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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7. 정지상과 김부식의 악연 侍中金富軾,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時, 兩人爭軋不相能. 世傳知常有, ‘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終不許. 後知常爲富軾所誅, 作陰鬼. 富軾一日詠春詩, 曰: ‘柳色千絲綠, 桃花萬點紅.’ 忽於空中鄭鬼批富軾頰曰: “千絲萬點, 有孰數之也? 何不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富軾頗惡之. 後往一寺, 偶登厠, 鄭鬼從後握陰卵, 問曰: “不飮酒何面紅?” 富軾徐曰: “隔岸丹楓照面紅.” 鄭鬼緊握陰卵曰: “何物皮卵子?” 富軾曰: “汝父卵, 鐵乎?” 色不變. 鄭鬼握卵尤力, 富軾竟死於厠中. 해석 侍中金富軾,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時, 시중 김부식과 학사 정지상은 문장으로 한 때에 이름을 나란히 했지만 兩人爭軋不相能. 두 사람은 종알거리며 서로 화목하질 못했다. 世傳知常有,..
그대를 보내며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비 그친 긴 둑에 풀빛 짙은데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그대 보낸 남포엔 슬픈 노래 흐르네.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대동강의 물은 언제나 마를꼬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는 걸.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고려시대 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개경에 가서 유학하기 이전 평양에 살 때 지은 작품이며, 송별시로 당시부터 널리 읽혀 왔다. 첫 구는 이별하는 장소의 경물 묘사로, 비 온 뒤에 한결 더 푸른 풀빛이 이별의 서정과 조화를 이루면서 詩想(시상)을 이끈다. 비가 개인 강둑이라는 공간과 풀빛이 짙어져 가는 화려한 봄을 그려 내..
그대를 보내는 눈물 때문에 대동강이 마르질 않네 시는 나에게 고통이었고 피하고 싶은 것이었으며, 여전히 맞닥뜨리기 싫은 그 무엇이었다. 고등학생 때 언젠가 시를 쓰라는 과제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도무지 펜을 들어 쓸 수가 없었다. 시란 늘 분석해야 하고 정답이란 게 정해져 있으며, 중의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내내 시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만 배웠지, 한 번도 내 삶에서 편안하게 느껴본 적이 없으니 당연했다. 마치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듯 시는 객관적인 잣대로 분석하고, 의미를 무작정 찾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시란 늘 이렇게 공부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러니 시도 아무나 쓸 수 없는 거라 당연히 생각하게 됐다. 늘 벽과 같던, 맘 떠난 여인 같던 시..
20글자로 전한 협박 아닌 협박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신묘한 꾀는 천문을 꿰뚫었고 묘한 헤아림은 지리에 능통했네.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싸움에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할 줄 알면 멈추시라. 『東文選』 을지문덕의 「여수장우중문與隋將于仲文」은 어떤 한문학사책을 펼쳐보든 제일 먼저 언급되는 시다. 그만큼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작품치고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대구의 구성 등이 절묘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오죽했으면, 허균은 “비록 을지문덕과 진덕여왕의 시가 역사책에 모아져 있으나, 과연 그 손에서 나온 것인지 감히 믿을 수 없다.(『성소부부고』)”라고 했을 정도였을까. 대화의 달인, 을지문덕의 대화술 예전에 이 시를 배웠을 때 1, 2句가 대구로 되어 있다는 부분을 크게 강조했던 기억이 난다. 을지문덕..
잡된 흥이 일어잡흥(雜興) 최유청(崔惟淸) 春草忽已綠 滿園胡蝶飛춘초홀이록 만원호접비東風欺人睡 吹起床上衣동풍기인수 취기상상의覺來寂無事 林外射落暉각래적무사 림외사락휘依檻欲歎息 靜然已忘機의함욕탄식 정연이망기 人生百歲間 忽忽如風燭 인생백세간 홀홀여풍촉 且問富貴心 誰肯死前足차문부귀심 수긍사전족仙夫不可期 世道多飜覆선부불가기 세도다번복聊傾北海尊 浩歌仰看屋 료경북해존 호가앙간옥 『東文選』 卷之四 해석春草忽已綠 滿園胡蝶飛봄풀은 어느덧 이미 푸르러졌고 온 동산에 나비 나네.東風欺人睡 吹起床上衣동풍이 자던 사람 속이려 침상 옷에 불고 너풀대어覺來寂無事 林外射落暉깨어보니 적막히 일은 없고 숲 밖에 석양빛 비껴 있네.依檻欲歎息 靜然已忘機난간에 기대 탄식하려 하니, 고요하여 이미 기심(機心)【기심(機心): 교사(巧詐)한 마음, ..
금을 던져 우애를 되찾다 兄弟投金 高麗恭愍王時, 有民兄弟. 偕行, 弟得黃金二錠, 以其一, 與兄. 至孔巖津, 同舟而濟, 弟忽投金於水. 兄怪而問之, 答曰: “吾平日, 愛兄篤, 今而分金, 忽萌忌兄之心. 此乃不祥之物也, 不若投諸江而忘之.” 兄曰: “汝之言, 誠是矣.” 亦投金於水. -『新增東國輿地勝覽』 해석 高麗恭愍王時, 有民兄弟. 고려 공민왕 때에 형제가 살고 있었다. 偕行, 弟得黃金二錠, 함께 길을 걷다가 동생이 황금 두 덩어리를 발견하여 以其一, 與兄. (자신이 한 덩어리를 갖고 나머지) 한 덩어리는 형에게 주었다. 至孔巖津, 同舟而濟, 공암진(강서구 개화동의 나루터)에 도착하여 함께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弟忽投金於水. 동생이 문뜩 강에 황금을 던져 버리는 것이다. 兄怪而問之. 형은 (그 행동을) 괴..
16. 세 사람이면 거짓을 진짜로 만든다 三人成虎 龐葱與太子質於邯鄲, 謂魏王曰: “今一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否.” “二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寡人疑之矣.” “三人言市有虎, 王信之乎?” 王曰: “寡人信之矣.” 龐葱曰: “夫市之無虎, 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 今邯鄲去大梁也遠于市, 而議臣者過于三人矣. 願王察之矣.” 王曰: “寡人自爲知.” 于是辭行, 而讒言先至. 後太子罷質, 果不得見. 해석 龐葱與太子質於邯鄲, 방총과 위나라의 태자가 조나라 수도 한단으로 인질로 잡혀 가며 謂魏王曰: 방총이 위나라 임금께 말씀드렸다. “今一人言市有虎, 王信之乎?” “이제 첫 번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라고 한다면, 임금께선 믿으시겠습니까?” 王曰: “否.” 그러자 임금께서는 “아니네.”라고 단호..
조선시대 한시 작가 비평 김만중(金萬重) 本朝詩體, 不啻四五變. 송풍(宋風)이 휩쓴 조선 초기 國初承勝國之緖, 純學東坡, 강서시파가 유행하다 以迄於宣靖, 惟容齋稱大成焉. 中間參以豫章, 則翠軒之才, 實三百年之一人. 又變而專攻黃ㆍ陳, 則湖ㆍ蘇ㆍ芝, 鼎足雄峙. 당풍이 맹위를 떨치다 又變而反正於唐, 則崔ㆍ白ㆍ李, 其粹然者也. 夫學眉山而失之, 往往冗陳, 不滿人意, 江西之弊, 尤拗拙可厭. 『西浦漫筆』 해석 本朝詩體, 不啻四五變. 조선의 시체는 4~5번 변했을 뿐만이 아니다. 송풍(宋風)이 휩쓴 조선 초기 國初承勝國之緖, 純學東坡, 조선이 문을 열었을 땐 고려의 실마리를 이어 순전히 송풍(宋風)의 소동파만을 배웠고 강서시파가 유행하다 以迄於宣靖, 惟容齋稱大成焉. 성종, 중종대에 이르러 오직 용재(容齋) 이행(李荇)만..
그대의 좋아하는 마음 잘 싣고 갑니다 又有我國一文士, 如中原. 見路上美妹, 坐驢車而往東. 士倚門而望, 貽兩句詩, 索美人聯句曰: “心逐紅粧去, 身空獨倚門.” 美妹駐驢, 續之而去. 其兩句曰: “驢嗔車載重, 添却一人魂.” -『於于野談』 해석 又有我國一文士, 如中原. 또한 우리나라의 한 명의 문인이 있었는데 중국에 갔습니다. 見路上美妹, 坐驢車而往東. 길 위에서 미녀를 봤는데 나귀가 끄는 수레에 앉아 동쪽으로 가고 있었다. 士倚門而望, 貽兩句詩, 선비가 문에 기대 바라보며 두 구절의 시를 주었고 索美人聯句曰: “心逐紅粧去, 身空獨倚門.” 미인에게 화답해주길 구하며 말했다. 心逐紅粧去 身空獨倚門 마음은 미인 따라 가고 있는데 이 몸은 부질없이 문 기대 섰소. 美妹駐驢, 續之而去. 미녀는 나귀 수레를 멈추고 화답하..
유우석의 금릉회고시, 최고의 작품으로 뽑히다 元微之ㆍ夢得ㆍ韋楚客同㑹樂天舍, 論南朝興廢, 各賦「金陵懷古」詩. 劉滿引一盃, 飲已即成曰: “王濬樓船下益州, 金陵王氣黯然收. 千尋鐵鏁沈江底, 一片䧏幡出石頭. 人世㡬囘傷往事, 山形依舊枕江流. 而今四海爲家日, 故壘蕭蕭蘆荻秋.” 白公覽詩曰: “四人探驪龍, 子先獲珠, 所餘鱗爪, 何用耶?” 於是罷唱. 『唐詩紀事』 권39 해석元微之ㆍ夢得ㆍ韋楚客同㑹樂天舍, 미지 원진과 몽득 유우석과 위초객이 함께 백낙천의 집에 모여 論南朝興廢, 各賦「金陵懷古」詩. 남조의 흥망성쇠를 논하며, 각각 「금릉회고」 시를 짓기로 했다. 劉滿引一盃, 飲已即成曰: 유우석이 한 잔 가득 채우고 마시며 이윽고 완성하며 말했다. “王濬樓船下益州, 金陵王氣黯然收. 千尋鐵鏁沈江底, 一片䧏幡出石頭. 人世㡬囘傷往事,..
금릉회고(金陵懷古) 유우석(劉禹錫) 王濬樓船下益州 金陵王氣黯然收千尋鐵鎖沉江底 一片降幡出石頭人世幾回傷往事 山形依舊枕寒流而今四海爲家日 故壘蕭蕭蘆荻秋 해석王濬樓船下益州왕준루선하익주왕준의 누선【왕준: 진나라의 의주자사로 晉이 吳를 칠 때에 龍驤將軍으로 ‘누선’이란 군함을 만들어 수군을 이끌고 내려감. ‘누선’은 배를 서로 연결하면 크기가 120步이고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그 위에 성을 만들고 말을 달릴 수도 있었음. 】이 익주에 내려오자,金陵王氣黯然收금릉왕기암연수금릉【금릉: 江蘇省 南京市인데 삼국시대엔 오나라의 수도였음.】 임금의 기운이 까맣게 거두워졌네.千尋鐵鎖沉江底천심철쇄침강저팔천 자의 쇠사슬【千尋鐵鎖: 오나라가 진나라 군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강을 막을 용도로 만든 긴 쇠사슬인데, 왕준은 화력을 ..
금릉회고(金陵懷古) 유우석(劉禹錫) 潮滿冶城渚 日斜征虜亭조만야성저 일사정로정蔡洲新草綠 幕府舊煙靑채주신초록 막부구연청興廢由人事 山川空地形흥폐유인사 산천공지형後庭花一曲 幽怨不堪聽후정화일곡 유원불감청 해석潮滿冶城渚 日斜征虜亭조수가 야성【冶城: 東吳 때 창이나 칼 같은 무기를 만들던 곳.】의 물가에 가득 찼고 비낀 해 정로정【征虜亭: 육조 시대 때 장군 사안이 건립한 정자.】에 있네蔡洲新草綠 幕府舊煙靑채주도【蔡洲: 장강 한 가운데 있는 섬.】엔 새 풀이 푸르고 막부【幕府: 장강 연안에 산으로 적군을 막는 역할을 함.】엔 오랜 아지랑이 파랗네.興廢由人事 山川空地形흥망은 인사에 달려 있으니, 산천과 지형은 부질없지.後庭花一曲 幽怨不堪聽「옥수후정화(玉樹後庭花)」 한 곡조, 깊은 원망에 차마 듣질 못하겠네. 인용소화시..

