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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머나먼 이별원별리(遠別離) 이백(李白) 古有皇英之二女 乃在洞庭之南 瀟湘之浦 海水直下萬里深 誰人不言此離苦 日慘慘兮雲冥冥 猩猩啼烟兮鬼嘯雨 我縱言之將何補 皇穹竊恐不照余之忠誠 雷憑憑兮欲吼怒 堯舜當之亦禪禹 君失臣兮龍爲魚 權歸臣兮鼠變虎或云 堯幽囚 舜野死 九疑聯綿皆相似 重瞳孤墳竟何是 帝子泣兮綠雲間 隨風波兮去無還慟哭兮遠望 見蒼梧之深山蒼梧山崩湘水絶 竹上之淚乃可滅 해석古有皇英之二女고유황영지이녀옛날에 娥皇과 女英, 두 여자가 있었으니, 乃在洞庭之南내재동정지남바로 동정호의 남쪽에 瀟湘之浦소상지포소상강의 포구에서 순임금과 헤어졌지. 海水直下萬里深해수직하만리심동정호의 물 깊이 만리나 깊은데, 誰人不言此離苦수인불언차리고누가 이 이별 괴롭다 말하지 않으랴. 日慘慘兮雲冥冥일참참혜운명명해는 어둑어둑 구름은 어둑침침猩猩啼烟兮鬼嘯雨성성제연..
남헌의 소나무남헌송(南軒松) 이백(李白) 南軒有孤松 柯葉自綿冪남헌유고송 가엽자면멱淸風無閑時 瀟洒終日夕청풍무한시 소쇄종일석陰生古苔綠 色染秋煙碧음생고태록 색염추연벽何當凌雲霄 直上數千尺하당능운소 직상수천척 해석南軒有孤松 柯葉自綿冪남헌에 외로운 소나무 있는데 가지와 잎사귀가 절로 빼곡히 덮였네.淸風無閑時 瀟洒終日夕맑은 바람 한가로울 때 없이 불고 낮과 저녁 내내 맑고 깨끗하지. 陰生古苔綠 色染秋煙碧음지에서 오래된 이끼가 나니, 그 빛이 가을 안개를 물들여 푸르니,何當凌雲霄 直上數千尺어찌 마땅히 구름과 하늘까지 뻗어 곧 수 천척에 오르랴.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
산 속에서 은둔한 이와 대작하며산중여유인대작(山中與幽人對酌) 이백(李白)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我醉欲眠君且去 明朝有意抱琴來 해석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두 사람 대작하니 산의 꽃들이 피고,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한 잔, 한 잔 다시 한 잔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나는 취해 잠들려 하니, 그대는 장차 갔다가,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내일 아침에 남은 흥취가 있거든 거문고 안고 오시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지봉유설
북쪽으로 돌아가는 기러기귀안(歸雁) 두보(杜甫) 春來萬里客 亂定幾年歸춘래만리객 난정기년귀腸斷江城雁 高高正北飛 장단강성안 고고정북비 해석春來萬里客 亂定幾年歸봄은 왔는데, 만리의 나그네는 난리가 그치는 어느 해에 돌아가려나?腸斷江城雁 高高正北飛 애 끊는 강가 성벽의 기러기는 높이높이 바르게 북쪽으로 날아가누나.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수능 15년도 28~30번
봄밤에 기쁘게 비 내리다춘야희우(春夜喜雨)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호우지시절 당춘내발생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수풍잠입야 윤물세무성野徑雲俱黑 江船火獨明야경운구흑 강선화독명曉看紅濕處 花重錦官城효간홍습처 화중금관성 해석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좋은 비가 시절을 알아 봄 맞아 곧 내리네.隨風潛入夜 潤物細無聲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 가늘어 소리 없는 비가 만물을 윤택케 하는구나.野徑雲俱黑 江船火獨明들길의 구름은 모두 어두운데 강배의 불빛만 홀로 밝아,曉看紅濕處 花重錦官城새벽에 붉게 젖은 곳 바라보니, 꽃들이 금관성【금관성(錦官城): 성도(成都)의 다른 이름으로, 이 지방의 산물인 비단을 관리하는 벼슬을 둔 데서 유래함.】에 겹겹이 피어났네. 비평두보가 50세 무렵 지금의 사천(四川)성 성도(成都)의 두보초당을..
봄향기에 사무친 향수절구(絶句) 두보(杜甫)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강벽조유백 산청화욕연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금춘간우과 하일시귀년 해석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강 푸르니 새 더욱 희고, 산 푸르니 꽃 불 탄 듯 붉기만 하구나.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금년 봄 또한 지나는 걸 보니, 어느 날이 귀향할 해이런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수업 지도안수능 16년도 28~30번

봄을 바라보며 춘망(春望) 두보(杜甫)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 해석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나라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 봄 성엔 초목만 무성해.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때에 느꺼워 꽃을 대해도 눈물 쏟아지고 이별 한스러워 새 보아도 마음 놀라네.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봉화가 석 달 이어지니 집의 편지 만금의 값어치네.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흰머리 긁으니 더욱 짧아져 가지런히 하고자 하나 비녀 이기질 못해.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一字師 이야기 98년 6번 00년 5번 10년 32번
이별하며 주다증별(贈別) 二首 두목(杜牧) 娉娉嫋嫋十三餘 豆蔲梢頭二月初春風十里揚州路 卷上珠帘總不如 多情卻似總無情 唯覺樽前笑不成蠟燭有心還惜別 替人垂淚到天明 해석娉娉嫋嫋十三餘빙빙뇨뇨십삼여예쁘고 여린 13살쯤인 아기씨豆蔲梢頭二月初두구초두이월초2월 초의 두구꽃 나무 가지인 듯. 春風十里揚州路춘풍십리양주로봄바람이 양주길에 십리에 불어卷上珠帘總不如권상주렴총불여주렴을 걷어 올려도 모두 너만 못하네. 多情卻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많은 정이 있으나 도리어 내내 무정한 듯이 하고,唯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불성오직 술잔 앞에 애써 웃으려 해도 되지 않네.蠟燭有心還惜別랍촉유심환석별밀랍 촛대 마음이 있어 도리어 이별을 슬퍼하여,替人垂淚到天明체인수루도천명사람을 대신하여 눈물을 동트도록 드리운다. 인용우리 한시를 읽다
늦가을 가도에게 부치다만추기가도(晩秋寄賈島) 무가상인(無可上人) 暝蟲喧暮色 默思坐西林명충훤모색 묵사좌서림聽雨寒更盡 開門落葉深청우한갱진 개문낙엽심昔因京邑病 並起洞庭心석인경읍병 병기동정심亦是吾兄事 遲廻直至今역시오형사 지회직지금 해석暝蟲喧暮色 默思坐西林저물녘 벌레소리 요란하나 묵묵히 서쪽 숲에 앉아 생각에 잠겼네聽雨寒更盡 開門落葉深빗소리 듣노라니 추위는 다하였고 문을 여니 낙엽은 소복하네昔因京邑病 並起洞庭心옛날에 서울에서 병이 들어 함께 동정호에 대한 마음을 일으켰지.亦是吾兄事 遲廻直至今또한 우리 형의 일인데, 머뭇거리다 지금에 이르렀구나. 인용한시미학산책우리 한시를 읽다
꽃을 보면서 읊다대화음(對花吟) 무명(無名) 美酒豈無留客飮 好花猶解向人開多情不忍阻花意 未醉何須辭滿盃 해석美酒豈無留客飮미주기무류객음좋은 술, 어찌 벗을 머물게 하여 마시지 않겠으며,好花猶解向人開호화유해향인개아름다운 꽃은 오히려 사람을 향해 핌을 알겠노라.多情不忍阻花意다정불인조화의많은 정은 차마 꽃 생각 막지 못하고, 未醉何須辭滿盃미취하수사만배아직 취하지 않았으니, 어찌 가득 찬 잔을 사양하랴. 인용목차
먼 포구로 돌아가는 돛단배귀범(歸帆) 진부원(陳孚遠) 日落牛羊歸 渡頭動津鼓일락우양귀 도두동진고煙昏不見人 隱隱數聲櫓연혼불견인 은은수성로 해석日落牛羊歸 渡頭動津鼓해 지고 소와 양이 돌아오고 나루터에선 나루터의 고동이 울려煙昏不見人 隱隱數聲櫓안개 낀 저녁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은은히 여러 번의 노 젓는 소리만 들려오네. 인용우리 한시를 읽다
부인 예안 이씨를 슬피 보내며 쓰다 부인예안이씨애서문(夫人禮安李氏哀逝文) 김정희(金正喜) 부인의 부고를 유배지에서 전해 듣다 壬寅十一月乙巳朔十三日丁巳, 夫人示終於禮山之楸舍. 粤一月乙亥朔十五日己丑夕, 始傳訃到海上. 夫金正喜具位哭之, 慘生離而死別, 感永逝之莫追, 綴數行文, 寄與家中. 文到之日, 因其饋奠而告之靈几之前曰: 유배란 형벌보다 아내를 잃은 아픔이 더 크다 “嗟嗟乎! 吾桁楊在前, 嶺海隨後, 而未甞動吾心也. 今於一婦人之喪也, 驚越遁剝, 無以把捉其心, 此曷故焉? 嗟嗟乎! 凡人之皆有死, 而獨夫人之不可有死. 以不可有死而死焉, 故死而含至悲茹奇寃, 將噴而爲虹, 結而爲雹, 有足以動夫子之心, 有甚於桁楊乎嶺海乎! 부인보다 내가 먼저 죽었어야 했는데 嗟嗟乎! 三十年孝德, 宗黨稱之, 以至朋舊外人, 皆無不感誦之. 然人道之常..

느지막하게 백운계에서 다시 서강의 입구에 이르러 잠시 소나무 그늘에 누워서 짓다 만자백운계 부지서강구 소와송음하작(晩自白雲溪 復至西岡口 少臥松陰下作) 이서구(李書九) 家近碧溪頭 日夕溪風急 가근벽계두 일석계풍급 脩林不逢人 水田鷺影立 수림불봉인 수전로영립 時向返照中 獨行靑山外 시향반조중 독행청산외 鳴蟬晩無數 隔樹飛淸籟 명선만무수 격수비청뢰 讀書松根上 卷中松子落 독서송근상 권중송자락 支筇欲歸去 半嶺雲氣作 지공욕귀거 반령운기작 『惕齋集』 卷之一 해석 家近碧溪頭 日夕溪風急 집은 푸른 시내 언저리에 가까워 저녁이면 시내의 바람이 거세네. 脩林不逢人 水田鷺影立 숲에선 사람 만나지 못했는데 논엔 해오라기 그림자 서 있구나. 時向返照中 獨行靑山外 때는 석양을 향하는데 홀로 청산 밖을 거니네. 鳴蟬晩無數 隔樹飛淸籟 매미 ..
새벽에 연안을 출발하며효발연안(曉發延安) 이덕무(李德懋) 不已霜鷄郡舍東 殘星配月耿垂空蹄聲笠影矇矓野 行踏閨人片夢中 『靑莊館全書』 卷之九 해석不已霜鷄郡舍東불이상계군사동새벽닭 울음소리 고을 동쪽에서 그치질 않고殘星配月耿垂空잔성배월경수공스러지는 별빛이 달과 짝하여 밝게 허공에 드리워졌네.蹄聲笠影矇矓野제성립영몽룡야말발굽 소리와 삿갓 그림자 몽롱한 들판에,行踏閨人片夢中행답규인편몽중규방의 여인 조각 꿈속으로 밟으며 간다. 『靑莊館全書』 卷之九 해설이 시는 연안을 떠나며 지은 시이다. 관아의 동편에서 새벽닭 소리가 들린다. 시간을 알리는 소리이자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인 것이다. 방 안에 여인을 두고 밖으로 나오니, 샛별 하나가 달과 함께 하늘에 드리워 반짝이고 있다(반짝이는 별은 여인의 눈빛이기도 하다). 삿갓을 쓰고..
농촌에서 짓다 題田舍 荳殼堆邊細逕分 콩 껍질 쌓인 곁에 샛길 나눠지고 紅暾稍遍散牛群 노을 점점 퍼지니 소떼 흩어진다. 娟靑欲染秋來岫 곱고도 푸른 가을이 소매로 들어오고 물들이려하고, 秀潔堪餐霽後雲 빼어나고도 깨끗한 비 갠 뒤 구름 먹을 만하네. 葦影幡幡奴鴈駭 갈대 그림자 일렁이니 기러기들 놀라고 禾聲瑟瑟婢魚紛 벼 소리 쏴아악 일어나니 붕어 소란 떤다. 山南欲遂誅茅計 산 남쪽에 마침내 초가집 지을 계책이 섰으니 願向田翁許半分 농부에게 반절만 나눠줄 수 있냐고 해봐야지. 『靑莊館全書』 霜朝苕帚縛麤麤 佃客除場守酒壺 菁葉禦冬懸敗壁 楓板賽鬼揷寒厨 田家古董灰靑椀 邨女莊嚴火色珠 綿帽二翁低耳話 使君新到政平無 紅米爲醪暖欲霞 氊冠學究日相過 園丁斫荻腰鎌憇 溪女挑綿首帕歌 唼稻霜陂驅白雁 蔭猫陽塢護黃花 旅愁消遣它鄕話 卧聽深深土築..
