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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하루에 피고 지는 무궁화를 읊다영일일화(詠一日花) 윤선도(尹善道) 甲日花無乙日輝 一花羞向兩朝暉葵傾日日如馮道 誰辨千秋似是非 『孤山遺稿』 卷之一 해석甲日花無乙日輝갑일화무을일휘첫날 핀 꽃이 둘째 날 광채가 없으니一花羞向兩朝暉일화수향량조휘한 꽃으로 두 아침의 해 향하는 게 부끄러워서라네.葵傾日日如馮道규경일일여풍도해바라기 날마다 기울어지는 게 풍도【풍도(馮道): 오대(五代) 시대의 재상(宰相) 이름이다. 일생 동안 후당(後唐), 후진(後晉), 거란(契丹), 후한(後漢), 후주(後周) 등 다섯 나라의 조정에서 여섯 명의 임금을 섬긴 것을 자랑하며 장낙노(長樂老)라고 자호(自號)한 고사가 전한다. 『신오대사(新五代史)』 卷54 「풍도열전(馮道列傳)」】 같으니誰辨千秋似是非수변천추사시비누가 천년【천추(千秋): 한(漢) ..
주부 권겹에 대한 만사권주부겹만사(權主簿韐挽詞) 이식(李植) 雪月寒鍾故國詩 九齡佳句世間知風塵歷詆空時輩 江海歸來有酒危囊裏虎韜身擁褐 案頭丹訣鬢成絲唯應五竇聯珠集 不廢高名死後垂 『澤堂先生集』 卷之五 해석雪月寒鍾故國詩설월한종고국시9살 때 지은 ‘설월한종고국(雪月寒鍾故國)’이라는 시九齡佳句世間知구령가구세간지9살의 아름다운 시구로 세간에 알려졌네.風塵歷詆空時輩풍진력저공시배세상살이 지내며 저촉되어 당시의 무리를 부질없다 했고,江海歸來有酒危강해귀래유주위은둔해서 돌아와선 술로 인한 위험이 있었지【강해귀래유주위(江海歸來有酒危): 권겹은 관찰사 벽(擘)의 아들로, 석주(石洲)의 형이다. 시문(詩文)에 뛰어나 문명(文名)을 떨쳤으며, 음보(蔭補)로 종부시주부(宗簿寺主簿)를 지냈다. 아우인 권필이 당시 집권 세력인 대북파(大北派..
강천 옛 집을 지나며과강천구장(過江川舊莊) 이현(李袨) 危磴臨江高復低 行人過盡水禽啼 世間憂樂何時了 匹馬重來意自迷 해석危磴臨江高復低 위등림강고부저 위태로운 비탈길 강에 닿아 높이졌다 낮아지니行人過盡水禽啼 행인과진수금제 행인이 다 지나가자 물새 우네.世間憂樂何時了 세간우락하시료 세간의 근심 걱정 어느 때 없어지려나匹馬重來意自迷 필마중래의자미 필마로 다시 오니 뜻은 절로 혼미해지네. 인용한시미학산책
만두(饅頭) 이응희(李應禧) 吾家巧媳婦 能作水饅嘉 오가교식부 능작수만가 玉屑鞱金粟 銀包泛鐵鍋 옥설도금속 은포범철과 苦添薑味勝 醎助豆漿多 고첨강미승 함조두장다 一椀呑淸曉 崇朝飯不加일완탄청효 숭조반불가 『玉潭詩集』 해석吾家巧媳婦 能作水饅嘉 우리 솜씨 좋은 며느리, 물만두 잘 만들지. 玉屑鞱金粟 銀包泛鐵鍋 옥가루에 금빛 조로 소를 만들어 은빛 피로 싸서 철가마에 띄우네.苦添薑味勝 醎助豆漿多 찍어 먹는 것엔 쓴맛 더하려 생강맛을 더했고, 짠맛 더하려 간장 더했지. 一椀呑淸曉 崇朝飯不加한 그릇을 맑은 새벽에 먹으면 아침이 끝나도록 밥 생각나지 않는다네. 『玉潭詩集』 인용생활의 발견과 일상의 시
참외진과(眞瓜) 이응희(李應禧) 名眞意有在 其理我能窮 명진의유재 기리아능궁 短體稱唐種 長身號水筒 단체칭당종 장신호수통 刳分金子散 條折蜜肌濃 고분금자산 조절밀기농 品格渾如此 西瓜語必同품격혼여차 서과어필동 『玉潭詩集』 해석名眞意有在 其理我能窮 이름의 ‘참’의 뜻이 있으니 그 이치는 내가 궁리할 수 있다네.短體稱唐種 長身號水筒 짧은 놈은 ‘당종’이라 부르고, 긴 놈은 ‘수통’이라 부르지.刳分金子散 條折蜜肌濃 쪼개 놓으면 금가루 흩날리고 잘라놓으면 꿀 같은 과즙 가득해.品格渾如此 西瓜語必同 품격이 혼연히 이와 같으니, 수박이란 말과 반드시 함께 한다네. 『玉潭詩集』 인용생활의 발견과 일상의 시
선연동에서선연동(嬋娟洞) 윤계선(尹繼善) 佳期何處又黃昏 荊棘蕭蕭擁墓門 恨入碧苔纏玉骨 夢來朱閣對金樽花殘夜雨香無迹 露濕春蕪淚有痕誰識洛陽遊俠客 半山斜日弔芳魂 『小華詩評』 해석佳期何處又黃昏가기하처우황혼아름다운 기약은 어디에 두고 또 황혼이런가. 荊棘蕭蕭擁墓門형극소소옹묘문가시나무 쓸쓸히 무덤 문을 에워쌌구나. 恨入碧苔纏玉骨한입벽태전옥골한이 서린 푸른 이끼는 옥 같은 뼈를 감쌌건만,夢來朱閣對金樽몽래주각대금준꿈결에 온 붉은 누각에서는 금 술잔을 마주하네.花殘夜雨香無迹화잔야우향무적밤비에 꽃이 져서 향기 자취도 없고露濕春蕪淚有痕로습춘무루유흔봄밭은 이슬에 젖어 눈물 자욱 남았구나. 誰識洛陽遊俠客수식락양유협객누가 알았으랴. 한양의 유협객이半山斜日弔芳魂반산사일조방혼산 중턱 석양 속에 꽃다운 넋을 조문할 줄을. 『小華詩評』 인..
덕호 스님에게 주다증덕호상인(贈德浩上人) 임숙영(任叔英) 儒言實理釋言空 氷炭難盛一器中惟有秋山綠蘿月 上人淸興與吾同 『疏菴先生集』 卷之一 해석儒言實理釋言空유언실리석언공선비는 실리를 말하고 스님은 空을 말하니,氷炭難盛一器中빙탄난성일기중얼음과 숯을 한 그릇에 담기 어려워라.惟有秋山綠蘿月유유추산록라월오직 가을 산의 푸른 넝쿨 사이로 비추는 달빛【녹라월(綠蘿月): 푸른 등라(藤蘿) 사이로 비추는 달빛을 이른다.】이 있어야上人淸興與吾同상인청흥여오동스님의 맑은 흥이 나와 같구려. 『疏菴先生集』 卷之一 인용소화시평감상하기
영천 근민당에서 삼가 포은선생의 ‘명월루’ 시의 운자를 따라 짓다영천근민당경차포은선생명월루운(永川近民堂敬次圃隱先生明月樓韻) 이안눌(李安訥) 海天霜落塞鴻回 節近重陽細菊開高閣凌雲山勢斷 長沙畫野水聲來四年南國身千里 萬事西風酒一盃目極鳳城何處是 半峰斜日獨徘徊 『東岳先生集』 卷之十一 해석海天霜落塞鴻回해천상락새홍회바닷가 서리 내리니 변방의 기러기 돌아가고節近重陽細菊開절근중양세국개절기가 중양절에 가까우니 가는 국화 피어난다. 高閣凌雲山勢斷고각능운산세단구름 뚫듯 높은 누각, 산세는 가파르고長沙畫野水聲來장사화야수성래들판을 구획 짓는 모래톱, 물소리 오네.四年南國身千里사년남국신천리4년 간의 남국생활(영천) 몸은 천리 밖에 있고萬事西風酒一盃만사서풍주일배온갖 일은 가을바람 속 술 한 잔에 푸네.目極鳳城何處是목극봉성하처시눈길을 다..
자범 이시해와 자화 이시매와 백고 권항의 세 수재에게 주며 증이자범시해 이자화시매 권백고항 삼수재(贈李子範時楷 李子和時楳 權伯高伉 三秀才) 이안눌(李安訥) 體素齋李實之, 初擢第, 直拜檢閱, 終于宗簿寺僉正. 石洲權汝章, 曾爲童蒙敎官, 今贈司憲府持平, 兩君年皆止四十有四. 子範昆季, 乃體素之子; 伯高, 乃石洲之子也. 藝文檢閱李僉正 司憲持平權敎官 天下奇才止於此 人間行路何其難 陽春白雪爲誰唱 流水高山不復彈 皓首今逢兩家子 一樽江海秋雲寒 『東岳先生集』 卷之十八 해석 體素齋李實之, 初擢第, 直拜檢閱, 체소재 이실지는 처음에 급제해서 곧 검열에 제수되었다가 終于宗簿寺僉正. 종부시 첨정으로 마쳤다. 石洲權汝章, 曾爲童蒙敎官, 석주 권여장은 일찍이 동몽교관이 되었다가 今贈司憲府持平, 이제 사헌부 지평으로 추증되었으니 兩君年皆..
안변부사 판서 심자순의 축수연 자리에서 경솔하게 장구를 지어 성대한 일을 기술했다안변부사심판서자순수연석상 솔제장구 용술성사(安邊府使沈判書子順壽宴席上 率題長句 庸述盛事) 이안눌(李安訥) 公之太夫人春秋八十有五歲, 公之年六十有三歲. 公之仲氏誢官陞通政, 時爲淮陽府使, 公之子修撰東龜, 時來侍側, 有四男兒. 公以刑曹判書, 上童乞養而來, 故後篇云. 雪晴公館暖如春 絲管訇天粉黛新卿月遠臨都護府 壽星高捧太夫人曾玄兒列肌皆玉 八十年踰鬢未銀手獻九霞觴拜賀 尙書家慶冠朝紳 八袠親隨六袠兒 靑雲器出白雲司養求列鼎輸誠孝 榮許專城荷寵私兄弟却聯金虎重 子孫仍繼石麟奇建牙此日眞堪詫 霜髮升堂捧壽巵 해석公之太夫人春秋八十有五歲, 公之年六十有三歲. 공의 태부인은 춘추 85세이고 공은 나이가 63세였다. 公之仲氏誢官陞通政, 時爲淮陽府使, 공의 동생인 심현은 ..
통군정에 올라등통군정(登統軍亭) 이안눌(李安訥) 六月龍灣積雨晴 平明獨上統軍亭茫茫大野浮天氣 曲曲長江裂地形宇宙百年人似螘 山河萬里國如萍忽看白鶴西飛去 疑是遼東舊姓丁 城上高亭壓塞隅 地分華界壯名區江流浩浩西通海 山勢迤迤北走胡脚遍九州蓬轉遠 眼空千劫鳥飛孤今來古往登臨盡 誰是人間大丈夫 『東岳先生集』 卷之二 해석六月龍灣積雨晴육월룡만적우청6월 용만 땅에 장맛비 개니平明獨上統軍亭평명독상통군정새벽에 홀로 통군정【통군정(統軍亭): 의주 용만의 군사요충지를 감시하기 위한 곳.】에 오르네.茫茫大野浮天氣망망대야부천기망망한 들판은 하늘기운에 떠있고,曲曲長江裂地形곡곡장강렬지형굽이굽이 긴 압록강은 땅의 지형을 찢어놨구나.宇宙百年人似螘우주백년인사의아득한 우주에 100년 인생은 개미 같고,山河萬里國如萍산하만리국여평광활한 산하에 만 리 나라는 부평..
