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과 신명나는 8일 간의 데이트
올해의 시작은 2차 시험 탈락과 함께 본격화 되었다. 한문공부를 좋아해서 보고 싶은 원문들(박종채의 『과정록(過庭錄)』, 『고금소총(古今笑叢)』 등)이 있긴 했지만, 탈락의 충격 때문인지 한문은 잠시 멀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평소에 정리하고 싶던 뭇 책들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고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5개월 간의 달콤한 방황은 ‘하고 싶은 건 언제든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덩달아 어떻게 책을 정리해야 하는지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 맘은 원이로되 인생은 그걸 빗나간다. 올해도 보란듯이 낙방이오.
중용 강의와의 인연과 정리
책을 정리하면서 나름의 노하우가 쌓이고 나니 예전에 정리했던 글 중에 새롭게 편집하고 싶은 글이 떠오르더라. 그건 바로 『도올선생 중용강의』라는 책이었다. 95년도쯤에 도올서당에서 강의한 내용이 누군가의 애씀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는 한글자료가 되었다. 그 덕에 나 또한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중용을 좀 더 쉬운 말로 읽어보며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고, 그 내용을 읽으면서 적잖은 힘을 얻었던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중용』이란 책은 뭇 사람들이여 주어진 문화에 만족치 말고 자신만의 문화 창조자(Cultural Hero)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저 난해한 내용이라고만 알고 있었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귀신장이나 성론(誠論) 때문에 중구난방인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명확하게 이해된 건 아니라 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만한 구석은 있었다.
그렇게 감명을 받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기에 다시 한문 임용시험을 준비하게 된 2018년엔 우여곡절 끝에 이 책을 정리하게 됐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엔 블로그에 글들을 정리하던 초창기였고 그에 따라 어떤 식으로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는 게 읽기 편하고 보기 좋은 지에 대한 감각은 없이 그저 올리기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로 다시 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올해 상반기에 다양한 책을 정리하며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기에 『도올선생 중용강의』라는 책을 다시금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른거렸던 거다.
▲ 이 강의는 95년도에 있었고 그 후로 26년이나 지났지만 도올샘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생각지 못한 마주침
그런데 어느덧 시간은 9월에 다다랐고 이제 임용시험까지 겨우 2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나중으로 밀어둬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솔직히 강의 내용이 너무도 방대하고 양도 많아 막상 손을 대더라도 쉽사리 끝나지 않을 거란 생각 때문에 미루어뒀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테다.
그렇게 언제인지 모를 시간으로 미루어둔다고 생각했었는데 시험을 보기 전에 사서(四書)를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大學)』부터 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중용(中庸)』으로 이어지려던 찰나였다. 당연히 경문과 주만을 볼 생각이었는데 마치 떡 본 김에 제사 지내는 것마냥 자연스레 『도올선생 중용강의』를 보고 싶어지더라. 어차피 올핸 추석이 9월 중순에 자리 잡고 있어 9월이란 시간은 공부를 제대로 하기엔 어중간한 감이 있었다. 그러니 겸사겸사 9월까진 조금 여유 있게 공부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따라 미루어뒀던 이 글을 다시 편집하게 되었다. 편집을 하며 다시 읽어보는 글은 도올 선생님의 열정이 가득 느껴질 정도로 생기발랄한 느낌이었고 그게 그대로 전해지니 정리를 하면서도 시들어버린 열정이 다시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소중했던 중용과의 재회
양이 방대하기에 엄청 많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나름의 편집 방식이 정해졌고 시간도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았다. 8일 간의 중용과의 데이트는 열정과 열정이 마주쳐 한바탕 신명나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간이었다. 하고 싶었기에 열정적으로 편집할 수 있었고 거기에 덧붙여 강의에 한가득 담겨 있는 도올 선생님의 열정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더해주고 있었다.
한문공부를 시작하며 확실한 성과는 만들지 못했지만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건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으면 이런 식으로 이 책을 정리하고 다시 읽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다시 중용의 세계에 흠뻑 빠지며 문화 창조자(Cultural Hero)가 될 수 있는 가슴 벅찬 꿈을 꿀 수 있었던 이 시간이 그래서 소중하고 감사하다. 이제 그렇게 받은 기운을 내면에 잘 간직한 채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부터 한 걸음씩 나만의 족적(足跡)을 만들어가야겠다. 또 어드메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21년 9월 24일(금)
건빵재에서
▲ 샤넬의 향수보다 향긋한 중용의 향기. 깊게 스미어라.
2018년
1. 본문 내용과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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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 ||
解題 | ||
| 전문(全文)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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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의 도중 번외의 이야기
번외 | ||||
중용 저자 | 94년 | |||
11년 | ||||
중용 서설 | ||||
닫는 글 | 09년 | |||
19년 | ||||
2021년
중용(中庸) 목차
1. 서론
여는 글: 길 위에 서다
저자
94년 | |
2. 자사가 지을 수가 없다 | |
5. 천지 코스몰로지 | |
6. 주역과 중용의 공통점 | |
11년 | |
서설
2. 인간 세계를 이루는 두 축, 예(禮)와 악(樂)①
3. 인간 세계를 이루는 두 축, 예(禮)와 악(樂)②
7. 당송에 침투한 불교
10. 고전학을 공부하는 이유
2. 본문 내용과 강의
3. 닫는 글
09년 | |
19년 | |
21년 |
▲ 중용 목차의 변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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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33장 - 전문 (0) | 2021.09.23 |
중용 33장 - 6. 위인지학이 아닌 위기지학으로 (0) | 2021.09.23 |