연암이 돌아가신 형님을 그리며연암억선형(燕岩憶先兄) 박지원(朴趾源) 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燕巖集』 卷之四 해석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우리 형의 모습이 일찍이 누구와 비슷한가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매번 아버지 생각날 땐 우리 형 보았지.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오늘 형님 생각나는데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나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스스로 옷매무새 고쳐 시냇가로 가서 비춰보네. 『燕巖集』 卷之四 해설이 시는 홍국영(洪國榮)의 핍박을 견딜 수 없어 개성 외곽에 있는 연암에 숨어 살 때 선형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과정록(過庭錄)』 권(卷) 1에 의하면, 정조 11년(1787) 연암의 형 박희원(朴喜源)이 향년 58세로 별세하여 연암협(燕巖峽)의 집 뒤에 있던 부인 이..

매화 매(梅) 이광려(李匡呂) 滿戶影交修竹枝 夜分南閣月生時 此身定與香全化 與逼梅花寂不知 煖閣重屛勤護惜 寸根培植占天寒 靑枝蓓蕾無南北 春著藏梅摠一團 『李參奉集』 卷一 해석 滿戶影交修竹枝 만호영교수죽지 문에 가득 찬 그림자가 대나무 가지에 아롱지고, 夜分南閣月生時 야분남각월생시 한밤 중 남쪽 누각에 달이 솟을 때에, 此身定與香全化 차신정여향전화 이 몸은 정히 향기와 혼연일체 되어 與逼梅花寂不知 여핍매화적부지 매화에 다가가도 아무런 냄새를 맡지 못하네. 煖閣重屛勤護惜 난각중병근호석 따뜻한 난간과 겹겹이 병풍으로 근면히 아쉬움을 보호하고, 寸根培植占天寒 촌근배식점천한 마디 뿌리를 북돋워 심어 한기를 점령한다네. 靑枝蓓蕾無南北 청지배뢰무남북 푸른 가지 꽃망울은 남북이 따로 없으니, 春著藏梅摠一團 춘저장매총일단 봄이..
길가에서 본 것노상소견(路上所見) 강세황(姜世晃) 凌波羅襪去翩翩 一入重門便杳然惟有多情殘雪在 屐痕留印短墻邊 해석凌波羅襪去翩翩능파라말거편편비단 버섯 신고 사뿐사뿐一入重門便杳然일입중문변묘연한 번 중문에 들어가선 곧 정적만 흘러惟有多情殘雪在유유다정잔설재오직 다정한 정만 잔설에 남아屐痕留印短墻邊극흔류인단장변신발 흔적이 오래도록 짧은 담장 가에 찍혀 있네. 해설이 시는 길을 가다가 어느 여인을 보고 노래한 시이다. 비단 버선을 신은 어느 여인이 밖으로 나들이를 나왔다가 사뿐사뿐 걸어서 집으로 들어간 뒤로는 자취가 사라져 버렸다. 여인이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대문은 끝내 열리지 않고 무정한 여인과는 달리, 오직 잔설만은 정이 많아 담장 가 눈 위에 여인의 발자국이 뚜렷이 찍혀 남아 있다.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
눈 뜬 장님, 눈 감은 천리안증정재중(贈鄭在中) 이용휴(李用休) 외안(外眼)에 휘둘리지 말고 내안(內眼)으로 보라眼有二, 曰外眼曰內眼. 外眼以觀物, 內眼以觀理, 而無物無理. 且外眼之所眩者, 必正於內眼, 然則其用全在內矣. 且蔽交中遷, 外反爲內害. 故古人願以初瞽還我者, 以此也. 외안(外眼)은 잃었지만 내안(內眼)으로 일취월장할 재중在中今年四十矣. 四十年中所見, 不爲不多. 雖從此至大耋, 不過如前, 後之在中, 猶夫今之在中, 可知也. 幸在中外障防視物, 得專內視, 見理益明. 後之在中, 必不爲今之在中. 如是則勿論點睛退瞖之方, 雖金篦刮膜, 亦不願矣. 『𢾡𢿜集』 해석 외안(外眼)에 휘둘리지 말고 내안(內眼)으로 보라 眼有二, 曰外眼曰內眼. 눈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드러난 눈[外眼]이라 하고, 감춰진 눈[內眼]이라 한다..
관서악부(關西樂府)⑩ 신광수(申光洙) 그대와 나 羊皮褙子壓身輕 月下西廂細路明 暗入冊房知印退 銀燈吹滅閉門聲 『石北先生文集』 卷之十 해석羊皮褙子壓身輕양피배자압신경양 가죽 속적삼을 여미니 몸은 가볍고,月下西廂細路明 월하서상세로명 달이 서쪽 행랑으로 지니 골목길 분명쿠나.暗入冊房知印退암입책방지인퇴통인(通引)【통인(通引): 지방 관아의 관장(官長)에 속해 잔심부름하는 사람을 말한다】이 가자 몰래 책상으로 들어가니 銀燈吹滅閉門聲은등취멸폐문성은촛대의 등불이 문 닫는 소리에 꺼지네. 『石北先生文集』 卷之十 해설기생이 털을 대어 만든 조끼 모양의 양 가죽으로 만든 배자를 입으니, 몸이 가볍다. 아마 밤길을 가기 위해 가벼운 차림을 한 것이리라. 달빛에 비춰진 서쪽 별채로 책방 도령을 만나러 가는 샛길이 훤하게 밝다. 수..
관서악부(關西樂府)⑦ 신광수(申光洙) 조천석을 바라보며 朝天舊事石應知 故國滄桑物不移城下滿江明月夜 豈無麟馬往來時 『石北先生文集』 卷之十 해석朝天舊事石應知조천구사석응지하늘을 조회하던 옛 일 바위가 응당 알겠지.故國滄桑物不移고국창상물불이옛 나라는 상전벽해 됐지만 물건은 바뀌질 않아城下滿江明月夜성하만강명월야성 아래 물 가득한 대동강 달 밝은 밤에豈無麟馬往來時기무린마왕래시어찌 기린말 가서 오지 않는가? 『石北先生文集』 卷之十 해설이 시는 평양감사로 가는 채제공(蔡濟恭)을 위해 지은 「관서악부」 108수 가운데 65수로, 이색의 「부벽루(浮碧樓)」를 바탕으로 제작한 것이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대동강 부벽루의 한시 기행전문
협곡에서 본 것협구소견(峽口所見) 신광수(申光洙) 靑裙女出木花田 田客回身立路邊白犬遠隨黃犬去 雙還更走主人前 『石北先生文集』 卷之五 해석靑裙女出木花田 청군녀출목화전 청색 치마의 아낙 목화밭에서 나오다가田客回身立路邊전객회신립로변밭 손님과 마주쳐 몸을 돌려 길 가에 서 있네.白犬遠隨黃犬去 백견원수황견거 백구는 멀리 누렁이 따라 갔다가雙還更走主人前쌍환갱주주인전두 마리 함께 다시 주인 앞으로 달려 오누나. 『石北先生文集』 卷之五 해설이 시는 골짜기 입구에서 본 광경을 그대로 읊은 것이다. 푸른 치마를 입은 여자가 목화밭에서 목화를 따다가 나왔는데, 낯선 사내가 보이자 남녀유별(男女有別)이라 몸을 돌려 길가에 서 있다. 흰 개가 멀리서 누런 개와 함께 노닐다가 주인을 보호하기 위한 듯 짝지어 다시 주인 앞으로 달려가..
시골집전가(田家) 이용휴(李用休) 婦坐搯兒頭 翁傴掃牛圈부좌도아두 옹구소우권庭堆田螺殼 廚遺野蒜本정퇴전라각 주유야산본 『𢾡𢿜集』 해석婦坐搯兒頭 翁傴掃牛圈며느리는 앉아 아이 머리 땋고 노인은 외양간 쓰네.庭堆田螺殼 廚遺野蒜本뜰엔 밭에서 잡은 소라 껍질 쌓여 있고, 부엌엔 밭의 마늘 뿌리 남아 있구나. 『𢾡𢿜集』 해설이 시는 농부의 집을 형상화한 것이다. 며느리는 쭈그리고 앉아 딸의 머리를 예쁘게 땋고 있는데, 허리가 굽은 시아버지는 소 우리의 분뇨를 치우고 있다. 뜰에는 논에서 잡아먹고 남은 우렁이 껍질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부엌에는 마늘을 따고 남은 대가 널려 있다(우렁이 껍질은 잘게 부수어서 거름으로 쓰고, 마늘대는 말려서 불 때는 데 쓰인다. 며느리의 남편인 아들은 들일을 나갔는지 보이지 않는다).원주..
산촌의 집을 방문하다방산가(訪山家) 이용휴(李用休) 松林穿盡路三丫 立馬坡邊訪李家 田父擧鋤東北指 鵲巢村裏露榴花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해석松林穿盡路三丫 송림천진로삼아 소나무 숲길 지나니 세 갈래 갈림길立馬坡邊訪李家 립마파변방이가 언덕에 말 세우고 이가네 집 찾아가네.田父擧鋤東北指 전부거서동북지 밭일하던 할아버지 호미 들고 동북쪽을 가리키니, 鵲巢村裏露榴花작소촌리로류화까치 둥지 있는 마을, 석류꽃 보이는 집. 『靑莊館全書』 卷三十五 해설이 시는 벗이 있는 시골집을 방문하면서 지은 시이다. 말을 타고 소나무 숲을 지나니 세 갈래 길이 나온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언덕 가에 말을 세우고 언덕에 올라 친구집을 찾아본다. 그래도 알 수 없어 주변에 있는 농부에게 물었더니, 농부는 호미를 들어 친구의 집이 있는 ..
문주에 부임하는 탁경 김조윤을 전송하며송김탁경지임문주(送金擢卿之任文州) 이용휴(李用休) 搏兔與搏象 獅子用全力 박토여박상 사자용전력 無論官大小 惟當盡其職무론관대소 유당진기직 勿以官視官 官事卽家事물이관시관 관사즉가사此義久不講 所以無善治차의구불강 소이무선치 監司書上考 御史奏異政감사서상고 어사주리정不如窮村民 相對頌治行불여궁촌민 상대송치행 失手誤觸刺 不覺發通聲실수오촉자 불각발통성須念訟庭下 露體受黃荊수념송정하 로체수황형 四窮君居二 其苦心自知사궁군거이 기고심자지窮民各有苦 所宜軆認之궁민각유고 소의체인지 取財旣傷廉 取名亦好勝취재기상렴 취명역호승但爲所當爲 自有神明聽단위소당위 자유신명청 蜜蜂喧蕎花 茭雞出䆉稏밀봉훤교화 교계출파아謂御且徐驅 恐傷田畔稼위어차서구 공상전반가 『𢾡𢿜集』 해석搏兔與搏象 獅子用全力 토끼 잡을 때와 코끼리..
광주 분원에서 20여일 머물며 무료한 중에 두보의 기주가체(夔州歌體)를 본 떠 우리말을 섞어 장난삼아 절구를 짓다 주분원이십여일 무료중효두자미기주가체 잡용리어 희성절구(住分院二十餘日 無聊中效杜子美夔州歌體 雜用俚語 戱成絶句) 이하곤(李夏坤) 宣川土色白如雪 御器燔成此第一 監司奏罷蠲民役 進上年年多退物 御供器皿三十種 本院人情四百駄 精粗色樣不須論 直是無錢便罪過 『頭陀草』 冊三 해석 宣川土色白如雪 선천토색백여설 선천의 흙 색깔은 희어 눈 같네. 御器燔成此第一 어기번성차제일 임금의 그릇이 구워 만들어지는데 여기 것이 제일이야. 監司奏罷蠲民役 감사주파견민역 감사가 주청(奏請)하길 마치면 백성들의 부역이 줄어들려나. 進上年年多退物 진상년년다퇴물 진상품이 해마다 퇴짜 맞는 그릇이 많은데. 御供器皿三十種 어공기명삼십종 임금..
내가 남쪽으로 온 지 수년째, 그때에 재상에게 배척으로 연이어 글을 써서 면직을 요청하느라 여러 읍에 순행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벼슬을 그만둬, 부질없이 7언절구를 지어, 두루 한 길 산천과 풍속을 서술하여 유람을 대신한다. 여래남경년 이이시재지척 연장걸면 부득순행열읍금장체귀 만부칠절 역서일로산천풍속 이체유람(余來南經年 而以時宰之斥 連章乞免 不得巡行列邑今將遞歸 漫賦七絶 歷叙一路山川風俗 以替遊覽) 이의현(李宜顯) 良州勝觀亦云多 雙碧登來梵宇過別是黃江遊可樂 女郞猶唱鄭誧歌 『陶谷集』 卷之一 해석良州勝觀亦云多량주승관역운다양주에 명승지 또한 많다고 하니, 雙碧登來梵宇過쌍벽등래범우과쌍벽루【쌍벽루(雙碧樓): 양산시 북부동에 있는 누각으로, 옛날에 누각 아래에 시내가 흐르고 맞은편에 넓고 푸른 대나무 밭이 있어 서로 ..