설잠상인에게 주다증설잠상인(贈雪岑上人) 이안눌(李安訥) 老來何事喜逢僧 欲訪名山病未能花落矮簷春晝永 妙香皆骨碧層層 『東岳先生集』 卷之二十三 해석老來何事喜逢僧노래하사희봉승늘그막에 무슨 일로 스님 보길 좋아하나?欲訪名山病未能욕방명산병미능명산을 방문하려 해도 병들어 할 수 없어서지.花落矮簷春晝永화락왜첨춘주영꽃 지는 낮은 처마엔 봄날은 기나긴데,妙香皆骨碧層層묘향개골벽층층꿈속에서 개골산은 층층이 푸르더이다. 『東岳先生集』 卷之二十三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하61감상하기
참판 오억령 만사 오참판만사(吳參判挽詞) 이안눌(李安訥) 平生性癖似嵇康 懶弔人喪六十霜 曾未識公何事哭 亂邦當日守綱常 『東岳先生集』 卷之二十三 해석 平生性癖似嵇康 평생성벽사혜강 평생의 성벽은 은둔했던 혜강 같아 懶弔人喪六十霜 라조인상육십상 사람 초상에 게을리 조문한 지 60년. 曾未識公何事哭 증미식공하사곡 일찍이 공을 알지 못하는데 어떤 일로 곡하는가? 亂邦當日守綱常 난방당일수강상 어지럽던 나라에서 그 해에 사람의 도리 지켜서라네【강상(綱常): 삼강과 오상을 아울러 이르는 말】. 『東岳先生集』 卷之二十三 인용 한시미학산책
서재에 있으며 곧바로 짓다재거즉사(齋居卽事) 이민성(李民宬) 寒窓呵手斂殘棋 牢掩松關客去時莫問老夫閑日用 啜茶觀畫又評詩 爭名爭利意何如 投老山林計未疏雀噪荒階人斷絶 竹窓斜日臥看書 『敬亭集』 해석寒窓呵手斂殘棋한창가수렴잔기차가운 창에서 손 녹이며 남은 장기 정리하고牢掩松關客去時뢰엄송관객거시우리의 소나무 빗장 닫으니 손님 돌아갈 때네,莫問老夫閑日用막문로부한일용늙은이 한가로운 일상이랑 묻지 마라. 啜茶觀畫又評詩철다관화우평시차 마시고 그림 보고 또 시 평론하니. 爭名爭利意何如쟁명쟁리의하여명예를 다투고 이익을 다투던 뜻 어떠했나?投老山林計未疏투로산림계미소늘그막 산림의 뜻 옅어지지 않네. 雀噪荒階人斷絶작조황계인단절까치 재잘거릴 뿐 황량한 계단엔 사람이 끊겨서竹窓斜日臥看書죽창사일와간서대나무 창 비낀 해에 누워 책을 본다네. ..
면앙정에 올라 동악 영공에 보이며등면앙정 시동악영공(登俛仰亭 示東岳令公) 양경우(梁慶遇) 華亭縹緲壓層皐 杖策登攀不厭勞殘照欲沈平楚闊 太虛無閡衆峯高休言相國風流遠 自有詩仙意氣豪誰捻雲邊一聲笛 晩山松竹響騷騷 『霽湖集』 卷之八 해석華亭縹緲壓層皐화정표묘압층고화려한 정자는 하늘거려 층층의 언덕을 제압하고 있어 杖策登攀不厭勞장책등반불염로지팡이로 올라도 수고로움이 싫지가 않네. 殘照欲沈平楚闊잔조욕침평초활석양【잔조(殘照): 석양의 남은 빛[落日餘暉]】이 지려해서 평야【평초(平楚): 평야와 같다[猶平野]】가 광활하고太虛無閡衆峯高태허무애중봉고하늘【태허(太虛): 하늘을 가리킨다[指天. 天空]】이 가없어서 뭇 봉우리 높구나. 休言相國風流遠휴언상국풍류원상국의 풍류가 멀다고 말하지 말라, 自有詩仙意氣豪자유시선의기호절로 시선의 의기에 ..
촌마을 풍경촌사(村事) 양경우(梁慶遇) 枳殼花邊掩短扉 餉田村婦到來遲蒲茵曬穀茅簷靜 兩兩鷄孫出壞籬 「霽湖集」 卷之四 해석枳殼花邊掩短扉지각화변엄단비탱자꽃 울타리 얕은 사립문 걸어 닫아놓고서餉田村婦到來遲향전촌부도래지새참【향전(餉田): 군량 향, 밭전.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새참을 내는 것을 가리킴.】 내간 아낙네 더디게 이르러 온다.蒲茵曬穀茅簷靜포인쇄곡모첨정멍석【포인(蒲茵): 부들풀대로 엮은 멍석자리. 멍석은 작거나 좁고, 덕석은 4평정도 크기로 넓고 두껍다.】에 낟알 말리는【晒(쬘 쇄) 1. (볕에)쬐다 2. (볕에)말리다 3. (볕이)나다 / 문집에는 ‘曬’으로 되어 있다.】 처마 밑은 고요한데兩兩鷄孫出壞籬량량계손출괴리둘씩 둘씩 병아리 무너진 울타리 사이로 나온다. 「霽湖集」 卷之四 인용소화시평 권상37..
항주의 그림항주도(杭州圖) 이경전(李慶全) 楊柳依依二十橋 碧潭春水正迢迢粧樓珠箔待新月 江畔家家吹紫簫 『石樓遺稿』 卷之一 해석楊柳依依二十橋양류의의이십교버드나무 휘늘어진【의의(依依): 가볍고 부드럽고 흔들리는 모양[輕柔披拂貌]】 스무 다리.碧潭春水正迢迢벽담춘수정초초푸른 호수엔 봄물이 참으로 아스라하네【초초(迢迢): ① (길이) 매우 멀다 ② 아득히 높아서 까마득하다】.粧樓珠箔待新月장루주박대신월고운 누대 구슬 늘어뜨린 주렴에서 새로 뜰 달을 기다리니,江畔家家吹紫簫강반가가취자소강가에선 집집마다 퉁소를 불고 있네. 『石樓遺稿』 卷之一 인용소화시평 권하45감상하기
개가 짖다견폐(犬吠) 이경전(李慶全) 一犬吠 二犬吠 三犬亦隨吠 人乎虎乎風聲乎 童言山月正如燭 半庭唯有鳴寒梧 見非常有理宜驚 犬乎何事無爲吠吠固有意人不識 說與兒童門速閉 『石樓遺稿』 卷之一 ▲ 장승업(張承業), 「오동폐월도(梧桐吠月圖)」, 19세기, 123.4X31cm, 선문대박물관. 해석一犬吠 二犬吠일견폐 이견폐첫째 개가 짖으니 둘째 개도 짖고 三犬亦隨吠삼견역수폐세째 개 또한 따라 짖네.人乎虎乎風聲乎인호호호풍성호사람 때문인가? 범 때문인가? 바람 소리 때문인가?童言山月正如燭동언산월정여촉아이가 말하네. “산달이 마치 촛불 같은데半庭唯有鳴寒梧반정유유명한오뜨락에는 울어대는 찬 오동뿐이예요.”見非常有理宜驚견비상유리의경비상한 걸 보고 이치가 있어 마땅히 놀라는데,犬乎何事無爲吠견호하사무위폐개야, 무슨 일로 하릴없이 짓는가..
224. 烈士讓千乘, 貪夫爭一文, 人品星淵也, 而好名不殊好利: 天子營家國, 乞人號饔飧, 位分霄壤也, 而焦思何異焦聲. 인용목차
귤옥의 네 수. 벽 위의 시에 차운하니 정랑 윤경열을 위해 짓다휼옥사영 차벽상운 위윤정랑경열작(橘屋四詠 次壁上韻 爲尹正郞景說作) 이정구(李廷龜) 柯葉玲瓏蔭小甍 栽培惟屬老園丁秋來嫩馥薰書幌 映樹香燈一點明 [右橘屋夜燈] 多病相如臥茂陵 暮年生理結冬僧自鋤瓜蔓西疇雨 喚起田家趣味增 [右瓜圃雨鋤] 幽人散策步巡簷 山影陰陰倒入簾群壑乍明昏靄淨 半輪新月露峯尖 [右金剛待月] 石逕崎嶇杖滑苔 淡雲疏磬共徘徊沙彌叉手迎門語 師在前山宿未廻 [右隱寂尋僧] 『月沙先生集』 卷之十六 해석柯葉玲瓏蔭小甍가엽영롱음소맹영롱한 가지로 작은 기와집에 우거졌으니栽培惟屬老園丁재배유속로원정재배한 것은 오직 늙은 동산지기에게 맡겨진 것이지. 秋來嫩馥薰書幌추래눈복훈서황가을 와서 여릿한 향기가 서재에 풍기고映樹香燈一點明영수향등일점명나무에 어린 향불의 빛은 한 점으로..
오산 차천로를 애도하며차오산천로만(車五山天輅挽) 이수광(李晬光) 氷霜標格繡心肝 仙鶴初歸碧落寒東野平生終薄祿 子雲身世只卑官詞林活氣三春盡 學海長波一夕乾應與奎星朝玉帝 上淸新許築騷壇 八斗高才四海聞 最知風骨出人群 功名一世還無分 宇宙千年始有君 莊氏辨雄恒說劍 馬卿詞健更凌雲朱絃却爲鍾期斷 老子從今不作文 文字尋常對眼靑 醉中豪氣到忘形延津劍去天收彩 圓嶠鼇亡地失靈江外凄涼新隴草 案頭零落舊囊螢惟餘滿篋洪陽作 却怕風雷逐六丁 『芝峯先生集』 卷之四 해석氷霜標格繡心肝빙상표격수심간얼음서리 같은 인품에 수놓은 듯한 마음仙鶴初歸碧落寒선학초귀벽락한신선이 탄 학【선학(仙鶴): 신선이 타고 다니는 학을 말한다. 당(唐) 나라 왕발(王勃)의 「환기주별낙하지기서(還冀州別洛下知己序)」에 “빈홍은 따뜻한 곳을 찾아가느라, 외롭게 만리 가운 데서 날고, 선학은..
유희경【유희경(劉希慶, 1545~1636): 본관은 강화(江華), 자는 응길(應吉), 호는 촌은(村隱)ㆍ시은(市隱)이다. 아버지는 종7품인 계공랑(啓功郞)이었다는 것만 전할 뿐 자세한 가계는 알 수 없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남달랐고 시를 잘 지었으며, 특히 예론(禮論)과 상례(喪禮)에 밝아서 국상(國喪) 때 그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자기 집 뒤 시냇가에 돌을 쌓아 대를 만들어 ‘침류대(枕流臺)’라 하고 그곳에서 당대의 이름난 문인들과 시를 주고받았으며, 그 화답한 시를 모아 『침류대시첩』을 만들었다. 그는 또 같은 천인신분으로 시에 능하였던 백대붕(白大鵬)과 함께 풍월향도(風月香徒)라는 모임을 만들어 주도하였다. 그의 시는 한가롭고 담담하여 당시(唐詩)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저서에 『촌은집』, 『상례..
이천에서이천(伊川) & 양양으로 가는 도중에양양도중(襄陽途中) 유몽인(柳夢寅) 貧女鳴梭淚滿腮 寒衣初欲爲郞裁朝來裂與催租吏 一吏纔歸一吏來 『於于集』 卷之一 해석貧女鳴梭淚滿腮 빈녀명사루만시 가난한 계집이 베 짜다 우니, 눈물이 뺨에 가득해.寒衣初欲爲郞裁한의초욕위랑재겨울옷 처음으로 낭군을 위해 만들려 했었는데.朝來裂與催租吏조래렬여최조리아침에 와서 세금을 재촉하는 아전에게 나눠줬는데,一吏纔歸一吏來일리재귀일리래한 아전이 겨우 돌아가니 한 아전이 오는구나. 『於于集』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감상하기江南女
가평산 속에서가평산중(加平山中) & 청평사에서 연숙과 이별하고서 금강산에 들어가며청평사유별연숙 입금강산(淸平寺留別淵叔 入金剛山) 유몽인(柳夢寅) 阿咸前馬阿戎後 眞似長房拔宅登山腹彭亨便坐憇 石牙齚齶裂行㬺村遐罕入樵童斧 僧去誰懸佛殿燈獨有垂泉留舊客 不禁殘照下西陵 窣窣秋聲震洞天 馬前殷葉得霜鮮斑爛烏虺蟠道側 傲兀黃熊坐樹巓稚子欣逢林果熟 羸驂愁下石崖懸山靈休哂征夫苦 送我蓬壺羽化仙 『於于集』 卷之二 해석阿咸前馬阿戎後아함전마아융후아함은 앞 말에 아융은 뒷말에 타고【아함전마아융후(阿咸前馬阿戎後): 아함은 조카, 아융은 아들을 말한다. 삼국 시대 위(魏) 완적(阮籍)의 조카 완함(阮咸)이 재주가 있어 아함이라 하였으며, 완적이 친구 왕혼(王渾)의 집을 찾아갈 때마다 그의 아들 왕융(王戎)을 좋아하여 아융이라 불렀다.】眞似長房拔宅登..
