身生理正蕭然 일신생리정소연 한 몸의 삶이 정히 쓸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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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에 집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고서 칠월사일득가서(七月四日得家書) 이곡(李穀) 去國已五月 今朝始得書 거국이오월 금조시득서 得之不敢拆 書中道何如 득지불감탁 서중도하여 平安無他語 旅懷今始舒 평안무타어 려회금시서 菽水歡自足 箕斗名亦虗 숙수환자족 기두명역허 誰能更拘束 吾當返吾廬 수능갱구속 오당반오려 『稼亭先生文集』 卷之十四 해석 去國已五月 今朝始得書 나라 떠난 지 이미 5개월에서야 오늘 아침에 비로소 편지 받았네. 得之不敢拆 書中道何如 받았지만 감히 뜯지 못한 것은 편지 속에 어떤 것을 말했는지 平安無他語 旅懷今始舒 평안하다 하고 다른 말 없으니 나그네 회포가 이제 처음으로 풀어지네. 菽水歡自足 箕斗名亦虗 콩죽이나 물의 기쁨【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어버이를 극진히 봉양하는 자식의 기쁨을 말한다. 공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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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캐러 온 마을이 들썩이는 사연 상율가(橡栗歌) 윤여형(尹汝衡) 도토리의 특징 橡栗橡栗栗非栗 誰以橡栗爲之名 味苦於荼色如炭 療飢未必輸黃精 도토리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村家父老裹糇糧 曉起趁取雄雞聲 陟彼崔嵬一萬仞 捫蘿日與猿狖爭 崇朝掇拾不盈筐 兩股束縛飢膓鳴 天寒日暮宿空谷 燒桂燃松煮溪蔌 夜深霜露滿皎肌 男呻女吟苦悽咽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試向村家問老農 老農丁寧爲予說 近來權勢奪民田 標以山川作公案 或於一田田主多 徵後還徵無閒斷 或罹水旱年不登 塲圃年深草蕭索 剝膚槌髓掃地空 官家租稅奚由出 壯者散之知幾千 老弱獨守懸磬室 未忍將身轉溝壑 空巷登山拾橡栗 시골 늙은이의 피로 만들어진 부잣집 밥상 其言悽惋略而盡 聽終辭絶心如噎 君不見 侯家一日食萬錢 珍羞星羅五鼎列 馭吏沉酒吐錦茵 肥馬厭穀鳴金埒 焉知彼美盤上餐 盡是村翁眼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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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에게 편지를 주며 증우인(贈友人) 최림(崔林) 白日有朝暮 靑山無古今 백일유조모 청산무고금 一尊榮辱外 相對細論心 일존영욕외 상대세론심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 白日有朝暮 靑山無古今 흰 해는 아침저녁에 다름이 있지만 청산은 고금에 다름이 없지. 一尊榮辱外 相對細論心 하나의 영욕 바깥의 술로 서로 마주하고 세세히 마음을 논해보세.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 이 시는 친구에게 주는 시로, 경박한 세정(世情)을 초월하여 청산(靑山)처럼 변함없는 우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시이다. 아침이면 밝은 빛을 드러내다가 저녁이 되면 빛이 사라져 어둡게 되는 저 태양은 영화와 치욕이 반복되는 인간사(人間事)와 흡사하다. 그러나 청산(靑山)은 아침저녁은 물론이고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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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힘겨운 삶을 읊으며 촌중시사운(村中時事韻) 민사평(閔思平) 村中對案淚霑衣 只爲今年省見稀 촌중대안루점의 지위금년성견희 男困有心逃戶籍 女飢無力借隣機 남곤유심도호적 녀기무력차린기 催租酷吏頻持牒 乞食窮兒每到扉 최조혹리빈지첩 걸식궁아매도비 且問當時誰任責 欲言非職恨身微 차문당시수임책 욕언비직한신미 無義生猶死 有心榮亦枯 무의생유사 유심영역고 忍看邦本瘁 鞭背無完膚 인간방본췌 편배무완부 志士慕高舜 難忘畎畝中 지사모고순 난망견무중 負暄琴在膝 可以和南風 부훤금재슬 가이화남풍 『及菴先生詩集』 卷之一 해석 村中對案淚霑衣 마을에서 책상 대하니 눈물이 옷을 적시는 것은 只爲今年省見稀 다만 올해엔 성친(省親)을 드물게 해서이지. 