시가 사람을 감동시키다 白沙李公之竄北靑, 行過鐵嶺作鐵嶺宿雲詞, 有詞得 “孤臣寃淚作行雨, 往灑九重宮闕”之語. 一日光海主遊宴後庭, 宮娥有唱是詞者. 主曰: “大是新聲, 何處得來?” 對曰: “都下傳唱云, 是李某所作.” 主使之復歌, 悽然泣下, 詩之能感人如此. 然若光海者, 亦豈不可與爲善哉? 『西浦漫筆』 해석 白沙李公之竄北靑, 백사 이항복이 북청으로 귀양 가다가 行過鐵嶺作鐵嶺宿雲詞, 철령을 지나며 철령에 머문 구름을 노래로 지었다. 有詞得 “孤臣寃淚作行雨, 往灑九重宮闕”之語. 노래 한편이 생각났으니 다음과 같다. 孤臣寃淚作行雨 외로운 신하의 원한 가득한 눈물로 비 내리게 하여 往灑九重宮闕 가며 구중궁궐에 뿌리리다. 一日光海主遊宴後庭, 하루는 광해군이 뒤뜰에서 잔치를 벌였는데 宮娥有唱是詞者. 궁녀가 갑자기 위의 노래를..
7. 과장함으로 시의 뜻은 더 분명해진다 陳司諫澕, “雨餘庭院簇莓苔, 人靜柴扉晝不開. 碧砌落花深一寸, 東風吹去又吹來.” 砭者曰: “落花稱深一寸, 似畔於理.” 予曰: “趙退菴, 詩曰: ‘蒲色靑靑柳色深, 今年寒食去年心. 醉來不記關河夢, 路上飛花一膝深.’ 其曰: ‘一膝, 則又深於一尺矣.’ 況太白詩, ‘燕山雪片大如席’. 又曰: ‘白髮三千丈’ 蘇子瞻詩, ‘大繭如甕盎.’ 是不可以辭害意, 但當意會爾. 해석陳司諫澕, “雨餘庭院簇莓苔, 人靜柴扉晝不開. 碧砌落花深一寸, 東風吹去又吹來.” 사간 진화는 다음과 같이 시(「춘만제산사春晩題山寺」)를 읊었다. 雨餘庭院簇莓苔비 온 나머지 정원엔 이끼 돋아나고 人靜柴扉晝不開사람 드무니 사립문이 낮인데도 열려 있지 않네. 碧砌落花深一寸푸른 섬돌에 떨어진 꽃이 한 치의 높이로 東風吹去又吹..
봄 느즈막에 산사에서 짓다춘만제산사(春晩題山寺) 진화(陳澕) 雨餘庭院簇莓苔 人靜雙扉晝不開碧砌落花深一寸 東風吹去又吹來 『梅湖遺稿』 해석雨餘庭院簇莓苔우여정원족매태비 온 나머지 정원엔 이끼 돋아나고 人靜雙扉晝不開인정쌍비주불개사람 드무니 양 사립문이 낮인데도 열려 있지 않네. 碧砌落花深一寸벽체락화심일촌푸른 섬돌에 떨어진 꽃이 한 치의 높이로 東風吹去又吹來동풍취거우취래봄바람이 불어갔다가 또한 불어오네. 『梅湖遺稿』 해설늦봄 산사(山寺)의 뜰에 바람에 날리는 떨어진 꽃잎의 한적한 모습을 노래한 시이다. 최자(崔滋)의 『보한집(補閑集)』에 “문정 김태현이 말하기를 보궐 진화(陳澕)가 일찍이 나에게 시는 마땅히 청(淸)을 위주로 삼아야 한다고 했는데, …… 「제산사」와 같은 시는 정말 그렇다(金文貞台鉉曰 陳補闕澕嘗謂余..
32. 이행부터 권필까지 한시 평가 我朝詩, 至中廟朝大成, 以容齋相倡始. 而朴訥齋祥ㆍ申企齋光漢ㆍ金冲庵淨ㆍ鄭湖陰士龍, 竝生一世. 炳烺鏗鏘, 足稱千古也. 我朝詩, 至宣廟朝大備. 盧蘇齋得杜法, 而黃芝川代興, 崔ㆍ白法唐而李益之闡其流. 吾亡兄歌行似太白, 姊氏詩恰入盛唐. 其後權汝章晩出, 力追前賢, 可與容齋相肩隨之, 猗歟盛哉! 해석我朝詩, 至中廟朝大成, 以容齋相倡始. 우리 조선시는 중종 때에 이르러 대성하여 용재 이행이 서로 창시했다. 而朴訥齋祥ㆍ申企齋光漢ㆍ金冲庵淨ㆍ鄭湖陰士龍, 그러다가 눌재 박상과 기재 신광한ㆍ충암 김정ㆍ호음 정사룡이 竝生一世. 아울러 한 세대에 태어났다. 炳烺鏗鏘, 足稱千古也. 밝고 쟁쟁하여 넉넉하게 천고(千古)에 칭찬할 만하게 되었다. 我朝詩, 至宣廟朝大備. 우리 조선의 시는 선조 때에 이르러 ..

강서시파 산곡시의 가치 산곡정수서(山谷精粹序) 최항(崔恒) 人得天地精秀之氣以生, 有心則有聲, 詩者, 心之形而言之華也. 人心世道, 升降不一變, 詩故不得不與之偕焉. 六義廢而聲律對偶之作, 無怪也, 古詩之變, 至齊ㆍ梁纖靡, 律詩之變, 至晚唐破碎. 於其間, 獨李ㆍ杜集衆體而聖之, 韋ㆍ柳諸公, 從而和之也. 寥寥五季間, 至宋奎聚, 詩道一大中興. 於是歐ㆍ王ㆍ蘇ㆍ黃輩鏗戛相與鳴, 稱爲大家, 而涪翁詩尤自出機杼, 環奇絶妙, 度越諸子, 遂號爲江西詩祖. 匪懈堂學該識高, 雅愛涪翁詩, 每詠玩不置, 遂采其短章之佳者, 粹而彙之, 就加評論, 名曰山谷精粹, 俾恒序之, 恒也不知詩, 然旣承雅命, 辭不敢牢. 嘗聞朱文公云: ‘江西之詩, 自山谷一變, 詩甚精絶, 知他是用多少工夫, 今人卒乍, 如何及得?’ 東坡亦以爲: ‘讀魯直詩, 如見魯仲連, 不敢復論鄙事..

포진(鋪陳)과 영묘(影描)의 한시 표현법 시칙(詩則) 신경준(申景濬) 한시 표현법인 포진(鋪陳)과 영묘(影描) 鋪陳者, 直敍其實也; 影描者, 繪象其影也. 同一山岳, 而韓退之之『南山』詩, 是爲鋪陳; 李太白之『蜀道難』, 是爲影描. 同一樂律, 而白樂天之『琵琶行』, 是爲鋪陳; 賈浪仙之『擊甌歌』, 是爲影描. 詩之作法雖多, 而無出於此二者矣. 所謂軆者此二者之制度也. 意者主張乎此二者也; 聲者寓於此二者也. 포진(鋪陳)과 영묘(影描)의 내용 唐人喜述光景, 故其詩多影描; 宋人喜立議論, 故其詩多鋪陳. 大抵述光景. 出於國風之餘, 而頗小眞厚之味; 立議論, 出於兩雅之餘, 而全露勘斷之跡. 俱未始不出於三百篇之餘, 而其視三百篇, 亦遠矣. 세상 사람들의 편파적인 한시를 짓기 世之人皆以爲唐人以詩爲詩, 宋人以文爲詩, 唐固勝於宋, 宋固遜於唐...

63. 복고파인 정두경을 비판하다 정두경 시의 장점 鄭東溟出於晩季, 能知有漢魏古詩樂府爲可法. 歌行長篇, 步驟李杜; 律絶近體, 摸擬盛唐, 不肯以晩唐蘇黃作家, 計亦偉矣. 정두경의 한계 然其才具氣力, 實不及挹翠諸公. 又不曾細心讀書, 深究詩道, 沈潛自得, 充拓變化, 徒以一時意氣, 追逐前人影響. 복고파 정두경의 시가 단점이 많은 이유 故其詩, 雖淸新豪俊, 無世俗齷齪庸腐之氣. 然其精言妙思, 不足以窺古人之奧, 橫騖旁驅, 又未能極詩家之變. 要其所就, 未能超石洲ㆍ東岳而上之也. 해석 정두경 시의 장점 鄭東溟出於晩季, 能知有漢魏古詩樂府爲可法. 동명 정두경은 늦은 시기에 나왔으니 한나라와 위나라, 고시와 악부가 법 삼을 만한 것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歌行長篇, 步驟李杜; 律絶近體, 摸擬盛唐, 不肯以晩唐蘇黃作家, 計亦偉矣...

24. 복고파가 모방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몽양의 주장은 편협하고 이반룡의 주장은 가소롭다獻吉勸人不讀唐以後書, 固甚狹陋, 然此猶以師法言可也. 至李于鱗輩, 作詩使事, 禁不用唐以後語, 則此大可笑. 夫詩之作, 貴在抒寫性情, 牢籠事物, 隨所感觸, 無乎不可. 事之精粗, 言之雅俗, 猶不當揀擇, 況於古今之別乎? 복고파는 겉모습만 따라했다于鱗輩學古, 初無神解妙悟, 而徒以言語摸擬. 故欲學唐詩, 須用唐人語; 欲學漢文, 須用漢人字. 若用唐以後事, 則疑其語之不似唐, 故相與戒禁如此, 此豈復有眞文章哉! 왕세정은 말년에 복고파에서 탈피하다元美亦初守此戒, 至續稿不盡然, 蓋由晩年識進, 兼亦勢不行耳. 해석 이몽양의 주장은 편협하고 이반룡의 주장은 가소롭다 獻吉勸人不讀唐以後書, 固甚狹陋, 然此猶以師法言可也. 헌길(獻吉..
시란 본뜨는 게 아닌 천기를 그대로 뿜어내는 것이다 원굉도(袁宏道) 故吾謂今之詩文不傳矣,. 其萬一傳者 或今閭閻婦人孺子所唱「劈破玉」ㆍ「打草竿」之類. 猶是無聞無識眞人所作, 故多眞聲, 不效顰於漢魏, 不學步於盛唐, 任性而發, 尚能通於人之喜怒哀樂, 嗜好情欲, 是可喜也. (중략) 大概情至之語自能感人, 是謂其詩可傳也. 而或者猶以太露病之, 曾不知情隨境變, 字逐情生, 但恐不達, 何露之有? 且「離騷」一經, 忿懟之極, 黨人偷樂, 衆女謠啄, 不揆中情, 信讒齎怒, 皆明示唾罵, 安在所謂怨而不傷者乎? 窮愁之時, 痛哭流涕, 顛倒反覆, 不暇擇音, 怨矣, 寧有不傷者? 「序小修詩」 해석故吾謂今之詩文不傳矣,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의 시문은 전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其萬一傳者, 或今閭閻婦人孺子所唱「劈破玉」ㆍ「打草竿」之類. 만일 전해진..
공안파(公安派), 복고론에 반기를 들다 원굉도(袁宏道) 大抵物眞則貴, 貴則我面不能同君面, 而況古人之面貌乎? 唐自有詩也, 不必選體也; 初ㆍ盛ㆍ中ㆍ晚自有詩也, 不必初盛也; 李ㆍ杜ㆍ王ㆍ岑ㆍ錢ㆍ劉, 下迨元ㆍ白ㆍ盧ㆍ鄭, 各自有詩也. 不必李ㆍ杜也. 趙宋亦然. 陳ㆍ歐ㆍ蘇ㆍ黃諸人, 有一字襲唐者乎? 又有一字相襲者乎? 至其不能爲唐, 殆是氣運使然, 猶唐之不能爲『選』, 『選』之不能爲漢魏耳. 今之君子, 乃欲概天下而唐之, 又且以不唐病宋. 夫槪以不唐病宋矣, 何不以不『選』病唐, 不漢魏病『選』, 不『三百篇』病漢, 不結繩鳥跡病『三百篇』耶? 果爾, 反不如一張白紙, 詩燈一派, 掃土而盡矣. 夫詩之氣, 一代減一代, 故古也厚, 今也薄. 詩之奇之妙之工之無所不極, 一代盛一代, 故古有不盡之情, 今無不寫之景, 然則古何必高, 今何必卑哉? 「與丘長孺」 해..
당시풍 정리 초당(初唐, 618~712): 건국 ~ 예종(睿宗) 태극(太極) 원년(元年)특징: 당시(唐詩)의 맹아기 성당(盛唐, 713~765) : 현종(顯宗) 개원(開元) ~ 천보(天寶) 말년특징: 시의 격률(格率)이 정형을 이루고 당시를 최고로 올림변새파(邊塞派)최호(崔顥), 왕창령(王昌齡)변방(邊方)의 경치와 전쟁 참상을 비장, 호방하게 묘사. 전원파(田園派)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자연속에서 정신적 해탈 추구.자연파(自然派)이백(李白)대담한 과장, 교묘한 비유, 화려한 수사. 굴원의 뒤를 이어 낭만주의적 전통 발양,열렬한 정감과 강렬한 개성으로 자아 표현의 주관적 색채 강함. 사회파 (社會派)두보(杜甫)인정애민(仁政愛民)의 유가 사상과 전통적 충군 사상, 현실과 사물의 본질을 예술적으로 반영,..
명나라의 복고론이 일본을 휩쓸다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故欲學唐人詩, 便當以唐詩語, 分類抄出, 欲學選詩, 便當以選詩語, 分類抄出, 各別貯篋中, 不得混雜, 欲作一語, 取諸其篋中, 無則已, 不得更向他處搜究. 如此日久. 自然相似. 如其宋元及明袁中郎ㆍ徐文長ㆍ鐘伯敬諸家, 愼莫學其一語片言, 此學詩第一要法. 但唐詩苦少, 當補以明李于鱗ㆍ王元美等七才子詩, 此自唐詩正脈. 荻生徂徠, 『近世儒家文集集成』 해석故欲學唐人詩, 便當以唐詩語, 分類抄出, 그렇기 때문에 당나라 사람의 시를 배우고자 하면 곧바로 당나라 시어를 분류하여 뽑아내고, 欲學『選』詩, 便當以『選』詩語, 分類抄出, 『문선』의 시를 배우고자 하면 곧바로 『문선』의 시어를 분류하여 뽑아둔다. 各別貯篋中, 不得混雜. 각각 나누어 상자 속에 넣어두고 섞이지 않도록 해야 ..