과부에게 드리며진상부(進孀婦) 유몽인(柳夢寅) 七十老孀婦 端居守空壺칠십로상부 단거수공호傍人勸之嫁 善男顔如槿방인권지가 선남안여근慣誦女史詩 猪知妊姸訓관송녀사시 저지임연훈白首作春卷 寧不愧脂粉백수작춘권 녕불괴지분 『燃藜室記述』 해석七十老孀婦 端居守空壺70살의 늙은 과부가 단정히 규방을 지키네.傍人勸之嫁 善男顔如槿집사람이 개가하라 권하는데 좋은 사람인데 얼굴도 무궁화 같다고.慣誦女史詩 猪知妊姸訓“여사【여사(女史): 궁중(宮中)에서 글을 맡은 여관(女官)으로도 해석되고 어진 여자의 사적을 적은 글도 된다.】의 시를 많이 익혔고 임사【임사(妊姒): 임(妊)은 문왕(文王)의 어머니요, 사(姒)는 무왕(武王)의 어머니인데 덕있는 부인의 대표로 든다.】의 가르침을 조금은 알고 있어요.白首作春卷 寧不愧脂粉흰 머리로 젊은 자..
책을 보다가 책벌레가 낭자한 걸 보고서열서질견두어낭자(閱書帙見蠧魚狼藉) 유몽인(柳夢寅) 秦皇遺魄化爲魚 蝕盡當年未盡書等食須知當食字 私之一字食無餘 『於于集』 卷之二 해석秦皇遺魄化爲魚진황유백화위어진시왕의 남은 넋이 변하여 책벌레가 되었는지蝕盡當年未盡書식진당년미진서당년에 못 먹은 책을 죄다 먹어 치우네.等食須知當食字등식수지당식자똑같이 먹더라도 모름지기 마땅히 먹어야 할 글자를 알아야 하니,私之一字食無餘사지일자식무여한 권의 사(私)자를 남김없이 먹어 치우거라. 『於于集』 卷之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하47감상하기
수초, 인수와 함께 강가 집에 있었는데 여러 날 동안 배를 물색했지만 구하질 못하자 수초는 매우 울적해했었다. 탄식하며 말했다. “어떻게 하면 몸이 큰 배가 되어 바람을 타고서 풍랑을 깨뜨릴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장난삼아 이 시를 지었다. 여수초인수동재강사 수일색주부득 수초심울울 탄왈 안득신위거함 승풍파랑 여희이작차(與守初ㆍ仁叟同在江舍, 數日索舟不得, 守初甚欝欝. 歎曰: “安得身爲巨艦, 乘風破浪.” 余戲而作此) 이항복(李恒福) 渡口招招不見舟 一旬長嘯倚江樓 身如可化黃龍舳 願向滄溟日夜浮 常願身爲萬斛舟 中間寬處起柁樓 時來濟盡東南客 日暮無言穩泛浮 『白沙先生集』 卷之一 해석 渡口招招不見舟 도구초초불견주 나루터에서 불러도 불러도 배는 보이질 않아 一旬長嘯倚江樓 일순장소의강루 열흘 동안 길게 한숨 쉬며 강가 누..
진감 스님에게 주며증진감(贈眞鑑) 임제(林悌) 夜伴林僧宿 重雲濕草衣야반림승숙 중운습초의巖扉開晩日 棲鳥始驚飛암비개만일 서조시경비 『林白湖集』 卷之一 해석夜伴林僧宿 重雲濕草衣한 밤 숲속에서 스님이 자니 구름 자욱해 초의 적셨네.巖扉開晩日 棲鳥始驚飛바위문을 늦게서야 열었더니 자던 새가 그제야 놀라서 나는 구나. 『林白湖集』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지봉유설
친구가 와병 중인 고당【고당(高塘): 충청북도 영동군(永同郡) 심천면(深川面) 고당리(高塘里)를 말한다.】 강가에 말을 채찍질하여 방문했다는 걸 듣고서문우인와병고당강상 책마내방(聞友人臥病高塘江上 策馬來訪) 임제(林悌) 千里神交實我師 憶君長詠鷓鴣詞樵童野老行行問 流水柴門處處疑豈意斯人抱斯疾 却愁佳境負佳期山村一夜相思夢 渺渺高塘江路知 『林白湖集』 卷之三 해석千里神交實我師천리신교실아사천 리의 신기로운 사귐, 진실로 내가 스승 삼을 만하니憶君長詠鷓鴣詞억군장영자고사그대 길게 읊어대던 자고시 기억나네.樵童野老行行問초동야로행행문나무꾼 아이와 시골 노인에게 가고 가면서 묻고流水柴門處處疑류수시문처처의흐르는 물이 있는 사립문은 곳곳이 그대집인지 의심스럽네.豈意斯人抱斯疾기의사인포사질어떤 의도로 이 사람이 이런 병에 걸려却愁佳境負..
죽은 딸을 제사지내며 짓다망녀전사(亡女奠詞) 임제(林悌) 爾貌秀於人 爾德出於天이모수어인 이덕출어천膝下十五歲 于歸今六年슬하십오세 우귀금육년事親我所知 事姑姑曰賢사친아소지 사고고왈현天乎鬼神乎 此女何咎愆천호귀신호 차녀하구건一病遽玉折 玆事豈其然일병거옥절 자사기기연我病不能去 呼慟氣欲塡아병불능거 호통기욕전爾今入長夜 見爾知無緣이금입장야 견이지무연爾母在漢北 爾外祖母前이모재한북 이외조모전若使聞爾死 殘命恐難全약사문이사 잔명공난전聞訃第四日 望奠錦水邊문부제사일 망전금수변薄以酒果設 滿盂汲新泉박이주과설 만우급신천母遠父在此 魂兮歸來焉모원부재차 혼혜귀래언泉以濯爾熱 酒果沃爾咽천이탁이열 주과옥이열哭罷一長慟 爾死重可憐곡파일장통 이사중가련秋空莽九萬 此恨終綿綿추공망구만 차한종면면 『林白湖集』 卷之一 해석爾貌秀於人 爾德出於天너의 외모는 남들보다..
이백의 문체 or 신선체를 본받아 지으며효적선체(效謫仙體) 임제(林悌) 仙郞騎白鹿 大嘯登高臺선랑기백록 대소등고대宇宙一回首 英雄安在哉우주일회수 영웅안재재眞官坐紫府 憐我多仙才 진관좌자부 련아다선재 送以衆玉女 勸之流霞盃송이중옥녀 권지류하배飮罷骨已換 便欲尋蓬萊음파골이환 변욕심봉래笙鶴想未遠 雲車何日廻생학상미원 운거하일회下視東華土 茫然但黃埃하시동화토 망연단황애 『林白湖集』 卷之一 해석仙郞騎白鹿 大嘯登高臺신선이 하얀 사슴 타고 크게 휘파람 불며 누대에 올랐네.宇宙一回首 英雄安在哉우주는 한 번 고개 돌리는 데 있는데 영웅은 어디에 있는가?眞官坐紫府 憐我多仙才 진관【진관(眞官): 선인(仙人)으로서 관직을 가진 자로, 도사(道士)를 뜻하는 말이다.】이 자부【자부(紫府): 신선이 사는 곳이다. 『해내십주기(海內十洲記)』 「..
나에게 쓰는 만사자만(自挽) 임제(林悌) 江漢風流四十春 淸名嬴得動時人如今鶴駕超塵網 海上蟠桃子又新 『林白湖集』 卷之三 해석江漢風流四十春 강한풍류사십춘 한강의 풍류를 누린 마흔 번의 봄淸名嬴得動時人청명영득동시인맑은 명성 넉넉하게 얻어 당시의 사람들 놀래켰지. 如今鶴駕超塵網여금학가초진망지금 학을 타고 속세의 그물 넘으면海上蟠桃子又新해상반도자우신바닷가 반도 또한 새로워지리. 『林白湖集』 卷之三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자만(自挽)최유연 / 조임도 / 노수신1, 2 임제 / 이원익輓詞(挽詞)한시미학산책 / 만록50 / 挽金大諫 / 홍섬의 모친 만사 / 挽思庵朴相公淳 / 鄭東溟挽 / 挽車僉正 / 車五山天輅挽 / 李叔章挽 / 哭石洲 / 張弼文挽 /李虞裳挽 / 任寬甫挽詞 /吳參判挽詞 / 權主簿挽詞
가야금 비껴 안고 부른 가녀린 가락요금횡포발섬가(瑤琴橫抱發纖歌) 유근(柳根) 瑤琴橫抱發纖歌 宿昔京城價最多春色易凋鸞鏡裏 白頭流落野人家 해석瑤琴橫抱發纖歌요금횡포발섬가가야금 비껴 안고 가녀린 가락 부르던 이宿昔京城價最多숙석경성가최다지난 날 한양에서 몸값이 최고였다지. 春色易凋鸞鏡裏춘색이조란경리춘색 난새 겨울 속에서 쉽게 시들어白頭流落野人家백두류락야인가센 머리로 야인의 집을 떠도는 구나. 인용소화시평 권하 14감상하기
차천로를 애도하며만차검정(挽車僉正) 유근(柳根) 匣裏龍泉日夜鳴 筆端風雨鬼神驚老莊馬史偏多讀 李杜韓詩最熟精文以氣先眞自得 宦居人後漫相輕賦成鸚鵡誰加㸃 地下應隨禰正平 『西坰集』 해석匣裏龍泉日夜鳴갑리룡천일야명상자 속의 용샘은 날마다 밤에 울고【갑리명(匣裏鳴): 상대방이 뛰어난 재능을 품고도 세상에 알려지지 못함을 비유한 것이다. 상고의 제왕 전욱(顓頊)에게 예영(曳影)이란 검이 있었다. 사방에서 적이 쳐들어올 경우 이 검이 스스로 허공에 뛰어올라 어느 곳을 가리키는데, 그곳을 공격하면 반드시 승리하였다. 또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 검이 갑 속에서 늘 울었다 한다. 『습유기(拾遺記)』 전욱(顓頊)】筆端風雨鬼神驚필단풍우귀신경풋 끝의 바람과 비에 귀신도 놀라네. 老莊馬史偏多讀로장마사편다독노장과 사마천을 두루 많이 읽고..
노쇠함을 탄식하며 나의 만사를 지어 이적에게 주다 탄쇠자만증이적 이수(嘆衰自挽贈李𥡦 二首) 이원익(李元翼) 盛年能幾日 七十轉頭頃 성년능기일 칠십전두경 朝起恒還臥 宵眠輒乍驚 조기항환와 소면첩사경 蹣跚脚少力 暯翳眼無精 반산각소력 막예안무정 乘化聊歸盡 梧山草樹平 승화료귀진 오산초수평 始願惟干祿 高官豈所期 시원유간록 고관기소기 才疏用不適 性偏事乖宜 재소용부적 성편사괴의 頭白丹心在 途窮素志衰 두백단심재 도궁소지쇠 兩朝恩渥重 終未報毫絲 양조은악중 종미보호사 『梧里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盛年能幾日 七十轉頭頃 성한 때 얼마나 될까 70세에 더욱 더 회상하게 되네. 朝起恒還臥 宵眠輒乍驚 아침에 일어나도 늘 다시 눕고 밤에 잠들어도 빈번히 깜짝 놀라네. 蹣跚脚少力 暯翳眼無精 비틀거리는 것은 발에 힘이 없어서고 침침한 것은..
군막에서 읊다진중음(陣中吟) 이순신(李舜臣) 天步西門遠 君儲北地危천보서문원 군저북지위孤臣憂國日 壯士樹勳時고신우국일 장사수훈시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讐夷如盡滅 雖死不爲辭수이여진멸 수사불위사 『李忠武公全書』 해석天步西門遠 君儲北地危임금의 발걸음 서문으로 멀어졌고 태자는 북쪽 땅에서 위험하니孤臣憂國日 壯士樹勳時외로운 신하가 나라 근심하는 날이자 장사가 공을 세울 때지.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바다에 맹세하니 어룡도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도 아니讐夷如盡滅 雖死不爲辭원수와 오랑캐 모두 없앤다면 비록 죽더라도 사양치 않으리. 『李忠武公全書』 인용교과서
탄식하며유탄(有歎) 윤정(尹渟) 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폐사요천하 청풍유허유分中無棄物 獨挈自家牛분중무기물 독설자가우 『小華詩評』 해석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요임금의 천하를 헌신짝처럼 버렸으니 맑은 풍도는 허유【허유(許由): 상고(上古) 고사(高士)로서 요(堯)가 ‘천하를 양보하려 하자’ 거절하고 기산(箕山)에 숨었으며 또 그를 불러 구주(九州)의 장(長)으로 삼으려 하자 “영수(潁水) 물가에 가서 귀를 씻었다” 한다. 『莊子』 「逍遙遊」, 『史記』 「燕世家」】에게 남았지만分中無棄物 獨挈自家牛분에 맞으면 버리는 물건이 없어서 다만 자기 집 소를 끌고 갔다네. 『小華詩評』 인용소화시평 권하91감상하기
김취면의 산수화 병풍 표면에 짓다제김취면산수장자면(題金醉眠山水障子面) 이달(李達) 雲暗山千點 煙沈水一痕운암산천점 연침수일흔漁舟迷去棹 莫是武陵源어주미거도 막시무릉원 遠岸起暮靄 寒江生白波원안기모애 한강생백파泊舟人不見 買酒入漁家박주인불견 매주입어가 鶴上紫煙衣 飄飄古仙子 학상자연의 표표고선자 去入雲冥冥 天風吹不已거입운명명 천풍취불이 古澗水泠泠 山風松子落고간수령령 산풍송자락中有隱世人 援琴坐苔石중유은세인 원금좌태석 『蓀谷詩集』 卷之五 해석雲暗山千點 煙沈水一痕구름은 천점의 산에서 숨었고 안개는 물 한 자취에 잠겼네. 漁舟迷去棹 莫是武陵源어부의 배는 헤매며 노 놓았으니 이곳이 무릉도원 아니련가? 遠岸起暮靄 寒江生白波먼 언덕에 저녁 아지랑이 일어나니 찬 강물에 흰 물결 생기네. 泊舟人不見 買酒入漁家정박한 배에 사람은 보..