이숙장의 만사이숙장만(李叔章挽) 홍세태(洪世泰) 種穀不須嘉 嘉者多不實종곡불수가 가자다불실作人不須才 才者輒夭折작인불수재 재자첩요절 久病喜相見 幽窻雪中語구병희상견 유창설중어今朝哭君來 昨日留客處금조곡군래 작일류객처 我作短歌行 送君從此去아작단가행 송군종차거懷璧卽爲罪 造物寧置汝 회벽즉위죄 조물녕치여 『柳下集』 卷之七 해석種穀不須嘉 嘉者多不實곡식을 심는데 꼭 좋은 씨일 필욘 없다. 좋은 씨여도 많이 열매 맺질 못하니.作人不須才 才者輒夭折사람을 지어낼 때 꼭 재주 있는 사람일 필욘 없다. 재주 있는 사람은 번번이 요절하니. 久病喜相見 幽窻雪中語오랜 병에도 서로 보니 좋고 그윽한 창에서 눈 내린 중에 말 나눴지. 今朝哭君來 昨日留客處오늘 아침 그대 곡하고 온 곳 어제 나그네 머물던 곳이지. 我作短歌行 送君從此去내가 짧..
시금치파릉(菠薐)민가에선 시근채라고 말한다[俗名時根菜] 김창업(金昌業) 菠薐傳數名 其始出波羅 파릉전수명 기시출파라 我國有俗稱 恐是赤根訛 아국유속칭 공시적근와 『老稼齋集』 卷之二 해석菠薐傳數名 其始出波羅 시금치는 여러 이름이 전해지는데 처음에 페르시아에서 나왔네. 我國有俗稱 恐是赤根訛 우리나라에선 속칭이 있는데 아마도 적근의 와전인 듯. 『老稼齋集』 卷之二 해설이 시는 특이하게도 시금치를 소재로 읊은 시로, 시금치에 대한 기록은 이 이전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파릉은 김창업이 시근채(時根菜)라고 주를 달아놓았다. 시금치는 페르시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파사채, 파사초, 파채라고도 했으며, 조선에서는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라고도 했다. 이덕무(李德懋)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선조조(宣祖朝) 이하..
목숨 걸고 뱀을 잡아야 하는 이유포사자설(捕蛇者說) 유종원(柳宗元) 迂齋曰: “犯死捕蛇, 乃以爲幸, 更役復賦, 反以爲不幸, 此豈人之情也哉? 必有甚不得已者耳. 此文, 抑揚起伏, 宛轉斡旋, 含無限悲傷悽惋之態, 若轉以上聞, 所謂言之者無罪, 聞之者足以戒.” 영주의 특산품 뱀永州之野, 産異蛇, 黑質白章, 觸草木, 盡死, 以齧人, 無禦之者. 然得而腊之, 以爲餌, 可以已大風攣踠瘻癘, 去死肌殺三蟲. 뱀이 요물이구만, 내가 고통을 덜어주겠네其始太醫以王命聚之, 歲賦其二, 募有能捕之者, 當其租人, 永之人, 爭犇走焉. 有蔣氏者專其利三歲矣. 門之則曰: “吾祖死於是, 吾父死於是, 今吾嗣爲之, 十二年, 幾死者數矣.” 言之, 貌若甚慼者, 余悲之. 且曰: “若毒之乎. 余將告于莅事者, 更若役, 復若賦, 則何如?” 뱀 잡이는 목숨을 걸어..

이언인 삼난(俚諺引 三難) 이옥(李鈺) 우리말로 명칭을 짓는 게 잘못된 것이란 비판에 대해 或, “以俚諺中所用服食器皿, 凡干有名之物無名之物, 多不用本來之名稱以妄以已. 意傳合鄕名用文字也, 以爲僣焉, 以爲詭焉, 以爲鄕闇焉.” 余曰: “是然矣. 然則我之犯是科也久矣. 我之於我之室也哉, 不曰岳陽樓ㆍ醉翁亭, 而我以我室之名, 名我室焉. 我十五而冠, 始有名有字, 我不以古人之名名我, 我不以古人之字字我. 而我名我名, 我字我字, 則犯是科, 其亦久矣. 奚徒我也? 子亦然矣. 子何不以黃帝之姬, 晋之王謝, 唐之崔盧爲子之姓而子敢有子之姓耶?” 중국의 명칭이 아닌 고유의 명칭을 쓰리 或哂之曰: “我言物名, 子反勒之人耶?” 曰: “請以物之名, 言物之名甚多. 請以目前之物之名而言之, 彼草織而藉者, 古之人中國之人則曰席, 我與子則曰兜單, 彼架木..

숨길 수 없는 진실한 정을 담아내다 이언인 이난(俚諺引 二難) 이옥(李鈺) 시경에도 담겨 있던 상열지사 或曰: “子言天地萬物, 入乎子出乎子, 爲乎子之俚諺, 則豈子之天地萬物, 獨一個兩個而止耶? 何子之俚諺, 只及於粉脂裙▣之事耶? 古人非禮勿聽, 非禮勿視, 非禮勿言, 亦若是乎?” 余蹶然而起改容, 跪而謝曰: “先生敎之, 旨矣. 弟子失矣, 請亟焚之. 然弟子竊有請於先生者, 幸先生卒敎之, 敢問詩傳者, 何也?” 曰: “經也.” 曰: “誰作之?” 曰: “時之詩人也.” “誰取之?” 曰: “孔子也.” 曰: “誰註之” 曰: “集註朱子也, 箋註漢儒也.” 曰: “其大旨何?” 曰: “思無邪也.” 曰: “其功用何?” 曰: “敎民成善也.” 曰: “周召南何.” 曰: “國風也.” 曰: “所道者何?” 久之曰: “多女子之事也.” 曰: “凡幾篇..

천지자연이 나를 통해 글이 된다 이언인 일난(俚諺引 一難) 이옥(李鈺) 이언은 내 의지로 지은 게 아니다 或問曰: “子之俚諺, 何爲而作也? 子何不爲國風爲樂府爲詞曲, 而必爲是俚諺也歟?” 余對曰: “是非我也, 有主而使之者. 吾安得爲國風樂府詞曲, 而不爲我俚諺也哉? 觀乎國風之爲國風, 樂府之爲樂府, 詞曲之不爲國風樂府, 而爲詞曲也, 則我之爲俚諺也, 亦可知矣.” 글이란 천지자연이 쓰도록 하는 것이다 曰: “然則, 彼國風與樂府與詞曲, 與子之所謂俚諺者, 皆非作之者之所作歟?” 曰: “作之者, 安敢作也? 所以爲作之者之所作者, 作之矣. 是誰也? 天地萬物, 是已也. 天地萬物, 有天地萬物之性, 有天地萬物之象, 有天地萬物之色, 有天地萬物之聲.總而察之, 天地萬物, 一天地萬物也; 分而言之, 天地萬物, 各天地萬物也. 風林落花, 雨樣紛堆..
훈고학의 가치와 한계오학론 이(五學論 二) 정약용(丁若鏞) 훈고학의 가치와 문제점詁訓之學, 所以發明經傳之字義, 以達乎道敎之旨者也. 秦燔之厄, 師承遂絶, 武帝以來, 五經始有官學. 門戶旣立, 枝派以分. 下逮魏ㆍ晉, 名儒林立, 至孔穎達ㆍ賈公彦爲之疏釋, 而天下靡然宗之, 可謂盛矣. 然其詁訓之所傳受者, 未必皆本旨. 雖其得本旨者, 不過字義明而句絶正而已. 于先王先聖道敎之源, 未嘗窺其奧而溯之也. 한나라 주와 주자의 주, 그리고 사서육경으로 학문하라朱子爲是之憂之. 於是就漢魏詁訓之外, 別求正義, 以爲集傳本義集注章句之等, 以中興斯道, 其豐功盛烈, 又非漢儒之比. 今之學者, 考漢注以求其詁訓, 執朱傳以求其義理. 而其是非得失, 又必決之於經傳, 則六經ㆍ四書其原義本旨, 有可以相因相發者, 始於疑似而終於眞的, 始於彷徨而終於直達. 夫然後體而..
밤에 연광정에 올라 조정만의 시에 차운하며야등연광정 차조정이운(夜登練光亭 次趙定而韻) 김창흡(金昌翕) 雪岳幽棲客 關河又薄遊 설악유서객 관하우박유 隨身有淸月 卜夜在高樓수신유청월 복야재고루劍舞魚龍靜 杯行星漢流검무어룡정 배행성한류雞鳴相顧起 留興木蘭舟계명상고기 류흥목란주 『三淵集』 卷之八 해석雪岳幽棲客 關河又薄遊 설산 그윽한 곳에 깃들어 사는 나그네, 관하에서 또한 정처 없이 떠도네.隨身有淸月 卜夜在高樓몸을 따르는 것은 맑은 달이요, 밤을 선택한 곳은 높은 누각 때문이다.劍舞魚龍靜 杯行星漢流칼춤에 물고기 고요하고, 잔 돌자 은하수 흐른다.雞鳴相顧起 留興木蘭舟닭울음에 서로 돌아보고 일어나 목란 배에 흥 머물러 뒀지. 『三淵集』 卷之八 해설이 시는 밤에 연광정에 올라 조정이의 시에 차운한 것으로, 역대 연광정에서 ..

속리산을 찾아가며 방속리산(訪俗離山) 김창흡(金昌翕) 江南遊子不知還 古寺秋風杖屨閒 笑別鷄龍餘興在 馬前猶有俗離山 『三淵集拾遺』 卷之一 해석 江南遊子不知還 강남유자부지환 강남에서 놀던 이 돌아올 줄 모르고 古寺秋風杖屨閒 고사추풍장구한 옛 사찰의 가을바람에 행장은 한가해. 笑別鷄龍餘興在 소별계룡여흥재 웃으며 계룡을 떠나니 흥은 남아 있었는데 馬前猶有俗離山 마전유유속리산 말 앞에는 오히려 속리산이 있구나. 『三淵集拾遺』 卷之一 해설 이 시는 길을 나서기 좋아하던 김창흡이 갓 20살이 넘은 젊은 시절에 계룡산을 떠나 속리산을 찾아가며 지은 시이다. 한강 남쪽으로 여행을 떠난 나그네는 돌아올 줄을 모른다. 오래된 고즈넉한 절에 가을이 찾아와 바람이 일자, 집으로 돌아갈 생각 없이 지팡이 짚고 한가로이 거닌다. 산이..
정동명의 만사 정동명만(鄭東溟挽) 남용익(南龍翼) 東方幸有鄭東溟 萬丈光輝燭帝庭 一夜靑臺天象變 文星落並老人星 工部之詩太史文 一人兼二古無聞 雷霆霹靂來驚耳 谿谷先生昔所云 敬行一出萬人空 獨繼千秋樂府風 欲問遺音無覓處 淮南鷄犬白雲中 沈冥酒裏亦從容 至愼其惟阮嗣宗 今日一杯雖欲進 只應澆土未澆胸 『壼谷集』 卷之七 해석 東方幸有鄭東溟 동방행유정동명 우리나라에 다행히 정동명이 있어 萬丈光輝燭帝庭 만장광휘촉제정 만 길의 빛줄기가 황제의 뜰을 비추네. 一夜靑臺天象變 일야청대천상변 한 밤의 청대【청대(靑臺): 황천(黃泉)이나 중천(重泉)과 같은 말이다.】에서 하늘의 상이 변하니 文星落並老人星 문성락병로인성 문성에 아울러 노인성까지 졌네【문장에 뛰어난 노성한 분이 죽었다는 뜻이다. 문성은 규성(奎星)으로, 문운(文運)을 주관하는 별..

정두경의 웅장하기만 한 시를 비판하다 김창흡(金昌翕) 洪萬選來自其大人北評事餞席, 歷誦滿朝公卿詩章幾數十篇, 先生極稱其強記. 聽至東溟‘胡地群山北極來, 結爲長白勢崔巍.’ 先生哂之曰: “每作此雄大語.” 『三淵集拾遺』 / 『靜觀齋先生續集』 해석 洪萬選來自其大人北評事餞席, 홍만선이 아버지 홍주국(洪柱國)의 북평사 전별연(餞別宴)에서 돌아와 歷誦滿朝公卿詩章幾數十篇, 온 조정의 공경(公卿)들의 몇 수십 편의 시를 일일이 외우자 先生極稱其強記. 선생께서 기억력이 좋다고 매우 칭찬하셨다. 聽至東溟‘胡地群山北極來, 結爲長白勢崔巍.’ 동명 정도경이 지은 아래의 시구(「북평사 홍주국 전송하면서 겸하여 절도사 춘장 영공께 보내며[送北評事 洪柱國 兼寄節度使春長令公]」를 듣고선, 胡地群山北極來 오랑캐 땅의 모든 산이 북극에서 내려와..
성산에서 구용의 옛 집을 지나며성산과구용고택(城山過具容故宅) 권필(權韠) 城山南畔是君家 小巷依依一逕斜 浮世十年人事變 春來空發滿山花 春陰漠漠向黃昏 空巷無人雀自喧獨有山陽舊儔侶 不聞隣笛也消魂 『石洲集』 卷之七 해석城山南畔是君家 성산남반시군가 성남의 남쪽 언덕, 이곳이 그대 집이지. 小巷依依一逕斜 소항의의일경사 작은 마을 어렴풋하게 하나의 길이 갈라지네. 浮世十年人事變 부세십년인사변 뜬 삶 10년에 사람의 일은 변했지만, 春來空發滿山花춘래공발만산화봄이 와 부질없이 산의 꽃만 만발했네. 春陰漠漠向黃昏춘음막막향황혼봄 그늘 어둑어둑 석양을 향하니,空巷無人雀自喧공항무인작자훤빈 거리엔 사람 없어 까치만 절로 우짖네.獨有山陽舊儔侶독유산양구주려홀로 산양의 옛 벗【산양구주려(山陽舊儔侶): 권필 자신을 가리킨다. 진(晉)의 상..