전후칠자의 기세를 배워라 정두경(鄭斗卿) 先秦西漢文, 不可不讀. 而詩又以正爲宗, 當以三百篇爲宗主, 而古詩樂府無出漢魏. 曹劉鮑謝諸名家曁陶靖節韋右司, 沖澹深粹, 出於自然, 可以尋常讀. 律詩拘於定體, 固不若古體之高遠. 然對偶音律, 亦文辭之精者, 當以盛唐諸子爲法. 趙宋諸詩, 雖多大家, 非詩正宗, 不必學也. 初學之士, 熟習浸淫, 則體格漸墮. 人雖生晩, 學古則高, 不必匍匐於下乘. 『東溟詩說』 해석 先秦西漢文, 不可不讀. 선진(先秦)과 전한(前漢)의 문장은 읽지 않을 수 없다. 而詩又以正爲宗, 當以三百篇爲宗主, 시 또한 바름으로 으뜸을 삼으니 마땅히 『시경』으로 종주를 삼아야 한다. 而古詩ㆍ樂府無出漢ㆍ魏. 그리고 고시와 악부는 한나라와 위나라의 작품보다 나은 게 없다. 曹ㆍ劉ㆍ鮑ㆍ謝諸名家曁陶靖節ㆍ韋右司, 조식(曺植)..
시의 복고를 외치다(前後七子 復古論) 夢陽獨譏其萎弱, 倡言‘文必秦漢, 詩必盛唐,’ 非是者弗道. 『明史』「李夢陽傳」 攀龍遂為之魁, 其持論謂: “文自西京, 詩自天寶而下, 俱無足觀.” 『明史』 「李攀龍傳」 해석夢陽獨譏其萎弱, 이몽양 홀로 전대 시들의 위약함을 기롱하며, 倡言‘文必秦漢, 詩必盛唐,’ 공공연하게 “문장은 반드시 진한의 고문이어야 하고 시는 반드시 성당 때여야 한다.”로 말했으니, 非是者弗道. 『明史』「李夢陽傳」이것이 아니면 말하질 않았다. 攀龍遂爲之魁, 其持論謂: 이반룡은 드디어 後七子【前七子: 李夢陽ㆍ何景明ㆍ徐禎卿ㆍ邊貢ㆍ康海ㆍ王九思ㆍ王廷相 / 後七子: 李攀龍ㆍ王世貞ㆍ謝榛ㆍ宗臣ㆍ梁有譽ㆍ徐中行ㆍ吳國倫】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니, 그의 지론은 ‘文自西京, 詩自天寶而下, 俱無足觀.’ 『明史』「李攀龍傳」“문..
시의 육의(六義)와 기능에 대해모시서(毛詩序) 모장(毛萇) 풍(風)은 바람이고 가르침이다「關雎」, 后妃之德也, 風之始也, 所以風天下而正夫婦也. 故用之鄕人焉, 用之邦國焉. 風, 風也, 敎也, 風以動之, 敎以化之. 마음과 정이 발설되면 시가 되고 소리가 된다詩者志之所之也, 在心爲志, 發言爲詩. 情動於中而形於言, 言之不足故歎之. 嗟歎之不足故永歌之, 永歌之不足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 情發於聲, 聲成文, 謂之音. 治世之音, 安以樂, 其政和; 亂世之音, 怨以怒, 其政乖; 亡國之音, 哀以思, 其民困. 故正得失, 動天地, 感鬼神, 莫近於詩. 先王以是經夫婦, 成孝敬, 厚人倫, 美敎化, 移風俗. 육의(六義) 중에 풍(風)에 대해故詩有六義焉, 一曰風, 二曰賦, 三曰比, 四曰興, 五曰雅, 六曰頌. 上以風化下, 下以風刺上, 主文而..

한시의 중요한 요소인 울림과 이치에 대해 증귀곡시서(贈龜谷詩序) 김득신(金得臣) 이치가 통해야 시(詩)다 木之千枝, 皆由于幹而理無不在, 豈伊一枝之非理; 人之百骸, 皆係于身而理無不在, 豈伊一骸之非理. 不特此也, 詩亦然. 凡句句之中, 理必相通, 無一字之不出於理, 然後方可謂之詩. 是何異木之千枝, 人之百骸之有理乎? 시의 두 가지 기준, 울림과 이치 徒以響爲詩者, 不悟詩. 崔ㆍ白ㆍ李專以響爲務, 不知其理, 吾以爲不悟詩也. 石洲之詩, 有理有響, 眞吾所謂詩也. 芝川之詩, 有理無響, 世或絀之. 然有理無響, 大勝於有響無理. 彼顚冥之徒, 何以知大家之不爲響? 구로(龜老)는 도덕경에서 깨우쳤기에 그의 시엔 이치와 울림이 있다 龜老之詩, 有理有響, 是吾所謂理響也. 莫是悟於『道德經』而然耶. 昔聞治『道德經』, 昨年往見, 案有其『經』..
1. 시가 당시나 송시 한쪽으로만 치우쳐선 안 된다 文章小技也. 於道無當焉, 而贊文者目以貫道之器, 何也? 蓋雖有至道, 不能獨宣, 假諸文而傳. 然則不可謂不相須也. 詩卽由文而句爾. 詩形而上者也, 文形而下者也, 形而上者屬乎天, 形而下者屬乎地也. 詩主乎詞, 文主乎理. 詩非無理也者而理則已愨, 文非無詞也者而詞則已史. 要在詞與理俱中爾. 風者, 詞而理者也; 雅頌者, 理而詞者也. 六朝以後, 詞而詞者也; 趙ㆍ宋以降, 理而理者也. 世之言唐者斥宋, 治宋者亦不必尊唐, 茲皆偏已. 唐之衰也, 豈無俚譜; 宋之盛也, 豈無雅音. 此正鉤金輿薪之類也. 해석 시는 소기(小技)지만 도를 전하는 기구다 文章小技也. 문장은 작은 기술이다. 於道無當焉, 而贊文者目以貫道之器, 何也? 도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문장을 찬미하는 사람들이 ‘도를 꿰는 기구[..
천기를 타고난 장유 선생 시집 간행을 축하하며석주집서(石洲集序) 장유(張維) 시는 천부적인 자질로 지어진다詩, 天機也. 鳴於聲, 華於色澤, 淸濁雅俗, 出乎自然. 聲與色, 可爲也; 天機之妙, 不可爲也. 如以聲色而已矣, 顚冥之徒, 可以假彭澤之韻; 齷齪之夫, 可以效靑蓮之語, 肖之則優; 擬之則僭, 夫何故? 無其眞故也. 眞者何? 非天機之謂乎? 석주선생을 알고 그의 시를 보아야 한다世之人, 以詩觀詩, 不以人觀詩. 若然者, 豈唯不得其人, 幷與其詩而失之, 詩可易言乎哉? 石洲之詩, 談者謂: ‘百年來所未有’ 此固以詩論也. 乃余實得其人焉. 余生後公幾二十年, 弱冠幸得從公游. 爲人廣顙哆口, 疏眉目, 貌偉而氣豪. 言論磊落動人, 間雜詼謔. 性酷嗜酒, 酒後語益放, 傲睨吟嘯, 風神散朗, 卽不待操紙落筆, 而凡形於口吻; 動於眉睫, 無非詩..

박은과 박상의 시를 평가하다 정조(正祖) ‘我東詩學, 世不乏人. 而挹翠軒朴誾之天成, 訥齋朴祥之沈鬱, 皆盛世風雅之遺, 非後來擅名詞垣者之比也.’ 兩集. 遂命刊印以進. 『弘齋全書』「日得錄」 挹翠之詩, 最得正聲, 每一開卷, 想見其爲人. 『弘齋全書』「日得錄」 翠軒詩, 天機宕逸, 性情有可見處; 訥齋詩, 結構緻密, 乍看艱晦難知, 而久看其味漸雋. 『弘齋全書』 「日得錄」 해석 ‘我東詩學, 世不乏人. ‘우리 동방의 시학은 대대로 사람이 드물진 않았다. 而挹翠軒朴誾之天成, 訥齋朴祥之沈鬱, 그러나 읍취헌 박은의 천성과 눌재 박상의 침울함이 皆盛世風雅之遺, 非後來擅名詞垣者之比也.’ 다 성대한 세상의 국풍, 대아, 소아의 남은 것으로 후세의 사단에 이름을 떨친 사람들에 비교할 게 아니다’라고 하시고, 兩集. 遂命刊印以進. 『弘齋..
시와 서예를 배우는 것에 대해 논하다시학론(詩學論) 박제가(朴齊家) 박제가가 생각하는 시의 등급吾邦之詩, 學宋ㆍ金ㆍ元ㆍ明者爲上, 學唐者次之, 學杜者㝡下. 所學彌高, 其才彌下者何也? 두보나 당풍(唐風)이 아닌 최근의 시를 배워야 하는 이유學杜者知有杜而已, 其他則不觀而先侮之, 故術益拙也. 學唐之弊, 同然而小勝焉者, 以其杜之外, 猶有王ㆍ孟ㆍ韋ㆍ柳數十家之姓字存乎胸中, 故不期勝而自勝也. 若夫學宋ㆍ金ㆍ元ㆍ明者, 其識又進乎此矣. 又况博極羣書, 發之以性情之眞者哉? 由是觀之, 文章之道, 在於開其心智, 廣其耳目, 不繫於所學之時代也. 박제가가 생각하는 서예의 등급其於書也亦然. 學晉人者㝡下, 學唐ㆍ宋以後帖者稍佳, 直習今之中國之書者㝡勝. 豈晉人ㆍ唐ㆍ宋之書, 不及今之中國者耶? 지금의 서예를 배워야 하는 이유代遠則摸刻失傳. 生乎外..

동악ㆍ읍취헌ㆍ눌재ㆍ석주ㆍ소재ㆍ삼연의 시에 대한 평가 정조(正祖) 삼연의 시는 중국 명문에 비교할 만하지만, 동악과 읍취헌과 눌재와 소재엔 못 미친다 三淵之詩, 不但近古無此格, 雖廁中國名家, 想或無媿. 而猶遜於東岳ㆍ挹翠ㆍ石洲ㆍ訥齋ㆍ蘇齋諸集. 근원 있는 샘물 같던 동악의 시 東岳詩, 驟看無味, 再看却好. 譬如源泉渾渾, 一瀉千里, 橫看竪看, 自能成章. 자득하여 절품의 시를 써낸 읍취헌 挹翠神與境造, 格以韻淸, 令人有登臨送歸之意. 世以爲學蘇ㆍ黃而蓋多自得, 毋論唐調宋格, 可謂詩家絶品. 읍취헌과 실력으로 겨룰 수 있던 박상 訥齋淸高淡泊, 自有無限趣味. 雖謂之頡頏挹翠, 未爲過也. 성당은 아니나 당의 수준에 이른 권필의 시 石洲雖欠雄渾, 一味裊娜, 往往有警絶處. 謂之盛唐則未也, 而謂之非唐則太貶也. 유배하며 좋은 시를 ..
30. 삼연ㆍ유하ㆍ손곡ㆍ귀봉ㆍ택당ㆍ읍취헌의 시를 평가하다 先輩往往推金乖厓爲東國第一文章 以余淺識 恐多冗俚 置崔立之於何處也 宣廟朝以下文章, 多可觀也. 詩文幷均者, 其農岩乎. 詩推挹翠軒爲第一, 是不易之論. 然至淵翁而後, 成大家藪, 葢無軆不有也. 纖麗而成名家者, 其柳下乎. 痼疾於模唐者, 其蓀谷乎. 蘭雪, 全用古人語者多, 是可恨也. 龜峯, 帶濂洛而神化於色香者. 澤堂之詩, 精緻有識且典雅, 不可多得也. 近世率菴 有理有聲色 不碎零 定難得也 雖與顧菴幷名 顧菴不知落下幾層矣 栢谷之詩 往往有逼唐者 而卑處全不免餒陳 平生讀書之多 定爲古今稀見 讀伯夷傳一億一萬三千番 它可類推也 其集中文只數篇 而無足可觀 才之至鈍者也 才氣之靈靈慧慧 搜括化竇者 四百年來罕有之 羅一千年 麗五百年 元無之 至觀復齋 足可當之 而不幸驥騏中蹶 楩楠半折 著輯不多 識者恨..

부(賦)ㆍ비(比)ㆍ흥(興)으로 시를 짓는 법 시칙(詩則) 신경준(申景濬) 윗 구절에만 비유가 있다면 비(比)와 위 아래 구절에 비유가 있다면 흥(興) 賦知之易, 而惟比興相雜難知. 夫比興俱是引物爲辭者, 然而上有彼如斯矣等語. 而下以此如斯矣等語對應之, 則其義雖是似比而卽爲興, 上雖有彼如斯矣等語, 而下無對應之語, 則其體雖是似興而卽爲比. 흥체(興體)엔 무한한 뜻이 담겨 있는데 점차 적어진 게 아쉽다 古人作詩, 必以三緯爲之先, 後世述者, 非不言三緯, 而亦未嘗重焉, 故後世之詩, 賦比則多, 而興則甚鮮. 夫興者是無味說, 而便蓄無限意思, 自興軆之不多, 而漸不見邃古之風韻也. 范氏以爲三百篇, 多以比興重復置之章首, 唐律多以比興就作景聯云而言景物處. 『旅菴遺稿』 卷之八 해석 윗 구절에만 비유가 있다면 比와 위 아래 구절에 비유가 있..
마음과 본성과 지혜에 관해(霽月堂記를 이해할 단서들) 김창협(金昌協) 蓋此二字, 於古無之, 而朱夫子創造, 以形容心體者, 其著於『中庸』序者, 猶是就此心發用處言. 至於『大學』註, 則專言此心具衆理應萬事之體用, 而直以是蔽之, 則其旨益可見矣. 『農巖集』, 「答道以」 雲峰之訓釋‘智’字, 意在詳備, 愚非不知也. 而敢有疑焉者, 疑其於心性之辨未明耳. 蓋聞之, 性者, 心所具之理; 心者, 性所寓之器. 仁義禮智, 所謂性也, 其體至精而不可見; 虛靈知覺, 所謂心也, 其用至妙而不可測. 非性則心無所準則, 非心則性不能運用, 此心性之辨也. 二者不能相離, 而亦不容相雜. 是故語心性者, 卽心而指性則可, 認心以爲性則不可. 儒者之學所當精覈而明辨者, 莫先於此, 於此或差, 則墮於釋氏之見矣. 『農巖集』, 「答閔彥暉」 雲峰胡氏曰: “朱子四書稱仁曰‘心之..
57. 조선의 7언고시 중 나은 작품은? 梁慶遇嘗問於余曰: “我國七言古詩孰優?” 曰: “未知何如.” 慶遇歷問朴ㆍ李蠶頭如何? 曰: “出韓而或悍或穠, 非其至也.” 問: “訥齋「晉陽兄弟圖」, 沖庵「牛島歌」如何?” 曰: “「晉陽」傑而滯, 「牛島」奇而晦.” 然則屬誰? 曰: “魚潛夫「流民歎」, 李益之「漫浪舞歌」也.” 因曰: “以詩觀之, 則奇才多出於君輩也.” 渠亦大笑. 해석梁慶遇嘗問於余曰: “我國七言古詩孰優?” 양경우가 일찍이 나에게 “우리나라의 7언고시 중에 누가 나은가?”라고 묻기에, 曰: “未知何如.” 나는 “어떠한지 모르네.”라고 대답했다. 慶遇歷問朴ㆍ李蠶頭如何? 그러자 양경우가 박은과 이행의 잠두시는 어떤지 차례대로 물었다. 曰: “出韓而或悍或穠,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한유에게서 나왔지만 혹은 사납고 혹..