男困有心逃戶籍 남자는 곤궁해져 호적에서 빠질 마음이 있고 女飢無力借隣機 여자는 굶주려 이웃 베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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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민지(澠池) : 현재의 하남성(河南省) 의양현(宜陽縣) 서쪽에 있는 못. 전국 시대 진 소왕(秦昭王)은 조(趙) 나라 혜문왕(惠文王)에게 사신을 보내어 민지(澠池)에 모여 우호를 다지자고 하였다. 이때 조왕은 음흉한 진 나라를 두려워하여 가지 않으려고 하자 인상여(藺相如)는 “가지 않으면 조 나라의 약점을 보이는 것입니다.” 하니, 조왕은 부득이 상여를 대동하고 가서 모였었다.】에서 민지(澠池) 이제현(李齊賢) 強秦若翼虎 懦趙眞首鼠 강진약익호 나조진수서 特會非同盟 安危在此擧 특회비동맹 안위재차거 藺卿膽如斗 杖劍立左右 인경담여두 장검립좌우 叱咤生風雷 萬乘自擊缶 질타생풍뢰 만승자격부 桓桓百萬兵 一言有重輕 환환백만병 일언유중경 廉頗伏高義 犬子慕遺名 염파복고의 견자모유명 駕言池上遊 去我今幾秋 가언지상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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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점(黃土店) 충선왕이 참소를 받아 스스로 해명하지 못하고 귀양갔다는 걸 듣고서[聞上王見譖, 不能自明] 이제현(李齊賢) 世事悠悠不忍聞 荒橋立馬忽忘言 幾時白日明心曲 是處靑山隔淚痕 燒棧子房寧負信 翳桑靈輒早知恩 傷心無術身生翼 飛到雲宵一叫閽 ⇒해석보기 咄咄書空但坐愁 式微何處是菟裘 十年艱險魚千里 萬古升沈貉一丘 白日西飛魂正斷 碧江東注淚先流 滿門簪履無雞狗 飽德如吾死合羞 ⇒해석보기 寸腸氷炭亂交加 一望燕山九起嗟 誰謂鱣鯨困螻蟻 可憐蟣蝨訴蝦蟇 才微杜漸顏宜赭 責重扶顚髮已華 萬古金縢遺冊在 未容群叔誤周家 『益齋亂稿』 卷第二 ⇒해석보기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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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로 가는 길의 서글픈 감정 감회(感懷) 이제현(李齊賢) 旅枕雞號夢易廻 征鞍欲拂思悠哉 霜風浙瀝貂裘弊 星月闌干畫角哀 淸渭却思浮葉去 玄都非爲看花來 孟嘗賓客皆珠履 豈必三千摠俊才 枕肱茅店夜三更 矯首金臺路幾程 苦節頗同彈鋏客 芳年已過棄繻生 窮通有命悲親老 緩急非才愧主明 畢竟行藏誰與問 滿窓霜月獨鍾情 半世雕蟲恥壯夫 中年跨馬倦征途 杯盤草草燈花落 關塞迢迢曉月孤 華表未歸千載鶴 上林誰借一枝烏 有錢徑買澆腸酒 莫使詩班入鬢鬚 長卿去蜀曾題柱 鄒子遊梁得曳裾 奔走無功合投劾 交遊似夢惜離居 未拚蓑笠盟鷗鳥 已分圖書養蠹魚 一望鄕關時自笑 百年天地亦蘧廬 『益齋亂稿』 卷第二 해석 旅枕雞號夢易廻 려침계호몽이회 나그네 꿈꾸다가 닭이 울자 꿈이 쉬이 깨어 征鞍欲拂思悠哉 정안욕불사유재 나아가는 안장은 떨치려 하지만 생각만은 그윽하네. 霜風浙瀝貂裘弊 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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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산에 올라 백안 승상을 떠올리며 고정산(高亭山) 백안【백안(伯顔): 원대(元代) 초기에 세조(世祖) 홀필렬(忽必烈)의 신하로 송 나라를 공벌하는 공을 세웠고 그 후 태부(太傅)까지 지냈다.】 승상이 군대를 주둔시켰던 곳에서[伯顏丞相駐軍之地] 이제현(李齊賢) 江上山如淡掃眉 人家處處槿花籬 停舟欲問松間寺 策杖先窺竹下池 帆影暮連芳草遠 鍾聲曉出白雲遲 憑欄一望三吳小 像想將軍立馬時 『益齋亂稿』 卷第一 해석 江上山如淡掃眉 강상산여담소미 강 위의 산은 담담히 쓴 눈썹 같고 人家處處槿花籬 인가처처근화리 인가 곳곳엔 무궁화꽃 울타리네. 停舟欲問松間寺 정주욕문송간사 배를 멈추고 소나무 속 사찰을 물으려다가 策杖先窺竹下池 책장선규죽하지 지팡이 짚고 먼저 대나무 연못 바라보네. 帆影暮連芳草遠 범영모연방초원 돛대 그림자는 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