호숫가 절의 스님에게 주다증호수승(贈湖寺僧) & 연상인의 시축에 짓다제연상인축(題衍上人軸) 이달(李達) 東湖停棹暫經過 楊柳悠悠水岸斜病客孤舟明月在 老僧深院落花多歸心黯黯連芳草 鄕路迢迢隔遠波獨坐計程雲海外 不堪西日聽啼鴉 『蓀谷詩集』 卷之四 해석東湖停棹暫經過동호정도잠경과동호에 노를 멈추고 잠시 지나가니楊柳悠悠水岸斜양류유유수안사수양버들은 물 언덕 비탈에서 흔들흔들. 病客孤舟明月在병객고주명월재병든 객의 외로운 배에 밝은 달빛이 있고老僧深院落花多로승심원락화다늙은 스님의 깊은 사원에 낙화가 많구나. 歸心黯黯連芳草귀심암암연방초돌아가려는 마음에 아득히 향긋한 풀이 이어지나,鄕路迢迢隔遠波향로초초격원파고향 길 까마득해 먼 물결 너머로구나.獨坐計程雲海外독좌계정운해외홀로 앉아 운해 바깥의 길을 헤아리노니,不堪西日聽啼鴉불감서일청제아..
운자를 부르다호운(呼韻) 이달(李達) 曲闌晴日坐多時 閉却重門不賦詩牆角小梅風落盡 春心移上杏花枝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曲闌晴日坐多時곡란청일좌다시굽은 난간, 맑게 갠 날에 앉아 있을 때 많지만, 閉却重門不賦詩폐각중문불부시도리어 겹문 닫고서 시를 짓질 않네.牆角小梅風落盡장각소매풍락진담장 모서리 작은 매화 바람에 다 떨어져,春心移上杏花枝춘심이상행화지춘심은 살구꽃 가지로 옮겨 갔네. 『蓀谷詩集』 卷之六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감상하기
지난날을 그리며 정랑 신설에게 주다억석행 증신정랑설(憶昔行 贈申正郞渫) 이달(李達) 憶昔亂離初 身在洪陽城억석난리초 신재홍양성城邊數百家 鷄犬亦不寧성변수백가 계견역불녕夫君正年少 氣爽金天精부군정년소 기상금천정淸東作軍號 募義來聚兵청동작군호 모의래취병兵糧未易辦 慷慨淚沾纓병량미이판 강개루첨영力微志猶堅 時危事不成력미지유견 시위사불성于時屬遑遑 朝野聞哭聲우시속황황 조야문곡성焚燒及宗社 況問閭里氓분소급종사 황문려리맹寇賊不知數 灰燼餘兩京구적부지수 회신여량경郊原血漂流 道路屍縱橫교원혈표류 도로시종횡萬姓如鳥散 竄伏各偸生만성여조산 찬복각투생癘疫忽潛遘 死亡逾戰爭려역홀잠구 사망유전쟁嗟嗟天子聖 命將出東征차차천자성 명장출동정旌旗蔽長空 炮火雷電聲정기폐장공 포화뢰전성首事箕王都 破竹遊刃迎수사기왕도 파죽유인영漢京賊先遁 大駕隨公卿한경적선둔 대가수공..
무덤에 제사지내며 제총요(祭塚謠) 이달(李達) 白犬前行黃犬隨 野田草際塚纍纍 老翁祭罷田間道 日暮醉歸扶小兒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 白犬前行黃犬隨 백견전행황견수 백구 앞에 가니 누렁이 따라 野田草際塚纍纍 야전초제총류류 들밭 풀 가엔 무덤이 연이어 있네. 老翁祭罷田間道 노옹제파전간도 노인 제사 마치고 밭 사이 길에서 日暮醉歸扶小兒 일모취귀부소아 저물녘 취해 아이 부축하며 돌아오네. 『蓀谷詩集』 卷之六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우리 한시를 읽다 문제
죽은 그댈 애도하며 도망(悼亡) 이달(李達) 粧匳蟲網鏡生塵 門掩桃花寂寞春 依舊小樓明月在 不知誰是捲簾人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 粧匳蟲網鏡生塵 장렴충망경생진 화장대엔 거미줄이 거울엔 먼지가 그득. 門掩桃花寂寞春 문엄도화적막춘 문 닫으니 복사꽃만 적막한 봄이네. 依舊小樓明月在 의구소루명월재 오랜 작은 누각 따라 밝은 달 있지만 不知誰是捲簾人 부지수시권렴인 알지 못하겠구나. 누가 발을 걷을지. 『蓀谷詩集』 卷之六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한시미학산책
가야산을 찾아가며심가야산(尋伽倻山) 이달(李達) 中天笙鶴下秋霄 千載孤雲已寂寥明月洞門流水在 不知何處武陵橋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中天笙鶴下秋霄중천생학하추소하늘 한복판의 신선이 타는 학은 가을하늘에서 내려오고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천 년의 외로운 구름은 이미 적막하며明月洞門流水在명월동문류수재밝은 달은 동굴 문의 흐르는 물에 있으니不知何處武陵橋부지하처무릉교모르겠네, 어느 곳이 무릉도원의 다리인지. 『蓀谷詩集』 卷之六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성수시화10년 1차 11번
비단과 띠의 노래. 고죽 사또에게 주다금대곡 증고죽사군(錦帶曲 贈孤竹使君) 이달(李達) 商胡賣錦江南市 朝日照之生紫煙佳人正欲作裙帶 手探粧匳無直錢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商胡賣錦江南市상호매금강남시장사꾼이 강남의 저자거리에서 비단을 파는데朝日照之生紫煙조일조지생자연아침해 비치자 자줏빛 연기 생기네. 佳人正欲作裙帶가인정욕작군대미인은 바로 치마와 대를 만들려 하나手探粧匳無直錢수탐장렴무직전손으로 화장 경대 뒤지나 값 치를 돈 없어라. 『蓀谷詩集』 卷之六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지봉유설13년 1차 26번
복천사에서복천사(福泉寺) 유영길(柳永吉) 落葉鳴廊夜雨懸 佛燈明滅客無眠仙山一躡傷遲暮 烏帽欺人二十年 『池北偶談』 해석落葉鳴廊夜雨懸락엽명랑야우현낙엽소리 울던 곁채에 밤비가 걸렸는데佛燈明滅客無眠불등명멸객무면불상의 등불 깜빡여 손님은 잠이 없네.仙山一躡傷遲暮선산일섭상지모신선의 산 한번 밟으니 나이 들음【지모(遲暮): 점차 나이가 들어 늙어 감】이 속상하네.烏帽欺人二十年오모기인이십년오사모【오사모(烏紗帽): 사모(紗帽)로, 벼슬아치들이 평상시에 쓰는 모자인데, 여기서는 벼슬살이하는 것을 말함.】로 사람을 20년이나 속였구나. 『池北偶談』 인용소화시평 권상80감상하기
비로봉에 오르며등비로봉(登毘盧峰) 이이(李珥) 曳杖陟嵬崔 長風四面來예장척외최 장풍사면래靑天頭上帽 碧海掌中盃청천두상모 벽해장중배 『栗谷先生全書拾遺』 卷之一 해석曳杖陟嵬崔 長風四面來지팡이 끌고 높은 곳에 오르니, 긴 바람 여기저기서 불어오네. 靑天頭上帽 碧海掌中盃푸른산의 정상은 머리 위의 모자요, 푸른 바다는 손바닥의 잔이로세. 『栗谷先生全書拾遺』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우리 한시를 읽다
산 속에서산중(山中) 이이(李珥) 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 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林末茶烟起산승급수귀 림말다연기 『栗谷先生全書』 卷之一 해석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 약초 따다 문득 길을 잃으니 천 봉우리의 가을 낙엽 속이었네. 山僧汲水歸 林末茶烟起산 스님 물 긷고 돌아가니 숲 끝에서 차 연기 오르네. 『栗谷先生全書』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
서산 휴정의 시축에 쓰다서서산휴정시축(書西山休靜詩軸) 윤두수(尹斗壽) 下二首, 贈靜師弟子雙翼. 暫抛蘿月忽然來 飽看江山表裏開箕子餘民多化鶴 東明舊井久生苔已知浮世如風燭 莫向昆明嘆劫灰直待孤筇重訪日 明春花事政相催 關外羈懷不自裁 一春詩思賴官梅日長公館文書靜 惟有高僧數往來 『梧陰先生遺稿』 卷之一 해석下二首, 贈靜師弟子雙翼. 아래의 두 수는 휴정의 제자 쌍익에게 준 것이다. 暫抛蘿月忽然來잠포라월홀연래잠시 라월【라월(蘿月): 등나무 덩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을 말하는 것으로, 속세를 떠나 은거하던 곳을 가리킨다.】을 던지고 갑작스레 와서飽看江山表裏開포간강산표리개강산의 안팎으로 펼쳐진 것 원 없이 보았네.箕子餘民多化鶴기자여민다화학기자의 남은 백성들은 학으로 변한 이들이 많고東明舊井久生苔동명구정구생태동명왕의 옛 우물은 이끼가 ..
발연(鉢淵)의 너럭바위 위에 쓰다제발연반석상(題鉢淵磐石上) 양사언(楊士彦) 白玉京 蓬萊島浩浩烟波古 熙熙風日好碧桃花下閑來往 笙鶴一聲天地老 『惺所覆瓿藁』 해석白玉京 蓬萊島백옥경 봉래도백옥경, 봉래도. 浩浩烟波古 호호연파고 넘실넘실 안개 속 파도는 예스럽고 熙熙風日好희희풍일호따뜻한 바람은 날로 좋아. 碧桃花下閑來往 벽도화하한래왕 벽도화 아래에 한가로이 오가니, 笙鶴一聲天地老생학일성천지로신선이 학 타고 생활 불자 천지가 늙었다네. 『惺所覆瓿藁』 인용우리 한시를 읽다
이모주일분송우가(以母酒一盆送于家) 유희춘(柳希春) 雪下風增冷 思君坐冷房설하풍증냉 사군좌냉방此醪雖品下 亦足煖寒腸차료수품하 역족난한장 『眉巖日記』 부인화시(夫人和詩) 菊葉雖飛雪 銀臺有煖房국엽수비설 은대유난방寒堂溫酒受 多謝感充腸한당온주수 다사감충장 『眉巖日記』 해석 모주 한 동이를 집에 보내며이모주일분송우가(以母酒一盆送于家) 雪下風增冷 思君坐冷房눈 내린 채 바람 불어 냉기 더해지니 그대 생각하며 찬 방에 앉았네. 此醪雖品下 亦足煖寒腸이 모주가 비록 품질이 하급이나 또한 찬 속 데울 수 있으리. 『眉巖日記』 아내의 화답시부인화시(夫人和詩) 菊葉雖飛雪 銀臺有煖房국화잎 비록 눈에 날리는 계절이지만 은대는 따스한 방에 있다네. 寒堂溫酒受 多謝感充腸차가운 방에서 따스한 술 받으니 많이 감격스러워 속 채웠죠. 『眉巖日記..