당풍에 힘쓰라, 두 번 힘쓰라 시설(詩說) 이수광(李睟光) 시는 작은 기술이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詩固小技. 而文之至精者莫過於詩. 故非性相近則雖力強而爲之, 亦終不能似也. 況性不近力不強而所尙卑者乎. 썩어도 당풍(唐風) 夫詩自魏晉以降, 陵夷至徐庾而靡麗極矣. 及始唐, 稍稍復振, 以至盛唐諸人出, 而詩道大成, 蔑以加焉. 逮晩唐則又變而雜體竝興, 詞氣萎弱, 間或剽竊陳言, 令人易厭. 然比之於宋, 體格亦自別矣. 당풍(唐風)을 무조건 비판하는 사람들의 모습 後之人, 驟見其小疵, 而槩以唐爲可薄, 又徒知晩唐之爲唐, 而不知始盛之爲唐. 甚者守井管之見, 肆雌黃之口, 全昧聲律利病. 而妄議工拙是非. 至謂‘唐不可學’, 或謂‘唐不必學,’ 靡靡焉惟宋之趨, 纔屬文則曰: ‘足矣,’ 不復求進. 苟以悅時人之目而止. 信乎言詩之難也. 고니를 조각하듯..
가을밤추야(秋夜) & 산사에서 밤에 읊조리며산사야음(山寺夜吟) 정철(鄭澈) 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소소락목성 착인위소우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호승출문간 월괘계남수 『松江續集』 卷之一 해석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우수수 낙엽소리를 착각하여 가랑비 소리라 여겼지.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스님 불러 문에 나가 보게 했더니, “달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렸던데요.”라고 하네. 『松江續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산사에서 밤에 읊조리며 지은 것으로, 산사(山寺)에서 속세를 떠나 수도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은일적(隱逸的)인 시로 유명하다. 산속 가을, 낙엽 지는 소리가 요란하여 비가 내리는 것으로 착각했다. 옆에 자는 스님을 불러 문을 열고 나가 비가 얼마나 내리는지 보게 했더니, 스님이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달이 시내 남쪽 가지에 훤히..
빗소리 같은 낙엽 지는 소리 余於往年, 宿松泉精舍, 夢覺, 聞有聲如雨, 驚問寺僧曰: “雨耶?” 僧曰: “瀑聲也, 非雨也.” 遂口占曰: “三月山寒杜宇稀, 遊人雲臥靜無機. 中宵錯認千林雨, 僧道飛泉洒石磯.” 後日, 有客來言鄭松江澈一絶曰: “空山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上年八月十四夜, 洪慶臣遊楓岳, 宿表訓寺, 夜將央, 同遊琴者朴生曰: “雨矣.” 慶臣聞而覺. 明月滿窓, 視之天無點雲, 只簷外刳木取泉, 風吹飛沫, 作雨聲矣. 慶臣笑而遂口號一絶曰: “崖寺無塵秋氣淸, 滿窓明月夢初驚. 淙淙一壑風泉響, 錯認前山夜雨聲.” 諺稱‘詩人意思一般,’ 信哉. -『於于野談』 해석 余於往年, 宿松泉精舍, 내가 예전에 송천정사에서 묵다가 夢覺, 聞有聲如雨, 잠에서 깨었는데 소리가 있어 들어보니 빗소리 같았다. 驚問寺僧..
시는 말의 정수이며 존양성찰에 도움이 된다정언묘선서(精言妙選序) 이이(李珥) 이이가 생각하는 시의 본원人聲之精者爲言, 詩之於言, 又其精者也. 詩本性情, 非矯僞而成, 聲音高下, 出於自然. 三百篇, 曲盡人情, 旁通物理, 優柔忠厚, 要歸於正, 此詩之本源也. 후대의 시가 가진 문제점世代漸降, 風氣漸淆. 其發爲詩者, 未能悉本於性情之正. 或假文飾, 務說人目者多矣. 정언묘선을 지은 이유와 수집 방향余數年抱病, 居閒處獨, 殿屎之隙, 時搜古詩, 備得衆體. 患詩源久塞, 末流多岐, 學者睢盱, 眩亂莫尋其路. 乃敢採其最精而可法者, 集爲八篇, 加以圈點, 名曰『精言妙選』. 以沖淡者爲首, 使知源流之所自. 以次漸降, 至於美麗, 則詩之絡脈, 殆近於失眞矣, 乃以『明道韻語』終焉. 俾不流於矯僞, 去取之閒, 有意存焉. 시는 존양성찰에 도움이 ..
좋은 시는 좋은 문화 풍토에서 저절로 나온다월산대군시집서(月山大君詩集序) 성현(成俔) 땅의 조건에 따른 나무의 자람孝文公卒之明年, 上命裒聚遺詩爲集, 令臣爲序弁其首. 臣竊惟養珍木者得寸根, 必壅之以墳, 灌之以水, 暖之以日. 然後得遂且茂, 所托者淺, 故必用人力以扶植之也.其生於深山大壑之中者, 不賴栽培灌暖, 而自然枝葉敷暢, 卒至上撓靑雲而不見其巓. 此無他. 其托根深, 而元氣厚也. 상황에 따른 사람의 능력人之有才者亦猶是爾. 凡人之爲學者, 孶孶屹屹, 勞心怵慮, 飽憂患而費工夫. 然後得發爲文, 雕琢務奇, 而其氣像未免有淺近之病. 王公鉅人則不然. 居移氣而養移體, 所處高而所見大, 不務學而自裕, 不鍊業而自精. 恢恢然有餘力, 而其功易就. 然文章之名, 多出於窮困, 而不出於紈袴者. 非窮困之獨工, 而紈袴之獨不能也. 汩於富貴繁華之樂, 而..
계정집에 써준 서문 계정집서(桂庭集序) 서거정(徐居正) 스님이 지은 시의 한계에 대해 詩言志. 志者, 心之所之也. 是以讀其詩, 可以知其人. 盖臺閣之詩, 氣象豪富; 草野之詩, 神氣淸淡; 禪道之詩, 神枯氣乏. 古之善觀詩者, 類於是乎分焉. 自唐ㆍ宋以來, 釋氏之以詩鳴世者, 無慮數百家. 貫休ㆍ皎然, 唱之於前; 覺範ㆍ道潛, 和之於後, 往往與文人才士, 頡頏上下. 然峭古淸瘦之氣有餘, 而無優游中和之氣, 終未免詩家酸饀之譏. 然是豈強爲而然哉, 蔬筍之氣, 不得不爾也. 천봉스님과 계정스님 시의 특징 桂庭, 國初詩僧, 與千峯雨上人齊名. 論者以謂“千峯之詩, 高古簡潔, 淸新峭峻, 有本家風骨; 桂庭之詩, 飄飄俊逸, 隨意放肆, 無方外之氣.” 居正少遊山讀書, 謁千峯於開慶寺. 時年八十餘, 尙游戱翰墨, 爲詩, 出口輒驚人. 如淸氷出壑, 檀香有..

호서 수영의 읍취헌 시가 사람들 입에 대개 102년 간 회자되었다. 내가 그곳을 지나는데 바다와 산은 아름다워 옛날 같았지만 못난 실력으로 그것을 펴놓기에 부족한데 어떻게 할 거나? 억지로 근체 5수를 지어 훌륭한 읍취헌의 작품에 졸렬한 나의 작품을 이으니 부끄럽기 그지 없다. 호서수영읍취헌지시 회자인구개백이년 이여과지 해산가처 의연여구 이내재졸부족이포장지하 강제근체오수 속초지작 능무괴호(湖西水營挹翠軒之詩 膾炙人口蓋百二年. 而余過之, 海山佳處, 依然如舊, 而奈才拙不足以鋪張之何? 強題近體五首, 續貂之作, 能無愧乎?) 이춘영(李春英) 樓臺層構鬱穹崇 高揭朱欄對碧峯 千尺獨臨三面水 八窓不斷四時風 城形圓似吐雲月 山勢蜿如飮海龍 飛閣捲簾明鏡裏 眞仙都在水晶宮 百尺樓西水接天 四山松檜鬱蒼然 簾旌撲地海風起 闌影轉階湖月圓 近岸..
천자에 조회하며朝天 / 台座의 운에 차운하며次台韻通錄 追陪强韻重詩塵 爲與便宜立幟新 膏沃本慚培養地 拂湔徒辱奬知人 鯨鯢緩戮愁東海 虎豹寬訶訴北辰 須試平生誦三百 激昂猶得見精神 冉冉雪霜交節序 悠悠車馬度江關 前頭亦有難窮野 屈指何當且了山 都削等威同旅泊 獨嚴詞律阻人攀 敢羞碌碌因成事 千里唯堪附驥還 西風刮地不生塵 九月遼寒太斬新 見水弱氷艱度馬 依山疏店少居人 向來息偃沾君祿 寧爲羈危怨我辰 白雪陽春宜未竝 台章眞奪化工神 丈夫不去東擊賊 장부 동쪽의 왜적 격파하러 가질 않고, 千里胡爲西入關 천리의 오랑캐는 어찌하여 서쪽 관문으로 들어오는가? 假使踰兵一帶水 만약 구원병이 일의대수를 건넌다 해도, 安能措國四維山 어찌 우리나라 사방의 산들을 잡아둘 수 있을까? 終南淸渭如常見 종남산과 위수를 항상 볼 수 있다면, 武德開元得再攀 태평성대 다시..