양주 산중에 김화 현감 구용의 관에서 곡하고 저물녘에 유숙하며 하늘이 밝자 산에서 나오다가곡구김화상구우양주지산중 인일모유숙 천명출산(哭具金化喪柩于楊州之山中 因日暮留宿 天明出山) 권필(權韠) 幽明相接杳無因 一夢殷勤未是眞 掩淚出山尋去路 曉鶯啼送獨歸人 『石洲集』 卷之七 해석幽明相接杳無因 유명상접묘무인 유명이 서로 접하나 아득하여 닿질 않고, 一夢殷勤未是眞 일몽은근미시진 하나의 꿈 은근하더라도 이것은 참이 아니지.掩淚出山尋去路 엄루출산심거로 눈물 닦고 산을 나서서 돌아갈 길 찾으니, 曉鶯啼送獨歸人 효앵제송독귀인 새벽 꾀꼬리 울며 홀로 돌아가는 나를 전송하는 구나【효앵제송독귀인(曉鶯啼送獨歸人): 『시경』 소아(小雅) 「벌목(伐木)」에 “나무 베는 소리 쩡쩡 울리거늘, 새 우는 소리 꾀꼴꾀꼴 들리도다.……꾀꼴꾀꼴 ..
창랑정에서창랑정(滄浪亭) 권필(權韠) 屋下淸江屋上山 道人生計水雲間應知靜坐翻經處 潭底神龍夜叩關 蒲團岑寂篆煙殘 獨抱山經靜裏看江閣夜深松月白 渚禽飛上竹闌干 『石洲集』 卷之七 해석屋下淸江屋上山옥하청강옥상산집 아래엔 맑은 강, 집 위엔 산이라道人生計水雲間도인생계수운간도인의 살 계책은 물과 구름 사이에 있구나.應知靜坐翻經處응지정좌번경처응당 알겠네. 정좌하고 책 해석하는 곳이潭底神龍夜叩關담저신룡야고관못 아래 신룡이 밤에 문 두드리는 곳이란 걸【어떤 승려가 산사에서 불경을 강설하고 있는데 늘 한 노인이 와서 듣기에 그 성씨(姓氏)를 물으니 “나는 바로 산 아래 연못 속의 용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가뭄이 드는 때라 한가하여 와서 설법을 듣는 것입니다.” 하였다. 이에 승려가 “공은 가뭄을 구제할 수 있겠소?” 하니, 노인..
길 가던 중간에서 도중(途中) 권필(權韠) 日入投孤店 山深不掩扉 일입투고점 산심불엄비 鷄鳴問前路 黃葉向人飛 계명문전로 황엽향인비 『石洲集』 卷之六 해석 日入投孤店 山深不掩扉 해 져 외딴 주막에 투숙하니, 산 깊어 사립문도 닫질 않네. 鷄鳴問前路 黃葉向人飛 닭 울자 앞길 물으니, 누런 잎사귀만 나를 향해 날아오네. 『石洲集』 卷之六 해설 이 시는 늦가을 길을 가다 노래한 것으로, 당풍(唐風)에 정통한 시인답게 나그네의 고통과 외로움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늦은 가을, 길을 가던 나그네가 지친 몸을 이끌고 해가 질 무렵 깊은 산속에 홀로 자리 잡은 객점에 투숙하니, 산이 깊어서 그런지 사립문도 닫지 않은 채 열려 있다(문을 열어둘 수 있는 안정됨을 부러워하는 시인의 불안한 심리를 표출한 것임). 닭이 울..
꿈속의 넋몽혼(夢魂)&운강에게 주며증운강(贈雲江) 이옥봉(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 月到紗窓妾恨多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逕已成沙 『寤齋集』 卷三 해석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근래 안부 묻건대 어쩌오?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달이 비단창에 이르니 첩의 한스러움 많다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만약 꿈속의 넋이 다닌 자취가 있게 한다면,門前石逕已成沙문전석경이성사문 앞 돌길이 이미 모래가 되었을 것을. 『寤齋集』 卷三 해설이 시는 운강(雲江) 조원에게 주는 시로, 남편이 자신을 찾지 않자 그리움으로 지은 시이다. 허균(許筠)은 『학산초담鶴山雄談』에서, “우리나라 아낙네로서 시(詩)를 잘하는 사람이 드문 까닭은, 이른바 ‘술 빚고 밥 짓기만 일삼아야지, 그 밖에 시문(詩文)을 힘써서는 안 된다.’ 해서인가? 그러나 ..
안방 여인의 정규정(閨情) 이옥봉(李玉峰) 有約來何晩 庭梅欲謝時유약래하만 정매욕사시忽聞枝上鵲 虛畵鏡中眉 홀문지상작 허화경중미 『惺所覆瓿藁』 해석有約來何晩 庭梅欲謝時약속하고서 오심은 어찌 더디시나요? 뜰의 매화 시들려 하는 때에,忽聞枝上鵲 虛畵鏡中眉문득 가지 위의 까치소리 듣기만 해도 부질없이 거울 보며 눈썹 그리지요. 『惺所覆瓿藁』 해설이 시는 안방에서 그리워하는 여인의 정을 노래한 것이다. 오시겠다고 약속을 하신 서방님께서 왜 안 오실까? 뜰의 매화가 필 때쯤 집으로 돌아오신다고 하였는데, 벌써 매화꽃이 시들려고 한다. 서방님을 기다리던 어느 날, 매화가지 위에서 문득 반가운 소식을 전해 준다는 까치 소리를 듣고는, 안 오실 줄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거울을 펼쳐 놓고 화장을 하고 있다【여기..
16. 허난설헌과 그녀의 시 세계 蘭雪軒許氏, 正字金誠立之妻, 爲近代閨秀第一. 早夭, 有詩集行世. 平生琴瑟不諧, 故多怨思之作. 其『采蓮曲』曰: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郞隔水投蓮子, 遙被人知半日羞.” 中朝人購其詩集, 至入於『耳談』. 金誠立少時, 讀書江舍, 其妻許氏寄詩云 ‘燕掠斜簷兩兩飛, 落花撩亂撲羅衣. 洞房極目傷春意, 草綠江南人未歸.’ 此兩作近於流蕩, 故不載集中云. -『芝峯類說』 해석 蘭雪軒許氏, 正字金誠立之妻, 爲近代閨秀第一. 난설헌 허씨는 正字 김성립의 아내이니 근대의 규수작가로 제일인자다. 早夭, 有詩集行世. 일찍 죽었지만 시집이 있어서 세상에 돌아다닌다. 平生琴瑟不諧, 故多怨思之作. 평생에 부부사이가 좋지 않아서 원망하고 서글퍼하는 작품이 많다. 其『采蓮曲』曰: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
연밥 따는 노래채련곡(採蓮曲) 허난설헌(許蘭雪軒)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係蘭舟 逢郞隔水投蓮子 剛被人知半日羞 『惺所覆瓿藁』 해석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가을 맑고 긴 호수는 푸른 옷처럼 흐르고,荷花深處係蘭舟 하화심처계란주 연꽃 깊은 곳에 목란 같은 배를 매어놓고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련자 낭군 만나러 물 건너편으로 연꽃 던지니,剛被人知半日羞강피인지반일수멀리 사람에게 알려져 하루 종일 부끄러웠네. 『惺所覆瓿藁』 해설이 시는 연밥을 따며 부른 노래로, 애정의 표현이 파격적(破格的)이면서도대담함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가을날 호수가 얼마나 깨끗한지 푸른 옥이 흐르는 듯하다. 호수 중에서 연꽃이 많이 핀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고 남자 친구를 만나려고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진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발각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뛰어난 시적 재능을 지녔던 석주야석주소고서(石洲小稿序) 허균(許筠) 권필은 시 짓는 능력에 비해 세상에선 인정받지 못했다吾友權汝章, 弱冠工爲詩, 其高可出於古人, 而世未之貴重焉. 余每稱今之最能詩者, 必曰: ‘汝章汝章’, 聞者始而怪, 中而笑, 終而信之, 亦不知其所至深淺也. 김종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권필의 시 재능一日, 洪鹿門問曰: “汝章詩, 在國朝, 可方何人?” 余曰: “金文簡不得當也.” 鹿門瞠而駭曰: “毋妄言.” 余竊笑之曰: “佔畢, 特國朝大家人所稱說, 故姑以方之. 若論汝章之獨造玄解, 則淸右丞若也; 旨柳州若也; 婉而有味, 簡齋若也, 奚佔畢竝論哉?” 권필의 시 짓는 재능은 배운 게 아닌 타고난 것이다汝章名位不能動人, 而世以目見賤之. 使其生於前古, 則人之仰之, 奚啻佔畢乎..
말없이 헤어지며무어별(無語別) 임제(林悌)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십오월계녀 수인무어별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귀래엄중문 읍향리화월 『林白湖集』 卷之一 해석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15세의 아름다운 처녀, 부끄러워 말없이 이별하고선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돌아와 겹문 닫아걸고 배꽃 같은 달 향해 눈물 짓네. 『林白湖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임제의 대표작으로, 왕사정(王士禎)이 『지북우담(池北偶談)』에 수록하여 중국에까지 알려진 시이다. 열다섯 살 된 아리따운 아가씨가 길을 가다 마음에 두었던 사내를 만났지만, 남들 눈이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혹시라도 남이 알까 봐 겹문을 닫아걸고 붉게 상기된 얼굴을 가리려 한다.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未練)을 하소연할 곳은 달밖에..
대추 따기 노래박조요(撲棗謠) 이달(李達) 隣家小兒來撲棗 老翁出門驅小兒 小兒還向老翁道 不及明年棗熟時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隣家小兒來撲棗 린가소아래박조 이웃집 아이 대추 따러 오니老翁出門驅小兒 로옹출문구소아 늙은이 문을 나서 꼬마를 쫓네.小兒還向老翁道소아환향로옹도꼬마 돌아서 노인 향해 말하니, 不及明年棗熟時 불급명년조숙시 “내년 대추 익을 땐 살아 있지도 않을 거면서.” 『蓀谷詩集』 卷之六 해설이 시는 대추를 서리하는 노래로, 정감이 넘치는 시골의 풍경 속에다 생동감이 넘치는 시이다. 가을이 되어 대추가 익자, 대추가 먹고 싶어진 이웃집 아이가 대추 서리를 하려고 왔는데, 늙은이가 그 사실을 알고 막대기를 들고 아이를 쫓아간다. 쫓겨서 가던 아이가 대추를 따 먹을 수 없어 화가 났는지, 뒤를 돌아보며 늙..
양양의 노래양양곡(襄陽曲) 이달(李達) 平湖日落大堤西 花下遊人醉欲迷更出敎坊南畔路 家家門巷白銅鞮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平湖日落大堤西평호일락대제서평평한 호수의 서쪽 큰 둑에서 해지고,花下遊人醉欲迷화하유인취욕미꽃 아래서 놀던 사람 거나하게 취해 해롱거리네.更出敎坊南畔路갱출교방남반로곧 교방의 남쪽 언덕길로 나가니,家家門巷白銅鞮가가문항백동제집집마다 거리마다 신나는 백동제의 노랫소리【백동제(白銅鞮): 가곡(歌曲)의 이름, 중국 양양 지방을 소재로 한 이별[送別]의 노래. 이백(李白)의 「양양가(襄陽歌)」에 “저녁 해는 현산 서쪽으로 뉘엿뉘엿, 거꾸로 두건 쓰고 꽃그늘 아래 비틀비틀. 양양의 어린애들 다 함께 손뼉치며, 길을 막고 다투어 백동제를 부르누나. 구경꾼이 무얼 보고 웃느냐고 물으면 곤드레만드레 취한 산옹..
봉은사 승려의 시축에 쓰다봉은사승축(奉恩寺僧軸) 최경창(崔慶昌) 三月廣陵花滿山 晴江歸路白雲間舟中背指奉恩寺 蜀魄數聲僧掩關 不脫袈裟下殿階 一聲秋磬發雲崖遊人去後門還掩 寂寂長廊到夕齋 三日江潭滯遠舟 二陵風雨獨歸愁今來相憶不相見 惆悵微鍾下石樓 寒鴉古木夕陽間 一逕寥寥掩水關欲向梅花重寄信 輕舟已過廣陵山 『孤竹遺稿』 해석三月廣陵花滿山삼월광능화만산3월의 광릉엔 꽃이 산에 한 가득. 晴江歸路白雲間청강귀로백운간갠 강에 돌아오는 길은 흰 구름 사이에 있네.舟中背指奉恩寺주중배지봉은사배속에서 등지고 봉은사를 가리키네蜀魄數聲僧掩關촉백수성승엄관소쩍새【촉자규(蜀子規): 자규는 접동새, 소쩍새이다. 중국 사람들은 그 새가 원래 촉(蜀)나라의 임금이었는데, 신하에게 쫓겨나서 산 속으로 들어가 자규로 화하였다 한다. 그래서 촉백(蜀魄)이니, 촉..