매화(梅花) 이황(李滉) 溪邊粲粲立雙條 香度前林色映橋未怕惹風霜易凍 只愁迎暖玉成消 『退溪先生文集』 卷之三 해석溪邊粲粲立雙條계변찬찬립쌍조시냇가에 곱디고운 매화 두 가지가 서서香度前林色映橋향도전림색영교향기는 앞 수풀에 퍼지고 꽃빛은 다리에 아롱지네.未怕惹風霜易凍미파야풍상이동바람과 서리에 쉬이 얼까 걱정되진 않지만只愁迎暖玉成消지수영난옥성소따스한 봄 맞아 옥 같은 모습 사그라질까 근심스럽다. 『退溪先生文集』 卷之三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16년 A형 7번
부석사 운에 차운하다차부석사운(次浮石寺韻) 이황(李滉) 擢玉森森倚寺門 僧言卓錫化靈根杖頭自有漕溪水 不借乾坤雨露恩 해석擢玉森森倚寺門탁옥삼삼의사문옥처럼 빼어나 울창하게 절문에 기댔는데僧言卓錫化靈根승언탁석화령근스님은 “세워둔 지팡이【탁석(卓錫): 석장(錫杖)을 세운다는 뜻으로, 돌아다니던 승려가 한 절에 오래 머무름을 이르는 말】가 영령한 뿌리로 변했지”라고 말하네.杖頭自有漕溪水장두자유조계수지팡이 머리에 절로 조계수가 있으니不借乾坤雨露恩불차건곤우로은천지와 우로의 은택 빌릴 것 없어라.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순흥지피서록보백담집담인집감상하기
퇴계가 금호 임형수에게 주다퇴계증임금호형수(退溪贈林錦湖亨秀) 이황(李滉) 捭闔奇謀漢子房 當年曾受石公方未飜巢窟龍庭界 先作長城鰈海疆絶域病攻天拂亂 荒城雷鬪鬼驚忙豪吟百首凌雲氣 妙句何妨鐵石膓 狂胡射月遼東塞 壯士搜兵樂浪墟指顧威靈驅虎豹 風流談笑發詩書海航病得龍王藥 江閣吟窺帝子居唾手功名歸燕頷 太平容我老樵漁 『退溪先生文集』 卷之一 時國家將以朝命, 出兵助討胡, 士遂以元帥從事官, 點兵關西. 入薪島驅馬, 得病幾死乃穌, 還抵黃州, 遇大雷雨, 有詩極道其壯觀. 해석捭闔奇謀漢子房패합기모한자방패합【패합(捭闔): 개합(開闔)과 같은 말임. 『귀곡자(鬼谷子)』에 패합편(捭闔篇)이 있는데, 전국 시대 소진(蘇秦)ㆍ장의(張儀)가 스승으로 삼아 패합ㆍ종횡의 술(術)을 배워 유세(遊說)하는 방법으로 삼았음. 】의 기이한 꾀가 있는 한나라 장량은 ..
친구가 시를 보내 화답을 구하기에 차운하다차우인기시구화운(次友人寄詩求和韻) 이황(李滉) 歲月仍遲暮 風塵幾往迴세월잉지모 풍진기왕회親朋非有問 懷抱詎能開친붕비유문 회포거능개我願長閒得 君思漸退來아원장한득 군사점퇴래古人猶尙爾 況復最非才고인유상이 황부최비재 性癖常耽靜 形羸實怕寒성벽상탐정 형리실파한松風關院聽 梅雪擁爐看송풍관원청 매설옹로간世味衰年別 人生末路難세미쇠년별 인생말로난悟來成一笑 曾是夢槐安오래성일소 증시몽괴안 『退溪先生文集』 卷之三 해석歲月仍遲暮 風塵幾往迴세월따라 늙어가니, 풍진은 몇 번을 겪어야 하나?親朋非有問 懷抱詎能開친구는 소식이 없으니 회포를 어찌 풀 수 있을까. 我願長閒得 君思漸退來나는 길이 한가로움을 얻고자 하나 그대의 생각은 점점 옅어져만 가네. 古人猶尙爾 況復最非才옛 사람이 오히려 그러했으니 하물..
바위의 게 15살에 장난삼아 짓다석해 십오세작(石蟹 十五歲作) 이황(李滉) 負石穿沙自有家 前行卻走足偏多生涯一掬山泉裏 不問江湖水幾何 『退溪先生續集』 卷之一 해석負石穿沙自有家부석천사자유가바위 지고 모래 뚫고 스스로 집이 있으니前行卻走足偏多전행각주족편다앞으로 가다 뒷걸음치니 걸음이 치우침이 많네. 生涯一掬山泉裏생애일국산천리생애동안 한 번 산의 샘물 속에서 움켜 쥐구선不問江湖水幾何불문강호수기하강호에 물이 얼마나 되는지 묻질 않는다네. 『退溪先生續集』 卷之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13년 1차 26번
친구 자방에게시자방(示子芳) 임억령(林億齡) 古寺門前又送春 殘花隨雨點衣頻歸來滿袖淸香在 無數山蜂遠趁人 『石川先生詩集』 卷之七 해석古寺門前又送春 고사문전우송춘 고찰 문 앞에서 또 봄을 보내고殘花隨雨點衣頻잔화수우점의빈남은 꽃 비 따라 옷깃을 자주 적시네.歸來滿袖淸香在귀래만수청향재돌아오니 온 소매 가득 맑은 향기 남아 있어無數山蜂遠趁人무수산봉원진인무수한 산벌들이 멀리까지 나를 쫓아왔구나. 『石川先生詩集』 卷之七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교과서한국한시사한시미학산책
백광훈이 고향으로 귀향 가는 걸 전송하며송백광훈환향(送白光勳還鄕) 임억령(林億齡) 江月圓還缺 庭梅落又開강월원환결 정매락우개逢春歸未得 獨上望鄕臺봉춘귀미득 독상망향대 『石川先生詩集』 卷之四 해석江月圓還缺 庭梅落又開강의 달은 둥그러졌다가 다시 이지러지고 뜰의 매화는 졌다 다시 피니,逢春歸未得 獨上望鄕臺봄을 만나 귀향하질 못하고 홀로 망향대에 오르누나. 『石川先生詩集』 卷之四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소화시평 권하33
감회가 있어 익재의 운을 활용하다감회용익재운(感懷用益齋韻) 이행(李荇) 多難纍然一病夫 人間隨地盡窮途靑山在眼誅茅晩 明月傷心把筆孤短夢無端看穴蟻 浮生不定似檣烏只今嬴得衰遲趣 聽取兒童捋白鬚 『容齋先生集』 卷之三 해석多難纍然一病夫다난류연일병부숫한 어려움이 계속되는 일개의 병든 사내.人間隨地盡窮途인간수지진궁도인간 가는 곳마다 궁벽한 길뿐이었네.靑山在眼誅茅晩청산재안주모만푸른 산 눈에 들어오나 띠풀 베기에도 늦었고明月傷心把筆孤명월상심파필고밝은 달 마음을 상하게 하나 붓 잡기에 외로웠지. 短夢無端看穴蟻단몽무단간혈의짧은 꿈에 공연히 개미굴【의혈(蟻穴): ‘남가일몽(南柯一夢)’의 고사에 순우분이 느티나무 남쪽 가지 아래서 잠을 자다가 꿈속에 괴안국(槐安國)에 이르러 온갖 부귀를 누리다가 깨어났다. 자기가 노닐던 곳이 바로 뜰..
부사가 이별로 준 시에 차운하다차운부사유별(次韻副使留別) 이행(李荇) 萍蓬兩相値 邂逅亦暫時평봉량상치 해후역잠시形影一已異 會合那得知형영일이리 회합나득지夜月莫須出 天風休更吹야월막수출 천풍휴갱취月明有驚鵲 風吹無定枝월명유경작 풍취무정지我懷只如此 耿耿終不移아회지여차 경경종불이願將耿耿懷 常作魂夢隨원장경경회 상작혼몽수且歌白雲篇 莫勸金屈巵차가백운편 막권금굴치醉中意逾苦 此別非生離취중의유고 차별비생리 『容齋先生集』 卷之八 해석萍蓬兩相値 邂逅亦暫時부평초 같은 두 사람의 만남, 만남 또한 잠시로구나. 形影一已異 會合那得知형체와 그림자처럼 이미 이별하니, 만남 어찌 알 수 있을까?夜月莫須出 天風休更吹밤 달아 뜨지 마라, 바람아 다시 불지 마라. 月明有驚鵲 風吹無定枝달이 밝아지면 새를 놀래키고, 바람 불면 가지 떤다. 我懷只如此..
8월 15일 밤팔월십오야(八月十五夜) 이행(李荇) 平生交舊盡凋零 白髮相看影與形正是高樓明月夜 笛聲凄斷不堪聽 『容齋先生集』 卷之七 해석平生交舊盡凋零평생교구진조령평생 사귀던 옛 친구 다 보잘것없이 되었고白髮相看影與形백발상간영여형백발로 서로 보니 그림자와 형체뿐.正是高樓明月夜정시고루명월야바로 이때가 높은 누각에 밝은 달 뜬 밤,笛聲凄斷不堪聽적성처단불감청피리소리 서글피 애간장 끊으니 차마 듣질 못하겠구나. 『容齋先生集』 卷之七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성수시화
10월 19일에 일찍 일어나 선천의 동헌에 쓰다십월십구일 조기 서우선천지동헌(十月十九日 早起 書于宣川之東軒) 이행(李荇) 矍鑠初題柱 蹉跎久倦遊확삭초제주 차타구권유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일신천리외 잔몽오경두丘壑心逾切 風塵歲屢遒구학심유절 풍진세루주鳴鷄催早起 曉氣襲羊裘명계최조기 효기습양구 久要逢三友 玆行信壯遊구요봉삼우 자행신장유朝鑣仍接手 夜燭互傾頭조표잉접수 야촉호경두江海詞源闊 風霜筆力遒강해사원활 풍상필력주終期九天上 吾欲老菟裘종기구천상 오욕로토구 『容齋先生集』 卷之八 해석矍鑠初題柱 蹉跎久倦遊늙어도 강건하여【확삭(矍鑠): 노인이 여전히 강건하여 젊은이처럼 씩씩한 것을 말한다. 동한의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이 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말에 뛰어올라 용맹을 보이자, 光武帝가 “이 노인네가 참으로 씩씩하기도 하..
대흥동 가는 도중에대흥동도중(大興洞途中) 이행(李荇) 芒鞋藜杖木綿衣 未覺吾生與願違塵土十年寧有是 溪山終日便忘機多情谷鳥勸歸去 一笑野僧無是非更着詩翁哦妙句 晩風催雨正霏霏 『容齋先生集』 卷之四 해석芒鞋藜杖木綿衣망혜려장목면의짚신 신고 명아주 지팡이 짚고 목면 입고 나니까,未覺吾生與願違미각오생여원위나의 삶이 원하는 것과 어긋나지 않는구나. 塵土十年寧有是진토십년녕유시속세에 10년 동안 어찌 이것이 있었겠나.溪山終日便忘機계산종일변망기산수 속에서 종일토록 문득 기심마저 잊었네. 多情谷鳥勸歸去다정곡조권귀거다정한 골짜기의 새는 돌아가길 권하고一笑野僧無是非일소야승무시비한바탕 웃는 들의 스님은 시비를 안 따지네.更着詩翁哦妙句갱착시옹아묘구다시 시옹이 붙어서 묘한 시구 읊조리니,晩風催雨正霏霏만풍최우정비비저녁 바람 비 재촉해 정히 부..
가을 회포추회(秋懷) 이행(李荇) 高秋還一雨 庭戶斗生涼고추환일우 정호두생량御裌身方穩 嘗新匙忽香어겹신방온 상신시홀향園林將隕蘀 鬚髮已蒼浪원림장운탁 수발이창랑天道平分爾 人情謾自傷천도평분이 인정만자상 無端殘夜雨 半翳短檠燈무단잔야우 반예단경등淅瀝添虛籟 靑熒照曲肱석력첨허뢰 청형조곡굉齒齡垂不惑 筋力謝多能치령수불혹 근력사다능輾轉眠難定 群鷄報夙興전전면난정 군계보숙흥 漸老知幽趣 蕭條門巷空점로지유취 소조문항공風高將落木 天遠未賓鴻풍고장락목 천원미빈홍坐使光陰晩 憑誰懷抱同좌사광음만 빙수회포동時能有佳句 朗詠倚梧桐시능유가구 낭영의오동 『容齋先生集』 卷之二 해석高秋還一雨 庭戶斗生涼높은 가을에 도리어 한바탕 비내려 뜰 문의 동자기둥에서 서늘함 생겨나서御裌身方穩 嘗新匙忽香겹옷 입어 막으니 몸은 곧 따뜻해지고 새 숟가락을 맛보니 홀연히 향..