밤에 후대에 앉아 후대야좌(後臺夜坐) 정사룡(鄭士龍) 仲冬良夜仍南至 江月盈規看更完 銀闕湧空收薄翳 金波流彩閃驚湍 斗邊瞻望眞傷遠 天末飄零亦足嘆 坐到三更窮不寐 訓狐三叫髮衝冠 煙沙浩浩望無邊 千刃臺臨不測淵 山木俱鳴風乍起 江聲忽慮月孤懸 平生牢落知誰藉 投老迍邅祗自憐 擬着宮袍放身去 騎鯨人遠問高天 『湖陰雜稿』 卷之三 해석 仲冬良夜仍南至 중동량야잉남지 동짓날 좋은 밤에 남쪽에 이르니, 江月盈規看更完 강월영규간갱완 강달은 둥글게 떠서 다시 완전해짐을 보았네. 銀闕湧空收薄翳 은궐용공수박예 은빛 궁궐【은궐(銀闕): 백옥(白玉)으로 만든 궁궐의 문. 신선(神仙)이 살고 있다는 동해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영주(瀛州)에 있다 한다. 『梁元帝』 「楊州梁安寺碑序」】은 구멍에서 솟아나와 가린 것을 거두어 엷게 하고, 金波流彩閃驚湍 ..
탄금대에서탄금대(彈琴臺) 박상(朴祥) 湛湛長江上有楓 仙臺孤截白雲叢彈琴人去鶴前月 携笛客來松下風萬事一廻悲逝水 浮生三嘆撫飛蓬誰能畫出湖州牧 散步狂唫夕照中 『訥齋先生集』 卷第五 해석湛湛長江上有楓담담장강상유풍맑디맑은 긴 강가에 단풍이 있고仙臺孤截白雲叢선대고절백운총신선의 누대는 홀로 흰 구름더미를 끊고 솟아 있네.彈琴人去鶴前月탄금인거학전월비파 타던 사람, 날던 학 앞의 달로 가고 携笛客來松下風휴적객래송하풍젓대 지닌 손님, 소나무 아래 바람을 맞으며 오네.萬事一廻悲逝水만사일회비서수만사 한 번 도니 가는 물에 슬퍼하고,浮生三嘆撫飛蓬부생삼탄무비봉뜬 삶 세 번 탄식하며 엉클어진 머리카락 쓰다듬는다.誰能畫出湖州牧수능화출호주목누가 호주(충주)의 목사를 묘사해낼 수 있으랴?散步狂唫夕照中산보광금석조중미친 듯 읊조리며 석양 중에 제..
밤에 보은사에 숙박하며 주지 우사에게 줬다. 절의 옛 이름은 신륵사이며 혹은 벽사라 한다. 예종 때 개창되어 극히 웅장하고 화려했는데 지금 판액을 하사했다.야박보은사하 증주지우사 사구명신늑혹운벽사 예종조개창극굉려사금액(夜泊報恩寺下 贈住持牛師 寺舊名神勒或云甓寺 睿宗朝改創極宏麗賜今額) 김종직(金宗直) 報恩寺下日曛黃 繫纜尋僧踏月光棟宇已成新法界 江湖猶攪舊詩腸上方鐘動驪龍舞 萬竅風生鐵鳳翔珍重旻公亦人事 時將菜把問舟航 해석報恩寺下日曛黃보은사하일훈황보은사 밑에서 해는 저물고, 繫纜尋僧踏月光계람심승답월광배를 매고 스님 찾아 달빛을 거니네. 棟宇已成新法界동우이성신법계동우는 이미 완성되어 새로운 법계이고江湖猶攪舊詩腸강호유교구시장강호는 오히려 예전의 시 창자 흔드는 구나.上方鐘動驪龍舞상방종동여룡무상방의 종이 울리니, 여룡이 춤..
다경루에서 권일재를 모시고 옛 사람의 운으로 함께 짓다다경루배권일재용고인운동부(多景樓陪權一齋用古人韻同賦) 이제현(李齊賢) 楊子津南古潤州 幾番觀樂幾番愁佞臣謀國魚貪餌 黠吏憂民鳥養羞風鐸夜喧潮入浦 煙蓑暝立雨侵樓中流擊楫非吾事 閑望天涯范蠡舟 『益齋亂稿』 卷第一 해석楊子津南古潤州양자진남고윤주양자강 나루의 남쪽의 옛 윤주幾番觀樂幾番愁기번관락기번수몇 번의 즐거움을 보았고 몇 번의 근심을 보았나?佞臣謀國魚貪餌녕신모국어탐이아첨하는 신하가 나라 농단하길 고기가 먹이 탐하는 듯하고黠吏憂民鳥養羞힐리우민조양수약은 아전이 백성 괴롭히길 새가 먹이 먹듯 한다네.風鐸夜喧潮入浦 풍탁야훤조입포 풍경이 요란한 밤, 조수는 포구에 들고,煙蓑暝立雨侵樓연사명립우침루안개 속 도롱이 입고 선 밤, 비는 누각에 들이차네.中流擊楫非吾事중류격즙비오사중류에..
여름날 눈에 닿는 대로 짓다하일즉사(夏日卽事) 이규보(李奎報) 簾幕深深樹影廻 幽人睡熟鼾成雷日斜庭院無人到 唯有風扉自闔開 輕衫小簟臥風櫺 夢斷啼鶯三兩聲密葉翳花春後在 薄雲漏日雨中明 『東國李相國全集』 卷第二 해석簾幕深深樹影廻 렴막심심수영회 발을 치니 아득해져 나무 그림자 비끼고幽人睡熟鼾成雷유인수숙한성뢰은둔한 이 꿀잠에 코고는 소리 번개 같네日斜庭院無人到일사정원무인도해 비낀 정원에 이르는 사람이 없이唯有風扉自闔開유유풍비자합개오직 바람만이 있어 사립문 절로 닫혔다 열렸다 輕衫小簟臥風櫺경삼소점와풍령가벼운 적삼에 작은 대자리 펴고 바람 난간에 누웠는데夢斷啼鶯三兩聲몽단제앵삼량성꿈이 꾀꼬리 2~3번 우는 소리에 깨버렸네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우거진 잎사귀에 가려진 꽃은 봄 갔어도 남아 있고,薄雲漏日雨中明박운루일우중명엷은 ..
장원정【장원정(長源亭): 고려 문종(文宗) 10년(1056)에 창건한 이궁(離宮). 현 개풍군(開豊郡) 광덕면(光德面) 유정동(柳井洞) 영좌산(領座山) 남록(南麓)에 유지(遺址)가 있음. 고려 역대의 왕이 자주 그곳에 유행(遊幸)함.】에서장원정(長遠亭) 정지상(鄭知常) 岧嶢雙闕枕江濱 淸夜都無一點塵風送客帆雲片片 露凝宮瓦玉鱗鱗綠楊閉戶八九屋 明月捲簾三兩人縹緲蓬萊在何處 夢闌黃鳥囀靑春 『東文選』 卷之十二 해석岧嶢雙闕枕江濱초요쌍궐침강빈높디높은 쌍의 대궐은 강물을 베고 있고淸夜都無一點塵청야도무일점진맑은 밤이라 도무지 한 점 티끌도 없네.風送客帆雲片片풍송객범운편편바람이 손님배의 돛대에 불고 구름은 뭉게뭉게露凝宮瓦玉鱗鱗로응궁와옥린린이슬이 응고된 궁전의 기와는 옥색으로 반짝반짝.綠楊閉戶八九屋록양폐호팔구옥푸른 버들에 문을 ..
석주의 약하디 약한 마음이 담긴 전별시 其餞詔使詩曰: “別語在心徒脈脈, 離盃到手故遲遲. 死前只是相思日, 送後那堪獨去時” 亦非不工矣. 而頗似關西營妓與蕩子惜別語, 紵衣縞帶之贈, 安有此等氣象? 古人謂, “詩可以觀人窮達.” 信矣. 『西浦漫筆』 해석其餞詔使詩曰: “別語在心徒脈脈, 離盃到手故遲遲. 死前只是相思日, 送後那堪獨去時” 석주의 사신을 전별하는 「고 천사(천준)에게 증별하다. 원접사를 대신하여 짓다[別顧天使(天峻), 代遠接使作]」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別語在心徒脈脈이별의 말은 맘에 둔 채 한갓 그저 바라만 보며,離盃到手故遲遲이별의 술잔 손에 이르자 일부러 머뭇머뭇. 死前只是相思日죽기 전엔 다만 그대를 그리워할 날 뿐이리니,送後那堪獨去時보낸 후에 어찌 홀로 떠나는 걸 감당하려나. 亦非不工矣. 또한 기교 있지..
시를 논하다논시(論詩) 이규보(李奎報) 作詩尤所難 語意得雙美작시우소난 어의득쌍미含蓄意苟深 咀嚼味愈粹함축의구심 저작미유수意立語不圓 澁莫行其意의립어불원 삽막행기의就中所可後 彫刻華艶耳취중소가후 조각화염이華艶豈必排 頗亦費精思화염기필배 파역비정사攬華遺其實 所以失詩眞람화유기실 소이실시진邇來作者輩 不思風雅義이래작자배 불사풍아의外飾假丹靑 求中一時耆외식가단청 구중일시기意本得於天 難可率爾致의본득어천 난가솔이치自揣得之難 因之事綺靡자췌득지난 인지사기미以此眩諸人 欲掩意所匱이차현제인 욕엄의소궤此俗寢已成 斯文垂墮地차속침이성 사문수타지李杜不復生 誰與辨眞僞이두불부생 수여변진위我欲築頹基 無人助一簣아욕축퇴기 무인조일궤誦詩三百篇 何處補諷刺송시삼백편 하처보풍자自行亦云可 孤唱人必戱자행역운가 고창인필희 『東國李相國後集』 卷第一 해석作詩尤所難 語..
부석사 선비화를 함부로 다룬 이들의 최후 中國人問仙飛花, 余爲其樹無他種, 事近靈怪故不對. 退溪先生詠仙飛花樹, ‘擢玉亭亭倚寺門, 僧言錫杖化靈根. 杖頭自有漕溪水, 不借乾坤雨露恩. 樹在順興浮石寺, 即新羅時古刹也. 新羅時僧義湘, 將入西域, 植杖於所居寮門前薝內曰: “吾去後, 此杖安生枝葉, 此樹不枯知吾不死.” 義湘去後, 寺僧於其居室, 塑其像, 杖在牌前, 即生枝葉, 雖照日月, 不霑雨露. 長纔齊薝一丈有餘, 千年如一. 光海時慶尚監司鄭造, 至寺見此樹, 謂妖樹. 令鉅之, 寺僧以死爭之. 造曰: “仙人所杖, 吾亦欲杖.” 竟截而去, 即抽雙幹而長如前. 癸亥反正時, 造以大逆誅死, 樹至今四時長靑, 亦無開落, 號爲仙飛花而未嘗開花. 朴弘儁, 余宗人也. 幼時遊寺中, 戲斷一幹. 樹則再孽如前, 而弘儁數十歲前杖死. 偶書之爲浮薄曺年少戒. - 박지..
부석사에 있는 의상의 지팡이 나무가 불편한 유학자 殿北上百步許, 有菴, 名以祖殿. 安義相祖師像, 簷內有樹, 名禪扉花. 僧言 “義相去時住錫于此, 言, ‘我去, 此木當復, 須觀其榮枯, 驗我生死.’ 果如其言. 錫化爲樹, 不霑雨露, 花葉開落, 至今千餘年不死”云. 退溪李先生題詩云 ‘擢玉森森倚寺門, 僧言卓錫化靈根. 杖頭自有漕溪水, 不借乾坤雨露恩.’ 肅廟庚子間, 榮川朴執義弘儁, 兒時讀書于是寺, 見此花, 與僧詰其所言之誕妄, 僧以退溪之詩藉重, 且言 “害此樹者, 必死.” 朴執義曰: “退溪之詩, 但述僧言, 非信之也. 我今折此樹, 爾言若是, 當失千金之軀; 爾言若無驗, 當破萬人之惑.” 遂拔所佩刀斫之, 朴執義果無恙, 僧言不驗矣. 然其後, 樹復生, 今成三枝, 其亦異矣. 趙侯德常詩小序曰: “浮石寺北菴之禪扉花, 僧傳是義相禪師手植之杖,..
퇴계 선생의 자득한 뜻이 담긴 한시 余嘗喜退溪先生詩: “性癖常耽靜, 形骸實怕寒. 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 世味衰年別, 人情末路難. 悟來成一笑, 爲是夢槐安.” 非但句律精工, 其居閒自得之趣, 可以想見. 今於窮陋中, 偶一諷誦, 益覺有味, 不揆蕪拙, 謹次其韻, 時九月十二日也. 해석 余嘗喜退溪先生詩: 나는 일찍이 퇴계 선생의 시를 좋아했었다. “性癖常耽靜, 形骸實怕寒. 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 世味衰年別, 人情末路難. 悟來成一笑, 爲是夢槐安.” 「친구의 시를 차운하다次友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性癖常貪靜 形羸實怕寒 천성은 항상 고요함을 탐하나 형체는 삐쩍 말라 실제론 추위를 두려워하네. 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 솔바람 빗장 건채 듣고 눈 속 매화는 화로 낀 채 보다보니, 世味衰年別 人生末路難 세상의 맛은 늘그막에..
어무적의 「신력탄(新曆歎)」과 이규보의 「위심(違心)」이 알려준 세상의 실상 魚無迹字潛夫, 『新曆歎』曰: “我願三萬六千日, 判作人間兩朝夕. 春花一吐一年紅, 秋月一照一年白. 堯舜至今顔尙韶, 周孔至今頭尙黑. 朝聞吁咈土階上, 暮見絃誦杏壇側.” 余甞聞白露國, 比屋皆聖賢, 掘地則金銀, 多晴少雨, 有豊無凶, 未甞不翹首相望, 以爲樂土. 及讀潛夫詩, 始疑白露國, 亦寓言, 若華胥ㆍ槐安之類也. 李奎報『違心』詩曰: “人間萬事苦參差, 動輒違心莫適宜. 少歲家貧妻尙侮, 殘年祿厚妓將隨. 雨陰多是出遊日, 天霽皆吾閒坐時. 腹飽輟飡逢美肉, 喉瘡忌飮遇深巵. 儲珍賤售市高價, 宿疾方痊隣有醫. 瑣小由來猶類此, 揚州駕鶴况堪期.” 世事乖張大盖如斯. 宋人詩云: “九十日春晴景少, 三千年事亂時多.” 令人恨恨不能自已. 『靑莊館全書』 해석魚無迹字潛夫. 『..