영월루에서영월루(映月樓) 최경창(崔慶昌) 璧月娟娟照翠樓 桂香凝露曙河流無端夢雨歸何處 惆悵仙郞不復遊 仙桂花陰滿玉樓 水晶簾冷露華流銀橋一斷無消息 只是當年夢裡遊 日日春風吹綺樓 樓前楊柳曉鸎流如今又是經過處 獨坐旗亭戀舊遊 玉檻秋來露氣淸 水晶簾冷桂花明鸞驂一去銀橋斷 惆悵仙郞白髮生 『孤竹遺稿』 해석璧月娟娟照翠樓벽월연연조취루옥빛 달은 곱디 고와 비취 누각을 비추고桂香凝露曙河流계향응로서하류계수나무 향기가 이슬에 엉긴 채 새벽 물 흐르네. 無端夢雨歸何處무단몽우귀하처운우의 꿈 끝없지만 어느 곳으로 돌아갈까?惆悵仙郞不復遊추창선랑불부유서글프게도 낭군은 다시 놀지를 않으니. 仙桂花陰滿玉樓선계화음만옥루계수나무 가지[仙桂]의 꽃이 그늘져 옥루에 가득하고水晶簾冷露華流수정렴랭로화류수정 주렴 서늘해 이슬 빛나며 흐르네.銀橋一斷無消息은교일단무소식..
쌍계사 설운 스님의 시축에 쓰다제쌍계설운시축(題雙溪雪雲詩軸) 정철(鄭澈) 未到雙溪寺 先逢七寶僧미도쌍계사 선봉칠보승僧乎從我否 春入白雲層 승호종아부 춘입백운층 『松江續集』 卷之一 해석未到雙溪寺 先逢七寶僧쌍계사에 이르기 전에 먼저 칠보암에서 스님을 만났지僧乎從我否 春入白雲層“스님! 나를 따라오지 않겠소. 봄은 층층의 흰 구름에 들어갔다오.” 『松江續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쌍계사(雙溪寺) 설운 스님의 시축에 쓴 것이다. 쌍계사에 이르기도 전에 칠보암 스님 설운을 만났다. 스님이 시를 써달라고 하니, 정철이 스님에게 말한다. “스님, 저나 따라오시지요. 저 층층의 흰 구름 속에 봄이 왔는데, 시를 써달라니요.” 마지막 구절에 스님의 이름인 자를 사용하여 영달을 상징하는 청운(靑雲)이 아니라 은자를 상징하는 백운..
서하당 이성원(李成遠)에 대해서하당잡영(棲霞堂雜詠) 정철(鄭澈) 월호(月戶)野鶴招常至 山精喚不應야학초상지 산정환불응停杯一問月 豈獨古人曾정배일문월 기독고인증 연지(蓮池)山中畏逢雨 淨友也能喧산중외봉우 정우야능훤漏泄仙家景 淸香滿洞門루설선가경 청향만동문 가산(假山)巧削神應助 深藏海幾重교삭신응조 심장해기중侯門歌吹地 爭似此山翁후문가취지 쟁사차산옹 석정(石井)天雲何處看 活水方澄井천운하처간 활수방징정終日自無風 一塵寧到鏡 종일자무풍 일진녕도경 『松江續集』 卷之一 해석 월호(月戶) 野鶴招常至 山精喚不應들판의 학은 부르면 항상 오지만 산의 정기는 불러도 응하질 않네. 停杯一問月 豈獨古人曾술잔 멈춰두고 한 번 달에게 물으니 어찌 유독 고인만이 일찍이 했던가? 연지(蓮池) 山中畏逢雨 淨友也能喧산속에서 비 만날까 두려운데 깨끗한..
들판 목동의 피리소리평교목적(平郊牧笛) 정철(鄭澈) 飯牛煙草中 弄笛斜陽裏반우연초중 롱적사양리野調不成腔 淸音自應指 야조불성강 청음자응지 『松江原集』 卷之一 해석飯牛煙草中 弄笛斜陽裏안개 낀 풀 속에서 소 여물 먹이고 석양 속에서 피리 부네.野調不成腔 淸音自應指들판의 가락 노래를 이루진 않지만 맑은 소리에 절로 손가락이 들썩들썩. 『松江原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식영정에서 읊은 여러 시 중에서 들판 목동의 피리소리를 노래한 것이다. 목동이 안개가 낀 풀밭에서 소를 먹이면서 지는 햇살 아래에서 피리를 불고 있다. 가락이 촌스럽기는 하지만 그 노래를 듣자니, 절로 흥에 겨워 손가락이 움찔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신흠(申欽)은 『청창연담(晴窓軟談)』에서, “의주 통군정은 세 나라의 경계에 위치하면서 경치가 장관이니..
가을날에 짓다추일작(秋日作) 정철(鄭澈) 山雨夜鳴竹 草虫秋近床산우야명죽 초충추근상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 류년나가주 백발불금장 『松江原集』 卷之一 해석山雨夜鳴竹 草虫秋近床산비가 밤새 대나무 울리고 가을 풀벌레 소리는 침상 근처에서 나네.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지나는 세월 어찌 멈추랴? 백발이 자라나는 걸 멈추게도 못하는데. 『松江原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가을날 지은 것이다. 산에 내리는 밤비가 대숲을 울리니, 가을날 풀벌레 소리가 침상 가까이에서 들린다. 벌써 가을이라, 이번 해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흘러가는 세월을 누가 잡을 수 있겠는가? 백발이 자라 머리가 성성하구나. 홍만종(洪萬宗)의 『시평보유(詩評補遺)』에 의하면, 정철이 이 시를 지어 중국 종이에 써서 성혼(成渾)에게 보이면서 작자를 알 수 없다고..
풍악산 작은 암자의 노승에게 주다풍악증소암노승 병서(楓嶽贈小菴老僧 幷序) 이이(李珥) 余之游楓嶽也. 一日獨步深洞中, 數里許得一小菴. 有老僧被袈裟正坐, 見我不起, 亦無一語. 周視菴中, 了無他物, 廚不炊爨, 亦有日矣.余問曰: “在此何爲?” 僧笑而不答. 又問: “食何物以療飢?” 僧指松曰: “此我糧也.”余欲試其辯. 問曰: “孔子ㆍ釋迦孰爲聖人?” 僧曰: “措大莫瞞老僧.” 余曰: “浮屠是夷狄之敎, 不可施於中國.” 僧曰: “舜, 東夷之人也; 文王, 西夷之人也, 此亦夷狄耶?” 余曰: “佛家妙處, 不出吾儒, 何必棄儒求釋乎?” 僧曰: “儒家亦有卽心卽佛之語乎?” 余曰: “孟子道性善, 言必稱堯舜, 何異於卽心卽佛? 但吾儒見得實.”僧不肯, 良久乃曰: “非色非空, 何等語也?” 余曰: “此亦前境也.” 僧哂之. 余乃曰: “鳶飛戾天, ..
사암 박순을 애도하며만사암박상공순(挽思庵朴相公淳) 성혼(成渾) 世外雲山深復深 溪邊草屋已難尋拜鵑窩上三更月 應照先生一片心 『牛溪先生集』 卷之一 해석世外雲山深復深세외운산심부심세상 바깥의 구름 낀 산은 깊고도 또 깊어,溪邊草屋已難尋계변초옥이난심시냇가 초가집 이미 찾기 어렵네.拜鵑窩上三更月배견와상삼경월배견와【배견와(拜鵑窩): 이이가 탄핵을 받자 벼슬을 그만두고 포천 북쪽 창옥병(蒼玉屛)에 배견와(拜鵑窩)라 이름한 초당을 짓고 은거했는데, 배견와(拜鵑窩)는 두견새에게 절을 하는 움집이라는 뜻】 위의 한 밤 중 달은應照先生一片心응조선생일편심응당 선생의 일편단심을 비추는 것이려니. 『牛溪先生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사암(思庵) 박순(朴淳)을 위해 쓴 만사(輓詞)이다. 박순(朴淳)은 우의정과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에 이르..
수안군수로 가는 허균을 전송하며송인부수안군(送人赴遂安郡) 황정욱(黃廷彧) 詩才突兀行間出 宦路蹉跎分外奇摠是人生各有命 悠悠餘外且安之 仙人化鶴樓中去 病客金蠅里上居岐路傷心未相別 恨無餘力引君車 『芝川集』 卷之一 해석詩才突兀行間出시재돌올행간출시재 우뚝하여 무리 중에 뛰어난데宦路蹉跎分外奇환로차타분외기벼슬길 미끄러지니, 삶이 분수 이상으로 기구하기만 하네.摠是人生各有命총시인생각유명모든 사람의 삶이 각각 운명이 있으니悠悠餘外且安之유유여외차안지유유하게 남은 생을 또한 편안히 하시게. 仙人化鶴樓中去선인화학루중거신선인 그대는 화학루【화학루(化鶴樓): 수안에 있는 누각의 이름.】 속으로 떠나가고病客金蠅里上居병객금승리상거병든 나그네인 나는 금승리【금승(金蠅): 현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금승리이다.】 속에 산다네. 岐路傷心未相別..
우상으로 벼슬이 갈려서체우상(遞右相) 노수신(盧守愼) 土虎春全暮 吳牛喘未穌토호춘전모 오우천미소初辭右議政 便就判中樞초사우의정 변취판중추睿澤深如海 慈恩潤似酥예택심여해 자은윤사소避賢仍樂聖 能住幾年盧 피현잉락성 능주기년로 『穌齋先生文集』 卷之六 해석土虎春全暮 吳牛喘未穌무인년(1578) 봄은 저무는데 오나라 소는 헐떡임【오우천미소(吳牛喘未穌): 중국남방에서 생장한 물소가 더위를 무서워하여 달을 보고도 덥다고 느낀 나머지 헐떡인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임. 】 멈추질 않네.初辭右議政 便就判中樞처음에 우의정을 사직하고 곧 판중추로 나아갔지.睿澤深如海 慈恩潤似酥임금은 은혜 깊기가 바다 같고, 자애로운 은혜 윤택하기가 술과 같아,避賢仍樂聖 能住幾年盧탁주를 피하고 청주【피현잉락성(避賢仍樂聖): 청주는 성인(聖人)을, 탁주는 ..
대사간 김난상(金鸞祥)을 애도하며만김대간(挽金大諫) 노수신(盧守愼) 珍島通南海 丹陽近始安진도통남해 단양근시안風霜廿載外 雨露兩朝間풍상입재외 우로양조간白首驚時晩 靑雲保歲寒백수경시만 청운보세한平生壯夫淚 一灑在桐山 평생장부루 일쇄재동산 『穌齋先生文集』 卷之六 해석珍島通南海 丹陽近始安진주는 남해와 통하고 단양은 시안에 가깝다. 風霜廿載外 雨露兩朝間풍상으로 20년을 시달렸으나 은혜를 두 왕조에서 누렸구나. 白首驚時晩 靑雲保歲寒흰머리 느지막한 때가 놀라운데 청운에도 세한의 지조 지켰네.平生壯夫淚 一灑在桐山평생 함께 한 장부의 눈물, 한 번 교동의 산에 뿌리노라. 『穌齋先生文集』 卷之六 해설이 시는 대간 김난상을 애도하며 지은 시이다. 을사사화(乙巳士禍)에 연루되어 노수신은 진도에, 김난상은 남해에 유배되었다가 노수신..
뜰의 연못야지(野池) 이황(李滉) 露草夭夭繞水涯 小塘淸活淨無沙 雲飛鳥過元相管 只怕時時鷰蹴波 『退溪先生文集外集』 卷之一 해석露草夭夭繞水涯 로초요요요수애 이슬 맞은 풀 여리여리 못가를 둘러 있고小塘淸活淨無沙 소당청활정무사 작은 연못에 맑고도 살아 있는 물은 맑고 모래조차 없구나.雲飛鳥過元相管 운비조과원상관 구름 날고 새 지나는 것은 원래부터 서로 관계되지만,只怕時時鷰蹴波 지파시시연축파 다만 때때로 제비가 물결 찰까 걱정되네. 『退溪先生文集外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퇴계언행록(退溪言行錄)』에, “선생께서 젊었을 때 우연히 연곡(燕谷, 溫溪에 가까운 마을 이름)에 놀러 간 일이 있었다. 연곡에는 조그마한 못이 있는데, 물이 매우 맑았다. 선생께서 시를 지었다.”라고 제작 유래를 밝히고 있으며, 담담한 가운데 ..
금강산을 묘사한 정사룡 시와 권근 시의 차이 余少時, 遇詩人鄭之升於外舅申家, 問曰: “鄭士龍遊金剛山無佳作, 獨一小詩絶句爲絶唱, 信乎?” 之升曰: “古人賦楓嶽, 無有放象楓嶽之面目者, 至於湖陰詩, ‘萬二千峰領畧歸, 蕭蕭黃葉打秋衣. 正陽風雨燒香夜, 蘧瑗方知四十非.’ 信是佳作. 但此詩, 雖於香林․淨土賦之亦佳. 香林․淨土兩寺, 京山俗刹也. 獨權近詩二句, ‘削立亭亭千萬峯, 碧雲開出玉芙蓉.’ 此則善形容金剛面目者. 今而思之, 眞所謂可與論詩者也. -『於于野談』 해석 余少時, 遇詩人鄭之升於外舅申家, 問曰: 내가 어릴 때 외가인 신씨의 집에서 시인 정지승을 만나 물었다. “鄭士龍遊金剛山無佳作, “정사룡이 금강산에서 노닐었는데 좋은 작품은 없고 獨一小詩絶句爲絶唱, 信乎?” 유독 한 짧은 절구만이 절창이라 하는데 참말입니까?”..