망해사에서망해사(望海寺) 이주(李胄) 山根鼇脊地凌虛 一磬飄聲近帝居朝日噴紅跳渤澥 晴雲拖白出巫閭蝙鳴側塔千年穴 龜負殘碑太古書穿衲七斤僧話好 點茶聊復駐征驢 『忘軒遺稿』 해석山根鼇脊地凌虛산근오척지능허산의 밑둥은 자라 등뼈 같고 땅은 하늘까지 치솟아,一磬飄聲近帝居일경표성근제거한 번 울린 풍경소리는 天帝의 궁궐과 가깝구나.朝日噴紅跳渤澥조일분홍도발해아침 해 붉은빛 내뿜으니 발해에서 솟구치고,晴雲拖白出巫閭청운타백출무려갠 구름 흰색 풀어놓으니 의무려산【의무려산(醫巫閭山): 12주(州)의 명산이다. 요 임금의 선위(禪位)를 받은 순(舜) 임금이 동서남북에 순수(巡狩)를 끝낸 다음, 전국을 12주로 나누고 12주의 진산(鎭山)을 봉했다. 『서경(書經)』 우서(虞書) 「순전(舜典)」】에서 나오네.蝙鳴側塔千年穴편명측탑천년혈박쥐가 ..
월산대군(月山大君)의 한시 월산대군(月山大君) 심화고사(尋花古寺)春深古寺燕飛飛 深院重門客到稀我自尋花花已盡 尋花還作惜花歸 기군실(寄君實)旅館殘燈曉 孤城細雨秋여관잔등효 고성세우추思君意不盡 千里大江流사군의부진 천리대강류 해석 옛 절에서 꽃을 찾아심화고사(尋花古寺) 春深古寺燕飛飛춘심고사연비비봄 깊어진 옛 사찰에 제비는 훨훨深院重門客到稀심원중문객도희깊은 사원의 겹문엔 손님도 드물게 오네.我自尋花花已盡아자심화화이진나는 절로 꽃을 찾아 왔지만 꽃은 이미 지고,尋花還作惜花歸심화환작석화귀꽃 찾아 다시금 꽃을 아쉬워하며 돌아왔지. 군실에게 보내며기군실(寄君實) 旅館殘燈曉 孤城細雨秋잔잔한 등이 있는 새벽녘 여관, 가는 비 내리는 가을 외로운 성. 思君意不盡 千里大江流그대 생각하는 뜻 끝없어 천리의 큰 강 흘러가네. 인용우리..
빙옹이 생각나서봉회빙옹(奉懷氷翁) 유방선(柳方善) 人間聚散似浮雲 南北相思幾斷魂弱歲卽蒙猶子視 深情安有若翁分腹中麤飯何曾飽 身上單衣苦不溫惆悵此生徒自負 年方三十鬢絲紛 『泰齋先生文集』 卷之三 해석人間聚散似浮雲인간취산사부운사람들 모이고 흩어짐은 뜬 구름 같아南北相思幾斷魂남북상사기단혼남북 헤어져 서로 그리하며 몇 번이나 넋 끊겼던가요.弱歲卽蒙猶子視약세즉몽유자시어린 나이이기에 곧 자식처럼 보살펴줬는데深情安有若翁分심정안유약옹분깊은 정을 어찌 어르신처럼 나누어 주려나요?腹中麤飯何曾飽복중추반하증포배 속에 거친 밥 있더라도 어찌 일찍이 배부르겠으며身上單衣苦不溫신상단의고불온몸 위에 홑옷 입었더라도 괴로움에 따뜻하지 않지요.惆悵此生徒自負추창차생도자부슬프게도 이 삶에 다만 자부하다보니 年方三十鬢絲紛년방삼십빈사분나이 30살에 귀밑머..
보이는 대로 읊다즉사(卽事) 유방선(柳方善) 晝靜溪風自捲簾 吟餘傍架檢書籤今年却勝前年懶 身世全敎付黑甛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晝靜溪風自捲簾주정계풍자권렴낮 고요하고 시내엔 바람에 저절로 발이 걷혀吟餘傍架檢書籤음여방가검서첨시 읊은 뒤에 서가 옆에서 책갈피【서첨(書籤): 책 겉장에 붙이는 표제(標題)또는, 겉장에 붙이는 표제(標題)를 적은 종이.】를 뒤적이네.今年却勝前年懶금년각승전년라금년은 도리어 작년의 게으름보다 더하여 身世全敎付黑甛신세전교부흑첨몸 신세 온통 꿀잠【흑첨(黑甛): 곤히 잠자는 것을 칭한다. 소식(蘇軾)의 「발광주(發廣州)」에, “술 석잔을 연포(輭飽=療飢) 또는 음주라는 뜻)한 뒤에 베개 위에 잠이 곤히 들었네[正三杯輭飽後 一枕黑甛餘].” 하였다.】에 부치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인용감상하기..
철령에 올라서등철령(登鐵嶺) 이직(李稷) 崩崖絶磵愜前聞 北塞南州道路分回首日邊天宇淨 望中還恐起浮雲 『亨齋先生詩集』 卷之四 해석崩崖絶磵愜前聞붕애절간협전문깎아지른 벼랑 깊은 골짜기는 전에 듣던 그대론데,北塞南州道路分북새남주도로분북쪽 변방과 남쪽 고을의 길이 철령에서 갈라진다네.回首日邊天宇淨회수일변천우정머리 돌리니 해 근처 하늘은 맑은데,望中還恐起浮雲망중환공기부운바라보는 가운데 다시 뜬구름 일어날까 두렵다네. 『亨齋先生詩集』 卷之四 인용소화시평감상하기
급암을 노래하다영급암(詠汲黯) 이첨(李詹) 諂諛從來易得親 君看大將與平津高才久屈淮陽郡 孰謂當時社稷臣 『雙梅堂先生篋藏文集』 卷之一 해석諂諛從來易得親첨유종래이득친아첨하는 무리들이 예로부터 쉽게 총애를 얻는다는 것을君看大將與平津군간대장여평진그대는 대장인 위청과 평진후인 공손후【대장여평진(大將與平津): 대장군(大將軍)은 위청(衛靑), 승상(丞相)은 평진후(平津候) 공손홍(公孫弘)이다. 모두 무제의 총애를 받은 최고위직 무관과 문관으로, 급암은 그들을 자주 비판했다.】에게서 볼 수 있네.高才久屈淮陽郡고재구굴회양군높은 재주임에도 회양군에서 오래도록 구부렸으니,孰謂當時社稷臣숙위당시사직신누가 당시 사직의 신하【숙위당시사직신(孰謂當時社稷臣): 『청구풍아』에서 “무제가 급암을 사직의 신하라 여겼으나 회양군에 내치고서 10년..
밤에 함벽루에 들러 거문고 타는 소리 듣고 짓다야과함벽루 문탄금성유작(夜過涵碧樓 聞彈琴聲有作) 이첨(李詹) 神仙腰佩玉摐摐 來上高樓掛碧窓入夜更彈流水曲 一輪明月下秋江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神仙腰佩玉摐摐신선요패옥창창신선이 허리에 찬 패옥은 쨍그랑쨍그랑來上高樓掛碧窓래상고루괘벽창높은 누각에 올라 푸른 창문에 걸어뒀네.入夜更彈流水曲입야갱탄류수곡밤이 되어 다시 『류수곡』을 타니一輪明月下秋江일륜명월하추강휘영청 밝은 달 가을 강으로 내려오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성수시화09년 1차 34번
매천(梅川) 하호보(河浩甫)에게 지어준 글매천명 병서(梅川銘 幷序) 이첨(李詹) 河浩甫所居里曰梅川, 因以爲號, 請銘於余者數矣, 謹爲之銘, 銘曰: 有粲者梅 有水縈迴유찬자매 유수영회塵坱伊阻 天心所肧진앙이조 천심소배玉牎皓月 雪梅陽春옥창호월 설매양춘誰如其仁 我懷斯人수여기인 아회사인 『東文選』 卷之四十九 해석河浩甫所居里曰梅川, 因以爲號, 하호보가 살던 마을 이름이 ‘매천’이었기에 호로 삼고서 請銘於余者數矣, 謹爲之銘, 銘曰: 有粲者梅 有水縈迴 塵坱伊阻 天心所肧 玉牎皓月 雪梅陽春 誰如其仁 我懷斯人나에게 명을 청한 지 여러 번이었고 조심히 그를 위해 지었으니 명은 다음과 같다. 有粲者梅 有水縈迴찬란하구나 매화야 물이 둘러쌌으니塵坱伊阻 天心所肧먼지가 저기서 막혀 천심대로 싹터 오르네.玉牎皓月 雪梅陽春옥 창에 흰 달, ..
한강의 노래한강요(漢江謠) 이숭인(李崇仁) 瞻彼月嶽橫中原 漢江之水初發源첨피월악횡중원 한강지수초발원滔滔南紀要關津 蒼波千丈涵蛟黿도도남기요관진 창파천장함교원來牛去馬日無窮 官渡往往愁蒿工래우거마일무궁 관도왕왕수호공我昔登江亭 倚柱吟秋風아석등강정 의주음추풍廣城東迤邐 華山西巃嵸광성동이리 화산서롱송去海數百里 潮汐何曾通 거해수백리 조석하증통 胡爲島上夷 便捷同飛鴻 호위도상이 변첩동비홍 憑陵遂過此 戍卒捐長弓 빙릉수과차 수졸연장궁 至今父老涕垂臆 逢人說却昇平樂지금부로체수억 봉인설각승평락禮成港口是海門 漁舟價舠多如織예성항구시해문 어주가도다여직嗚呼何時復疇昔오호하시부주석 『陶隱先生詩集』 卷之一 해석瞻彼月嶽橫中原중원【중원(中原): 충주(忠州)의 옛 이름이다.】을 가르는 저 월악산을 보라漢江之水初發源한강의 물이 처음으로 발원하는 곳이네.滔..
거문고와 바둑, 서예와 그림, 우리나라 속어로 네 가지 기예라 부르기에 絶句 4수를 짓다금기서화 오속위지사예 작사절(琴棋書畫 吾俗謂之四藝 作四絶) 이색(李穡) 금(琴)理象年來異大同 正音將絶俗誇雄非絲非木還非指 只在人心方寸中 기(棋)野火春泉勢自同 強呑弱吐定誰雄丁寧下手無容易 勝敗分明一著中 서(書)浮雲字體竟難同 眞草紛紛儘逞雄肥瘦短長俱媚嫵 只愁跳出六書中 화(畫)模寫何從較異同 瞻烏未可辨雌雄白頭花鳥無心管 祗許江山入眼中 『牧隱詩藁』 卷之九 해석 거문고[琴] 理象年來異大同리상년래리대동다스리는 모양새가 연래에 대동세상과 달라, 正音將絶俗誇雄정음장절속과웅정음은 사라지고 속음이 거짓으로 웅장한 척 하나, 非絲非木還非指비사비목환비지줄에도, 몸통에도, 도리어 손가락에도 관계된 것이 아니고,只在人心方寸中지재인심방촌중다만 한 치 정..
동정에게서 배를 구하다종동정구리(從東亭求梨) 이색(李穡) 直講緋衫照八關 筵前平桂積如山太平風采森如昨 二十餘年一夢間 記我囊空無一錢 也曾隨分辦玆筵只緣朋友多相助 況是當時大有年 豚犬今年忝侍臣 妻家破碎父家貧朝來告訴求酸物 欲免尊前汗洽身 『牧隱詩藁』 卷之二十 해석直講緋衫照八關직강비삼조팔관직강의 붉은 적삼이 팔방을 비출 때에筵前平桂積如山연전평계적여산연석 앞에 평계【평계(平桂): 옛날에 생강(生薑)과 함께 육고기의 양념으로 반드시 쓰였던 육계(肉桂)를 가리킨 듯한데, 평(平) 자를 무슨 의미로 썼는지 자세하지 않다.】는 쌓여 있는 게 산 같았네.太平風采森如昨태평풍채삼여작태평 재상【태평(太平): 저자가 일찍이 곡성부원군(曲城府院君) 염제신(廉悌臣)을 지목하여 일컬은 말이다. 『목은문고』제15권 「高麗國……廉公의 신도비」에 ..
8월 10일에 읊조리며팔월초십일(八月初十日) 이색(李穡) 深秋雲自變 老境氣彌豪심추운자변 로경기미호夜冷貍奴近 天晴燕子高야랭리노근 천청연자고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염량분유계 법령세여모祗恐堅氷至 私心戒一毫지공견빙지 사심계일호 『牧隱詩藁』 卷之十九 해석深秋雲自變 老境氣彌豪깊은 가을 구름은 절로 변화무쌍, 늘그막 기운 더욱 호방하기만 해.夜冷貍奴近 天晴燕子高추운 밤이라 고양이는 엉겨붙고 갠 하늘이라 제비 높이 난다.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덥고 서늘함이 나누어진 경계에 법령은 가늘기가 터럭 같네【염량분유계 법령세여모(炎涼分有界 法令細如毛): 형벌을 맡은 사법관(司法官)이 주대(周代) 육관(六官) 중의 추관(秋官)에 소속되었으므로, 전하여 더운 여름이 가고 쌀쌀한 가을철이 되었음을 의미한 말이다.】.祗恐堅氷至 私心戒一毫다만..