달을 바라보며 망월(望月) 송익필(宋翼弼) 未圓常恨就圓遲 圓後如何易就虧 三十夜中圓一夜 百年心事總如斯 『龜峯先生集』 卷之一 해석 未圓常恨就圓遲 미원상한취원지 보름달이 아닐 땐 항상 둥글어짐이 더딤을 한스러워하고, 圓後如何易就虧 원후여하이취휴 보름달이 된 뒤엔 어째서 쉬이 기울어지려는가? 三十夜中圓一夜 삼십야중원일야 30일 밤중에 보름달은 하룻밤이니, 百年心事總如斯 백년심사총여사 인생 백년의 마음이 모두 이와 같다네. 『龜峯先生集』 卷之一 해설 늘 둥근달로 있지 못함이 한이 되어, 언제나 둥글어지려고 애쓰는 것이 조각달의 소원이다. 그러나 조각달이 둥근 보름달 되고자 아무리 조바심한들 일석(一夕)에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 좁쌀만큼 입쌀만큼 커가는 지루한 과정을 거치고서야 얻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처럼 어..
양근에서 밤에 누워 즉석에서 시를 지어 동료에게 보이다양근야좌 즉사시동사(楊根夜坐 卽事示同事) 정사룡(鄭士龍) 擁山爲郭似盤中 暝色初沈洞壑空 峯頂星搖爭缺月 樹顚禽動竄深叢晴灘遠聽翻疑雨 病葉微零自起風 此夜共分吟榻料 明朝珂馬軟塵紅 『湖陰雜稿』 卷之四 해석擁山爲郭似盤中 옹산위곽사반중 산을 둘러 성곽이 되니, 소반의 한 가운데 같고,暝色初沈洞壑空 명색초침동학공 석양빛 처음으로 잠기니 골자기는 비었네. 峯頂星搖爭缺月 봉정성요쟁결월 묏 봉우리의 반짝이는 별이 이지러진 달과 다투고樹顚禽動竄深叢수전금동찬심총나무 끝의 새가 움직여 깊은 숲으로 숨누나.晴灘遠聽翻疑雨 청탄원청번의우 비 오나 의심될 정도로 맑은 여울소리 멀리서 들리고, 病葉微零自起風 병엽미령자기풍 스스로 일어난 바람에 병든 잎사귀 살살 떨어지네.此夜共分吟榻料 차..
고기잡이배 그림에 쓴 시어주도(漁舟圖) 고경명(高敬命) 蘆洲風颭雪漫空 沽酒歸來繫短篷橫笛數聲江月白 宿禽飛起渚烟中 『霽峯續集』 해석蘆洲風颭雪漫空로주풍점설만공갈대 모래톱에 바람 불고 눈 허공에 가득한데沽酒歸來繫短篷고주귀래계단봉술을 사서 돌아와 조각배 맸네.橫笛數聲江月白횡적수성강월백몇 가락 젓대소리, 강 위에 달이 환해지자,宿禽飛起渚烟中숙금비기저연중자던 새가 물안개 속에 날아오르네. 『霽峯續集』 해설이 시는 고깃배를 그린 그림을 보고 읊은 제화시(題畵詩)이다. 물가에 있는 갈대밭에 바람이 부는데 저 멀리 먼 곳에는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갈대밭 옆에는 작은 배가 매여 있는데, 조금 전 술을 사 온 배이다. 훤히 뜬 강물 위로 피리소리가 들려온다(실제 그림에는 피리가 없겠지만 興을 돋우기 위해 상상해서 넣은 것..
금강산이여 조선이여 금강산(金剛山) 권근(權近) 雪立亭亭千萬峰 海雲開出玉芙蓉 神光蕩漾滄溟近 淑氣踠蜒造化鍾 突兀岡巒臨鳥道 淸幽洞壑秘仙蹤 東遊便欲凌高頂 俯視鴻濛一盪胸 『東文選』 卷之十七 해석 雪立亭亭千萬峰 설립정정천만봉 눈 속에 우뚝 솟은 천 만 봉우리. 海雲開出玉芙蓉 해운개출옥부용 바다 구름 개자 나타난 옥 같이 푸르네. 神光蕩漾滄溟近 신광탕양창명근 신비한 빛 넘실넘실 푸른 바다에 가깝고 淑氣踠蜒造化鍾 숙기원연조화종 맑은 기운 구불구불 조화가 모였네. 突兀岡巒臨鳥道 돌올강만림조도 우뚝 솟은 산등성은 험한 길에 닿았고 淸幽洞壑秘仙蹤 청유동학비선종 맑고 그윽한 골짜기엔 신선의 자취가 담겨 있지. 東遊便欲凌高頂 동유변욕능고정 동쪽으로 노닐며 다시 높은 봉우리에 올라 俯視鴻濛一盪胸 부시홍몽일탕흉 천지의 원기를 굽..
종질 원량 신잠이 영동군에 부임할 때 헤어지며 주다증별당질원량잠지임영동군(贈別堂姪元亮潛之任嶺東郡) 신광한(申光漢) 楓岳東來嶺隔天 古城牢落海雲邊永郞遺跡丹書在 應結三千作地仙 一萬峯巒又二千 海雲開盡玉嬋姸 少時多病今傷老 終負名山此百年 追惟勝跡發長嗟 三十年來夢一過疏雨落霞鳴玉路 馬蹄曾踏海棠花 山齋寒夜燭熒熒 坐覺風來竹有聲一作天涯知己別 春光空入洛陽城 平居不作尋常會 頭白還悲送別筵落羽遠分驚到骨 政成唯待召歸年 『企齋別集』 卷之一 해석楓岳東來嶺隔天풍악동래령격천풍악에 동쪽으로부터 오는 산고개는 하늘과 동떨어져古城牢落海雲邊고성뢰락해운변옛 성은 바다 구름 곁에서 쓸쓸하네. 永郞遺跡丹書在영랑유적단서재영랑호의 유적엔 일편단심의 편지 있으니 應結三千作地仙응결삼천작지선응당 3000개가 맺어져 땅의 신선이 되었지.영동엔 예전에 3000명의..
한국한시약사(韓國漢詩略史) 1. 송풍(宋風) 주도의 시기 고려 중엽 ~ 15C소식(蘇軾)을 중심으로 한 송시(宋詩)가 주도함. 15C 소식(蘇軾)을 벗어나 다양한 송시(宋詩) 추구※ 안평대군의 『팔가선시(八家詩選)』당(唐)송(宋)이백ㆍ두보ㆍ위응물ㆍ유종원구양수ㆍ왕안석ㆍ소식ㆍ황정견 15C 후반강서시파(江西詩派)인 황경견ㆍ진사도(시법 연마 중시)에 관심 가짐 16C박은ㆍ이행ㆍ박상ㆍ정사룡ㆍ노수신ㆍ황정욱이 강서시 수학→박은ㆍ이행ㆍ정사룡 해동강서시파(海東江西詩派)※ 관각삼걸(館閣三傑): 호소지(湖蘇芝)의 해동강서시풍(험벽한 용사, 까다로운 성률 제한, 기계적인 수사)※ 수식과 기료를 중시하는 강서시풍을 사림이 비판함: 온유돈후(溫柔敦厚), 외물한적(外物閑寂)의 내면 수양 중시 2. 당풍(唐風) 주도의..
‘제영남사(題嶺南寺)’에 차운하다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박상(朴祥) 客到嶺梅初發天 嘉平之後上元前春生畫鼓雷千面 詩會靑山日半邊 漁艇載分籠渚月 官羊踏破羃坡煙 形羸心壯凌淸曠 驅使乾坤入醉筵 西湖萬里隔吳天 綠浪東西忽墮前天上玉樓身坐處 海中鼇極眼窮邊江魚慣聽靑娥瑟 城樹恒燻錦燭煙度嶺謾愁深涉險 平生經賞摠塵筵 『訥齋先生集』 卷第五 해석客到嶺梅初發天객도령매초발천손님이 고개에 이르니 매화가 처음으로 피어나 자연스러우니,嘉平之後上元前가평지후상원전섣달【가평(嘉平): 음력 섣달.】이 지나 대보름 전이라네. 春生畫鼓雷千面 춘생화고뢰천면 춘흥(春興)은 화고(畫鼓)의 둥둥거리는 천 번의 소리에 생겨나고,詩會靑山日半邊 시회청산일반변 시흥(詩興)은 푸른 산 해 반쯤 걸린 곁에서 모여든다. 漁艇載分籠渚月 어정재분롱저월 고깃배는 물가 두른 달을 ..
남해의 신을 기리는 비문남해신묘비(南海神廟碑) 한유(韓愈) 敍事狀物之妙 홀대받던 남해사당을 정상화하다海於天地間, 爲物最鉅, 自三代聖王, 莫不祀事. 考於傳記, 而南海神次最貴, 在北ㆍ東ㆍ西三神河佰之上, 號爲祝融. 天寶中, 天子以爲古爵, 莫貴於公侯. 故海岳之祀, 犧幣之數, 放而依之, 所以致宗極於大神. 今王亦爵也, 而禮海岳, 尙循公侯之事, 虛王儀而不用, 非致崇極之意也. 由是冊尊南海神, 爲廣利王, 祝號祭式, 與次俱升. 因其故廟, 易而新之, 在今廣州治之東南海道八十里扶胥之口, 黃木之灣. 그럼에도 관리들이 제사를 소홀히 하여 피해가 커지다常以立夏氣至, 命廣州刺史, 行事祠下, 事訖驛聞. 而刺史常節度五嶺諸軍, 仍觀察其郡邑, 於南方事, 無所不統. 地大以遠. 故常選用重人, 旣貴而富, 且不習海事. 又當祀時, 海常多大風. 將往皆..
5. 중국 사신마저도 인정한 이행의 이별시 華使之來, 容齋爲儐相, 湖陰諸公爲從事. 及其還也, 諸公以詩送之, 長篇傑句, 郁燁璀璨, 而華使皆不許可. 獨容齋句, ‘明月莫須出, 天風休更吹. 月出有驚鳥, 風吹無定枝.’ 華使稱賞不已. 湖陰竊怪之, 及還朝, 沈誦此句數月, 然後始知其妙. 蓋臨別時, 觸物易感, 彼月出而鳥驚, 風吹而枝動, 俱可以助離懷, 有言外之意. 華使之獎, 蓋以此也. 해석華使之來, 容齋爲儐相, 중국사신이 오니, 용재 이행이 접빈사의 보좌관【儐相: 손님을 인도하고 주인을 돕는 것】이 되었고, 湖陰諸公爲從事. 호음 정사룡과 나머지는 종사관이 되었다. 及其還也, 諸公以詩送之, 중국사신이 돌아갈 적에 모든 공들이 시를 지어 그를 전송하는데, 長篇傑句, 郁燁璀璨, 장편들은 걸출한 구절로, 문채 나고 빛나며 옥처럼..
악양루에 올라등악양루(登岳陽樓) 두보(杜甫)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친붕무일자 노병유고주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융마관산북 빙헌체사류 해석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옛적에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올랐구나.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나라와 초나라 동남으로 갈라졌고 하늘과 땅과 낮과 밤이 부질없이 동정호에 떠있구나.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친구 한 글자 편지도 보내지 않고 늙은 몸 의지할 곳은 외로운 배뿐인데,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군마들이 관산의 북쪽에서 치열하게 전쟁 중이라 하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누나.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소화시평 상권71번 해석
비를 마주하고 청주의 동헌에 쓰다대우제청주동헌(帶雨題淸州東軒) 성현(成俔) 畫屛高枕掩羅幃 別院無人瑟已希 爽氣滿簾新睡覺 一庭微雨濕薔薇 『虛白堂詩集』 卷之六 해석畫屛高枕掩羅幃 화병고침엄라위 그림병풍, 높은 베개에 비단 휘장을 치고別院無人瑟已希 별원무인슬이희 별원에 사람 없어 가야금 소리 이미 드물구나. 爽氣滿簾新睡覺 상기만렴신수각 상쾌한 기운이 주렴에 가득하여 선잠이 깨니, 一庭微雨濕薔薇 일정미우습장미 뜰에 가랑비 내렸는지 장미가 젖어있네. 『虛白堂詩集』 卷之六 성현이행가진 자의 화려한 장미가진 것조차 지겨워져 파리한 장미최경창허균무소유의 맑은 장미가지려는 의지는 없지만 해맑은 장미 해설이 시는 비를 마주하고 청주 동헌에서 쓴 것으로, 화려하게 수놓은 병풍과 비단 휘장 안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가진 자의 ..
관사에서 숙직하며 짓다제직사(題直舍) & 4월 26일 동궁 이어소【이어소(移御所): 임금이 자리를 옮겨서 거처하는 곳이다.】의 숙직하는 방벽에 쓰다사월이십육일 서우동궁이어소직사벽(四月二十六日 書于東宮移御所直舍壁) 이행(李荇) 衰年奔走病如期 春興無多不到詩 睡起忽驚花事了 一番微雨落薔薇 『容齋先生集』 卷之一 해석衰年奔走病如期 쇠년분주병여기 늦은 나이에 분주하여 병이 약속한 듯 와서春興無多不到詩 춘흥무다부도시 봄의 흥취가 많지 않아 시 지을 만큼 이르질 않네. 睡起忽驚花事了 수기홀경화사료 자다 깨니 어이쿠야! 꽃피는 계절【화사(花事): 봄에 노닐며 꽃 등을 보는 일[游春看花等事]】이 다 가버려,一番微雨落薔薇일번미우락장미한 번 보슬비에 장미꽃 져버렸네. 『容齋先生集』 卷之一 성현이행가진 자의 화려한 장미가진 것조..
영보정(永保亭) & 병영 뒤의 정자에서 영후정자(營後亭子) 박은(朴誾)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酒醒, 必爲詩以記, 而亦有不暇者, 故所得不多. 其一 地迫未窮千頃海 山開猶納一頭潮 急風吹霧水如鏡 近渚無人禽自謠 客裏每爲淸境惱 日邊更覺故園遙 苦吟不去乏新語 愁見落暉沈遠霄 其四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北望雲山欲何極 南來襟帶此爲雄 海氛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 暝裏如聞鳥相叫 坐間渾覺境俱空 『挹翠軒遺稿』 卷三 해석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계해(1503)년 2월에 나는 남쪽으로 귀향해 외삼촌을 뵈었다.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22일에 보령영(保寧營)에 이르러 10여일을 머물며 매번 산과 바다의 명승지를 만나면 갑작스레..
준 스님에게 주다증준상인(贈峻上人) 김시습(金時習) 終日芒鞋信脚行 一山行盡一山靑心非有像奚形役 道本無名豈假成宿露未晞山鳥語 春風不盡野花明短笻歸去千峯靜 翠壁亂烟生晩晴 『梅月堂詩集』 卷之三 해석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종일토록 짚신 신고 발 가는 대로 다녀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한 산이 건너 다하면 다시 한 산 푸르네.心非有像奚形役심비유상해형역마음이란 모양이 없으니, 어찌 형체의 부림을 당하랴.道本無名豈假成도본무명기가성도란 본디 무명이니 어찌 빌려서 이루겠는가?(도를 얻은 척 할 수 없다)宿露未晞山鳥語숙로미희산조어묵은 이슬이 마르지 않았는데도 산새는 우짖고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봄바람 계속 부니 들꽃은 환하다. 短笻歸去千峯靜단공귀거천봉정짧은 지팡이 짚고 돌아오노니, 온갖 봉우리들 고요하고翠壁亂烟生晩晴취벽난연..
두 낚시꾼 노인인 여상과 엄광을 조롱하며조이조수(嘲二釣叟) 김시습(金時習) 風雨蕭蕭拂釣磯 渭川魚鳥識忘機如何老作風雲將 空使夷齊餓采薇 右呂望 桐江江上釣煙波 生計蕭條一短蓑漢家若無星象動 千秋定不累完名 右嚴光 太公之佐周室, 功則大矣. 以商世觀之, 義不能侔西山; 子陵之去漢帝, 節則高矣. 以漢室觀之, 忠不能盡雲臺. 嗚呼! 當殷商無道, 天命雖去, 人心縱離. 太公, 一商民也, 可忍佐異姓誅其君乎? 當莽之亂, 炎祚已傾, 光武以雄渾之量, 誅賊救民, 欲光復漢室. 子陵以區區之節, 浩然歸去, 可忍潔其身, 而亂其倫乎? 然則太公之就, 能助周家之業, 不能全君臣之大義; 子陵之去, 能成光武之大, 不能補漢祚之中興. 屈子所謂: “明有所不照, 智有所不逮” 信夫. 『梅月堂詩集』 卷之二 해석風雨蕭蕭拂釣磯풍우소소불조기바람과 비가 소소하게 낚시터를 휩..
50. 김시습의 시와 위작 논란 金時習五歲, 以奇童名. 英廟召試「三角山」詩, 詩曰: ‘束聳三峯貫大靑, 登臨可摘斗牛星. 非徒岳岫興雲霧, 能使王都萬世寧.’ 後佯狂被緇. 有詩曰: ‘趙吠眞榮兆, 飛黥是禍胎. 羊頭如欲爛, 柴盡爾園梅.’ 韓明澮以‘太公釣魚圖’求詩, 題贈曰: ‘風雨蕭蕭拂釣磯, 渭川魚鳥識忘機. 如何老作鷹揚將, 空使夷齊餓采薇.’ 蓋有所諷矣. 或言, 「三角山」詩, 乃世所僞作. -『芝峯類說』 해석 金時習五歲, 以奇童名. 김시습은 다섯 살 때 기이한 아이로 소문났다. 英廟召試「三角山」詩, 세종이 불러들여 「삼각산三角山」이란 시제로 시를 짓게 했더니, 詩曰: ‘束聳三峯貫大靑, 登臨可摘斗牛星. 非徒岳岫興雲霧, 能使王都萬世寧.’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束聳三峯貫大靑 세 봉우리를 묶어 세워 하늘을 뚫었으니, 登臨..
천자문을 어린이 한자교재로 쓰겠다고? 제발 그러지 말아줘천문평(千文評) 정약용(丁若鏞) 유의어와 반의어로 한자학습을 하라文字之興, 所以類萬物也. 或以其形, 或以其情, 或以其事, 必觸類而旁通之, 竭其族別其異而後, 其情理粲然而文心慧竇, 於是乎開發. 옛날 한자책들은 유의어와 반의어로 구성되어 있었고 그것으로 한자학습을 했다故古者小學, 必先之以六書之敎, 卽子母相生之灋, 偏旁離合之制, 是講是明, 以達其源委. 若『爾雅』ㆍ『說文』ㆍ『急就章』ㆍ『玉篇』之類, 皆其遺也. 是諸文字, 皆古奧難通, 然其在當時, 不以幼小而恕之, 皆所以觸類旁通, 竭其族別其異, 以啓其文心慧竇也. 천자문은 유사어로 구성되어 있지 않아 아이들을 혼란에 빠뜨린다我邦之人, 得所謂周興嗣『千文』以授童幼, 而『千文』非小學家流也. 學‘天地’字, 乃日月ㆍ星辰ㆍ山川..
청심루에서 가정의 시에 차운하다차청심루운(次淸心樓韻) 김종직(金宗直) 維舟茅舍棘籬端 魚鳥何曾識我顔病後猶能撰杖履 謫來纔得賞江山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一霎倚欄仍北望 篙師催載不敎閑 『佔畢齋集』 卷之十二 해석維舟茅舍棘籬端 유주모사극리단 울타리 끝의 띠집 가시에, 배를 묶어뒀으니魚鳥何曾識我顔어조하증식아안새와 물고기가 어찌 일찍이 나의 얼굴 알랴. 病後猶能撰杖履병후유능찬장리병 앓고 난 뒤라 그래도 지팡이와 짚신을 갖출 수 있고謫來纔得賞江山적래재득상강산폄적(貶謫)되어서야 겨우 강산을 즐길 수 있구나.十年世事孤吟裏십년세사고음리10년의 세상일은 홀로 읊조리는 속에 있고,八月秋容亂樹間팔월추용란수간8월의 가을모습은 어지러운 숲 사이에 있네. 一霎倚欄仍北望일삽의란잉북망잠깐 동안 난간에 기댔다가 임금 생각하고 있자니【북망(..
56. 뛰어난 점필재의 시재 佔畢齋之詩稱爲冠冕者, 實非誇也. 每誦其‘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 則未嘗不服其精細. ‘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 則未嘗不服其爽朗. ‘風飄羅代蓋, 雨蹴佛天花,’ 則未嘗不服其放遠也. -『晴窓軟談』 해석佔畢齋之詩稱爲冠冕者, 實非誇也. “점필재의 시가 조정에서 으뜸이라고 일컬어진 것이 실로 과장이 아니다. 每誦其‘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 매번 읊었던 「선사사에서[仙槎寺]」의 경련(頸聯)은 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가랑비 속에 스님은 적삼을 꿰매고, 추운 강에서 나그네 배를 젓네. 則未嘗不服其精細. 일찍이 그 정밀하고 세밀함에 탄복하지 않음이 없었고, ‘十年世事孤吟裏, 八月秋容亂樹間,’ 「청심루에서 가정의 시에 차운하다[次淸心樓韻]」라는 시의 경련(頸聯)은 다음과 같으니, 十年世事..
선사사에서선사사(仙槎寺) 김종직(金宗直) 偶到仙槎寺 巖空松桂秋우도선사사 암공송계추鶴飜羅代蓋 龍蹴佛天毬학번라대개 룡축불천구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세우승봉납 한강객도주孤雲書帶草 獵獵滿池頭고운서대초 렵렵만지두 『續東文選』 卷之六 해석偶到仙槎寺 巖空松桂秋우연히 선사사에 이르니 바위는 쓸쓸한데 소나무와 계수나무는 가을 들었네.鶴飜羅代蓋 龍蹴佛天毬학은 신라 때의 일산에 날고, 용은 불천의 여의주를 찬다. 細雨僧縫衲 寒江客棹舟가랑비 속에 스님은 적삼을 꿰매고, 추운 강에서 나그네 배를 젓네. 孤雲書帶草 獵獵滿池頭외로운 구름 조각 어지러운 풀을 띠고 바람에 흔들리며 못 머리에 가득하네. 『續東文選』 卷之六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晴窓軟談호곡만필성수시화소화시평 권상 62번이해와 감상