회포를 기록하다기회(記懷) 정사룡(鄭士龍) 四落階蓂魄又盈 悄無車馬閉柴荊 詩書舊業抛難起 場圃新功策未成 雨氣壓霞山忽瞑 川華受月夜猶明 思量不復勞心事 身世端宜付釣耕 『湖陰雜稿』 卷之五 해석四落階蓂魄又盈 사락계명백우영 네 번 계단의 명협초【명협초(蓂莢草): 15일까지 하루에 잎이 하나씩 피다가 16일부터 그믐까지 잎이 하나씩 진다는 전설상의 풀이름.】 졌고 달【혼백(魂魄): 시야에 보이는 달이 혼(魂)이고, 보이지 않는 부분이 백(魄)이다.】은 또한 차올랐지만,悄無車馬閉柴荊 초무거마폐시형 쓸쓸히 수레와 말도 없이 사립문 닫아거네.詩書舊業抛難起 시서구업포난기 시 쓰고 글 쓰는 옛날의 업은 포기하고 다신 하기 어려우나, 場圃新功策未成 장포신공책미성 채마밭의 새로운 일은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네. 雨氣壓霞山忽瞑 우기압하..
스님 도심에게 주다증석도심(贈釋道心) 김정(金淨) 落日毗盧頂 東溟杳遠天낙일비로정 동명묘원천碧巖敲火宿 連袂下蒼煙 벽암고화숙 연몌하창연 『冲庵先生集』 卷之三 해석落日毗盧頂 東溟杳遠天비로봉 정상에 해지니, 동쪽 바다는 먼 하늘이 아득하네.碧巖敲火宿 連袂下蒼煙푸른 바위에서 불 지펴 자고, 함께 푸른 이내에 하산했지. 『冲庵先生集』 卷之三 해설이 시는 김정(金淨)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며, 도심이라는 스님에게 준 시로, 1516년 가을 금강산에 들어갔을 때 지은 것이다. 저녁이 되어 비로봉에도 해가 지니, 동해가 어둠 속에 아득히 펼쳐져 있다. 도심 스님과 바위틈에서 불을 피워 자다가 아침이 되어 나란히 푸른 안개를 뚫고 산에서 내려오고 있다. 윤휴(尹鑴)의 『풍악록(楓岳錄)』에 의하면, “이 시야말로 고금의 시인..
복령사에서복령사(福靈寺) 박은(朴誾) 伽藍却是新羅舊 千佛皆從西竺來 終古神人迷大隈 至今福地似天台 春陰欲雨鳥相語 老樹無情風自哀 萬事不堪供一笑 靑山閱世自浮埃 『容齋先生集』 卷之七 해석伽藍却是新羅舊 가람각시신라구 가람은 곧 신라의 옛 것인데,千佛皆從西竺來 천불개종서축래 천개의 불상은 다 서축에서 왔다네. 終古神人迷大隈종고신인미대외예로부터 신인도 대외(大隈)【대외(大隈): 황제(黃帝)가 대외(大隗)를 만나러 구차산(具茨山)으로 가는데, 방명(方明)이 수레를 몰고, 창우(昌㝢)가 수레 우측에 타고, 장약(張若)과 습붕(謵朋)이 앞에서 말을 인도하고, 곤혼(昆閽)과 골계(滑稽)가 뒤에서 수레를 호위하여 가서 襄城의 들판에 이르자, 이 일곱 성인이 모두 길을 잃어 길을 물을 데가 없었다. 우연히 말을 먹이는 동자를 만..
택지 이행에게 화답하다재화택지(在和擇之) 박은(朴誾) 深秋木落葉侵關 戶牖全輸一面山縱有盃尊誰共對 已愁風雨欲催寒天應於我賦窮相 菊亦與人無好顔撥棄憂懷眞達士 莫敎病眼謾長潸 『挹翠軒遺稿』 卷三 해석深秋木落葉侵關심추목락엽침관깊은 가을 낙엽이 문을 침범해오고, 戶牖全輸一面山호유전수일면산창엔 오롯이 한 면의 산이 실려 오네.縱有盃尊誰共對종유배존수공대비록 잔이 있더라도 누구와 함께 마실 것이며已愁風雨欲催寒이수풍우욕최한이미 바람과 비가 추위 재촉할까봐 걱정되네. 天應於我賦窮相천응어아부궁상하늘은 응당 나에게 궁상맞은 삶 부여했고菊亦與人無好顔국역여인무호안국화는 또한 사람에게 좋은 얼굴 없어라. 撥棄憂懷眞達士발기우회진달사근심스런 회포 없애야 참된 달사이니,莫敎病眼謾長潸 막교병안만장산 병든 눈으로 하여 부질없이 긴 눈물짓지 마시라..
빗속에 택지를 그리워하며우중유회택지(雨中有懷擇之) 박은(朴誾) 寒雨不宜菊 小尊知近人한우불의국 소존지근인閉門紅葉落 得句白頭新폐문홍엽락 득구백두신歡憶情親友 愁添寂寞晨환억정친우 수첨적막신何當靑眼對 一笑見陽春하당청안대 일소견양춘 『挹翠軒遺稿』 卷三 해석寒雨不宜菊 小尊知近人차가운 비는 국화에 어울리지 않으나 작은 술잔은 사람을 가까이 할 줄을 아네.閉門紅葉落 得句白頭新문을 닫으니 붉은 낙엽 떨어지고 글귀 얻으니 백발 새로이 난다.歡憶情親友 愁添寂寞晨기쁘게 정든 친구 생각하나 근심은 적막한 새벽에 더하다네.何當靑眼對 一笑見陽春어찌 마땅히 푸른 눈으로 마주하며 한 번 웃으며 봄볕을 볼까나【일소견양춘(一笑見陽春): 이백(李白)의 양보음(梁甫吟)에 “길게 양보음을 부르나니, 어느 때나 양춘을 볼거나.[長嘯梁甫吟 何時見陽..

읍취헌의 시를 읽고 장호남의 옛 시에 차운하다 독취헌시 용장호남구시운(讀翠軒詩 用張湖南舊詩韻) 이행(李荇) 挹翠高軒久無主 屋樑明月想容姿 自從湖海風流盡 何處人間更有詩 『容齋先生集』 卷之八 해석 挹翠高軒久無主 읍취고헌구무주 읍취헌 높은 누각 오래도록 주인이 없었고, 屋樑明月想容姿 옥량명월상용자 누각 대들보의 밝은 달 용모와 자태 그리게 하네. 自從湖海風流盡 자종호해풍류진 이때로부터 강산의 풍류는 다하였으니, 何處人間更有詩 하처인간갱유시 인간 세상 어느 곳인들 다시 시가 있을꼬? 『容齋先生集』 卷之八 해설 이 시는 읍취헌의 시를 읽고 장호남의 옛 시에 차운하여 지은 것으로, 죽은 박은(朴誾)을 그리워하며 지은 것이다. 박은(朴誾)이 거처했던 읍취헌은 오래 주인이 없는 채 비어 있다. 지붕 위에 뜬 밝은 달을 ..
중열의 시에 차운하다차중열운(次仲說韻) 이행(李荇) 佳節昏昏尙掩關 不堪孤坐背南山閑愁剛被詩情惱 病眼微分日影寒 止酒更當嚴舊律 對花難復作春顔 百年生死誰知己 回首西風淚獨潸 『容齋先生集』 卷之三 해석佳節昏昏尙掩關 가절혼혼상엄관 좋은 계절은 저물어가 오히려 문을 닫아걸고, 不堪孤坐背南山불감고좌배남산어찌 고독히 앉아 남산을 등지고 있나?閑愁剛被詩情惱 한수강피시정뇌 한가한 근심에 억지로 시정(詩情)으로 하여 고뇌케 하니, 病眼微分日影寒 병안미분일영한 병든 눈에 세미하게 나눠진 햇빛 시리네.止酒更當嚴舊律 지주경당엄구률 술을 금지했지만 마땅히 옛 금주(禁酒)의 규율 고치나,對花難復作春顔 대화난부작춘안 꽃을 대하며 다시 봄의 얼굴 짓기 어렵구나. 百年生死誰知己 백년생사수지기 백년의 생사에 누가 지기(知己)인가?回首西風淚獨潸..
정한림이 이별하면서 준 시에 화답하다수정한림류별운(酬鄭翰林留別韻) 박상(朴祥) 江城積雨捲層霄 秋氣冷冷老火消黃膩野秔迷眼發 綠疎溪柳對樽高風隨舞袖如相約 山入歌筵不待招慚恨至今持斗米 故園蕪絶負逍遙 『訥齋先生集』 卷第四 해석江城積雨捲層霄강성적우권층소강가의 성에 내리던 장맛비 구름 속에서 개니秋氣冷冷老火消추기랭랭로화소가을 기운 서늘하여 늦더위 사라졌네. 黃膩野秔迷眼發황니야갱미안발누렇고 기름진 들의 메벼 눈을 어지러이 피어나고, 綠疎溪柳對樽高록소계류대준고푸르고 성근 시내의 버드나무 잔을 대하며 높구나. 風隨舞袖如相約풍수무수여상약바람은 서로 약속한 듯 춤추는 소매를 따르고,山入歌筵不待招산입가연부대초산 그림자 초대하지 않았지만 잔치자리에 들어오네. 慚恨至今持斗米참한지금지두미지금에 이르도록 오두미를 지니고 있음이 부끄럽고 ..
산행하며 곧바로 짓다산행즉사(山行卽事) 김시습(金時習) 兒打蜻蜓翁掇籬 小溪春水浴鸕鶿靑山斷處歸程遠 橫擔烏藤一个枝 『梅月堂詩集』 卷之一 해석兒打蜻蜓翁掇籬아타청정옹철리아이 잠자리 잡고, 노인 울타리 보수하고小溪春水浴鸕鶿소계춘수욕로자작은 시내 봄물엔 가마우지 멱 감네.靑山斷處歸程遠 청산단처귀정원 봄산 끊어진 곳에 돌아가는 길 멀기만 해서橫擔烏藤一个枝횡담오등일개지등나무 한 가지 어깨에 비껴 메었구나. 『梅月堂詩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산길을 가다 지은 것으로, 김시습(金時習)의 산수벽(山水癖)과 은자(隱者)로서 한가로운 정서를 잘 보여 주는 시이다. 산길을 가다 보니 아이는 잠자리 잡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늙은이는 오래되어 허물어진 울타리를 고치는데, 앞개울의 작은 시내에 봄물이 녹은 곳에는 가마우지가 고기를 ..

『고문진보대전』을 펴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 발문 상설고문진보대전발(詳說古文眞寶大全跋) 김종직(金宗直) 옥석을 구분하지 않고 수록한 문선 詩以三百篇爲祖, 文以兩漢爲宗, 聲律偶儷興而文章病焉. 梁蕭統以來, 類編諸家者多矣. 率皆誇富鬪博, 咸池之與激楚, 罍洗之與康瓠, 隋珠之與魚目, 俱收竝摭, 不厭其繁, 文章之病, 不暇論也. 문장의 정종, 고문진보의 전래 惟『眞寶』一書不然, 其採輯頗得眞西山『正宗』之遺法, 往往齒以近體之文, 亦不過三數篇, 不能虧損其立義之萬一. 前後三經人手, 自流入東土, 壄隱田先生首刊于合浦, 厥後繼刊于管城. 二本互有增減. 景泰初, 翰林侍讀倪先生, 將今本以遺我東方, 其詩若文, 視舊倍簁, 號爲『大全』. 고문진보가 보배로운 까닭 漢ㆍ晉ㆍ唐ㆍ宋奇閑儁越之作, 會稡于是, 而騈四儷六, 排比聲律者, 雖雕繪如錦繡, ..
복룡현으로 가는 길에서복룡도중(伏龍途中) 김종직(金宗直) 笋輿咿軋渡晴川 遙見前驅過坂田邑犬吠人籬有竇 野巫迎鬼紙爲錢斷雲寒日工呑吐 小巚平岡遠接連南去錦城三十里 却愁赬盡擔夫肩 『佔畢齋集』 卷之二十一 해석笋輿咿軋渡晴川순여이알도청천남녀(籃輿) 삐걱대며 비 개인 내를 건너는데,遙見前驅過坂田요견전구과판전아득히 전구(前驅, 행렬 따위를 선도하는 것)가 언덕밭을 지나는 게 보이네.邑犬吠人籬有竇읍견폐인리유두마을 개는 사람보고 짓고 울타리엔 구멍나 있고,野巫迎鬼紙爲錢야무영귀지위전촌 무당은 영신(迎神)하느라 종이를 돈으로 만들었구나.斷雲寒日工呑吐단운한일공탄토끊어진 구름이 추위를 교묘히 삼켰다 뱉었다 하고小巚平岡遠接連소巚평강원접련작은 봉우리와 평평한 언덕이 멀리 서로 접했구나.南去錦城三十里남거금성삼십리남쪽으로 금성까지 30리 거리..
홍겸선이 제천정에서 지중추원사 송처관의 시에 차운한 시에 화답하다화홍겸선제천정차송중추처관운(和洪兼善濟川亭次宋中樞處寬韻) 김종직(金宗直) 吹花擘柳半江風 檣影搖搖背暮鴻一片鄕心空倚柱 白雲飛度酒船中 『佔畢齋集』 卷之一 해석吹花擘柳半江風취화벽류반강풍강바람이 꽃에 불고 버들개지 쪼개었고,檣影搖搖背暮鴻장영요요배모홍돛대 그림자는 흔들흔들 저물녘 기러기를 등져 있네.一片鄕心空倚柱일편향심공의주한 조각 고향생각에 부질없이 기둥에 기대니,白雲飛度酒船中백운비도주선중흰 구름은 술 싣고 가는 배를 지나 날아가네. 『佔畢齋集』 卷之一 해설이 시는 제천정에서 중추부사 송처관의 운(韻)에 차운(次韻)한 홍겸선의 시에 화답한 것이다. 강바람이 거세어 꽃이 날리고 버들을 가르고 있는데, 저 멀리 흔들거리는 돛대를 가진 호화유람선이 떠 있다..