새벽에 일어나신흥(晨興) 이색(李穡) 雨止窓初白 雲濃山轉靑우지창초백 운농산전청殘年深閉戶 淸曉獨行庭잔년심폐호 청효독행정有意箋書傳 無心準易經유의전서전 무심준역경後來誰識我 天地一浮萍후래수식아 천지일부평 曉雨明還黑 松枝寒更靑효우명환흑 송지한갱청吾廬閉窓戶 相府鬧門庭오려폐창호 상부료문정事業希三傑 文章倣六經사업희삼걸 문장방육경摧頹何所似 苔暈澁靑萍최퇴하소사 태훈삽청평 髮任中年白 眼還終日靑발임중년백 안환종일청書堆蟲網案 門掩雀羅庭서퇴충망안 문엄작라정松菊開三逕 兒孫敎一經송국개삼경 아손교일경世今無博物 誰識楚江萍세금무박물 수식초강평 『牧隱詩藁』 卷之二十六 해석雨止窓初白 雲濃山轉靑비 개고 창 처음으로 환해져 구름 뭉게뭉게 산은 더 푸르구나. 殘年深閉戶 淸曉獨行庭여년은 깊이 문을 닫아걸고 맑은 새벽에 홀로 뜰 거니네. 有意箋書傳 ..
여주 청심루에 차운하며 쓰다여흥청심루제차운(驪興淸心樓題次韻) 이색(李穡) 冠蓋星馳汗鼻端 一登於此盡歡顔涼生几案風涵樹 翠滴杯盤雨捲山長袖輕裾飄席上 繁絃急管烈楹間何人不感君恩重 鞅掌還兼物外閑 恨無樓記冠篇端 誰名淸心闕署顔捍水功高馬巖石 浮天勢大龍門山燠居雪落軒窓外 涼臥風來枕簟間況是春風與秋月 賞心美景更寬閑 病後驪江幾往還 欲賡高韻泚吾顔流連最好半篙水 登眺難窮千疊山明月淸風來左右 白鬚紅頰坐中間超然自是神仙境 且問牧翁閑不閑 倦飛孤鳥已知還 晚景淸游得逞顔天命奚疑卽彭澤 世緣終淺似香山江湖興味三生外 鍾鼎功名一夢間歌詠大平吾事業 從今自號李閑閑 『牧隱詩藁』 卷之三十四 해석恨無樓記冠篇端한무루기관편단첫 머리 기둥에 기문 없는 것이 한스럽고 誰名淸心闕署顔수명청심궐서안누가 청심이라 이름 짓고 현판은 빠뜨렸나. 捍水功高馬巖石한수공고마암석물을 막은 공이 ..
산속 일 기억해내며억산중(憶山中) 이색(李穡) 回首山中一惘然 分明眼底記當年風淸竹院逢僧話 草軟陽坡共鹿眠吹徹紫簫秋景遠 讀殘黃卷午陰遷如今眯目紅塵暗 方寸無端百慮煎 『牧隱詩藁』 卷之八 해석回首山中一惘然회수산중일망연산 중으로 고개 돌려보니 잠시 아득하더니만 分明眼底記當年분명안저기당년눈앞인 듯 그때 일 기억나네.風淸竹院逢僧話풍청죽원봉승화바람 맑은 대나무 심긴 정원서 스님 만나 말을 나눴고草軟陽坡共鹿眠초연양파공록면풀 아들한 양지에선 사슴이랑 함께 잠들었지. 吹徹紫簫秋景遠취철자소추경원붉은색 퉁소 다 불자 가을 경치 아득해졌고讀殘黃卷午陰遷독잔황권오음천누런 책 다 읽자 오후의 그림자 옮겨갔었네.如今眯目紅塵暗여금미목홍진암지금은 눈 못 뜬 채 홍진이 아득해서方寸無端百慮煎방촌무단백려전온갖 생각으로 끝없이 마음을 졸이네. 『牧隱詩..
느꺼움이 있어유감(有感) 이색(李穡) 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비시능궁인 궁자시내공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아도리금세 고의수홍몽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빙설폄기골 환연심자융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시신고인어 수구재기궁和平麗白日 慘刻生悲風화평려백일 참각생비풍觸目情自動 庶以求厥中촉목정자동 서이구궐중厥中難造次 君子當用功궐중난조차 군자당용공 『牧隱詩藁』 卷之八 해석非詩能窮人 窮者詩乃工시가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시가 곧 기교로운 것이지. 我道異今世 苦意搜鴻濛나의 말은 지금 세상의 말과는 달라 괴로운 뜻으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찾았네.氷雪砭肌骨 歡然心自融얼음과 눈이 살갗과 뼈를 찌르듯 했지만 기쁜 마음이 절로 녹아들었지. 始信古人語 秀句在羈窮비로소 옛 사람의 말을 믿게 됐으니 빼어난 글귀는 유배 가거나 곤궁한 ..
서천의 성루에 쓰다제서주성루(題西州城樓) 이색(李穡) 西林石堡入雲端 亭榭涵風夏亦寒靑眼主人供笑語 白頭孤客縱游觀天高地下形骸小 海闊山遙氣像寬自恨吾衰無筆力 謾吟霞鶩凭欄干 『牧隱集』 卷十九 해석西林石堡入雲端서림석보입운단서림【서림(西林): 서주(西州) 즉 서천(舒川)의 옛 이름이다.】의 돌성은 구름 끝으로 들어갔고亭榭涵風夏亦寒정사함풍하역한정자는 바람 머금어 여름인데도 또한 시원하다네. 靑眼主人供笑語청안주인공소어다정한 눈길【청안(靑眼): 다정한 눈길이라는 뜻이다. 삼국 시대 위(魏)나라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만나면 백안(白眼) 즉 흰 눈자위를 드러내어 경멸하는 뜻을 보이고,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안 즉 검은 눈동자로 대하여 반가운 뜻을 드러낸 고사가 전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 「간오(簡傲)」】의 주..
사물을 보며관물(觀物) 이색(李穡) 大哉觀物處 因勢自相形대재관물처 인세자상형白水深成黑 黃山遠遂靑백수심성흑 황산원수청位高威自重 室陋德彌馨위고위자중 실루덕미형老牧忘言久 苔痕滿小庭로목망언구 태흔만소정 『牧隱詩藁』 卷之十六 해석大哉觀物處 因勢自相形위대하구나 사물을 보는 곳이여. 형세에 따라 각자의 모양 지니네.白水深成黑 黃山遠遂靑흰 물 깊숙한 곳은 검은색 이루고 누런 산 먼 곳은 푸른색 완성되네.位高威自重 室陋德彌馨지위가 높으니 위엄 절로 중후하고 집 좁으니 덕 더욱 향기롭다네.老牧忘言久 苔痕滿小庭늙은이 말을 잊은 지 오래, 이끼만이 작은 뜰에 가득하구나. 『牧隱詩藁』 卷之十六 인용작가의 이력 및 작품한시미학산책10년 1차 40번
이랑의 집에서 아침에 만두를 보내오다이랑가조향만두(二郞家朝餉饅頭) 이색(李穡) 外面團圓雪色凝 流膏內結曉重蒸不須更酌如澠酒 我飮生來僅數升 『牧隱詩藁』 卷之十三 해석外面團圓雪色凝외면단원설색응바깥 면은 둥글고 눈처럼 하얀색으로 엉겨流膏內結曉重蒸류고내결효중증흐르는 기름이 안에 뭉쳐 있으니 새벽에 거듭 찐 거라네. 不須更酌如澠酒불수갱작여민주다시 민수와 같은 술【민주(澠酒): 민수(澠水)는 전국 시대 제(齊) 나라에 속했던 강물 이름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2년에, 제(齊) 나라 임금이 연회를 베풀고서 “술은 민수처럼 많고 고기는 언덕처럼 많다.[有酒如澠 有肉如陵]”고 말한 내용이 있다. 『춘추좌전(春秋左傳)』 소공(昭公) 20年】 마실 필욘 없네我飮生來僅數升 아음생래근수승 내가 태어난 마신 게 겨우 ..
종손의 시권에 쓰다 제종손시권(題宗孫詩卷) 이색(李穡) 益齋門墻壓東海 斗柄揷天天倚蓋 文章元氣酌四時 吐出華風吹海外 我家父子鑛中金 一被鑄出宣洪音 炳然相輝動人目 恩義所以天地深 敢把諛辭進吾子 我出肺腑肉相示 讀書萬卷亦安用 明體達之忠孝耳 且心大學一部書 靜定然後求其餘 致格齊平盡在此 他日吾言其忽諸 『牧隱詩藁』 卷之十七 해석 益齋門墻壓東海 익재문장압동해 익재【익재(益齋): 이제현은 뛰어난 유학자로 성리학의 수용·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우선 그는 고려에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백이정(白頤正)의 제자였고 『사서집주(四書集註)』를 간행해 성리학의 보급에 크게 노력한 권보의 문생이요 사위였다. 이색이 그의 묘지명에서 “도덕의 으뜸이요, 문학의 종장이다[道德之首 文章之宗].”라고 말한 바와 같이 후세에 커다란 추앙을 ..
느꺼움이 있어 유감(有感) & 다시 중시 사예에게 부치다 부기중시사예(復寄仲始司藝) 이곡(李穀) 身爲藏珠剖 妻因徙室忘 신위장주부 처인사실망 處心如淡泊 遇事豈蒼黃 처심여담박 우사기창황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해석 身爲藏珠剖 妻因徙室忘 몸에 구슬을 감추려 해부하기도 하고【신위장주부(身爲藏珠剖): 서역(西域)의 외국 상인이 미주(美珠)를 얻으면, ‘배를 째고서 그 구슬을 몸 안에 감추기까지 한다[剖身以藏之]’는 이야기가 『자치통감(資治通鑑)』 당태종(唐太宗) 정관(貞觀) 원년에 나온다. / 『청구풍아(靑丘風雅)』에는 이 구절 아래 ‘당태종이 말했다. “서역의 장사치가 좋은 구슬을 얻고선 몸에 상처를 내고 감추니, 구슬을 아낀 것이지만 자신의 몸을 아낀 건 아니다[唐太宗曰: “西域賈得美珠, 剖身而藏, 愛珠而不..
가랑비 내리는 새벽에 일어나세우효기(細雨曉起) 이곡(李穀) 朝來未能起 閉戶似吾廬조래미능기 폐호사오려細雨淸明後 羣花爛熳餘세우청명후 군화란만여病嫌佳節迫 貧覺故人踈병혐가절박 빈각고인소只待陽暉出 簷前卧曝書지대양휘출 첨전와폭서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해석朝來未能起 閉戶似吾廬아침 왔지만 일어날 수 없어 문 닫고 있으니 오두막인 듯.細雨淸明後 羣花爛熳餘청명 뒤에 내리는 가랑비, 활짝 핀 나머지의 뭇 꽃.病嫌佳節迫 貧覺故人踈병들어 좋은 계절 임박해 와도 싫고 가난해 친구들이 드문 것 깨닫네.只待陽暉出 簷前卧曝書다만 환한 해 나오길 기다려 처마 앞에 누워서 책 말려야겠네. 『稼亭先生文集』 卷之十七 인용작가의 이력과 작품12년 1차 35번
8월 17일에 배 타고 아미산으로 향하며팔월십칠일 방주향아미산(八月十七日 放舟向峨眉山) 이제현(李齊賢) 錦江江上白雲秋 唱徹驪駒下酒樓一片紅旂風閃閃 數聲柔櫓水悠悠雨催寒犢歸漁店 波送輕鷗近客舟孰謂書生多不偶 每因王事飽淸遊 『益齋亂稿』 卷第一 해석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가을 금강【금강(錦江): 중국 사천성에 있는 강】 강 머리로 흰 구름 피었는데 唱徹驪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여구곡(驪駒曲)」【여구곡(驪駒曲): 검은 말[驪駒]을 타고 가는 사람과 작별하는 것을 읊은 노래】 다 부르고 주루를 내려오니,一片紅旂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한 조각의 붉은 기 바람 따라 펄럭이고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몇 가락 뱃노래 강물 따라 아득하네. 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비에 쫓긴 찬 송아지 어점으로 돌아가고 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파도에..