한식날의 농촌에서 한식촌가(寒食村家) 김종직(金宗直) 禁火之辰春事多 芳菲點檢在農家 鳩鳴穀穀棣棠葉 蝶飛款款蕪菁花 帶樵櫳上烏犍返 挑菜籬邊叉髻歌 有田不歸戀五斗 元亮笑人將奈何 『佔畢齋集』 卷之十九 해석 禁火之辰春事多 금화지진춘사다 한식날【금화지진(禁火之辰): 한식날로 불을 禁하는 때이기에 이렇게 부름.】 봄 일 많아 芳菲點檢在農家 방비점검재농가 농가에선 꽃풀 점검하지. 鳩鳴穀穀棣棠葉 구명곡곡체당엽 비둘기 구우구우【구명곡곡(鳩鳴穀穀): 비둘기가 구우구우 욺. 구(鳩)를 시구(鳲鳩)로, 즉 뻐꾸기로 본다면 그 우는 소리는 ‘곡식씨를 뿌리도록 재촉한다’는 ‘포곡(布穀)’으로도 풀이됨.】 당체나무잎에서 울고 蝶飛款款蕪菁花 접비관관무청화 나비 훨훨 장다리꽃에서 나풀나풀 난다. 帶樵櫳上烏犍返 대초롱상오건반 언덕 위에서 땔..
윤달 8월 19일에 숙직하며 우연히 읊다윤팔월십구일직려우음(閏八月十九日直廬偶吟) 김종직(金宗直) 藏室蓬山昔討論 十三年後更叨恩眼花正怯金蓮燭 口梗難斟白虎樽霜暖梧桐猶窣窣 月明鳷鵲自飜飜故園松菊應蕪沒 嬭母而今足夢魂 『佔畢齋集』 卷之十六 해석藏室蓬山昔討論장실봉산석토론장서실【장실(藏室)ㆍ봉산(蓬山): 모두 장서실을 일컬음. 노자가 장실주하사(藏室柱下史)를 지낸 적이 있기에 노씨장실(老氏藏室)로 불리며, 봉래산의 산부(仙府)에는 비록(祕錄)이 숨겨져 있다하여 도가봉래산(道家蓬萊山)이라고도 불리게 됨.】에서 옛적에 토론하였지.十三年後更叨恩십삼년후갱도은13년이나 흘러 다시 주상의 은혜를 입었네.眼花正怯金蓮燭안화정겁금련촉눈이 흐려 금련촉【금련촉(金蓮燭): 당(唐)의 영호도(令狐綯)가 황제와 얘기 나눈 후에 돌아갈 때 촛불이..
장현의 촌마을에서장현촌가(長峴村家) 김종직(金宗直) 籬外紅桃竹數科 𩁺𩁺雨脚閒飛花老翁荷耒兒騎犢 子美詩中西崦家 『續東文選』 卷之九 해석籬外紅桃竹數科리외홍도죽수과울타리 밖 붉은 복숭아꽃과 대나무 몇 그루𩁺𩁺雨脚閒飛花비비우각한비화부슬부슬 빗발에 이따금 꽃이 날리네. 老翁荷耒兒騎犢로옹하뢰아기독노인은 보습을 메고, 아이는 송아지 타니, 子美詩中西崦家자미시중서엄가두자미의 시 중에 「적곡 서쪽 산의 인가[赤谷西崦人家]」라는 시에서 얘기한 풍경이로다. 『續東文選』 卷之九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상62감상하기
적곡 서쪽 산의 인가적곡서엄인가(赤谷西崦人家) 두보(杜甫) 躋險不自喧 出郊已淸目제험불자훤 출교이청목溪回日氣暖 徑轉山田熟계회일기난 경전산전숙鳥雀依茅茨 藩籬帶松菊조작의모자 번리대송국如行武陵暮 欲問桃源宿여행무릉모 욕문도원숙 해석躋險不自喧 出郊已淸目험한 곳에 오르니 절로 시끄럽지 않고, 교외에 나가니 이미 눈이 맑아지네.溪回日氣暖 徑轉山田熟냇물 굽어 도는 곳은 날씨가 따뜻하고, 지름길 돌아난 곳에 산밭이 익네.鳥雀依茅茨 藩籬帶松菊참새들은 띠풀 지붕에 기대어 있고 두른 울엔 소나무와 국화가 어지러워. 如行武陵暮 欲問桃源宿무릉의 저물녘에 다니는 듯, 도원에 물어 자고자 한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상권62
관수루에 제목을 붙여 지은 시관수루 제영시(觀水樓 題詠詩) &낙동역에서낙동역(洛東驛) 김종직(金宗直) 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진리비롱리 관인즉읍인三章辭聖主 五馬慰慈親삼장사성주 오마위자친白鳥如迎棹 靑山慣送賓백조여영도 청산관송빈澄江無點綴 持以律吾身징강무점철 지이율오신 『佔畢齋集』 卷之十二 해석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나루의 아전은 농리【용리(瀧吏): 배가 다니기 어려운 험악한 곳에 특별히 두어 배의 운행을 경계시키도록 했던 아전. 한유의 「용리(瀧吏)」에서 좌천되어 갈 때 문답한 내용을 시로 읊었음. “남행한 지 육십 일이 지나, 비로소 창락롱을 내려간다. 물살 험악하기 형상할 수 없어 배와 바위 서로 부딪히네. 농리의 아전에게 가서 묻길 조주 몇 리인가? 가면 며칠에 당도하나? 풍토는 다시 어떠한가?[南行愈六旬, ..
혼자 거닐며자적(自適) 이첨(李詹) 舍後桑枝嫩 畦西薤葉抽사후상지눈 휴서해엽추陂塘春水滿 稚子解撑舟피당춘수만 치자해탱주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舍後桑枝嫩 畦西薤葉抽집 뒤 뽕나무 가지 새싹 뾱 돋고, 서쪽 밭의 부추잎이 쑥 자라네.陂塘春水滿 稚子解撑舟언덕엔 봄물 가득하여 어린 자식 메어놓은 배를 저을 줄 아네.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앞의 시와 마찬가지로 한가로운 정취를 노래한 것으로, 봄을 맞이하여 새싹이 나고 연못에 물이 차자 아이들이 배를 저으며 노는 광경을 그리고 있다.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는 “국초에는 정교은(鄭以吾의 호)ㆍ이쌍매의 시가 가장 훌륭했다[國初之業, 鄭郊隱李雙梅最善].”라고 평하고 있다.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95쪽 인용작가 이..
김거사의 들집을 방문하다방김거사야거(訪金居士野居) 정도전(鄭道傳) 秋陰漠漠四山空 落葉無聲滿地紅立馬溪頭問歸路 不知身在畵圖中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秋陰漠漠四山空추음막막사산공가을 그늘 어둑침침하고 온 산은 고요한데,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소리 없이 떨어지는 낙엽에 온 산 붉구나. 立馬溪頭問歸路입마계두문귀로말 시냇가에 세워두고 돌아가는 길 묻자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알지 못했구나, 몸이 그림 속에 있었다는 것을.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정도전(鄭道傳)의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한 편으로, 시골에 은거하고 있는 김거사를 찾아 나선 도중에 맞은 가을 경치를 노래하고 있다. 허균(許筠)의 『국조시산(國朝詩刪)』에서는 이 시를 두고 “그림 같다[如畵].”라고 평하고 있다.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
보이는 대로 읊다즉사(卽事) 이색(李穡) 幽居野興老彌淸 恰得新詩眼底生風定餘花猶自落 雲移小雨未全晴墻頭粉蝶別枝去 屋角錦鳩深樹鳴齊物逍遙非我事 鏡中形色甚分明 『東文選』 卷之十六 ▲ 幽居나 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영화 [전우치] 중, 전우치의 사당. 해석幽居野興老彌淸유거야흥로미청숨어 사는 시골의 흥취는 늙을수록 더욱 맑아져恰得新詩眼底生흡득신시안저생새로운 시가 눈 밑에서 생겨나는 것을 흡족하게 얻네.風定餘花猶自落풍정여화유자락바람은 멈췄지만 남아 있던 꽃 오히려 스스로 지고雲移小雨未全晴운이소우미전청구름은 사라졌지만 부슬비 아직 덜 개었네.墻頭粉蝶別枝去장두분접별지거담장 위의 나비는 가지와 이별하여 떠나고屋角錦鳩深樹鳴옥각금구심수명처마 귀퉁이 비둘기는 깊은 숲에 숨어 울어대네.齊物逍遙非我事제물소요비아사제물..
오호도의 전횡을 그리며오호도(嗚呼島) 이숭인(李崇仁) 嗚呼島在東溟中 滄波渺然一點碧夫何使我雙涕零 祇爲哀此田橫客田橫氣槩橫素秋 壯士歸心實五百咸陽隆準眞天人 手注天潢洗秦虐橫何爲哉不歸來 寃血自汚蓮花鍔客雖聞之爭柰何 飛鳥依依無處托寧從地下共追隨 軀命如絲安足惜同將一刎寄孤嶼 山哀浦思日色薄嗚呼千秋與萬古 此心菀結誰能識不爲轟霆有所洩 定作長虹射天赤君不見今古多小輕薄兒 朝爲同袍暮仇敵 『東文選』 卷之八 해석嗚呼島在東溟中오호도재동명중오호도는 동쪽의 바다 한 가운데 있어滄波渺然一點碧창파묘연일점벽푸른 물결에 아득히 하나의 점으로 푸르다.夫何使我雙涕零부하사아쌍체령그런데 어찌 나의 두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하나? 祇爲哀此田橫客기위애차전횡객다만 전횡【전횡(田橫): 항우를 물리치고 유방이 한고조로 등극하자, 전횡은 처형될까 두려워하며 500명의 식객..
홍무 정사년 일본으로 사신 가서 지은 작품홍무정사봉사일본작(洪武丁巳奉使日本作) & 나그네로 살며려우(旅寓) 정몽주(鄭夢周) 海島千年郡邑開 乘桴到此久徘徊 山僧每爲求詩至 地主時能送酒來 却喜人情猶可賴 休將物色共相猜 殊方孰謂無佳興 日借肩輿訪早梅 僑居寂寞閱年華 苒苒䆫櫳日影過 每向春風爲客遠 始知豪氣誤人多 桃紅李白愁中艶 地下天高醉裏歌 報國無功身已病 不如歸去老烟波 ⇒ 해석보기 水國春光動 天涯客未行 草連千里綠 月共兩鄕明 遊說黃金盡 思歸白髮生 男兒四方志 不獨爲功名 平生南與北 心事轉蹉跎 故國海西岸 孤舟天一涯 梅䆫春色早 板屋雨聲多 獨坐消長日 那堪苦憶家 ⇒ 해석보기 夢繞雞林舊弊廬 年年何事未歸歟 半生苦被浮名縛 萬里還同異俗居 海近有魚供旅食 天長無鴈寄鄕書 舟回乞得梅花去 種向溪南看影踈 弊盡貂裘志未伸 羞將寸舌比蘇秦 張騫査上天連海 徐福祠..
원나라로 가는 원외랑 신예를 전송하며 쓰다송신원외북상서(送辛員外北上序) 이제현(李齊賢) 선비에게 선천적인 재주와 운명만큼이나 뜻이 중요하다士之行斯世也, 其猶舟乎. 有其才爲之楫, 有其命爲之順風, 然後利有攸往矣. 有才與命, 其志之或卑, 猶之楫完風利, 而操舟者非其人, 烏能任萬斛之重, 致萬里之遠, 以濟其不通乎. 신예는 재주와 운명, 뜻까지 모두 갖췄다員外辛侯, 束髮讀書, 敏而好問, 揚鑣翰墨之塲, 游刃簿書之藪, 可謂有其才矣. 筮仕不幾年, 歷提學ㆍ代言, 遷密直ㆍ僉議, 仍爲星郞ㆍ東省, 可謂有其命矣. 引舊故同升諸公, 咨耆艾以諧庶政, 正色匡君主, 推誠待賓旅, 可謂有其志矣. 今以朝官被召, 騰裝而西笑, 才之奇命之達志之大, 將於是乎益見矣. 이 글을 짓게 된 이유權贊善而下二十有八家, 用鄭愚谷「謝宴」詩, 分韻聯章, 以美其行, 屬..
홍수와 가뭄을 통한 관리의 무능과 부정부패를 까발리다 원수한(原水旱) 이곡(李穀) 관리가 홍수와 가뭄을 천재로 보느냐, 인재로 보느냐 水旱果天數乎? 果人事乎? 堯ㆍ湯未免, 天數也. 休咎有徵, 人事也. 古之人, 修人事以應天數, 故有九七年之厄, 而民不病. 後之人, 委天數而廢人事, 故一二年之災而民已轉于溝壑矣.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 하다 國家非惟省歲月日, 且有儲備, 人事可謂修矣. 自去年之水旱而民,甚病, 多方救療之, 不得其要, 何哉? 甞聞之父老曰:“移民移粟食飢飮渴, 僅足以紓目前之急. 若欲因,其已然之迹, 而防其未然之患, 盍亦究其原?” 홍수와 가뭄의 진짜 원인 夫民之寄命者, 有司. 凡有利害, 必赴而訴之. 若子於父母然, 父母之於子, 袪其害而已, 豈計其利己乎? 今之有司則不然. 設二人爭訟, 甲若有錢, ..