불국사에서 김세번과 이야기하며불국사여세번화(佛國寺與世蕃話) 김종직(金宗直) 爲訪招提境 松間紫翠重위방초제경 송간자취중靑山半邊雨 落日上方鐘청산반변우 낙일상방종語與居僧軟 杯隨古意濃어여거승연 배수고의농頹然一榻上 相對鬢髼鬆퇴연일탑상 상대빈봉송 『佔畢齋集』 卷之三 해석爲訪招提境 松間紫翠重사찰【초제(招提): 관부에서 사액한 절】에 경내에 방문했더니 소나무 사이로 붉고 푸른 기운 겹쳤네.靑山半邊雨 落日上方鐘푸른 산 반절엔 비 내리고, 해질녘 상방엔 종 울린다.語與居僧軟 杯隨古意濃스님과 나누는 말은 부드럽고 옛 정취 따르는 잔은 진하니,頹然一榻上 相對鬢髼鬆털썩 한 자리에 주저앉아 서로 대하니 머리는 봉두난발. 『佔畢齋集』 卷之三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
성주의 풍루에 임하며성주임풍루(星州臨風樓) 강혼(姜渾) 雨餘江漲沒蒿來 倚柱觀瀾亦壯哉疊浪全籠靑草堤 連峯半入白雲堆欲携短棹乘漁艇 思把脩竿上釣臺蕭灑十年江海志 今朝發興酒三杯 試吟佳句發天慳 正値樓中吏牒閒紫燕交飛風拂柳 靑蛙亂叫雨昏山一生毀譽身多病 半載驅馳鬢欲斑黃閣故人書斷絶 客行寥落滯鄕關 雲梯高倚泬寥天 乘月登樓非盛年有興長吟山水窟 無心一醉綺羅筵終朝庭院絲絲雨 薄暮村墟淡淡煙未辦晴川芳草句 謾留題詠愧唐賢 龍公起懶詑奇功 連日窮陰塞大空平地剩添三尺浪 長江誰借半帆風樓臺掩映鶯花裏 簾幕霏微煙霧中四牡諮詢桑梓邑 懷鄕王粲自難同 『木溪先生逸稿』 卷之一 해석雨餘江漲沒蒿來우여강창몰호래비온 나머지 강은 불고 잠긴 짚이 떠올라倚柱觀瀾亦壯哉의주관란역장재기둥에 기대 난관에서 보고 있으니 또한 장엄하구나. 疊浪全籠靑草堤첩랑전롱청초제첩첩의 물결이 온전히 푸른 ..
여름날에 눈에 닿는 대로 쓰다하일즉사(夏日卽事) 서거정(徐居正) 小晴簾幕日暉暉 短帽輕衫暑氣微 解籜有心因雨長 落花無力受風飛 久拚翰墨藏名姓 已厭簪纓惹是非 寶鴨香殘初睡覺 客曾來少燕頻歸 『四佳詩集』 卷之三十一○第十九 해석小晴簾幕日暉暉 소청렴막일휘휘 조금 날씨가 개니 발에 햇살이 반짝반짝,短帽輕衫暑氣微 단모경삼서기미 짧은 모자와 홑적삼에, 더운 기운이 가시네.解籜有心因雨長 해탁유심인우장 해진 대쪽은 마음이 있어 비 때문에 자라고,落花無力受風飛 낙화무력수풍비 떨어진 꽃은 힘이 없어 바람 맞아 날리네.久拚翰墨藏名姓 구변한묵장명성 오래도록 중이와 붓을 놓고 명성을 숨겼으니, 已厭簪纓惹是非 이염잠영야시비 이미 시비를 야기 시키는 벼슬살이 싫어서지. 寶鴨香殘初睡覺 보압향잔초수각 보물 오리 향로엔 향불 사그라들고 잠에서 막..
봄의 한 때춘일(春日) 서거정(徐居正) 金入垂楊玉謝梅 小池新水碧於苔 春愁春興誰深淺 燕子不來花未開 『四佳詩集』 卷之三十一○第十九 해석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금색은 수양버들로 들어가고 옥빛은 매화를 사양하네【황금이 버들로 든다는 것은 곧 버들 싹이 노랗게 터져 나온 것을 이른 말이고, 옥이 매화를 떠났다는 것은 곧 하얀 매화가 다 졌음을 의미한다.】,小池新水碧於苔 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의 새 물빛은 이끼보다 푸르구나. 春愁春興誰深淺 춘수춘흥수심천 봄의 근심, 봄의 흥, 누가 깊고 옅으랴마는,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제비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네. 『四佳詩集』 卷之三十一○第十九 해설이 시는 봄 경치를 읊은 시로, 역대 선집(選集)에 거의 모두 선재(選載)되어 있으며 중국의 전겸익(錢謙益)이 편찬한 『열..
홀로 앉아독좌(獨坐) 서거정(徐居正)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독좌무래객 공정우기혼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어요하엽동 작답수초번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금윤현유향 노한화상존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니도방출입 종일가관문 『四佳詩集』 補遺一 해석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홀로 앉아 있으니 오는 손님 없고 빈 뜰엔 비 기운에 어두침침.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물고기가 흔들었는지 연잎 움직이고, 까마귀 밟았는지 나무 가지 흔들려.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거문고 젖었지만 줄은 오히려 울리고 화로 차가운데 불꽃 여전히 있네.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종일토록 문 닫고 있네. 『四佳詩集』 補遺一 해설이 시는 가을에 가랑비가 내리는 어느 날 홀로 마루에 앉아서 지은 것이다. 가을날 찾아오는 손님이 없기에 혼자 마루에 앉아 있자니, 사람..
능지처참형을 당하며 수형시(受刑詩) / 절명시(絶命詩) 성삼문(成三問) 擊鼓催人命 回看日欲斜 격고최인명 회간일욕사 黃泉無一店 今夜宿誰家 황천무일점 금야숙수가 『順菴先生文集』 卷之十三 해석 擊鼓催人命 回看日欲斜 북 두드리는 소리, 사람 목숨 재촉하고 고개 돌리니 해는 지려 하네. 黃泉無一店 今夜宿誰家 황천엔 한 주막도 없다니, 오늘밤 뉘 집에서 머물꼬? 『順菴先生文集』 卷之十三 해설 이 시는 세조(世祖)의 회유(懷柔)에 응하지 않아 죽음에 임하여 목숨이 끊어지기 전 형장(刑場)에서 지은 시이다. 둥둥 북을 울리며 망나니가 사람의 목숨을 거두기를 재촉하는데, 조금 있으면 이승에서의 마지막이기 때문에 하직(下直)이나 하려고 머리를 들어 산천을 돌아다보니, 태양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서산(西山)으로 지려고 하고 ..
나는 누구도 본뜨지 않은 조선의 시를 쓰리라노인일쾌사육수효향산체 기오(老人一快事六首效香山體 其五) 정약용(丁若鏞) 老人一快事 縱筆寫狂詞 노인일쾌사 종필사광사 競病不必拘 推敲不必遲 경병불필구 추고불필지 興到卽運意 意到卽寫之 흥도즉운의 의도즉사지 我是朝鮮人 甘作朝鮮詩 아시조선인 감작조선시 卿當用卿法 迂哉議者誰 경당용경법 우재의자수 區區格與律 遠人何得知구구격여률 원인하득지凌凌李攀龍 嘲我爲東夷능능이반룡 조아위동이袁尤槌雪樓 海內無異辭원우퇴설루 해내무이사背有挾彈子 奚暇枯蟬窺배유협탄자 해가고선규我慕山石句 恐受女郞嗤아모산석구 공수녀랑치焉能飾悽黯 辛苦斷腸爲언능식처암 신고단장위梨橘各殊味 嗜好唯其宜 리귤각수미 기호유기의 『與猶堂全書』 第一集詩文集第六卷 해석老人一快事 縱筆寫狂詞 늙은이의 한 가지 유쾌한 일은 붓 가는 대로 미..
1. 정도전ㆍ이숭인ㆍ권근의 스스로 즐길 만한 것 三賢論自樂處 三峯鄭先生ㆍ陶隱李先生ㆍ陽村權先生相與論平生自樂處. 三峯曰: “朔雪初飛, 貂裘駿馬, 牽黃臂蒼, 馳獵平蕪, 此足樂也.” 陶隱曰: “山房靜室, 明窓靜几, 焚香對僧, 煮茶聯句, 此足樂也.” 陽村曰: “白雪滿庭, 紅日照窓, 燠室溫堗, 圍屛擁爐, 手執一卷, 大臥其間, 美人纖手刺繡, 時復停針, 燒栗啖之, 此足樂也.” 鄭ㆍ李兩先生大笑曰: “子之樂亦足起予也.” -徐居正, 『太平閑話滑稽傳』 해석 三峯鄭先生ㆍ陶隱李先生ㆍ 삼봉 정도전 선생과 도은 이숭인 선생, 陽村權先生相與論平生自樂處. 그리고 양촌 권근 선생이 서로 함께 평생에 스스로 즐길 만한 것을 이야기했다. 三峯曰: “朔雪初飛, 貂裘駿馬, 삼봉 정도전이 말했다. “북방에 눈이 처음으로 내릴 때 담비 가죽을 입힌..
봄날 성남에서 곧바로 짓다 춘일성남즉사(春日城南卽事) 권근(權近) 春風忽已近淸明 細雨霏霏晩未晴 屋角杏花開欲遍 數枝含露向人傾 『陽村先生文集』 卷之五 해석 春風忽已近淸明 춘풍홀이근청명 봄바람은 문득 이미 청명에 가까우니, 細雨霏霏晩未晴 세우비비만미청 가랑비 부슬부슬 늦었는데도 개질 않네. 屋角杏花開欲遍 옥각행화개욕편 집 모서리 살구꽃 활짝 피려 하니, 數枝含露向人傾 수지함로향인경 몇 가지 이슬 머금고 나를 향해 기울었구나. 『陽村先生文集』 卷之五 해설 봄날 성남에서 느낌이 있어 지은 시로, 만년(晩年)의 호사(豪奢)와 여유(餘裕)를 느끼게 한다. 제목 밑의 주(註)에 “정삼봉(鄭三峯)의 비(批)에 말이 조화를 빼앗았다 하였다[鄭三峯批云: ‘語奪造化’].”라는 말이 실려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새 눈신설(新雪) & 외우며 전하는 곳에서 얻었지만 편제는 잃어버렸다득어전송 실기편제(得於傳誦 失其篇題) 이숭인(李崇仁) 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창망세모천 신설편산천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조실산중목 승심석상천飢烏啼野外 凍柳臥溪邊기오제야외 동류와계변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하처인가재 원림생백연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아득한 세모의 하늘, 새눈이 산천을 뒤덮으니,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새는 산 속에서 나무를 잃었고 스님은 돌 속의 샘을 찾아 헤매네.飢烏啼野外 凍柳臥溪邊주린 까마귀는 들 밖에서 울고 언 버드나무는 시냇가에서 누워있구나.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어느 곳에 인가가 있는지 먼 수풀에서 밥불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네.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설이 시는 세모에 내린 첫눈을 노래한 것으로, 어..
성남에서 임금을 호위하며호종성남(扈從城南) 이숭인(李崇仁) 郊甸秋成早 君王玉趾臨교전추성조 군왕옥지림觀魚前事陋 講武睿謨深관어전사루 강무예모심鼓角滄江動 旌旗白日陰 고각창강동 정기백일음 詞臣多侍從 會見獻虞箴사신다시종 회견헌우잠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郊甸秋成早 君王玉趾臨교외의 가을걷이 이른데, 군왕은 옥 같은 발걸음으로 임하셨네. 觀魚前事陋 講武睿謨深물고기 구경하던 옛 일【관어(觀魚): 『춘추(春秋)』에, 노(魯) 은공(隱公)이 당(棠)에 가서 고기 잡는 것을 구경하려 하니 신하인 장희백(臧僖伯)이 말렸으나 듣지 않고 구경을 갔음. 이후로 고기 잡는 것을 구경하거나 고기가 노니는 것을 감상하는 것을 ‘관어(觀魚)’라 함.】은 비루한 일이지만, 군사훈련【강무(講武): 주로 농한기를 이용하여 군사..
51. 도은의 시적 재능을 질투한 삼봉 半山與東坡不相能. 然讀東坡『雪後又韻』詩, 追次至六七篇, 終曰: “不可及,” 時人服其自知甚明. 一日三峰假寐, 族姪黃鉉, 從傍誦陶隱『扈從』詩 ‘鼓角滄江動, 旌旗白日陰. 詞臣多侍從, 會見獻虞箴.’ 三峰忽開眼, 令鉉再誦曰: “語韻淸圓似唐詩,” 鉉曰: “李簽書崇仁所著也.” 三峰曰: “兒子輩何從得惡詩來乎.” 嗚呼! 以半山之執拗自是, 尙不廢公論, 鄭之不及半山, 亦遠矣. 해석半山與東坡不相能. 반산 왕안석(王安石)과 동파 소식(蘇軾)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然讀東坡『雪後又韻』詩, 하루는 동파의 「눈 내린 뒤에 또 읊다雪後又韻」라는 시를 읽고 追次至六七篇, 終曰: “不可及,” 따라서 차운하며 6~7편을 지었는데 마침내 “동파의 실력에 이를 수가 없다”라고 말했으니, 時人服其自知..