송악산에 오르며등곡령(登鵠嶺) 이제현(李齊賢) 煙生渴咽汚如流 十步眞成八九休莫怪後來當面過 徐行終亦到山頭 『益齋集』 卷第一 해석煙生渴咽汚如流연생갈인오여류연기가 마른 목구멍에서 나고 땀은 흐르듯.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열 걸음 걷고 나선 8~9걸음 쉰다네.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뒤에 오던 이가 마땅히 내 얼굴을 스쳐가더라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천천히 걷더라도 끝내 또한 정상에 당도할 테니. 『益齋集』 卷第一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지봉유설한시미학산책
경포호에 배 띄우고서경포범주(鏡浦泛舟) 안축(安軸) 雨晴秋氣滿江城 來泛扁舟放野情地入壺中塵不到 人遊鏡裏畫難成煙波白鳥時時過 沙路靑驢緩緩行爲報長年休疾棹 待看孤月夜深明 『謹齋集』 卷之一 해석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비 개니 가을 기운 강 성곽에 가득 차來泛扁舟放野情래범편주방야정조각배 타고 와서 들의 정취 푼다네.地入壺中塵不到지입호중진부도땅은 병 속에 들어가 세속의 티끌 이르지 않고人遊鏡裏畫難成인유경리화난성사람은 거울 속에 노니니 그림 완성하기 어렵다네.煙波白鳥時時過연파백조시시과아지랑이 핀 물결에 백조 때때로 지나가고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백사장 길엔 푸른 나귀 천천히 다니네.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년휴질도알리노니 뱃사공이여 노를 빨리 젓지 마라.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외로운 달 보러 밤이 깊어 밝아지길 기다려야 ..
산에 살며 우연히 짓다산거우제(山居偶題) 이진(李瑱) 滿空山翠滴人衣 草綠池塘白鳥飛宿霧夜栖深樹在 午風吹作雨霏霏 『東文選』 卷之二十 해석滿空山翠滴人衣만공산취적인의허공 가득한【만공(滿空): 공중에 가득함.】 산의 푸르름이 사람의 옷에 물들고草綠池塘白鳥飛초록지당백조비초록 연못가에 흰 새가 날아든다.宿霧夜栖深樹在숙무야서심수재간밤에 깃든 밤안개【숙무(宿霧): ‘묵은 안개’라는 말로, ‘전날 밤부터 낀 안개’를 일컫는다.】가 깊은 숲에 남아 있다가午風吹作雨霏霏오풍취작우비비낮 바람 불자 비가 되어 주룩주룩. 『東文選』 卷之二十 인용이해와 감상소화시평 권상37한시미학산책
제왕운기(帝王韻紀) 이승휴(李承休) 遼東別有一乾坤 斗與中朝區以分洪濤萬頃衛三面 於北有陸連如線 中方千里是朝鮮 江山形勝名敷天耕田鑿井禮義家 華人題作小中華初誰開國啓風雲 帝釋之子名檀君並與帝高興戊辰 經虞歷夏居中宸於殷虎丁八乙未 入阿斯達山爲山神 享國一千二十八 無奈變化傳桓因却後一百六十四 仁人聊復開君臣 해석遼東別有一乾坤 요동별유일건곤 요동에 별도로 하나의 세상이 있으니斗與中朝區以分두여중조구이분북두성 모양으로 중국과 구역이 나눠지네.洪濤萬頃衛三面 홍도만경위삼면 큰 파도 만 경이라 삼면을 에워쌌고於北有陸連如線 어북유륙연여선 북쪽엔 육지가 있어 이어져 선 같네.中方千里是朝鮮중방천리시조선가운데 사방 천리가 조선이니江山形勝名敷天강산형승명부천강산 명승지의 명성이 천하에 펼쳐졌다네.耕田鑿井禮義家경전착정례의가밭 갈고 우물 파니 예의 있는..
당왈도림방답홍방(使我得預其席 當曰: ‘桃林春放踏紅房’) 임종비(林宗庇) 銀河水渚隨仙女 黑牧丹花到雪堂函谷曉歸浮紫氣 桃林春放踏紅房 해석銀河水渚隨仙女은하수저수선녀청우가 은하수 물가에서 선녀에게 가더니黑牧丹花到雪堂흑목단화도설당흑 모란 꽃 되어 설당에 이르렀네.函谷曉歸浮紫氣 함곡효귀부자기 새벽에 함곡관에 지나려니 자색 기운이 떴고桃林春放踏紅房도림춘방답홍방봄 되어 도림에 방목하니 붉은 꽃을 밟았네. 인용소화시평 권상28파한집오산설림
8. 상황에 따라 달리 봄을 느끼다 若隴西子者何爲哉醉而望也樂 醒而望也哀窮而望則雲霧塞 達而望則天日開可以喜則喜 可以悲則悲誠能遇境㳂機與物推移 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 『東文選』 卷之一 해석若隴西子者何爲哉약롱서자자하위재농서자인 나의 경우는 어떤가?醉而望也樂취이망야락취하고서 바라보면 즐겁고醒而望也哀성이망야애깨어서 바라보면 슬프고窮而望則雲霧塞궁이망칙운무색곤궁할 때 바라보면 구름과 안개가 막은 듯하고達而望則天日開달이망칙천일개현달할 때 바라보면 하늘의 해가 열린 듯하네.可以喜則喜가이희칙희기뻐할 만하면 기뻐하고可以悲則悲가이비칙비슬퍼할 만하면 슬퍼하니 誠能遇境㳂機與物推移성능우경연기여물추이진실로 경우를 만나거나 기회를 따라 사물과 함께 옮겨갈 수 있으니而不可以一揆測知者乎이불가이일규측지자호하나로 헤아리고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다...
7. 온갖 감정이 뒤섞인 봄 吾知夫夏之望兮 拘於蒸暑秋專蕭瑟 冬苦凝閉兹三者之偏兮 若昧變而一泥唯此春望 隨物因勢或望而和懌 或望而悲淚或望而歌 或望而涕各觸類以感人兮 紛萬端與千緒 해석吾知夫夏之望兮오지부하지망혜나는 여름의 바라봄을 아니拘於蒸暑구어증서찌는 듯한 더위에 구속되고秋專蕭瑟추전소슬가을은 스산함에 독차지되며冬苦凝閉동고응폐겨울은 하늘은 응결되고 땅은 닫혀[天凝地閉] 괴롭네.兹三者之偏兮자삼자지편혜이 세 계절은 치우쳤으니若昧變而一泥약매변이일니마치 어둡게 변해 한결같이 막힌 듯하구나.唯此春望유차춘망오직 이 봄날의 바라봄만은隨物因勢수물인세사물에 따르거나 형세에 연유하거나 하여或望而和懌혹망이화역혹 바라보면 온화롭고 기쁘기도 하고或望而悲淚혹망이비루혹 바라보면 슬프고 눈물나기도 하며或望而歌혹망이가혹 바라보면 흥얼거리기도 하고..
6. 나그네의 봄 至若征夫邈寄乎關山 見邊草之再榮逐客南遷乎湘水 望靑楓之冥冥莫不翹首延佇 抱恨怦怦此則春望之覊離也 해석至若征夫邈寄乎關山지약정부막기호관산만약 수자리 사내가 관문인 산에 기숙하다가見邊草之再榮견변초지재영국경지의 풀이 두 번 피어남을 보거나逐客南遷乎湘水축객남천호상수쫓겨난 객경(客卿)이 남쪽의 상수를 건너다望靑楓之冥冥망청풍지명명푸른 단풍의 어둑어둑함을 바라봄에莫不翹首延佇막불교수연저머리를 들고 우두커니 기다려 抱恨怦怦포한평평한을 움켜잡고 두근거리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니此則春望之覊離也차칙춘망지기리야이는 타향살이 하는 이의 봄날 바라봄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5. 이별의 한이 담긴 봄 故人遠遊兮送將行 雨浥輕塵兮柳色靑三疊歌闋 別馬嘶鳴登崇丘兮望行色 烟花掩苒兮蕩情此則春望之別恨也 해석故人遠遊兮送將行고인원유혜송장행멀리 떠나는 친구가 장차 떠나려함을 전송함에雨浥輕塵兮柳色靑우읍경진혜류색청비가 가벼운 먼지 적셔 버들 색이 푸르르니三疊歌闋삼첩가결세 장의 가락에 別馬嘶鳴별마시명떠나는 말도 울어대네. 登崇丘兮望行色등숭구혜망행색언덕에 올라 떠나는 행색 바라보자烟花掩苒兮蕩情연화엄염혜탕정화려한 봄꽃이 우거진 숲에 가려져 정을 끓게 하니此則春望之別恨也차칙춘망지별한야이는 봄을 바라봄의 이별의 한스러움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4. 애끊는 봄 有美婦人兮守空閨 別宕子兮千里恨音塵之迢遞 情搖搖其若水望漆䴏之雙飛 倚雕櫳而流淚此則春望之哀怨也 해석有美婦人兮守空閨유미부인혜수공규아름다운 아낙들이 빈 안방 지킴에別宕子兮千里별탕자혜천리천 리에서 방탕한 님과 이별한 후恨音塵之迢遞한음진지초체소식이 까마득함을 한스럽고情搖搖其若水정요요기약수정은 물처럼 흔들흔들 거리네.望漆䴏之雙飛망칠연지쌍비함께 나는 검은 제비 바라보며倚雕櫳而流淚의조롱이류루난간에 기대 눈물 흘리고 있으니此則春望之哀怨也차칙춘망지애원야이는 봄을 바라봄의 애원이라네. 인용작가 이력 및 작품전문
3. 화사한 봄 彼王孫與公子 結豪友以尋芳 後乘載妓 茜袂紅裳 隨所駐兮鋪筵 吹瑶管兮吸玊簧 望紅緑之如織 擡醉眼以倘佯 此則春望之奢華也 해석 彼王孫與公子 피왕손여공자 저 왕가의 자손들과 권력가의 자제들이 結豪友以尋芳 결호우이심방 호탕한 벗과 결탁하여 꽃을 찾아다니니 後乘載妓 후승재기 뒷 수레에 탄 기녀들은 茜袂紅裳 천몌홍상 빨강 소매에 붉은 치마 입고 隨所駐兮鋪筵 수소주혜포연 머무는 곳에 따라 자리 펴고 吹瑶管兮吸玊簧 취요관혜흡숙황 옥피리 불고 옥생황 연주하네. 望紅緑之如織 망홍록지여직 비단 같은 붉음과 푸름을 바라보고서 擡醉眼以倘佯 대취안이상양 취한 눈으로 들어올리며 방황하니 此則春望之奢華也 차칙춘망지사화야 이는 봄을 바라봄의 화사함이라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전문
2. 부귀한 봄 鬱予望之止兹 何區區而齪齪有若丹禁日長 萬機多簡感韶光之駘蕩 時登覽乎飛觀羯鼓聲高 紅杏齊綻望神州之麗景 宸歡洽兮玉觴滿此則春望之富貴也 해석鬱予望之止兹울여망지지자나의 바라봄이 여기에 그침을 울적해 하니何區區而齪齪하구구이착착얼마나 구구하고 악착 같은가?有若丹禁日長유약단금일장만약 궁궐【단금(丹禁): 붉은 빛깔로 아름답게 장식한 금원(禁苑). 『수서(隋書)』 「백관지(百官志)」에 “각각으로 갈라져 있는 단금에는 시위병(侍衛兵)이 좌우로 열지어 있다.” 하였다.】에 해가 길고萬機多簡만기다간정치적인 일들이 많이 간단하니感韶光之駘蕩감소광지태탕봄기운이 넘실거림을 느껴時登覽乎飛觀시등람호비관이따금 날아갈 듯 높은 누각에 올라 보네.羯鼓聲高갈고성고갈고【갈고(羯鼓): 서방의 갈(羯)이라는 부족(部族)이 치는 북이다. 그..
1. 화창한 봄날 높은 곳에 올라 欣麗日之方酣 聊登高以游目穀雨始晴兮 濯濯樹容之新沐遠水蕩漾 麴塵浮綠鳩鳴拂羽 鶯集珍木衆花敷兮錦幛張 雜以靑林兮一何斑駮草芊眠兮碧滋 牛布野兮散牧女執筐兮採稚桑 援柔枝兮手如玉俚歌相和 何譜何曲行者坐者去者復者 感陽煕煕其氣可掬 해석欣麗日之方酣흔려일지방감고운 해가 곧 빛나오름을 기뻐하여聊登高以游目료등고이유목높은 데 올라 하릴없이 눈요기하네.穀雨始晴兮곡우시청혜봄비가 비로소 개니濯濯樹容之新沐탁탁수용지신목울창한 나무들의 겉모습은 새로 씻은 듯해라.遠水蕩漾원수탕양먼 강물은 일렁이고麴塵浮綠국진부록버들개지【국진(麴塵): 원래 글자대로 누룩에 생기는 담황색 티끌 같은 균(菌)으로 전(轉)하여, 담황색 옷[鞠衣]을 비유한다. 우교(牛矯)의 「버들가지」 시(詩)에, “춤추는 치마는 새로 국진 나(羅)를 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