14. 홍섬, 시로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다 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安老敗, 遂光顯. 其刑也, 有人言於蘇贊成世讓曰: “惜夫! 退之之止於斯也.” 贊成曰: “此人必有前程, 豈遽死耶?” 其人曰: “何以知之?” 贊成曰: “曩日課製「灎澦堆」詩結句曰: ‘淸猿啼不盡, 送我上危灘.’ 如此詩句, 可知人休咎”云. 竟入相黃閣二十年, 年八十二卒. 詩亦可以占人窮達, 如是哉. 해석洪相國暹, 字退之, 號忍齋, 議政彥弼之子也. 상국 홍섬의 자(字)는 퇴지이고 호(號)는 인재로 의정을 지낸 언필의 자식이다. 少時爲金安老所陷, 受庭刑竄興陽, 젊었을 적에 김안로에게 모함을 당해 형벌을 받고 흥양으로 유배되었다가 安老敗, 遂光顯. 김안노가 실각하자 마침내 크게 현달했다. 其刑也, 有人言於..
사화(士禍) 정리 1. 무오사화(戊午士禍)연산군 시기내용김일손이 사초(史草)에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칭찬하는 글을 남김(세조의 찬탈 비방)결과김종직을 부관참시하고 김일손의 사림파 수십 명을 형벌에 처함. 2. 갑자사화(甲子士禍)연산군 시기내용성종 후궁으로 왕비가 된 어머니 윤씨가 모함으로 폐비가 되어 죽게 된 사실을 알게 됨.결과폐비 윤씨를 쫓아내는데 일조한 신하를 모조리 죽임. 중종반정(中宗反正)난폭해진 연산군에 훈구파도 위기감을 느껴 이복동생을 왕위에 앉힘. 3. 기묘사화(己卯士禍)중종 시기내용기를 펴지 못하는 중종도 조광조의 개혁노선(소격서 폐지, 위훈삭제, 현량과 실시)을 좋아했으나 남곤ㆍ심정 등이 역모한다고 모함함.결과조광조를 따르는 사림파를 잡아 귀양 보내거나 죽임. 조광조..
하양의 군대로 부임하는 처사 온조를 전송하며 시문에 쓰다송온조처사부하양군서(送溫造處士赴河陽軍序) 한유(韓愈) 朱文公, 嘗稱此篇, 謂文章之有典有則者也. 백락이 지나간 곳에 좋은 말은 모두 없어지고伯樂一過冀北之野, 而馬群遂空. 夫冀北馬多於天下. 伯樂雖善知馬, 安能空其群邪? 解之者曰: “吾所謂空, 非無馬也, 無良馬也. 伯樂知馬, 遇其良, 輒取之. 群無留良焉, 苟無留其良, 雖謂無馬, 不爲虛語矣.” 대부 오중윤이 지나간 자리에 낙양의 좋은 선비 두 명이 없어졌네東都固士大夫之冀北也, 恃才能, 深藏而不市者, 洛之北涯曰‘石生,’ 其南涯曰‘溫生.’ 大夫烏公, 以鈇鉞. 鎭河陽之三月, 以石生爲才, 以禮爲羅, 羅而致之幕下; 未數月也, 以溫生爲才, 於是以石生爲媒, 以禮爲羅, 又羅而致之幕下. 東都雖信多才士, 朝取一人焉, 拔其尤;..
봄에 애달프다상춘(傷春) 신종호(申從濩) 茶甌飮罷睡初輕 隔屋聞吹紫玉笙燕子不來鶯又去 滿庭紅雨落無聲 粉墻西面夕陽紅 飛絮紛紛撲馬鬃夢裏韶華愁裏過 一年春事棟花風 『續東文選』 卷之十 해석茶甌飮罷睡初輕다구음파수초경차 마시길 다하고 깜빡 졸다가 가벼우니,隔屋聞吹紫玉笙격옥문취자옥생집 너머에서 자주빛 옥피리소리 들려. 燕子不來鶯又去연자불래앵우거제비 오지 않고 꾀꼬리 가버린 체,滿庭紅雨落無聲만정홍우락무성뜰 가득 붉은 비가 뚝뚝 떨어지네. 粉墻西面夕陽紅분장서면석양홍분칠한 담장의 서쪽 벽면은 석양으로 붉고飛絮紛紛撲馬鬃비서분분박마종버들개지 살랑살랑 말머리 치는 구나. 夢裏韶華愁裏過몽리소화수리과꿈속 아름다운 경치【소화(韶華): 아름다운 계절의 경치, 보통 춘광(春光)을 가리키는 시어(詩語).】는 근심 속에 지나갔지만, 一年春事棟花..
양화 나루에서양화도(楊花渡) & 배로 양화를 건너 저녁에 돌아오며 석계의 운에 차운하며주하양화도 석귀차계운운(舟下楊花渡 夕歸次季雲韻) 신용개(申用漑) 水國秋高木葉飛 沙寒鷗鷺淨毛衣西風日落吹遊艇 醉後江山滿載歸 『二樂亭集』 卷之六 해석水國秋高木葉飛수국추고목엽비물나라 가을 깊어 나뭇잎 흩날리고,沙寒鷗鷺淨毛衣사한구로정모의모래 추워 기러기와 해오라기는 깃털을 고르는데,西風日落吹遊艇서풍일락취유정해가 지니 가을바람이 놀잇배를 불어줘서醉後江山滿載歸취후강산만재귀취한 뒤라 강산을 한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二樂亭集』 卷之六 해설이 시도 사가독서(賜暇讀書)할 때 양화에 배를 띄우고 저녁에 돌아오면서 계운의 시에 차운한 것으로, 가을날의 저녁 풍경을 노래하고 있다. 한강에 가을이 깊어 나뭇잎이 떨어져 날리고 있고, 가을 저..
중서랑의 제군들에게 시를 써주다기중서제군시(寄中書諸君詩) 신숙주(申叔舟) 豆滿春江繞塞山 客來歸夢五雲間中書醉後應無事 明月梨花不怕寒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豆滿春江繞塞山두만춘강요새산두만강은 봄이 되어 변방의 산을 휘둘렀는데,客來歸夢五雲間객래귀몽오운간나그네의 돌아갈 꿈, 오색구름【오운(五雲): 오색구름을 말하니, 바로 임금 주변을 뜻한다.】 사이에 있네.中書醉後應無事중서취후응무사중서랑 취한 후에 응당 일 없겠지, 明月梨花不怕寒명월리화불파한달 밝은 날 배꽃 보느라 추위 마다 않고 있으리.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설이 시는 함경도에 노닐다가 중서(中書)의 여러 사람들에게 보낸 시이다. 이 시에 대해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59번에서, “보한재 신숙주(申叔舟)ㆍ이락당 신용개ㆍ기재 신광한 조..
길 가의 소나무를 읊다영로방송(詠路傍松) 김정(金淨) 枝條摧折葉鬖髿 斤斧餘身欲臥沙 望絶棟樑嗟已矣 査牙堪作海仙槎 『冲庵先生集年譜』 上 해석枝條摧折葉鬖髿 지조최절엽삼사 가지 꺾였고 잎사귀는 헝클어져斤斧餘身欲臥沙 근부여신욕와사 도끼에 잘린 남은 몸통은 모래에 누우려 하네.望絶棟樑嗟已矣 망절동량차이의 희망 끊긴 동량은 이제 그만이로구나!査牙堪作海仙槎사아감작해선사뗏목으로 바다의 신선이 탈 배를 만들련다. 『冲庵先生集年譜』 上 해설소나무 가지는 꺾이고 솔잎은 헝클어져 내려와, 도끼에 찍히고 남은 소나무는 모래 위에 쓰러질 듯하다. 동량이 되기를 바랐으나 그 꿈은 사라져 자신을 한탄하나, 비쭉이 나온 가지는 바다 신선의 뗏목이 될 만하다.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75번에서 이 시에 대해 다음과..
바닷가의 소나무를 읊으며영해송(詠海松) 김정(金淨) 海風吹去悲聲遠 山月高來瘦影疎賴有直根泉下到 雪霜標格未全除 해석海風吹去悲聲遠해풍취거비성원바닷바람 불어오니 슬픈 소리 멀어지고山月高來瘦影疎산월고래수영소산의 달 높이 떠오르니 수척한 그림자 옅어졌네.賴有直根泉下到뢰유직근천하도다행히 곧은 뿌리는 샘 아래까지 뻗어있어,雪霜標格未全除설상표격미전제눈과 서리로도 풍도【표격(標格): 사람의 언어와 행동거지, 그리고 태도를 가리킴[指人的言談舉止和儀態]】가 모두 없애지 못한다. 해설이 시는 기묘사화를 겪은 뒤 귀양 가서 길가에 있는 소나무를 보고 읊은 것으로, 소나무는 김정(金淨)을 형상화(形象化)하고 있다. 바닷바람이 불어 가니 슬픈 자신의 소리를 멀리 전하고 있고, 산 위에 높이 달이 솟아오르자 소나무의 앙상한 그림자가 ..
평의(評議) 1. 物莫大于天地日月, 而子美云: “日月籠中鳥, 乾坤水上萍.” 事莫大于揖遜征誅, 而康節云: “唐虞揖遜三杯酒, 湯武征誅一局棋.” 人能以此胸襟眼界呑吐六合, 上下千古, 事來如漚生大海, 事去如影滅長空, 自經綸萬變而不動一塵矣. 인용목차 2. 君子好名, 便起欺人之念: 小人好名, 猶懷畏人之心. 故人而皆好名, 則開詐善之門. 使人而不好名, 則絶爲善之路. 此譏好名者, 當嚴責君子, 不當過求于小人也. 인용목차 3. 大惡多從柔處伏, 哲士須防綿里之針: 深仇常自愛中來, 達人宜遠刀頭之蜜. 인용목차 4. 持身涉世, 不可隨境而遷. 須是大火流金而淸風穆然, 嚴霜殺物而和氣藹然, 陰霾翳空而慧日朗然, 洪濤倒海而坻柱屹然, 方是宇宙內的眞人品. 愛是萬緣之根, 當知割舍. 識是衆欲之本, 要力掃除. 인용목차 5. 作人要脫俗, 不可存一矯俗之心:..
석주 권필을 곡하며곡석주(哭石洲) 이안눌(李安訥) 不恨吾生晩 只恨吾有耳불한오생만 지한오유이萬山風雨時 聞着詩翁死만산풍우시 문착시옹사 不恨吾生晩 只恨吾有眼불한오생만 지한오유안無復見斯人 危途涕空潸무부견사인 위도체공산 詩亡不復採民風 幾箇騷人坐此窮시망불부채민풍 기개소인좌차궁最恨靑靑鄴侯樹 只今還誤聖朝中최한청청업후수 지금환오성조중 耳不曾聞目始看 縱敎相訣語應難최한청청업후수 지금환오성조중至今淚盡悲無盡 酸在中腸苦在肝지금루진비무진 산재중장고재간 『東岳先生集』 卷之十 해석不恨吾生晩 只恨吾有耳내가 늦게 태어난 것은 한스럽지 않지만, 다만 나에게 귀가 있다는 게 한스럽네. 萬山風雨時 聞着詩翁死온 산에 바람 불고 비올 때, 시옹이 죽었단 소식을 들었으니 不恨吾生晩 只恨吾有眼내가 늦게 태어난 것은 한스럽지 않지만, 다만 나에게 눈이..
부벽루에서부벽루(浮碧樓) 이색(李穡)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성공월일편 석로운천추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린마거불반 천손하처유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장소의풍등 산청강자류 『東文選』 卷之十 해석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어제 영명사를 지나다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성은 텅 빈 채 달 한 조각 있고, 바위(조천석)는 천년 두고 구름뿐인데,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기린 말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천손(天孫): 아래 층안(層岸) 위에 루(樓)가 있으니, 이름을 부벽루(浮碧樓)라 하는데, 보이는 경치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옆에 영명사(永明寺)가 있으니, 곧 동명왕의 구제궁(九梯宮)이다. 안에 기린(麒麟)을 기르던 굴(窟)이 있는데, 후인(後人)이 비석을 세워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