제목을 잃다실제(失題) 이숭인(李崇仁) 雪壓村村樹 枝枝總作花설압촌촌수 지지총작화山童爭報道 嘉景酒堪賖산동쟁보도 가경주감사 赤葉明村逕 淸泉漱石根적엽명촌경 청천수석근地僻車馬少 山氣自黃昏지벽거마소 산기자황혼 林靜鳥聲盡 潭空天影閑림정조성진 담공천영한因思陶靖節 籬下見南山인사도정절 리하견남산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석雪壓村村樹 枝枝總作花눈이 마을마다 나무를 짓눌렀지만 가지마다 모두 꽃이 피니,山童爭報道 嘉景酒堪賖산 아이 다투어 알린다네. “좋은 경치라 술을 살 만합니다.” 赤葉明村逕 淸泉漱石根붉은 잎사귀가 시골길 밝히고 맑은 샘 바위 뿌리를 씻기누나. 地僻車馬少 山氣自黃昏땅은 궁벽져 수레와 말 없고【지벽거마소(地僻車馬少): 도연명(陶淵明)의 「음주(飮酒)」 20수 중 다섯 번째 시에 “내 집이 사람 사는 동네에 있..
절집에 쓰다제승사(題僧舍) 이숭인(李崇仁) 山北山南細路分 松花含雨落繽粉道人汲井歸茅舍 一帶靑烟染白雲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석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산은 여기저기에 있고 오솔길 나눠지는데松花含雨落繽粉송화함우락빈분송홧가루 비에 젖어 하늘하늘 진다.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스님 우물에서 물 길어 절로 돌아가고 一帶靑烟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한 줄기 푸른 안개 흰 구름을 물들이네. 『陶隱先生詩集』 卷之三 해설이 시는 옛 그림을 벽에 걸어 놓고 지은 제화시(題畵詩)로, 자연의 경물을 묘사하면서 자연 속에 사는 스님의 깨끗함을 읊고 있다. 승사(僧舍) 앞뒤로 어디든지 통할 수 있는 오솔길이 있어 세속과 는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고, 송홧가루가 비에 젖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스님이 살고 있는 곳이 깨끗한 정경..
봄이어라춘(春) 정몽주(鄭夢周)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춘우세부적 야중미유성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설진남계창 초아다소생 『東文選』 卷之十九 해석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봄비 가늘어 방울지지도 않는데 야밤에 은밀히 소리 들렸지.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눈은 다 녹아 남쪽 계곡 불어나 풀과 새싹이 쑥쑥 나겠구나. 『東文選』 卷之十九 해설이 시는 포은 시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비 내리는 봄밤의 감흥을 노래한 것이다. 맹호연(孟浩然)의 「춘효(春曉)」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에서처럼 이 시는 봄밤의 흥취를 잘 묘사하고 있는데, 「춘효(春曉)」의 시점이 어젯밤에 일어났던 상황을 기술하고 있는 데 반해, 포은의 「춘(春)」은 깊은 밤이 시점이지만 지나간 낮부터 내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맞을 봄까지 시간을 ..
전주 망경대에 올라등전주망경대(登全州望景臺) 정몽주(鄭夢周) 千仞岡頭石徑橫 登臨使我不勝情靑山隱約扶餘國 黃葉繽粉百濟城九月高風愁客子 百年豪氣誤書生天涯日沒浮雲合 惆帳無由望玉京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千仞岡頭石徑橫천인강두석경횡천 길 산등성 돌계단 비껴 있고 登臨使我不勝情등림사아불승정높은 곳에 이르니 나에게 정을 이기지 못하게 하누나. 靑山隱約扶餘國청산은약부여국푸른 산에 부여국이 어슴푸레, 黃葉繽粉百濟城황엽빈분백제성노란 잎사귀가 백제성에 어지러이.九月高風愁客子구월고풍수객자9월의 싸늘한 바람은 나그네 시름겹게 하고, 百年豪氣誤書生백년호기오서생백년 호기는 서생을 그르쳤지. 天涯日沒浮雲合천애일몰부운합하늘가에 해가 지고 뜬 구름이 모여드니, 惆帳無由望玉京추장무유망옥경슬프구나. 한양 바라보질 못하게 하니, 『東文選』 卷之..
정주 중양절에 한 재상이 명하여 짓다정주중구 한상명부(定州重九 韓相命賦) 정몽주(鄭夢周) 定州重九登高處 依舊黃花照眼明浦敍南連宣德鎭 峯巒北倚女眞城百年戰國興亡事 萬里征夫慷慨情酒罷元戎扶上馬 淺山斜日照紅旌 『東文選』 卷之十六 해석定州重九登高處정주중구등고처정주의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오르니,依舊黃花照眼明의구황화조안명노란 국화는 예스러워 눈을 밝게 비추네.浦敍南連宣德鎭포서남연선덕진개펄은 남쪽으로 선덕진에 이어져 있고峯巒北倚女眞城봉만북의녀진성봉우리는 북쪽으로 여진성에 기대었구나. 百年戰國興亡事백년전국흥망사백년 전쟁의 흥망사 속에萬里征夫慷慨情만리정부강개정만 리로 원정을 떠난 사내의 강개스런 정.酒罷元戎扶上馬만리정부강개정술자리 끝나 장군의 부축으로 말에 오르니, 淺山斜日照紅旌 천산사일조홍정 산은 낮아 비낀 해는 붉은 정기..
회맹한 뒤에 교서를 반포하시고 물품과 잔치를 두 공신에게 하사한 것에 대한 전문회맹후반교석물사연양공신사전(會盟後頒敎錫物賜宴兩功臣謝箋) 장유(張維) 주상의 도움으로 공을 이루다託鱗翼以成事, 猥霑記功之恩. 申帶礪之盟書, 更承錫宴之寵, 禮數優異, 慙懼彌深. 伏念臣等, 品在下中, 能乏尺寸. 忘身殉國, 雖素得於秉執之常. 藏器待時, 本不急於功名之際.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주상께서 맘 써주시네屬丁彝倫之墜地 繼有兇孼之滔天. 蓋事出非常 大策悉稟於 慈殿 而師慙無戰 捷書僅報於行宮. 默祐賴, 宗社之靈, 成算奉廟堂之授. 設令奔走有效, 皆是職分當爲, 豈料懋賞之典, 偏加罔功之身? 宣德音於絲綸, 像形容以繪素. 父子弟姪, 擧蒙被於疏榮, 天地神祗, 實鑑臨於昭告, 旣頒便蕃之賚, 因賜燕衎之懽. 모든 영화로움은 신하의 노고이기보다 임..
산 속 눈 내린 밤에산중설야(山中雪夜) 이제현(李齊賢) 紙被生寒佛燈暗 沙彌一夜不鳴鐘應嗔宿客開門早 要看庵前雪壓松 『益齋亂稿』 卷第三 해석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홑이불에 한기 들고 등불은 흐릿흐릿.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사미승은 한밤중인지 종 울릴질 않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묵던 손님은 일찍 문 연다고 화내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 요간암전설압송 암자 앞의 눈이 소나무 누르고 있으니 보시게. 『益齋亂稿』 卷第三 해설이 시는 이제현(李齊賢) 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인구에 회자된 시로, 눈 내리는 밤 깊은 산속 절의 절경(絶景)과 소박한 흥취(興趣)를 독백(獨白)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종이로 만든 이불처럼 얇은 이불을 덮고 있어 찬 기운이 도는데 불당에 켜 놓은 등불도 침침하다. 어린 중..
산 속 저물녘 우물 속 달을 읊으며산석영정중월(山夕詠井中月) 이규보(李奎報) 漣漪碧井碧嵓隈 新月娟娟正印來련의벽정벽암외 신월연연정인래汲去甁中猶半影 恐將金鏡半分廻급거병중유반영 공장금경반분회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산승탐월색 병급일병중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도사방응각 병경월역공 『東國李相國後集』 卷第一 해석漣漪碧井碧嵓隈잔잔한 푸른 우물의 푸른 모퉁이에新月娟娟正印來새로 뜬 달이 곱디곱게 바로 찍혀 있네.汲去甁中猶半影물 길러 가니 병 가운데 오히려 반쪽 달그림자가 있어恐將金鏡半分廻달【금경(金鏡): 달의 이칭】 반쪽만 가지고 돌아갈까 걱정되네.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산 속 스님이 달빛 탐내어 한 병 속에 함께 길어왔네.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절에 도착하면 곧바로 깨달을 걸. 병을 기울이면 달 또한 사라진다는 걸. 『東國李相國後..
벗의 운에 차운하다차우인운(次友人韻) 임춘(林椿) 十載崎嶇面撲埃 長遭造物小兒猜問津路遠槎難到 燒藥功遲鼎不開科第未消羅隱恨 離騷空寄屈平哀襄陽自是無知己 明主何曾棄不才 『東文選』 卷之十三 해석十載崎嶇面撲埃십재기구면박애10년 동안이나 기구하게도 얼굴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살았는데長遭造物小兒猜장조조물소아시오랫동안 조물주 어린아이가 시기했기 때문이라오.問津路遠槎難到문진로원사난도나루를 물으나 길은 멀어 뗏목으로는 다다르기 어렵기만 하고燒藥功遲鼎不開소약공지정불개선단 만드는 것은 더디기만 한데 솥은 열리지 않네. 科第未消羅隱恨과제미소라은한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나은【나은(羅隱): 당말(唐末) 시인. 여러번 과거에 응했으나 급제하지 못하였다.】의 한을 아직 풀지 못하였고離騷空寄屈平哀이소공기굴평애이소【이소(離騷): 초사(楚辭)의 ..
소상강의 밤비 소상야우(瀟湘夜雨) 이인로(李仁老) 一帶滄波兩岸秋 한 줄기 푸른 물결, 양 옆 언덕엔 가을 風吹細雨灑歸舟 바람이 가랑비 불어 돌아가는 배를 씻기네. 夜來泊近江邊竹 밤에 와서 근처 강변 대나무숲에 정박하니, 葉葉寒聲摠是愁 잎사귀마다 스산한 소리, 모두 이것이 근심이로다. 『東文選』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우리 한시를 읽다
개성사 8척 방에서개성사팔척방(開聖寺八尺房) 정지상(鄭知常) 百步九折登巑岏 家在半空唯數閒靈泉澄淸寒水落 古壁暗淡蒼苔斑石頭松老一片月 天末雲低千點山紅塵萬事不可到 幽人獨得長年閑 『東文選』 卷之十二 해석百步九折登巑岏백보구절등찬완백보 아홉 길 꺾어 산등성이에 오르니家在半空唯數閒가재반공유수한집이 반절 허공에 몇 칸 집이 있네.靈泉澄淸寒水落령천징청한수락영천이 맑고도 맑아 차가운 물 떨어지고古壁暗淡蒼苔斑고벽암담창태반옛 벽 어두워 푸른 벽에 이끼가 껴있네.石頭松老一片月석두송로일편월돌머리와 늙은 소나무에 한 조각달이 떠 있고天末雲低千點山천말운저천점산하늘 끝 구름 가엔 천 점 산이 솟았네.紅塵萬事不可到홍진만사불가도붉은 속세의 때 온갖 일에 이르질 않으니,幽人獨得長年閑유인독득장년한은둔한 사람 홀로 긴 세월의 한가로움을 얻었구나..
그대를 보내며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庭前一葉落 床下百蟲悲정전일엽락 상하백충비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홀홀불가지 유유하소지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편심산진처 고몽월명시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남포춘파록 군휴부후기 『東文選』 卷之九 해석庭前一葉落 床下百蟲悲뜰 앞에 한 잎사귀 떨어지니 평상 아래 온갖 벌레들이 구슬피 우네【落而知歲之將暮 覩甁中之氷而天下之寒 『淮南子』 / 一葉梧飛天下秋 秋風秋雨滿孤樓, 趙斗淳】.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가벼이 가서 멈추게 할 수 없는데 유유하게 어디로 가시나요?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나의 마음 산 가는 곳까지 따라가 외로운 달 밝은 밤에 꿈을 꾸네.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남포의 봄 물결 푸르러지면 그대 훗날의 기약 져버리지 마시오. 『東文選』 卷之九 해설이 시는 이별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정지상(鄭知常..
가을 따라 간 당신, 봄 따라 오시라 이자겸의 난으로 개성은 풍비박산이 났고 그에 따라 고려의 국운을 걱정하던 사람들이 천도 운동을 벌이게 된다. 묘청과 정지상의 무리들은 서경인 평양으로 천도하자고 말했고, 개성에서 완벽한 세력들을 구축한 김부식을 위시한 권문세족은 반대를 했다. ▲ 묘청은 수도 이전을 하고 독자적인 고려의 연호를 쓰자는 제안을 한다. 김부식과 정지상의 재밌는 일화 하지만 맘대로 되지 않자, 묘청은 반란(1135)을 일으켰고, 총사령관 김부식에 의해 제압당했다. 그리고 함께 가담했다는 근거 없는 혐의를 씌워 개성에 있던 정지상을 붙잡았고 목숨을 앗아 갔다. 당연히 현실의 승자는 김부식이었지만, 민중들은 승자의 편만을 들진 않았다. 수많은 민담을 통해 정지상을 되살려냈고, 김부식은 정지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